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카페 에픽하이 '멜렁'님



지금 읽고 있는 알랭 드 보통의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의 표현을 빌리자면
'길 잃은 고아같은 표정'을 하고 있다.
쓸쓸해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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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픽하이 공식팬카페에서 봤는데요.
12월호 '슈어'라는 잡지의 인터뷰에
내년 1월쯤 <당신의 조각들> 영어원문판이 발매된다고 써있다고 해요.
그 버전에는 사진이 들어있지 않다고 하더군요.

짧은 영어실력으로나마 읽어봐야겠죠? ㅎㅎ
왠지 승부욕을 자극하는군요?
Posted by poise




출처 : 넬동의 비상.[飛上]님이 올려주신 사진이에요~


KBS의 라디오 잡지 "콩"인데요.
넬의 가혹한 라디오에 에픽하이가 초대되었을 때 했던
한국 가요계의 문제점에 대한 대화가 실려있다고 해요.
가격은 2500원이고 인터넷 서점에서 사면 2250원이에요.ㅎㅎ

 상당히 진지한 대화를 나눴었죠. 그날 방송 좋았어요.
차분하고, 깊이도 있고.
아마 DJ인 종완 씨가 이끌어내는 특유의 분위기인 것 같습니다.
가혹한 라디오를 그만두는 것인지, 개편에서 정리당한 것인지 모르겠지만
좋은 DJ를 놓치다니..KBS 두고두고 후회했으면 좋겠습니다. 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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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27일 월요일 
PM10:00 MBC 라디오 타블로와 꿈꾸는 라디오

 


10월 28일 화요일 
PM12:00 SBS 라디오 최화정의 파워타임
PM02:00 MBC 라디오 두시의 데이트 박명수 입니다
PM10:00 MBC 라디오 타블로와 꿈꾸는 라디오

 

 

10월 29일 수요일 
PM10:00 MBC 라디오 타블로와 꿈꾸는 라디오

 


10월 30일 목요일 
PM10:00 MBC 라디오 타블로와 꿈꾸는 라디오

 


10월 31일 금요일 
PM10:00 MBC 라디오 타블로와 꿈꾸는 라디오

** 인터뷰 **
보그, 얼루어


 

11월 1일 토요일 
PM02:00 SBS 라디오 두시탈출 컬투쇼
PM10:00 MBC 라디오 타블로와 꿈꾸는 라디오

 


11월 2일 일요일 
PM08:00 KBS 라디오 메이비의 볼륨을 높여요
PM10:00 MBC 라디오 타블로와 꿈꾸는 라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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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라디오네요.
텐텐클럽이나 라디오천국에 나가주면 좋으련만.ㅎㅎ

보그와 얼루어의 잡지 인터뷰가 있으니
또 괜찮은 화보가 나오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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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10. 22. 00:40



출처 : 카페 에픽하이 킹왕짱ㄱㅁㅇ님


다음 콘서트는 대구라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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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나눠읽읍시다

 


