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는 잡지 paper의 2008년 8월호입니다. 두 달 과월되었으니 올려도 되지 않을까 싶긴 한데, 혹시 문제가 된다면 삭제하도록 하겠습니다.  원저작자는 황경신 씨입니다. 외국에 있어서 이 잡지를 구매해서 보시지 못하는 분들에게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객석>의 인터뷰(이 인터뷰는 이 글 밑에 트랙백으로 링크해두었어요.)와 함께, 제가 가장 좋아하는 인터뷰 글입니다. 꽤나 길어서 타이핑 하는 것만도 오래 걸렸네요. 불펌하지 말아주세요.

by. poise



우울하다. 희망을 버릴 수 없기 때문에. 슬프다. 세상에 떠도는 타인의 슬픔을 외면할 수 없기 때문에. 불가능한 꿈을 꾼다. 혹독하고 "비틀거리는 꿈이지만" 꿈을 꾸지 않고는 살 수 없기 때문에. 인간이기에 답을 찾을 수 없다는 것을 안다. 그러나 인간이기에 답 비슷한 것이라도 찾고 싶다. 내가 만난 <에픽하이>의 타블로, <꿈꾸는 라디오>의 타블로, 또는 인간 이선웅은 그런 사람이었다. 그는 자주 이렇게 말했다. "잘 모르겠어요. 그런데 알고 싶어요."


일에 대한 욕심이 많은 편인가요? 어제도 몇 시간 못 잤다고 들었는데

많았는데, 지난 앨범 내고 활동 끝나가면서 생각이 많이 달라진 것 같아요. 그때부터 이상한 거 많이 했어요. 회사에서 별로 안 좋아할 만한 일들. 독립, 단편영화를 찍었고, 연주음반을 냈고, 뮤직비디오까지 만들었는데 방송정지 먹었고, 아예 홍보도 안 했고, 한동안 녹음실에서 처박혀 살다가 나와서 다시 활동을 시작하니까 좀 낯설더라고요. 제가 운전을 안 하잖아요. 그래서 현실적으로 불편한 게 있잖아요. 아마 그래서 여자친구가 없는 건지도.

설마 그럴 리가요.

생겨도 불편해서 헤어지게 되더라고요. 이 일도 그런 것 같아요. 별로 운전할 마음이 없는데 운전을 하고 있었떤 건 아닐까, 그렇게 생각되는 부분이 있어요. 운전을 안 하면 현실적인 불편함은 따르겠지만,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면서 운전할 수는 없잖아요. 제가 하는 일 중에서 관심이 있는 것들, 의미가 있는 것들, 실질적으로 뭔가가 만들어지는 건 집중해서 하고 있고, 그렇지 않은 것들은 이제 다 줄였어요. 방송활동도 대폭 줄이고.

방송은 좋아서 한 거 아니었나요?

예전에는 따지지 않고 좋아했던 거 같아요. 사람들이 저를좋아할 줄 몰랐으니까. 그런데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기 때문에, 방송에서 제가 예전만큼 큰 엔터테인먼트를 주는 것 같지가 않아요. TV를 보는 사람들에게 재미나 감동을 줘야 한다는 책임감이 방송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있잖아요. 그런데 남들이 저보다 잘한다는 생각이 있기 때문에, 저는 제가 잘하는 것에만 집중하고 싶어요. 그런데 오해하는 사람들도 있어요. 예능의 덕을 많이 받았는데 이제 음악으로 되니까 거만해져서 안 하는 거 아닌가. 절대 아니에요.

사실 유명해지려고 방송에 나간 것도 있지 않아요?

사실 그랬어요. 그것에 대해 고마워하지 않는 것도 아니고. 하지만 제가 나오는 게 도움이 안 된다고 생각될 떄는 안 하는 게 낫지 않나. 저도 재미없고 남도 재미없으면, 제가 굳이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을 필요가 없잖아요. 그 시간에 곡을 만들거나 글을 쓰는 게 낫지. 제 지금 활동은 라디오, 음반작업하고 공연, 그게 끝이에요. 저는 그게 좋아요.

그것만으로도 바쁠 것 같은데요.

24시간으로 부족한 스케줄은 아닌데, 많은 것으로 채워지는 24시간이 아니라 제가 좋아하는 몇 가지를 더 풍만하게 해서 24시간이 되는 거니까, 훨씬 더 좋아요. 예전에는 라디오 두 시간을 하러 가도, 앞뒤로 생각할 시간이 없었거든요. 이젠 스케줄의 여유를 만들어놓으니까 전후로 시간을 내서 준비할 수도 있고, 정성을 들여 모든 것을 할 수 있으니까. 곡을 만들 때도 그렇고. 그게 너무 좋아요. 돈은 덜 벌더라도, 즐거워서 시작한 건데, 쫓기면서 하는 건 아니잖아요.

라디오에서 하고 싶은 말을 거의 다 하는 편인가요?

다는 못해더 어떤 방식으로든 하긴 해요. 라디오는 편집이 없어서 좋아요.

라디오에서 이런 이야기는 좀 안 했으면 좋겠다, 라는 이야기를 들은 적은 없나요?

방송이 우울하다는 이야기는 많이 들었어요. 제가 암울한 생각을 할 때가 가끔 있거든요

원래 우울하세요?

행복하진 않아요.

마냥 행복하기만 한 사람이 있겠어요.

그런 사람도 있더라고요. 자기가 얼마나 불행한지 모르는 사람들이. (웃음) 그런데 듣는 사람이 워낙 다양하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충격을 받는 사람들도 있죠.

너무 우울해서? 비관적이어서?

예. 그런데 긍정적일 때도 많아요. 프로그램 이름이 <꿈꾸는 라디오>니까. 꿈에 대해서는 한없이 낙천적이고 긍정적이고 현실에 대해서는 비관적인 게 우리 방송의 특성이라, 현실 이야기를 하게 되면 좀 많이 우울하죠. 조울 방송이라는 이야기, 들어요. 게스트가 있을 때는 즐겁고 밝은데, 처음 한 시간은 다운되어 있으니까 사람들이 가끔 롤러코스터 타는 것 같다고. 그런데 이게 저라서, 컨트롤할 생각은 별로 없어요. 다듬기는 하되.

그게 타블로의 매력이잖아요.

매력이자 위험 부분이죠.

주사가 있어요?

그냥 미친놈 같아요. 헛소리 많이 하고, 와일드해지고. 어떨 때는 울고. 친구들이 제가 취하면 냅킨을 제 앞에 갖다놔요. 헛소리하면서 울 때 많아요.

꿈 이야기를 할 때는 낙관적이라고 했는데, 5집 앨범에 실린 <낙화>를 들으면서, 꿈에 대해 그렇게 비관적인 이야기는 처음 들었다고 생각했거든요.

지극히 비관적이기 때문에 희망이 있다는 내용을 담고 싶었어요. 그게 진짜 제 심정이거든요. 내가 하고 있는 일이 과연 무슨 의미가 있을까. 내 꿈은 어쨌든 누가 뭐라든 아름답고 순수하고 위대한 꿈이었던 것 같은데, 어느 순간 그걸 등지고 살고 있는 건 아닌가. 남들한테는 그렇게 안 보여도, 이런 내용을 얘기하려다가 생각해보니까 가장 절망적인 사람의 꿈이 가장 극대화된 아름다운 꿈일 수도 있더라구요.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것이 아름다운가요?

불가능하니까 아름다운 것 같은데.

이루어지면 아름답지 않은가요?

불가능한 꿈들이 역사를 만들어나간 경우가 많잖아요. 꿈꾼 대로 된 건 아니지만. 컴퓨터도 누군가 그 당시에 말도 안 되는 꿈을 꾼 거 잖아요. 이카루스 날개처럼. 그게 세상이란 걸 더 좋은 곳으로 만들었을 수도 있고. 저에게도 불가능한 꿈들이 있는 것 같아요.

어떤 거죠?

어린 시절의 꿈들인데, 세계평화, 이런 게 불가능하다는 건 알아요. 하지만 다들 좀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는 세상은 가능하지 않을까. 그나마 이것보다 조금 나은 세상. 그걸 이루어내기 위해서는 저보다 오래 살 젊은 친구들이 생각하는 게 달라지고, 그런 꿈을 꾸고, 그러다 보면 우리도 모르게 조금씩 바뀌지 않을까, 그런 생각도 들고. 제가 하는 음악 자체가 세상을 바꿀 수는 없지만 그걸 듣는 사람들은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사람들이잖아요. 그런 꿈을 가지고 시작했는데, 저도 그 꿈을 이행하기에 부족한 것 같고, 현실상, 전체적 문화 구조상 불가능한 게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들어서 <낙화>를 쓴 거에요.

실제로 그런 역할을 한 뮤지션도 있잖아요. 존 레논이라든지. 타블로는 아직 과정 중에 있는 거고.

존 레논은 존 레논이잖아요.

타블로도 타블로잖아요. 불가능하다고 말할 수 없는 것 같은데요.

제 꿈 비슷한 것도 끝내 못 이루고 갈 것 같다는 생각을 해요.

존 레논도 그때는 그렇게 생각했을 거에요.

저는 존 레논의 1억분의 1도 못 이루고 죽을 거라고 생각해요. 전 그걸 받아들였어요. 사춘기 때는 존 레논, 밥 딜런, 이런 사람들 보면서 세상을 바꿔야지. 내가 하는 게 음악이든 글이든, 세상을 흔들 수 있는 위대한 사람이 되어야지, 그런 망상이 심했어요. 나는 그런 일을 하기 위해 태어난 운명이다, 나는 운명에게 선택받은 사람이다, 라고 생각하고 살았거든요. 심할 정도로.

무엇을 위해 선택받은 사람? 세계평화?

그건 아니더라도, 잘 모르겠어요.

선택받았다면 알아야죠.

완벽하게 세상을 좋은 곳으로 만들 수는 없어도, 세상을 크게 뒤흔들고 사라질 수 있는 사람. 그런 망상이 있었는데, 나이를 한 살씩 먹으면서 아무나 그럴 수 있는 게 아니구나. 내가 생각한 건 너무 많은 자신감, 망상이 아니었을까, 나는 그렇게 위대한 사람이 되지 않을 거다, 대부분의 사람이 그렇듯이 나도 결국 평범한 사람이고 할 줄 아는 게 몇 가지 있는 것 뿐인데, 하고 약간 받아들인 것 같아요.

그걸 받아들인 특별한 계기가 있나요?

있는데, 이야기를 하면 암울해요. 대학 1학년 때 제일 친한 친구 한 명이 죽었어요. 그 친구는 영화 공부를 하러 대학을 갔고 저는 문학 공부를 하러 갔고 둘이 큐브릭 같은 사람들처럼 세상을 감동시킬 영화를 만들 거다, 어릴 때부터 그랬는데 그 친구가 세상을 떠나면서 저한테 마지막으로 부탁을 한 거죠. 꼭 그렇게 해라. 그때는 그것때문에 오히려 힘이 생겼어요. 그래서 이룰 거다, 생각했고. 어느 순간에 그게 음악이다, 해서 애를 쓰고는 있는데, 아직은 제가 너무 부족하고, 십 년 정도는 더 해야 할 것 같아요.

하면 되잖아요.

