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픽 하이(Epik High) 인터뷰   


'에픽 하이'는 줄타기에 능란한 뮤지션이다. 음악을 만드는 부분에서 대중 친화적인 접근을 내세우기도 하지만, 앨범 전체적인 구성에서는 그에 비례하는 힙합 정통의 요소를 구축해 항상 양쪽의 기호와 요구를 충족시켜온 점을 돌이켜보면 수긍이 갈만하다. 우리 시대 가장 인지도 있는 힙합 뮤지션 중 하나가 되었지만, 이와 같은 사실은 에픽 하이를 아이들의 입맛만 맞추며 쉬운 음악을 하는 존재로만 치부할 수 없는 근거가 되기도 한다.

대중성과 본색(本色)의 혼합도 어느덧 다섯 번째에 접어들었다. 한쪽이 너무 과했던 탓이었는지 굉장히 무겁고 어둡게만 느껴졌던 지난 앨범에 비해 이번 음반 < Pieces, Part One >은 상대적으로 편하게 들린다는 평가를 받는다. 편곡 방식에 변화를 둔 요인도 있겠으나 전반적인 분위기 자체가 한결 밝아진 걸 보면 심적 부담감을 많이 덜어낸 듯 보였다. 그들도 이 부분에 대해 “늘 긴장감을 갖고 만들지만 이번 앨범은 혁대 풀고, 힘 빼고 만들었다”라고 말했다.

그래도 여전한 건 가사의 진지함이다. 이것 역시 에픽 하이에게 아티스트로서의 면모를 유지하게 해주는 것. 노랫말에는 조금 더 하중이 실렸지만, 스타일 면에서 3집의 'Fly', 4집의 'Fan'과 비슷한 맥락에 있는 타이틀곡 'One'에 대한 언급으로 대화를 풀어나갔다.


앨범 낼 때마다 타이틀곡이 유사한 스타일 아닌가. 대중적인 고려?
타블로 : 꼭 그런 걸 생각하진 않았는데요, 주제가 너무 무거워서, 처음에 주제부터 정해놓고 곡을 만들기 시작했는데, '구원'이라는 주제로 곡을 만드는데 이게 너무 무거워서 대중들이 좀 쉽게 접할 수 있는 곡으로 만들려고 했어요. 'Fan' 같은 경우는 곡으로 분위기를 내려고 했던 건데, 메시지가 단순한 거라서 음악으로 무게를 주려고 했고요. 이번 앨범 특별히 타이틀곡이나 '우산' 같은 노래는 힘을 많이 뺀 것 같아요. 큰 변화나 그런 걸 보여주려고 했던 것보다 일단 대중들도 편하게 들을 수 있는, 편하게 들으면서 이런저런 생각도 해볼 수 있는 그런 곡을 만들려고 했어요.

타블로와 투컷 모두 트랜스적인 요소가 좀 강화됐다는 느낌을 받았다.
타블로 : 이 앨범 의도는 그랬고요. 우리 음악 자체가 그렇게 가고 있다기보다는, 이 앨범을 좀 그렇게 만들고 싶었어요.

트랜스 계열은 댄서블한 요소 때문에 천속한 느낌을 줄 수도 있다.
투컷 : 요즘 세계 음악의 동향을 보면 일렉트로닉적인 것이 상당히 많았잖아요. 트렌드도 반영하고 싶었고, 앨범 시작하기 전에 이런 요소들이 들어가 있는 최신 사운드를 만들어보자 하고 합의를 하고 만들었어요.

'The future'도 신시사이저 프로그래밍이 전반에 걸쳐 깔려 있지 않나.
투컷 : 요즘 트렌디한 힙합 스타일인데요, 그걸 만들어보려고 시도하다 보니까 잘 나온 것 같아요.

앰비언트, 라운지, 코어적인 것들 등 일렉트로닉에도 종류가 많은데, 굳이 트랜스를 상대적으로 부각한 이유는.
투컷 : 그쪽 음악에 꽂혀 있었어요. 찾아서 듣고 연구하다 보니까 그분들이 많이 사용하는 악기들을 사게 됐어요.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스타일이 나왔죠.

그럼 최신 빈티지?
투컷 : 최신 사운드로 만들었는데, 사용된 건 아날로그 악기들이에요. 가격이 꽤 나가요.

타블로도 그런 거 좋아하는지.
타블로 : 얘만 악기 좋아해요. (웃음) 저는 '진지한 롤러장 음악'을 만들고 싶었어요.

그런 걸 물어본 거다. 그런 느낌을 노렸으면 그게 맞지.
타블로 : 음악적으로 그걸 꼭 하고 싶었다기보다는 제가 80년대 태어났기 때문에 롤러장 음악을 되게 좋아해요. 그 당시에 흘러나왔던 음악들이 어떻게 보면 다 비슷비슷한데.

롤러장 경험은 있나.
타블로 : 저희가 딱 끝물이에요. 죽어갈 때요. 근데 음악은 완전히 어린 시절을 지배했으니까. 지금도 라디오에서 들으면 너무 좋거든요. (웃음) 저는 그래서 예전부터 롤러장 음악을 만들고 싶었는데, 그걸 좀 진지하게 표현해서 메시지는 좀 진지하게 가면 어떨까 생각도 했었고. 한 번 단순하게 그랬던 것 같아요.

베스트는 '연필깎이' 같다. 에픽 하이는 그런 걸 만들어야 한다고 본다. 대중성에 대한 요구를 무시할 순 없겠지만 5집 정도 왔으면 코어한 음악도 내보여야 하지 않을까. 과감하게.
타블로 : 그런데 여기가 끝이에요. 여기까지는 타이틀곡이나 후속곡에서 사람들이 생각하는 에픽 하이적인 면을 보여주고 싶었거든요.

5집까지는 팬을 위해 약간 봉사하고 싶고. 이후엔 실험도 좀 하겠다?
타블로 : 앨범을 들어보면 좀 그런 곡들이 있어요. 앞으로는 그게 주류가 될 것 같아요. 첫 곡 'Be' 같은 곡이요.

'Be'는 '이터널 모닝' 접근이던데. (이터널 모닝은 타블로와 페니의 인스트루멘탈 힙합 프로젝트팀으로 지난해 음반을 냈다)
타블로 : 예, 제가 약간 그런 거에 꽂혀 있어서요. '낙화', 'Be', 'Breakdown' 같은 곡처럼 세든 세지 않든 과감한 시도를 하고 싶어요.

'낙화'는 어떤 면에서 과감하다는 건가.
타블로 : 욕심이 없어서 과감했던 것 같아요. 화려함보다는 메시지 전달이 잘 될 수 있게 만들었거든요. 그 노래는 그렇게 만들어져야 되고 그렇게 들려져야 된다는 생각으로 만들었어요. 이번 앨범 들어보면 에픽 하이라는 팀의 색깔이 더 다양하게 표현된 것 같아요.

두 분이 보기엔 어떤가. 이터널 모닝 앨범도 정말 과감한 시도이지 않았나.
투컷 : 한국에서 경음악 앨범을 낸다는 것 자체가 참 의외였잖아요.
미쓰라 : 저는 정말 좋았어요. 누자베스(Nujabes) 같은 이런 음악을 굉장히 좋아하거든요. 그런 걸 우리나라에서 시도한 사람도 별로 없었고 완성도도 높았으니까요.
투컷 : 마스터 나오기 전까지는 일부러 안 들었어요.
미쓰라 : 기대가 상당히 컸어요. 좋은 작품이 나왔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었는데, 앨범을 들어보니 충격적이었어요.

미쓰라진은 무대에서 정말 멋져 보인다.
미쓰라 : 아, 제가 자다가 일어나서. (웃음)
투컷 : 아까 일어났을 때 정말 지능이 없어 보이더라고. (웃음)

미쓰라진은 이번 앨범을 만들면서 4집까지의 에픽 하이와 지금이 어떻게 다른 것 같은가.
정리가 된 것 같아요. 멤버들끼리 특히, 타블로와 투컷이 작업하는 데 나뉜 부분이 많았는데, 저희 안에서 화합하는 게 정리가 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4집은 곡마다 특징이 워낙 다양했거든요. 이번엔 타블로와 투컷 사이에서 교집합이 많이 생긴 것 같아요.

전에는 분리된 것 같은데, 이번엔 교집합이 생긴 것 같다? 타블로는 동의하나.
결과적으로 누가 그렇게 본다면 되게 고맙긴 해요. 멋있게 포장되어서 그런 거 같고요. (웃음) 솔직히 말해서 그렇게 깊은 생각을 갖고 만든 건 아니에요. 사실 어떻게 해보자 하고 정해둔 건 없어요.

1집에서 5집까지 변하지 않는 건, 어쨌든 에픽 하이 음악은 우울함이 강하다는 건데.
타블로 : 갈수록 심해지고 있어서 걱정돼요.
투컷 : 평소에는 애에요. 놀고 대화하는 거 보면.

음악 앞에만 가면 우울해지는 건가.
미쓰라 : 우울해진다기보다는 진지해져서 그렇게 되는 것 같아요.
타블로 : 거기다가 친구들이 좀 우울해요. 넬의 김종완이나, 하동균 같은 친구들. 개인적으로 둘이랑 베스트인데요. 이상하게 셋이 만나면 뭔 얘기를 해도 되게 우울한 쪽으로 가요. 우울하다가도 친구들 만나면 기분 좋아야 되는데. (잠시 후) 제 생각에는 우울한 이유가 음악을 하면서도 계속해서 상실감이 생기는 것 같아요. 힘이 빠진다고 해야 할까요?

음악계가 아름답지 못해서?
타블로 : 그런 것도 있고요. 이런 얘기는 처음 하는 건데요, 제가 하고 싶은 것과 제가 해야 되는 것, 혹은 사람들이 저에게 원하는 것들의 괴리감이 계속 넓어지고 있어요. 대중이든 마니아든 둘 중 하나는 제가 확고하게 원하는 게 있어야 하는데, 둘 다 원하는 것이 제가 개인적으로 원하는 것이랑 달라요. 항상 그래왔던 것 같기도 해요. 하지만 그게 음악적으로 더 좋은 결과를 만들 때도 있어요. 갑자기 이게 하기 싫다 이러면서도 다시 팀으로 오면 그게 특이하게 만들어질 때도 있는 것 같기도 해요. 음악 시장이나 음악 산업은 절 우울하게 만든 적은 없어요. 우리 앨범들이 그나마 잘 되는 거고. 그거에 대해서는 감사하니까 그런 생각은 없는데, 그냥 사람들이 우리 음악뿐만 아니라 음악을 안 아낀다는 생각이 너무 확실하게 드니까 거기에서 허탈함이 밀려와요. 우리 음악에 있는 우울함은 개인적인 우울함도 좀 있겠지만 음악을 하고 있는 것 자체에 대한 우울함이 좀 있는 것 같아요.

확실히 새천년 들어와서 음악은 예술임을 서서히 포기하는 것 같다. 솔직히 그건 맞는 얘기다. 이제 거의 소비품, 장난감 이렇게 되고 있으니까. 그렇기 때문에 음악을 더 잘 만들어줘야 한다. 지선하고 윤하를 불러들인 게 그 우울함을 막아볼까 한 전략인 것 같은데...
투컷 : 그렇다기보다는 그 분위기와 딱 맞아서 한 거예요. (웃음)

'One'에서는 지선의 보컬이 조금은 튀는 것 같다.
타블로 : 이게 참 희한한 곡인 거 같아요. 약하게 불러봤더니 너무 처지고, 훨씬 세게도 불러봤거든요. 그건 거짓말 하나 안 보태고 너무 심하게 가서요.
투컷 : 록이 됐어요.
타블로 : 이게 슬픈 노래인지 밝은 노래인지 모르는 곡이 나오는 거예요. '놀러와' 같은 곡을 들어봐도 약간 슬픈 것 같은데 내용은 밝고. (웃음)

'우산'은 토이 앨범에서 윤하가 불렀던 곡과 조금 비슷한 것도 같은데.
타블로 : 제가 작년에 제일 좋아했던 노래가 '오늘 서울은 하루 종일 맑음'이에요. 그걸 듣고 나서 윤하를 찾아가 참여해 달라고 부탁을 했어요. 아예 윤하를 염두에 두고 만든 거죠. 그냥 저는 작곡가로 만든 거예요.

