◆ 이터널 모닝(Eternal Morning) 인터뷰

이터널 모닝, 생소한 이름이다. 하지만, 아이에프(IF), 각나그네, 피앤큐(P&Q)를 비롯해 최근에는 노을 강균성의 솔로 1집을 프로듀싱하며 명실 공히 대한민국 대표 힙합 프로듀서로 자리 잡은 페니(Pe2ny)와 우리들의 스타 '에픽 하이'의 타블로가 결성한 프로젝트 그룹이라고 풀어 설명하면 흔한 말로 '포스'가 느껴질 것. 이미 많은 팬의 관심과 기대를 받고 있는 두 사람이 방금 발표한 경음악 힙합 앨범 < Soundtrack To A Lost Film >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MC와 프로듀서의 조합이라면 또 모를까, 예상 밖이었다. 가장 대중적인 힙합 뮤지션이 정반대의 '가장 비대중적인' 형식이라 할 연주 음악을 택했다는 사실은 놀라지 않을 수 없는 일이었다. 그래서 어쩌면 이 사실 하나만으로도, 음악을 대중에게 다가서기 쉽게, 철저히 소비 위주로 만들려는 요즘 같은 시대에는 찾아보기 힘든 인상적인 출발일 수도. 또한,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최고의 리릭시스트(lyricist)로 통하는 래퍼 타블로가 자신의 주특기라 할 글과 랩을 버리고 전격 프로듀서로 분(扮)했다는 점 또한 의외였다. 타블로는 “랩이 하기 싫어서 이 앨범을 만들었다”고 했다. 물론, 이제껏 자신의 노래를 직접 만들어온 그만의 작법과 페니의 스타일이 더해져 색다른 음악을 내올 수 있을 거란 기대와 계획이 있었기에 이 작업이 가능하지 않았을까.

저마다 각기 다른 양식을 지닌 '인스트루멘틀 힙합'이 존재하는 외국에 비하자면 그다지 새로운 사건이 아닐 테지만 우리나라에서만큼은 비교적 신선한 실험이지만 솔직히 말하면 무모한 시도이기도 하다. 지난 11월의 마지막 날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를 가진 페니와 타블로는 특이하다면 특이할 그들의 첫 작품에 대해 입을 모아 이야기했다. “그냥 편하게, 가볍게 들어주셨으면 좋겠어요”라고.


여기에서는 두 사람 다 프로듀서다. 타블로의 역할은 무엇인가?
타블로 : 작곡이요. 음악 소스를 뽑는 일도 같이했고요.

둘이 만나게 된 계기는?
타블로 : 한 6년 전에 한국에 음악 하러 들어왔을 때, 저는 음반을 내려고 준비하고 있었고 페니는 그때 프로듀서로 활동을 시작하고 있었어요. 당시 아는 형이 하나 있었어요. 씨비 매스(CB Mass)랑 같이 작업하는 그 형이 페니의 곡들을 저한테 전해주고, 제가 녹음한 데모(에픽 하이 준비 하면서 제작한)를 페니한테 들려주고…. 그렇게 하면서 둘이 작업해보면 좋겠다고 추천을 해주셔서 저희 데뷔 앨범에 한 곡 작업을 했어요.
우리가 대체로 외부 곡을 잘 안 받는 편인데 페니의 이름은 항상 모든 앨범에 있어요. 앨범마다 한두 곡쯤은 항상 작업을 했고, 4집에서는 제가 아예 가사가 없는 곡을, 연주곡을 두 개를 부탁해서 그래서 페니가 만든 게 총 네 곡이 들어갔죠.
저도 연주곡을 몇 개 하고, 페니한테 맡겨서 몇 개 하고, 그런 식으로 꾸준히 교류를 해오다가 이번에 같이 한 번 해보자고 했습니다.

이터널 모닝에 대한 윤곽은 4집 때부터 교감이 있었기 때문인가?
페니 : 거의 처음 만났을 때부터예요. 좋아하는 장르라 서요.

좋아하는 장르라는 점에서 제휴의 욕구가 생긴 거라 볼 수 있겠다. 그럼 페니가 타블로와 함께 작업하고 싶었던 음악적 이유는?
페니 : 제가 한곳에 머물러서 하고 있다면, 블로는 한 발짝 앞서가서 쳐다보면서 하는 친구거든요. 저는 샘플링 작업을 좋아하는데, 블로는 자기가 코드를 써가면서 하고, 그러면서 힙합을 해요. 제가 그 부분을 못하고 있기 때문에, 같이 하면 시너지 효과가 나오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그럼 타블로가 페니랑 굳이 하고 싶었던 음악적 이유는?
타블로 : 페니가 곡들의 로 엔드(low end) 쪽을 굉장히 잘 다뤄요. 드럼이나 베이스, 전체적인 곡의 로 엔드 느낌을 흑인이 아닌 다른 사람들이 내기에 무척 어려운데, 이 친구는 굉장히 잘 표현을 해요. 드럼 소리나 다른 악기 모두, 본토에서 힙합 하시는 분들 만큼 정말 드럼 소스나 리듬을 구성하는 방식 자체가 굉장히 좋아요. 그루브나 이런 것들 말이죠. 정말 뛰어나요.
웬만한 곡도 페니 드럼으로 바꾸면, 똑같은 노래인데도 무척 다르게 느껴지더라고요. 그런 것도 좋았고, 거기다가 제가 짜놓은 멜로디나 이런 것들을 페니가 리샘플링(re-sampling)을 해서 변형을 잘하다 보니까, 재창조가 뚜렷하다고 할 수 있죠. 제가 하지 못하는 것도 만들어낼 수 있을 것 같아서였어요.

그럼 두 사람 연배가?
둘 다 : 같은 나이에요.

둘이만 같이한다고 에픽 하이 멤버들이 삐치지 않았나?
타블로 : 근데, 멤버들은 별로 신경을 안 써요. (웃음) 원래 멤버들이 서로 각자가 하는 것에 대해서는 관심은 두지만 참견하지 않고 내버려두는 식이라서요. 저는 거기다가 페니랑은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기 때문에요. 사실 저보다 에픽 하이 다른 멤버들이랑 페니랑 먼저 알았어요.