예, 하긴 할 거에요. 앨범 30~40장은 더 내야, 사람들에게 필요한 음악을 내가 만들 수 있을 지 알 것 같고, 그때 가서 내 자신에게 물어볼 수 있을 것 같고, 지금 희망적인 게 별로 없거든요. 가요계도 지금 이 모양이고. 가요계와 음반시장 불황이라는 게, 포커스가 너무 경제적으로 치우쳐 있잖아용. 앨범이 안 팔린다, 공연 수익이 적다, 다 돈 이야기인데, 그것보다 치명적이고 무서운 건, 전반적으로 문화에 대한 관심이 떨어졌다는 거에요. 예전에는 누가 만들었건 간에, 사람들에게 말하지 않는 잔잔한 존중이 있었어요. 음악뿐 아니라 책, 영화, 이 모든 것에 대해 공유하고 있는 존중이 있었는데, 어느 순간 그게 없어져서, 완벽히 없어진 건 아니지만 표면적으로 너무 많이 없어져서.

왜 그럴까요?

제가 볼 때는 혼란이 일어난 것 같아요. 제가 말하는 게 정답은 아니지만, 인터넷의 발전 같은 것 때문에, 원래는 책을 쓰는 사람은 정해져 있었고 책이 나와야 볼 수 있었고, 영화와 음악도 그랬는데, 이제는 책을 대신하는 블로그가 있고, 영화를 대신하는 UCC가 있고, 음악을 대신하는 디지털 음원들이 생겼잖아요. 물론 정해진, 잘하는 사람들만 해야한다는 건 아니에요. 누구나 해야 하고 누구나 하는 무엇이 예술이라는 생각은 해요. 문제는, 그러다 보니까, 누가 작품을 만들어도 뭐 어쩌라고, 이런 거 수없이 많은데, 이렇게 되어서 소중함이 없어진 거죠.

너무 많은 것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클래식이 파묻혀버리는 거죠. 보이지도 않으니까.

예 그래도 클래식이 나오면 사람들이 알긴 알 것 같아요. 그런데 옛날에는 좀 더 빨리 눈치챘을 것들이 지금은 묻히는 경우도 많을 것 같아요.

옛날에도 그 시대가 알아주지 않았던 클래식들은 있었죠. 우리는 아직 모르는 거죠.

저는 왠지 아무리 노력을 해도, 죽기 전에도 죽고 나서도 안 알아줄 것 같아요.

이미 많이 알아주고 있지 않나요.

그건 그냥 저를 좋아해주는 사람들이 있는 거지, 제 음악이 좋아할 만한 절대적인 가치가 있는지는, 아직 아닌 것 같아요. 스스로도. 그래서 계속녹음실에 가는 거고. 일 년의 반 이상을 녹음실에 처박혀 사는 거에요.

지금까지 만든 곡 중에서, 이건 정말 잘 만들었다, 싶은 곡, 있지 않나요.

<낙화>는 가사를 제가 원하는 대로 잘 쓴 것 같고, 저 자신을 평가하긴 웃기지만, 몇 곡은 분명히 있을 것 같아요. 그런데, 저도 제가 하고 싶은 것과 제가 해야 하는 것의 노예가 되어버려서. 제가 힙합 하는 사람이잖아요. 그런데 솔직히 제 감성은 힙합이 아니에요.

록인가요?

록이죠.

클래식?

예, 그쪽에 더 가까워요. 그런데 그게 문제가 되잖아요. 힙합을 시작했을 땓, 힙합 옷을 안 입었어요. 저한테 어울리지도 않고 불편해요. 연주 음반을 냈던 이유가, 나 사실 이런 거 하고 싶다, 내 감성에 좀 더 가까운 것들. 힙합을 싫어하진 않지만, 좋아하는데, 랩은 정말 좋아해요. 랩을 엄청 좋아해서 힙합을 하는 거지, 힙합을 좋아해서 랩을 하는 건 아니거든요. 랩은 그 특성상 문학적 가치를 가질 수 있는 형태인 것 같아요. 하고 싶은 말을 할 수 있고 리듬도 있기 떄문에 잘 사용하면 문학을 창조할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런데 전형적인 힙합의 강렬함 같은 건, 제가 그렇게 강렬한 사람이 아니어서, 그런 척은 할 수 있는데, 심지어 척을 잘할 수도 있는데, 어쨌든 척인 거니까. 이번에 <에픽하이> 미니앨범으로 소품집이 나와요. 작은 앨범인데 우리가 하고 싶은 걸 하자는 취지로. 5주년이거든요. 그 곡을 작업 중인데 예전에 했던 것들과 엄청나게 달라요. 예쁘고 잔잔하고 요란스럽지도 않고. 사람들이 늙었다 그럴 것 같아요.(웃음)

멤버들끼리는 뜻이 맞나 봐요.

다행스럽게, 뜻이 맞는다기보다는, 저한테 맞춰줘요.

그건 굉장히 행복한 거죠.

굉장히 고맙죠.

멤버들이 타블로가 하자는 대로 안 하면 삐치나요?

그냥 안 해요. 제가 하자는 대로 안 하면. (웃음) 애들도 처음에는 1, 2집 때는 엄청나게 싸웠어요. 해체하자 그러고. 제가 설득을 했어요. 만들어서 보여주고. 내가 항상 옳다. 나보다 더 좋은 아이디어를 제시할 수 있으면 그렇게 하겠다, 해봐라, 그런 다음에 못하는 것을 보여줄 때까지 잔인하게. (웃음) <에픽하이>는 만들 때부터 제 비전을 핵심으로 움직였기 때문에, 멤버들이 저한테 많이 맞춰졌어요. 되게 고맙고, 물론 애들에게 아이디어가 있을 때, 아까는 농담이고, 다 반영하죠. 그런데 결론적으로, 예를 들어 멤버 한 명이 클럽에서 노는 노래 하자, 이렇게 말하면 저는 안 한다고 하죠. 관심이 없으니까.

거절을 잘 하는 편인가요?

예전에는 되게 못했어요. 누가 부탁하면 다 해줬어요. 그러다 깨달은 게, 진짜 저한테 도움을 받으려고 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그냥 제 이름, 저를 도용한 사람들이 있어요. 그 사람들은 도와달라고 할 때면 진짜 인간적으로 다가왔다가 그 다음에는 쌩이에요. 그런 걸 많이 당한 다음에는, 누가 부탁을 해도, 죄송합니다, 안 하겠습니다, 이렇게 말하면 또 씹어요. 곡 써달라고 했는데 안 써줄 수도 있잖아요. 저도 취향이 있는데, 그리고 거절할 때는 시간문제가 50퍼센트고, 나머지 50퍼센트가 그 사람이 하는 음악과 제가 만들 수 있는 음악이 매치가 안되서 그래요. 자신이 없는 거잖아요. 깍듯이 얘기해도, 무조건 씹어요. 사람인 게 그런가 봐요. 도와달라고 했으면서, 못 도와준다고 하면 다른 사람에게 도움 받으면 되는데, 저 새끼는 도와주지도 않고, 그러죠. 생판 모르는 사람도, 그런 부탁을 해요. 물론 저는 씹든 말든 별로 신경을 안 써요. 그런데 왜 그러는지 모르겠어요. 저는 부탁할 때 그 사람이 거절할 가능성을 미리 생각해요. 그 사람에게는 거절할 권리가 있다. 그러니까 부탁을 하는 거잖아요. 안 그러면 강요하죠. 지금 당장 해. 그러죠. 그러니까 거절당해도 저는 기분 안 나쁘거든요.

타블로는 부탁으로 뭔가 얻고 나서 모른 척한 적 없었어요?

없었어요. 1집 때 같이 작업했던 사람들과 6년째 아직 작업하고 있고.

신의를 중요하게 생각하나 봐요.

예. 예를 들어 제 피아노 세션 해주는 형이 있어요. 밴드 같은 형식으로 드럼하는 분도 있고. 그 사람들보다 더 잘하는 분들도 많을 거에요. 우리나라 세션형들은 세계적으로도 잘하거든요. 그래도 그 사람들과 계속하는 건, 책임감보다, 내 사람이니까 나랑 제일 잘 맞지 않을까, 여자친구가 있어도, 그 여자친구보다 더 예쁜 여자도 있을 거 아니에요. 그래도 내 여자친구니까.

그다지 정확한 비유는 아닌 것 같지만 설득력이 있네요. (웃음)

정확하진 않은데. (웃음) 가끔 짜증나고 외도하고 싶을 때는 있어도 그래도 내 여자친구잖아요. 누가 뭐래도 제일 예쁘잖아요.

최근에 연애해본 게 언제인가요?

4집 나오기 전. 그 이후로 사람을 만난 적은 있는데 연애를 했다고 얘기할 수는. 사랑은 안 했으니까. 어쩌면 그래서 그런 걸 수도 있어요. 너무 오래 혼자 있다 보니까 이것저것 많이 한 것 같아요. 사람들이 얘는 무슨 앨범이 계속 나와. 이렇게 생각하는데 혼자 그렇게 혼자 오래 있어봐요, 할 게 없어요.

계속 일을 만드는 거군요.

예, 시간을 채우긴 채워야하니까. 저도 모르게 곡을 만들고 있고. 모아지면 누가 내자고 하고. 그랬던 것 같앙.

연애를 할 때는 창작을 덜 하게 되나요?

4집이 2CD 였잖아요. 그때는 2CD를 내려고 해서 낸 게 아니라 너무 많은 곡이 만들어지니까 낼 수 밖에 없었어요. 연애할 때거든요.

타블로의 창의력을 자극하는 사람이었군요.

그랬을 가능성이 있어요. 헤어졌고 다시는 만날 수 없지만, 그 이후로 슬럼프도 좀 있었고, 사랑하는 사람이 있으면, 어차피 만드는 건 똑같다고 해도, 들려주고 싶은 사람이 가까운 곳에 한 명 있는 거잖아요. 이 사람에게 들려주고 싶고, 이 사람에게 좋아하는 뭔가를 만들고 싶고, 그런 게 있는데. 이제는 제 눈에 보이지 않는, 머릿 속에 있는 어느 누구, 불특정 누구를 위해 만드니까 가끔 혼란스러울 때도 있죠. 한 명이 있어서 내가 너를 위해 곡을 쓸게, 들어봐, 할 수 있으면 좋을 텐데.

<에픽하이>의 앨범들을 들으면서, 타블로에게 구원은 화두일까,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구원할 수 있다, 보다는 구원받고 싶다는 갈망이 있어요.

크리스천이죠?

하나님과 예수님을 사랑하고 믿어요. 교회는 열심히 안 다녀요. 솔직히 말해서 안 다녀요.

인간이 인간을 구원할 수 있다고 생각하세요?

인간이 타인을 구원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는데, 구원받고 싶게끔 할 수는 있을 것 같아요. 전도라는 개념이, 아프리카나 어디로 가서, 신을 모르는 사람들에게 전달하는 거잖아요. 그래서 그 사람이 믿게 되면, 우리가 그 사람을 구원한 건 아니잖아요.

매개가 되는 거죠.

구원이 존재한다는 걸 깨닫게 해주는 거죠. 꼭 신앙적인 게 아니더라도, 현실에서의 구원, 작은 구원들로 사람들을 깨닫게 해주는, 전도를 하는 사람이 있다고 보고, 저도 그 사람들 중의 한 명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그게 쉬운 일은 아니죠.

