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탐험] 윤하 "선배님들의 러브콜? 목소리 때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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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니, 타블로와의 우정 그리고 힙합이야기
http://nownews.seoul.co.kr/news/newsView.php?id=20080830603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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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일자 : 2008-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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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힙합 플레이야에 페니의 인터뷰 기사가 떴습니다.
일주일이나 기다린 보람이 있게, 아주 길고 알찬 인터뷰네요. ^^ 
다들 즐겁게 읽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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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출처 : 힙합플레이야
http://www.hiphopplaya.com/magazine/article/view.html?category=3&category2=&page=1&sort=&num=3484&keyfield=&k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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힙플: HIPHOPPLAYA 회원분들 그리고 팬 여러분과 흑인음악 팬 여러분께 인사 부탁드립니다.

Pe2ny:
안녕하세요 프로듀서로 활동중인 Pe2ny입니다..!!
힙플을 통해선 3번째 인사드리네요



힙플: 울림에는 지금 Epik High, Pe2ny말고 어떤 분들이 계세요?

Pe2ny: Nell, 강균성, 지선, 그 다음에 이번 앨범 뒷면에 보면 Burning Tree(버닝트리) 라는 로고를 넣었거든요. 울림안의 서브레이블 개념인데 힙합을 메인테마로 운영될 예정이고 여러 아티스트를 섭외 중이에요. 좀 새로운 개념의 레이블로 발전시키려고 준비 중이고 관심도 부탁드려요 좀 있으면 울림 홈페이지가 개편이 될 건데, 거기에 아마 버닝 트리 쪽으로 컨택(contact)을 할 수 있는 경로가 생길 것 같아요. 많은 관심 좀!



힙플: 힙합레이블! 재밌겠네요.. 기대하겠습니다.(웃음) 먼저 이터널 모닝 (Eternal Morning) 이후의 근황에 대해서 소개해 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Pe2ny: 이터널 모닝 이후 힙합 이외의 장르에서 편곡이 많이 들어와서 약간 눈을 돌려 봤어요. 사실 저한테, 이것저것 좀 힘든 시기가 이터널 모닝 전, 후거든요. 전환점이 되었던 시기 같기도 하고... 그래서 또 다른 것에 도전을 많이 했었죠.



힙플: 그 시기들이 음악적으로 힘드셨던 건가요?

Pe2ny: 네, 음악적으로죠...힙합 음악이라는 것에 대해서 계속해서 제가 많은 것을 얻고, 배우면서... 계속 할 수 있을까에 대한 의문이 밀려오는 시기였죠. 그러다보니 약간 다른 쪽으로 눈을 많이 돌렸었던 것 같아요. 제 나이도 내년이면 30이거든요..(웃음)



힙플: 그렇게 눈을 돌렸다가 얻으신 결론이 결국은 힙합이셨나요?

Pe2ny: 콕 찝어서 힙합... 그건 아니고, 타 장르도 해보다보니, 어떤 장르든지 재미있다는 것을 알게 된 것 같아요. 이번 음반도 듣다 보면 이것저것 다른 요소들이 많이 들어가 있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거예요. 그리고 그 시기에 음악도 정말 많이 들었어요. 아직도 음반을 사러 다니는 것을 좋아하는데, 일본에 2차례 정도 숙소도 없이 LP를 사러 다니기도 하고 여행 내내 음악듣기도 했었고요...



힙플: 음악이 즐겁다는 것을 다시금 확인하신 것 같아서 다행이네요.(웃음) 그럼 이번 Alive Soul Cuts Vol.1 이 앞서 말씀해 주신 그 시기에서부터 작업이 시작 됐을 텐데, 이 앨범 작업을 해야겠다고 마음먹게 되신 계기.. 또, 작업기간은 얼마나 걸리셨어요?

Pe2ny: 일단 회사 계획 상 앨범 나오는 시기는 이때가 맞고요.. 앨범에 대한 이야기기는 1년 전부터 나와서 계획이 됐었는데, 좀 저 개인 적으로 '아직 아닌 것 같다.' 라는 생각이 들어서 진행을 못하고 있었어요. 01년 EP앨범 이후 Alive soul cuts의 전신적 앨범을 기획했었거든요 뭐 그... 시기적으로나 주변에서의 지원적으로 작업을 진행하지 못하고 군 입대를 했던 거죠, 그러다 이번에 좋은 기회를 통해 제작하게 된 거죠, 작업기간은 한 3,4개월 걸린 것 같아요. 앨범이 나오기까지...



힙플: 이번 앨범이 많은 분들이 아시다시피, 프로듀서가 주연인 앨범인데요. 이 처럼 많은 MC/VOCAL들이 참여하는, 마치 컴필레이션(compilation) 같은 앨범을 구성하게 된 계기는요?

Pe2ny: 일단은 이게 제목에서 알겠지만 시리즈물이거든요. Vol. 1이라는 타이틀을 괜히 붙인 게 아니에요.



힙플: 근데 웃자고 하는 이야기가 아니라 Vol. 1 해놓고 Vol. 2 안 나오는 앨범들이 꽤 많거든요.(웃음)

Pe2ny: 전 꼭 하려고요....(웃음) 이게 명반이 되던, 평범한 앨범이 되던 발전 가능성은 분명히 있어요.., 이번엔 시작이다 보니 주변의 친분 있는 MC들의 참여가 메인이 되었지만, Vol 2에선 정말 실력 있는 MC들과의 조합, 전혀 힙합 적이지 않은 분들의 참여로 새로운 느낌의 창조 등 좀 더 프로젝트 성향을 가지고 진행하고 싶어요, 이번엔 어떻게 보면 컴필레이션의 성격이 더 강해졌지만요.



힙플: 어떤 특정한 뮤지션과 진행하는 형태요?

Pe2ny: 네. 원래 앨범 컨셉은 몇 몇 MC/VOCAL 위주로 가고 싶었거든요 그런데 말씀드렸듯이 작업 후반으로 가면서 생각이 좀 바뀐 거거든요. 음반에 MC/VOCAL 들이 참여하는 것은 그 뮤지션들의 가사, 목소리도 물론 좋지만, 프로듀서의 입장에서 하나의 악기로 봤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여러 사람의 목소리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 사람의 목소리는 베이스 같고, 이 사람의 목소리는 기타 같고.. 그런 개념에서 계속 작업을 하다 보니까 약간 컴필레이션 형태를 띠게 된 것 같아요. 믹스 과정에서도 목소리 보단 전체의 조화를 위주로 작업했구요.



힙플: 말씀하신대로 악기라는 생각으로 섭외를 하셨을 것 같은데, 순수하게 팬으로써 혹은 프로듀서로써 좋아하시던 분들만 참여를 하신 것 같아요.

Pe2ny: 그렇죠. '이 사람 목소리는 내가 악기로써 인정을 한다.' 그런 개념에서 출발을 한 거죠. 저는 보통 녹음을 받거나 다른 사람 디렉(directing)을 볼 때는 되게 꼼꼼히 보는 편이거든요.. 글자 하나 찍어서 녹음을 받을 정도 꼼꼼한 편인데, 이번 같은 경우에는 그냥 다 맡겼어요. 시작하기 전에 '나는 너희들이 좋아서 작업을 하는 건데 내가 디렉을 보는 자체가 앨범 컨셉(concept)이랑 안 맞는 것 같다'고 말 해줄 정도로(웃음). 조언도 안하고 그냥 맡겨 놓고 녹음할 때, 뒤에 누워 있는 스타일(웃음)



힙플: 아주 당연한 질문이지만, 결과적으로 마음에는 드셨어요?

Pe2ny: '물론이죠!'라고 말하기엔 약간씩 아쉬운 부분들도 있었죠.



힙플: 많은 참여진 중에 One Sun이나 Born Kim은 상당히 오랜만에..

Pe2ny: Born Kim은 제가 정말 좋아하는 MC에요. 옛날에 99년도에... Born Slang 때부터 되게 좋아했었어요. Slang도 되게 좋아했는데, Slang은 근황을 모르고요.. 어쨌든, Born Kim같은 경우에는 워낙 대표적 특이한 스타일이잖아요. 그래서 아마 제 기억에 앨범 작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에 미리 섭외를 했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One Sun형이야 말 할 필요도 없이 실력가이시고 형님이죠.(웃음)



힙플: 많은 뮤지션들이 참여 하면, 장점도 있지만, 아시겠지만 통일성의 측면에서 저해되는 요소도 될 수가 있잖아요.

Pe2ny: 그걸 저도 앨범 후반부에 마스터링 전에 느꼈던 것 같아요. 주제들은 식상하지만(웃음), 비슷한 주제였는데 앨범 전체적으로 1번부터 20번까지 들었을 때 통일성이 많이 떨어지긴 하더라고요. 근데 그게 이런 앨범의 매력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어요.



힙플: 여러 스타일을 맛 볼 수 있는?

Pe2ny: 네... 여러 MC들이 참여하는데, 주체는 한 명이 만드는 거죠. 색깔이랑 여러 부분들을. 그게 이 앨범을 들어 줄 때 좀 느껴주면 좀 좋을 것 같은 요소예요.



힙플: 뮤지션들이 이만큼 많이 참여해서 나온 앨범인데, 작업하면서 에피소드는 없으신가요? 비하인드 스토리로 공개해 주시겠지만.(웃음)

Pe2ny: 잠 못 잔 게 제일 큰 에피소드가 아닌가 싶어요. 정말로. 한 3,4개월이 작업 기간인데... 솔직히 참여한 사람 다 유명하잖아요(웃음)... 다 뭐 하고 있고 하니까, 그 스케줄 맞추다 보니까 막판 1달 안에 모든 게 다 몰렸어요. 저는 3,4개월 전부터 준비해서 그사이에 세션 받는 것부터 해서 모든 편곡 작업이 다 끝나있었거든요. 근데 녹음이 1달 안에 쫙 몰려버린 거예요. 마지막에 거의 한 2주 동안은 하루에 한 세 시간? 두 시간 세 시간 자면서 작업을 했는데, 아 진짜 이게 사람이 할 게 아니라는 것을 느꼈어요. 1집, 2집, 3집, 이렇게 내는 뮤지션들 있죠? 다 가서 절해야 돼요. 진짜 무한 리스펙(respect) 해야 돼요.(웃음)



힙플: 녹음도 녹음이지만, 믹싱에도 거의 참여 하셨잖아요.

