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뜨거운 감자를 좋아했다. 그리고 이번에 다시 한 번 반했다. 영화 없이 제작된 O.S.T인 이번 앨범은 참 시적이다. 이 음반을 위해 두 편의 뮤직비디오가 만들어졌는데, 배두나와 김태우가 등장하는 이 뮤직비디오는 영화라고 해도 나무랄 데 없을 정도이다. 1,2편을 합해15분 가량의 영상이 주는 울림과 무게가 상당하다. 너무 늦게 사랑을 만난 남자, 순진하게 사랑에 빠진 어린 여자. 하지만 늘 그렇듯 행복한 순간은 짧다. 현실은 여전히 현실로 다가온다.

  총 10곡으로 구성된 앨범을 통해 그들의 이야기와 감정을 상상할 수 있다는 것이 흥미롭다. 비극은 상상력을 자극하게 마련이다. 아름다워서 슬프고, 슬퍼서 아름다운 사랑.

  참으로 예외적이게도, '고백'은 대중적인 사랑을 많이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 꽤 오래 차트에 올라있는 것을 보았다. 그만큼 뜨거운 감자의 이번 작업이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였나보다. 하지만 그 외에도 수록곡 Main Theme와 M Theme, W Theme 등도 추천하고 싶다.

 

 p.s.
 비슷한 시기에 공기인형 O.S.T를 구입했는데, 배두나 그리고 오르골 소리라는 공통분모가 있는 것이 재미있다. 그 영화나, 이 뮤직비디오나 내용이 슬픈 것은 같지만 그 슬픔이 같은 감정이라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 또한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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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랫동안, 음반은 샀지만, 바쁘다는 핑계로 앨범평은 쓰지 못했다. 그러던 중 <공기인형>이라는 영화를 보게 되었다. 참 묘한 영화였다. 배두나는 참 소름끼치게 연기를 잘했다. 배두나는 정말 공기인형 그 자체였다.

  어쩌면 그렇게 세상을 하나도 모르는 순박한 아이같은 표정을 지을 수 있을까? 첫 외출 장면에서 공기처럼 가벼운 발걸음과 들뜬 표정, 어색한 몸놀림으로 다른 사람들을 따라 움직이는 모습에 미소를 짓지 않은 사람이 과연 있었을까 싶다. 공기인형은 성적인 용도로 만들어진 인형이지만, 그녀는 너무도 순진했다.

  그리고, 이 영화를 더욱 아름답게 만들어준 데에는 음악의 영향도 컸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직접 부탁하여 World's End Grilfriend라는 일본 뮤지션이 맡은 영화의 O.S.T는 반짝이고 아른거린다. 슬픈 음색을 띠고 있지만, 아름답다. 순진하고 어리석은 사랑을 하는 공기인형을 표현하는 데에 아주 적당하다. 바람결에 날아가버릴 것은 존재감으로 가볍게 연주되는 선율은 날 자꾸 공기인형의 감정으로 이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이 음악으로 인해 영화는 완성되었다"라고 밝혔을만큼, 참 잘 어울리는 옷이다.

  가벼움을 표현하면서, 무거워지게 만들다니...영화처럼 이 O.S.T도 참 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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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창밖은 겨울 
 2  밤의 이야기 
 3  Your Song  
 4  향 (Alternate Ver.) 
 5  Let It Shine 
 6  녹턴  
 7  Pluto 
 8  향 (Acoustic Ver.)



1번 트랙 '창밖은 겨울'로 시작해서, 마지막 8번 트랙의 '향' 어쿠스틱 버전까지 일관성을 갖춘 좋은 앨범이다. 여전히 이준오는 좋은 곡을 써주고 있고, 융진의 보컬은 빛난다.

 원래 일렉트로닉은 딱히 좋아하는 장르가 아니지만, 캐스커는 때때로 나의 취향까지 내려놓게 할 정도로 좋은 곡을 내놓는다. 이번 EP 앨범이 그런 경우. '창밖의 겨울'과 '향'은 정말 질리도록 많이 들었다

  '창밖은 겨울'은 가사의 상황이 나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어 더 많이 듣게 된 것 같다. 이 앨범에 앞서 나왔던 싱글 '향'은 영화 <코코샤넬>의 OST로 먼저 접했다. 정갈한 영상 속에서 은은히 흘러나오는 곡조에서 향이 배어나오는 듯 했다. 왈츠를 추고 싶어지는 곡이다. 타이틀곡인 'Your song'은 반복되는 효과음들이 독특한 정경을 만들어낸다.