3. 넬

WHAT TO READ
작가를 많이 본다. 평소에도 멤버들끼리 좋아하는 작가에 대해 얘기를 많이 나눈다. 어떤 점이 인상적인지, 어디가 재미있는지 자세히 물어봐서 돌려 읽기도 하고, 새로 사기도 한다. 누군가 새로운 작가를 발견하면 신이 나서 막 추천을 해준다.
HOW MANY
한달에 너댓 권은 너끈히 읽어치우곤 했다. 요즘엔 한두 권으로 줄었다. 더 많이 읽고 싶은데 시간이 여의치 않다.
ON THEIR LIST
김종완, 이재경, 이정훈, 정재원. 네 명의 멤버들이 모두 얘기를 나눠 각자 인상 깊었던 책들을 추천하기로 했다. 마음을 울리든, 머리를 울리든 굉장히 기억에 남는 책들이었다. 이 책을 읽은 다른 사람들과 얘기하고 싶다.
<오 자히르> 파울로 코엘료, 문학 동네
파울로 코엘료라는 작가를 알게 되어서 정말 기쁘다. 그는 늘 생각거리를 던져준다. 그의 작품들 중에서도 깨달음에 관한 책인 <오 자히르>를 추천한다. 우리 삶을 깊이 반성해보고, 진실로 추구해야 할 것은 무엇인지 알게 해주는 책이다. (정재원)
<예술가여, 무엇이 두려운가!> 데이비드 베일즈&테드 올랜드, 루비박스
표지의 두 글자가 강렬하게 눈에 들어왔다. ‘Art’ ‘Fear’. 그리고 조그만 ‘and’가 보였다. 이 단어들의 조합에 매료됐다. 충동적으로 사들였지만, 이 책은 내용도 훌륭했다. 꼭 거창한 예술을 하는 사람이 아니어도, 무언가를 창조하는 작업을 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예술의 두려움’들을 얘기하고 있다. (이재경)
<한없이 투명에 가까운 블루> 무라카미 류, 태동 출판사
무라카미 류 하면 <상실의 시대>부터 떠올리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난 <한없이 투명에 가까운 블루>가 더 좋더라. 무엇보다도 ‘있는 그대로’를 드러내는 등장인물들 간의 대화가 너무 좋다. 마치 우리 주변 사람들의 얘기를 듣고 있는 것 같다. (김종완)
<그러니까 당신도 살아> 오히라 미쓰요, 북 하우스
왕따, 자살 미수, 야쿠자의 아내, 호스티스, 변호사…. ‘굴곡’진 인생을 겪어낸 지은이의 이야기가 절절하다. 세상의 바닥을 봤기에 오히려 담담하고 담대할 수 있었을까? 제대로 살고 싶은 사람이라면 꼭 봐야 할 책이다. 힘들 때 보면서 힘을 얻을 수 있다. (이정훈)
<눈먼자들의 도시> 주제 사라마구, 해냄 출판사
사람들이 갑자기 시력을 잃어간다. 실명한 사람들은 강제수용소에 갇히고, 이 안에선 눈먼자들 사이에 범죄가 만연한다. 이 책을 읽으며 가슴이 먹먹해졌다. 혹시 그 ‘눈먼자’가 나라면 어땠을까? 인간의 본질에 대해 생각하게끔 하는 책이다. (김종완)

*2001년 1집 <Reflection Of>로 데뷔한 모던록 밴드 넬. 브리티시 록 스타일의 음악을 들려주며 감성적인 밴드로 자리잡았다. 올 봄엔 4집 <Separation Anxiety>를 냈다.

피처 에디터: 김보미
사진: CHOI SUNG-W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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넬 부분만 발췌해왔습니다. 대부분 제가 좋아하는 책이네요. ^-^
특히 <예술가여, 무엇이 두려운가>와 <눈먼자들의 도시>는 저도 많은 이에게 권하고 싶어요.
<한없이 투명에 가까운 블루>는 어떤 사람에게는 좀 충격적일 수가 있기 때문에...권하기 약간 어렵지만.ㅎㅎ


기사 전문을 보실 분은 이쪽으로 http://www.elle.co.kr/life/lifeStyleView.html?AI_IDX=4962
드라마 작가 홍자매, <북스피어>의 편집장  임지호, 북 칼럼리스트 박사, 미술 저널리스트 윤동희 씨가 추천한 책들의 목록이 더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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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넬동 늘픔님


아무래도 글 쓰신 분이 라디오데이즈만 들어보고,
가혹한 라디오는 안들어보신 것 같다.
종완 씨도 DJ인데..ㅎㅎ
타블로 씨까지 합세했다면 저 인터뷰는 더 산으로 갔겠지?ㅎㅎㅎ
자꾸만 당황한 기자의 얼굴이 상상돼.ㅎㅎ