Pe2ny: 그렇죠. 근데, 저는 솔직히 믹싱 잘 못해요(웃음). 그렇게 잘 하는 편이 아니예요. 근데 제 음악이고 제가 내고 싶은 질감 같은 것을 표현해야 하는 곡은 제가 믹싱에 많은 부분 참여를 했죠. 그리고 믹싱에 대해서 진짜 꼭 얘기해야 될 것 같아요. 일단 음반 요즘 나오는 것 많잖아요. 믹스 테잎이나 홈 레코딩을 통해서 나오는 음반들... 솔직히 들어보면 정말 잘해요. 콰이엇(The Quiett) 같은 경우에는 홈 레코딩이라고 별로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느낌을 잘 살려주고 있구요. 하지만 확실히 틀린 것은 있거든요... 사운드 range랑 그런 것들.... MP3등 음원 시대다 보니까 사람들이 많이 못 느끼는 것 같은데, 저는 오히려 앨범으로써 소장 가치를 주고 싶어 녹음부터 믹스까지 되게 진짜 많이 투자를 했어요. 솔직히 이거 많이 팔아도 남는 게 없을 정도로... 믹스 같은 경우에는 SSL이라는 아날로그 콘솔 있는데 찾아다니면서 요즘 시대에 안 맞게 믹스를 했을 정도로. 그러다 보니까 아마 잘 모르시는 분들은 그런 얘기를 할 거예요. 음반 듣는데 잡음이 많고, 히스(Hiss)가 많다고...(모두 웃음) 그런 얘기도 분명히 할 수도 있어요. 그리고 그것 때문에 음반 가게에 항의가 들어온 것도 있데요... 'Alive' 같은 경우에 1분부터 40초 사이에 잡음이 들어갔는데 어떻게 된 거냐고...



힙플: 네??? 전 모르겠는데, 의도 하신 건가요?

Pe2ny: 의도가 아니라, 소스에요.. 우리는 못 느끼죠.(웃음) 그 곡에 Tablo나 Yankie가 참여하다 보니까 다른 대중들이 듣게 되잖아요. 매니아들 말고... 그러다 보니까 약간 오해들이 있더라고요. 재미있는 부분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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힙플: (웃음) 이번 에도 역시 믹싱 엔지니어 분이 MR.Sync 에요. 예전부터 많이 해오셨죠?

Pe2ny:
네.. 근데, '많이'가 아니라 처음 녹음부터 다 같이 진행 한 거죠. 물론 여러분한테 맡기고 하면 편하고 빨리 끝났겠는데 그렇게 하기가 싫더라고요. 믹싱 하시는 분이 그 사람의 음악을 이해하는 게 중요하니까요. 앨범 첫 곡의 레코딩부터 이야기 하며 진행하고, 피드백을 주고 받다보니 믹스만의 조언이 아니라 편곡 적 느낌 적 조언도 함께 할 수 있었어요, 물론 Mr.Sync형은 음악을 하는 뮤지션이기도 하니, 음악적 이해는 말할 필요도 없구요.


힙플: 아예 처음부터 작업에 참여하신거네요. 그럼 이제 가사 얘기랑 MC들 얘기로 돌아 가보자면, 이건 앞서 말씀해 주신 부분이 답변이 될 수도 있는데요. 다 맡기셨다고 하셨는데, 주제 선정이나 내용에 대해서 까지도 다 맡기신 건가요?

Pe2ny: 음... 주제 선정은 한 2/3정도는 이런 주제를 했으면 좋겠다고 이야기를 했어요... One Light같은 경우에는 Double K가 이 녹음실(인터뷰는 ARK Sound에서 진행 되었다.)에 놀러 온 날 부탁을 했어요.(웃음) 제가 음악을 들려줬더니 '어 이거는 이런 느낌이다' 라고 말을 하는 거예요. 도시에서 느낄 수 있는 약간 도시 적인 사랑? 이런 것에 대해서 말을 하고 싶어 하더라고요. 저도 괜찮은 것 같아서 녹음 해보자고 하고, 녹음을 했어요. 그 다음에 그 부분에 대해서 말을 해주고, 넋업샨 한테 넘기고 넋업샨 가사 쓴 다음에 Minos한테 넘기고, MR.sync와 제가 훅(hook)을 만들고 노랫말을 쓰고 해서 완료 된 경우고요.



힙플: 나머지 곡들은요?

Pe2ny: Kebee같은 경운 항상 작업을 같이하고 싶은 MC인데, 제가 생각한 하나의 단어를 주면 그걸 가장 잘 구체화 해왔어요. 느낌적인 측면에선 제 비트와 가장 잘 맞은 경우가 되겠네요, MYK는 항상 같이 다니는 동생이다 보니 생각하는 게 같고 (웃음), 타블로, 얀키는 막판 녹음실에서 식생활까지 함께하다보니 체내에 있는 물질들까지 같아져서, 그냥 말없이 작업했어요(웃음)



힙플: 직접 작사하신 부분도 꽤 되는데요.

Pe2ny: 작사는 훅(Hook) 부분에만 참여했죠. 원래는 멜로디 라인 쓰는 것도 별로 안 좋아했는데, 이 곡이 다른 사람 곡이 아니라 제 앨 범에 들어갈 곡이고 제가 주체가 되는 앨범이기 때문에 제가 쓰는 게 맞다고 생각해서 했어요.(웃음) MR.Sync나 타블로의 도움이 크기도 했죠.



힙플: 훅에 참여하신 분들 중에 메이비의 참여가 의외였는데요.(웃음)

Pe2ny: 네, 처음부터 생각했던 분이고요... 음... 그 노래는 논란이 되게 많잖아요?



힙플: 네... (웃음) Leo를 왜 그 트랙에 넣었냐 라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로 (웃음)

Pe2ny: 그런데 이 곡은 애초에 이렇게 만들려고 했던 곡이에요. 오히려 더 심하게 만들려고 그랬는데, 그 선에서 딱 멈춘 거예요.(웃음) 나쁜 음악 까진 아니라고 생각하는데(웃음) 아마 ‘앨범의 성격이랑 안 맞는다’ 이런 이야기 할 텐데, 말 그대로 보너스 트랙이에요. 정말 선물이에요 이건.(웃음) 즐겁게 들어주세요- 상큼하잖아요!!!(웃음) 항상 음악으로 간지만 낼 순 없잖아요, 가끔은 날 위해 즐거운 것도 해보고 싶어요. Vol 2에선 보너스 트랙으로 테크토닉을 선사할지도!(웃음)



힙플: 네, 보너스 트랙인 것을 간과하면 안 되겠네요.(웃음) 그럼 이어서, Kero One과의 작업에 대해서 말씀해 주세요.

Pe2ny: 일단은 제가 Kero One의 광 팬이였구요.(웃음) Kero One의 데뷔 EP부터 가지고 있어요. 저는 처음에 Kero One이 한국 사람인지도 몰랐어요. EP 케이스가 흑백이거든요. '백인인가?' 하는 이런 느낌이었는데,(웃음) 나중에 알고 보니까 한국인이더라고요. 그래서 일단은 어떻게 하면 연락이 될까 하고 있었는데, MYK가 베이에레아(bay area) 쪽에서 같이 음악을 하던 형이더라고요. 당연히 MYK를 통해서 연락을 해봤는데, 기쁘게도 그분도 저를 알고 계셨고, 흔쾌히 응해주셨어요. 그리고 조금 뜬금없는 이야기지만, Kero One이 일본에서는 정말 되게 인기가 많은 편이에요. 일본 투어를 돌 수 있을 정도에요... 물론 소규모지만. 한국에서도 활동하시고 싶어하시고요...



힙플: 실제 작업은 어떠셨어요?

Pe2ny: 인터넷을 통해서 작업을 했고요, 흥미 있는 작업이었어요. 믹스 마지막 날 까지... 원래는 무그(Moog) 연주가 있었어요. Kero One이 음악 듣더니 이거 무그가 들어가면 재밌을 것 같다고 하면서 그것을 녹음해서 보내주겠다고 했는데, 그 데이터를 미국 쪽 웹 하드 같은 서버에 올려줬는데, 그때 마침 그쪽 서버가 점검 중이었어요. 믹스는 그날 오후였고... 마지막 날 결국 소리를 못 넣었어요.(웃음)



힙플: 아~ 아쉽네요.(웃음)

Pe2ny: 네(웃음).. 그리고 Kero One이 되게 쿨 한 사람인 게 그 곡에 쓴 샘플 곡이 있거든요. 존스 걸스(Johns girl)라는 앨범에 수록 된 곡인데, 그 앨범을 자기가 찾아서 저한테 사진을 찍어서 보내 줬어요. 'Good works!!!' 라고 적어서...(웃음) 기분 좋더라고요... 그리고 Kero One 은 되게 우리 뮤지션들이 배워야 될 게 많은 분이에요... 진짜 프로라는 말이 어울리는... ‘언제까지 끝내서 언제까지 보내주겠다.’ 하는 그 일정을 다 맞췄어요. 기본적인 것이긴 하지만요.. 미국과 한국을 실시간으로 맞춰서 작업했다는데도 의미가 있구요.. Verse1을 녹음해서 우리한테 보내주면, 우리는 프로 툴을 데이타 위에 MYK를 녹음해서 다시 보내주고 Kero One은 Hook을 짜서 자신의 의견과 함께 이메일을 보내줬고, 우린 수정해서 보내주고... 3일안에 끝난 작업이지만 어느 곡보다 완성도가 있었죠.



힙플: 그럼 이제 곡 이야기를 해보도록 할게요. 뭐 이건 제 표현일 수도 있어요... 따뜻한 감성인데, Urban함이 조금 더 많이 더해진 스타일인 것 같은데..

Pe2ny: 그 Urban함이라는 기준을 옛날에는 억지로 만들려고 그랬던 것 같아요. 그런데 지금은 솔직히 Urban함이라는 것. 누군가 와서 '도시적인 음악 만들어봐' 이래도 지금은 못할 것 같아요. 의도되는 색깔이 아니라, 워낙 도시에 오래 살다 보니까, 어릴 때부터 뭐 건물 밖에 안보고 살았는데 당연히 그런 것 같아요. 생각 하는 건데 굳이 그것을 뭐 '도시적인 게 내 색깔이니까 그걸 넣자' 이런 게 아니고요. 그리고 저는 모르지만 청자들이 느끼는 제 감성들은 항상 제가 듣는 음악이나 샘플링 했었던, 디깅을 했었던.... 그런 곳에서 자연스럽게 나오는 거 같구요, 최근에 더 심하게 느낀 거지만 제가 듣는 스타일이 되게 한정되어 있더라고요. 주로 제가 듣는 음악은 옛날 70년대 Quiet storm R&B거든요. 듣는 음악들이 정말 스타일이 똑 같더라고요... 이제 더 많은 음악을 들어야죠..



힙플: 그럼 의도 하신 색깔은 없으셨어요?

