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론가들의 평론이 '언제나' 옳은 것도 아니고 '반드시' 옳은 것도 아니지만 그래도 IZM의 평들은 꽤 신뢰하는 편이다. 사실 이제 음악잡지 Proud도 폐간된 마당에 어디서 전문가의 리뷰를 읽기도 힘들어졌지기도 했고( 내가 정기구독 신청하려고 마음 먹자 사라져 버린 비운의 Proud...) 대부분 동의할 수 있는 리뷰가 많아서이기도 하다. 


 원래 IZM은  아이돌에게는 인색한 평을 내리는 편이고, 에픽하이에게는 그래도 좀 우호적인 편이긴 했다. 다만 힙합플레이야쪽에서는 '명반'으로 취급받는 4집을 평론가 한동윤 씨가


 "그러나 메시지의 기분에 맞춰가는 과도하게 충직한 비트들로 인해 음반의 분위기는 다시 한 번 죽도록 무겁고, 무거워서 죽을 지경이다. 랩에서는 여러모로 색다른 접근을 시도하는데 비트와 연계한 풀이 능력은 단순하고 고루하기 짝이 없다. 그런 우중충한 느낌을 강조하기 위해서 일부러 그랬다면 매우 성공적이지만 그것 때문에 다시 듣고 싶지는 않을 음반이 돼버렸다. 혹시 우울함에 동참하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여기에 붙어도 좋다. "


라고 평가한 데에 대해서는 상당히 의아했었지만(본인은 죽도록 좋았으므로...그래, 난 우울함에 동참하고 싶어하는 사람이었으니;;) 그래도 3, 4집, 혼:map the soul 정도를 제외하고는 대체로 우호적인 앨범평들이었던 것 같다. IZM에는 작년부터 앨범평에 별점 제도가 도입되었는데 다행히 여태까지 별 세 개 이하를 받은 적은 없었다. 몇 몇 아이돌들이  (그들의 팬들에게는 악몽이었을) 별 두 개를 받았던 것을 생각해본다면 상당히 선전하고 있는 편이다. (소녀시대의 소원을 말해봐, 카라의 wanna, 브라운 아이드 걸스의 Abracadabra 등이 별 두 개를 받았었다.) 하긴 심지어 비의 Rainism은 별 한 개 를 받았다. 
 

 작년에는 꿈꾸라에서 타블로와 임진모씨가 함께 '더 뮤지션'이라는 프로그램을 함께 하면서 친해진 탓인지 유난히 이즘에서 에픽하이의 인터뷰도 자주 찾아볼 수 있었다. 앨범평도 빠지지 않고 꼭 올라왔다. (이즘에서 모든 가수의 앨범을 다루지는 않는다는 걸 생각할 때 이 정도 관심을 갖는다는 것만도 대단한 일이다.) 하지만 평론가들이 친분만 가지고 평론을 하진 않을 것이다. 그게 그들의 직업인 이상;; 


 이즘에서 중점적으로 보는 것 중 하나는 '도전'의 요소인 것 같다. 남이 이미 다 해버린 인기있는 것만 그대로 따라 하면 IZM에서는 혹평을 면할 수 없다. '대박'을 위해 '제조'된 후크송들과 오토튠 떡칠을 한 음악들은 그래서 모두 혹평을 받았다. 혹은 가수의 비주얼이나 댄스, 온갖 퍼포먼스로 눈을 현혹하는 보여주기 위한 곡들도 마찬가지이다. 이런 IZM의 특성상 왠만한 위치를 점했음에도 불구하고, 계속 도전하고 있는 에픽하이가 좋은 평가를 받아온 거라고 생각한다.


 앨범의 양과 질을 생각할 때 별 네 개는 나오리라 예상했었는데, 생각보다 평이 더 좋다.  팬으로서 무척 기분 좋은 일이다. IZM에서 별 네 개 반을 받은 다른 음반으로는 조용필 13집(1991년작) 정도를 봤었고, 네 개를 받은 음반은 윤상의 '그땐 몰랐던 일들', 김동률의 2008 콘서트 앨범, 윤하의 2집, 이소라의 '눈썹달', 서울 전자음악단의 'Life Is Strange' 등을 들 수 있겠다.