  조금은 슬프고 건조하지만, 묘한 온기를 간직한 곡들이 겨울과 잘 어울린다. 겨울 찬 공기에 하얗게 서리는 입김처럼 차갑지만 따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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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blog.yes24.com/document/1605447 


예스24에서 사용하는 블로그인데요. 
별도로 블로그가 있기도 하지만, 예스 24에서 사는 상품들은 저 곳에 리뷰를 또 올려요.
제가 전에 싸이에서 실수로 공들여 채웠던 독서 리뷰 폴더 하나를 싸그리 날려버린 경험이 있거든요.
(지금 생각해도 아까워서 미치겠고 슬픈....ㅠ)
그래서...무조건 자료는 백업이 생명이라고 생각한답니다.ㅠㅠ  



6집 리뷰를 올린지는 한참 되었고,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추천을 해주셨어요. ^^



마침 15일부터 "나 2009년에 OOO에 미쳤다"라는 이벤트를  하기에 이 글을 이벤트에 등록했는데
주제가 책 / 연예인 / TV프로그램 / 자유주제여서 연예인 쪽에 등록을 했거든요.
추천수로는(오늘 기준) 제가 전체 주제에서도 1위고, 연예인 쪽에서도 1위네요. 히힛

 
1등하면 파버카스텔 만년필 준다는데 저 좀 설레도 되는 걸까요?ㅎㅎ
하지만 이벤트 기간이 1월 11일 까지라서... 못 받을 수도 있겠죠.
염치불구, 혹시나 읽어보시고 괜찮으시면 yes24 로그인 하셔서 추천 한 번 눌러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이게 1위라고 하니까 괜히 물욕이 생기는군요.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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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T.아일랜드 - 사랑하지 마요. (live 영상)

 

 

 

  무엇때문인지 몰라도, 저 영상에서 이홍기는 울먹이고 있다. 건강이 안 좋아서라는 설도 있고, 멤버인 오원빈의 탈퇴를 앞두고 있어서라는 이야기도 있고, 여러가지 추측이 있지만...어쨌든 이 곡은 마음을 움직이게 한다.

 

 F.T.아일랜드는 아이돌밴드이고, 멤버들은 다들 곱상하게 생겼다. 1집 타이틀곡 '사랑앓이'로 데뷔해서 그 해에 윤하와 함께 신인상을 받을만큼 주목을 받았지만, 그게 다였다. 중박은 치지만 대박은 아니었던. 어린 학생들 사이에서는 인기가 있지만, 성인들에게는 인지도가 높지 않고 팬층이 한정되어 있는 그런 애매한 포지션의 그룹. 멤버들의 연주 실력이나 노래 실력은 언제나 사람들의 잣대에 오르내렸다.

 

 
 특히나 외국 밴드 Blur나 Beatles의 곡을 커버했을 때에 쏟아지는 비난은 정말 심했다. 어디서 실력도 모르고 까부느냐...라는 게 주요 골자였고 안티팬도 안티팬이지만, 무관심한 대중들이 더 많았다. 나도 그 중 하나였고, 별로 곡을 들어보려고 노력도 하지 않았다. 히트를 노리는 타이틀곡에서 보이는  기획사의 야망이 언짢았던 것도 같다.  

 

 이들의 음악을 듣게 된 건 드라마의 탓이 컸지만, 듣다보니 이 그룹은 사랑받을 구석도 참 많았다. 타이틀곡보다 오히려 수록곡들이 더 준수하다. 애절한 곡에 특히 어울리는 보컬 이홍기의 목소리는 '사랑하지 마요'에서 특히 돋보인다.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어보니, 이 곡은 녹음할 때 특히 힘이 들었다고 한다. 소속사에서 처음으로 족음하다가 휴가를 내줬을 정도로) 그런가하면 'love is'나 '멋쟁이 vs 예쁜이' 같은 곡에서는 소년다운 발랄함이 드러난다.  