Pe2ny: 음.. 되게 낡은 소리도 아니고, 세련된 소리도 아니고... 그냥 가장 부드러운 느낌을 중요시 한 것 같아요. 아마 예전의 투박함 보다 부드러워진 이번 앨범의 곡들로 많은 분들의 안 좋은 의견도 많으신 걸로 알고 있어요, 가장 저 다운 소리랑 가장 한국적인 느낌으로 바뀌어 가고 있는 것인데요, 죄송하지만 전 만족하고 있구요, 색깔이라는 것은 앞으로 도 계속 만들어 나가야 할 것 같아요. 그런 의미에서 콰이엇(The Quiett)을 인정해야 되는 게 이런 부분이에요. 콰이엇 음악 들으면 되게 여러 가지 색깔이 있는데, Soulful 하면서도 그냥 콰이엇이 만든 힙합 같아요... 제가 듣기에는. 그만큼 콰이엇 색깔이 되게 확실해요. 외국에 내놓고, 그냥 막 섞여 있어도 끄집어 낼 수 있을 것 같아요.



힙플: 콰이엇 이야기가 나와서 드리는 질문인데, 샘플링 작법에 대한 부분에 대해서도 인정을 하고 좋아하시는 것 같아요?

Pe2ny: 그렇죠. 그런 샘플소스를 똑같이 모두에게 이렇게 주고서는, '이 느낌대로 만들어봐' 라고 한다면, 아마 콰이엇이 가장 자기색깔이 뚜렷한 음악을 만들 거라고 생각해요.



힙플: 이제는 식상한 이야기지만, 샘플링과 표절에 대해서요.

Pe2ny: 음 글쎄요... 근데, 힙합에서 샘플링을 표절이라고 생각 하시는 것 자체가 되게 재밌는 것 같아요. 그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다 보면 그것은 표절이란 말을 할 수가 없거든요. 물론 뭐 힙합은 공부해야 되는 필요가 없는 음악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그 기본 은 알아야 되지 않나 싶어요. 디제이들이 판을 두 개 섞으면서 시작 한 음악이고, 그러다가 디지털 장비들이 생겨나면서 조금씩 발전 한 건데.... 거기서 샘플링을 계속 쓴다고 '야 이거는 완전 표절이잖아. 이거 누가 못해' 이러는 것은 좀 넌 센스(nonsense)인 것 같아요.



힙플: 샘플링에서 대놓고 욕먹는 경우가 프로듀서 사이에서도 있을 텐데, 그 경우가 일반적으로 멜로디 하나 크게 잘라 와서 계속 돌려주고 드럼도 뭐 대충 깔고 하는 경우 아닌가요? 작법을 떠나서, 곡에 임하는 자세도 중요하다고 생각을 한데요. 샘플링에 임하는 프로듀서 자세는 어때야 한다고 생각 하세요?

Pe2ny: 글쎄요. 약간 경쟁심을 가지는 게 좋을 것 같아요. 만약에 잘 알려진 유명한 곡을 쓴다면 자기만의 느낌을 더욱 살릴 수 있는 방법? 그런 걸 좀 더 연구하면 되지 않을까요? 원곡을 훼손시키지 않을 거라면, 이 곡에 대한 느낌을 가장 잘 살릴 수 있는 편곡을 하면 되지 않을까 싶어요. 그건 정말 중요한 것 같아요. 같은 샘플을 쓰더라도 기술 적인 방법이나, 장비를 통한 거나, 프로그램 통한 거나... 그런 소리의 질감을 다르게 표현 할 수 있거든요. 근데 요즘 보면 몇 몇은 되게 간단하게 작업하시는 것 같더라고요... 룹 베이스 프로그램 같은 것을 이용해서 그냥 돌려놓고, 드럼 뭐 쿵짝쿵짝...그것도 방법이라고는 볼 수 있긴 하지만, 그건 뭔가 장인 정신이 많이 떨어지는 것 같아요. 제가 이런 말 할 입장일지는 모르겠지만요..(웃음)



힙플: 그럼 다시 앨범으로 돌아와서 최근 힙합에서 많이 쓰이는 소스라든지 그런 사운드의 경향보다는 어떤 소울 음악의 소스들로 힙합특유의 색깔을 담으려 하셨다고 하셨는데, 소울 음악의 소스를 선택 하신 건 아까도 말씀하셨다시피 자주 듣고 좋아하시는 음악의 영향이 컸겠네요?

Pe2ny: 그렇죠. 되게 즐겨 듣고 디깅하러 다녀요. 이번에 일본 가는 것도 디깅하러 가는 거고.... 3월에 앨범 시작 전에 갔다 온 것도 디깅하러 갔다고 온 거고요.



힙플: 앞에서 전환점이 됐다고, 말씀 해주셨는데 그 어떤 뭐라 그럴까 음악을 대하는 자세도 그렇고, 실질적인 음악 작업 전반에 있어서도 이터널 모닝 작업이 영향을 줬나요?

Pe2ny: 그렇죠. 같이 샘플링을 하고, 같이 코드를 만들고 이런 일련의 과정들이 개인 적으로는 되게 새로운 경험이었죠. 음... 예를 들면 예전에 제 음악의 핵심이 드럼이었다면, 지금은 음의 흐름 같은 것을 더 많이 보는 것 같아요. 코드나 흐름.. 악기들의 어울림.. 이런 것을 더 많이 보는 것 같아요... 그때 보다는. 오히려 이번 앨범을 듣고 많은 리스너들이 옛날의 스타일이 좋다라는 말을 한 것 같은데, 어떻게 보면 제 스스로 판단하기에 저는 제가 좀 더 공부하고 그것을 보여준 거거든요. 그 자리에만 머무르기 싫었던 거죠.



힙플: 방금 살짝 말씀해주신 걸로 답변이 될 수 있는데, 이전에 하셨던 결과물들과 스타일이 많이 달라서 거기서 오는 혼란들이 좀 있는 것 같아요.

Pe2ny: 개인 적으로는 제가 새롭게 알게 된 것들을 많이 활용해서 기분 좋았던 앨범인데요. 음... 첫 앨범이다 보니까 게시판 같은 것을 되게 확인을 많이 하게 됐어요. 근데 어떤 분들이 그런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Pe2ny의 전성기는 Yesterday 이후에 하락세를 그리고 있다.' (웃음) 그런 글도 봤는데, 그때 음악이랑 지금 음악이랑 정작 현재 음악을 하시는 분들에게 가져다 드리면 지금 음악이 약간은 더 음악 같다고 말씀 해 주실 거예요. 그때가 좀 더 투박하고 거칠고... 열정적이라고 해야 되나? 약간 그런 면은 더 있어요. 지금 들어도 되게 재밌기도 하고요. 근데 지금은 제가 음악을 하면서 먹은 나이만큼 좀 더 발전 된 이런 음악을 하고 있지 않나 생각해요. 그러니까, Pe2ny라는 인물이 갖고 있던 색깔에 예전보다는 공부하고 노력 한 흔적을 남기고 싶었던 앨범이라고 말씀드리고 싶고요, 그 기대감에 너무 치우쳐 반응이 안 좋은 부분이 있는 것도 사실인데, 앞으로 Vol. 2도 있고 Vol.3도 있고 앞으로 해야 할 일이 너무 많기 때문에, 앞으로 조금 더 지켜보면 재밌는 음악들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해요.



힙플: 인터뷰 전에도 말씀 드렸지만 제 개인 적인 무한 애정이기도 한데요... 페니만의 스네어가 조금은 사라진 것 같아요.

Pe2ny: 이 음악에 가장 어울리는 드럼을 쓴 거예요. 그걸 버린 게 아니고요.(웃음) 만약에 옛날 같은 방식으로, 이번에 다시 했다면 그런 느낌들은 다시 나올 것 같은데, 지금 앨범들에 있는 곡들에다가 그런 느낌의 스네어를 넣는 거는 되게 조금 언발란스(unbalance) 한 느낌일 것 같아서 배제 했다기보다, 그냥 이 음악에 가장 어울리는 스네어를 올려놓은 거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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힙플: 앞으로의 결과물에서 다시 듣게 되길 바라고요(웃음) 앨범 내에서 콰이엇이 랩을 얹은 J Dilla(이하: J.D)를 추모하는 곡 'Still Shining.'에 대해서 이야기해 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Pe2ny:
예전부터 이 곡은 되게 하고 싶었던 곡이고요. J dilla에 대해서 저나 몇몇 프로듀서들은 무한 리스펙이잖아요.... 근데 이 곡을 콰이엇이랑 한다는 자체가 되게 의미가 있었던 것 같아요. 콰이엇은 앞서도 말씀드렸지만, 정말 잘 만들고 잘 하고 있는 친구고...한국 힙합의 주축이기도 하고요. 근데 그 친구가 MC로서 내 앨범에 참여를 해주면서 우리가 서로 좋아하는 J.D에 대한 곡을 한다는 것 자체가 되게 의미가 있었어요. 콰이엇이 아마 열혈 랩으로 이 곡에 참여해줬다면, 구리지 않았을까요? 전 애초에 이곡에 읖조리듯 이야기를 해달라고 말 했었고요.


힙플: 곡 자체에서도 어떤 J.D 만의 소리들을 조금 담으시려고 노력 하신 것 같은데요...

Pe2ny: 뭐 아직, 쫓아 갈 수도 없죠.... J.D의 새로운 앨범이 나올 때 마다 발전하는 것을 봤거든요. 그걸 보면서 저도 똑같이 배워나가면서 발전을 한 것 같아요... 근데 어느 날 그게 없어진 거잖아요. 저로써는 굉장히 큰 부분을 잃은 거죠.



힙플: 어떤 영역의 롤 모델이었던?

Pe2ny: 그렇죠! 그 제가 보고 배워가며 교과서 같은 존재가 없어 진거죠.



힙플: 안 해볼 수 없는 이야기, 타이틀 곡 'Alive' 에 대해서 소개 부탁드려요.

Pe2ny: Alive. 일단은 뭐 오랜 만에 해보는 힙합 곡인 것 같아요. 정말 모여 사는 친구들만의 힙합이야기.(웃음)



힙플: 타이틀곡으로 선정 된 계기가 있나요? 사실 좀 더 대중적 코드에 맞는 곡들은 이 곡이 아닐 수도 있는데요..(웃음)

Pe2ny: 그렇죠. 정상적인 사장이 있는, 정상적인 머리를 가진 회사라면 아마 MusicBox나 이런 것을 타이틀로 선정 했겠지만.... 근데 우리 회사는 미쳤는지 돈 벌 생각이 없는지...(웃음) 그리고 Alive를 듣다 보면 샘플링 부분이 있고, 연주 부분이 있는데... 연주 부분은 제가 미디로 작업을 한 부분이거든요. 재미있었던 게 제가 코드를 잡고 베이스를 다 연주를 했는데 그게 원곡 샘플이랑 코드가 안 맞아요.(웃음) 원래 바꿔야 하는데 들어보니까, 느낌이 괜찮아서 안 바꿨어요. 바꾸면 더 구려질 것 같아서..(웃음) 이 곡에 대해서 제가 생각하는 매력은 그거 같아요. 잘못 찍은 코드..(모두 웃음) 그게 힙합이죠.. Hiphop is back!