그나저나 이 글을 읽으니 DVD가 더더욱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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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밤 10시에 가까운 시각, 스튜디오의 창가에는 어느새 벨벳 커튼같은 어둠이 드리워져 있고 넬의 음악이 스튜디오의 농밀한 공기 속으로 담담하게 퍼지고 있다. 이윽고 김종완(보컬), 이재경(기타), 이정훈(베이스), 정재원(드럼), 이렇게 ‘넬(NELL)’이라는 이름의 네 명이 스튜디오로 들어선다. 그들의 음악은 영화 <Abyss>의 깊은 바닷속처럼 내 안의 무수한 모습들과 화해하고 싶어질 때면 들어가 앉고 싶었던 공간이었다. 그럴 때마다 무의식 중에 당연하다는 듯 CD 플레이어에 넬의 앨범을 올리곤 했었다. 그 때의 감정들이 기억을 지나 천천히 걸어오는 것만 같아 비현실적으로 아득한 기분이 들 무렵, 촬영 준비를 마친 네 명의 젊은이는 심해의 물빛을 닮은 푸른 벽 앞에 엘르의 카메라를 마주하고 앉았다.

 

스물 아홉, 다시 출발선에 서다
재작년 가을, <Healing Process>앨범의 인터뷰로 넬을 마주했을 때 그들은 왠지 조금 상기되어 보였다. 그 때 넬의 4명은 입을 모아 ‘우리가 하고 싶었던 바로 그 음악’이라 했었다. 2006년 한국대중음악상 시상식에서 최고의 음반으로 꼽히기도 했던 그 앨범은 음악계의 살인적인 불황 속에서도 3만장 넘게 판매되며 우리 나라 대중음악의 역사상 드물게 인디에서 메이저로 성공적으로 입성해 온 넬이라는 밴드의 존재감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주었다. 그리고 2년 여의 시간이 지난 지금, 새 앨범 <Separation Anxiety>와 함께 돌아 온 그들의 모습은 짐작한 그대로이기도 했고 동시에 전혀 예측할 수 없었던 것이었기도 하다. 테이크 아웃 커피를 마시듯 음악을 파일로 듣고 버리는 것에 너무 익숙한 인스턴트의 시대, 하지만 음악이라는 순수한 원형에 좀더 다가가려는 그들의 온전한 열정은 짐작-아니 믿음이라는 말이 정확하겠다-한대로 변함이 없었다. 피상적으로는, 데모곡까지 50곡 이상, 스튜디오 작업에서 앨범에 넣고자 한 노래만 27곡이라는 숫자만 봐도 그렇다. 다만 이번엔 ‘Less is More’의 미학을 따르기로 했다. “앨범을 두 장으로 낼까도 생각했어요. 하지만 좀더 완성도가 높은 한 장을 내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한 곡 한 곡 좋을 순 있어도, 앨범의 조화라는 것이 있으니까요(이재경)”. 그 결과 앨범에 실린 11곡에는 감도 높은 서정성과 우울의 정서, 마니아와 대중을 아우르는 풍부함이라는 고유의 문법은 여전한 채, 한층 정교하게 조율된 현재진행형이자 미래진행형의 시제가 담기게 되었다.