타블로가 가지고 있는 본질을 다른 누군가가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하나요?

이해할 수는 없겠지만 공감은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누나가 저보다 한참 위인데, 제가 가지고 있는 유일하면서도 가장 뛰어난 재능은, 자기가 겪어보지 않은 상황에 있는 사람들을 동감할 수 있는, 제가 느낀 듯이 받아들일 수 있는 능력이라고 쓴 적이 있어요. 그건 맞는 말 같아요. 제가 어릴 때 기아대책에서 일했거든요. 최연소로 연구원에 있었고 훈련도 받았는데, 저는 세계 기아 어린이들과 너무 다른, 축복받은 삶을 살고 있지만, 그들의 고통을 공감을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체험은 못해도, 얼마나 힘들까, 얼마나 아플까. 제가 그렇다는 건 아니지만, 실직적으로 누가 슬프면 제가 되게 슬퍼져요. 이상하게 들을 수 있지만, 제가 전혀 모르는 사람인데도.

슬픔을 교감하는군요.

길 가다가도 슬퍼 보이는 사람 있잖아요. 진짜 슬픈지 알 수도 없고, 무엇 떄문에 슬픈지도 모르는데, 그걸 볼 때 너무, 감정적으로 받아들여져요. 그래서 뭐라도 내가 할 수 있나.

  
어릴 때의 환경은 어땠나요?


솔직히 말해서, 집안 자체는 경제적으로 문제는 없었던 것 같아요. 제가 태어나기 전에 힘든 걸 다 겪으셔서.

막내죠?

예, 제가 늦둥이라. 형이 저보다 8살 많고 누나가 7살 많아요. 형, 누나는 어려움을 겪었죠. 아버지가 고아였고 그렇다 보니까. 제가 태어날 때쯤에는 안정적인 상황이었는데, 부모님이 없었죠. 아버지는 해외 건설 쪽 일을 하셔서 항상 해외에 계셨고, 어머니는 미용실 하시니까 나가 계시고, 그래서 혼자 있는 시간이 엄청나게 많았어요.

뭐 했어요?

책 많이 읽고, 중학교 때 저를 해외 사립학교에 넣어놓고 한국으로 떠나셔서. 저는 사립학교를 권하지 않아요. 그건 아닌 것 같아요. 아직 사회생활을 할 줄 모르는 아이들을 한 기숙사에 넣고 공부를 시키고 하다 보면 경쟁하는 것도 너무 빨리 배우고, 결국 퇴학당했잖아요. 그래서 한국에 온 거에요. 부모님들이 없으니까 문제를 일으키기가 너무 쉬워요. 지극히 안 행복했던 것으로 기억해요.

충분히 사랑받지 못했다고 생각하나요?

잘 모르겠어요.

트라우마가 있나요?

친구들 세상 떠나고 그런 건 당연히 큰 트라우마가 되었죠. 어릴 때부터 친했던 친구가 넷인데, 그 중 두 명이 지금 없어요. 한 명은 4집 때 떠났고, 그래서 그렇게 한없이 우울하게 나온 거고. 죽기는 싫은데요, 정말 싫은데 죽을 수밖에 없다는 건 가까이서 경험했고, 너무 어린 나이에 많이 봐서, 게다가 아버지도 한 번 고비를 넘긴 적이 있어서, 그것 때문에 암울한 건 있는데, 평상시에는 괜찮아요. 가끔 생각날 때는.

죽음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세요?

안 하려고 노력하는데, 많이 나요.

무서워요?

무섭죠. 5집 앨범 만들 때는 주변에서 3명이 자살했어요. 저와 직접적으로 친한 사람들은 아니었는데 친구의 친구, 친구의 아는 동생, 아는 동생의 여자친구, 이런 식으로. 그래서 <One>이라는 노래를 만들었는데. 우리나라가 자살률 1위라면서요? 자살률 1위, 이혼율 1위. 문제가 있는 것 같아요. 사람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고 있는 상황이면. 살기 위해 발버둥쳐야 하는 상황에서.

자살 충동을 느낀 적 있나요?

자살은 안 할 거에요. 오해받은 적은 있어요. 대학 다닐 때 오해를 받아서, 정신 치료를 1년 반 정도 받았어요.

약도 먹고?

먹어야 했는데 전 안 먹었어요. 사람이 재미없어지더라고요. 생각도 별로 없고, 무난해지고. 교실에 있는 애들이랑 똑같아지더라고요. 안 우울한 게 이거구나, 차라리 우울할래, 그렇게 생각했죠. 누가 제가 자살하려했다고 학교에 얘기를 해서. 대학원 다니는 마지막 한 해 동안은 학교에서 약간 어두운 존재. 사람들이 피하고, 그때 대학 친구들 다 잃어서 졸업 후에 연락하는 애가 단 한 명도 없어요.

우울함이 기본에 깔려 있죠?

누구나 그렇지 않나요?

늘 우울하진 않죠.

제가 가지고 있는 우울함은 나쁜 우울함, 악하고 어두운 우울함은 아닌 것 같아요. 약간 희망적인 우울함이라고 해야하나. 희망이 있기 때문에 우울한 거. 차라리 희망이 없더라면. 다행히 저는 좋은 것들 때문에 우울한 거니까.

뭔가 원하는 게 있는데 못하니까 슬픈 거 아닌가요.

그렇죠. 옆집에 심하게 아픈 사람이 살아요. 매일 마주쳐요. 그러든 말든,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은 우울하지 않겠죠. 그런데 왜 저사람은 아프지, 나는 멀쩡한데, 저 사람은 나를 보면서 얼마나 가슴 아프고 부러울까, 그러면서 슬퍼하는 건, 안 아팠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니까 그런 건데.

세상과 소통을 하니까 그런 걸 느끼는 거겠죠. 촛불집회에 나가본 적 있나요?

없어요.

싫어해요?

아니, 그렇진 않아요. 어릴 때는 생각없이 반항적이었던 것 같거든요. 그런데 갈수록, 답 비슷한 것이라도 찾아보고 싶어요. 문제가 일어날 때마다. 그런데 인간으로서 답이 없잖아요. 제가 답을 모르는 한 행동하지는 않으려고 노력을 해요.

세상에 영향을 미치고 싶으세요? 그렇다면 어떤 영향을 미치고 싶은가요?

제가 롤모델이 되고 싶진 않아요. 나라는 사람이 완벽해져서, 누구한테 롤모델이 되는 걸 원하진 않아요. 그렇게 될 수가 없어요. 전 사람이고, 한없이 선할 수도 없고, 다른 인간과 똑같이 허점이 있고 잘못이 있고 죄가 있는 사람이기 때문에, 누구든 저를 바라보면서 저 사람처럼 살아야겠다는 생각은 안 했으면 좋겠어요. 그 대신 제가 만드는 것들은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을 미쳤으면 좋겠어요.

구체적으로 어떻게 좋은 영향?

죽고 싶은 사람이 살만한 이유를 알려주는, 그런 것도 있고, 도움이 되는, 듣고 위로가 되는, 막상 저 자신은 그 사람을 위로할 가치가 없다고 해도, 적어도 제가 만드는 것들은 그럴 가치가 있으면 좋겠어요. 그걸로 저도 위로받을 수 있고, 좀 더 좋은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고 싶어질 수도 있죠.

완벽주의자인가요? 

일을 할 때는 완벽을 추구하는데 워낙 미완벽하니까.

완벽하고 싶지 않나요?

제가 완벽하게 만족하고 싶긴 해요. 그게 불가능하죠. 안타깝게, 저한테 완벽하게 만족스러운 게, 남한테 완벽하게 만족스러운 게 아니니까.

다른 사람이 어떻게 받아들일까, 생각할까, 그런 생각을 많이 하세요?

안 할 수는 없죠. 음악은 독백이 아니라 대화잖아요. 사람들에게 들려주기 위해 하는 말인데, 그 사람이 듣고 어떤 생각을 할까, 그 생각을 안 하면 너무 이기적인 것 같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뜻대로 해야 될 때는 하겠죠. 그래도 어떤 누군가는 생각을 해야죠. 나는 아무도 상관없고 내가 원하는 대로 음악을 한다, 얘기하는 건 아마 말만 그렇게 하는 걸 거에요. 듣는 건데, 벽에다 대고 하는 것도 아니고.

책을 준비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언제 나오나요?

10월에 나올 거에요. 대학 다닐 때 썼던 단편소설들. 그냥 순수문학이에요. 드라이하고.

최근에 쓴 것도 있어요?

없어요. 그건 내년쯤 하려고. 앞으로는 책을 많이 쓸 생각이에요.

어떤 이야기들인가요?

뉴욕이라는 도시 안에서 일어나는 일들인데, 그때 제가 뉴욕에서 일하고 있었거든요. 다 우울하고, 지루하다고 느낄 것 같아요. 책이 나오면. 제 음악 팬들은.

왜요?

옛날 프랑스 영화들 있잖아요. 많은 일들을 일어나지 않는데 대사는 많고, 그런 글들이에요.

글 쓰는 사람으로서 제대로 평가를 받고 싶은 건가요?

아뇨, 평가는 뭐.

사진보다는 글을 더 잘 쓴다고 생각하시나요?

예, 그때는 정말 잘 썼어요. 10년 전에는 엄청나게 잘 썼어요. 제가 음악을 안 하고 계속 글을 썼다면 미국에서 꽤나 괜찮은 소설가가 되지 않았을까 생각도 들어요.

왜 글을 그만두고 음악을 택했나요?

가사를 쓴 거죠. 후회돼요. 굉장히 후회돼요.

사람들에게 다가가기에는 음악이 더 효과적이 아닌가요?

매우 멍청해졌어요, 제가. 그때는 정말 매순간 빛났어요, 정말. 눈및이랑 모든 생각들이 빛났어요. 그런데 이제는 한 달에 한 번? 가끔 그러다가 빨리 꺼지고. 그때의 나를 회상해보면 모르는 사람 같아요.

궁극적으로 하고 싶은 건 뭔가요? 글 쓰는 것?

글 쓰는 건 되게 좋아요. 그런데 제가 궁극적으로 뭘 할 건지는 아직 모르겠고, 뭘 하기 싫은지는 알아요. 정말 하기 싫은 일들은 많아요.

세 가지만 얘기해보세요.

연예인. 두 번째는 살인자? 세 번째는 돈 관련된 것. 돈 만지고 그런 거. 관심없어요. 돈이 좋긴 좋은데. 돈 벌기 위해서 사는 건 좀 그런 것 같아요. 인생 목표가 엄청나게 돈 벌어서 부자가 되는 거다, 이건 구린 것 같아요. 부자 되면 뭐 할 건데. 쇼핑 이런 거 안 좋아해요. 구매를 안 해요. 구매욕도 별로 없고. 돈을 많이 벌어도, 할 게 없을 거 같아요.

소유욕이 별로 없는 편인가요?

예, 별로 없어요.

질투는?

사람은 좀 다르죠. 여자친구 사귀면 소유욕 있죠. 옛날에는 정말 엄청났어요. 진짜 스토커 수준이었어요. 짜증날 정도로.

그래서 도망간 사람도 있어요?

결국 그것때문에 도망가는 거겠죠. 이제는 그런 거 없어요. 좋으면 좋은 거고 아닌 것 같으면 정리하는 거고.