 그런데 여기 한가지 문제가 있다. IZM의 평이 좋았던 앨범들과 평이 좋지 않았던 3집과 4집을 나누어 생각해본다면... 아무래도 "(TV 가요프로그램을 위시한) 대중적 인기"와 IZM의 평은 반비례 관계에 있다는 것이다. 어차피 인기가요 순위 따위야 상관없지만, 음반 만은 많이 팔려주기를...


 에픽하이는 이제 점점 소녀팬들은 줄어가는 듯한 분위기이다. (하긴 데뷔 6년차라 데뷔초의 소녀팬들은 이미 아가씨/아줌마들이 되었다만....) 그 예로 이번 앨범 첫 활동인 엠넷의 엠 카운트다운 방송에 팬이 단 한 명 응원을 왔었다고. ㄷㄷㄷ 셋 다 품절남이 되어서일까. 나이 때문일까. 어느 쪽이 이유라고 해도 눈물이 ㅠ_ㅠ... 그래도 괜찮겠지. 해외 팬들이 있으니. ㅠㅠㅠㅠㅠㅠ 이제는 약간의 소녀팬과 고정팬인 힙덕후들과 월드와이드 팬으로 팬층이 변화하는 중인 것 같다. 그대신 팬들의 충성도는 더 강해진 것으로 보인다. 맵더소울 사이트로 인한 '가족 의식'은 놀라울 정도이다. 역시 힙합은 '패밀리 정신'인 거다. ㅎㅎ 



                                                                                                                 by. poise

구분선 아랫부분은 IZM의 앨범평을 담아왔어요.




원문링크 : http://www.izm.co.kr/contentRead.asp?idx=20757&bigcateidx=1








몇몇 곡들이 지닌 심상이나 제재 등이 서로 중복되기도 해서 다소 어수선하게 느껴진 4집 < Remapping The Human Soul >보다는 정돈이 잘 된 더블 앨범이다. '감성'과 '활기'로 열다섯 곡씩 분할한 작품은 두 카테고리에 맞는 노래들로 채워져 있다. 깔끔한 갈무리 때문인지는 몰라도 이번 음반은 에픽 하이의 음악적 특징을 더욱 명확하게 나타낸다. 때로는 지나치게 여린 감정을 내비쳐서 우울해 보이기도 하는 정서의 특화, 그와는 상반되게 힙합을 하는 사람들답게 드러내는 남성성과 공격적인 언사, 내용 면에서는 그렇다. 이렇게 큰 줄기를 두고 여러 방향으로 가지를 뻗어나간다.

음악적인 부분도 노랫말, 또는 곡의 분위기가 내는 온도와 습도에 맞춰 간다. < [E]motion >에서는 느긋하고 소담한 반주가 대부분으로 전기의 힘을 빌리지 않은 피아노와 기타 연주가 일부 노래에서 발견된다. 박지윤이 참여한 '선물'은 하우스 음악이 비트의 골격을 전담하고 있음에도 건반이 곡을 리드하는 까닭에 따뜻하게 들린다. '트로트'는 약간의 코믹함이 엿보이지만, 세상 풍파에 시달린 이가 위안을 찾는 음악으로 트로트를 꼽은 것처럼 그 장르만의 구성진 맛이 잘 배어난다. 리듬악기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오로지 어쿠스틱 기타 한 대로 꾸민 'Heaven'은 담백하기 그지없다. 아날로그 냄새 풍기는 음악 만들기에 열중했던 소품집 < Lovescream >을 떠올린다면 그 앨범에 더 어울렸을 노래들이다.

< [E]nergy > 편에서는 트렌디한 힙합 비트와 일렉트로니카 형식을 빌려 온 음악이 넘실댄다. 한국어와 케로 원(Kero One), 다일레이티드 피플스(Dilated Peoples)의 라카(Rakka) 등을 대동해 영어 버전을 실은 'Rocksteady'는 뉴 스쿨 힙합의 체취를 드러내 힙합팬들의 향수를 자극하며 타블로와 투컷이 주조한 전자음이 아드레날린의 분출을 돕는 'Madonna', 'High technology'는 클럽의 일렉트로니카 시간으로 듣는 이를 안내한다. 메인스트림 지향의 장쾌함을 한껏 발산하는 '흉'도 그에 일조한다.