마니아들한테서는 타블로가 워낙에 글 잘 쓰는 작사가로 인정되어있는데, 여기엔 그 특기가 아예 배제되어 있다. 무모한 도전 같기도 한데.
타블로 : 제가 아닌 다른 사람들이 평가하는 음악 하는 저와, 그리고 제가 스스로 생각했을 때 음악 하는 저는 다르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남들에게는 가사가 중점적이고…. 많은 사람이 가사를 먼저 쓰는지, 반주를 먼저 만드는지 물어봐요. 저 같은 경우는 가사보다는 멜로디를 훨씬 더 좋아해요. 그리고 음악을 만들 때 멜로디 만드는 것을 먼저 하고요. 제가 봤을 때 오히려 저는 멜로디를 잘 만드는 것 같아요. 저는 음악 만드는 거 자체를 좋아하지, 가사가 메인은 아니었어요. 그건 부수적으로 사람들이 좋아해 주시던 것 같아요.

그럼 에픽 하이 4집까지 쓴 곡 중에서, 멜로디가 좋다고 생각하는 건?
타블로 : 아… 잠시 생각을 좀 해봐야 할 것 같은데.

그럼 이 작품이, 열두 곡의 경음악들이 언젠가는 랩으로 덮일 가능성이 있나?
둘 다 : 전혀요. (웃음)
타블로 : 여기에 랩을 하기가 불가능하지 않나 싶은데요.

그럼 이런 음악은 어떤 곳에 쓰임새가 있는 것인가. 어떤 친구는 음식을 만들고, 빨래를 널면서 배경음악으로 틀어놓으면 좋겠다고 하던데.
둘 다 : 그거 좋네요. 저희가 생각했던 거예요. (웃음)
타블로 : 다른 창작을 하시는 분들이나 어떤 분들이든 간에 다른 일 하시면서 편하게 들으시면 돼요. 기분도 좋아지고, 영감도 받고 그랬으면 좋겠어요. 이번 앨범의 뮤직비디오를 찍으신 감독님이 있는데, 그분이 원래는 뮤직비디오를 안 찍는 분이세요. 그런데 음악을 들어보시더니 당신께서 우리 비디오를 만들고 싶다고 하신 거예요. 작업 할 때 저희 음악을 들으셨는데 되게 잘 된대요. 그냥 가볍게 듣고 싶으면 가볍게 듣고, 그래 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힙합 세대를 위한 휴식 음악 정도? 이렇게 표현하면 될까?
페니 : 인터뷰를 하면서 “이게 어떤 장르냐?” 이런 걸 여쭤보시는데 정말 말하기가 어렵더라고요. 저희도 뚜렷한 색깔이 없는 상태에서 이 작업을 시작한 것 같아요. (웃음)
타블로 : 원래 음악을 먼저 한 게 아니라 글을 쓰다가 시작했어요. 글을 쓸 때는 항상 음악을 틀어놓고 썼어요. 그래야, 더 잘 써지고 그랬죠. 록을 좋아하지만 글 쓸 때 듣기에는 좀 그렇고, 힙합 같은 경우는 가사가 있다 보니까 거기에 집중되어서 글을 못 쓰겠더라고요. 그래서 이런 음악을 찾게 됐어요.

생활 사운드트랙? 이렇게 표현하면 될까? (웃음)
둘 다 : 생활 사운드트랙. 하하. 그거 괜찮네요. (웃음) 정답인 거 같아요.

그럼 그걸 둘이서 처음부터 생각했단 말인가?
페니 : 네, 언제 어디서나 편히 들을 수 있는 사운드트랙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음악 하는 사람들한테 본보기가 될 음반이라고 생각한다. 스타고, 인기 그룹의 리더인 사람이 얼핏 봐선 이렇게 전혀 돈 안 될 것 같은 실험을 한다는 것이… 그게 진짜 음악가가 아닌가.
타블로 : 사실 음악 일에 관련 없는 분들은 “그래, 그냥 네가 하고 싶은 거 해” 이렇게 얘기를 하시고, 오히려 주변의 음악 하는 친구들이 이상하게 생각하고 “쟤네 돌았구나!” 이렇게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웃음) 얼마 전에 스튜디오에서 작업하다가 심심해서 제가 가사를 쓰고 페니가 곡을 써서 인터넷에 올렸었어요. 그냥 그날 바로 녹음해서 올린, 재미삼아 만든 번개송이었는데 반응이 되게 좋더라고요. 앨범을 판다거나 음악 하는 걸 떠나서 여러분 들으시라고 한 것뿐이거든요. 그때 느꼈어요. 사람들이 음악을 받아들이는 것은 비슷하다는 걸요. 사람들한테 다가가는 길이 생각보다 편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죠. 어떤 영화감독님께서 전화하셔서는 우리가 상업적 고려 없이 음악 하는 걸 보고서 영감을 얻으셨다고, 인터넷에 무료로 올리는 영화를 같이 제작해보고 싶다고 전화를 주시더라고요.

우리나라에도 라디오헤드가 나오는 건가. (웃음)
타블로 : 그런데 라디오헤드는 그렇게 해서 돈 많이 벌었더라고요. 우리나라에서 그렇게 했으면 8만 원밖에 못 벌었을 텐데. (웃음)

스트링이나 트럼펫, 색소폰 같은 소스를 썼던데, 그게 아마 음악의 주요 포인트였던 것 같다. 다 샘플을 뽑은 건가?
페니 : 이정식 씨께서 연주하신 리얼 음원도 있어요. 두 곡은 해주셨고, 나머지는 제가 프로그램으로 했습니다.

다른 관악기는 어떻게 되는지.
타블로 : 색소폰, 플루트, 피아노도 들어가고요. 피아노는 제가 직접 친 것도 있어요. 앨범 작업할 때에 저희가 작은 악단을 만들었는데, 현악기를 연주하는 학생들, 피아노 치시는 형이랑 기타 치시는 형이랑 불러서 이렇게…, 재킷엔 그냥 이터널 모닝 오케스트라라고 쓰여 있고요. (웃음) 미흡한 부분은 제가 다시 재연출을 했고. 거의 리얼 악기들이 대부분이에요.
페니 : 관악기의 80% 정도는, 턴테이블을 틀어 놓고 아날로그 피치를 조정해서 땄어요.