헤어지고 나서도 따라다니고 그랬다고요?

옛날에는 그랬죠. 심하게 그랬죠.

그래도 안 되는 건 안되는 걸 깨달았군요.

예, 그리고 그럴 만한 가치가 없다는 걸 깨달았어요. (웃음) 다른 좋은 사람 만날 수 있는 거니까. 그 사람도 저와 헤어지고 싶은 이유가 있을 테니까.

운명의 상대가 있다고 생각하세요?

소울메이트요?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런데 이미 스쳐 지나가지 않았나, 이런 생각도 가끔 들고. 안 나타나요.

어떤 사람에게 호감을 느끼나요?

저는 똑똑한 사람들이 좋아요. 사람이 뭘 안다는 건 그만큼 관심이 있다는 거잖아요. 자기 외의 것들에. 이것저것 잘 모르는 사람들은 순하다, 그렇게 생각 안 해요. 그만큼 관심이 없다는 거에요. 저는 많은 걸 아는 사람들이 좋고, 제가 모르는 뭔가를 아는 사람들이좋아요. 제가 모르는 걸 알면 그런 데서 매력을 느끼는 것 같아요. 그래서 여자들을 좋아할 때도 야망이 있는, 꿈이 있는, 뭔가를 눈 부릅뜨고 하는, 그런 사람들.

나는 어떤 사람이다, 말할 수 있어요?

아뇨, 아직. 그걸 발견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어떤 사람이면 좋겠어요?

그것도 모르겠어요. 지금의 나는 아니에요.

거울 보면 무슨 생각이 드나요?

피곤해 보인다, 지쳐 있구나, 늙어가고 있다. 그런 생각. 제 머릿속의 저는 아직도 소년이에요. 그런데 아니니까. 우리 아버지한테 제가, 나이 드는 게 어떤 기분이에요, 물어본 적이 있어요. 네가 지금 가지고 있는 욕구와 희망과 꿈과 하고 싶은 게 그대로 있고 몸만 늙어가는 거다, 그렇게 얘기하셨어요. 되게 우울하더라고요.

타블로는 4차원적인가요?

지극히 평범해요. 가끔 발상이 특이한 것뿐이지, 사상이나 이런걸 따지고 보면 평범해요. 1더하기 1은 2라고 생각해요.

앨범을 완성할 때마다 많이 운다고 했는데.

만들 때 많이 울어요. 그때랑 완성되는 날.

왜요?

일 년을 만들잖아요. 요즘 대부분의 가수들은 다른 사람이 만들어준 다음에 노래만 부르기 때문에 2주 밖에 안 걸려요. 그걸로 나와서 활동하고 인기도 얻고 돈도 벌고 그래요. 우리는 녹음실 들어가서 악기 소리 하나하나를 우리가 다 해요. 누가 뭐 해주는 거 아무것도 없어요. 그러니까 일 년이 지나가면 앨범 한 장은 앞에 있는데, 그동안 잃은 것들을 생각하게 돼요. 부모님을 본 지 지금 4개월 됐어요. 말도 안 되게. 얼마나 멀다고. 여자친구 없을 때가 대부분이고. 제가 백 년을 산다 해도 그 중 100분의 1이 한 장 만들기 위해 날아갔잖아요. 다시 안 돌아오잖아요. 이걸 세상에 내놓아야 하는데, 결과가 뻔하거든요. 아무리 좋아도, 박수는 받고 그러겠지만, 이해 못하는 사람도 있을 테고 비판하는 사람, 외면하는 사람도 있을 테고, 또 일년이 지나가면 수많은 앨범 중 하나로 바람의 먼지처럼 지나가고 끝이잖아요. 완성하고 나면, 4집은 거의 2년 걸렸는데, 이 많은 시간과 수많은 밤들을, 내가 미친 거 아닌가. 아깝다, 그런 생각 들 때가 되게 많아요. 제가 내년에 서른이잖아요. 어떻게 보면 이십대 전부를 여기에 바쳤거든요, 청춘을. 남은 게 몇 장의 앨범밖에 없으니까.

욕심이 많으세요?

그것보다는, 가끔 이 앨범들이 존재하지 않았고, 5년 동안 가족들과 친구들과 가깝게 지냈다면, 5년 된 여자친구도 있고 그러면 얼마나 행복할까. 저는 음악을 하는 사람이고 좋아하기 때문에, 어쨌든 말로는 내가 만든 음반이, 내 인생의 한 시대를 담은 걸작이다, 언젠가 되돌아보아도 있을 것이다, 아이를 낳은 것처럼, 이러지만, 제가 아기들을 되게 좋아해요. 미쳐요. 지나다가 아기들이 있으면 저도 모르게 옆에 가서 같이 있어요. 사람이 만들 수 있는 위대한 작품이라고 얘기할 수 있는 건 아이밖에 없잖아요. 새로운 생명. 그것과 가끔 비교를 하는 나 자신도 우습고.

그런데 왜 계속하죠?

멈출 수가 없어서 만드는 거에요. 이건 제가 하고 싶고 하기 싫고, 그런 문제가 아니라, 멈출 수가 없어요. 저도 모르게 하고 있어요. 중독되었나 봐요. 좋은 건지 나쁜 건지도 모르겠고 그냥 해야 돼요.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을 몇 가지나 알고 있나요?

자신이 좋아하고 좋아해주는 이성을 만나는 게, 최고의 방법이 아닌가.

궁극의 여인이 나타나면 음악을 포기할 수도 있다고 했는데.

사랑하는 사람이 생겼는데, 내가 음악 하는 걸 원하지 않는다, 그러면 조용히 집에서 음악하고 그만둘 것 같아요. 음악 아니면 그녀, 결정해야 하는 상황이 된다면 저는 사랑을 택할 거에요.

결혼하고 싶은 여자를 만난 적 있나요? 연애와는 다른 건데.

다르더라고요. 제가 사귀는 사람들에게는 그런 생각이 안 들어요. 연애할 때 끌리는 사람이랑 결혼하고 싶은 사람이랑 달라요. 철이 덜 든 건가.

아직 결혼이 절실하지 않은가 보죠.

결혼은 하고 싶은데 그러기에는 준비가 너무 안 되어 있어요. 여자가 고생할 거에요.

자상하지 않은 편인가요?

자상할 때는 자상한데, 아닐 때는 완전히, 지랄같아요.

나쁜 남자인가요?

나쁜 남자는 아닌데, 못 말리는 남자? 나쁜 남자는 카리스마라도 있잖아요. 전 그냥 컨트롤이 안 되는 거.

무엇에 가장 화가 나나요?

불필요한 거짓말요. 굳이 안 해도 되는 거짓말인데 거짓말할 때 진짜 화나요. 자기가 하는 일을 대충대충 하는 사람들, 화나고요.

곧 서른이 되는데 특별한 계획이 있나요?

제 인생에 굉장히 큰 변화들이 올해 말부터 내년 초 사이에 일어날 거예요. 다음 몇 년 동안 얘 뭐 하는거야? 미쳤나? 그러는 사람들이 분명히 있을 거예요. 라디오, 글 쓰는 것, 단편영화, 그런 일을 하면서, 욕할 거면 욕해라, 죽이고 싶으면 죽여라, 하지만 내가 생각할 때 정말 올바르고 필요한 것을 할 거다, 이런 마인드로 제 인생을 설계해나갈 생각이에요.

PAPER 독자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 세 권을 꼽는다면?

Michael Chabon의 <The Amazing Adventures of Kavalier and Clay>라는 책이 있어요. 홀러코스트 때 나치에게서 미국으로 피난을 간 유태인 형제가 슈퍼맨 같은 만화책을 만드는, 슈퍼 히어로를 창조한 사람들의 이야기에요. 아주 두꺼운데 전혀 지루하지 않아요. 그 책으로 이 작가가 퓰리처상을 받았어요. Jhumpa Lahiri의 <Interpreter of Maladies>. 인도 사람이고 미국에서 작가로 활동하는데, 진짜 잘 써요. 단편소설 모음. 그리고 이병률의 <끌림>. 진짜 이 책 너무 좋아요.

타블로가 생각하는 혁명이란?

다수의 성향을 반대하는 소수가 다수를 대치하게 된 다음에 또다시 그 비슷한 성향을 가지게 되고 또 다른 소수가 또 그걸 하게 되고 계속 돌아가는 것. 말그래도 revolution. 그래서 사이클이란 게 중요한 거 같아요. 한 번 싸워서 얻어낸 다음에 죽을 때까지 안심하고 있으면 안 되고, 내가 반대했던 것과 나 자신이 똑같이 되었구나, 스스로 자신을 또 한 번 무너뜨릴 줄 아는 게.

쉽지 않잖아요.

내가 하려는 게 그거에요. 제가 공부를 하다가 반항하고 혁명이라 생각한 게 음악이었는데, 어느 순간 제가 하고 있는 음악과 지금 제 위치가, 그때 제가 피하고 싶었던 것과 싫어했던 삶을 어쩌면 비슷하게 닮았다고 생각해요. 이제는 자신을 위한 혁명을 다시 한 번 일으켜서 물갈이해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스물아홉의 쿠데타군요. 어떻게 사는 것이 행복한 것일까요?

모르겠어요. 저는 행복이란 게 존재하는 건지도 모르겠어요.

느껴본 적이 없나요?

순간순간 즐거움은 느껴본 적 있어요. 온화함? 그게 행복인지는 모르겠고, 그런 순간들이 지속되는 게 어쩌면 행복일 수도 있고, 확실한 건, 행복이 존재하든 말든 돈과는 전혀 관계가 없는 것 같아요. 제가 멕시코에서 살면서 봉사활동을 한 적이 있어요. 고등학교 1, 2학년 때, 멕시코에서 가장 가난한 사람들이었어요. 가진 게 아무것도 없고 하루 종일 일해야 먹고 사는데, 행복해요. 신앙이 있는 사람들이었는데, 식탁 위의 얼마 안 되는 음식에 매우 감사하고, 태양이 떠 있다는 것에 감사하고 항상 웃어요. 그 사람들은 한 번도 한숨 쉰 적이 없는 것 같아요.

간절히 기도해본 적이 있어요?

많아요.

응답을 받은 적도 있어요?

예, 제가 지금 가지고 있는 모든 것들이 그 기도에 대한 보답이라고 생각해요.

세 가지 소원을 얘기해보세요.

가족과 친구들의 건강, 평생 함께할 여자, 헤어짐 없이. 그리고 명곡 하나 쓰는 것.

묘비명에 쓰고 싶은 말은?

Let me rest in peace. 평화롭게 쉬게 놔둬라. 냅둬라. 그때 가서 봐야겠지만 뭔가를 만드는 사람들은 죽은 다음에도 계속 평가받잖아요. 그냥 놔뒀으면 좋겠어요. 죽었잖아요.


글_ 황경신
사진_ 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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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oise
2008. 10. 2. 11:02

출처 - 타블로의 미니홈피



Posted by poise
2008. 10. 2. 10:25

앉으나 서나 힙합을 외치는 우리의 에픽하이.










출처 - 꿈꾸는 라디오 홈페이지




타블로 씨가 좋아한다는 검은색 코트(?)