분명, 타이틀곡만 들었을 때와 앨범 전체를 들었을 때의 이들에 대한 이미지는 전혀 달라졌다.  (이쯤 되면 소속사의 홍보나 기획의 방향에 대해 의문을 품게 된다;;)

  

 데뷔앨범에 비해 그리 주목받지 못한 2집 앨범이지만, 이제서야 음반을 들으며 새삼 이 아이들에게 빠지고 있다. 이들은 천재적인 밴드는 아니다. 아직 경험도, 감성의 깊이도 대가들에 비하면 얕을 것이다. 자작곡 실력을 이미 갖추고 데뷔한 것도 아니고, 연주 실력도 모자랄지도 모른다. (나는 식견이 좁아 잘 판단하지 못하겠다.) 하지만 데뷔한 이후 매해 꾸준히 정규 앨범을 내고 있다. 어엿한 3집 가수이다. 아이돌 댄스 그룹들이 싱글 만으로 승부수를 내는 것에 비하면 비교적 기특하지 않은가. 그 꾸준함을 응원하고 싶어졌다.

 

 

p.s. 여담이지만, 이런 평을 내리는 사람이 있더군요.

 "아무래도 엡티는 컨셉을 좀 잘못잡은 거 같아. 얼굴보고 좋아하려다가 노래듣고 놀라고... 노래듣고 좋아하려다가 아해들 나이듣고 멀어진다" 

.......왠지 공감...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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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하 이번 Part.B는 저번에 나온 Part.A보다 훨씬 더 좋은 거 같아요. (사실 그 음반은 욕도 많이 먹었던;;타이틀곡 선정도 좀 꽁기꽁기했고 말이죠. 소속사는 윤하는 꼭 피아노를 두드리며 발랄한 곡을 해야한다는 고정관념을 버립시다.)


2집때 여러 평론가들로부터 워낙 좋은 평을 들었다가 짧은 텀을 거쳐 나온 3집이 별로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었죠. 타이틀곡 선정도 마음에 들지 않았고요. 오히려 그 앨범에서 가장 좋았던 곡은 'Peace, love & Ice cream'이었으니까요. 악평에 속도 많이 상했을텐데 거기서 실망하거나 좌절하지 않고 더 노력해주어 정말 고맙네요.

 

이번엔 타이틀곡이 발라드에요. 그래요. 이럴 때도 되었지요. 김범수 씨와의 콜라보레이션도 환상적이구요. 윤하의 자작곡인 'LaLaLa'는 이전의 자작곡들과는 달리 재즈풍의 분위기가 나서 더욱 신선합니다. 유희열 씨에게 받은 곡 '편한가봐'도 좋구요.

 
근래 들은 앨범들 중 가장 귀를 끌어당겨요. 윤하는 확실히 점점 더 성장하고 있습니다. 오래 두고 들을 음반이 또 한 장 생겨서 너무 행복합니다. ^^ 올 겨울은 윤하 양과 루시드 폴이 있어서 든든해요.







혹시나 궁금하신 분을 위해)

IZM에서의 이번 앨범 타이틀곡에 대한 평
http://www.izm.co.kr/contentRead.asp?idx=20967&bigcateidx=8&width=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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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뤄뒀던 리뷰를 이제야 쓴다.

 리쌍 6집은 장기하와얼굴들, 이적, 김창기, Casker, 김바다, 말로, 루시드폴, 타이거JK, 다이나믹듀오, YB 등 일명 '쩌는' 피쳐링진을 한데 모은 음반이다.

  힙합 음반이 한 번에 쏟아져나왔었다. 비슷한 시기에 나왔던 에픽하이나 다이나믹 듀오의 음반도 구입했는데 개인적으로는 에픽하이 6집 > 다이나믹 듀오 5집 > 리쌍 6집 순으로 많이 들었던 것 같다. 이런 내 취향이 마이너한 것인지는 몰라도 음원차트 순위권에 있는 것은 오히려 리쌍이었다.

  아무래도 예능의 힘을 무시할 수 없는 것이다. 그만큼 홍보도 많이 되었고, 초기 예능에서의 '밉상'이던 길의 이미지도 <무한도전>으로 인해 많은 부분 쇄신되었으니...거기다 뮤직비디오에는 여전히 이 시대 최고의 아이콘인 이효리가 나온다.  타이틀 곡인 '헤어지지 못하는 남자, 떠나가지 못하는 여자'가 사람들이 한 번쯤 들어보고 싶은 곡이 되고, 사고 싶은 곡이 된 것은 당연한 결과일 것이다. 다이나믹 듀오는 앨범이 나오고 며칠 만에 군대에 갔고, 에픽하이도 멤버들이 결혼과 입대로 인해 방송활동을 별로 못했으니까.