예상하지 못했던 부분은 새 앨범을 관통하는 화두인 ‘분리 불안(Separation Anxiety)’이란 부분이다. 전작 앨범을 통해 그들의 ‘치유 과정(Healing Process)’이 일단락되었을 거라 생각했던 건, 장르니 컨셉트니 하는 외피를 좇는데 익숙해질 대로 익숙해진 리스너의 섵부른 속단이 화수분처럼 마르지 않는 예민한 감수성을 따라가는 데 역부족인 것일 게다. 그들의 성장통은 아직 끝나지 않은 듯, 아니 어떤 의미로는 지금부터 시작되는 듯 보였으니까. 그러고 보니 1999년 동네 친구들로 만나 밴드를 결성했던 소년들은 10년의 시간을 지나며 어느새 스물 아홉의 청년들이 되었다. 그래서, 일부러 규정짓기라는 걸 알면서도 ‘넬에게 30대가 된다는 건 어떤 의미인지?’라는 질문을 던져 본다. “29살이라는 것에 큰 의미는 없는 것 같아요.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니까요. 하지만 이런 느낌은 좀 있죠. 저희에게 ‘넬’이라는 건 온전히 20대 자체를 의미하는데, 한 세대라고 할까 요즘 그걸 갓 정리하고 있는 시점이니까 우리 자신에 대해 이런 저런 생각을 많이 하는 것 같아요. 우리에게 있었던 일들, 우리가 해 왔던 것들과 우리가 하고 싶었지만 아직 이루지 못했던 것들에 대해서요(김종완).” “저 같은 경우는 간단히 말해서 지금은 음악이 너무 재밌는데 언젠가 음악이 재미없어져 버리면 어떻게 하지란 불안감이 크죠. 모든 것을 다 쏟아냈는데 그게 재미 없어져 버리면 진짜 공허할 것만 같아요. 음악만은 싫어지지 않았으면 해요(이재경).”
누군가 ‘아티스트는 고통스러워야 한다’고 했던가. 그러니 이율배반적이게도 소년들의 성장통이 담긴 새 앨범은 고스란히 새로운 매력을 느낄 수 있는 또 한 번의 계기가 되고 있다. 때론 한없이 침잠하다가도 어느 순간 위태롭게 여겨질 만큼 폭발하던, 그래서 치명적으로 아름답던 보컬은 소나기가 지나간 뒤 문득 올려다 본 하늘처럼 담담해졌고-심지어 ‘나를 떠나지 마요’라는 애절한 가사를 노래할 때조차-, ‘기억을 걷는 시간’은 에디터로 하여금 “이 곡을 타이틀 곡으로 정한 이유는 뭔가요?”란 질문을 던지게 할 만큼 건조한 느낌으로 타이틀 곡의 전형에서 과감히 비껴가 있다. 일반적으로는 락 밴드의 필수 요소처럼 느껴지는 일렉 기타가 아예 배제된 곡이 있는가 하면, 뮤직비디오와 앨범 발매 공연에서는 기타리스트 이재경이 기타 대신 건반을 연주하는 모습을 볼 수 있기도 했다. 댄서블한 느낌의 ‘Tokyo’는 넬의 음악도 기분 좋게 그루브를 타며 즐길 수 있다는 매력을 열어 보이고 있다. “도쿄라는 노래같은 경우엔 사실 그런 생각을 좀 했었어요. 우리 공연 오는 사람들도 이 노래만큼은 춤을 출 수 있겠구나(웃음). 그래서 공연 때 리듬에 맞춰 춤추시는 분들 보면서 재밌었던 것 같아요. 바램대로 되서 기분이 좋았죠(이정훈).”