미쓰라 씨랑 투컷 씨는 정말 편안하게 입으셨네요.ㅎㅎ

왜냐하면...힙합이니까???


Posted by poise


댓글까지 다셨네요.



글 내용은 복사해왔어요.






제목 : 듣고 있나요?


쇼케이스 후 잠깐 집에 왔음^^
노래 좋다는 얘기, 고마워요. 이제 이 노래들은 여러분 꺼.
 

    쇼케이스 때, 에픽하이가 해체 할 생각을 했었다고 너무 솔직하게 말해버려서 놀랐던 분들이 많은 것 같아요. 그런 생각들을 많이 극복했기에, 그리고 어느 순간부터 여러분이 가족이라고 느껴지기에, 편하게 얘기해드린 건데, 죄송.^^ 사실 저번 앨범을 만들 때부터 그런 생각들을 조금씩 했었어요. 절대 멤버간의 불화 때문이 아닌, 음악 자체에 대한 고민 때문에. 지난 몇 년 동안 너무나도 훌륭한 가수들이 많아졌고, 무엇보다 좋은 곡들이 엄청나게 많아져서, 가요계에서 우리의 역할이 무엇일까에 대해서 고민하다가 우리의 필요성 같은 스스로에 대한 근본적인 것들을 의심하게 되었었죠. 그리고, 앨범이 더 이상 대우를 받지 못하는 현실에서 앨범을 고집하는 싱어 송라이터라는게... 쓸쓸했어요. 우린 할 줄 아는게, 보여줄 수 있는게, 이거 하나 밖에 없는데... 벽에다 주먹질 하는게 아닐까라는 생각. 앨범 한장 한장 만드는 것도 너무 힘이 들고... 음악을 포기하면 가슴은 쓰라리겠지만 스스로 만든 짐이 덜어지면서 몸은 가벼워질 거란 생각. 삶이 조금 더 쉬워질 거란 생각. 에휴. 정말 약해빠진 생각들이죠? 한때 정말 겁쟁이들이 되었었던 것 같아요.  앨범들이 잘되는데도, 바보처럼 고민 고민... ㅜㅜ

    늘 다시금 깨닫는 거지만, 음악은, 가끔 미워 죽겠지만 죽을 때 까지 놓지 못할 그 것. 효리누나 말대로 '고민 고민 하지 마' 해보도록 할게요. ㅋㅋ

    열정, 쉬지 않을게요. 단 1분 1초도~.^^

 

    고마워요!

                                                                 - 타블로


Posted by poise




아무래도 타블로 씨가 선곡해온 곡은 가사 때문에 선곡표에 못 올라간 것 같아요.;;;
It's hiphop스러운 선곡....ㅋㅋㅋㅋ 선곡표보고 웃었어요.ㅎㅎ
이 날 콘서트때문에 방송 못들었는데 다시 듣기로 들으면서, '어어, 이거 좀 위험하지 않나' 싶더니만.




1. 타블로의 선곡 :  Nas -What Goes Around (Poison)

정말 타블로 씨 말처럼 가사가 엄~~청 기네요. 가사 보면서 찬찬히 들어봐야겠어요. ^^
타블로 씨가 에미넴보다 더 좋아하는 랩퍼라고 해요.
Nas의 노래 가사는 퓰리쳐 문학상을 받을 정도라고 평가받는다고 하네요.


 

가사

Yeah.. aiyyo it's poison
그래... Aiyyo 이건 독이야

[Chorus]
Ecstasy, coke - you say it's love, it is poison
엑스터시, 코카인 - 사랑이라 하지만, 그건 독이야

Schools where I learned they should be burned, it is poison
날 가르쳤던 학교는 모두다 불타야해, 그건 독이야

Physicians prescriptin us medicine - which is poison
우리에게 약을 처방하는 의사들 - 그 약은 독이야

Doctors injectin our infants - with the poison
의사는 아기에게 주사를 놓지 - 그것도 독이야

[Verse One]
Religion misoverstood is poison
사람들이 오해하는 종교는 독이지

Niggaz up in my hood be gettin shot - given poison
내 마을의 친구들은 총에 맞아 - 독을 받은 거지

In hospitals, shots riddle the block
병원에서, 거리를 달리며

Little, children and elderly women run for they lives
어린, 아이들과 늙은 여자들이 살기 위해 도망쳐

Drizzlin rain come out the sky every time somebody dies
누가 죽을때면 꼭 이슬비가 하늘에서 내려오지

Must be out my fuckin mind, what is this, the hundreth time?
역시 내가 미쳐버렸나봐, 이게 뭐야, 100번째인가?

Sendin flowers to funerals, readin rest in peace
장례식에 꽃을 보내고, 편히 쉬라고 말을 해

You know the usual, death comes in threes
어떻게 하는건지 알잖아, 죽음은 그렇게 찾아와

Life is short is what some nigga said
삶은 짧다고 어떤 녀석이 말했던가

Not if you measure life - by how one lives and what he did
하지만 삶을 자로 재면 - 그러니까 그 삶과 이룬 일로 재면 틀린 말이야

And funny how these black killer companies is makin money off us
검은 살인자들의 회사가 우리들에게서 돈을 떼간다니 우습지 않아

Fast food, cola, soda, Skull & Bone crosses, it's all poison
패스트푸드, 콜라, 소다, 해적깃발, 모두다 독이야

[Chorus]

[Verse Two]
Religion misoverstood is poison
오해받은 종교는 독이야

Sisters up in my hood try to do good given choices
내 마을에 사는 자매들은 주어진 선택권에 따라 열심히 살아

When pregnant, drop out of school or have abortions
임신하면, 학교 중퇴하거나 낙태 수술을 받거나

Stop workin hopin that they find a man that will support them
직장을 그만두고 그들을 도울 남자가 오기를 바라지

Up late night, on they mother's cordless
밤늦게, 엄마의 무선전화기를 들고

Thinkin a perm or bleach and cream will make them better when they gorgeous
파마나 염색이나 크림은 그들을 황홀하게 만들어줄 것이라고 생각해

White girls tannin, lyposuction
선탠한 백인 여자들, 지방흡입술

Fake titties are implanted, fake lips that's life destruction
가짜 가슴이 주입되고, 삶을 파탄으로 이끄는 가짜 입술

Light-skinned women, bi-racial hateful toward themselves
가벼운 색깔의 여자, 혼혈아, 그들 자신마저도 싫어하지

Denyin even they blood
그들의 피마저도 거부하지

I don't judge Tiger Woods but I, overstand the mental poison
Tiger Woods를 판단하는 건 아니지만, 마음의 독은 잘 알고 있어

That's even worser than drugs - yo it's poison
마약보다도 더 무서운 존재지 - yo 바로 독이야

[Chorus]

[Nas]
Religion misoverstood is poison
오해받은 종교는 독이야

Radio and TV poison, white Jesus poison
라디오와 TV 독이고, 백인 예수도 독이야

And any thoughts of takin me down is poison
또 나를 아래로 끌어당기는 생각도 독이야

Who want beef now, my heat shall annoint them, plaow
누가 싸울건데, 나의 열기는 그들을 괴롭힐거야, 펑

[Interlude]
Never to worry
걱정할 거 없어

All the wrong doers got it coming back to 'em a thousand times over
잘못 길을 간 이들은 1000번은 똑같은 문제를 맞이할 거야

Every dog has it's day, and everything flips around
모든 개에겐 지 날이 있지, 세상은 빨리 바뀌고
*Every dog has its day - '쥐구멍에도 볕들날 있다'라는 뜻의 미국 속담

Even the most greatest nation in the world has it comin back to 'em
세상에서 가장 강한 나라라도 결국엔 문제를 맞이해

Everybody reaps what they sews, that's how it goes
모두들 뿌린대로 거두어, 원래 그런거야

Innocent lives will be taken, it may get worse but we'll get through it
무고한 생명이 짓밟혀, 더 악화될 수도 있지만 우린 이겨낼 거야

Y'all, be strong
모두들, 강해져라

[Verse Three]
The China-men built the railroad, the Indians saved the Pilgrim
중국인은 철도를 깔았고, 인디언은 이주자들을 구했지
*Pilgrim - 적당한 단어를 못찾아서(외래어처럼 쓰는 거 같기도 하지만)이주자라고 썼는데, 그냥 이주자가 아니라, 미국에 처음으로 정착했던 사람들을 말하는 겁니다.

And in return the Pilgrim killed 'em
그 보답으로 이주자들은 그들을 죽였어

They call it it Thanksgiving, I call your holiday hell-day
그것이 바로 추수감사절, 네 휴일은 지옥의 날이야

Cause I'm from poverty, neglected by the wealthy
난 가난뱅이거든, 부자들이 무시하는 가난뱅이

Me and my niggaz share gifts, e'ryday like Christmas
나와 내 친구들은 선물을 나눠, 매일이 크리스마스 같아

Slay bitches, and party e'ryday like this is the last
여자를 꼬시고, 마지막이라는 듯이 파티를 해

I'm with my heckles, connectin and we hittin the lab
다른 이들이 날 비난해, 어쨌든 스튜디오로 가

This is my level, fuck if it get you mad
여긴 나의 지대, 그것 때문에 화난다면, 좇까

It's all poison, all of my words to enemies it is poison
모두다 독이야, 적들에게 보내는 나의 말도 독이야

Rappers only talk about ki's, it's all poison
래퍼들은 마리화나에 대해 얘기해, 그것도 독이야

How could you call yourself MC's?  You ain't poison
어떻게 네 자신을 MC라 부르지? 넌 독이 아니잖아

Think about the kids you mislead, with the poison
너의 독 때문에 잘못 되버린 아이들을 생각해봐

And any thoughts of taking me down is all poison
나를 아래로 끌어당기려는 생각도 독이야

Who want beef now, my heat shall annoint them, plaow
누가 싸울건데, 나의 열기는 그들을 괴롭힐거야, 펑

[Hook]
What goes around comes around my nigga
무엇이든 하는대로 다시 돌아오지 친구

And what goes up it must come down my nigga
또 위로 올라간 것은 아래로 내려와야하지 친구

The soldiers found below the ground my nigga
진정한 용사들은 땅 아래에서만 발견돼 친구

Just hold it down we older now my nigga
계속 참고 견뎌, 우린 나일 먹었잖아 친구

What goes around comes around my nigga
무엇이든 하는대로 다시 돌아오지 친구

And what goes up it must come down my nigga
또 위로 올라간 것은 아래로 내려와야하지 친구

The soldiers found below the ground my nigga
진정한 용사들은 땅 아래에서만 발견돼 친구

Just hold it down we older now my nigga
계속 참고 견뎌, 우린 나일 먹었잖아 친구

[Verse Four]
This nigga Ike with the Iverson jersey, light-skinned with herpes
Iverson 옷을 입은 Ike라는 녀석, 흉터를 입은, 가벼운 색의 피부

Fuckin sisters in Harlem, Brooklyn and D.C.
브룩클린, DC, 할렘에서 여자랑 자지

This is the problem cause he never tell 'em he got it
이건 문제야, 그가 위험하다는 걸 말을 해주지 않거든

from lettin fags suck him off, Rikers Island in nine-three
다른 개자식들은 그를 욕해, 93년의 Rikers Island

Drives a Benz, hangs at all the parties, all the concerts
벤츠를 몰고, 파티란 파티, 콘서트란 콘서트는 다 가보고

Backstage where the stars be, rockin they shirts
스타가 있는 뒷무대에서, 셔츠를 입고

in bitches faces like clockwork - what's your name, where you from?
여자같은 얼굴로 시계처럼 - 이름은 뭐고, 고향은 어디지?