어떤 과정인지 구체적으로 설명을 부탁한다.
타블로 : 절대 음악 식으로 다 한 다음에, 그 뒤에 효과음 형식으로, 재작업을 하는 거예요.
페니 : 드럼은 거의 다 컴퓨터에서 뽑은 소스고요.
타블로 : 드럼도 한 곡은 쳤어요.

드럼은 꼭 쳐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타블로 : 저희 같은 경우는 힙합의 베이스를 벗어나긴 싫었거든요. 저희가 그거는 놓치지 말자고 해서요. 관악기는 약간 음질을 낮췄어요. 약간 너무 튀지 않게 내렸죠.

이번에 같이 하면서 타블로의 역량이 정말 잘 나타난 곡은?
페니 : 저는 6번 곡 'Rainclouds in my room' 이 가장이요.
타블로 : 작업실을 생각하면서 썼어요.

작업실 환경은 어떤가?
타블로 : 되게 작아요. 한마디로 구려요. (웃음) 정말 창문이 없거든요, 노래에는 부분적으로 가사가 하나 나와요, 내 방에는 창문이 없다고. 근데 정말 없어요. 작업할 때 가금 감옥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음악을 하는 내가 감옥 안에 갇혀 있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어요.

원래 대부분 음악 하는 사람들의 작업 환경이 깨끗하지 않은 것 같다.
타블로 : 요즘은 작업실들이 되게 좋던데요. 깜짝 놀랐어요. 어제 텔레비전을 보는데, 연예인 집 공개 같은 걸 했어요. 재용이의 19금에서. 제 작업실도 나왔는데, 무슨 그지 같은 거예요. (페니를 보며) 나 정말 작은 방에서 살잖아, 그런데 다른 분들은 의외로 대 저택 같은 곳에서 살고 있더라고요. '가수들이 요새 그렇게 많이 돈을 버나?'하는 생각이 들었죠.

타블로도 유복한 집안 아닌가?
타블로 : 많이는 아니에요.

CF도 찍고 많이 벌었을 것 같은데.
타블로 : 일단 제가 학비를 많이 썼기 때문에, 대학 때 형한테 빌렸던 돈도 있고요. 그거 부모님이랑 형한테 다 갚아드리고 나니 지금은 '개털' 됐어요. (웃음)

겉모양을 반지르르하게 내려고 억지로 광을 내지 않은 음악, 감성적이고 서정적인 소리는, 다르지만 서로의 연출 방식을 존중하는 작업 과정에서 탄생했다. 그런 연유에서인지 기존의 힙합과는 조금 다르게 느껴지는 것 또한 사실이다. 억셈과 강함이 기존 힙합의 미덕이었다면 이들이 만든 음악은 자연스러움과 안락함이 그것을 대신한다.

힙합다우면서도 어떻게 보면 전혀 힙합 같지 않은 이터널 모닝의 세계는 모호하지만 선명했다. 어떠한 틀과 공식으로 나누기에는 어려울지 몰라도 지향은 오직 몸으로 감상하고, 가슴으로 듣는, 때로는 영상을 그릴 수 있게 해주는 것에 닿아있었다. 그래서 이들의 작품을 두고 순화된 레프트 필드 힙합이니, 트립 합이니 하며 장르를 구분하거나 경계를 가르는 일은 불필요한 과정 같아 보인다. '가장 실험적인 마인드에 의해서 만들어진 가장 자연스런 사운드'. 그들 역시 특별히 한 장르를 염두에 두고 음악을 만드는 것은 아니라고 부연했다.


이번에 어떤 형태로든 작사, 편곡을 하고, 음원을 골라내거나, 그런 작업을 지휘했을 텐데, 그러면서 역점을 둔 것은?
페니 : 가장 중점을 두었던 건 자연스러움이에요. 음악을 들을 때 LP, CD, MP3 등 어떤 매체로 듣는 다양한 맛이 있는데, 자연스러움을 찾다, 찾다 보니 LP가 가장 편하더라고요. 그래서 소리를 일부러 좀 낡게 만들었어요. 제가 가진 장비 중에 12비트 샘플러가 있거든요. 그것도 빈티지인데요, 깨끗한 소리를 오히려 더 낡게 만들었어요.

그래서인지 타이틀곡인 'White'의 질감이 화이트가 아니라 그레이가 된 것 같다.
페니 : 그렇죠. (웃음)

그럼 원래 내추럴한 것이 목표인데, 그렇게 하면 소리가 약간 퍼지지 않나? 듣는 사람의 편함이 떨어지지 않을까 하는데.
페니 : 그건 저희가 음악을 보는 시각 같아요. 로우하고, 지저분한 것. 그게 더 좋아요.
타블로 : 곡 작업이 되게 재밌었던 게, 각자의 작업실에서 작업할 때도 잦았어요. 시작할 때 제가 키보드로 연주해서 멜로디랑 그런 것들을 녹음한 다음에 아무런 드럼이나 이런 것 없이 페니한테 보내줬어요. 그럼 페니가 12비트로 해서, 마치 LP에서 딴 것처럼 해서 리듬을 만들어 저한테 보내면 제가 또 추가해서 악기를 넣어요. 또 그걸 보내면 여기서 또 추가하고, 이렇게 해서 녹음실에 가서 완성하고요.
제가 좋아하는 스타일과 진행이 있는데, 그게 페니랑 좀 달라요. 제가 피아노곡을 염두에 두고 보냈는데, 완전히 다른 음악으로 돌아오기도 했고. 그게 재밌더라고요.
화려한 걸 싫어해요. 원래 되게 싫어해요. 화려한 걸 기대하는 사람도 계시고, 둘이 작업하면 매우 실험적이고 추상적인 작품이 나올 거라고 예상한 사람도 있는 것 같은데, 저희 같은 경우는 그냥 쓸데없이 꾸며진 음악이나, 쓸데없이 화려한 음악은 별로 듣지도 않고, 만들고 싶지도 않거든요.

음악을 만들고 나서의 느낌은 어땠나?
페니 : 성취감도 물론 있었지만 다음 앨범에 대한 고민과 생각들도 들더라고요. 그런 아쉬움이 있었죠. 이를테면, 저희 세계보다 더 다른 소리를 넣어볼 수 있었는데, 약간 미흡했고요, 과감하지 못했던 것도 아쉬워요.