윤하는 요즘 많은 노래에 참여하고 있다, 이러다 피처링 전문 가수가 되는 거 아닌지.
타블로 : 근데 또 본인이 그렇게 안하려고 해요. 저는 솔직히 말해서 윤하에 대한 기대가 너무 커요. 팬 입장으로서요. 제가 그 나이에 그렇게 노래를 잘 부르면 정말 좋았을 것 같아요.

앨범에 록의 터치도 있다.
투컷 : 록에 대한 조예는 타블로 쪽이 좀 깊고요.
타블로 : 저는 솔직히 록을 너무 하고 싶어요. 기타 못 치고 노래를 못 불러서 그렇지. 둘 중에 하나라도 잘 했으면 했을 텐데. 저는 정신만 있고 능력이 없어요.
투컷 : 록 작곡가 어때?
타블로 : 그럼 힙합 쪽에서도 욕먹고, 록 쪽에서도 욕먹고. (웃음) 투컷은 듀스의 영향이 좀 많고요. 저는 서태지와 아이들의 영향이 더 컸던 것 같아요.
투컷 : 생각해보면 진짜 그랬던 것 같아요. 저는 듀스를 광적으로 좋아했고.

미쓰라진은 어떤가.
미쓰라 : 저는 중간인 것 같아요.
타블로 : 얘는 '쿨'을 좋아했죠.
투컷 : 영턱스 클럽. (웃음)

라이브 무대를 몇 차례 가까이서 볼 기회가 있었는데, 무척 재미있던데.
타블로 : 멋있게 하고 싶은데, 그러기 위해서는 시스템을 빨리 벗어나야 해요. 싫어서가 아니라 활동하다 보면 너무 피곤하니까요. 솔직히 말해서 공연을 미친 듯이 준비해서 한 번이라고 해도 되게 잘하고 싶거든요. 그런데 너무 지쳐있는 상태에서 콘서트를 하니까 보여줄 수 있는 게 더 많은데도 그걸 못하는 것 같아요.

아까 트랜스 얘기를 한 건, 공연으로 더 부각되는 음악을 하고 싶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공연적 분위기를 업(Up) 시키려는 시도인 듯한데.
타블로 : 네, 맞아요. 진지한 롤러장 음악을 만들고 싶었어요. 지금 롤러장은 없더라도 롤러장 못지않게 놀 수 있는 곳은 많잖아요? 이왕 놀 거, 생각 없이 놀다가도 나가면서 구원이란 단어 하나라도 머리에 담고 가면. 나한테 구원이 뭘까? 구원? 이렇게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만족하고 싶었어요. 사실 방송 무대는 재미가 없어요. 아시겠지만 소리도 너무 작고 아무리 키워달라고 해도 안 키워주고. 방송으로 나가는 것만 생각하니까 연기하는 것 같고. 뮤즈 DVD를 샀는데, 한 곡 무대 연출이 우리가 한 한 달 연습해서 우리나라 최고의 뮤직비디오 감독을 동원해서 찍어도 십분의 일도 안 나오겠다 싶더라고요. 정말 멋져요.

앨범에 보면 레퍼런스들이 있다. 미리 염두에 두고 만든 건지.
타블로 : 이게 다 파일 이름들이었어요. 처음 작업할 때 사용한 가제들이죠. 그 가제 아래에 가사를 썼는데, 제목을 붙일 때는 또 다른 걸 붙였죠. 그런 게 있는 것 같아요. 처음 저장할 때 곡을 만들다가. 가사도 미리 생각을 하고 만드니까. 파일 이름이 그렇게 붙게 됐어요.

10번째 곡의 레퍼런스는 '나쁜 사마리아인'인데, 그게 어떻게 'Ignition'으로 바뀌었나.
타블로 : 자동차 사고 노래인데요, 우리가 현장을 실제로 본 다음에 생각난 걸 쓴 거거든요. 어떻게 하지도 못하고 그냥 지나쳐서요.

주제어들이 종교적인 느낌이 많던데, 교회 다니나.
타블로 : 크리스천이에요. 모범적인 기독교인은 아니지만요. 하나님이랑 예수님, 선과 악 이런 게 확실히 존재한다고 생각해요. 저는 어떤 면에서는 우리 앨범에 있는 몇몇 곡은 CCM 이라고 생각을 해요. 저희가 하는 게 힙합이다 보니까 그렇게 받아들여지진 않겠죠. 하지만 제 마음속에선 CCM이라고 생각하고 만드는 것도 있어요.

신보도 우울함이 강하지만 희망적인 내용도 존재하는 건, 종교의 영향인가.
타블로 : 발악인 것 같아요. (웃음) 사실은 우울한데, 막 미친 듯이 안 우울하고 싶고, 그리고 세상에서 제일 미약한데, 강하고 싶고 막. 그런 게 있었던 것 같아요.

음반 제작하면서 자주 들었던 앨범이 있다면.
미쓰라 : < Once > 사운드트랙이요.
투컷 : 잡다하게 많이 들었어요.
타블로 : 전 옛날 공일오비랑 토이요. 패닉, 동률이 형 음반들. 저는 그냥 형님들이 하는 음악을 그대로 해주셨으면 하는 욕심이 있는데.

어떤 면에서 공일오비 같은 음악을 좋아하는 건가.
타블로 : 요즘 들어서 90년대 음악을 많이 듣는 것 같아요. 감성이 다들 너무 순수해요. 반항할 때조차도 순수해요. 음악을 재미있게 하는 게 느껴지고요.

1990년대를 회상하는 이야기가 나오자 타블로는 방송이나 기타 프로그램에 섭외되는 가수들 중 자신이 나이가 가장 많은 출연자일 때가 많다고 아픔을 토로하며 “서서히 늙어가고 있다”고 꼬리를 달았다. 몇몇 선배들을 제외하면 자신이 최고 연장자가 될 정도로 가수들의 나이가 하향 평준화되고 있다는 점은 가수들의 활동 수명이 점점 짧아짐을 의미하기도 한다. 데뷔한지 이제 5년째이지만 에픽 하이보다 먼저 데뷔한 선배 힙합 뮤지션들이 많이 사라진 현재, 그들에게 영향을 준 래퍼들과 활동 중인 동료들에 대한 물음으로 대화를 이어갔다.


업타운이나 드렁큰 타이거 등, 그런 사람들 중에서 동시대 래퍼들 얘기 좀 해보자. 에픽 하이는 그들과 뭐가 다른지도.
타블로 : 저는 시비 매스(CB Mass)가 제2의 서태지와 아이들이 될 거라고 생각했어요. 시비 매스 짱이었어요, 진짜.
투컷 : 엄청난 사람들이에요. 지금은 친구이지만 그 당시에는 팬이었어요. JK 형 같은 경우는 파이오니어라고 얘기하고 싶어요.

업타운은 어땠나.
투컷 : 저는 개인적으로는 타샤(윤미래)가 랩에 있어서는 독보적으로 1위라고 생각해요. 남녀 합쳐서. 여자라서 참 다행이야. (웃음) 목소리로 할 수 있는 거에 1위라고 생각해요.
타블로 : 난 진짜 시비 매스 2집이 서태지와 아이들이였어.

바비킴은?
미쓰라 : 최고죠.
타블로 : 바비 형은 정말 잘해요.

그런 여러 랩 그룹과 에픽 하이가 뭐가 다른 것 같은지.
미쓰라 : BPM이 조금 빠르고요. (웃음) 한 20~30 정도가 빠르고.
타블로 : 쇼프로 출연 가능하고요. (웃음) 그냥 저희는 약간 4차원적인 게 있는 것 같아요. 음악을 할 때도 < 20세기 소년 >처럼 공상적으로 상상하는 그런 것들을 만화 그리듯이 음악으로 하는 것 같아요. 리쌍 같은 경우는 그냥 포장마차에서 소주 한 잔 마시면서 얘기하는 음악이잖아요. 실제 성격도 그렇고. JK 형은 무대 장악력이 최고에요. 다이내믹 듀오는 정말 신나고요. 아무리 생각해도 시비 매스(CB Mass) 2집은 명반이었던 것 같아요.

그런 시비 매스의 음악을 듣고서 받은 느낌은.
투컷 : 많은 자극을 받았죠. 개코, 최자가 저희 1집에 참여해줬어요.
타블로 : 저는 2집을 듣고 아예 회사를 찾아갔어요. 찾아가서 '꼭 그들을 만나야 된다'고 말했더니 회사에서는 '네가 뭔데 만나야 되냐?' 그러시고, 저는 '나 음악 하는 사람인데, 무조건 만나야 되겠다고' 얘기하고요. (웃음)

랩을 벗어나고 싶은 생각은 없나.
타블로 : 저는 사실 그래요. 객원 보컬을 기용해서 앨범을 만들고도 싶어요. 비틀스의 'Strawberry fields forever'가 제일 좋아하는 노래 중 하나인데, 그런 음악을 하고 싶거든요. 시도는 할 수 있겠지만, 제가 노래를 너무 못 하니까 잘 불러 줄 수 있는 사람을 찾아서 제가 쓴 곡을 부르는 식으로 작업을 하면 재미있을 것 같아요. 노래 레슨도 받고 싶어요.
미쓰라 : 나이가 많이 들어서까지 음악을 한다고 했을 때, 노래를 잘하면 랩으로는 표현하기 어려운 다른 감성들도 표현할 수 있어서 좋을 것 같아요.
투컷 : 또 너무 훈련이 잘된 보컬은 기계처럼 느껴져서 별로 안 좋아 보일 때가 있어요.

요즘 래퍼들의 디스(diss)에 대한 얘기가 많다. 어떻게 생각하나.
타블로 : 안 그래도 어제 무브먼트 식구들이랑 소울 컴퍼니 동생들이 모여서 그런 얘기를 했어요. 조금 있으면 비지(Bizzy) 형 앨범이 나와서 작업 차 녹음실에 갔거든요. 요즘 디스 전이 난리다 그러더라고요. 개인적으로 디스는 건 별로 안 좋아해요. 그냥 다 같이 한 번 회식이나 했으면 좋겠거든요. 전 그게 가능하다고 봐요. 힙합 하는 사람들이 딱 한 번이라도 모여서 술자리라도 가지면 서로 씹지 않을 거 같아요. 다 좋은 사람들 같은데, 왜 그렇게 서로 욕하고 비난하게 되었는지 모르겠어요. 디스를 통해서 어떤 좋은 음악들이 만들어지는 거라면 좋겠지만, 그렇지도 않잖아요. 안타까운 게, 그렇게 서로 싸우고 다투다 보면 상처를 받을 수밖에 없고, 그 상처가 더 좋은 음악을 만들 수 있게 할 것 같지는 않아요. 음악 하고 싶은 열의를 사그라뜨리게만 할뿐인 것 같아요. 미국에선 디스 전이 있어도 괜찮아요. 디스를 하고 서로 상처 좀 받아도 돈을 엄청나게 많이 번단 말이에요. 근데 우리나라에서 랩 하는 사람들은 그 자존심만이 자기가 살아있을 수 있는 유일한 건데, 거면 다른 사람 때문에 꺾이면 어떻게 해요.