Chain blingin, thinkin girls everywhere is dumb
빛나는 목걸이, 여자란 다 바보라고 알고 있어

Takin pride in ruinin they lives
자랑스러워 하며 그들의 삶을 망쳐

So they could never have babies, and they could never be wives
이때문에 아기를 가질 수 없게 되고, 아내도 될 수 없어

He never used a condom, give him head he got ya
그는 콘돔을 쓰지 않았지, 서비스를 해주면 끝난 거야

Met the wrong bitch and now he dead from the monster AIDS
하지만 잘못 여자를 만나서 AIDS라는 괴물에 죽어버렸어

I contemplate, believin in karma
난 깊이 생각해, 업보란 걸 믿어

Those on top could just break, and won't be eatin tomorrow
정상에 있는 자들도 갑자기 쓰러져서, 내일 먹지 못할 수 있어

I know some bitches who be sleepin on niggaz dreams, they leave
남자친구의 꿈에만 기대 살고 있는 여자를 알고 있어, 그들은

When that nigga blow, she the first bitch on her knees
남자친구가 히트를 치면, 무릎을 꿇는 첫 여자가 되겠지

Knowin dudes that's neglectin they seeds
자식을 무시하는 남자들을 알고 있어

Instead of takin care of 'em they spendin money on trees
돌봐주는 것 대신 마리화나에 돈을 쓰고 있어

I pray for you, deadbeat daddies
기도해줄게, 멍청이 아빠들

Cause when them kids get grown it's too late for you
그 꼬마들이 자라면 너무 늦어버린 거야

Now you old and you gettin shitted on
넌 늙었고, 욕만 먹고 있지

It's all scientific, mystic, you know the Earth and the stars
다 과학적이고, 신비한 일, 지구와 별의 움직임처럼

Don't hesitate to say you heard it from Nas
Nas가 말해줬다고 망설이지 말고 말해

What is destined shall be
운명지어진 것은 일어나고 말아

George Bush killer 'til George Bush kills me
George Bush가 날 죽이기 전까지 내가 그를 죽이겠어

Much blessings be healthy, remember
훨씬 많은 축복은 도움이 되지, 기억해

[Hook]




2. 하동균의 선곡 - 못(MOT) - 나는 왜


세 남자가 좋아하는 그룹 MOT의 노래가 등장했습니다. '고양이' 부분이 공감되요.
참 뜬금없고, 어이없기까지한 ...그리움이란 그런 걸까요.




가사

난 왜 커피를 마시면
난 왜 우스운 걸 보면
난 왜 우산이 없으면 그러면
난 왜

난 왜 흰 눈이 내리면
난 왜 좋은 것을 보면
난 왜 울고 싶어지면 그러면
난 왜

난 왜 아직도 네가 자꾸 생각나는지
난 왜 너희 집 고양이가 보고싶은지
난 왜 아직도 네가 자꾸 걱정되는지
난 왜 한밤중에 깨어 숨죽여 우는지



3. 김종완의 선곡 : 시인과 촌장 - 가시나무

더 말할 필요가 없지요. 이 노래는 전설입니다.ㅠ
사랑 노래 같기도 하고, 참회록 같기도 한 노래에요.
조성모 씨가 리메이크한 곡도 인기가 많았지만, 전 원곡이 더 좋아요.



가사

내 속엔 내가 너무도 많아 당신의 쉴 곳 없네
내 속엔 헛된 바램들로 당신의 편할 곳 없네
내 속엔 내가 어쩔 수 없는 어둠
당신의 쉴 자리를 뺏고
내 속엔 내가 이길 수 없는 슬픔
무성한 가시나무 숲 같네

바람만 불면... 그 메마른 가지
서로 부대끼며 울어대고
쉴곳을 찾아 지쳐 날아온 어린 새들도
가시에 찔려 날아가고
바람만 불면... 외롭고 또 괴로워
슬픈 노래를 부르던 날이 많았는데

내 속엔 내가 너무도 많아서 당신의 쉴 곳 없네


 

Posted by poise

콘서트 때 우셨던 것에 대한 이야기



타블로 씨가 콘서트에서
눈물 흘리셨던 거에 대해 이야기하는 부분이에요.

+


콘서트에 대해 쓴 제 사연 오늘 월요일, 꿈꾸라 1부에서 소개됐어요.
방송 겨우 몇 시간 전, 저녁무렵에 올린 사연이라서 설마 읽힐까 싶었는데
콘서트에 대한 글이 별로 없어서였는지 오랜만에 읽혔어요.
긴 사연은 꽤 오랜만에 쓰는 거라 어색했었는데...

타블로 씨가 제 사연 읽어주는 거 듣고 있는데, 왠지 눈물이 나서요. 한참 눈물이 줄줄...
오늘 만난 친구에게도 잔뜩 위로 받고, 라디오에서도 위로 받고.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최근, 꽤 많은 분들이 제 블로그에 오시는 것 같은데
다들 힘내시고, 용기내셨으면 좋겠어요.
같이 힘내요. ^^ 




 



오랜만에(?) 사연 쓰는 것 같네요.
이런저런 공연은 몇 번 봤지만 콘서트는 처음 가봤는데,
기다릴 때의 설렘도 참 좋았고, 열심히 준비하신만큼 잘 보고 왔어요.
너무 좋았답니다.
앵콜곡들도 참 좋아하는 곡이었어요.
마지막에 우셔서 그게 마음에 걸렸지만요.
같이 간 언니에게 들으니, 평소의 콘서트 보다는 분위기가 조금 무거웠다고 하던데...
그래도 그것마저, 좋았어요. 전.
고마워요. 그냥 볼 수 있는 것만 해도 감사했어요.
 
  
콘서트 보면서, 다시 한 번 생각했는데,
그러고보면 에픽하이만큼 "꿈"을 지키라고 말해주는 가수가 없었던 것 같아요.
Fly 부를 때 다같이 "누가 뭐래도, 나는 절대로, 내 꿈을 포기못해"라고 외치는 거.
그거 전 참 좋아해요.
다시 용기를 내보고 싶어지니까.
 
 
사실 요새, 뭐땜에 사는지 모를 정도로...
인생 최대의 무기력한하고 한심한 날들을 보내고 있어요.
내가 왜 이럴까 싶으면서도...또 어느새 아무것도 하지 않고 하루가 가고, 또 가고.
소진한 뭔가를 채우기 위해서인지 휴식이 너무 길어지네요.
  
 
타블로씨가 라디오에서 하는  말 들으면, 잠도 못자면서도 일을 하던데
그에 비해 제 삶은 부끄럽기만 하네요.
저도 누군가에게 작은 용기를 건넬 수 있는 사람이었던 것 같은데
어느새 이렇게 약해졌어요.
얼마전 오랜만에 전화한 학교 선배가 목소리에 왜이리 힘이 없냐고 묻더라구요.
힘내야죠.
진심으로 불러준 그 노래들을 용기로 바꿔볼게요.
고마워요.
 
 
 
 
- 오래오래 에픽하이의 음악을 듣고 싶은 팬이...

 
 
 
 26번째
 
 
 
Posted by poise
2008. 9. 29. 18:57
 
갑자기 시작된
싸늘한 가을 바람.
드디어 진짜 가을인가?
 
쌀쌀한 바람에
마음까지 쓸쓸해질까봐
가슴따뜻
<프리허그>사진 올려둡니다.


스튜디오에서 우연히 만난 
동균 & 블로
 
거의 맨날 보면서,
볼때마다 저렇게
마치 몇년만에 만난 사람들인양.
마치 오랫동안 못 볼 사람인양.
 막 저렇게
  막 안아주고



아.대따 부럽다.
블로랑 막 껴안고.
우씨~
 
우리도
당신들이랑
<프리허그> 하고싶다고요!
 
 
--------------------------
라디오데이즈 하동균입니다.
--------------------------




안아주고 난 뒤,
뭔가 부끄러웠나?
블로씨는 시선을 떨구고~
동균씨는 손톱을 깨문다~
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



사진과 글 출처 : 라디오데이즈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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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oise




SET LIST
- by. 공카 2로진★님  -> 약간 수정

 Be - The Future-Breakdown
 FAQ - Flow
 걸 - 진보님 솔로곡(Love is all we need) - Yesterday
 Fallin'
 평화의날 - Fly
 White
 우산 - Love Love Love - 기억
 Lesson 1, 2, 3
 Decalcomanie - 연필깎이
 Paris - One
 혼- Fan
 낙화-당신의 조각들


※주의 - 엄청 깁니다. 그리고 저는 일개 팬심가득한 빠순이....  


 서울콘서트 잘 다녀왔습니다. 공연장에 좀(이 아니라 좀 많이) 일찍 도착해서 올림픽 공원 산책도 하면서 사진도 찍고, 식사도 하고 커피도 한 잔하고 있으니 시간이 훌쩍 가더라구요. 공연 전에 일본에서 오신 KAZU 씨도 잠깐 만났답니다. 너무 예쁘시더라는.^-^  거기다 마음씨도 어찌나 고우신지...선물과 손수 쓴 편지까지 주셔서... 전 아무것도 준비못했는데 너무 죄송했어요.ㅠ  KAZU상, 혹시 이번에 러브스크림 발매되기 전에 일본으로 가시면, 제가 소포로 보내드릴게요. ㅠ_ㅠ 주소 알려주세요. 진심이에요~


 이 날 올림픽공원에서 행사가 많아서 사람들도 많더라구요. K1 경기니 테니스니 이것저것 하던데...그런 거엔 전혀 관심줄 여력이 없었던.ㅎㅎㅎ 화환은 끝나고 나서 찍었는데 재밌는 거 두 개 찍었어요. 사진이 좀 흔들렸지만 양해해주세요. 그래도 글씨는 읽으실 수 있을 정도?  ^^ 공연장은 생각보다 아담했어요. (스탠딩구역만 따지자면요.) 처음에 많이 비어서 걱정했는데 나중에 보니 많이 채워진 것 같아서 안심했습니다. 무대 오른쪽 앞에는 가사가 뜨는 LCD 모니터가 있더라는...ㅎㅎㅎ(가사 잊어버리실 것을 예비해서)




 기다릴 때 리허설하는 소리를 들었는데 BE부터 시작하시더니, 실제 공연 순서대로의 연습이었나봐요. 첫곡은 5집의 BE 였습니다. 밴드와 코러스 두 분이 배치되어 있었구요. 시작하면서 한분씩 무대 아래에서부터 등장! 이 곡은 백워드 매스킹 논란이 있었던 곡인데, 타블로 씨가 뚜렷하게 "예수님 어디있나요"라고 부르시더라구요. 아무래도 그건 진짜 의도된 거였던 건가요? 그 부분만큼은 저도 좀 우연으로 보기엔 무리라고 생각했거든요. 그 논란을 보시고 역으로 따라하신 건지, 미리 의도하신 것인지는 몰라도...타블로 씨가 기사에 나온 걸 그대로 따라하시지는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을 혼자 좀 해봤어요. 