힙플: 미디작업을 얘기 하셨는데 샘플링으로만 작업하실 때보다 미디가 더 해지면 좀 더 수월하시죠?

Pe2ny: 예를 들면, 랩 Verse에서 훅(HOOK)로 넘어가는 부분을 흔히 전문용어 혹은 은어로 기깍기라고 하는데, 그런 부분에서 자연스러워 지는 것 같아요. 갑자기 피아노가 변주가 생긴다거나, 기타가 튀어나온 다거나 하는 이런 것을 자유롭게 구사 할 수 있더라고요. 아직 완벽한 미디 작법은 아니고, 완벽한 작곡이란 개념은 아닌데 어느 정도의 자유로움이 거기에 더해지는 거죠. 그 한계를 한 반 정도는 올라 간 것 같아요. 앞으로 배워나가야 할 부분이죠.. 이번 앨범을 전체적으로 미디작법이 더해지지 않은 곡은 없어요. 제가 미디베이스 음악에 익숙해 진다해도 샘플링은 쉽게 버릴 수 없는 매력적인 부분이라는 것도 말씀드리고 싶네요!



힙플: 앞으로도 이런 방식을 취하시겠네요? 앞으로는 어떻게 변하실지는 모르겠지만..(웃음)

Pe2ny: 앞으로의 방향이라... 또 공부를 하면 그걸 바로 응용할 것 같아요. One Light 경우에요. 밴드 음악에 어느 정도 관심이 생겼거든요...(웃음) 뒷부분에 원래는 멜로디 더 있고, 애드립으로 가는 부분이 있었어요... 근데 그 부분을 날려 버리고 아예 '여기 밴드로 가볼까' 하고서는 그때부터 악보를 그린 거예요. 근데 뭐 음악 하시는 분들이나, 모니터 하시는 분들은 되게 새롭다고 그러더라고요. 이런 부분 하나하나에 MR.SYnc의 의견이 굉장히 큰 역할을 했구요.(웃음)



힙플: 그런 시도들을 리스너들도 많이 느껴주고 계시겠죠.(웃음) 이번에는 중요한 질문이 아닐 수도 있는데 뮤직비디오에 왜 출연을 안 하셨죠?

Pe2ny: 나오잖아요. 턴테이블 만지는 거...



힙플: 그래도 앨범의 주인공이신데...얼굴이....

Pe2ny: 신비주의(모두 웃음)



힙플: 신비주의지만, 사진 촬영도 싫어하시는 걸로 기억하고 있는데, 이번 앨범 발매하시면서 사진도 꽤 많이 찍으셨더라고요.

Pe2ny: 말씀하셨듯이, 매체에 나가는 것 되게 싫어해요. 싫어해서 미쳐버릴 것 같은데...(웃음) 지금은 제가 일부러 하고 있어요. 잡지 인터뷰 이런 거, 제가 찾아서 하고 있어요. 지금 힙합 듣는 분들보다 조금 더 인원이 생긴다면, 하는 사람들이나 듣는 사람들이나 공연을 보거나 음악을 듣거나 더 즐거워 질 거 아니에요.... 물론, 제가 이렇게 한다고 발전 하는 건 아니겠죠.(웃음) 하지만 이런 작은 노력 하나하나가 이 시장에 마이너스는 안 될 것 같아요. 앞으로도 작은 활동들을 통해 더 많은 분들에게 힙합이라는 장르를 재미있게 알려드리고 싶어요.



힙플: 답변이 되었을 수도 있는데, 프로듀서로 부각이 되어야 하는 앨범이잖아요.

Pe2ny: 솔직히 예상보다는 많이 부각 된 것 같아요. 오늘 Mnet인터뷰를 하고 왔는데요, 예전보다는 받아들이는 시선이 많이 틀린 것 같더라고요.



힙플: 다행이네요. 예전에는 뭐, 참여진들만 부각이 됐잖아요.

Pe2ny: 그랬죠. 이터널 모닝의 결과물 때문에 생긴 인지도 때문에 플러스가 된 건지는 모르겠는데, 예전보다는 정말 많이 좋아진 것 같아요. 그런 부분에선 만족하고 있어요.



힙플: 프로듀서는 사실 MC들이나 노래하는 분들처럼 메시지를 직접 말 할 수는 없잖아요. 이번 앨범을 통해서 전하고 싶었던, 주제와 일맥상통 곡이 있나요?

Pe2ny: 글쎄요. 그런 것에 포커스를 두지는 않는 것 같아요. 그냥 하나의 앨범에 포커스를 뒀지,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다' 이런 건 안 넣은 것 같아요. 소리나 느낌 같은데 노력을 했죠, 그래서 인지 해외의 프로모터 쪽이 오히려 반응이 좋더라고요, 오히려 메시지 보단 곡 자체를 들어서 그런 것 같아요.



힙플: 비슷한 이야기인데, 프로듀서는 그 소리하고 스타일 잘 나타낼 수 있잖아요. 그 부분이 장점일 수도 있는데 반대로 그 부분에서 오는 답답함 같은 것은 없어요? 프로듀서는 소리나 스타일만으로 소통하잖아요..

Pe2ny: 제가 느끼기에는 그냥 제 음악은 제가 기술 적으로나 어떤 방식 적으로나 저만의 느낌들은 있다고 생각 하거든요. 그리고 콰이엇 같은 경우도요... 그런 것들 때문에 뭐 큰 답답함은 없다고 생각 하는데. 조금 다른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저는 그런 게 있어요. MC들 무대에 올라갈 때, 약간 긴장하잖아요... 저도 웬만하면 제가 곡 드린 뮤지션들의 공연을 보러 가는데, 공연 때 뒤에서 보고 있으면 그 사람들만큼 긴장해요. 그만큼 저는 저랑 MC랑 같은 존재로 보고 작업을 하는 거예요.



힙플: 아... 진짜 새로운 사실이네요. 이번 30일 쇼 케이스는 공연 내내 긴장하시겠어요.(웃음)

Pe2ny: 심장마비!(모두 웃음)



힙플: 앨범 이야기는 이상으로 마치고요.(웃음) 프로듀서들 중에 Quiett말고 국내에 신인들 음악은 들어보셨는지? 재밌게 들으신 것들 있나요?

Pe2ny: 최근에는 프로듀서들 보다는 MC들 되게 괜찮은 사람 많은 것 같아요. Swings! Swings의 그 센스에 진짜 깜짝 깜짝 놀랐어요. 정말 재미있어요. 믹스 테잎 들으면서 재미있었던 것은 아마 처음일걸요 (웃음) E-Sens는 너무 잘해서 깜짝 놀랐고, DOK2는 이 녹음실에서 녹음 하는 것 봤거든요... 뭐 DOK2야 말 할 필요가 없잖아요. 그리고 RAMA는 좀 먼저 한 발짝 나갔다는 거에 대해서 정말 인정해 줘야 할 것 같고요...

음...그리고 한편으론., 지금은 너무 믹스 테잎이 난무 하는 것 같아가지고, 솔직히 기분이 별로 안 좋기도 해요.. 믹스 테잎이라는 게 홍보 효과 아니면, 그 사람을 알려주는 그런 것은 되게 좋은 건데 근데 정말 아니다 싶은 게 많더라고요. 남의 MR에다가 랩을 했는데, 거기다 심지어 랩을 못했어요.... 그것은 정말 문제 있는 것 같아요. 앞서 말한 뮤지션과 몇 몇 뮤지션들은 아마 그 곡 만든 사람이 들어도 '이야 잘했네, 내가 모르던 건데' 하는 느낌을 가질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런 부분에 있어서 정말 되게 칭찬 해 줘야 될 것 같은데, 말씀드렸지만, 지금처럼 남발되는 것은 정말, 기분이 안 좋아져요. 믹스테잎 솔직히 시디랑 비슷한 가격에 팔잖아요? 믹스 테잎 내서 7천원 아니면 8천원. 그 가격에 맞는 랩, 그리고 그 원 곡자들한테 부끄럽지 않게 해야 된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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힙플: 이터널 모닝 시기 때도 그러셨고, 저희랑 처음 인터뷰 하셨을 때도 그러셨는데 '힙합씬은 좀 제자리인 것 같다.' 라는 말씀은 아직 변함이 없으신가요?

Pe2ny:
제자리가 아니라, 최근에는 멀리서 바라보니까, 그냥 한국 음악이 제자리인 것 같아요. 그냥 한국 음악이 제자리고 저도 제자리고 다 제자리 인 것 같아요...



힙플: 아.... 그럼 긍정적인 요소는요?

Pe2ny: 옛날에는 수많은 인디 씬 중에 힙합 하는 사람들 중에 유난히 뛰어난 사람들이 정말 많았다고 생각해요. 정말 이 사람이 이 시대에서 외국에 나가도 괜찮은 평을 듣지 않을까 하는 사람이 몇몇 있었어요. 예를 들면 JU 형님, 에픽하이 1집의 J-Win, 주석, DJ soulscape.....근데 지금은 한국 음악 전체로 봤을 때 오히려 타 장르 같은 데서 그런 두각을 나타내는 사람이 많은 것 같아요.


힙플: 힙합 말고 다른 씬 에서요?

Pe2ny: 네, 우리도 조금 분발해야 되지 않나 싶어요.



힙플: 네, 분발 해야죠!(웃음) 슬슬 인터뷰 막바지 인데, '힙합'하면 떠오르는 게 있다면요?

Pe2ny: 앞으로도 해야 할 음악. 이게 딱 떠오르네요.(웃음)



힙플: 앞으로의 계획?

Pe2ny: 당장은 30일에 쇼 케이스가 있고요, 그것 말고도 힙합플레이야 오픈마이크 통해서 랩 컴피티션을 준비 중이에요. 경연대회로 끝나는 게 아니라, 잘 하시는 분들은 다 뽑아서 그 곡을 다시 리믹스해서 드릴 생각이에요. 역 리믹스죠! 그리고 Alive Soul Cut Vol.2 프로젝트나 이런데 수록 되면 좋을까 싶어요. 확정 된 자세한 것은 곧 보시게 될 것 같고요...재미있을 것 같아서 기대 많이 하고 있어요. 그리고 아마, 한, 두 달 정도 안에 이 앨범의 인스트루멘탈(instrumental)만 담아서 한정판으로 판매할 생각도 있고요. 그리고 개인 적으로 밝힐 단계는 아니라서 말씀은 못 드리지만, 잡아둔 게 되게 많아요. 재밌는 시도 많이 해 보려고요. 그리고 힙플 통해서 무료 곡들 같은 것, 그런 거 많이 할 생각이에요. 짧게 말하자면, 지금 너무 많은 걸 만들고 싶어가지고 안달이 나있는 상태죠.(웃음)



힙플: 말씀하신 부분들, 앞으로 기대 많이 할게요.(웃음) 마지막으로 하시고 싶은 이야기 부탁드릴게요.