그러니 넬을 모던락이나 브릿팝 밴드로 한정하는 건 더 이상 온당치 않아 보인다. “사실 많은 분들이 새롭다고 느끼는 부분들은 예전부터 줄곧 해오던 작업이었어요. 이번 앨범에서는 프로그래밍된 부분들이 많이 추가됐기에 그렇게 느낄 거예요. 다만 우리가 좀더 숙련되고 연구를 많이 해야하는 부분들이 있었기에 작업을 해도 앨범에는 싣지 못하는 곡들이 있었던 거죠. 이전까지 실력 면에서 많이 표현하지 못했던 것들이 있었다면 이젠 그런 것들이 좀더 줄어든 것이겠죠(김종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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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이라는 진정성
지난 4월 4일부터 3일간 열렸던 앨범 발매 공연에서 보컬 김종완은 객석을 바라보며 ‘이렇게 같이 나이들어갔으면 좋겠다’라 이야기했다. 아마 그 때 이해했었던 것 같다. 사람들은 왜 가장 소중한 순간에 세상에서 가장 진부한 표현을 쓸 수 밖에 없는지를. ‘사랑해’, ‘고마워’, ‘미안해’와 같이 진부한 표현들이 가장 보편 타당한 어법이라는 것도. 그래서 ‘고맙다’고 얘기하고 싶었다. 넬이라는 밴드로 인해 인생의 풍성하고 새로운 결을 알게 되었고 그건 무척 즐겁고 행복한 경험이라고. 그리고 아마 그들도 팬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었나 보다. “일차적으로는 음악을 함에 있어서 다른 사람들의 의견이나 기분보다는, 음악하는 사람이 가장 중심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어요. 앞으로도 그럴 것 같고. 다만 활동을 하면서 우리 음악이 다른 사람에게 어떤 영향을 끼치게 되는가에 대해 느끼게 된 일들이 좀 있었어요. 어떤 사람들로부터 우리 음악이 큰 힘이 되어서 힘들었던 시기를 잘 보내게 되었다는 얘기들을 들으면서, 그들에 대한 책임감 보다는 고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우리 음악이 누군가의 인생을 변화시키고 있지 않을까란 생각이 들었거든요. 우리는 그저 우리 음악을 할 뿐인데 이렇게 우리 음악을 좋아해주고 크게 감동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생각을 하니까 계속 좋은 음악을 많이 만들고 열심히 활동해서 사람들에게 크던 작던 기쁨을 주고 싶단 생각을 했어요. 그렇게 함께 가고 싶은 거예요(김종완).” 흔히들 사랑 노래로 알고 있는 1집의 ‘Stay’가 실은 그런 마음으로 음악과 대화하고 싶었던 곡이라면, 이번 앨범에서는 ‘Promise Me’가 그렇다. “그런(메시지가 직접적으로 드러나는) 노래를 한 번 쯤 해보고 싶었어요. 음악적으로나 개인적으로나 굉장히 중요한 시기에 와 있다는 생각을 하거든요. 내 인생에서 내가 택한 이 길을 후회하기 시작하면 30대에 더 힘들어질 것 같아요. 사실 넬 멤버 모두 개인적으로 슬럼프가 올 때도 있거든요. 음악하는 게 항상 즐겁지 만은 않고 힘들 때가 있는 거예요. 물론 우리만의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우리와 같은 길을 가는 사람들, 혹은 음악을 하는 사람들이 아니라 해도 그들 모두에게 일종의 용기같은 걸 줄 수 있었으면 하는 생각이예요. 제 자신과 그들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끌어줄 수 있는 음악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만든 노래이죠(김종완).”
햇수로 10년째, 단 한 번의 멤버 교체 없이 한 길만을 달려온 넬은 요즘 질적으로나 양적으로나 자랑스러워할 만한 소위 ‘대박’을 터트리고 있는 중이다. 공연을 할 때마다 단시간 내 매진되는 것이나 한국 음악계를 통 털어 앨범 판매량 1위, 공중파 방송 음악 프로그램에서 상위권 랭크라는 기록들이 단적인 예. 그런데 정작 본인들은 기쁨과는 별개로 음악씬 내에서의 ‘위치’적인 부분에 있어서는 의외로 담담한 어조로 이야기한다. “넬은 재밌고 신기한 케이스인 것 같아요. 주류와 비주류의 사이에 있다고나 할까요. 어떤 때 보면 완전히 주류 같기도 하고 또 어떤 때는 완전히 비주류 같기도 하고. 만약 우리가 어떻게 되기를 원하느냐고 굳이 대답해야 한다면, (일반적으로 통용되는)’위치’라는 문제보다는 우리 음악을 좀더 많은 사람들에게 왜곡없이 우리가 생각하는 대로 전달할 수 있게 되는 것이 우리의 관심사예요(김종완).” 맞다. 어쩌면 모범 답안처럼 들릴 수 있는 말이다. 하지만 거기서 결코 ‘가식’이란 단어를 꺼낼 수 없는 이유는 이들의 앨범이나 공연을 단 한 번이라도 직접 경험해본 사람이라면 어렵지 않게 느낄 수 있는 ‘진정성’ 때문이다. 이들은 공연장이라는 같은 공간 속에서 밴드와 관객이 하나가 될 때 무척 행복하고(정재원), 넬로서 만들어내는 음악에서 오는 희열을 잊지 못하는(이재경) 뜨거운 가슴과 아무리 어려운 일들이 있어도 멤버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모두 지나가는 일일 것이라고 다 이겨낼 수 있다고 다짐하는(김종완) 자신감과 강한 유대감이 바탕이 된 오랜 우정이 있기에 지금까지 ‘넬’이라는 이름을 지켜올 수 있었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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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필로그
물론 아직까지도 넬이라는 밴드가 생소하다 해서 무작정 낯설어 할 필요는 없다. 그들의 음악은 ‘우연한 방문자’처럼 찾아와서 ‘기억을 걷는 시간’의 가사처럼 우리의 일상 깊숙이 스며들어 어느날 문득 느끼게 되는 유전자를 지녔기 때문이다. 에디터에게도 그랬다. 동경의 어느 작은 골목을 홀로 걸을 때나, 모델들이 리허설을 마친 텅 빈 패션쇼 무대에서나 그들의 시간은 한결같이 흐르고 있었다. 그리고 그건 오래도록 아껴두고 싶은 빈티지 와인처럼 세월이 흐를수록 깊어가는 소중한 체험임에 분명하다. 본연의 성정을 잃지 않으며 끊임없이 제 모습을 바꿔 흐르고 흐를 강물처럼, 넬이라는 이름의 한없이 투명한 블루는 그렇게 여전히 진화 중이다.

