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데, 꽃이랑 집 안 알려준 거랑, 녹차티백 손에 쥐어준거...요런 거는 다 진짜였어요. ^^
제게는 절친한 친구 "나얌전" 양이 있어요. (가명입니다.)
그녀는 평소에 아주 깔끔하고 반듯한 친구죠.
품행 또한 아주 바르고요.
그런 얌전이가 자신의 주량에 대해 알게 된 것은 대학교 1학년 때.
술을 매우 좋아하던 고등학교 동창 L에 의해서였죠.
L양 : "자! 자! 안주 나온 기념으로 한 잔!!"
얌전 : "어? 나 술 잘 못하는데"
L양 : "자! 자! 고기 뒤집은 기념으로 한 잔!!"
L양 : "자! 자! 술 한 병 더 온 기념으로 한 잔!!"
L양 : "자! 자! 건배한 기념으로 한 잔!!"
L양 : "자! 자! 안주 또 나온 기념으로 한 잔!!"
얌전 : "어? 나 술 잘 못 ㅣㅁㄴ이ㅏ러ㅏㅓㅣㅏ 에헷 에헤헤"
남 술 먹이는데 일가견이 있던 L양은 얌전양에게 신세계를 보여주었던 것입니다.
그 날 있었던 가장 큰 사건.
술을 마시던 얌전양이 울기 시작한 거에요
"나 여기 피났어..어떡해...흑흑"
......
"..........야...........그거 초장이야! ㅋㅋㅋㅋㅋㅋㅋㅋ"
손가락과 옷에 묻은 초장을 보고 울었다는 얌전양...ㅋㅋ
K양은 이 일을 가지고 얌전양을 백만년동안 놀렸어요.
"야! 너 얘 술 먹으면 얼마나 귀여워지는 줄 알어? 얌전아~ 술먹자 술먹자~~"
그리하여 얌전양은 앞으로 술을 다시는 먹지 않겠다고 결심을 했죠.
하지만, 어디 세상 일이 마음 먹은 대로만 된답니까?
얌전양은 2년후, 자원봉사자 단체회식자리에서 또따른 위기를 맞게 됩니다.
그날이 자원봉사가 끝나는 뒷풀이 자리였고
도저히 술을 몰래 버릴 수도 피할 수도 없는, 무시무시한 파도타기가 시작되었대요.
자신이 술을 안 먹으면 자기 왼편에 앉은 사람들이 처음 시작한 부분부터 다시 시작해서
계속 술을 먹어야하기 때문에
사람들에게 원망받지 않으려고 어쩔 수 없이 한 잔, 두 잔 받아마시다보니
어느새 취하게 된 거죠.
그러다가 시간은 새벽...이제 다들 헤어져야 할 시간이 되었고
대학교 근처에서 자취를 하던 그녀를 데려다주기 위해서
몇 명이 그녀를 부축하고 나왔죠.
그 때 어떤 남 선배 한 명이 길가 화단에 침을 뱉었대요.
그러자 헤롱헤롱하던 얌전양 날을 새우며 앙칼지게 말했답니다.
"오빠!! 왜 꽃에 침을 뱉어요? 꽃이 불쌍하잖아요!!! "
쭈그려 앉아서 꽃에게 말도 걸었대요.
"꽃아, 미안해. 미안해. ㅠㅠㅠ 오빠도 빨리 미안하다고 말해요!! 얼른!!!"
주변에 있던 사람들은...황당하기도 하고 웃기기도 하고.ㅎㅎ
결국 그 오빠가 꽃에게 미안하다고 사과할 때까지 그러고 있었대요.
그런데 문제는 다른 데 있었어요.
"너 집 어디야? 이 근처라며? 들어가서 자야지. 응? 어디야?"
"헤헤헤헤. 집...이요? 몰라요?"
"장난치지 말고;; 어디야?"
"알..려...주면 ...안되는데..."
"왜? 집을 알아야 널 데려다주고 갈 거 아냐?"
"...아빠가... 남자한테 집.... 가르쳐주지 말랬어요. 헤헷 헤헷"
해맑게 웃는 얌전양.
데려다주던 사람들은 환장할 노릇이죠. ㅎㅎㅎㅎ
얌전양은 이들을 끌고 1시간쯤 집을 안 알려준 채 동네를 돌고 돌았답니다.