  리쌍의 음반이 형편없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좋다. 타이틀곡을 비롯하여 <우리 지금 만나>나 <부서진 동네>, <내 몸은 너를 지웠다>는 아주 좋은 트랙이라고 생각한다. 장기하의 피쳐링진의 개성-장기하의 의뭉스러움과 루시드폴의 섬세한 시선은 단연 매력적이다-도 곡 안에 잘 조화되어 있는데다가, 주제 의식도 선명하고 날이 서있다. 노래 안에서 이런 이야기까지 할 수 있구나 싶어 그네들의 내공을 짐작케한다.

  하지만 이 앨범을 전체적으로 보면 어딘가 어색한 부분이 없지 않다. 이것은 리쌍의 앨범인가, 컴필레이션 음반인가. 잔치는 리쌍이 벌였지만, 오히려 피쳐링 잔치가 되지는 않았나 생각해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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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미시스 2집 <Love sick> 리뷰
: http://thedreamers.tistory.com/282

 

미남이시네요 O.S.T. 리뷰
: http://thedreamers.tistory.com/2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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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상승 검색어 순위에 당당히 위치한 어거스트 러쉬, 타블로, 조울증, 사정봉, 장백지.ㅋㅋㅋ
이러니 가수들이 예능을 할 수 밖에 없는 건가보다.
TV의 힘이 참 대단해.


무릎팍도사는 진짜 포맷이 훌륭한 거 같다.
세 MC의 보좌도 훌륭하고...진솔한 이야기를 잘 끌어낸다.
게다가 장면 장면 나오는 BGM들도 어찌나 싱크로가 잘 되던지.
(에픽하이의 지난 곡들을 깔았는데, 앨범 수록곡에 대해 잘 이해하고 있는 것 같았다.
얼마전 놀러와에서 마지막에 뮤비 나갈 때
노래 제목 "따라해"를 "따라와"라고 쓴 데에 비한다면야.ㅠㅠ)


여러가지 다양한 이야기를 했는데,
라디오를 줄창 들었던 나로서는 들었던 이야기들이 많긴 했지만,
더 섬세한 부분까지 언급을 해서
처음 듣는 사람처럼 몰입해서 들었다.


좋은 토크쇼였다~ ㅠㅠ


+

맵더소울에서 담아온
명대사 모음


타블로 무릎팍 명대사 선별집.

(개그로서 모았습니다. 근데 안 웃기면 슬프겠다는....)

(완벽 정확한 건 아닙니다. 잘못 받아적은 것도 좀 있지만 틀린 의미는 없습니다.)

 

초등학생이 사람을 의심해요.

(집에 있는 음모론 서적 발견 후 갖게 된 음모론 취미의 결과)

 

선생님 : 얘들아 하늘은 푸른색으로 그리자.

타블로 : 과연?

(음모론 취미의 결과2.... 어린 시절 초등학교에서..  )

 

투컷은 그냥 의심해요.

(음모론 동지 투컷은......

타블로는 이유라도 있다!!!)

 

타블로 : 세윤씨는 잘 알잖아요,

유세윤 : 알긴 뭘 알어 속도위반한 건 알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유세윤 : 아이큐가 키보다 커

 

그거 동아리에요.(스트리킹 동아리)

(하버드나 스탠퍼드에서 시험치기 며칠 전에 운동장에 누드로 뛰어다니는 사람들. 미국에 널렸데다

그런 게 사실은 동아리라는 거 알고 푸합했음... 개인적으로 너무 웃겨서 올렸음.)

 

맵솔직원들 : 블로야 네 소신은 알겠는데... 다음 앨범에선 열심히 만들어서 열심히 하자.

(꿈을 위한 맵솔 식구들의 현실적 고통)

 

To 타블로 2세 :

 

  곧 보자. 그리고 힙합만 하지마.

  (오늘의 무릎팍 명대사)

 

 

 

P.S. 사랑은 꿈이고 결혼은 현실이다.  강호동 & 유세윤 왈

 

출처 : 맵더소울TIMEPEN님의 글

 

아, 그리고 이 날 무릎팍도사의 시청률은 15.9%가 나왔다고 해요.
9월 들어 최고 시청률 이었다고 하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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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CD 30트랙 + 소책자

 흔히들 에픽하이가 '웃기는' 그룹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음악도 '대충'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 안타깝다. 하지만 오히려 지금까지의 에픽하이를 있게 한 것은 완벽함에 대한 강박과 신경증이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작업 도중인 이들의 쾡한 얼굴을 한 번이라도 보았다면, '대충'이라는 말을 하기는 어렵지 않을까.