만약에 6집부터는, 과감할 수도 있다 그렇게 얘기했는데. 미리 약간 그림을 공개한다면.
타블로 : (투컷과 미쓰라를 바라보며) 근데 네가 원하는 거나, 얘가 원하는 거랑 다 다를 거 같지? (웃음) 나는 솔로로 그냥 알아서 할게.

그럼 제목은 파트 투(Part 2)가 되는 건가.
투컷 : 그렇죠. 그런데, 언제 나올지는 모르겠어요. 다음 앨범이 될 수도 있고요, 다른 작품들을 몇 장 낸 다음에 < Pieces, Part Two >를 낼 수도 있고요.

앨범 케이스에 'In The Future'라고 적힌 부분 확실한 계획인지.
타블로 : 하하하. 그래서 Coming Soon이라고 안 썼어요. 이거 물어보는 이유가, 저희가 하도 약속을 안 지켜서 그런 거죠? (웃음)
투컷 : 예전에 어느 웹진에서 물어보셨는데, 2034년 안에는 낼 거라고 했어요. (웃음)
미쓰라 : 저는 못할 것 같아서 안 썼어요.
타블로 : 페니 앨범은 작업 중이고요. 제 솔로도 제가 만들고는 있어요.

공연은 어떻게 예정되어 있나.
투컷 : 수영장 파티가 있어요. 워커힐에서 하고 부산에서도 한 번 하고요.
미쓰라 : 사실 작년부터 계획한 건데.
투컷 : 저희에게는 자양강장제와 마찬가지에요. 신나게 즐기면서 공연을 할 수 있거든요.
타블로 : 활력소가 된다고 해야 할까요. 공연이란 부담 없이 그 시간은 그냥 저희도 같이 노는 거예요.

아직도 많은 래퍼, 힙합 뮤지션이 제대로 된 출연료를 지급받지 못한 채 무대에 서는 일이 많은 걸 감안한다면, 에픽 하이는 정말 축복 받은 그룹일 것이다. 그런 사정을 자신들도 잘 알고 있기에 계획된 파티 형식의 공연에 대해 이야기할 때에는 특히나 조심스러웠다.

인터뷰가 다 끝나갈 무렵, 요즘 어린 음악 팬들이 거친 언어를 사용하고 인터넷 신조어를 남용하는 점과 관련해 아쉬움 섞인 이야기를 꺼내자 멤버들 또한 “음악이 좋다는 말이라도 '쩐다'는 둥, 왜 굳이 그런 식으로 이야기를 해야 하는지 모르겠어요”라며 불편한 속내를 내비쳤다. 그리고 “힙합을 좋아하는 마니아층의 연령대가 점점 낮아지면서 선배 가수들에 대한 이해가 점점 부족해지는 것 같아 안타깝다”는 말을 덧붙였다. 평소에는 장난기 넘치지만 진지할 때는 또 다른 모습을 보인다는 그들의 말과 다름없었다.


인터뷰: 임진모, 이대화, 한동윤
정리: 한동윤

  2008/05 한동윤 (bionicsou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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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맥심은 남성잡지였다...ㅋㅋㅋ

그래, 돌려말하는 것보다 훨씬 낫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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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8월 보그걸 인터뷰


VOGUE GIRL(이하 V.G.)3집 앨범, 만족스러운가요?

김종완 - 표현하고자 했던 것과 레코딩돼서 나온 결과물 사이에는 항상 상상치 못했던 차이가, 아니 오차라 해야 되나? 늘 그렇긴 한데…. 표현하고 싶은 것은 머릿속에 생각으로 존재하는 거고, 그걸 레코딩하는 건 또 다른 거니까. 그런데 이번 녹음에서는 그 차이가 아주 작아졌다는 거, 그게 이전 앨범들과 가장 큰 차이죠. 예전에는 50~60% 정도밖에 표현 못했다면, 이번에는 80~90% 정도는 표현하지 않았나, 그게 가장 뿌듯하죠.

V.G : 연주, 프로듀싱, 엔지니어링, 레코딩까지 모두 넬이 했다고 들었는데, 예전 앨범보다 사운드가 더 깔끔해진 것 같아요.

김종완 - 1,2집 녹음하면서 시행착오를 뼈저리게 겪어서 다른 뮤지션을 음악을 들을 때 이팀은 어떤 식으로 녹음했고, 이걸 표현하기 위해 어떤 무대를 배경으로 녹음했는가, 그런 걸 굉장히 많이 연구했어요. 편곡도 마찬가지고. 그리고 이번 앨범을 3집이라기보다는 메이저에서 내는 데뷔 앨범이라고 생각하면서 작업했어요. 이전보다 좀 더 좋은 여건에서 녹음했고, 우리도 긴 시간 동안 축적한 게 있으니까 그걸 바탕으로 곡들에 많은 배려를 했죠.

이재경 - 1,2집 때는 시간이 너무 없어서 하고 싶은 것도 못하고, 또는 하고도 후회하는 게 많았는데, 이번에는 다 녹음해보고, 싫으면 없애고, 그랬죠.

V.G : 1,2집에 있던 '어차피 그런 거', '믿어선 안 될 말', '에덴', '낙엽의 비'를 이번 음반에 다시 수록했던데 넬이 가장 애착을 가지는 노래인가요?

김종완 - 사운드적으로 원래 그렇게 표현될 곡들이 아닌데, 우리가 생각했던 것과 다르게 녹음된 게 아쉬워서 이 곡들은 이렇게 놓아두면 안 되겠다 싶어서 다시 녹음했죠, '믿어선 안 될 말' 은 편곡에 좀 더 신경을 많이 썼구요.

이재경 - 예전에 녹음했던 노래를 더 좋아하는 분들도 있더라구요. '그때의 사운드와 느낌이 훨씬 좋았는데'라고. 그런데 재밌는게 1집을 녹음할 때도 우리는 이번에 만든 사운드랑 똑같은 걸 상상하면서 만들었거든요. 우리는 오히려 이번 앨범에 수록된게 그 때 생각했던 것과 더 가깝다고 생각해요.

V.G : 서태지 떄문에 넬이 변한 것 아니냐, 아니다. 서태지는 책임 프로듀서일 뿐 자꾸만 연관 짓지 마라. 팬들 사이에 의견이 분분한데...

김종완 - 작년 10월에 서태지 컴퍼니에서 주최한 'ETPFEST'라고 록 페스티벌이 있었거든요, 그게 인연이 됐죠, 그 전부터 태지 형이 밴드 음악을 활성화시키고 싶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고 그러더라구요, 그래서 한국에 있는 팀들, 듣기로는 2~3백 개 팀들 음원을 다 수집해서 모니터링했는데, 그 중에 우리 음악이 마음에 들어서 같이 작업하자는 제안을 한 거죠. 음악적으로 생각하는 방향도 서로 비슷하고 그래서 계약했어요, 그런데 서태지 컴포니의 시스템 자체가 한국의 기존 메이저 시스템이었다면, 아마 계약 안 했을 거에요, 음악적인 터치는 없을 거라고 했고, 정말 그런 간섭은 전혀 없었어요, 그런데 사람들은 안 믿더라구요. 대신 태지 형이 조언을 굉장히 많이 해줬어요. 태지형은 외국에서 작업을 많이 해서 장비나 녹음에 관한 노하우가 상당히 많은 것 같더라구요. 국내에는 록 분야 쪽에 정통한 레코딩 엔지니어가 굉장히 부족한 편이죠, '서태지'라는 이름이 따라다니는 걸 염려하는 분들이 있는데, 그건 우리 역량에 달린 거라고 생각해요. 시간이 지나면 알게 되겠죠.

V.G. : 아주 간단하게 자신의 캐릭터를 설명한다면? '나는 이런 사람이다 '

정재원 - 가식적인 건 싫어요, 음악을 할 때로 말하자면, 어거지로 만드는 것, 괜히 치장하는 것도 싫고, 내 인생에는 스케이트보드랑 드럼, 이 두 가지만 있으면 돼요.

김종완 - 겉과 속이 다르죠. 다들 그렇겠지만 할 말, 안 할 말 가려 하는 스타일이에요. 그런데 안 하는 말이 거의 없죠. (웃음) 세상이 별로 아름답지가 않은 것 같아서... 냉소적이라기 보다는 아쉬움이 많아요. 일부러 그런 건 잘 얘기 안 하는 편이에요, 그걸 가사로 쓰긴 하지만, 노래에 대한 맴버 각자의 해석이 다 있을 테고, 듣는 팬들도 마찬가지겠죠.

이재경 - 맴버들 다 그런 생각하겠지만, 음악하면서 새로운 걸 많이 느껴보고 싶어요. 평소 생활하면서 못 느끼는 기분을 음악하면서 많이 느끼거든요. 좋은 음악 들으면서, 연주하면서... 그런 욕심들로 가득 찬 게 바로 나예요.

이정훈 - 낙천적인 게 장점이라면 장점. 인생 모토 중의 하나가 즐기면서 살자. 뭐든 좋은 쪽으로 생각하면 그게 삶의 원동력이 되죠. 안 좋은일 10가지가 있는데, 그걸 긍정적으로 보려고 노력하면 8가지 정도는 건질 수 있거든요.

V.G. : 록 밴드라서 더 힘들다는 말에 동의하나요?

김종완 - 그런 팀들 많이 봤어요. 나이가 많거나 굉장히 오래 하셨던 분들 같은 경우 신세 한탄 하듯이 '우리 나라에서는 절대 안돼'. 우리도 가끔 술 마시다 짜증나면 그런 소리 하긴 하는데, 어린 나이, 혈기 왕성하니까 괜찮아요, 재미있어서 음악하고 있고 희열도 크니까요.

이재경 - 책임감이 더 커진 것 같아요. 옛날에는 나 하나 게으름 펴도 뭐. 그랬지만 이제는 많은 식구들이 피해보니까, 그런면이 좀 달라졌죠.

김종완 - 성숙해졌군. (모두, 으하하하)

이재경 - 앞으로 우리 넷이서 어떤 걸 만들어낼지 그건 아무도 몰라요. 1년 전에도 지금 이런 음반이 나올 줄 몰랐고. 그러니까 재미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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힙.합.
어떻게 여기까지 흘러왔을까, 그건 다시 생각해도 신기한 일이다. 좋아하는 일을 쫓아서 계속 걷다 보니 여기까지 오게 됐다. 어렸을 때 9년 동안 바이올린을 배운 적은 있지만, 고등학교 2학년 때 건모 형 앨범에 작사한 곡을 준 게 처음 시작이었다. 그게 계기가 되어 음악 만드는 일에 흠뻑 빠져버렸다. 음악 하는 모습이 너무나 아름다워 보여서 집에 녹음기를 갖다 놓고 피아노 연주를 하고, 테이프에 다시 옮겨 담으면서 혼자 요란을 떨었다. 글을 쓰던 학생이 음악을 하기로 마음먹은 것이다. 내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게 뭘까 생각해봤는데, 제일 먼저 떠오른 게 노래를 잘 못한다는 사실이었다. 정말 가창력 제로다. 멜로디 감각이나 느낌은 진짜 좋은데 정작 내 목소리는 그걸 소화할 수 있는 도구가 못 된다. 바이올린이 첼로 소리를 낼 수 없듯이. 그제서야 랩이 바로 내 바이올린 목소리에 어울리는 음악이라는 걸 알았다. 내가 좋아하는 시와 랩이 닮은 것도 맘에 들었다. 대학에서 언더그라운드 그룹을 만들고, 뉴욕 할렘에서 랩 배틀하던 때를 생각하면 정말 형편없는 실력이었지만, 나를 여기까지 오게 만든 것은 분명 그때의 열정이라 할 수 있다.