우여곡절 끝에 드디어 집을 알아내서 그녀를 무사히 데려다주고 가려는데
얌전양이 그들을 붙잡더래요. 현관으로 끌고 들어가더니
"여기까지 왔는데... 차라도 한 잔. 헤헤헷...헷 잠...깐만요!!"
이러더니 휘적휘적 싱크대로 가서 녹차티백을 꺼내더랍니다.
그래서 얘가 좀 술을 깨서 차 한 잔 주려나 보나 했더니
녹차티백을 선배들 손에 꼭 쥐어주고는 문 밖으로 밀어내고 문을 닫아 버렸대요. ㅋㅋ
얌전양은 전혀 기억이 없다는데 나중에 그 때 술 먹은 사람들에게
이 이야기를 듣고 그 후로 다시는 한 두 잔 이상 술을 마시지 않아요. ㅎㅎ
제 친구. 좀 귀엽지 않나요? ㅎㅎ
품행제로라고 하기에는 너무 귀여울지도 모르겠지만
문득 그 친구 생각이 나서 적어봅니다.
정작 저는 그런 모습을 한 번도 못봤거든요.
바로 그 전 단계인 테이블과 술 자리를 자꾸 청소하고 닦는 것까지는 몇 번 봤었는데 말예요.
친구야. 그런 귀여운 주사도 쉽지 않거든?
나랑 술 한 잔(?) 하자ㅎㅎ
작년이었나, 올해였나. 진짜 이런 경험이 있었다.
서랍에서 뒹굴던 필름이 있는데, 새 필름인지 찍은 필름인지 알 수가 없었다.
그래서 일단 현상을 맡겼는데, 나온 사진들이 어찌나 가관인지...
얼굴이 화끈화끈.///
몹쓸 사진들을 보신 사진관 아저씨도 난감하셨을 것 같다.
고3때 친구들과 찍은 사진들이 얼마나 촌스럽던지. (그게 대체 몇 년 전인가!!)
누구에게 보여주지도 못하고 고이고이 내 하드 속으로 묻어뒀다. ㅎㅎ
아마 블로는 거기서, 사랑하던(? 혹은 사랑하는 ?) 사람(친구였든 연인이었든)의 얼굴이 나올까봐
그게 두려웠던 거겠지.
그런 필름을 무심코 현상했다가는 마음이 몹시 아플 거야.
비가 매일 와도,
그래도 비가 좋을까요?
가람작가님? ㅎㅎㅎ
'언제 한 번'이 아니라
확정된 약속이 좋다.
누군가에게 '만나고 싶은 사람'이라는 건,
언제나 기분 좋은 일이니까.
꿈꾸라 UCC "천재를 꿈꾸는 그들!!! "이라는 영상을 보다가 발견한 타블로의 라갤 눈팅 현장입니다. ㅎㅎ
그 영상의 1분 8초 즈음에 나와요~~
방송일자는 "천재"에 대해서 이야기한 11월 20일입니다.
역시 이제 습관처럼 라디오 갤러리를 켜놓고 있군요.ㅎㅎ
바람직해. 바람직해.ㅎㅎㅎㅎ
안녕? 이 글을 읽을 네가 몇 살인지 모르지만 말 놓을게. 이거 컨셉이야. 편한 친구처럼 다가가기 위한. 이해하지?
지금은 밤 1시, 나의 퇴근 시간이야. 응? 일 엄청 시키는 대기업에 다니냐고? 아니. 대신 남들 점심 먹는 시간에 출근해. 출근해선 음악을 틀어놓고 대놓고 인터넷을 하지. 응? 회사원 맞냐고? 맞아 나 회사원이야. 입사 5년차 사원. 내 책상은 온통 음악CD들로 뒤덮여 있어. 다 공짜로 받은 거야. 부러워 할 것 없어. 그거 정리하는 것도 보통일이 아니거든. 이제 정식으로 인사할게. 난 주식회사 문화방송에 다니는 라디오PD야.
내가 라디오PD라고 얘기하면 인생에 불만이 많은 사람들이 늘 하는 얘기가 있어.
“원고는 작가가 쓰고, 진행은 디제이가 하고, 콘솔은 엔지니어가 잡고, 그럼 피디는 뭐하는 거냐? 놀고먹다가 큐사인만 주면 되는 거 아냐?”