이번 앨범에서는 그동안 에픽 하이와 떼려야 뗄 수 없는 스타일이 되어 온 타이틀곡의 전형성을 탈피했다는 점이 또한 새롭다. 'Fan', 'Love love love', 'One', '1분 1초' 등 하우스나 트랜스의 반주에 종결어미가 비교적 동일하고 여성 보컬이 코러스를 부르는 것, 가사로 전해지는 감정이 엇비슷하다는 이유로 너무 패턴화된 것이 아닌가 하는 지적이 계속 있어왔지만, 6집의 타이틀곡 '따라해 (Wannabe)'는 피처링과 반주 형식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에서는 예전 노래들과는 사뭇 다르게 들린다. 개인적인 감정과 경험의 표현이라는 점에서는 결과적으로는 똑같다고 해도 현상을 재밌게 읽어 준다는 것에서 에픽 하이의 감각이 크게 돋보인다. 명품과 물질에 길들여진 사람의 허황된 모습을 꼬집는 'Shopaholic'도 유사한 재기를 발견 가능하다.

참 부지런하다. 한국과 미국, 일본을 오가며 공연을 펼치고 여러 피처링 작업과 방송을 소화하며 에픽 하이는 2009년을 정말 분주하게 보냈다. 정력적인 움직임은 이에 그치지 않았다. 자신들의 레이블 맵 더 소울(Map The Soul)을 차리고 낸 북 앨범과 리믹스 앨범, 그리고 여섯 번째 정규 작품까지 올 한 해에 발표한 음반이 세 장이나 된다. 5집 발매 후 가졌던 인터뷰에서 타블로는 “스케줄 소화하느라 정작 음악 만들 시간이 없다”며 어려움을 호소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짧은 간격을 두고 계속해서 신곡을 공개하고 더블 앨범도 제작했으니 정말 열심을 기울였음을 생각할 수 있다.

몇몇 곡에서 나타나는 부자연스럽고 치밀하지 못한 라임 연출은 여전히 아쉬운 부분이다. 뜻은 다른 한글과 영어 발음의 유사성을 이용해 듣는 재미를 제공하려는 의도이겠으나 억지스럽게 느껴진다. 또한, 자신들의 스타일을 극명하게 두 갈래로 나눈 탓에 정형화된 스타일을 못 벗어나는 것처럼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음울함을 강하게 어필하는 노래, 앰비언트, 트립 합풍의 인스트루멘틀, 클럽 지향의 일렉트로닉 댄스 음악, 1990년대로 기억을 회귀하게 하는 힙합이 아주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정도의 다양한 콘텐츠를 갖춘 힙합을 쉽게 접할 수 있는 시기가 아니니 이것만도 대단하다.

내용을 담는 그릇 역할을 하는 반주의 맵시도 훌륭하지만, 타블로와 미쓰라가 써 내려가는 감성 짙은 다채로운 언어가 음반의 맛을 한층 진하게 해준다. 차분한 분위기를 내는 노래에서도 펄떡이는 게 감지된다. '사랑해'와 '베이비'가 난무하고 '섹시'만이 숨을 쉬는 이 아름답도록 획일화된 사회에서 받는 답답함을 풀어 버리는 앨범이다.

-수록곡-
CD 1: [E]motion
1. Oceans. Sand. Trees. (작곡: 타블로)
2. Slow motion (작사: 타블로, 미쓰라 / 작곡: 타블로)
3. 선물 (feat. 박지윤) (타블로, 미쓰라 / 투컷)
4. No more christmas (타블로, 미쓰라 / 타블로)
5. Maze (feat. Dumbfoundead, MYK) (타블로, Dumbfoundead, MYK / 투컷)
6. 통기타 (Skit)
7. 트로트 (타블로, 미쓰라, 투컷 / 투컷)
8. Emologue (타블로, MYK / 타블로)
9. Excuses (feat. MYK) (타블로, MYK / 타블로)
10. Moonwalker (타블로, 미쓰라 / 투컷)
11. Breathe (Mithra's word) (feat. 한희정) (미쓰라 / 타블로)
12. Happy birthday to me (feat. 하동균) (타블로, 미쓰라 / 타블로)
13. Heaven (feat. MYK) (타블로, 미쓰라, MYK / 미쓰라, MYK)
14. Owls. Shadows. Tears. (투컷)
15. Slow [e] Motion (Bonus) (타블로, 미쓰라 / 타블로)