이런 힙합과 일렉트로니카의 다리를 놓는 연주 앨범을 통해서 얻는 음악적 만족감이라면?
페니 : 저는 되게 좋아하는 두 장르거든요. 일렉트로닉 뮤직과 힙합. 미흡하나마 이 둘을 하나로 묵었다는 것 자체가 저한테는 좋은 것 같습니다.

만약 그런 힙합, 일렉트로니카가 훌륭히 교배된 것을, 앨범 중에서 하나를 꼽는다면?
페니 : (또다시 고민하는 표정)
타블로 : (페니를 보며) 난 하나도 일렉트로니카 같지가 않아. (앨범 전체적으로 앰비언트적인 접근이 드러난다고 하자) 저 같은 경우는 제가 하고 있다는 걸 잘 몰라요. 그래서 제가 만드는 음악을 제가 만드는 것 같은데, 저는 여기서 재즈적인 느낌을 만들어야겠다, 이렇게 생각을 하고 만들어본 적이 없어요. 내가 원하는 음악이 있고 그걸 위해선 이런 악기가 들어가야 한다, 이 정도요.

장르에 대한 기본적인 전제는 없었다는 뜻인가?
타블로 : 네, 그렇죠. 가끔 젊은 프로듀서들이 이런 얘기를 할 때가 있어요. “형, 근데 이건 힙합이 아니잖아” 아니면, “형, 좀 더 힙합적인 느낌이 나야 하지 않겠어?” 같은 말이요. 왜냐고 물어보면, “힙합이니까”라고 말해요. 음악 하는 동생들이 자기의 장르를 이미 의식화해서 만드는 것 같아 안타까워요. 이런 단순한 대답이나 사고방식이 도리어 영감을 죽이는 것 같거든요.

아직 안 뽑았는지….
페니 : 2번 트랙 'Plastic umbrella'요.

그 곡의 색소폰 연주가 서태지와 아이들의 'Good bye'랑 느낌이 비슷하던데.
타블로 : 이정식 선생님의 연주가 들어간 곡인데요, 자기만의 프레이즈가 있다 보니까 그런 것 같아요. 그분이 자주 사용하시는 프레이즈가 있나 봐요. 서태지와 아이들 1집이나 이런 것들을 들어보면, 곡마다 특정 프레이즈가 있어요. 전 그게 그런데 되게 좋아요.

'Holden Caulfield'를 좋게 들었다. 스트링이 좀 어긋난 것 같은데, 의도한 것인가?
타블로 : 네, 어긋나요. 의도적이에요. 그게 4집 두 번째 시디 인트로를 다시 만든 건데요. 현을 원래는 되게 예쁘게 짰었어요. 감미롭다기보다는 극적으로. 그런데 이렇게 말하면 안 되는데, (웃음) 만들고 나서 들어보니까 약간 SG 워너비 풍의 음악이 되더라고요. 그래서 내가 만들고 싶은 건 이게 아니다 싶어서 엎고 다시 짰어요. 뭘 해도 정석대로 하면 노래가 그렇게 되더라고요. 그럼 이게 화음이 안 돼도, 굉장히 삐걱거리는 느낌으로 해보자 그래서 드럼 소리도 굉장히 탁하고, 마치 그냥 길거리에서 깡통 차듯이, 미국 지하철역에서 바이올린 연주하는 분들이 조율을 잘 못하시는데, 그분들의 악기 소리가 불협인데도 막상 들으면 매력이 있거든요. 그런 거예요.

소설 <호밀밭의 파수꾼>에 나오는 주인공이 홀든 콜필드이다. 그럼 이 곡이 그와 어떤 연관이 있나?
타블로 : 전 곡을 우리가 영화 장르를 하나씩 고른 다음, 그 장르에 어울리는 가상 영화를 생각해서 OST를 만드는 식으로 해보자 했어요. 그래서 그 곡은 애니메이션 식으로 만드는 걸로 해보자. 소설의 주인공처럼 집을 나왔다가 사회에서 뜻밖의 현실을 맞보며 다시 찾아가는 느낌으로.

그럼 'The 8th day'는?
타블로 : 사이언스 픽션이요. 'Love is' 같은 경우는 로맨틱 코미디. 'Plastic umbrella'는 에로 영화나 포르노에 맞춘 음악이에요. 신음 소리도 나와요. (웃음) 'White'는 <베를린 천사의 시>를 생각했고요.

타블로는 어떤 노래가 맘에 드는지.
타블로 : 'Black shoe'란 노랜데요, 공포 영화를 생각하고 만들었어요. <샤이닝> 류의 영화요.

영화 좋아하는가?
타블로 : 네.

다운로드 받아서 보는가?
타블로 : 어떨 때는요. 되게 웃긴 게, 영화감독님들 모임에 초대받아서 간 적이 있었는데, 저만 가수였거든요. 거기에서 어떤 감독님께서 저한테 그러시는 거예요. “에픽 하이 너무 좋아한다”고, “에픽 하이 음악 MP3로 다 다운 받아서 들었다”고 얘기를 하시기에, “네, 저도 선생님 영화 다 다운로드 받아서 봤어요”라고 말한 적이 있어요. (웃음)

심지어 문화 관계자들마저도 다운로드를 하는 것에 대해, 어떤 느낌이 드는지.
타블로 : 매체가 변하는 건 당연히 있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물론 그 과도기에 끼어 있으니까 좀 아쉬운 점도 많지만, 저 같은 경우엔 CD랑 LP를 사는 쪽이거든요.

이 음반을 만들면서, 음원 부분에서 사람들이 이 음악을 많이 사용할 거라고 생각하는지? 컬러링이라든가.
페니 : 전혀 아니라고 생각했는데요. (웃음)
타블로 : 컬러링 만드는 회사들이 원래는 자기들이 알아서 후렴구를 끊잖아요. 그런데 이 음반을 듣고서는 어느 부분을 써야 하는 건지, 도저히 못 하겠으니 직접 해달라고 말씀하시더라고요. (웃음) 그래서 저희가 다 했죠.

