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9. 7. 20:35

주저앉다


딸년이 선물한 그다지 비싸지도 않은
새 원피스 한 벌에
소녀처럼 상기된 엄마의 표정은
문득 나의 죄를 떠올리게 한다.

우리는 그들에게 한때의 웃음을 주고
그보다 더 오랜 노역을 요구한다.

매일 무너지는 걸음으로 가슴을 허물고
혼자인 세상에서 차라리 스스로를 장사지내며
위태함을 감내하느라 당신이 가벼워질 때도

아무 것도 아니며 아무것도 아님을,
이렇게 큰 죄를,
여전히 믿지 않는 당신이 고맙고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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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시를 씁니다.
많은 사람이 시를 쓰지 않는 시대에
시를 쓰는 일을 업으로 하는 이는 얼마만큼 힘들까 생각하면서
그 몫을 나눠지는 것입니다.
잘 쓰지 못하지만
억장이 무너질 때,
몇 글자 적고나면 그래도 나아지는구나 싶어서,
적고 지우고 그러다보면 결과물이 나올 때도 있습니다.
만족은 먼 이야기고, 예술가도 아니지만
(스스로 종이와 연필의 낭비로 환경을 파괴하고 있다고 자책하지요.)
때로 자신의 평범함이 지긋지긋할 때
당신도 한 편의 시가 되어보세요.
그건 의외로 즐거울 지도 모르죠.



.....맥주에 약간 취한 밤, 부모님 생각을 하면 좀 울컥한 밤.

Posted by poi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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