 그리고 더 퓨쳐가 이어졌는데 얀키 씨는 오시지 않았더라구요. 아마 TBNY의 2집이 곧 나오기 때문에, 헤어스타일이나 이미지 변화의 보안(?)을 유지하기 위한 것이 아닐까 생각했어요. 한창 바쁘실 때이기도 하구요. 이 곡 후에, 브레이크 다운이 이어졌어요. 세 곡 모두 "낙화"와 함께 제가 좋아하는 곡이라 좋았어요. 세 분의 의상도 멋졌습니다. 블랙톤이었는데, 가을 남자 분위기였어요. 미쓰라 씨 의상도 멋있었구요. 타블로 씨는 좀 마른 거 같고, 피곤하셔서 그런지 피부가 안 좋아보였답니다. 투컷 씨는 올빽 머리를 하셨구요. 이 노래들 나올 때 몇몇 남자팬분들이 심하게 격한 반응을 보이셔서 깜짝 놀랐네요. 그렇게 열정적이신(?) 남자팬분들 처음 봤어요. 좋은 현상인 거겠죠? 여자팬이 많다보니 남자팬들은 아껴주어야한다는....;; 그런데 말을 왜 그리 X3으로 세번씩 하시던지. 암튼 재밌었답니다. ^^


 정확히 5년전 9월 27일에 작은 클럽에서 공연을 했었다고 하는데, 러브스크림의 1825는 정말 1825일을 의미하는 거였네요. 365 * 5를 하면 1825가 된다고 며칠전에 어떤 분이 카페에 올리신 것을 보고, '어? 이거 그럴 듯하다'라고 생각했는데 진짜였어요. 그리고 팬들에게 늘 감사하다는 말씀을 하셨구요.


 그리고 FAQ와 Flow를 부르셨는데. FAQ 팬들이 열심히 따라부르는데...왠지 저는 못 따라부르겠더라구요. '면전에선 안돼'라는노래 제목이('배치기'의 노래죠) 갑자기 떠오르던..ㅎㅎ 물론 이유없이 에픽하이 욕하는 사람들 비꼬는 노래긴 한데, 멤버들한테 욕하는 거 같아서리...ㅠ O.K.부터 시작하는 후렴만 열심히 따라불렀어요. 얼마나 한이 맺혔으면 이런 노래를 만들었을까나 하면서. 그다음에 Flow는 ETP때도 봤지만, 언제나 분위기 업시키는데 좋습니다. 같이 사회를 욕하면서 돈독해지는 뮤지션과 팬 사이의 정(情).ㅋㅋㅋㅋ 코러스 언니와 밴드분들도 맘껏 포스를 발산해주셨어요.


초반까지 뒤에서 미는 게 좀 있었는데, 제가 성질내서 그런지; 무대가 돌출형이라 인원이 분산되어서 그런지 이후에는 별로 심하지 않았어요. 일단 밀어도 제가 잘 버텼습니다. -_- 반응 격하시던 남자분들도 어디로 가셨는지 어느새 말소리가 안 들리더군요. (나름 재밌었는데.ㅎㅎ)

 이 무대가 끝난 후에 미쓰라 씨가 "우리들이 뭐라고 이렇게 좋아해주시느냐"며 고맙다고 이야기를 하셨어요. 타블로 씨는 '사랑'에 대한 얘기를 하겠다면서 자신들이 사랑에 대해 생각을 지나치게 깊게 하는 편인 것 같다는 말씀을 하셨구요. 사랑을 하는 것보다 사랑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이 더 길었던 것 같다는 이야기도 하셨어요. 제발 이제 좋은 분 좀 만나서 사랑에 빠지셨으면 좋겠어요. 생각이 많은 것도 병이에요.ㅠ (나나 잘하자;;) 그리고 "Girl"을 소개해주셨어요. 7년전부터 친구라고 하시면서 진보 님을 부르시구요. 


 Girl을 부르고 직장인(!) 진보 씨에 대해 소개를 해주신 후에, 진보 씨가 혼자 솔로곡 Love is all we need를 부르셨어요. 따뜻한 곡이었어요. 우리 모두에게 사랑이 필요하다는 가사의 따뜻한 발라드곡~ ^^ 진보 씨 멘트도 잘 하시고, 진짜 노래 잘 하시더라구요. 당연한 거지만. 엄청 멋졌어요. 솔로 앨범은 안 내시려나요.ㅎㅎ 그 후에 에픽하이 멤버분들 다시 나오셔서 함께 Yesterday 부르셨어요. 옛날 영상이 화면에 나오는데, 참 풋풋하고, 좋았어요. 제가 비록 팬질은 늦게 시작했지만, 그동안 에픽하이를 아예 모른 것도 아니었고 좋아하고서부터 챙겨본 영상들도 있어서, 향수도 느껴지구요. . ^^


 이 노래 끝나고 굉장히 심각한 멘트가. 잡지 Paper 인터뷰같은 분위기였어요. 그 기사에서도 에픽하이 활동 그만둘 것처럼 심각한 분위기 풍기시더니...이 날도 그러셨어요. 에픽하이 그만두고 싶었던 적도 많았다고. 그만두겠다고 이야기하려다가 못한 적도 여러번 있었다고...그렇게 말씀하셨어요. 조용하던 공연장... 그만둔다고 생각하면 진짜 막막하네요. 그런 말은 하지 마세요. ㅠ_ㅠ 


 그리고 에픽하이 멤버분들이 새 앨범 러브스크림에 대해 말씀하셨는데, 안타깝게, 타이틀곡은 부를 수 없다고 하셨어요. 다음주에 있을 쇼케이스를 위해서 아껴두시겠다구요. 2년동안 써왔던 사랑에 대한 노래와 연주곡들을 모아본 것이라고 하면서, 가을 선물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하셨어요. 타이틀곡만큼 애착이 가는 곡이라며 Fallin'을 소개하셨어요. 투컷 씨가 작곡한 곡이구요. 투컷 씨에게 소개를 부탁했더니 "독약을 먹으면 죽을 것을 알면서도, 마실 수 밖에 없는 그 심정을 노래한 곡"이라고 하셨어요. 타블로 씨와 미쓰라 씨가 왜 소개를 그렇게 하냐며 농담 하시면서 좀 놀리셨지만...노래는 좋았어요. ;ㅁ; 미리 들어볼 수 있어서 기뻤구요. Falling Falling Faliing Deeper and Deeper라는 가사 정도만 공개하지요.ㅎㅎ


 "어때요?" 물으니까 다들 "좋아요~~" 라고 대답! 투컷 씨의 뿌듯한 미소(씨익~ 헤헷하는)를 전 봤습니다. ㅎㅎㅎㅎ 이 노래가 Lovescream에서 가장 밝은 곡이라고 하시더라구요.  그리고 타이틀곡 1분 1초는 티저 영상에 공개된 부분 정도만 무반주로 약간 흥얼흥얼 들려주셨어요. 근데 부서지는 "심장"...이었던 거 같은데 부서지는 "마음"이라고...잘못 부르신 거 같아요. (아, 2절에서는 가사가 바뀌는 걸까요)


 그리고 나서 분위기 반전~ 평화의 날을 부르셨어요. 신나게 함께 따라부르면서 놀았어요. "몸치가 파리처럼 달라붙을 때" 가사 부분에서 블로님이 깜찍한 댄스도 아주 잠시 보여주셨어요. Fly는 말할 것도 없이 신났구요. "누가 뭐래도, 나는 절대로, 내 꿈은 포기 못 해, 내 꿈은 포기 못 해" 이 부분 가사는 늘 함께 부르게 하는데, 그 부분 할 때마다 뭉클해요. 좀. 타블로 씨가 아마 팬들에겐 다시 없을 멘토가 아닌가 싶기도 하구요. 정말로 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니까요.


 그리고 Eternal Morning의 연주곡 White에 맞추어 댄서분들의 무대가 있었어요. 다들 너무 멋지셨답니다. 늘 에픽하이의 뒤에서 묵묵히 역할을 해주시는 분들이지만, 스포트라이트 아래에 서는 이런 순서가 있어서 참 좋았어요. 이 무대만큼은 댄서분들에게 아낌없는 환호를!!  공연 내내 디제잉하느라 수고하신 (그리고 말은 한마디도 하지 않으신;;;) 페니 씨와 함께 만든 곡이라 의미도 있구요. ^^ 그러고보니 요즘 Pe2ny 씨의 1집을 듣느라 이터널 모닝을 안 들은지 한참 되어서, 참 오랜만에 들었네요.


 다음 순서는 윤하 씨와 함께하는 "우산"이었어요. 아마 이쯤에서 옷을 한 번 갈아입고 나오셨던 거 같네요. 제 기억이 맞다면 말이죠. (평소 제 기억력을 생각해본다면.....아닐지도?;;;;;;) 윤하 씨는 굉장히 심플한 의상으로 나오셨어요. 짧은 미니스커트 드레스는 왜 안입으셨을까?은근 기대했건만.ㅎㅎ 에픽하이 공연에는 남자팬보다 여자팬들이 더 많이 오니까...일까요? 청바지에 평범한 차림이셨어요. 풀메이크업이었지만.ㅎㅎ 윤하 씨 라이브 하는 거 처음 봐서 좋았어요. 제가 또 윤하 양의 목소리를 무척 좋아하는 사람인지라. ^^ 카메라 공포증이 있다는 윤하 양, 오늘은 카메라가 없어서인지 떨지 않고 잘한 거 같아요.


 윤하양과 "Love Love Love"도 함께 불렀답니다. 윤하양이 장난스럽게 미쓰라 씨 파트의 랩까지 함께 불렀어요. 가사 다 외운 모양.ㅎㅎㅎ 예전에 방송에서 이 노래를 윤하 양과 한 번 같이 했었던 기억이 있는데, 그때보다 더 잘한 거 같네요.  족발을 먹으면서 윤하 씨를 생각하며 아름다운 곡 "우산"을 만드셨다는 타블로 씨...당신의 엉뚱함의 끝은 어디인가요?;; 거기다가 "기억"은 라면 먹으면서...라고 했더니 윤하 양이 그래서 피부가 그모양이냐며 타블로 씨에게 면박을...ㅎㅎ


 "기억"도 부르셨는데, 타블로 씨는 윤하 씨가 혼자 부르는 게 더 좋다고 늘 말씀하시던데, 특별히(?) 윤하 씨와 함께 부르셨어요. ^^ 윤하 씨는 다음 스케줄이 또 있고, 피아노를 들이고 나갈 시간이 없어서인지 솔로곡은 부르시지 않았구요. 타블로 씨가 윤하 양은 TV에서 대충 표정과 외모로 얼버무리려는 가수가 아니라 정말 음악을 사랑하는 뮤지션이라고 하시면서 앞으로 한국 가요계를 이끌어 갈만한 가수라고 칭찬하셨어요. 그리고 주변에 노래를 잘하는 친구들이 너무 많아서 짜증난대요. ㅎㅎ 그러면서 은근슬쩍 커다란 화환을 보내신 종완님 이야기도 하시구요.