Pe2ny: 이제 여름이 끝나가잖아요. 힙합 듣는 분들도 집에서 스피커 말고, 거리로 나와서 공연도 보고, 음반도 사러 다니는 재밌는 계절이 됐으면 좋겠어요. 가을 겨울..
감사합니다!



인터뷰 | 김대형 (HIPHOPPLAYA.COM)
사진 | 울림 엔터테인먼트 (http://woolliment.com)

Posted by poi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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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넷 인터뷰 기사 링크합니다.

http://www.mnet.com/MaxMP3/Html/Magazine/?menu=view&type=1&ml_idx=490&parentDomain=&contentView=

 
페니 씨의 훈훈한 인터뷰 기사에요. ^-^
복사해서 담아올 수가 없으니
링크된 주소에서 오른쪽 마우스 클릭>새 창에서 열기 클릭하시면 됩니다~


역시 여기서도 등장하는
"라임어택씨, 저 페닌데요." ㅎㅎㅎㅎ
라임어택이 "팬인데요"로 알아듣고 전화를 끊어버렸다는 얘기.
ㅋㅋㅋㅋㅋㅋ


그나저나 이 앨범 듣고, 저는 celebration이 참 좋았거든요.
제 지인은 One Light이 가장 좋다고 하고.
저는 부모님댁이 지방의 한적한 시골이고,
제 지인은 서울에 사는데
Pe2ny 씨가 "celebration은 컨트리한 느낌이고,
One Light은 도시적인 느낌이다."라고 하니까 수긍이 가네요.
제가 원래 아날로그적인 것,
시골 풍경 그런 걸 되게 좋아하거든요.
신기했어요.^^



인터뷰 사진 더 보실 분은
http://photo.mnet.com/photoList.asp?CateID=04





+

Pe2ny 씨가 힙합플레이야 8월의 아티스트로 선정되셨거든요.
인터뷰 언제 올라오나 했는데 오늘 진행됐나봐요.
곧 뜰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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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님의 댓글 캡쳐한 거에요.
Posted by poise

paper에 실린 타블로 씨 인터뷰 기사입니다. 6페이지 정도 실렸다고 해요.
paper는 초기에 무료 배부할 때 외에는 제대로 읽어본 적이 없지만,
최근엔 5000원에 판매된다죠?


꽤 심도있는 인터뷰라고 해서 저도 사서 읽을 생각이에요. ^^
황경신 씨의 문체가 마음에 드네요.
(그러고보니 타블로 씨가 추천한 책 중에서
황경신 씨의 '나는 하나의 레몬에서 시작되었다'도 있었던...)




아래 내용은 라디오 갤러리의 '고모님'이 올려주셨습니다.
일일이 타자쳐주신 고모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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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캔본 출처 - 니힐 님의 블로그)

어느 특별한 오후에 대한 기록
타블로
비틀거리는 꿈이지만 _



우울하다. 희망을 버릴 수 없기 때문에. 슬프다. 세상에 떠도는 타인의 슬픔을
외면할 수 없기 때문에. 불가능한 꿈을 꾼다. 혹독하고 '비틀거리는 꿈이지만'
꿈을 꾸지 않고는 살 수 없기 때문에. 인간이기에 답을 찾을 수 없다는 것을 안
다. 그러나 인간이기에 답 비슷한 것이라도 찾고 싶다. 내가 만난 <에픽하이>의
타블로, <꿈꾸는 라디오>의 타블로, 또는 인간 이선웅은 그런 사람이었다.
그는 자주 이렇게 말했다. "잘 모르겠어요. 그런데 알고 싶어요."

(중략)

사실 유명해지려고 방송에 나간 것도 있지 않아요?
사실 그랬어요. 그것에 대해 고마워하지 않는 것도 아니고. 하지만 제가 나오
는 게 도움이 안 된다고 생각될 때는 안 하는게 낫지 않나. 저도 재미없고 남
도 재미없으면. 제가 굳이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을 필요가 없잖아요. 그 시간
에 곡을 만들거나 글을 쓰는 게 낫지. 제 지금 활동은 라디오, 음반작업하고 공
연, 그게 끝이에요. 저는 그게 좋아요

그것만으로도 바쁠 것 같은데요.
24시간 부족한 스케줄은 아닌데, 많은 것으로 채워지는 24시간이 아니라,
제가 좋아하는 몇 가지를 더 풍만하게 해서 24시간이 되는거니까, 훨씬 더 좋아
요. 예전에는 라디오 두 시간을 하러 가도, 앞뒤로 생각할 시간이 없었거든요.
이젠 스케줄의 여유를 만들어놓으니까 전후로 시간을 내서 준비할 수도 있고, 정
성을 들여 모든 것을 할 수 있으니까. 곡을 만들 때도 그렇고. 그게 너무 좋아요.
돈은 못 벌더라도, 즐거워서 시작한 건데, 쫓기면서 하는 건 아니잖아요.

라디오에서 하고 싶은 말을 거의 다 하는 편인가요?
다는 못해도 어떤 방식으로든 하긴 해요. 라디오는 편집이 없어서 좋아요.

라디오에서 이런 이야기는 좀 안 했으면 좋겠다, 라는 이야기를 들은 적은 없나요?
방송이 우울하다는 이야기는 많이 들었어요. 제가 암울한 생각을 할 때가 가끔
있거든요

원래 우울하세요?
행복하진 않아요.

마냥 행복하기만 한 사람이 있겠어요.
그런 사람도 있더라고요. 자기가 얼마나 불행한지 모르는 사람들이. (웃음) 그런
데 듣는 사람이 워낙 다양하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충격을 받는 사람들도 있죠.

너무 우울해서? 비관적이어서?
예. 그런데 긍정적일 때도 많아요. 프로그램 이름이 <꿈꾸는 라디오>니까. 꿈
에 대해서는 한없이 낙천적이고 긍정적이고 현실에 대해서는 비관적인 게 우
리 방송의 특성이라, 현실 이야기를 하게 되면 좀 많이 우울하죠. 조울 방송이
라는 이야기, 들어요. 게스트가 있을 때는 즐겁고 밝은데, 처음 한 시간은 다
운되어 있으니까 사람들이 가끔 롤러코스터 타는 것 같다고. 그런데 이게 저라
서, 컨트롤할 생각은 별로 없어요. 다듬기는 하되.

그게 타블로의 매력이잖아요.
매력이자 위험 부분이죠.


(초;방대한-_- 중략)


곧 서른이 되는데 특별한 계획이 있나요?
제 인생에 굉장히 큰 변화들이 올해 말부터 내년 초 사이에 일어날 거예요. 다
음 몇 년 동안 얘 뭐 하는거야? 미쳤나? 그러는 사람들이 분명히 있을 거예요
.
라디오, 글 쓰는 것, 단편영화, 그런 일을 하면서, 욕할 거면 욕해라, 죽이고 싶
으면 죽여라, 하지만 내가 생각할 때 정말 올바르고 필요한 것을 할 거다,
이런 마인드로 제 인생을 설계해나갈 생각이에요.

(후략)


글_ 황경신
사진_ 김원
Posted by poise

INTERMISSION: How did you go from writing literature papers to writing rhymes?

INTERMISSION: 어떻게 문학논문을 쓰던 것에서 작곡으로 발전했는가?

LEE: I’ve done music for a long time. When I was 17, I wrote a song with Kim Gun Mo, a singer who literally has deity status over here in Korea. And I was part of an underground hip hop group during my Stanford years, so it’s not like all of a sudden I decided that this was my “call.”

LEE: 이미 음악을 오랫동안 해 왔다. 17세일 때 이 곳 한국에서는 비유가 아닌 글자 그대로 ‘신적 지위’에 있는 김건모라는 가수와 함께 작업한 적이 있다. 또한 스탠포드 시절에서는 언더그라운드 힙합 그룹의 일부였으니, 하루 아침 갑자기 이게 내 “부름” 이라고 결정한 것은 아니다.



INTERMISSION: Who else is involved with Epik High?

INTERMISSION: 에픽하이에 참여하는 사람은 또 누가 있는가?

LEE: The other half of Epik High is Mithra Jin. Though he’s two years younger than I am, he’s been featured on over 11 major albums in Korea. Brilliant writer. I met him a year ago at a freestyle contest in Seoul, which he won, by the way. Then there’s my producer J-Win, who’s a student at USC on break to do hip hop in Korea. He’s done incredible work with Drunken Tiger and CB Mass. Our DJ’s name is TuKutz, the boy with the magic fingers. For our debut album, we’ll be working with CB Mass, Drunken Tiger, T and the likes. I’m blessed to be working with these talented artists.

에픽하이의 다른 반쪽은 Mithra Jin이다. 나보다 2년 젊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이미 한국에서 11개의 주요 앨범에 작업한 경력이 있다. 대단한 실력의 작사가이다. 나는 그를 1년 전 그가 나중에 우승했던 서울의 한 프리스타일 랩 대회에서 만났다. 그리고 USC의 학생이었다 한국에서 힙합을 하기 위해 휴학 중인 우리의 프로듀서 J-Win이 있다. 그는 이미 CB Mass[1] 와 드렁큰 타이거와 작업을 한 경력이 있다. 우리의 DJTuKutz라는 이름의 마법의 손가락을 가진 청년이다. 우리의 데뷔 앨범으로는 CB Mass, 드렁큰 타이거, T와 같은 대가들과 함께 작업하게 될 것이다. 저런 재능 있는 예술가들과 함께 일하게 된 것은 내게 큰 축복이다.



INTERMISSION: What would be the best way to describe your music?

INTERMISSION: 추구하는 음악을 표현한다면?

LEE: I guess you can call it “soulful.” We’re not doing the whole “jiggy” or “bling bling” thing . . . that’s just not us, and personally, it would be a waste of time for me. Our music is inspired by ’60s and ’70s soul music, both melodically and lyrically. We want listeners to nod their heads because they enjoy the beats, but at the same time because they are feeling our message.

아마 “소울풀”이라고 부를 수 있을 것 이다. 우리는 “jiggy” 나 “bling bling”(번역자 주 : 클럽을 겨냥하여 만들어지고, bling이라 명칭되는 장신구를 온몸에 늘어뜨리고 사회적 이슈보다는 클럽, 자동차, 마약, 여자에 대해 노래하는 힙합) 같은 것은 하지 않겠다.....그리고 개인적으로, 내겐 그런 음악은 시간의 낭비가 될 것이다. 우리의 음악은 멜로디에 있어서나 가사에 있어서 60년대와 70년대의 소울 음악에서 크게 영향을 받았다. 우리는 경청자들이 우리의 비트를 즐기기 때문만이 아니라 우리의 메세지를 느끼기 때문에 고개를 끄덕이기 바란다.



INTERMISSION: Can you tell me about the current state of the Korean hip hop scene?

INTERMISSION: 한국의 힙합씬에 대해 몇 마디 해 줄 수 있겠는가?