어차피 지금 디지털 시장인데, 디지털 싱글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는가.
타블로 : 저는 죽을 때까지 앨범만 낼 거예요. 예전에 한 인터뷰에서 디지털 싱글을 내는 것은 괜찮은데 디지털 싱글만 내겠다는 식의 마인드는 어찌 보면 음악 매춘 같다는 얘기를 했었거든요. 미안하고 후회스럽기도 하지만 저는 앨범은 매체라기보다는 정말 제가 봤을 때는 아티스트가 그 시기에 할 수 있는 걸 담은 일기장이기도 하고, 사진첩이기도 하다고 생각하거든요. 사람들이 앨범에 대한 건 전혀 생각을 안 하고, 앨범 만들어봤자 두 세곡만 들을 건데, 두 세곡만 내면 되지 않느냐 그런 얘기도 하고.

음악 하는 사람 중에 아티스트가 많이 없어서 그런 것 같다.
타블로 : 이번에 일본에서도 좀 작업을 했는데, 그게 좀 좋았던 것 같아요. 한국에서 벗어나 보니까, 모든 음악이 매우 큰 사랑을 받고 있더라고요. 깜짝 놀랐어요. 음반 가게를 월요일 아침에 갔는데, 직장인들이 거기에 매여 있어요. 퇴근 시간 되면 다들 음반 가게 들렀다가 가나 봐요. 못 들어가요.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이번 음반 만들면서 자주 들었던 음반이 있다면?
페니 : 평상시에도 주로 듣는 음악들이, 인스트루멘탈 앨범 많이 듣거든요. 근데 듣는 게 아직은 좀 폐쇄적이에요. 벗어나서 들으려고 하진 않으니까요. 피트 록(Pete Rock)이나 콰지모토(Quasimoto) 같은 거요.
타블로 : 저는 평소 누자베스(Nujabes) 앨범 중에 <사무라이 참프루 OST>가 아주 좋았거든요. 되게 미니멀하면서도 힙합 음악으로 이미지랑 이런 것들을 조성할 수 있다는 것과 사운드트랙을 만들 수 있다는 게 좋았어요. 저는 그런 걸 들었던 것 같아요.

타블로는 어떤 곡이 맘에 드는지.
타블로 : 저는 'Love is'를 좋아해요. 이 곡은 원래 마스터링할 때 없었어요. 마스터링할 때 로맨틱 코미디 곡을 하나 만들고 싶다. 그래서 다시 한 곡 때문에 마스터링을 다시 했어요.

랩 하고 싶은 충동을 어떻게 억제했는지 궁금하다.
타블로 : 전 랩 하기 싫어서 이 앨범 만들었어요. (웃음) 요즘 제가 작곡하는 스타일이 달라졌는지는 모르겠는데, 어떤 노래는 랩 없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요. 큰일 났어요. 만드는 곡마다 앉아서 들으면 “야~ 이건 차라리 랩이 아예 없는 게 예쁘겠다”라는 말이 나오거든요. 사실 회사에서는 “너 에픽 5집도 이렇게 만들 건 아니지?”하고 걱정하더라고요. (웃음)

만약 이 앨범에서 공을 돌리고 싶은 게 있다면? 각자 서로에게.
페니 : 색깔과 진행이요. 곡의 흐름.
타블로 : 음악이 멋있게 되는 거요. 되게 인간적인 걸 가져다주는 것 같아요.

멜로디 잘 쓴 곡을 아직 얘기하지 않은 것 같다. (웃음)
타블로 : 저는 'Fly'요. 저는 그 노래가 심플해서 좋아요. 사람들한테 희망의 메시지를 단순하게 전달하고 싶었는데, 멜로디가 그 역할을 잘해준 것 같아요. 'Fly'를 좋아하는 이유가요, 'Fly' 이후로는 제가 밝은 멜로디를 잘 못 써요. 그때는 해맑았던 것 같아요. 그런데 그다음엔 밝은 멜로디를 써도 그다지 밝지가 않아요.
3집 이후로 제가 심하게 좀 이상해졌었어요. 그때 정말 절실히 느꼈거든요. 내가 아닌 내가 되어버린 것 같다는 생각이 지나치게 심하게 들어서…, 그런데 어느 순간 노력을 해도 음악이 우울해지더라고요.

직접 참여해 본 페니의 경험으로, 에픽 하이 앨범이 어떤 점에서 좋은지.
페니 : 색깔들을 유지할 건 해나가면서 발전시킬 건 발전을 해나간 것 같아요. 1집을 가진 사람은 1집의 매력을 가지고 있고, 어떤 가수들은 똑같은 음악을 가지고 1,2,3집을 쭉 내는 것 같잖아요. 에픽 하이는 각각의 매력이 강해요.
타블로 : 저는 근데 4집이 1집이었으면 좋겠어요. 제 이력에 있어서요. 1집은 제가 랩만 잘했지 음악적으로 하고 싶은 걸 거의 못했어요.

그런데 1집이 없으면 오늘날이 없지 않은가.
타블로 : 지우고 싶은 건 아닌데, 1집 때는 프로듀서 분이 있었고, 그리고 제가 들어왔을 때 이미 한국에서 힙합을 하던 사람들이 같이 하다 보니까, 제가 하고 싶은 대로 할 수가 없었어요. 그런 의미에 있어선 1집이 아쉬웠고, 2집에선 본격적으로 '평화의 날' 같은 걸 하면서 작곡을 시작했는데, 그 앨범도 아쉬움이 커요. 하고 싶은 걸 할 수 있었는데, 아직 그걸 잘 못할 때예요. 그리고 3집 때는 앨범 자체는 마음대로 만지고 만족했는데, 근데 3집은 저의, 그러니까 앨범이 나와서 성공을 하면서 사람들이 음악 얘기는 안 하고 너무 저한테만 집중하는 것 같아서 좀 그랬어요. 그래서 제가 그 이후론 제가 2006년 1년 동안 라디오 디제이만 하고 아무것도 안 하다가 낸 게 4집인데, 4집은 제가 하고 싶은 말도 했고, 사람들이 음악으로 받아줘서 너무 좋았어요.