 언젠가부터 음악이 Accessary가 된 것 같다면서 말씀하시는데 팬들이 Accessary  발음이 이상하다고 하니, (영어 발음이 너무 좋으면 이상하다고 일찌기 미쓰라 씨가 말씀하신 적이 있지요.ㅎㅎㅎ) 잠깐 팬들에게 핀잔을 하셨어요. 원랜 타블로 씨 발음이 맞는 거겠지만, 한국에서 흔히 말할 때 쓰는 억양과 발음이 아니라서요. 타블로 씨가 주제를 들어야지 왜 발음에 신경쓰냐고. 네, 새겨들을게요. (굽신굽신)


 에픽하이 음악을 말할 때 절대 빼놓을 수 없는 명작, 불멸의 시리즈, Lesson 1, 2, 3를 모두 이어서 부르셨습니다. Lesson 시리즈는 원래도 평이 좋지만, 전 이런 뼈가 있는 사회 비판 정말 좋아해요. 힙합에는 모름지기 이런 것이 있어야. ㅠ_ㅠ 저는 메시지가 있어서 힙합이라는 장르가 좋거든요.  다른 가사 내용들도 모두 좋아하지만.  가수들이 머리 비었다고 하는 어르신들...그거 다 편견입니다. 그 편견 좀 깨세요, 제발. 


 그리고, 미쓰라 씨의 솔로 무대였어요. Decalcomanie를 부르셨는데, 굉장히 감정이 북받치셔서 거의 절규하듯 부르시더라구요. 좀 우시는 거 같았어요. 눈이 빨개서요. ㅠ 아무래도 솔로곡은 자전적인 곡이라서 더 몰입되나봐요. 저도 5집 처음 들었을 때는 이 곡 별로 안 좋아했었지만, 자주 듣다보니 공감도 되고 좋아했거든요. 자신과 거울 속의 자신에 대한 이야기...누구나 한 번쯤은 생각해보는 문제잖아요. "아픔을 난 몰랐어. 가슴부터 녹았어. 웃는 게, 우는 게 너무나도 힘이 들어." 이 가사...연예인으로서, 가수로서 살아가는 미쓰라 씨. 평소에는 무뚝뚝해서, 잘 표현하지 않는 속마음을 보여주시는 거 같아서 찡했답니다.


 연필깎이 부르시다가 타블로 씨는 가사를 잊으셨습니다.ㅎㅎㅎ 미쓰라 씨가 좀 커버하셨어요. 타블로 씨가 왼쪽 무대에 계시다가 당황하셔서 미쓰라 씨에게 눈짓을 하시더니 서둘러 오른쪽으로 서로 자리를 바꾸셨어요. 무대 오른쪽에 무대쪽으로 가사를 보여주는 LCD모니터가 있었거든요. 당황하셔서 달려오시는게 좀 많이 귀여우셨어요. 아무래도 Kebee 씨와 hook 부분의 Akira 씨 파트까지 두 분이서 하시려니까 힘드셨나봐요. 역시 힙합은 가사 분량이 장난이 아니라;;;-_-;; 중간 전주 부분에 밴드분들과 코러스 분들을 소개해주셨는데...ㅎㅎ 상당히 낯간지러운 소개문구들. 손발이 오그라들어요. ^^;;


 그리고 바로 "Paris". 여기서부터 가슴 아픈 노래가 연속으로 나옵니다. 엉엉.-_ㅠㅠㅠㅠ 이 노래 가사는 참 가슴 아파요. 평생 전 그런 사랑을 못할 거 같아서요. 그런 강한 사랑, 가능할까요. 별 것 아닌 저라는 사람이 모든 것을 이기고 누굴 사랑하는 것이 가능할까하는 그런 생각이 들거든요. Faith, Destiny, Love. 이 세 단어. 쉽지 않은 화두죠.


 5집에서 처음, 제 귀를 끌었던 그 노래. 4년 만에 CD를 사게 한 그 노래. "One"이었습니다. 에픽하이에 미친 계기가 됐죠. 심적으로 힘든 시기였기때문에, 진짜 누군가가 손내밀어 주길 기다렸던 시기였거든요. 구원처럼...이 사람들이 있어줘서 정말 고마웠어요. 비관적인 내 생각을 조금이라도 밝게 바꾸어주어서. 생각을 조금이라도 행동으로 옮길 수 있게 해줘서. "힘들 땐 손을 내밀어라."라고 하니까 정말로 팬들이 손을 내밀어서 팬들 손도 잡아주고 그랬답니다. 저는 무대 앞쪽이라서 그런 기회는 못 얻었지만요. 돌출무대 쪽의 첫줄에 계시는 분들은 굉장히 많이 손 잡으셨을 것 같네요.ㅠ


 그리고 앵콜 외의 마지막 곡은 "혼"과 "Fan" 이었어요. 마지막 노래라고 하는데, 믿을 수가 없었어요. 시간이 2시간 흘렀다는 게 믿기지가 않더라구요. 너무 몰입해있었는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있었던 거에요. "혼"은 그 가사의 진실함 때문에 정말 좋아해요. 의지를 다지게 해주니까. 어떻게 보면 "Fly"랑 연속성이 있는 노래죠. 어떤 좌절도 내 영혼은 빼앗지 못할 거라고, 자신을 지킬 것이라는 내용. "I will never die.", "You will never die." 약간 편곡을 달리했더라구요. 끝부분에 rock 음악같은 사운드를 첨가했는데 실컷 소리를 질렀어요. 


 "Fan"은 참 부를 때마다 비극적;;; 다른 가수들이 팬들에게 선물한 노래들과는 좀 많이 다르잖아요. "고맙다"라고 하며 팬에 대한 사랑을 미화시키는 게 아니라, 가사가 참 현실적이라. 그렇게 아무리 좋아해도 가질 수 없는 헛된 사랑이라고 얘기해주는 거. 바보같은 사랑에 빠졌다고 말해주는 거. 안무랑 템포 때문에 항상 실컷 뛰면서 따라부르게 되는데 가사 생각하면 참 슬퍼요. 역설적으로 그래서 더 고맙다는 뜻이겠지만요. 거기서 에픽하이 보면서 좋아하고 있는 우리들이 모두 같은 사람들이라서. 고작 팬의 한 사람으로서 멋대로 머리속으로 그 사람들을 소유하고 있으니까요. "실제"로는 그들이 어떤 사람인지도 모르면서....그래도 이 마음이 멈추진 않겠죠. 병인가봐요.





 모두가 퇴장하고, 팬들이 앵콜을 외쳐댔습니다. "앵콜"을 외치다가 "나와라"로 바뀌어는데 "앵콜" 보다 "나와라"가 더 쉽더군요. 역시 함께 뭘 외칠 때는 3음절이 최고인 것 같다는 생각을 잠시. ㅎㅎ 2음절("앵콜")은 좀 불완전한 기분이라;; 오래 외치다보면 어느새 사그라들잖아요. 


 세션분들이 무대로 등장하시고, 낙화의 intro곡을 연주해주셨습니다. 꽤 길었어요. 족히 3분 길이는 됐을 거에요. 차분한 분위기 좋았어요. 드디어 타블로 씨 등장하셔서 자신의 솔로곡인 "낙화"를 부르기 시작하는데 전율이...모두 눈을 감고 자신의 꿈을 생각해보라고 하면서 부르시는데...엄청 진지하고, 열정적이셨어요. 마음이 전해져서...저도 제가 하고 싶은 일 생각하면서, 슬프기도하고 아프기도 하고...한편으론 힘을 얻기도 했어요. "꿈"이라는 단어를 이렇게 진지하게 생각하게 해주어서 고마운 사람...ㅠ
 

 앵콜의 마지막곡은 "당신의 조각들"이었어요. 울리려고 작정을 한 거죠. 이 set list는. 투컷 씨 부모님과, 미쓰라 씨 부모님은 오신 것 같았는데, 타블로 씨 부모님은 못봤네요. 그러고보니. 무슨 사정이 있으셨던 것인지... (무대 뒤쪽엔 오셨을까요?) 이 곡 부르는데 마지막곡이라서 그런지 세 분 모두 분위기가 착 가라앉았어요. 부모님 생각도 나고, 여러가지 생각이 나신 모양이에요. 저도 어머니, 아버지 생각을 많이 했네요. 그래도 잘 참으셨는데...마지막쯤 타블로 씨가 울음을 터뜨리셔서 팬들도 많이 울었어요. 진짜 소년처럼 우셔서..찡했어요. ㅠ_ㅠ "당신의 눈, 당신의 손"을 반복하시면서 얼굴을 가리고, 턱을 악물고...눈물을 흘리시는데, 왜그리 마지막인 것처럼 우시나요.....우시다가 "여러분, 사랑해요." 이 말을 하고 도망치듯 들어가셨어요. 


 공연은 분명 끝났는데 우는 모습을 봐서 그런지 발걸음이 안 떨어지더라구요. 그냥 마지막 곡이고, 부모님 생각이 나서 운 거겠죠? 다른 뜻은 없겠죠? -_ㅠㅠㅠ 맘이 허해서 말이죠.ㅠㅠ 한참 배회.ㅠㅠ 공연 끝난 무대 모습도 사진으로 찍고 그랬네요. 공연장 밖에서,  공연 영상 편집하신 분을 잠깐 뵈었는데 12월에 또 공연이 있다고 하셨으니까  별 일은 없겠죠. ㅠ_ㅠ  (저랑 일행보고, 진짜 빨리 와서 기다리는 거 봤다고 근성 인정해주신...ㅎㅎ) 암튼 콘서트 간 거 진짜 후회 안해요. 완전 좋았어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후기가 끝으로 갈수록 빠순이스러워지네요. 전 어쩔 수 없는 빠순이니까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러브스크림 쇼케이스며 부산공연까지 가고 싶어지는 이 철업는 팬심을 어찌하오리까.ㅠ 사랑합니다. 당신들을. 나 사랑한다는 말 진짜 안 하는 사람이에요. 진심이니까, 말해둘게요. 고마워요. 전부 다.






공연 세 줄 요약
1. 사운드는 좋은 편이었고, 토크를 최소화한 철저하게 음악 중심의 콘서트.
2. 전체적인 분위기는 무겁고, 진지했음 (왜 울어서, 팬들까지 울려요.)
3. 끝은 없다, 사랑한다. 오래 당신들 음악 듣고 싶으니, 오래오래 활동해줘요.
 




 사진은 담아가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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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라는 호칭에 대한 근팝김과 블로타의 집착.ㅋㅋㅋ
아, 저 능란한 말솜씨.
어쩜 저래.ㅎㅎㅎ
걷기도 전에 무대에서 춤을 추는 요즘 가수들.




근팝김 이야기들...아놔...ㅋㅋㅋ
재수 시절의 나이트 출입 ㅋㅋㅋ
냉탕과 열탕사이 ㅋㅋㅋㅋ


그리고 난 25번째.



아, 김태훈 씨를 게스트로 택한 건 진짜 베스트 초이스 +ㅁ+
넘 좋아. 
맨날 나왔으면 좋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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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넬동 늘픔님


아무래도 글 쓰신 분이 라디오데이즈만 들어보고,
가혹한 라디오는 안들어보신 것 같다.
종완 씨도 DJ인데..ㅎㅎ
타블로 씨까지 합세했다면 저 인터뷰는 더 산으로 갔겠지?ㅎㅎㅎ
자꾸만 당황한 기자의 얼굴이 상상돼.ㅎㅎ


그나저나 이 글을 읽으니 DVD가 더더욱 기대가 된다.




Posted by poi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