LEE: It’s getting there. Acts like Drunken Tiger and CB Mass airlifted hip hop to an amazing level. That’s probably why the United States scene is showing so much interest in Korea now. CB Mass, for example, will be on DJ Honda and EPMD’s new albums. The form, at least, has definitely been mastered now — the beats, the rhymes, the performances, the look — it’s indistinguishable from the United States scene. The social relevance, however, has a long way to go. The message is slowly catching up to the medium.

그 수준에 서서히 도달하고 있는 중이다. 드렁큰 타이거나 CB Mass와 같은 예능 그룹들은 힙합을 놀랄 정도의 경지로 끌어올렸다 [2]. 그것이 아마도 왜 미국의 힙합 씬이 지금 한국에 이토록 큰 관심을 보이고 있는 이유일 것이다. 예를 들어 CB MassDJ HondaEPMD의 새 앨범에 참여할 예정이다. 최소한 힙합의 형상만은 이제 확실히 완벽하게 다듬어졌다 – 비트, 라임, 퍼포먼스, 모습 – 이 모든 것에서 한국과 미국과 구별할 수 없는 상태에 다다랐다. 하지만 그에 비해 한국의 힙합씬의 사회적 관련성은 아직 갈 길이 멀다. [3]



INTERMISSION: What is the role of hip hop in Korea?

INTERMISSION: 한국의 힙합의 역할은 무엇인가?

LEE: Hip hop is important for the same reason that it’s important in the U.S. Seoul is a heavily congested metropolis, which creates a lifestyle of emotional desolation. I think hip hop’s stress on a “one love” community of young men and women can assist the efforts of social reformers struggling to better city life. Of course, this is the ideal role of hip hop . . . it’s sadly ignored most of the time, however. Hip hop is also important to Korea in a cultural aspect. Because pop music has become the norm — the lowest common denominator of Korean culture — most listeners are indifferent to issues beyond love, parties and fun, fun, fun. At the same time, in order to cater to these audiences, pop artists barely ever talk about anything thought-provoking. Hip hop artists such as CB Mass, however, have criticized blind materialism, political corruption and drug abuse in their music, bringing to Korea, for maybe the first time, a “conscious” music. What’s interesting is that, unlike the United States, where commercial-minded artists such as Jay-Z rule, Korean hip hop would privilege artists such as Common or Mos Def. That’s a wonderful thing.


힙합은 그것이 미국에 중요한 이유와 같은 이유로 서울에게도 중요하다. 서울은 감정적으로 황폐한 생활 방식을 야기하는 침울한 정도로 충혈된 대도시이다. 나는 힙합의 젋은 청년들에 의한 “one love” 커뮤니티에 대한 강조가 서울의 더 나은 도시 생활을 향해 분투하는 사회적 개혁자들의 노력에 협조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물론 이것은 힙합의 이상적 역할이다....허나 슬프게도 힙합의 이 역할은 주로 무시되고 있다. 힙합은 또한 문화적인 국면에서 한국에게 중요하다. 대중 음악이 사회의 기준 - 한국 문화의 최소공분모 [4] – 가 되었기에 대부분의 경청자들은 사랑, 파티와 재미, 재미, 재미 이상에 대한 것에는 무관심하다. 동시에 이러한 청취자들을 포용하기 위해 대중 예술가들은 조금이라도 질문이나 생각을 유도하는 이야기들은 하지 않는다. 그에 비에 CB Mass와 같은 힙합 예술가들은 그들의 음악 속에서 눈먼 물질주의, 정치적 부패와 마약 남용을 비판하며 한국에, 어쩌면 역사상 처음으로, “자각이 있는” 음악을 제시한다. 흥미로운 것은 상업적인 사고방식의 Jay-Z같은 예술가들이 지배하는 미국과는 달리 한국의 힙합씬은 Common이나 Mos Def. 같은 예술가들을 우대한다는 것이다. 실로 굉장한 일이라 할 수 있다.


*주석


[1] CB Mass는 커빈 사건 이전의 Dynamic Duo. 이 때까지만 해도 원래 삼인조였으나 후에 2집 이후 세번째 멤버였던 커빈은 CB Mass뿐만이 아니라 에픽하이와 TBNY의 돈까지 횡령한 채 자취를 감추고, 남은 최자와 개코는 CB Mass를 해체한 후 재결성하여 Dynamic Duo가 된다.


[2] “경지로 끌어올리다”라고 번역된 airlift는 “부양하다, 끌어올리다”라는 뜻도 있지만 “공수하다”라는 뜻도 있다.


[3] 솔직히 말해서 이 부분은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했다. 이해하신 분이 계신다면 제발 fill me up please!


[4] 우연인지는 알 수 없지만 이곳에서 두 표현이 연결되는데, “기준”이라고 번역된 “norm” 과 “최소공분모”라고 번역된 “lowest common denominator” 둘 다 수학적 용어다 – norm은 기준, 규범이라는 뜻도 있지만 또한 평균이란 뜻으로 분할에서 자주 쓰인다. 타블로 수학 못한다는 것 거짓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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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본 원하시는 분이 있어서 포스팅합니다.
더블엘 님이 수고해주셨습니다.


Posted by poise
(재생버튼을 눌러주세요. 용량이 커서 파일을 둘로 나누어 올립니다.)







작가 : 제가 지금 라디오 7층 스튜디오 있는 곳, 휴게실인데 누가 너무 멋있게 있어서 말을 좀 걸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누구세요?

타블로 : 안녕하세요. 타블로입니다

작가 : 지금 뭐하시는 거에요?

타블로 : 그냥 더워서 창문 열어놓고 바깥에 보고 있는데 요 밑에서 뭐 촬영하고 있네요. 아 저게 그건가 보다. "스친소" "스타의 친구를 소개합니다." 제가 원래 저 프로에 나가기로 되어있었는데...

작가 : 그거 근데 MBC 아니지 않아요?

타블로 : 그래요? 근데 왜 MBC에서 촬영을 하고 있어요?

작가 : MBC 맞아요?

타블로 : MBC 맞아요 제가 원래 나가기로 되어 있었는데 마땅한 친구가 없어가지고 취소된 거 알아요?  짱이죠? 마땅한 친구가 없어서.

작가 : 그러면 타블로 씨 주위에 어떤 친구들이 있나요? 마땅한 친구말고 안마땅한 친구들은 어떤 친구들이 있나요?

타블로 : 안 마땅한 친구들이라기 보다는 못마땅한 친구들이죠. 그렇죠. 세상에 못마땅한...제 친구들은 되게 그냥 평범하고....연예인 친구가 많지 않아요. 음악을 하는 친구들도 좀 조용히 음악하는 친구들이고. 그냥 다른 친구들은 사진 찍고 그러는 친구들인데 대부분이 좀 괴짜들이 많죠. 옷 입은 것만 봐도 알아요.

작가 : 누가 가장 괴짠거 같아요? 타블로씨 친구 중에? 한명만 딱 꼽자면?

타블로 : 아...너무 많아서 한 두세명만 꼽으면 안될까요?

작가 : 알겠어요. 그럼 그 중 최고 두세명만 꼽아주세요.

타블로 : 일단 빽가.  빽가 씨는 약간 미친 사람이에요. 끼가 굉장히 많고. 코요테 빽가로만 알시는 분들은 잘 모르겠지만 빽가를 사람 빽가로 아는 사람은...생각하는 방식도 오픈 정도가 아니고 대 오픈있죠. 그리고 김종완? 넬 김종완. 걘 제정신이 아닌 것 같아요. 저도 만만치 않지만 솔직히. 둘이 같이 있으면 제가 참 평범하구나, 아니 침착하다고 해야하나? 참 점잖구나하고 생각을 하게 되요.


작가 : 연애를 참 오랫동안 안 하고 계시잖아요? 안 하시는 거에요? 못 하시는 거에요?

타블로 : 처음엔 못하다가요. 그러다가...짜증나잖아요. 연애라는 건 되게 개인적인 거고 둘 사이의 자연스러운 거고, 둘만의 공간인데...그 공간을 침범하려고 하는 사람이 워낙 많다보니까. 물론 나쁜 의도로 침범하는 게 아니고 관심이 있어서 그러는 거지만, 때론 그 관심때문에 좀 힘들어질 수도 있거든요. 예전엔 그런 것과 뭐 이제 바쁘고 그러니까 시간 없고 이런 것들을... 핑계로 얘기하기도 싫고, 다 어차피 변명이 되니까 그래서 좀 못하다가 이제는 그게 습관이 되서 안하고 있는 것 같아요. 연애에 대해 두려움이 있는 것 같아요.

작가 : 만약 그 두려움을 이기고 연애를 한다면, 여자친구랑 첫 데이트 때, 아니면 제일 하고 싶은 데이트? 여자친구가 생기면 이거 꼭 하고 싶다?


타블로 : 여자친구 생기면 포장마차 가서 술 한 잔 하고 싶어요. 예전처럼 막 놀이공원가고 이런 것들도 재밌지만 그 나이를 안타깝게 좀 지난 것 같고. 발랄하게 그냥 꼭 뭐를 해야된다기 보다는. 그냥 커피숍에 앉아서 저는 글을 쓰고 있든지 곡을 만들고 있든지, 곡을  여자친구는 잡지를 보든지 책을 보든지.그냥  둘이 같이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데이트가 될 것 같은데요.

작가 : 타블로씨는 원래 많은 고민을 지고 사는 사람은 아니잖아요? 고민을 하긴 하지만 계속 쌓아두진 않는 사람이잖아요?

타블로 : 예...쌓아두지 않으려고 노력하죠.

작가 : 지금 현재 가장 많이 생각하고, 많이 고민하는 문제는 뭔가요, 지금 현재?

타블로 : 지금 현재 하는 일이, 제가 이 일을 시작한 이유가 있는데... 제가 시작했던 이유는 음악을 좋아하는 이유도 컸고, 의미가 있는 일이라고 생각을 하고 시작했거든요. 저말고 타인들에게 실제적인 도움이 되든지, 제가 하는 그 뭔가가 뜻이 있어서 그 뜻으로 인해 다른 사람들도 의미를 찾을 수 있는 그런 일을 원했던 건데. 지금 제가 하고 있는 일고, 지난 몇 년 동안 걸어온 길이 과연 올바른 길인가, 과연 타인들에게 도움이 되는 꿈이었던가? 아님 그냥 이기적인 꿈인가? 이런 거에 대해서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어요.이렇게 얘기하면 또 타블로 은퇴하려고 그런다 그렇게 생각하시는 분도 있겠지만. 그렇다기 보다는, 음악이라는 건 어차피 은퇴할 수가 없잖아요. 이건 그냥 제 삶이니까. 무엇이 정말 중요한가에 대해서 고민하면서제 삶을 중요한 것들로만 추리려고 노력하고 있는 중입니다.

작가 : 마지막으로 다음 시간대죠. 알DJ에서 하고 싶은말과 신청곡 함께 받을게요.