달라졌지만 달라지지 않은 것 어느 날 보니, 나도 모르게 돈을 많이 버는 사람이 됐다. 처음에는 돈을 벌 생각이 전혀 없었다. 그랬으니까 대학원 졸업하고 다 버리고 온 거다. 음악만 하고 싶어서. 1집을 냈을 때 돈을 벌 수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힙합이라는 장르 때문이기도 하고, 1집이 대중들에게 아예 사랑받지 못했기 때문에 ‘돈을 못 버는 거구나, 내가 하고 싶은 거 그냥 하는 거구나’ 그러면서 음악만 생각했다. 2집 ‘평화의 날’이란 곡을 만들었을 때는 힙합 마니아들이 “얘네들 뭐하는 거야? 힙합하다가 갑자기 이게 뭐야?” 그랬다. 비트가 빠른 일렉트로니카 같은 음악을 하니까. 하지만 상관없었다. ‘어차피 돈 못 버는 거 내가 하고 싶은 거 다 해야지’ 생각했으니까. 뭐하려고 가오 잡나? 그런데 1집 때랑 똑같이 활동했을 뿐인데 2집이 잘 됐다. 방송이나 오락 프로그램에 전혀 출연하지 않았는데도 말이다. 사람들은 내가 오락 프로에 나와서 뜬 다음 에픽하이가 잘 됐다고 생각하는데, 사실 에픽하이가 주목받기 전까지는 방송 출연 한 번 못해봤다. ‘평화의 날’ 덕분에 어느 정도 팬들이 생겼지만 여전히 돈은 벌지 못했다. 방송을 하다 보면 우리가 설 수 있는 무대가 더 많아지겠지 싶어 기회 한 번 잡으니까 또 섭외가 들어와 MC를 하고, 다음번에는 DJ가 되고, 그렇게 하다 보니 시트콤도 하게 되었다. 그때는 정말 내가 인기 있는지도 몰랐다. 하느라고 정신이 없었으니까. 그리고 3집이 나오고서야 깜짝 놀랐다. 생각지도 못했던 1위를 하면서 어느 날 보니, 내가 돈을 많이 벌고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사람이 되어 있더라. 그건 정말 감사해야 할 축복이다. 하지만 ‘돈을 벌어야지’라는 생각은 지금도 없다. 틈틈이 쓴 내 글을 가지고 책을 내자는 수많은 출판사의 제의를 거절하고 말도 안 되는 이유를 핑계 대면서 광고 촬영도 하지 않았다. 따지고 보면 굉장히 큰 액수지만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 이미지에 맞지 않는데, 그 상품 팔아주는 사람이 되려고 내가 뭘하는 거지?’ 그런 결정을 반복하다 보니까 방송 활동도 쉬고 싶어져서 지난 6개월 동안은 라디오(FM4U 친한 친구)만 하고 아무것도 안 했다. 주위 사람들은 “대박 터졌는데 왜 아무것도 안 해?” 하는데 내가 하고 싶은 게 아니니까. 음반 활동이 끝나면 모든 활동이 끝나야 된다. 좋은 음악 만들려고 쉬는 거고, 9월에 4집 앨범이 나오면 또다시 음악을 위해 방송도 하겠지만 그게 내 전부가 되는 건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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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한 사람 이런 말 하면 지금까지 에픽하이 음악을 들었던 사람들이 의아해할 수도 있는데, 사실 3집까지는 마음으로 음악을 만들려고 노력했지만 결론적으로는 머리로 한 게 더 많았던 것 같다. ‘이런 것을 담아야지’ 나도 모르게 조금씩 계산하면서 말이다. 이제 곧 4집 녹음 작업을 하려고 하는데 이번 음악은 진짜 마음으로 음악을 만든 것 같다. 사운드 자체나 멜로디가 많이 성숙해졌고, 가사도 솔직하게 썼다. 정말 하고 싶은 얘기를 느끼는 대로 쓰다 보니 우울한 곡들이 많다. 생각해봤는데 그런 곡들이 계속 나오는 건 내가 우울한 사람이라는 거다. 물론 사람들이 가진 타블로의 캐릭터처럼 장난기 많고 밝은 면도 있지만, 근본적으로는 우울한 사람이기 때문에 내가 전할 수 있는 것은 우울함이다. 그게 꼭 나쁜 것만은 아닌 것 같다. 내 자신에게 솔직한 음악을 하려면 가슴 아픈 걸 해야 할 것 같다. (사진 촬영을 해준 코요태 백성현의 방 한쪽을 장식한 사진들을 가리키며) 저기 수십 장의 사진이 있어도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굉장히 슬프거나 고독함을 담은 사진이고, 음악을 들어도 슬픈 멜로디와 가사 한마디가 제일 기억에 남는다. 그게 나인 것 같다. 힘들어할 때 다가와 해주는 말 한마디가 오래도록 기억되고, 그 순간을 함께해준 친구가 평생 가는 것처럼 슬픈 순간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때인 것 같다.

첫 단편 소설 andante
대학교 1학년 가을에 쓴 게 ‘안단테’이고 이것 말고도 써놓은 게 아주 많다. 이런저런 이유로 글 쓰기를 잠시 미뤘었는데 내년쯤 단편 소설 모음집을 내려고 쉬는 틈틈이 쓰고 있다. 내용은 에픽하이 음악을 닮았다. 타이틀곡들 때문에 사람들은 우리 노래를 밝고 희망찬 건장한 청년들의 음악이라고 생각하는데 사실, 몇 곡을 제외하고는 지극히 현실적이고 우울하다. 사람들의 사는 얘기를 직설적으로 얘기하는 것 자체가 우울한 그림을 만들어내는 건데 내 단편 소설도 대부분 그렇다. 도시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이고, ‘안단테’가 책의 첫 스토리로 들어갈 것이다. 방송이랑 시트콤을 하고 있을 때 책을 내지 않았던 건 코믹한 이미지 때문에 사람들이 내 글을 진지하게 읽어주지 않을 것 같아서였다. 게다가 “어, 타블로 잘 나가니까 책까지 냈네”라는 오해를 사는 것도 싫고, 유명세 때문에 책이 팔리는 것도 싫다. 꼬마 때부터 20년 동안 글을 써왔고, 사실 음악도 글 쓰는 마인드로 하는 거다.

나를 설명하는 모든 것 영화 학교에 진학하는 것을 부모님이 반대하셔서 가출하기도 했었는데,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을 표현한다는 점에서는 영화나 음악, 글이나 사진, 그림이 모두 똑같다. 나를 정말 단순하게 설명하자면, 문화,예술이라는 틀 안에 있는 것은 다 좋아하고, 그 밖에 있는 것은 모두 관심 없다. 과학으로 설명할 수 있는 것도 문화,예술로 설명했으면 좋겠고, 정치로 파워를 만들어서 다른 사람을 누르는 것보다 문화로 사람들의 리스펙트를 얻어서 그 사람들과 파워를 나누는 게 더 좋다. 누군가는 어리석다고 말하겠지만 그게 바로 나다. 그림 잘 그려서 티셔츠 디자인도 하는 다이나믹 듀오의 개코를 옛날부터 옆에서 지켜봐왔는데 그걸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내겐 자극이 된다. 같이 랩을 하는 친구지만 개코가 그림 그릴 때가 내 눈엔 가장 아름답고, 빽가도 같은 가수지만 사진 찍는 모습을 볼 때가 너무 좋다. 다른 사람과 나누고 싶지 않을 만큼.

사랑하는 친구들 사실 처음에 빽가를 만났을 때는 어떤 애인지 알 수가 없었다. 유쾌하고 춤 잘 추는 아이라는 것 말고는. 그런데 친해지고 보니 얘가 방송국 밖에서는 완전히 다른 존재더라. 지금 이 방을 봐도 알겠지만 사진에 미쳐 있다. 빽가가 얼마나 사진을 사랑하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난 그를 우리나라의 마지막 보헤미안이라고 생각한다. 나랑 몇 명만이 아는 빽가의 모습이 있는데, 그게 너무 좋다. 넬, 이정과도 굉장히 친하고, 클래지콰이 멤버들이랑 거미도 있다. 인기 많은 사람과 친해지고 싶어하는 사람이 있고, 인기와 무관하게 재능 있는 사람과 가까이 지내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나도 어렸을 때는 그랬을 거다. 하지만 이제는 조건에 관심 없다. 사람이 좋으면 좋은 거다. 여자를 만날 때도 주위에서 아니라고 말려도, 그 사람이 나에게 아름다워 보이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 에디터 : 팽윤주
- 헤어 & 메이크업 : 장은삼(Ra Beauty Core)
- 스타일리스트 : 김봉법
- 자세한 내용은 <보그 걸> 9월호에서 확인하세요!
- 출처 ㅣ www.voguegir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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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시인터뷰
함께라서 더 빛나는 네 남자, 가수 '넬(Nell)'

2008-05-15 18:01:18


출처 http://www.dcnews.in/etc_list.php?code=succeed&id=11337


시간 맞춰 연습실로 들어서니 '넬'은 다른 매체와의 인터뷰를 마무리 짓고 있었다. 잠시 멀찌감치 떨어져 그들을 바라보니 80년생 동갑내기 친구들답게 장난 섞인 대화가 쉴 새 없이 오간다.

  현재 '기억을 걷는 시간'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넬'. 그러나 정작 자신들은 자신들의 노래가 얼마나 인기 있는지 실감하지 못한다고 한다. 오히려 '정말 좋아하느냐?'라고 되묻는다.

  한눈에도 쾌활한 성격인 것이 드러나는 정재원, 솔직하고 거침없이 툭툭 던지는 말 속에 멤버들을 생각하는 마음이 묻어나는 김종완, 멤버들이 인터뷰에서도 인정했듯 가장 준수한 외모의 소유자 이재경, 장난기 어린 미소가 인상적인 이정훈. '넬'의 노래가 슬프고 우울하다고 해서 그들 또한 우울할 것이라곤 생각하지 않았지만 인터뷰는 생각보다(?) 훨씬 편하고 가벼운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한 멤버가 질문에 대한 답을 하면 나머지 멤버들이 농담을 걸거나 꼬투리를 잡는 식이다. 그 모습이 마치 개구쟁이 남학생들 같다.

  그런데 뒤늦게 인터뷰를 정리하려고 보니 농담이 반이다.(웃음) 하지만 뭐 어떠랴. 솔직하고 꾸밈없는 그 모습이 훨씬 마음에 든다.

 


    멤버
    :
    왼쪽부터_ 이정훈(베이스), 김종완(보컬), 정재원(드럼), 이재경(기타)
    데뷔 : 2001년 1월
    'Reflection of Nell'
    수상
    : 2008년 제5회 한국대중음악상 시상식 모던록 부문 네티즌이 뽑은 올해의 음악인상

    - Album

    2001년 1월 : 인디 1집 'Reflection of Nell'
    2001년 9월 : 인디 2집 'Speechless'
    2003년 6월 : 메이저 1집 'Let it Rain'
    2004년 11월 : 메이저 2집 'Walk Through Me'
    2006년 9월 : 메이저 3집 'Healing Process'
    2007년 6월 : 어쿠스틱 앨범 'Let's Take A Walk'
    2008년 3월 : 메이저 4집 'Separation Anxiety'


- 인터뷰 전에 혹시 디시인사이드 알고 계셨나요?