 

*자세한 사항은 엘르 본지 5월호를 참고하세요!

패션 에디터: 강정민
사진: JEON JAE-HO
진행 어시스턴트: 이정은
헤어: 준호(헤어 살롱 0809 부원장)
메이크업: 육근영, 아경파피루스

 

http://www.elle.co.kr/entertain/MusicView.html?AI_IDX=3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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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맥심은 남성잡지였다...ㅋㅋㅋ

그래, 돌려말하는 것보다 훨씬 낫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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힙.합.
어떻게 여기까지 흘러왔을까, 그건 다시 생각해도 신기한 일이다. 좋아하는 일을 쫓아서 계속 걷다 보니 여기까지 오게 됐다. 어렸을 때 9년 동안 바이올린을 배운 적은 있지만, 고등학교 2학년 때 건모 형 앨범에 작사한 곡을 준 게 처음 시작이었다. 그게 계기가 되어 음악 만드는 일에 흠뻑 빠져버렸다. 음악 하는 모습이 너무나 아름다워 보여서 집에 녹음기를 갖다 놓고 피아노 연주를 하고, 테이프에 다시 옮겨 담으면서 혼자 요란을 떨었다. 글을 쓰던 학생이 음악을 하기로 마음먹은 것이다. 내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게 뭘까 생각해봤는데, 제일 먼저 떠오른 게 노래를 잘 못한다는 사실이었다. 정말 가창력 제로다. 멜로디 감각이나 느낌은 진짜 좋은데 정작 내 목소리는 그걸 소화할 수 있는 도구가 못 된다. 바이올린이 첼로 소리를 낼 수 없듯이. 그제서야 랩이 바로 내 바이올린 목소리에 어울리는 음악이라는 걸 알았다. 내가 좋아하는 시와 랩이 닮은 것도 맘에 들었다. 대학에서 언더그라운드 그룹을 만들고, 뉴욕 할렘에서 랩 배틀하던 때를 생각하면 정말 형편없는 실력이었지만, 나를 여기까지 오게 만든 것은 분명 그때의 열정이라 할 수 있다.