CD 2: [E]nergy
1. Orchestras. Spotlights. Turntables. (feat. MYK) (MYK / 타블로)
2. Still here (feat. Dok2) (타블로, 미쓰라 / Gonzo)
3. Sensitive thug (Skit)
4. 따라해 (Wannabe) (feat. Mellow) (타블로, 미쓰라 / 타블로)
5. Rocksteady (feat. Kero One, Dumbfoundead, MYK, Rakka of Dilated Peoples) (타블로, Kero One, Dumbfoundead, MYK, Rakka / 투컷)
6. Madonna (feat. Mellow) (타블로, 미쓰라 / 타블로)
7. 말로맨 (타블로, 미쓰라 / 타블로)
8. Shopaholic (타블로, 미쓰라 / 타블로)
9. Supreme 100 (타블로 / 타블로)
10. High technology (타블로, 미쓰라 / 투컷)
11. Rocksteady (Korean Version) (feat. Paloalto, Dok2, Beatbox DG, Beenzino) (타블로, 미쓰라, Paloalto, Dok2, Beatbox DG, Beenzino / 투컷)
12. High skool dropout (반항하지 마) (타블로, Yankie, Planet Shiver / 타블로)
13. 흉 (feat. YDG, Dok2) (타블로, 미쓰라, YDG, Dok2 / MYK)
14. Lesson 4 (Tablo's word) (타블로 / 타블로)
15. Organs. Screams. Televisions. (투컷)
2009/09 한동윤(bionicsou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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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참 공평한 감정이다. 몸이 건강하든 그렇지 않든, 가진 돈이 많든 적든, 가방끈이 길든 짧든, 자기가 어떤 처지에 있든 마음만 먹으면 자유롭게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정서가 지금의 자리에서 더 나아가 어떠한 결실을 맺고 결과를 내려고 할 때에는 몇몇, 때로는 수많은 제약과 조건이 따라와서 그것의 가장 큰 장점이라 할 자유로움을 침해하기도 하지만, 사랑이라는 느낌의 ‘형성’만큼은 사회적, 물리적 요인이나 누가 간섭한다고 해서 어떻게 좌우될 수 없는 개개인 고유의 권한이기에 공평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아름답도록 일반적인 정서는 그 사사로운 특성으로 여러 모양을 띤다. 어떤 이를 흠모하는 마음을 홀로 간직한 채 안절부절못하는 풋풋함도 있으며 이제 막 연애를 시작하는 이들의 열정 어린 모습도 존재한다. 그런가 하면 만날 티격태격하면서도 미운 정도 정이라며 무의식적으로 서로를 챙겨주는 애증, 만난 지 너무 오래되어서 친구인지 연인인지 구분이 되지 않지만 미미한 정이 버티는 것 같은 사이 등 셀 수 없이 많은 정황이 곳곳에서 벌어진다. 사랑 얘기만을 집성한 에픽 하이(Epik High)의 소품집에는 적은 숫자의 수록곡이지만 앞서 열거한 내용처럼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는 이야기들이 마련되어 있다.

앨범이 내세우는 주제와 소재는 무척 대중적이어서 다수와 공감대를 형성하기 용이하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 사랑과 그것을 다루는 노래는 너무나도 평범해서 여간해서는 재미를 선사하지 못한다는 단점도 갖는다. 어떤 남녀가 연정을 품고, 이를 심화하고, 결국 이별을 하고, 잔여 추억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고통에 시달리는 과정을 그리는 노랫말은 익숙할 대로 익숙해져서 따분함을 가증시키기에 충분할 뿐이다. 이 약점을 이들은 마감 잘 된 반주로 보완한다.

이번에는 평소와 달리 프로그래밍 된 디지털 신호를 최소화하고 아날로그 냄새 풍기는 음악을 만드는 데 노력을 기울였다고 에픽 하이는 말한다. 내면의 이야기, 기복이 있어 일률적이지 않은 이야기를 다루는 만큼 곧게 나아가고 딱딱 떨어지는 차가운 음들을 멀리한 것은 적절한 선택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전작들의 타이틀곡과 비교했을 때 기본 골격은 좀처럼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현악기로 연주된 소리를 조금 더 크게 키운 것을 제외하면 나머지 악기는 변화를 느낄 수 없을 정도다. 특히, 드럼 파트는 ‘습관’을 빼놓고는 조금 기력을 뺀 상태의 드럼 앤 베이스에 유착하며 하우스, 트랜스와 같은 규격으로 달린다. 그래서 이들이 매체를 통해 강조한 아날로그 감성의 회복은 효과를 나타내기가 어렵다.