 정재원 :   네. 물론이죠. 특히 이 친구(이재경)가 잘 알아요.
 이재경 :   (웃음) 저희 갤러리가 있다고 해서 소식 듣고 가봤어요.
 김종완 :
  저는 카메라 살 때 가봤어요. 유저 구입기를 많이 봤죠.(웃음)
 이정훈 :    저는 웹 서핑을 잘 안 하는 편이라…(웃음)


- 넬 갤러리가 지난해 12월에 개설됐어요. 재경 씨가 넬 갤러리를 방문한 적 있다고 했는데, 어떤 느낌이었는지 궁금해요.
( 디시이용자 ‘아보’, 'Peace'님 질문 )

 이재경 :   활발하고 자유롭게 이야기하는 분위기가 좋더라고요. 재미있었어요. 디시인사이드의 특성이 잘 묻어나더라고요.


- 얼마 전 SBS '인기가요'에서 뮤티즌 송을 받았어요. 데뷔 이후 처음으로 지상파 음악 프로그램에서 1위를 한 거라고 들었어요. 소감이 남달랐을 것 같은데요.

 이재경 :   저희는 1위라고 미리 이야기해주는 줄 알았어요. 전혀 모르고 있다가 받게 돼서 얼떨떨했고요, 기뻤어요. 수상소감을 더 멋있게 말할 수 있었는데 그러지 못해 아쉬워요.
 김종완 :
  그다음에 바로 연습이 있었거든요.
 이정훈 :    기뻐할 틈이 없었어요.


- 아, 어쩐지 보신 분들이 별로 놀라거나 기쁘지 않은 표정인 것 같다고 하시더라고요.
( 디시이용자 'ㅁㄴㅇ', '간디'님 질문 )

 이재경 :   어떤 가수 분은 1위 했을 때 무릎 꿇고 울었는데…
 이정훈 :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더라고요. 그렇다고 안 나오는 눈물을 흘릴 수도 없고…(웃음)
 김종완 :
  전 울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다음에 연습을 가야해서.(웃음)
 이정훈 :    저는 복받치거나 그러진 않았지만 기분이 정말 좋았어요.


- 이번 앨범에 대한 반응이 좋아요. 얼마나 만족하세요?

 이재경 :   저 같은 경우는 이번 앨범이 가장 좋은 것 같아요. 늘 앨범을 낼 때마다 좋아요. 지난 앨범보다 만족도가 낮으면 내고 싶지 않을 것 같아요.
 정재원 :   저도 8~90% 정도 만족해요.
 이정훈 :    저도 굉장히 만족스러워요. 만족스럽지 않았으면 앨범이 더 늦어졌을 거예요. 그래도 이 정도면 우리가 원하는 앨범에 아주 가깝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앨범이 나왔다고 생각해요.
 김종완 :
  음악 하는 사람으로서 항상 아쉬움은 남죠. 그냥 더 진행할 수 있게 해준 앨범인 것 같아요. 아쉬움도 있고 어느 정도의 만족감도 있어서 다음엔 더 잘할 수 있겠다, 다음 앨범은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끔 해준 앨범인 것 같아요.


- 자신이 만든 노래가 대중으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으면 정말 행복할 것 같아요.

 김종완 :   그런데 사실 잘 몰라요. 저희끼리 항상 같이 있고 가는 곳이 한정적이기 때문에…. 특히 요즘 같은 때는 집, 연습실, 방송국 이렇게 딱 정해져 있어서 우리 음악을 사람들이 많이 좋아하는지 잘 못 느껴요.
 이재경 :   좋아하는 게 사실인가요?(웃음)
 김종완 :
  매니저들로부터 잘 되고 있다, 축하해 등의 말을 듣는데 솔직히 피부로 와 닿지는 않아요. 잘 몰라요.


- 그럼 앨범 모니터링은 따로 안 하세요?

 정재원 :   많이 하는 편은 아니고요. 시간 나면 인터넷 가끔 하고 그래요.
 김종완 :
  문자로 해요. 주변 사람들로부터 문자가 오죠. 축하해, 기사 났더라 등등.


- 사실 앨범 나올 때마다 이런 이야기들이 나오는데, 대중적으로 변해간다는 의견이요.
( 디시이용자 '푸푸풉', 'ㄳ'님 질문 )

 이재경 :   의외였어요. 개인적으로는 어려운 음반일 거로 생각했는데… 지금까지 앨범 중 가장 대중적이지 않다는 분들도 계시거든요. 들으시는 분마다 다른 것 같아요. 제가 보기엔 반반인 것 같아요. 대중적이라고 하신 분도 있었고 그렇지 않다고 하신 분도 있고요.


<  김종완(보컬)  >

- 이번 앨범 중 11번 트랙 제목이 '_'인데 무슨 뜻인가요? ( 디시이용자 '양민학살', '플켓'님 질문 )

 김종완 :   어떤 구체적인 제목은 필요 없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일단 가사를 알아듣기 어렵잖아요. 가사를 가사집에 수록하지도 않았고요. 그래서 구체적인 제목을 짓기가 싫었어요. 굳이 제목을 지어야 할까, 제목 없이 가면 안 될까 이런 이야기를 하다가 '_'가 나왔는데 왠지 모르게 그게 곡을 설명할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사실 가사가 너무 현실적이라… 물론 잘 들리지는 않지만, 직설적이고 현실적이라 더는 구체적인 제목은 필요 없을 거로 생각했어요.
 정재원 :   그 제목을 정훈이가 이야기했을 때 굉장히 감탄했어요.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거든요.
 김종완 :
  정말 귀찮았는데…(웃음)
 이정훈 :    정말 생각 없이 말한 건데.(웃음)


- 이번 경우처럼 멤버들이 제목을 지어준다든가 아이디어를 제공하는 경우가 많나요?

 김종완 :   그냥 '_' 한 곡이었어요. 정말 싫어해요.
 일   동 :   (웃음)
 김종완 :
  얘들이 지어주는 제목 정말 싫어해요. 이런 제목 같은 거 나와요. '속삭임' 이런 거.
 이정훈 :    보통 종완이가 제목을 알아서 다 지어요. 이번 경우만 그렇고.


- 종완 씨 외에 다른 멤버들이 가사를 쓰지 않는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 디시이용자 'Peace', 'duokl'님 질문 )

 이정훈 :    그런 거죠. 노래를 만든 사람이 노래를 불러야 사람들에게 가장 와 닿는 것 같아요. 만약 우리 중에 글을 더 잘 쓰는 사람이 있다면 그 노래는 아마 종완이가 안 부를 거예요.
 김종완 :
  저는 개인적으로 언젠가는 재원이가 어렸을 때 쓴 '드럼일지'를…
 일   동 :   (웃음)
 김종완 :
  재원이가 중학교 때 '드럼일지'라는 걸 썼어요. 그걸로 노래를 만들고 싶어요. 굉장히 감동적인 드럼 스토리예요. 드럼이란 악기는 하면 할수록 정말 어려운 것 같다는 일기 같은 건데요, 그걸로 노래를 만들어 보고 싶어요.


- 이번 4집 앨범 수록곡 중 각자 가장 좋아하는 곡이 있을 것 같아요.

 이재경 :   저는 'Promise Me'요. 가사가 밝아서 좋아요. 개인적으로 그런 스타일의 음악을 좋아해요.
 정재원 :   저는 앨범 처음 나왔을 때는 '12 Seconds'가 제일 좋다고 생각했는데 공연하다 보니까 'Tokyo', '1:03'이 좋더라고요.
 이정훈 :    저는 활동을 하면 할수록 개인적으로 '기억을 걷는 시간'이 가장 와 닿는 것 같아요. 다른 곡도 공을 많이 들였지만 '기억을 걷는 시간' 같은 경우 시행착오도 많았고, 그런 시행착오 끝에 얻은 결과물이라 그런지 더 뜻깊게 느껴져요.
 김종완 :
  저는 '12 Seconds'요.


- '기억을 걷는 시간'이 타이틀곡으로 선정되지 않을 뻔했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정재원 :   반대가 좀 있었어요. 곡 길이도 길고…
 이정훈 :    회사에서나 주위 사람들은 조금 불안해했어요.


- 그렇게 회사 측과 의견충돌이 있을 땐 어떻게 해결하시나요?

 이정훈 :    충돌은 없었고 그냥 불안해했어요.(웃음) 저희가 하고 싶은 대로 하기 때문에.
 이재경 :   회사에서도 저희 의견을 존중하기 때문에… 그리고 '믿어달라'고 했죠.


< '기억을 걷는 시간' 뮤직 비디오 캡처 >

- 뮤직비디오 제작에는 어느 정도 참여하시나요? ( 디시이용자 '피존밀크'님 질문 )

 정재원 :   최대한 아이디어를 많이 내려고 해요. 아이디어 회의부터 다 참여하죠.
 김종완 :
  '기억을 걷는 시간' 뮤직비디오 감독님도 원래 음악 하셨던 분이에요. 저희보다 훨씬 일찍 언더에서 활동하셨던 분이라… 'Good night' 뮤직비디오 만드신 분이요.
 이재경 :   저희가 의견을 내면 굉장히 빨리 이해하시는 편이고 더 좋은 아이디어도 내주세요.


- '기억을 걷는 시간' 뮤직비디오 촬영은 어땠나요?

 이재경 :   뮤직비디오는 하루 이틀에 찍어야 하는 경우가 많아서 일단 멤버들이 피곤한 상태고요.
 김종완 :
  너희는 차에서 식객 봤잖아.
 이정훈 :    재경이는 아예 안 왔어.
 일   동 :   (웃음)
 이재경 :   나 녹음했잖아. 앨범에도 안 실리는 노래.(웃음) 저는 그날 녹음하고 있었어요. 스튜디오에서 작업만 하다가 뮤직비디오를 찍으니까 색달라요.
 이정훈 :    저는 개인적으로 아직 어색해요.


- 지금까지 앨범 중 가장 좋아하는 앨범 하나씩만 얘기해주세요.
( 디시이용자 '니은', '완당', '양민학살'님 질문 )

 이정훈 :    앨범마다 완성도가 다르고 각자 매력이 있기 때문에 굳이 어떤 앨범이 더 좋다고 말하기는 어려운 것 같아요. 다 저희가 만든 음악들이니까요. 음… 저는 이번 4집 'Separation Anxiety'가 제일 좋아요.
 이재경 :   자기 자식 중에서 한 명을 꼽는 거랑 똑같은 것 같은데 저는 'Let It Rain' 앨범 좋아해요.
 정재원 :   저는 'Walk Through Me'요.


- 미공개 곡들을 모아 따로 앨범을 낼 계획은 없나요?
( 디시이용자 '김양순', '이블캣', '플켓'님 질문 )

 이재경 :   그런 콘셉트는 아니었지만 'Let's Take A Walk'라는 앨범을 낸 적 있어요. 저희가 예전에 만들었던 노래 중에 추억하고 싶은 노래와 다시 편곡하고 싶은 노래들을 수록했어요. 하고 싶으면 할 수 있을 것 같기도 한데 아직 잘 모르겠어요.
 일   동 :   (웃음)
 이정훈 :    굉장히 아쉬운 노래가 있다면 굳이 앨범이 아니더라도 어떤 식으로든 공개하고 싶은데요.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없어요.


- 그리고 또 하나 많이 물어보시는 게 1집 재발매 계획인데요.
( 디시이용자 '울트라쌈뽕', '디디', 'Rainyday'님 질문 )

 이재경 :   그건 저희 권한이 아니라서… 판권 문제 때문에.
 김종완 :
  제가 알기엔 그 회사가 없어졌다고 들었어요.


- 그럼 재발매할 수 있는 방법이 없는 건가요?


 이정훈 :    그 앨범 자체는 재발매가 힘들지 않을까…
 김종완 :
  그것도 그 나름대로 우리에게는 추억인 것 같아요. 그냥 그렇게 잊는 게… 사실 저희도 한 장 정도만 갖고 있거든요.