달라졌지만 달라지지 않은 것 어느 날 보니, 나도 모르게 돈을 많이 버는 사람이 됐다. 처음에는 돈을 벌 생각이 전혀 없었다. 그랬으니까 대학원 졸업하고 다 버리고 온 거다. 음악만 하고 싶어서. 1집을 냈을 때 돈을 벌 수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힙합이라는 장르 때문이기도 하고, 1집이 대중들에게 아예 사랑받지 못했기 때문에 ‘돈을 못 버는 거구나, 내가 하고 싶은 거 그냥 하는 거구나’ 그러면서 음악만 생각했다. 2집 ‘평화의 날’이란 곡을 만들었을 때는 힙합 마니아들이 “얘네들 뭐하는 거야? 힙합하다가 갑자기 이게 뭐야?” 그랬다. 비트가 빠른 일렉트로니카 같은 음악을 하니까. 하지만 상관없었다. ‘어차피 돈 못 버는 거 내가 하고 싶은 거 다 해야지’ 생각했으니까. 뭐하려고 가오 잡나? 그런데 1집 때랑 똑같이 활동했을 뿐인데 2집이 잘 됐다. 방송이나 오락 프로그램에 전혀 출연하지 않았는데도 말이다. 사람들은 내가 오락 프로에 나와서 뜬 다음 에픽하이가 잘 됐다고 생각하는데, 사실 에픽하이가 주목받기 전까지는 방송 출연 한 번 못해봤다. ‘평화의 날’ 덕분에 어느 정도 팬들이 생겼지만 여전히 돈은 벌지 못했다. 방송을 하다 보면 우리가 설 수 있는 무대가 더 많아지겠지 싶어 기회 한 번 잡으니까 또 섭외가 들어와 MC를 하고, 다음번에는 DJ가 되고, 그렇게 하다 보니 시트콤도 하게 되었다. 그때는 정말 내가 인기 있는지도 몰랐다. 하느라고 정신이 없었으니까. 그리고 3집이 나오고서야 깜짝 놀랐다. 생각지도 못했던 1위를 하면서 어느 날 보니, 내가 돈을 많이 벌고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사람이 되어 있더라. 그건 정말 감사해야 할 축복이다. 하지만 ‘돈을 벌어야지’라는 생각은 지금도 없다. 틈틈이 쓴 내 글을 가지고 책을 내자는 수많은 출판사의 제의를 거절하고 말도 안 되는 이유를 핑계 대면서 광고 촬영도 하지 않았다. 따지고 보면 굉장히 큰 액수지만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 이미지에 맞지 않는데, 그 상품 팔아주는 사람이 되려고 내가 뭘하는 거지?’ 그런 결정을 반복하다 보니까 방송 활동도 쉬고 싶어져서 지난 6개월 동안은 라디오(FM4U 친한 친구)만 하고 아무것도 안 했다. 주위 사람들은 “대박 터졌는데 왜 아무것도 안 해?” 하는데 내가 하고 싶은 게 아니니까. 음반 활동이 끝나면 모든 활동이 끝나야 된다. 좋은 음악 만들려고 쉬는 거고, 9월에 4집 앨범이 나오면 또다시 음악을 위해 방송도 하겠지만 그게 내 전부가 되는 건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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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한 사람 이런 말 하면 지금까지 에픽하이 음악을 들었던 사람들이 의아해할 수도 있는데, 사실 3집까지는 마음으로 음악을 만들려고 노력했지만 결론적으로는 머리로 한 게 더 많았던 것 같다. ‘이런 것을 담아야지’ 나도 모르게 조금씩 계산하면서 말이다. 이제 곧 4집 녹음 작업을 하려고 하는데 이번 음악은 진짜 마음으로 음악을 만든 것 같다. 사운드 자체나 멜로디가 많이 성숙해졌고, 가사도 솔직하게 썼다. 정말 하고 싶은 얘기를 느끼는 대로 쓰다 보니 우울한 곡들이 많다. 생각해봤는데 그런 곡들이 계속 나오는 건 내가 우울한 사람이라는 거다. 물론 사람들이 가진 타블로의 캐릭터처럼 장난기 많고 밝은 면도 있지만, 근본적으로는 우울한 사람이기 때문에 내가 전할 수 있는 것은 우울함이다. 그게 꼭 나쁜 것만은 아닌 것 같다. 내 자신에게 솔직한 음악을 하려면 가슴 아픈 걸 해야 할 것 같다. (사진 촬영을 해준 코요태 백성현의 방 한쪽을 장식한 사진들을 가리키며) 저기 수십 장의 사진이 있어도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굉장히 슬프거나 고독함을 담은 사진이고, 음악을 들어도 슬픈 멜로디와 가사 한마디가 제일 기억에 남는다. 그게 나인 것 같다. 힘들어할 때 다가와 해주는 말 한마디가 오래도록 기억되고, 그 순간을 함께해준 친구가 평생 가는 것처럼 슬픈 순간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때인 것 같다.