음... 그래 뭐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지. 선곡이나 섭외, 편집 같은 일을 하지만 기본적으로 PD는 프로그램을 만드는 일을 책임지고 지휘하는 사람이야. 오케스트라의 지휘자 같은 거랄까? 그렇다고 베토벤 바이러스의 강마에를 떠올리진 말아줘. 난 나름 예의바른 사람이야. 흠흠 어쨌든 일을 시키는 입장이니까 편할 것 같지만 ‘책임’이라는 말과 ‘지휘’라는 말에 실린 무게는 꽤나 무거워. 일이 끝나면 나머지 스텦들은 훌훌 털고 퇴근을 하지만 PD는 남아서 프로그램에 대한 고민에 잠겨. ‘잘 되고 있는 건가?’ ‘다음엔 뭘 할까?’ 등등. 누가 시킨 일은 끝이 있지만 내가 만들어서 하는 일은 끝이 없잖아? 그리고 잘되면 공은 모두에게 돌아가지만 잘못되면 책임은 PD가 져야해. 그래서 PD란 건 참 외로운 직업이라는 생각이 들어.
이런 외로운 일을 난 왜 하고 있는 걸까? 뭐 사실 이유야 간단하지. 좋아하니까. 라디오를, 라디오 방송을 만드는 것을 좋아하니까. 어떤 사람은 그러더라? 왜 TV가 아니라 라디오 PD를 택했냐고. 라디오의 시대는 이미 지나갔고 머잖아 사라질지도 모른다고. 하지만 그건 라디오의 매력을 잘 몰라서 그런 거야. 물론 라디오의 영향력이 많이 줄어든 건 사실이야. 포털사이트의 검색 순위를 차지하고 있는 기사 같지도 않은 기사들만 봐도 알 수 있지. 사실 새로운 매체들이 계속 등장하면서 그만큼 기존매체의 영향력이 줄어드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야. 하지만 이런 말 알아? 애인은 떠나도 친구는 남는다. 모른다고? 그래 그럴거야. 내가 방금 만들어낸 말이거든. 사랑이란 건 왔다가도 떠나고 또 오고 그러지만 친구는 늘 내 곁을 묵묵히 지켜주잖아? 난 라디오가 그런 친구 같은 존재라고 생각해.
하나 물어볼게. 정말 지치고 힘들 때, 우울하거나 답답해서 무언가 위로가 필요할 때 너는 어떡하니? TV를 보니? 아니면 책이나 신문을 보니? 그것도 아니면 컴퓨터게임을 하니? 물론 그럴 수도 있을 거야. 다들 나름의 방법이 있겠지. 그런데 그거 알아? 꽤 많은 사람들이 그럴 때 라디오를 듣는다고 얘기를 해. 사연을 쓰거나 핸드폰 메시지로 자신의 얘기를 털어놓기도 하고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노래나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위로를 받는다고 해. 나도 오랫동안 라디오를 들었지만 특히 수험생 때나 군대에 있을 때 더 많이 들었던 것 같아. 이렇게 지치고 힘들 때 위로가 되는 라디오, 그래서 라디오는 든든한 친구 같아.
그리고 하나 더. 라디오는 참 편해서 친구 같아. 애인처럼 자기만 봐 달라 떼쓰지 않거든. 너 TV를 보거나 책을 보거나 또는 게임을 하면서 다른 일을 할 수 있어? 가능할 순 있어도 정말 쉽지 않지. 눈으로 보는 것은 그것 외에 다른 행동을 허용하지 않아. 하지만 귀로 듣는 것은 그렇지 않지. 그래서 사람들은 운전을 하면서, 요리를 하면서, 공부를 하면서 라디오를 들어. 아 예외가 있어. 내가 맡고 있는 ‘타블로와 꿈꾸는 라디오’는 너무 재밌어서 들으면서 다른 일을 하기가 힘들 거야. 미안해.
자, 내 얘기는 여기까지야. 편하고 든든한 친구, 그게 바로 라디오의 매력이고 그 매력이 나를 라디오PD라는 세계로 이끌었어. 혹시 지금까지 내가 반말한 이유를 눈치 챘니? 그래, 바로 라디오의 매력을 더 부각시키려고 그런 거야(절대 지금 막 떠오른 생각이 아니야). 라디오를 많이 들어달라고 이 글을 쓴 건 아니야. 그저 그 어느 땐가 네가 라디오를 들으며 즐거워하고, 위로를 받고, 힘을 얻을 수 있었으면 좋겠어. 그게 내가 라디오PD가 된 이유이기도 하고. 우와 벌써 밤이 깊었네? 잘 자, 이름 모를 나의 친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