<  이정훈(베이스)  >   

- '넬' 노래는 슬프고 우울하다는 의견이 많은데, 혹시 밝은 분위기의 노래를 만들거나 부를 의향은 없나요? ( 디시이용자 '초인이고', '우웨에엑'님 질문 )

 이정훈 :    사실 저희가 음악을 만들 때 어떤 계획을 세우고 만드는 게 아니라서요. 우울한 노래 해보자 해서 우울한 노래를 하는 게 아니거든요. 지금 현재로선 밝은 노래를 해보자는 계획은 전혀 갖고 있지 않아요.
 김종완 :
  우선 제 삶을 좀 밝게 만들어 주세요.


- 평소 자신의 삶이 우울하다고 생각하세요?

 김종완 :   행복하세요?


- (웃음) 행복할 때도 있고 우울할 때도 있죠. 살다 보면 행복한 순간도 있잖아요.

 정재원 :   나중에 진짜 행복감을 느끼면 행복한 노래도 나올 수 있겠죠.
 이정훈 :    저는 개인적으로 행복한 순간은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그냥 평상시에는 그 행복을 이루기 위해서 사는 것 같아요. 행복한 순간이 지나면 또 다운되거든요. 그러면 또 그다음 행복한 순간을 위해서 살아가는 것 같아요.
 김종완 :
  여행 갔을 땐 행복한 것 같아요. 이 친구(이정훈)와 작년에 같이 여행을 갔는데 그때 참 좋았어요.
 정재원 :   저희 음악이 우울하다거나 다운된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저도 저희 음악을 들으면서 행복할 때가 있고 하니까요.


- 여행 얘기하셨는데, 같이 여행 자주 하신다고 들었어요.

 이재경 :   저희 네 명이 함께 간 건 제주도 여행 한 번?
 일   동 :   (웃음)
 정재원 :   스케줄 때문에 지방 가면 여행 간 느낌이에요.
 이정훈 :    일 외에 저희끼리 갈 때는 주로 바닷가 가요. 가서 바다는 안 봐요.(웃음)
 정재원 :   산을 싫어하는 거죠.(웃음)


- 3집 수록곡 'A.S'의 정확한 뜻을 아직도 궁금해하는 분들이 계세요. 공개 안 하는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 디시이용자 '갑툭튀넬빠', '피존밀크'님 질문 )

 김종완 :   공개해야 할 특별한 이유가 없는 것 같아요. 그냥 우리만이 아는 추억 같은 거예요. 다른 사람들은 몰라요. 우리만 알고 있다는 의미가 있기 때문에…
 정재원 :   말해 버리면 또 상상할 수 있는 재미가 없잖아요.


<  이재경(기타)  >

- 방송 활동이 없거나 음악 작업 안 할 땐 주로 뭐하세요? ( 디시이용자 '푸푸풉', '아보', '아오리', '세윤빠', '비스칸☻'님 질문 )

 정재원 :   대부분 술자리죠.
 이정훈 :    영화보고 음악 듣는 거 좋아하고.
 이재경 :   취미가 없어요. 음악밖에 안 해요.
 김종완 :
  아, 재경이 취미 '셀카' 찍는 거예요.
 이재경 :   셀카 찍는 거 취미였는데 욕을 너무 많이 먹어서 이제 안 찍어요.(웃음)


- 미니홈피 안 하시죠?

 이재경 :   네. 미니홈피 할 시기를 놓쳐서요. 안 하고 있어요. 그게 또 남들 다할 때 같이 하면 괜찮은데 지금 시기 다 지났는데 하면 좀 웃기잖아요. 생각보다 셀카가 많지는 않아요. 이 친구들이 몇 'GB'라고 얘기하긴 하는데… 대부분 이 친구들 사진이고요.
 김종완 :
  우리들 사진은 몇 'MB'지.
 정재원 :   여행 가거나 했을 때 재경이를 딱 보면 셀카를 찍고 있어요.
 이재경 :   다 옛날 얘기예요. 4년 전?
 김종완 :
  사진을 보면 그곳이 어딘지 알 수가 없어요.
 이재경 :   지금은 사진 따위에 관심 없어요.
 일   동 :   (웃음)
 정재원 :   디시인사이드 인터뷰인데 사진 '따위'라니…
 이재경 :   아니 오해하실 것 같은데 셀카를 찍는 것 따위에 관심 없다는 뜻이에요.
 김종완 :
  메인 제목에 띄워 주세요. 이재경, 사진 '따위'에는 관심 없다. 오로지 셀카 뿐.
 이재경 :   이제 찍기 싫어요. 찍는 만큼 욕이 늘어나더라고요. 멤버들한테. 내가 내 사진 찍는다는데.(웃음) 원래는 멤버들 사이에서만 그랬는데요. 멤버들이 방송에서도 얘기하고, 공연 때도 얘기해서 바보 됐어요. 푼수 됐어요.(웃음)


- 미니홈피는 정훈 씨랑 종완 씨만 있던데 거의 안 하시더라고요.

 정재원 :   전 옛날엔 했는데 지금은 안 해요.
 김종완 :
  결혼하면서 없앴죠.
 일   동 :   (웃음)
 김종완 :
  사진 올리는 게 어렵더라고요.
 이정훈 :    종완이가 사진에 관심이 아주 많아요. 저도 얼마 전에 보니 2007년 2월에 올린 사진이 가장 최근이더라고요.(웃음) 저도 안 해요.
 정재원 :   괜히 했다가 방문자 수 없으면 좀 그렇잖아요.(웃음)

- 오랜 시간 동고동락하셨는데 멤버들 간 의견충돌로 갈등이 생긴 적은 없나요? 음악적인 견해 차이는요? ( 디시이용자 'Z-Computer'님 질문 )

 정재원 :   음악적으로는 충돌이 많지 않아요. 서로 다 수용하는 편이라서요.
 김종완 :   좀 부지런해지자, 시간 약속 잘 지키자, 이런 얘기를 제일 많이 하는 것 같아요.


- 그럼 어느 분이 제일 시간 약속을 안 지키나요?

 김종완 :   저요.(웃음) 매니저도 적어주세요. 저희가 1시간씩 기다리고 그래요.


- (웃음) 혹시 그동안 해체 위기는 없었나요?
( 디시 이용자 '키세', '앵가리'님 질문 )

 정재원 :   네. 없었어요.
 김종완 :
  나름 심각할 때는 있었는데요. 그걸 아무도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아서…(웃음)


- 주량은 어떻게 되세요?

 이정훈 :    제가 제일 못 먹는데요. 소주 한 병 반?
 정재원 :   종완이가 제일 많이 먹어요.
 김종완 :
  세 병 정도?
 정재원 :   세 병만 먹은 적은 거의 없어요.
 이정훈 :    기분 좋게 끝날 때는 세 병이고요.
 김종완 :
  저도 거기까지만 기억이 나요.


- 각자 술버릇이 있을 것 같은데요.

 김종완 :   재경이는 화장실을 좋아해요. 화장실 문이랑 대화하는 거 좋아해요.
 이재경 :   제가 맥주를 많이 마셔서 화장실을 자주 가요. 문이랑 싸운 적은 한 번 있어요.(웃음) 재원이 굉장히 '업' 되다가 한순간에 '다운'돼요. 분위기 다 띄워놓고.
 김종완 :
  갑자기 '나 갈래' 그러고.
 이정훈 :    잠들면 안 일어나요. 깨워도 못 일어나고.

- 네 분 중 여성 분들에게 가장 인기 많은 멤버는 누구예요?

 이재경 :   재원이요. 인기가 많으니까 결혼했죠.
 정재원 :   재경이죠.
 이정훈 :    재경이에요.


- 종완 씨 이름은 안 나오네요?

 김종완 :   저는 정말 여자들이 절 싫어해요. 하물며 '넬'을 좋아하는 분도 저는 싫어하던데요.(웃음) 재경이가 제일 인기 많아요.
 이정훈 :    공연장 같은 곳에서 보면 알 수 있어요. 극성 팬도 많고.
 김종완 :
  제가 봐도 재경이가 저희 중에는 제일 멋있는 것 같아요.
 이재경 :   (웃음)
 이정훈 :    근데 남자들 사이에서는 인기가 없어요.
 김종완 :
  남자들 사이에서는 별명이 두 개가 있어요. '절비'랑 '꼴통'이요. '절비'는 절대 비호감이에요. 요즘엔 꼴통이 되면서 비호감에서 벗어나기 시작했어요.


- 왜 꼴통이에요?

 이재경 :   모르겠어요. 재원이랑 친하게 지내다 보니까…(웃음)
 정재원 :   난 너 때문에 꼴통 됐는데.(웃음)
 김종완 :
  남자들한테는 재원이가 제일 인기가 많아요. 중성적인 매력이 있어요. 성격이 굉장히 쾌활하고 사교성도 있고, 저도 재원이 성격이 굉장히 부러워요.


- 재원 씨는 드럼 언제부터 쳤나요?

 정재원 :   중2 때 처음 쳤고, 본격적으로 연습하기 시작한 건 중3 때부터예요.


- 종완 씨도 다양한 악기를 다룬다고 들었어요.

 김종완 :   잘하진 못하고요. 그냥 조금씩 조금씩 해요.
 정재원 :   드럼, 건반, 기타도 잘 치고 춤도 잘 춰요.
 이재경 :   중학교 때 종완이 춤 추는 걸 본 기억이 있는데 진짜 잘 춰요.


- 클럽 같은 데 자주 가시겠네요?

 김종완 :   저희는 가고 싶어도 못 가고요.
 이정훈 :   저는 좋아했는데 안 간지 2년 정도 된 것 같아요.
 김종완 :
  재원이가 참 재미있게 놀아요. 막 뛰어다니고.


- 어쿠스틱 공연을 기대하시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 디시이용자 '디디', '달땡이'님 질문 )

 정재원 :   하긴 해야 하는데… 항상 해보려고 노력은 하는데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없어요.
 이정훈 :    어쿠스틱 공연은 저희도 굉장히 좋아해요.


- '에픽하이' 외에 친한 가수들로는 누가 있나요?
( 디시이용자 '푸푸풉', '세윤빠'님 질문 )

 정재원 :   하동균 씨, 피아…
 이정훈 :    휴-(한숨)
 김종완 :
  끝.
 일   동 :   (웃음)
 정재원 :   저희 인간관계가 좀…(웃음)


- 군대 문제도 많이 궁금해하세요.
( 'Peace', '완님알랍♡', '미소년'님 질문 )

 이재경 :   지금 연기한 상황인데요. 가야죠.


<  정재원(드럼)  >  

- 현재 재원 씨만 결혼하셨는데, 재원 씨 보면서 결혼하고 싶다는 생각 들지 않나요?

 이정훈 :    (웃음)결혼하고 싶다는 생각이 없어졌어요.
 김종완 :
  요만큼 있었는데 없어졌어요.
 정재원 :   갑자기 그런 질문은 왜…(웃음)
 김종완 :
  결혼하고 싶으세요?


- 저요? 아직은 없는데…(웃음)

 김종완 :   재원 씨랑 이틀 정도만 생활해보면 결혼하고 싶다는 생각이 없어지실 거예요.(웃음)


- 가정적인 편이세요?

 이정훈 :    재원이 정도면 아주 가정적이죠.
 김종완 :
  진짜 가정적이에요. 재원이가 성격이 정말 좋거든요. 저희가 옆에서 볼 땐 천사예요. 아이도 정말 예뻐요.


- 그럼 결혼 계획도 없으시겠네요?
( 디시이용자 'evit1412'님 질문 )

 일   동 :   네. 없어요.


- 이상형은요? '넬'은 여성 팬 분들도 많잖아요.