첫 단편 소설 andante
대학교 1학년 가을에 쓴 게 ‘안단테’이고 이것 말고도 써놓은 게 아주 많다. 이런저런 이유로 글 쓰기를 잠시 미뤘었는데 내년쯤 단편 소설 모음집을 내려고 쉬는 틈틈이 쓰고 있다. 내용은 에픽하이 음악을 닮았다. 타이틀곡들 때문에 사람들은 우리 노래를 밝고 희망찬 건장한 청년들의 음악이라고 생각하는데 사실, 몇 곡을 제외하고는 지극히 현실적이고 우울하다. 사람들의 사는 얘기를 직설적으로 얘기하는 것 자체가 우울한 그림을 만들어내는 건데 내 단편 소설도 대부분 그렇다. 도시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이고, ‘안단테’가 책의 첫 스토리로 들어갈 것이다. 방송이랑 시트콤을 하고 있을 때 책을 내지 않았던 건 코믹한 이미지 때문에 사람들이 내 글을 진지하게 읽어주지 않을 것 같아서였다. 게다가 “어, 타블로 잘 나가니까 책까지 냈네”라는 오해를 사는 것도 싫고, 유명세 때문에 책이 팔리는 것도 싫다. 꼬마 때부터 20년 동안 글을 써왔고, 사실 음악도 글 쓰는 마인드로 하는 거다.

나를 설명하는 모든 것 영화 학교에 진학하는 것을 부모님이 반대하셔서 가출하기도 했었는데,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을 표현한다는 점에서는 영화나 음악, 글이나 사진, 그림이 모두 똑같다. 나를 정말 단순하게 설명하자면, 문화,예술이라는 틀 안에 있는 것은 다 좋아하고, 그 밖에 있는 것은 모두 관심 없다. 과학으로 설명할 수 있는 것도 문화,예술로 설명했으면 좋겠고, 정치로 파워를 만들어서 다른 사람을 누르는 것보다 문화로 사람들의 리스펙트를 얻어서 그 사람들과 파워를 나누는 게 더 좋다. 누군가는 어리석다고 말하겠지만 그게 바로 나다. 그림 잘 그려서 티셔츠 디자인도 하는 다이나믹 듀오의 개코를 옛날부터 옆에서 지켜봐왔는데 그걸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내겐 자극이 된다. 같이 랩을 하는 친구지만 개코가 그림 그릴 때가 내 눈엔 가장 아름답고, 빽가도 같은 가수지만 사진 찍는 모습을 볼 때가 너무 좋다. 다른 사람과 나누고 싶지 않을 만큼.

사랑하는 친구들 사실 처음에 빽가를 만났을 때는 어떤 애인지 알 수가 없었다. 유쾌하고 춤 잘 추는 아이라는 것 말고는. 그런데 친해지고 보니 얘가 방송국 밖에서는 완전히 다른 존재더라. 지금 이 방을 봐도 알겠지만 사진에 미쳐 있다. 빽가가 얼마나 사진을 사랑하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난 그를 우리나라의 마지막 보헤미안이라고 생각한다. 나랑 몇 명만이 아는 빽가의 모습이 있는데, 그게 너무 좋다. 넬, 이정과도 굉장히 친하고, 클래지콰이 멤버들이랑 거미도 있다. 인기 많은 사람과 친해지고 싶어하는 사람이 있고, 인기와 무관하게 재능 있는 사람과 가까이 지내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나도 어렸을 때는 그랬을 거다. 하지만 이제는 조건에 관심 없다. 사람이 좋으면 좋은 거다. 여자를 만날 때도 주위에서 아니라고 말려도, 그 사람이 나에게 아름다워 보이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 에디터 : 팽윤주
- 헤어 & 메이크업 : 장은삼(Ra Beauty Core)
- 스타일리스트 : 김봉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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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ㅣ www.voguegirl.com 







Posted by poi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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