타블로 : 알렉스형 지금 너무 잘 보고 있구요. "우리 결혼했어요." 알렉스 형이 사실 이  예능 프로그램 시작하기 전에 저랑 얘기한 적이 많아요. 블로야, 해야되나? 안해야되나?  알렉스 형도 음악이 굉장히 중요한데.. 제가 보면 알렉스 형은 자기 중심을 절대 흐리지 않으면서 모든 일을 다 잘할 거라고 생각을 해요. 형! 가끔 뭐, 기운 빠질때나 아니면 걱정될 때 너무 고민하지 마세요. 형은 튼튼한 사람이니까. 화이팅이고. 신청곡은 알렉스형이랑 저랑 함께 했던 곡이죠. 클래지콰이의 "러브모드".

작가 : 감사합니다.



알렉스: 와~ 몇 분이에요, 지금? 하하하. 아니, 인터뷰를 따랬더니 왜 자기가 푸른밤을 진행을 해? 자! "길에서 만나다"- 연예인을 만나다, 타블로 였습니다. 항상 느끼는 거지만, 이 친구 참 ...정말 독특해요. 똑부러진 자기 생각을 말하고 있지만 왠지 뭔가 재밌고 좀 우스운 경우? 약간? 그리고 아까 예를 들어서 가장 신기한 친구 중에 가장 특이한 친구로 김종완 씨하고 빽가 씨를 꼽았는데...제가 보기는 타블로 씨도 만만치 않아요. 셋이 다 거기서 거기. 비슷하신 분들인 거 같아요.

꿈꾸라에서 열심히 DJ로 활동해주고 계신 타블로 씨 만나봤습니다. 클레지콰이의 "러브모드" 신청해주셨어요. 예전에 우리 타블로 군이 우리 녹음실에 와가지고  러브모드 막 랩하고 그랬던 거 기억나네요. 우리 탁 이러고 앉아가지고  밖에서"야~ 역시 타블로 잘한다." 막 이러면서 놀라고 그랬던 거 기억나네요. 자 이노래 들어볼까요? 클래지콰이의 "러브모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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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밤에 나왔다는 얘기 나중에 듣고, 녹음떴다. 받아쓰기는 역시 힘들어.-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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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픽하이, 비(?)에 도전하다?!

ETN | 기사입력 2008.07.11 21:57





http://tvnews.media.daum.net/entertain/view.html?cateid=1005&newsid=20080711215709330&cp=etn
   <-영상



인터뷰내용


타블로: ETN 앤유 시청자 여러분 비를 엄청 많이 맞는 타블로 입니다.


Q: 뮤직비디오 컨셉은?

타블로:동화적인 내용인데요. 제가 사는곳에서는 항상 비가 내리고  안타깝게도 저만 우산이 없어요.
그러다가 저같은 사람을  발견하죠 소외된 두 사람이 서로를 발견하면서 사랑을 알게되는 그런 내용입니다.


Q:수염 왜 깎으셨어요?
수염이요 오늘 그 뮤직비디오는 메이크없 없이 가는건데오  수염이 너무 지저분하게 나온다고


Q:지금 노메이크업 이신가요?

네 비맞는 걸 계속 찍어야 해서 메이크업을 할 수 가 없어요. 비슷해요 저는 메이크업을 하던 안하든


Q: 연기가 자연스럽던데?

무엇보다 저에게 큰 연기경력은 제가 어거서트러쉬라는 1초 ..1초정도 나오는 대사도 없구요그  캡쳐화면이 사실
동영상이에요. 짧아서 캡쳐화면처럼 보이는 겁니다.


Q:이번에는 무슨씬 찍으시는 거에요?
이번엔 무슨씬이 나이라 처음부터 끝가지 비맞으면서 생활하는 거에요 제가
세상 어딜 가도 비가 오는거에요 제마음을 대변해주는 그런 컨셉이죠


Q:다른 멤버들은 출연안한다고  하셨어요?
네 원래 우리 다 출연안한다고 했어요 저번 뮤직비디오 뷁다운에서 할때 막 맞고 그랬잖아요
그거 찍고 난다음에 더이상 직접 출연하고 싶지 않다 생각으로 해가지고
회사에 부탁해서 출연안하기로 했는데 막판에 사장님이 그래도 한명은 출여내야한다고 해가지고 제가
나이가 많은 리더인 제가 채택됐습니다.


Q: 앞으로 활동계획은?

연말까지는 굉장히 많은 공연을 할거구요서울뿐만 아니라 전국을 돌아다니면서
잘준비된 열심히 준비한 큰 규모의 콘서트를 할겁니다.


<출처>
다음 카페 EpikHigh에서 담아왔어요.

Posted by poise
◆ 넬(Nell) 인터뷰

밴드 넬(Nell)에게 남겨진 과제는 대중과의 조우였다. 영국의 감성 모던 록을 이 땅에 훌륭하게 접목시켰고 마니아들은 쌍수를 들고 환영했지만, 해외 음악계의 동향에 밝지 않은 일반 대중들에게는 다가서지 못했던 게 사실이다. 넬은 지난 앨범 < Healing Process >부터 조금씩 변화를 주며 이 난점을 해결하려 했다. 가요적 현악 편곡을 가미해봤고, 어쿠스틱 기조를 따라 앨범을 꾸리기도 했다.

그러나 대중적 터치만을 내세우려는 것은 아니다. 대중적인 히트싱글과 함께 팀의 네 구성원이 가진 음악적인 실험을 동시에 구현하려는 욕심도 있다. 정규작으로는 2년만의 신보인 < Separation Anxiety >는 그래서 의미가 있다. 타이틀곡 '기억을 걷는 시간'이 각종 온라인 음원 차트에서 호조를 보이며 성공 가도를 달리는 반면, 앨범의 후반부에는 난해한 일렉트로닉 실험작들이 가득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기타리스트 이재경은 “넬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나 모르는 사람들 모두 접속할 수 있는 앨범”이라 압축했다.

지난 3월 말,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멤버들은 속내를 조심스레 밝혔다. 80년생 동갑내기 친구들이 뭉친 팀답게 분위기는 시종 즐거웠으며, 음악 이야기가 시작되자 모두들 활기를 띠었다. 특히 '앨범'에 대한 강한 애착을 드러내었다.


지난 앨범부터 조금씩 변화가 있었던 것 같다. 멤버들이 의도한 바는 무엇인가.
(김종완) 음악적인 변화나 시도라 한다면, 시퀀스 프로그래밍 부분이 조금 더 많은 부분이 생겼어요. 강화라기보다는 어쿠스틱과 일렉트로닉 사운드의 조화를 이전에는 많이 실패를 해서 앨범에 싣지를 못했는데, 5년 정도 시간이 흐르면서 공부를 좀 했죠.

'기억을 걷는 시간'은 5분이 넘는다. 전형적인 싱글이라 할 만큼 좋은 곡이고 라디오에서 곡이 나오는 흔치 않은 밴드인데 홍보하기엔 좀 긴 것은 아닌가.
(김종완) 편곡 구성을 두고 굉장히 애를 먹은 곡이예요. 브릿지 코드를 바꿀까, 리듬을 넣을까 말까 많이 고민했죠. 그런데 그냥 가기로 했습니다. 예전앨범들을 보면 곡의 길이를 상관 안했던 것 같은데 요즘은 곡의 길이를 두고 무의식적으로 자기검열을 하려는 경우가 있어요. 그게 전 너무 싫었어요. 그런데 방송할 때는 결국 잘랐죠. 그것 때문에 고민 많이 했습니다.

이번 앨범의 기본적인 지향점은 무엇인가.
(김종완) 사운드 적으로는 건반과 프로그래밍이 주가 되는 부분, 그리고 이것이 실제 연주와 조화를 이루는 부분이 어느 정도 흐름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곡 순서도 그렇게 짰고요.

전체적으로 조형미를 획득하고 싶었다는 말인가.
(이재경) 멋있는데요. (웃음) 저희도 그렇게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앨범을 만들려고 하는 팀인 것 같아서 안도감마저 들었다.
(이재경) 저희가 90년대를 살았기 때문에 그런 것 같아요. 그 시대가 앨범이 위주인 시대였잖아요. 그런 것을 하고 싶었던 거죠. 당연한 건데 요즘 시대에는 그게 튀었던 것 같아요.
(김종완) 감정이 끊기는 게 싫어요. 한 곡을 들었을 때 너무 좋았는데 다음 곡에서는 어떻게 이어줄까라는 만족도가 있어야 하는데 요즘 디지털 싱글시대에는 이것을 충족시켜 줄 수가 없어요.

앨범을 만드는 사람들에게 찬사를 보내고 싶다. 곡을 피땀 흘려서 만들고 전체적인 앨범의 이야기를 어떻게 구성을 할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이재경) 예전에 저희가 듣고 자랐던 테이프는 스킵할 수가 없잖아요. 지금은 듣다가 넘기는 경우가 있는데 예전 테이프는 첨부터 죽 듣게 되요. 그게 진짜 의미가 있었던 것 같아요. 음악을 표현하는데 있어서 앨범이 제일 좋은 방법이에요. 그래서 앨범 전체를 다 들어야 하죠.

그래서 앨범을 알릴 수 있도록 대중성이 있어야 한다. 이번에 '기억을 걷는 시간'이 단일 곡으로는 제대로 걸린 것 같은데.
(이재경) 감사합니다. 음악을 만들고 마무리 작업하면서 들을 때 이 음악을 가지고 활동을 해야 할 텐데...라는 생각을 했어요. 우리나라는 활동방식이 정해져 있으니까 그것을 표현하는데 아무래도 힘이 드네요.

곡이 좋으면 된다. 문제는 어떻게 리스너들과 연결이 되느냐다.
(김종완) 저희도 고민이 굉장히 많습니다. 사장님과 그런 얘기를 제일 많이 하거든요. 방송을 보는 연령대는 정해져있으니까요. 저희 나이 또래는 사실 TV를 거의 안 보잖아요. 그런 사람들과 소통을 할 방법이 없으니 새로운 아이디어를 계속 강구하고 있어요. 일부 사람들에게만 들려 줄 수는 없잖아요.

곡 순서도 넬이 정한다고 했다. 마지막 곡은 분명 설득력이 있다. 그건 마지막 곡으로 해야 한다. 대중적인 터치를 배제할 수는 없지 않나.
(김종완) 사실 언더 1집을 할 때부터 저흰 다 대중적이라고 생각했어요. 우리한테는 너무 당연한 느낌이었기 때문에. 대중성이라는 게 어떤 건지 잘은 모르겠지만, 대중적이라고 생각했어요.

곡을 쓰고 연주하는 사람에게 자연스럽게 느껴지는 게 대중적이라고 생각한다.
(이재경) 그렇다면 저희 음악이 바로 대중적인 음악이겠네요.