 김종완 :   시간 약속 잘 지키는 사람이요. 그게 정말 힘든 것 같더라고요.
 이정훈 :    그냥 마음에 드는 사람, 잘 모르겠어요. 좋으면 좋고, 싫으면 싫고. 그냥 딱 봤을 때 좋으면 좋은 것 같아요.
 이재경 :   저도 딱 봤을 때 좋으면 좋은 것 같아요. 이상형이 뭔지 까먹었어요.(웃음)


- 종완 씨한테 많이 궁금해하는 질문인데요. 가사를 쓸 때 어디서 영감을 얻는지요. 경험담인가요?
( 디시이용자 '미뇽', '종만이', '
r909-blue'님 질문 )

 김종완 :   그때그때 메모를 해요. 자기 전에나 밤, 혼자 있을 때 특별한 감정이 있을 때 메모를 해놓는 편이에요. 대체로 경험담이라고 할 수 있죠.


- 가사를 잘 쓰는 비결이 있다면요?
( 디시이용자 '또치'님 질문 )

 김종완 :   음악이랑 잘 어울려야 한다고 생각해요. 발음 같은 거… 물론 가사 자체만 봤을 때도 좋아야겠지만 음악이랑 잘 어우러지는 발음을 선택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사실 딱딱한 발음들도 많잖아요. 그런 발음을 어떻게 하면 자연스럽게 음악이랑 어우러지게 할 수 있을까. 가사로 들린다기보다 음악으로 들리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 팔세토 창법이라고도 하는데 '넬' 노래를 잘 부를 수 있는 비결도 좀 알려주세요.
( 디시이용자 '가스필', '기벤라트'님 질문 )

 이정훈 :    사실 창법을 떠나 종완이 노래는 일반 남자들이 따라부르기 좀 어려워요. 키가 높은 편이라서.
 김종완 :
  창법보다 감정이입이 중요한 것 같아요. 저는 노래를 못 부르는 친구가 자신의 상황이나 감정이 묻어나게 노래를 부를 때 오히려 느끼는 게 많아요.


- 목 관리는 어떻게 하세요? 담배를 자주 피우시는 것 같은데.
( 디시이용자 '미뇽', '떡곰'님 질문 )

 김종완 :   제 주위에 음악 하시는 분들은 저보다 담배를 더 자주 피우세요. 물론 담배를 안 피우는 사람보다야 안 좋겠지만 담배를 피우면서 느끼는 것도 있고, 술이 더 안 좋은 것 같아요. 몸에 좋은 차 마시고, 물 많이 먹는 게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담배는 굉장히 많이 줄였어요.


- 얼마 전에는 병원에 입원하셨다고 들었어요.

 김종완 :   많이 좋아진 것 같아요. 예쁜 간호사 분께 주사를 맞아서.(웃음)

- 어떤 인터뷰를 보니까 음악을 안 했더라면 종완 씨는 요리사, 재원 씨는 PC방 주인, 정훈 씨는 컴퓨터 조립상, 재경 씨는 아무것도 할 게 없다고 답하셨더라고요.

 이정훈 :    컴퓨터를 좋아하긴 했어요. 열심히 했다면 그쪽으로 갈 수도 있었을 것 같아요.
 정재원 :   특별히 할 게 없을 것 같아서요.
 김종완 :
  성인 PC방 주인이요.
 일   동 :   (웃음)
 이재경 :   저는 아무것도 할 게 없다고 하긴 했는데 멀리뛰기 선수나 육상 선수가 꿈이었어요.
 김종완 :
  재경이가 초등학교 때 육상을 했어요.
 이재경 :   지금은 족구 해요. 건강관리를 위해서 정훈이랑.


- 종완 씨는 요리사라고 해서 좀 의외였어요.

 김종완 :   왜 의외예요?
 정재원 :   종완이가 굉장히 미식가예요.
 이정훈 :    저희가 녹음할 때 주방이 있는 스튜디오에서 했는데 파스타도 만들고 그랬어요.


- 그럼 종완 씨가 해줬던 음식 중에 가장 맛있었던 음식은 뭐예요?

 정재원 :   예전에 여행 갔을 때 봉골레 스파게티를 해줬는데 정말 맛있었어요. 스파게티 전문점에서 먹는 것보다 훨씬 맛있었어요.
 김종완 :
  제가 제일 자신 있는 요리가 봉골레 스파게티예요. 제 꿈이에요. 나중에 음식점 하는 게.


- 데뷔 10주년이 얼마 안 남았어요. 특별히 생각해둔 계획 있나요?
( 디시이용자 '디디'님 질문 )

 정재원 :   여행?
 김종완 :
  술을 거하게…(웃음)
 이정훈 :    놀고 싶어요.


- 팬들과 함께 보내는 것도 좋을 것 같은데요.

 김종완 :   네. 공연을 하게 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그런데 우선은 저희끼리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내고 싶어요. 뭐하지 진짜?


- 요즘 미국산 쇠고기 때문에 논란이 큰데 '넬'의 생각이 궁금해요.
( 디시이용자 '막장선균', '디디', '백선생'님 질문 )

 김종완 :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해요. 무슨 이득이 있는 건지 자세한 내막은 모르겠지만 아무리 그래도 너무 심한 것 같아요. 미국에서도 금지하는 쇠고기를 받아들인다는 게… 촛불 문화제가 열리고 많은 사람이 잘못 됐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데도 나라에서 한다는 건 누가 뭐래도 잘못된 것 같아요.
 이재경 :   오히려 저희가 잘못 알고 있는 거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어요.
 김종완 :   다른 나라도 어느 정도 제한을 두잖아요. 우리도 지킬 건 지켜야죠.


- 종완 씨는 라디오 진행하고 있잖아요. 문득 궁금한 건데, 라디오 진행하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비속어 같은 게 나올 수 있을 것 같아요.

 김종완 :   제가 비속어를 남발하는 편은 아닌데요. 쓰고 싶을 땐 써요. 강렬하잖아요. '이건 너무 싫어'라고 얘기하는 것 보다… 필요할 때만 쓰는 편이에요.

- '넬'의 꿈이 궁금해요. 예전에는 홍대에서 공연하거나 '넬'의 이름으로 음반을 내는 것, 콘서트를 하는 것 등이 꿈이었는데 그 꿈들을 지금은 모두 이뤘잖아요.

 김종완 :   '넬'로서의 꿈은 정말 오래갔으면 좋겠어요. 스무 살 땐 우리 중 누군가 결혼을 하리라곤 상상도 못했거든요. 그런데 지금 결혼해서도 같이 활동하고 있잖아요. 이렇게 같이 삶을 살아갔으면 좋겠어요. 또 우리가 보고 듣고 자랐던 뮤지션들과 같은 무대에 서고 싶고, 개인적으론 음식점 하고 싶어요. 여행을 많이 했으면 하는 바람도 있고요.
 이정훈 :    저도 팀으로서는 당연히 종완이의 바람과 똑같고요. 앞으로도 넷이서 좋은 음악 했으면 좋겠고 개인적으론 일본어 공부를 하고 싶어요.
 정재원 :   저는 해외 나가서 활동도 해보고 싶어요. 개인적으론 아이를 잘 키워야죠.(웃음)
 이재경 :   '넬'이란 밴드가 매너리즘에 안 빠지고 지금보다 더 좋은 음악 많이 하는 게 꿈이에요. 또 정신적으로든 물질적으로든 부자가 되고 싶어요.(웃음)


- 요즘 이런 질문이 유행인데요. 넬에게 음악이란?
( 디시이용자 '김악이', '김처선'님 질문 )

 정재원 :   친구요. 깊은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친구.
 이재경 :   멋있어 보이기 위한 수단. 나를 멋있게 표현할 수 있는 수단이요. 겉멋이 아닌 진짜 멋이요.
 이정훈 :    그냥 생활인 것 같아요. 처음엔 좋아서, 취미로 시작했는데 어느 순간부터 생활이 된 것 같아요.
 김종완 :
  의미요. 의미 없는 건 싫어하거든요. 몇 안 되는 어떻게 보면 유일하게 제 의미를 찾을 수 있는 게 음악이에요. 안 하면 짜증 나는 것도 있어요. 안 보면 짜증 나고 보고 싶은 친구들 같은 거? 음악을 하는 게 제일 재미있고 즐겁고 뭔가 의미를 찾을 수 있고 그 안에서 나를 바라볼 수도 있고요

  평생을 함께하고픈 친구가 있다는 건 얼마나 큰 축복인가. 인터뷰를 하는 내내 그들의 우정과 그들이 공유하고 있을 추억이 부러웠다. 홍대에서 공연하고 싶다는 그들의 첫 꿈이 이루어진 것처럼 '함께 오래도록 음악을 하고 싶다'는, 어쩌면 마지막 꿈이 될 그 바람도 꼭 이루어지기를.

  참고로 '아오이 유우'는 김종완 사인이다. 요즘 '아오이 유우'에 폭 빠졌단다.(웃음)


김정화 junyjung@dcinside.com
기자갤로그 : http://gallog.dcinside.com/junyj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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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픽하이의 타블로

편견이 없다면, 세상이 재미있을까



사람들은 묻는다 ‘객석’ 기자니까 클래식 음악만 듣겠네요. 꼭 처음 만나는 자리에서 이런 질문을 받는 편이라 ‘그렇지만은 않아요’, 얌전하게 대답하고 상황 종료한다. 온 몸이 간질간질해지는 발라드부터, 터질 듯 내달리는 힙합까지...잡식동물 같은 나의 음악 취향을 설명하기엔 초면에 부끄러움이 많다. 사람이든 세상이든 알면 알수록 재미있다. 편견을 깨트리는 재미가 쏠쏠하다. ‘객석’ 기자가 클래식 음악만 듣고, 에픽하이의 타블로가 힙합음악만 듣는 세상. 생각만 해도 지루하다.




‘객석’과의 인터뷰를 부담스러워했다고 들었다. 똑똑한 타블로에게 부담스러운 인터뷰가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



누가 그런 말을 했나?



매니저가 그랬다.



사실이 아니다. 그저 인터뷰를 하기 전에 컨셉트와 소재를 미리 알아봐 달라고 했을 뿐이다.



부담스러워하지 않아도 된다. 에픽하이의 타블로도 클래식 음악과 ‘살짝’ 연이 닿아 있다. 이 정도만 알려주면 되는...



(기자 말 끊고) 바이올린을 했었다. 9년 정도 하다가 고 2때 그만뒀다. 마지막으로 잡고 있던 게 바흐 브란덴부르크 협주곡 3번이다. 갑자기 기타를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예술의전당 앞 악기점에서 기타를 사고 바이올린을 그만뒀다. 바이올린은 지금도 가지고 있다. 대학교 때 몰래 팔려다가 아버지에게 걸린 적은 있지만.



그 정도면 바이올린을 거의 전공할 뻔한 셈인데 지금 당장 연주할 수 있는 곡이 있나?



비발디 ‘조화의 영감’ 6번. 마지막으로 리사이틀 했을 때 연주했던 곡이다. 캐나다에서 처음 바이올린을 배웠다. 판 교수라는 분에게 배웠는데 풀 네임은 생각 안 난다. 중국 사람으로 아이작 스턴의 제자였다. 레슨실에 늘 아이작 스턴의 흑백 사진이 걸려 있었다. 요즘도 음악을 만들다 보면 판 교수의 말이 떠오른다. ‘악기 연주는 코뮤니즘을 닮아야 하는데 네 연주는 너무 데모크라시 같아!’ 매일 혼났다.



중구계 캐나다 이민자가 그런 발언을 했다니 재미있다. 근데 왜 바이올린을 그만뒀나?