좀 어려운 앨범이지만, 마케팅에 너무 주눅 들지 말았으면 한다. 어차피 만들 때만 예술의 영역이고, 나온 다음에는 완전히 산업의 영역이니까.
타블로 : 넬(Nell)의 종완이랑 저랑 둘이서 항상 하는 얘기가 있어요. 우리가 앨범 작업을 되게 오래하는 편이거든요. 발매 일을 무시하고 몇 달을 넘기는 경우도 있죠. 회사에서 어떻게 된 거야 하면서 물어보면 이렇게 말해요. “앨범을 내기가 싫어요. 만들고 있을 때가 너무 즐거우니까요!”

인터뷰: 임진모, 이대화, 한동윤
사진: 배강범
정리: 한동윤

  2007/12 한동윤 (bionicsoul@naver.com)






출처: http://www.iz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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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0703 엠카 사전녹화 리허설에서....

breakdown을 이렇게 불렀단다. 귀여운 블로..ㅋㅋㅋㅋ


미드일드 다운다운, 엠피스리 다운다운, 영화 다운다운



부뤡따운~ 부뤡따운, 따운! 부뤡따운~ 부뤡따운, 따운!" 이 부분을 블로님이,

 "미쓰라진~ 미쓰라진, 투컷! 미쓰라진~ 미쓰라진, 투컷!" 이렇게 부르셨고ㅋ

 "순간을 바친다! 부담을 아낀다!" 이 부분을 블로님이,

"순간을 바친다! 비듬을 아낀다!" 이렇게 부르셨고 ㅋ

"두 발이 다칠까? 두 발을 살피다!" 이 부분에는 블로님이 쓰라님의 두발(머리카락) 살피며

 부르셨어요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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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카페 EpikHigh의  마데카솔님이 그리신 타블로 씨와 투컷 씨



멋지네요.
그림 잘 그리는 분들 너무 부러워요.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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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려....에픽하이 멤버 (설명서 +제품인증서)


네이버 검색하다가 우연히 들어갔는데 웃겨 죽는 줄.ㅋㅋㅋㅋㅋㅋ


쇄군님의 블로그 링크합니다.



타블로 :  http://blog.naver.com/sscnhs/110016800789

투컷 : http://blog.naver.com/sscnhs/110013540328

미쓰라 : http://blog.naver.com/sscnhs/110019473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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쉰여덟 소설가
스물다섯 래퍼의 셰익스피어에 관한 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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쉰여덟 먹은 소설가와 인기를 끌고 있는 스물다섯 살짜리 래퍼,

이윤기씨와 타블로(Tablo.본명 이선웅)의 만남을 주선했다.

직함만으로는 별다른 공통점이 없어 보이는 이 두 사람의 대담 화두는 '셰익스피어'.

이씨는 영문학 비전공자인데도 '감히' 셰익스피어 전집을 우리말로 풀어내는 데 도전하고 있다.

'겨울 이야기' '한여름밤의 꿈'(달궁)이 잇따라 서점에 풀렸다.

목표는 '젊은 사람에게 읽히는 셰익스피어 쓰기'다.

3인조 힙합그룹 '에픽 하이'의 래퍼 타블로는 미 스탠퍼드대에서

영문학.창작문예학 석사 과정을 마치고 래퍼의 길로 들어섰다.

그도 셰익스피어에 대해 할 말이 많다고 했다.

이윤기:타블로씨는 셰익스피어의 어떤 작품을 즐겁게 봤나요?

타블로:저는 연극과 영화 속의 셰익스피어에 관심이 많았어요.

          셰익스피어나 신화 등 고전을 모르고는 현대 문화도 제대로 이해하기 어렵더라고요.

          예컨대 할리우드 영화 '타이타닉'에서도 '로미오와 줄리엣'을 발견할 수 있잖아요.

이윤기:저는 '타이타닉'이란 제목만 보고도 비극이란 걸 알아차렸어요.

         '타이타닉'은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거인족 '타이탄'을 연상시키잖아요.

          타이탄은 너무 교만하게 굴다가 전쟁에서 올림포스의 신에게 박살이 나거든요.

          이렇게 문화의 큰 문맥을 알면 같은 작품을 놓고도 훨씬 재미있게 즐길 수 있어요.

타블로:저도 가사에 신화나 성경의 비유를 많이 썼거든요.

          아버지가 갖는 부담을 그리스 신화의 '아틀라스'에 빗대는 식으로요.

이윤기:절묘한 비유네요.

          하늘을 짊어지고 있는 거인신 아틀라스는 힘은 세지만 미련하거든.

          우리 어머니 아버지는 왜 이리 미련했던 가란 원망까지 담겼네요.

          제가 민요가 끈질기게 살아남은 이유를 나름대로 분석해봤어요.

          그게 전부 성적 상징으로 이뤄져 있더라고요. '천안 삼거리'를 볼까요.

          삼거리의 모양이 누워 있는 사람의 몸을 연상시켜요.

          그 가운데 있는 '능수야 버들'도 털이 부숭한 느낌을 주는 성적 상징이죠.

         '백도라지'도 씻어 놓으면 여자의 몸이랑 닮았잖아요.

          저는 노래를 무척 좋아하는데, 요새 노래 가사는 상징적인 비유가 좀 부족해요.

          그냥 '너를 사랑해'라고 말하면 싱겁지 않나요.

타블로:맞아요.

          원래 잘 만든 랩은 시적인 요소를 담고 있어요.

          음악적인 매력 외에 가사 속의 상징을 알아맞히는 쾌감이 크거든요.

이윤기:힙합이란 것 자체가 보수적 가치체계에 대한 부정이죠.

          그럼에도 인간의 가슴을 치는 방법은 문학의 유구한 전통을 따르고 있네요.

          셰익스피어도 그리스.로마 신화의 전통을 충실히 따랐어요.

          고전과 신화를 절묘하게 응용해 '박물관에서 태어난 작가'란 평도 들었죠.

타블로:그런데 대중은 셰익스피어를 잘 모르더군요.

         '베니스의 상인'에 나오는 악덕 고리대금업자 '샤일록'을 가사에 넣었어요.

          그랬더니 팬들이 '샤일록이 뭔가'를 두고 논쟁하더군요.

          더 깊은 감동을 주려고 선택한 문학적 표현인데 어려워하며 거부반응을 보이더라고요.