사실 이 앨범의 사운드는 이터널 모닝(Eternal Morning)과도 상당 부분 닮아 있다. 아마도 ‘Harajuku days’ 같은 인스트루멘틀이 형성하는 존재감과 함께 미디 작업과 실제 악기의 연주가 반반 수준의 비율을 맞춰 이뤄지고 있어서 그렇게 느껴지지 않을까 싶다. ‘1분 1초’는 반복되는 건반 소리 위에 코러스가 시작되며 얹히는 스트링이 그 프로젝트 앨범의 차가움과 건조함을 상기시키며, 드럼이 아직 빠르게 전개되지 않는 버스(verse)의 초반부에는 그러한 느낌을 더욱 고조시키기까지 한다. 한편으로는 이전 타이틀곡과도 붕어빵이라고 할 만하다. ‘Fan’과 ‘One’에서처럼 ‘~했죠’라는 용언을 사용하지 않고 비교적 체언 위주로 마디를 끝맺고 있다는 점이 구별될 뿐, 전자 음악과 섞는 그들의 제조 공식은 여전하다.

가사나 분위기상으로 전작들에 담았던 사랑 노래들과 감정 선이 크게 다르지 않아서 굳이 EP로까지 제작할 필요가 있었을까 하는 물음도 남는다. 일곱 곡 모두가 어스레하게 보이는 게 옛날에 사랑을 원료로 해서 불렀던 곡들과 유사한 것으로 인지된다. 어떤 재료의 포장지를 사용할 것인가, 어떤 모양으로 장식할 것인가도 중요하지만 내용물도 관건이다. 우리 주변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는 것이라면 희소성은 떨어진다. 사랑이 아무리 공평한 심정일지라도 그걸 표현하는 ‘사랑 이야기’는 다양성과 신선함을 배태해야 호감을 얻는다. EP라는 이유로 미처 담지 못했거나, 혹은 그들이 놓친 부분이 이것이다.

-수록곡-
1. Butterfly effect (작사 : 타블로 / 작곡 : 타블로)
2. Fallin' (타블로, 미쓰라 / 투컷)
3. Harajuku days (작곡 : 타블로)
4. 습관 (타블로, 미쓰라 / 미쓰라)
5. 쉿 (타블로)
6. 1분 1초 (타블로, 미쓰라 / 타블로)
7. 1825 (Paper cranes) (미쓰라 / 투컷)
2008/10 한동윤(bionicsou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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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2007년 'Fan'즈음부터였던 것 같다. 에픽 하이의 음악은 우울해졌고 선율의 비중이 눈에 띠게 늘었다. 타블로는 작년 페니와 함께 아예 랩이 없는 연주 프로젝트 이터널 모닝을 결성했고, 올해는 윤하와 파트너를 이루어 ‘우산’, ‘기억’ 같은 멜로디 위주의 쓸쓸한 히트곡을 내기 시작했다.

‘1분 1초’는 더하다. 타블로는 ‘랩’이 아닌 ‘노래’를 하고 있고, (하더라도 나레이션에 가깝다), 곡의 중심을 장악하는 것도 대표적 선율 악기인 피아노, 스트링, 그리고 타루의 노래다. 무드 역시 몽롱하고 슬프다. 소품집이란 명분으로 묶어 따로 발표했을 정도니 이 방향에 대한 애정이 매우 각별한 듯 싶다.

‘팝’으로 놓고 보면 제대로 만들었다. 피아노 선율은 단순하면서도 포인트가 살아 있고, 타루의 상실감 짙은 감정 표현은 슬픈 멜로디를 타고 아련하게 스민다. 타블로의 약간은 어색한 보컬, 'One'이나 'Fan'과 비교해 대중적 흡인력이 살짝 덜한 것만 빼면 에픽 하이의 평균작 이상으로 쳐줄 수 있는, 가을에 듣기 좋은 팝 한 곡이다.
2008/10 이대화(dae-hwa82@hanmail.net)



출처 : 이즘(http://www.iz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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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이다보니  
객관성을 잃고 감상할 때도 많아요.
그래서, 균형을 맞추기 위해
이런 비평도 읽어봅니다.