브란덴부르크 현주곡 3번을 하면서 힘들었다. 솔직히 부담이 컸다. 그때 내가 진짜 하고 싶은 음악에 대해 많이 생각을 했다. 그렇다고 바이올린을 억지로 시작한 건 아니다. 꼬마였을 때 내가 우겨서 시작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부모님들의 기대와 희망이 너무 커진다는걸 느꼈다. 그게 부담이 됐나 보다. 요즘 들어 현을 쓰는 작업을 많이 하는데, 그때 바이올린을 계속 했으면 좋았을 걸 하는 생각이 든다. 부모님 말씀 치고 틀린 게 없다.



좋아하는 작품이나 음반도 바이올린과 관련된 것을 추천할 것인가?



아니다. 어려서부터 피아노 음악을 좋아했다. 작곡가는 필립 글래스를 좋아한다. 그가 음악을 담당한 ‘디 아워스(The Hours)'는 책으로도 워낙 좋아했던 작품이거니와 영상만큼이나 음악이 큰 비중을 차지해서 더 좋았다. 필립 글래스의 음악은 단순하면서 동시에 극적이다. 음악을 듣고 처음으로 심한 우울증에 빠졌던 적이 있었는데 '월광' 소나타 때문이었다. ’월광‘이란 표제는 베토벤이 붙인 게 아니다(독일의 평론가 루드비히 렐슈타프가 붙였다). 나 역시 달빛의 느낌이 아닌 다른 것을 느꼈다. 워낙 유명한 곡이라 여기저기서 자주 듣게 되는데 아직도 그 작품을 들으면 기분이 이상하다. 그 ’포스‘란...



나 역시 베토벤을 치면서 건반에 깔리는 듯한 느낌을 받은 적이 있다.



내가 좋아하는 게 바로 그런 느낌이었다. 숨막히는 느낌.



필립 글래스의 음악이 단순하면서도 극적이란 지적은 아주 정확하다. 에픽하이의 음악 속에서도 터질 듯 극적인 요소가 많다. 하지만 미니멀리즘 음악과는 달리 채널이나 레이어가 훨씬 많다. 특히 뒤로 갈수록.



미니멀리즘 작품과는 완전히 다르다. 하지만 내 음악 역시 아주 단순한 코드나 멜로디에서 시작된다. 뒤로 갈수록 극적으로 확장되는 영화처럼 클라이맥스를 만드는 걸 좋아한다. 단순한 멜로디에서 시작해 결국 혼란스러움을 꾀한다. 내 음악도 기본적으로는 굉장히 미니멀하다.



힙합도 처음 국내 음악 시장에서 외면 받다가 ‘힙합전사’로 대표되는 과도기, 또는 시행착오를 거치며 서서히 대중화됐다. 그 결과, 이제는 실력 있는 힙합 뮤지션의 음악을 대중음악이라는 카테고리 안에서 들을 수 있다. 클래식 음악은 수백 년째, 전체가 아닌 일부를 위한 음악으로 존재한다. 타블로만의 해결책이 있나? 딴 동네 얘기겠지만.



편견을 깨야 한다. 힙합도 그러한데 클래식은 말할 것도 없다. 과거에는 힙합에 대한 편견이 심했다. 무거운 음악이다. 거친 음악이다. 막 나가는 애들의 음악이다 라는 소리를 들었다. 당연히 대중은 ‘이건 날 위한 음악은 아니다’ 라고 생각하게 됐다.

음악 자체보다 장르가 가지고 있는 이미지가 부각되는 경우가 있는데 클래식 음악이 그 대표적인 장르, 아니 문화다. 게다가 대중에게는 클래식 음악을 듣는 일이 ‘감상’이 아닌 ‘교육’이 된 지 오래고. 이러한 문제를 내가 갑자기 발견한 건 아니다. 아주 오래된 얘기다. 문제는 대중에게 나름대로 잘 알려진 클래식 음악인들, 즉 대중과 클래식 음악의 고리가 돼야 할 사람들에게 있다.



우리가 언급한, 클래식과 대중 사이의 소위 ‘고리’ 역할을 하는 연주자들은 내가 볼 때 클래식 음악인이 아니다. 장르 자체가 클래식이 아니고, 실력 면에서나 고민하는 자세에서나 부족함이 많다.



지적하고 싶은 부분이었다. 피아노 들고 나와서 ‘난 클래식 음악인이다’라고 말하면 우선 높게 평가받는다. 음악을 잘해도 ‘난 대중 음악인이다’라고 하면 수준 낮게 평가하고. 그 편견이 언제 깨질지 모르겠다. 크게 한번 뒤집어지지 않는 한 어려울 것이다. 튼튼하고 실력 있는 좋은 ‘고리’가 필요하다. 여전히 좋은 음악은 팔린다. 나도 이번 음반이 나온 후에야 깨달았다(지난 1월 말 발매된 에픽하이 4집 ‘Remapping The Human Soul’ 은 2월 19일 현재까지 음반 판매 순위 1위를 지키고 있다. 27개 트랙을 2CD에 담은, 꽤 중량감 느껴지는 음반이다). 클래식 음악에서 가사가 차지하는 비중이 적다는 점도 큰 한계이다. 절절한 가사가 있었다면 상황이 달라졌을 것이다. 재즈도 현대 장르지만 지금은 클래식 음악만큼이나 높고 먼 위치에 놓여져 있다. 궁극적으로 재즈 역시 가사 없는 음악이니까.



동감한다. 나도 가사 때문에 듣는 가요가 많다. 어렸을 때 들었던 곡들에 비하면, 지금은 '가사(歌詞) 문학'이란 표현이 떠오를 만큼 가요 가사가 대단해졌다. 한정된 시간에 상대적으로 많은 단어를 전달할 수 있는 랩 음악의 영향이 클 것이다. 타블로가 쓴 가사를 보면서도 깜짝깜짝 놀란다. 인터뷰 중에 쓰는 어휘를 봐도 그렇고, 스탠포드에서 영문학 학사 석사를 했고. 궁극적으로 하고 싶은 게 무엇인지 궁금하다.



솔직히 말해서 잘 모르겠다. 가능하다면 음악만 하고 싶다. 그게 예전에는 불가능한 거 같았다. 1 2집 때 음악만 했는데 대중이 나를 외면하더라. 아무리 열심히 좋은 음악을 만들어도 대중이 무관심하다는 생각에 상처를 많이 받았다. 아예 등지고 나 자신을 고립시킬까, 아니면 대중이 들을 수밖에 없는 음악을 만들까 고민하다 후자를 택했다. 기획사를 찾아가 토크 프로그램, 쇼 프로그램에 출연시켜 달라고 먼저 요구했다. 그 후 소위 스타가 됐고 3집 앨범을 냈는데 잘 됐다. 지금은 거의 음악 프로만 한다. 오히려 인터뷰를 많이 하는 편이다. 그런데도 4집이 잘 돼서 다행이다. (내) 음악과 (타인의) 비즈니스 사이에서 갈등하는 순간이 또 올 것이다. 그래서 정신적으로 아예 나눠버렸다. 화가라면 그림을 그리는 내 방, 그림을 보여줘야 하는 공간이 서로 달라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 방에서 그림을 그리다가 큰 거실로 들고 나왔다. 나와 보니 가족 친척 이웃이 다 온 거다. 내가 들고 있는 그림이 검은색이더라도 그 사람들 앞에서 검은색 표정까지 지을 필요는 없다.



좋은 말씀 감사하다. 그런데 내가 물어보고 싶었던 건 다른 얘기다. 마지막엔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은지 궁금했다. 너무 다재다능하다 보니 선택의 범위도 넓지 않은가.



예전에는 참 거창했다. 노벨 문학상도 받고 싶고 노벨 평화상도 받고 싶었다. ‘위대한 개츠비’ 같은 책도 쓰고 싶었다. 그런데 20대를 마구 내달리다 보니 꿈이 참 단순해졌다. 내가 그 무엇보다 사랑하고, 나를 그 무엇보다 사랑해주는 한 여자를 찾고 싶다. 영원히 편안할 수 있는 만남을 찾고 싶다. 그 사람을 위해서라면 음악을 포기할 수 있다. 그게 내가 하는 일에 대한 배신으로 비춰질 수도 있을 것이다. 야망이, 꿈이 없어졌나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근데 꿈을 계속 꾸다 보니, 내 꿈을 결국 이게 됐다.



글 박용완 기자(spirate@)


 


예술잡지 <객석>의 Living next door Music(클래식 '밖'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들려주는 음악이야기) 섹션에 실린 인터뷰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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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는 '월광'을 듣고 숨막히는 느낌을 받았다고 했고, 나는 이 인터뷰를 읽고 숨막히는 느낌을 받았다. 이 사람의 세계는 어디까지인가. 새삼 숨이 막힌다. 나의 좁은 세계와 얕은 지식과 비루한 사상은 언제까지고 이 사람에게 압도당하고 말 것이다. 내가 아무리 발버둥치고 노력해도 그 간극을 메꿀 수 없을 것이다. 나는 그저 수집벽을 가진, 광적인 소유욕을 가진 한 사람의 팬으로 그의 조각들을 모으고 있을 뿐이다. 결국 언제까지고 그를 알거나 이해할 수 없을 것이라는 비극적 인식에 도달했다.



 노벨문학상과 노벨평화상을 받고 싶다고 내가 말했다면, '위대한 개츠비'와 같은 책을 쓰고 싶다고 내가 말했다면 그건 농지거리에 불과했을 것이다. 스스로 될 수 없다고 생각하고, 스스로를 한계지음으로써 역설적인 웃음을 유발하려 던진 말일테니까. 하지만 그의 말은 농담이 아니다. 불과 활자에서조차 말의 무게가 느껴진다. 나 자신도 설명할 길이 없지만 그렇게 느꼈다. 음악을 감상하듯, 그림을 감상하듯, 인터뷰를 감상했다. 한마디 한마디를 곱씹으며 읽었다. 그저 한 번 읽고 휙 던질 인터뷰 기사가 아니다. 적어도 내가 읽은 인터뷰 기사 중에서 가장 본질에 접근한 인터뷰라고 본다.



 그는 내게 빛이고, 동시에 어둠이다. 때론 나와 닮았으나 그것은 그의 방대한 스펙트럼의 일부일 뿐이다. 그는 완전히 별개의 타인으로, 멀리 존재하고 있다. 아마 그 거리감이 그의 고독과 우울의 원인일 것이다. 곁에 자신을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는 것이 그를 고독하게 만들고, 그래서 그는 음악에 광적으로 몰입한다. 그것이 그가 택한 소통의 방식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술로도 속일 수 없는 먼 거리. 그는 술을 마시면 늘 운다고 했다. 나는 그가 행복해졌으면 좋겠다.  다음에 사랑에 빠질 여자는 아주 깊고 넓은 세계를 가지고 있는 여자라야 한다. 그사람과 아주 가까이 있을 수 있도록. 오노 요코와 같이 Yes로 그를 존재하게 할.



 정말 사랑할 여자를 만나면, 음악을 포기할 수도 있다는 마지막의 문구가 예언처럼 들려, 섬뜩하다. 그가 어느날 그렇게 사라진다면, 나는 아마 오래도록 음악을 듣지 못할 것 같다. 그의 소망이 이루어져 인생의 나머지 부분들이 행복으로 채워지길 바라지만, 나를 비롯한 그의 많은 팬들은 음악이라는 것을 들을 때마다 슬픔에 잠기겠지. 인터뷰 기사를 읽고 뭐라도 써야할 것 같아 남루한 단어들로 이 글을 쓰면서 나는 숨이 막히고, 가슴이 무거워졌다. 그래도, 눈물은 아직 오지 않은 날을 위해 아껴두어야 할 것이다.


 

Posted by poi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