이윤기:문학평론가 김화영씨가 소설가 이문열씨에게 그랬대요.

         "당신 작품을 가지고 낸 문제, 당신도 절대 못 풀 걸…."

          작품 자체를 즐기는 게 아니라 밑줄 그으며 분석하는 게 우리의 문학 교육이니까….

          저도 셰익스피어를 분석하느냐 즐기느냐를 두고 고민했었죠.

          결국 작품 자체를 즐기려고 이 길로 들어섰죠.

타블로:저는 뉴욕에서 '햄릿'을 힙합으로 표현한 극을 즐겨 봤어요.

          살아 있는 셰익스피어를 즐기고 싶어서요.

          셰익스피어를 현대화하는 건 어떻게 생각하세요?

이윤기:항상 그 시대에 맞게 재해석해야죠.

타블로:셰익스피어가 글을 잘 쓸 뿐 아니라 말장난이나 재치로 유명하잖아요.

          제가 랩을 좋아하는 이유도 그거예요.

          래퍼들이 대결하는 '랩 배틀'은 사실 누가 더 말장난을 잘 하느냐는 내기인데,

          가만 보면 옛 시인들의 재치 대결하고도 닮았어요.

          힙합 시대에 태어났다면 셰익스피어도 랩을 굉장히 잘했을 거예요.

이윤기:결국 노래 가사도, 문학도 말장난이거든. 고급 말로는 '레토릭(rhetoric)'이라고 하죠.

          타블로씨가 셰익스피어를 힙합으로 퍼뜨려보세요.

타블로:선생님도 30년쯤 늦게 태어나셨다면 저랑 같이 힙합을 하지 않았을까요?

 

글=이경희 기자, 사진=권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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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을 사랑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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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타블로미니홈피

(http://cyworld.nate.com/tabl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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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7. 4. 02:56

들리는 생각

이선웅   2007.11.28 07:20스크랩:62



오늘도 밤새 작업.

음악을 만들다 생각해보니

내 음악을 기다려주는 사람들이 있다는게

아직도 참 신기하다.

날 특별하게 생각해주는 사람들.

고마운 사람들.

신기해.


난 사실 매우 평범한 사람이다.

평범한 장점들과 평범한 단점들이 무수한

평범한 사람.

평범하지 않은 일을 하는 지극히 평범한 사람.


가끔은 걱정을 하게된다.

특별하게 생각해주는 사람들의 기대,

나에 대한 희망 또는 작은 환상...

이런 모든것에 걸맞는 사람이 아니기에

걸맞는 사람이 될 수 없는 평범한 사람이기에

누군가에게 실망이나 아픔을 줄까봐...

날 보고 꿈을 꾸는 사람들의 꿈을 내가 꺾을까봐.

그게 나에게도 큰 아픔일테니까.


혼자 해보는 생각. 마음의 귀로 들리는 생각.


근데 나,

나 끝없이 노력할거야.

오늘도, 내일도.

실수를 하면 고치고,

박수를 받으면 더더욱 열심히 할거야.

그 박수를 받을만한 사람이 될거야.


언젠가 쓰러진다 해도, 짓밟힌다 해도,

다신 일어날 수 없을거라고 온세상이 말한다 해도,

다시 일어서서 더 크게 노래할거야.


내 음악을 기다려주고

날 특별하게 생각해주는 사람들을 위해.


고마워요.


- 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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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집까지 낼 것이므로 지금 당장은 로스쿨 진학이 어렵다.

3집 활동을 마친 후 로스쿨에 진학해

음악 활동을 병행하고 싶다."

                                                                 - 05.01.13 연합뉴스, 타블로 인터뷰 中








"제가 지금 그...석사를 마치고 박사학위를 공부하고 싶어가지구

원서준비 하느라고 지금 시험공부도 많이 하고 있구요

그리구.. 잘 될지 안될지는 모르겠지만, 책을 되게 많이 읽어야 됩니다.

그래서... 스케쥴 없을 때가 별로 없지만

틈틈히.. 그냥 책 읽을 수 있을 시간에는 책 읽구요

그리구 공부 준비하고 있어요."











"제발, 그 음악으로...

우리가 평생 음악으로만 먹고 살 수 있게 도와주세요. 진짜..

그게 굉장히 중요해요. 저희 좋아해봤자 뭐해요.

저희가 계속 못하는데.. 이 일을..

저희 쪼끔만 있으면 우리 엄마아빠가 저 보내요 다시...

그만하라고..

지금 몇년동안 나한테 하지 말라고 얘기했는데..

나.. 나 이거 잘 할 수 있다고 막 얘기하고..

막..잘..ㅁ.....이게 뭐야아!!!

... 평생 하게 해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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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심만만에서 타블로가 밝힌 지금의 에픽하이가 있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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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다니면서 날라리 였어요.

부모님이 항상 걱정하고 가출도 많이 하고 그랬는데.

음악을 들을 때만은 정말 누군가 제 마음을 이해하고,

이해한다는 걸 속삭여주는 느낌이 들었거든요.

그래서 음악을 들을 때만은 진짜 무슨 일이 있어도 마음이 편했어요.


제가 부모님께 '어떤 방식이라도 음악을 하고 싶다'라고

얘길 했는데,

저희 아버지도 고아로 자란 분이시라서

정말 고생을 너무 많이 하신 분이라서, 저는 고생 안 하길 바라시는 거예요.


넌, 넌 집에서 나가라고...


근데 그렇게 얘기를 하셔서, 집 진짜 많이 나갔어요.

많이 나가고, 계속 하지 말라 그러니까 고민을 하다가 포기를 하고.


대학교를 갔을 때 같이 음악을 하던 친구가

갑자기 이상한 병에 걸려서 사망 했어요.

근데 그 때 제가 그 친구한테

내 꿈까지 이뤄 달라고 부탁을 했는데 그 친구가 1학년 때 그렇게 사망을 하더라구요.


그래서 제가 갔을 때.

마지막 순간에 그 친구가 얘기 했던 게

자기가 이 세상에서 가장 존경하는 사람이 나니까, 자기가 꿈을 이뤄달라고...

이렇게 부탁을 하더라구요.


근데 그게 참...

제가 어떻게 할 수가 없잖아요.