 


 힙합씬에서는 댄스음악이라고 매도하고, 댄스음악 쪽에서는 또 아이돌이 아니라서 외면당하는 그런 이상한 위치에 자리잡고 있을 때에도, 이들은 일렉트로닉을 포기하지 않았었다. 거기다, 러브스크림에서는 선율을 강조하는 어쿠스틱한 악기들을 이용하기 시작했다. 마치 일본의 누자베스나 미치타처럼. 그러더니 기존의 소속사에서 독립을 했고, 다시 맵더소울이라는 음반을 통해 랩을 강화하고, 누구도 선뜻하지 않는 힙합 리믹스 앨범을 냈다. 그러는 한편으로는 해외로 발을 넓혀 가는 곳마다 매진되는-비록 소규모일지라도- 공연을 펼쳤다.

 

 에픽하이에게는 소신이 있다. 분명한 기준이 있다. 그 기준은 스스로의 작품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함량미달의 음악을 내놓는 것은 그네들의 자존심이 허락치 않는다. 날카로운 잣대로 세상과 음악을 바라보기에, 스스로에 대한 기대치도 높아질 수 밖에 없다. 그렇게 날을 세우고 가다듬은 탓에 이번 앨범 [e]는 한창 자라났다.

 

 1집, 2집, 3집, 3.5집(2CD로 바뀜), 4집, 5집, 러브스크림, 맵더소울, Remixing the human soul, 그리고 [e]. 세어보니 어느새 열번째 앨범이다.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묵묵히 자신들의 세계를 지키며 열 장의 앨범을 냈다는 것, 그것 자체로 에픽하이는 귀하다. 쉽게 갈 수 있는 방법이 있어도 그렇게 하지 않았다. 3, 4, 6집은 2CD로 구성되어있고, 러브스크림, 맵더소울, [e]는 소책자가 포함되어 있다. 별 수익도 없는 구성이지만, 에픽하이는 기꺼이 그렇게 했다.

 

 이번 앨범 [e]는 5집 이후, 에픽하이가 행했던 여러 실험이 그대로 반영되어 있다. 러브스크림에서 해보았던 감성을 자극하는 멜로디는 CD1 Emotion에, 맵더소울 앨범에서 실험했던 '생각'을 담은 거친 랩은 CD2 Energy에 반영되었다. 그리고 리믹스 앨범을 통해 완벽히 호흡을 맞춘 플래닛 쉬버와의 작업, 외국 힙합 뮤지션과의 공동작업까지. 이미 한 차례 실험을 거쳤기에 좀 더 완성되고, 성숙해진 느낌이다. 이 앨범은 그간의 작업을 통해 자신들의 색을 분명히 하고, 또한 앞으로의 방향성을 결정짓는 시점이기에 더욱 의미가 있다.

 많은 트랙 탓에 각각의 곡에 대해 리뷰를 쓰는 것은 지루한 일이 될 것이다.  곡 제목만 다 써도 스크롤 압박이 느껴질테니까. 음악은 들으면서 느끼면 그만이지 거기에 대해 논문을 읽을 필요성은 못 느낄테고. 그저 짧게 얘기하자면 에픽하이에게서 조금이라도 '진정성'을 느끼는 사람이라면, 구입해도 절대 후회하지 않을 음반이다. 거기다 600원씩 주고 음원을 구입하면, 인터넷 샵에서 CD를 사는 것보다 조금 더 비싸다. 그러니 음반을 사는 게 경제적으로도 더 이익이라는 것이다. 

 

 그래도 의심이 많은 분이라면, 앨범 수록곡 중에서 MoonWalker, Excuses, 트로트, 선물, Happy Birthday to ME, Heaven, Breathe, Supreme 100, Rocksteady, 말로맨, Madonna, High Technology, 흉, Lesson 4 등을 들어보고 결정하시면 되겠다.

  

p.s.

타블로의 열애와 결혼 탓에 상심해서 드러누웠던 sensitive한 여성팬들도 앨범을 듣고는 이구동성으로 '사람은 미운데(?) 음악이 좋으니 어떡하면 좋으냐'며 울분을 토했다.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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