그래도...전 러브스크림이 좋습니다만.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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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가  IZM이라는 사이트(http://www.izm.co.kr/)를 몇 번 언급한 적이 있죠? 읽을 거리도 많고, 앨범평들도 공감할만해서 자주 가보는 사이트입니다. 대중음악평론가 임진모씨의 이니셜을 따서 IZM이라는 이름을 붙였다고 해요. 또, -ism(사상)이라는 영어 접미사를 결합시켜서 음악에 대한 생각을 담는 싸이트라는 의미도 동시에 담고 있다고 해요. 웹진, 국내가요, 팝, OST 등 음반리뷰 등을 수록하고 있는데 즐겨찾기에 추가하셔도 좋을만한 사이트에요.


 IZM의 필진으로는 이런 분들이 있습니다. 쟁쟁한 분들이 많으시네요. 전문 음악평론가 외에도,  기자분들이나 라디오의 작가님이나 PD분들도 많으시구요. 제가 좋아하는 라디오 프로그램인 "배철수의 음악캠프"의 작가님이나, "하동균의 라디오데이즈"의 신혜림 작가님도 필진에 포함되어 있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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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외 음반이나 곡에 대한 평가를 보고, 찾아 들어보면서 음악을 이해하는 폭이 좀 넓어지고 있는 것 같아요. 평론가의 평을 신뢰하지 않는 분들도 많지만, 전문가의 리뷰가 도움이 되는 경우도 많잖아요. 자신이 모든 음악을 들어보고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다면 더 좋겠지만 도움을 받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요.


 개편 전에는 앨범이나 곡에 대해서는 리뷰가 글로만 실렸었는데, 2008년 7월에 사이트를 개편하고부터 명반 코너를 제외한 나머지 앨범 리뷰엔 별점을 주는 제도를 도입했더군요. 그동안 별점 제도의 양면성 때문에 이 제도를 도입하는 것을 두고 고민이 많았다고 하던데, 한눈에 보기는 더 편해졌어요.



+


아, 그리고 윤하의 2집 앨범에 대한 리뷰가 올라왔는데, 제 생각과 거의 비슷했어요.
별점 제도 도입하고 두달 남짓한 기간동안 별 다섯 개를 받은 앨범은 하나도 없었고,
별 네 개를 받은 앨범도 아래의 6개가 전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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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점에서 이번 윤하 앨범에 주어진 "★★★★"가 정말 의미있네요.
대중음악 가운데서 오랜만에 만족할만한 수준의 앨범이 나온 것 같습니다.
윤하양, 고마워요. 앞으로도 분발해줘요. ^^





(아래 내용은 IZM에서 스크랩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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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http://www.izm.co.kr/contentRead.asp?idx=19600&bigcateidx=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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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걱정이 앞섰다. 토이의 ‘오늘 서울은 하루 종일 맑음’, 에픽 하이의 ‘우산’이 히트하면서 윤하는 단기간에 너무 빨리 소비되어 버렸다. 신인은 신선함이 생명임을 감안할 때, 이미 남의 곡을 통해 다 소진된 윤하의 캐릭터를 대중들이 굳이 간발의 차를 두고 발표된 정규 앨범에서까지 찾을까 우려되었다.

신보는 그 우려를 불식시킨다. 그것도 아주 말끔히 씻어버린다. 고조된 불안이 해소되었다는 건 그만큼 음악이 좋다는 뜻이다. 연거푸 3번을 들은 뒤 이 앨범이 지금껏 윤하가 발표한 최고의 작품임을 확신했다.

일단 보컬이 발군이다. 에너지에 넘치면서도 안정되었으며, 어린 나이에도 불구 묘한 기품이 서려 있다. 당차고 귀여운 용모에 어울리는 패기 있으면서도 유쾌한 감정 선은 듣고 있으면 일단 기분이 좋아지게 하는 마력이 있다.

‘Strawberry days’, ‘빗소리’ 같은 센티한 곡에서는 능숙하게 보이스 컬러를 바꿔 훌륭한 발라드 가수가 된다. 이때도 과도하게 울거나 하는 것 없이 깨끗하면서도 힘 있는 호소력을 전달한다. 워낙 보컬이 좋으니 평균적인 선율이라도 그 매력에 한층 탄력을 더한다.