학교 자체가 음악을 공부할 수 있는 학교가 아니었고, 거기 있는 학생들은

다 다음 10년, 20년이 계획 되 있어요.

대통령 딸, 이런 공주들이 다니고, 케네디 자손들이 다니고 있고...


그러다가 '이게 아니다' 싶어가지고 제가 무작정 뉴욕 할렘으로 갔어요.

험난한 클럽 같은데서 이렇게 즉흥적으로 배틀을 하고 랩으로 하는 게 있거든요.


그게 저한테는 너무 멋있어 보였고, 그 사람들이 하는 가사나 그런게

학교에서 배울 수 없는 진실이 담겨 있다는 게 느껴졌어요.

저는 그 때 예를 들어서 뭐...


Before on-e I'm coming in life stroms

so take cover as the clounds hover in A-shaped forms

My spawns, rhymes, a sworm locusts can take first-borns

and seize the fake pharisees and bring the shit on


구름이 폭풍을 만들 듯

생각의 조각이 하나가 되고

메뚜기 떼가 파라오왕 습격하 듯

내 생각들이 떠올라 진실을 밝히리.


근데 다 미쳤다 그랬어요.

왜 스스로 이걸 다 버리고 가는 거냐고...


저도 정확히 답은 모르겠는데 그냥 음악이 너무 좋았어요.

그냥 지금 이 순간을 놓치면 제 인생을 통째로 놓칠 느낌이 들었어요.

(친구의 마지막 말이 영향이 있었나요?)

그렇죠, 그것 자체가 저를 지탱 해 준거죠. 어떻게보면...


그래가지고 좋은 사람들을 만나서 앨범을 딱 만들었는데

바~로 3천만원 사기를 당했어요.

저희가요. 에픽하이가...


진짜 열심히 모든 걸 다 버리고 와 가지고

부모님은 또 반대하시고 그러고 있고, 그리고 친구가 막 해달라고 해서

'드디어 이뤘구나'라고 생각을 했는데 딱 사기를 당한 거예요.


그때 진짜 그 빚 때문에

미쓰라, 멤버 미쓰라는 PC방에서 일하고

투컷은 술집이랑 옷가게랑 이런데서 일하고

저는 심지어 그 당시에 뉴욕에 가가지고 거기서 나이트 웨이터로 취직하려고 그랬었어요.

근데 취직이 안되가지고 커피숍과 바에서 일했어요.

그게, 이제 막 미치겠는 거 예요.

음악을 왜 해야 되는 지...


그래서 1년 이라는 시간이 지났어요.

그 완성 된 앨범을 들고 아무한테도 못 들려주고 낼 수도 없고.

계속 참아가지고 에픽하이가 이제 좋은 사람을 만나서 앨범을 내게 됐는데.


또 데뷔하니까 신인이라서

"그게 뭐냐, 니네 생긴 게 뭐냐?"

"어? 니네 춤도 못 춰?"

"니네가 어떻게 할거야?"


이런 말 하고,

제가 신문사 첫 인터뷰 하러 갔을 때


"야, 너가 타블로냐? 너 스탠포드 대학 나왔다며?"

"네"

"근데 왜 힙합같은 싸구려 음악을 하냐?"


이 말을 했어요. 저한테...


근데 그 당시에 저는 힙합이어서 굉장히 거침 없었거든요.


"당신의 싸구려 신문보단 나아."

라고 이렇게 얘기를 했어요.


근데 그거 덕분에 1집 때 우리가 언론 쪽에서 많이 힘을 못 받았죠.

그래서 1집을 아는 사람이 그렇게 많지도 않아요.

그래서 우린 망했다고 생각했어요.


강호동: 그 당시에 야심만만 나오실 때가 2집 때였습니까?


그게요, 너무 서러웠을 때.

제가 딱 우리 멤버들을 보고 애들이 2장의 앨범을 냈는데도 25만원을 번거예요. 한 명씩...

그게 너무 서러워서 제가 회장님을 찾아갔어요.

제가 뭐라고 했냐면은

"저 야심만만 한 번 나가게 해달라고..."


오락프로를 한 번도 안 했어요.

끝까지 난 음악만 하겠다고...

난 절대 음악과 관련없는 프로그램에 나가서 음악을 팔진 않겠다고.


근데 이게 안되는 거예요.

너무 배고픈 거예요. 진짜...

너무 배고프고, 서럽고, 부모님은 반대하니까 당연히 지원 안 해주고...


강호동:  왜 유독 야심만만이었어요?


그 때 유일하게 제가 알고있고 그리고 즐겨봤던 프로그램이 야심만만이었어요.

그 때 회사사람들도

'너가 거기 나가서 말 잘 할 수 있겠냐?"


근데 그때 다행이 잘 되고, 열심히 꾸준히 해서

지난 1년이라는 시간 안에 에픽하이라는 팀이 드디어...


그게 진짜, 무명이었을 때

그리고 지금 사람들한테 알려진 후에도, 그 안에서 저를 아직도 굉장히

퓨어하게 지켜주는 게 음악이예요.


어느 날 그러니까 10년이나 15년 후에 야심만만이란 프로그램이 없어져도

제 마음엔 이게 그냥 오락프로가 아니에요.

저는 그냥 이 프로그램이 에픽하이 3명에게는 인생의 변환점이 되준거예요.

우리 음악 인생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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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타블로 미니홈피의 예전 사진)




응용하기에 매우 유용한 표현을 만들어 주신 종완님.


알수록 원래 알던 이미지에서 멀어지시는 완자.ㅋㅋㅋ


어떻게 하죠.............멀어지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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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두"라는 이름을 짓게 된 유래.
승환옹 또 넘나드셨네요.
새로운 단어 등장했습니다.....PJ;;;;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제만큼은 희대의 저질이라는 혈옹을 뛰어넘으셨네요.
라천 보다 높은 평가 받으셨어요.
감축드려요.





훈남을 좋아하시는 자두양.
강동원이 나오면 "영구"도 보러갈 거라고 말하자
블로의 코멘트가 일품이네요.

"강동원 씨가 영구를 찍으면 저도 보러 갈거에요.
그건 제 돈 주고 봐야겠어요."

나도 같은 심정.ㅋㅋㅋ
백만관객 돌파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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