앨범은 크게 2부로 나뉘어 있다. 첫 곡인 ‘Gossip boy’에서 타이틀곡 ‘텔레파시’까지는 본래 자신의 주특기였던 ‘록’이 주도하고, ‘Rain & the bar’에서 빗소리와 재즈 연주가 흐르면 그 뒤로는 애틋한 감성 발라드가 주도한다. ‘비밀번호 486’에서 충분히 인정받은 유쾌한 록 질주와 토이의 ‘오늘 서울은 하루 종일 맑음’ 이후 본격 부각된 감성 발라드를 크게는 2부, 작게는 적절한 주고받기 배합으로 배치했다. 윤하의 다양한 가능성들을 속속들이 맛보면서 감상이 너무 지루해지지도 않도록 훌륭히 짜여 있다. 거창한 ‘컨셉’ 앨범까지는 아니지만, 이게 ‘앨범’ 듣는 맛이다.

윤하는 스스로 “요즘 사람들이 끈기가 없다. MP3 발달로 스킵해서 음악을 듣는데 전곡을 차례대로 들을 수 있도록 스토리를 담아봤다.”고 말한다. ‘싱글’ 시대에 사라져 가는 ‘앨범’ 미학을 되살려 보겠다는 의지다. 디지털 싱글 하나로 쉽게 스타덤을 얻어 예능에서 그 인기를 확대재생산하는 지금 음악 산업 구조 속에서 보자면 일종의 ‘도발’이다. 그것도 참 예쁘고 기특한 도발.

대담함은 앨범 속에 반영시킨 록의 강도에서도 드러난다. 윤하는 시작부터 내리 4곡을 강성의 록으로 밀어 버린다. 특히 ‘Hero’ 같은 곡은 ‘비밀번호 486’ 때와는 차원이 다른 볼륨 업 노래다. 이렇게 격정적인 질주를 어린 주류 스타가 보여준 예는 없었다. 늘 사납고 까칠한 음악을 싫어했던 우리 음악계에 정말 겁 없이 들이댔다. 거의 오열하듯 쳐대는 피아노 연주도 그 동안의 주류 판에서는 듣기 힘든 것이었다.

‘빗소리’에서는 재지하고 컨트리의 풍미를 잘 살린 발라드를 들을 수 있다. 우리가 익히 들어 질려버린 주류 가요의 발라드 흐름을 윤하는 의도적으로 한 발짝 벗어난다. 빗겨가고 배제하지만 그러나 대중성을 잃지 않았다. 흡사 노라 존스(Norah Jones)를 듣는 듯 달콤하다. 이게 멋지다.

유일하게 아쉬운 것은 타이틀곡 선정의 가벼움이다. 같은 스타일이라도 ‘Gossip boy’ 같은 좋은 곡이 있는데도 굳이 통속성을 노골적으로 강조한 ‘텔레파시’를 내세울 이유가 없다. 곡의 퀄리티가 상대적으로 덜함을 본인도 알 텐데, 너무 대중을 대하는 마음이 조급했던 건 아닌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잘 만든 앨범임에도 그것을 대표하는 곡이 스스로 가진 완성도와 깊이를 전혀 보증하지 못하고 있다. 아쉬운 선택이다.

‘텔레파시’를 제외하면 앨범 수록곡들 모두가 기대 이상이다. 특히 틴 로맨스와 유쾌한 로큰롤이 만난 ‘Gossip boy’, 조규찬이 작곡한 ‘Strawberry days’, 타블로가 작곡과 피처링에 참여한 ‘기억’은 모두 싱글로 발표되어도 관계없을 베스트 트랙들이다. 직접 작곡하고 부른 ‘미워하다’도 크게 부각되어 들리지 않을 뿐 문제없이 귀에 잘 감긴다.

주류 음악계에서 간만에 만난 ‘빛나는’ 앨범이다. 이 성과는 작금의 ‘과거 지향’ 가요계에 ‘현재성’의 신선함을 던진다. ‘음악성’의 배고픔을 1990년대 스타들에 빚지고 사는 중인 우리 세대에게 21살 팔팔한 신인이 그 대체 상품을 내놓았다. ‘리메이크’와 ‘귀환’ 화제들에 가려진 1980년대 생 뮤지션들의 지금 감성의 힘을 당당히 각인시키는 앨범이다.

스타 만들기에 급급해 쉽게 써버리곤 하는 ‘차세대’, ‘유망주’ 같은 말을 이 앨범에서야 오랜 만에 부끄럽지 않게 쓴다. 앞으로의 행보가 더 기대되는 윤하. 역시 좋은 음악은 ‘현재’ 속에서 나왔을 때 가장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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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저나 "추천" 이라고 표시된 곡들이 딱 내가 이 앨범에서 좋다고 생각했던 트랙들이라 깜짝 놀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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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oi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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