멜로디가 정말 잘 흘러갔다고 본다. 'Promise me'도. 여기까지는 정말 자연스럽게 흘러갔다. 연주하는 사람 입장에서 볼 때 어떤가. 곡을 가져왔을 때.
(이정훈) 항상 하듯이 재밌는 작업이었어요. 종완이가 노래를 한번에 10곡을 가져오는 게 아니라 한 곡 한 곡 들려주면서 작업하기 때문에요. 작업방식이 거의 그래요. 하모니 구성도 때에 따라 다르고요. 20분 만에 끝내기도 하고 삼일 밤낮이 걸리기도 하죠.

곡의 윤곽이 나왔을 때 잘 되었다라고 생각한 곡은?
(김종완) 첫 곡 'Separation anxiety', '기억을 걷는 시간', 'Promise me'. 그리고 10번 트랙 '12 Seconds'요.
(정재원) 스튜디오에서 좋았던 것은 '멀어지다'랑 '12 Seconds'였어요.
(이재경) 'Fisheye lens'는 리얼 연주가 아니라 프로그래밍으로 베이스 라인을 짠 곡이죠. 처음 들었을 때부터 바로 왔어요. 저는 개인적으로 'Fisheye lens'랑 'Separation anxiety'요. '기억을 걷는 시간'도 좋고요.

아까 프로그래밍과 리얼 연주의 배합이 잘 되게 하고 싶었다고 했는데 어떤 곡인가.
(김종완) 'Separation anxiety'랑 'Tokyo'요. 'Tokyo'는 저랑 정훈이가 일본 악기점에 갔을 때 떠오른 곡이예요. 악기점은 자유롭게 연주를 하게 놔두잖아요. 그때 멜로디가 나와서 한국에 와서 작업한 곡입니다.

보컬리스트로서 자신은 어떻게 생각하나.
(김종완) 굉장히 멀었죠. 저만의 장점은 있겠지만 보컬뿐만 아니라 음악을 봤을 때 만족을 하기에는 아직 먼 것 같아요. 제 속에 있는 것을 다 표현하기에는 미숙한 점이 많음을 느껴요. 더 연습을 해야죠.

넬은 라디오헤드의 우울한 감수성을 한국가요에 잘 옮긴 밴드다. 신보는 곡마다 컬러가 다르지만 여전히 우울한 기조는 남아있다. 라디오헤드 같은 영국밴드는 그 나라의 환경과 아티스트의 대응이라는 우울의 이유가 있는데, 넬에게서도 우울의 정체와 그 이유가 궁금하다.
(김종완) 저희가 같이 있을 때는 어렸을 때부터 동네친구니깐 장난을 많이 치는데, 개인을 돌아봤을 때는 어렸을 때부터 그런 정서가 있었던 것 같아요. 낙천적이라거나 좋은 쪽으로만 생각하는 사람은 아닌 것 같네요.
(이재경) 전 우울이라고만 표현하는 건 좀 그래요. 사람들이 우울이라고 표현하니 그런가보다 하는 거죠. 그리고 사실 우울함을 표현하기에는 한국이 더 좋은 환경이 아닌가요. 라디오헤드의 경우도 저희한테는 100퍼센트 다가왔습니다.

넬의 사운드가 젊은이들의 시대환경이라는 데에 대해 반영이라는 말인가.
(이재경) 제 주위에 행복하다는 사람을 본 적이 없는 것 같아요.
(김종완) 전 대변한다는 느낌은 받아본 적은 없고. 영향을 있다고 봐요. 요즘 사람들을 봤을 때 도저히 행복할 수는 없을 것 같아요. 저희 음악이 개인적인 부분이 많아서 다른 이들의 정서나 환경을 저희가 표현했다기보다는 개인감성이라 말하는 게 낫겠지만, 시대와의 연관성도 무시할 순 없겠죠.

동네 친구들이 의기투합해 넬을 결성한지 올해로 10년이다. 약간의 멤버 교체를 감안한다 해도 그리 짧지 않은 기간인 셈이다. 그리고 넬에게는 물리적인 시간을 상회하는 많은 변화가 있었던 시기였기도 하다. 2001년 인디시절의 데뷔작 < Reflection Of Nell >을 발표하며 신선한 바람을 일으켰고, 서태지가 설립한 레이블 '괴수인디진'과 손을 잡은 2003년의 < Let It Rain >으로는 주류무대에 성공적으로 입성했지만 이슈의 주인공이 되기도 했다. 현재는 서태지 컴퍼니를 나온 이후 세 장의 앨범을 더 발표한 상황. 멤버들에게 지난 10년을 물었다.

넬은 성실한 밴드다. 거의 1년에 한 장씩 7장의 앨범이다. 성실성은 어디서 나오나. 해마다 앨범을 내는 것을 보고 이것도 저항이 아닌가 싶었다.
(정재원) 나이도 먹고 열정이 식고 예전보다 덜 한다는 느낌이 들 때 오히려 더 푸시를 하죠. 요즘 너무 노는 거 아니냐 서로 그러면서요. (웃음)

서태지가 픽업해서 앨범이 두 장이 나왔다. 잘 만든 앨범이었음에도 꼬리표가 계속 따라다녔는데.
(이정훈) 부담이 없었다는 거짓말이고요. 그냥 저희가 하던 대로 하는 거고 (서태지 컴퍼니를) 나와서도 그대로 하고 있어요. 크게 얽매이진 않아요.

득과 실이 있었을 텐데.
(김종완) 득이라고 한다면, 좋았던 건 스튜디오 작업에 눈을 뜬 거죠. 제작환경이나 엔지니어 하던 분도 많이 가르쳐주셨고. 우리 음악을 녹음해서 들어보면 이런 느낌이 나오는 구나라는 걸 알았어요. 음악적으로는 큰 도움이 되었죠. 홍보면에서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줄 수 있는 게 있었죠. 크게 잃었던 것은 없는 것 같아요. 외부적으로 나오는 얘기는 뭐..누가 되었든 그건 있었을 거예요. 회사를 나오게 된 것도 이야기가 많은데, 그냥 계약만료였어요.

인디 앨범 두 장이 있는데 신보를 4집이라고 부르는 이유가 궁금하다.
(김종완) 어렸을 때부터 좋아하는 밴드들 보면 언더 때 앨범은 매수에 포함을 시키지 않더라고요. 어떻게 보면 로망이라고 볼 수도 있죠. 저희 입장에선 난감한 부분이 < Let It Rain >을 그냥 1집이라고 하면 상관이 없는데, 그걸 아쉬워하는 분들이 있잖아요. 그래서 메이저 1집이라고 표현하죠.

어쿠스틱 앨범 < Let`s Take A Walk >을 낸 이유가 궁금하다. 앨범은 설득력이 분명히 있어야 하는데, 사적인 앨범으로 보였다.
(김종완) 공연할 때 어쿠스틱 편곡을 많이 해요. 3집을 끝내고 나서 시기상으로 앞으로는 못할 것 같았죠. 그때의 감성을 재현한다는 게 어려울 것도 같았고요. 또 공연들에 대한 추억도 많잖아요. 어떻게 보면 밴드 자체로서 기념하고 추억하는 앨범일 수도 있어요.

1집 < Let It Rain>은 어떤 앨범인가.
(김종완) 개인적으로는 치기어린 앨범인 것 같아요. 나쁜 의미에서의 치기가 아니라 레코딩면에서요. 인디때 레코딩에 대한 후회가 너무 많았거든요. 그래서 레코딩에 굉장히 신경을 많이 쓴 앨범이었어요. 감성표현은 기본적인 거니까 불만은 없습니다.

2집 < Walk Through Me >는?
(김종완) 어쿠스틱한 느낌을 처음으로 시도한 앨범이에요. 담고 싶었는데 못했던 것들. 그리고 프로그래밍이 가미된 것들을 조금씩 보여주고 싶었죠. 연구도 많이 했고요. 그런 측면들을 부각시켰죠.

3집 < Healing Process >는 어땠나.
(김종완) 제일 텀이 길었고, 작업 때 애를 많이 먹었죠. 기획사도 바뀌었고.
(이재경) 시간이 많았던 만큼 시도도 많았죠. 못했던 것들 멜로디 스케일, 사운드 스케이프 등 모든 면에서 많은 부분이 달라졌죠.

넬의 최고 앨범을 꼽는다면?
(이재경) 개인적으로는 < Let It Rain > 앨범을 좋아하고, 베스트는 신보예요. 넬을 좋아하는 사람이나 모르는 사람들도 접속할 수 있는 앨범인 것 같아요.
(김종완) 저는 < Healing Process > 아니면 이번 앨범인 것 같네요. 둘이 다fms 의미인데요. 이번 앨범은 밴드가 한 단계 더 나아간 느낌이 들고, < Healing Process >는 소속사도 옮겼고 스케일도 커졌고, 그 당시의 추억이나 그런 것들이 많아서 개인적으로 뿌듯한 앨범입니다.
(이정훈) 저는 이번 앨범이 제일 애착이 가는데요. 이유는 소리적인 측면이에요. 전부터 해보고 싶었던 프로그래밍 시퀀스가 저번 앨범들 보다 더 자연스럽게 녹아든 것 같아서요.
(정재원) 의미 있는 앨범은 < Let It Rain >이요. 제일 좋아하는 앨범은 이번 앨범이고요.

그렇다면 넬을 규정할 수 있는 곡은 무엇인가. 예술적인 면에서 가장 만족도가 높았던 곡은?
(이재경) 이런 말하면 그 곡에 너무 힘을 주는 것 같아서 어려운데.. 굳이 꼽는다면 스페셜 앨범에서 편곡한 '백색왜성'이랑 '믿어선 안 될 말'이요.
(김종완) 넬을 규정하는 건 앨범 전체인 것 같은데요.
(이정훈) 너무 어려운데요. 넬적인 측면을 말하자면, 'One time bestseller'요. 개인적으로는 저희 노래 중 가장 아름다운 곡인 것 같습니다.
(정재원) 전... 잘 모르겠습니다.

앨범을 만들 때 들었던 앨범이 있나? 요즘 듣고 있는 앨범도 괜찮다.
(이재경) 작업할 때 들었던 건 없고요. 요즘은 트래비스(Travis)와 라디오헤드 이번 신보를 듣고 있습니다. 그런데 사실 라디오헤드는 90년대에 나온 앨범들이 더 좋더라고요.
(김종완) 근래에 들은 앨범은 실버체어(Silverchair)의 최근 앨범이요. 또래인 밴드인데 자신들의 색깔이나 고집을 꺾지 않는 게 마음에 들었어요.
(이정훈) 전 영국 전자 음악 듀오 프루 프루(Frou Frou)의 2002년 앨범 < Details >를 많이 들었어요. 제가 생각한 모든 스타일이 들어있는 앨범이었어요.
(정재원) 록 앨범을 들자면, 뮤즈(Muse)랑 옐로카드(Yellowcard)요. 요즘 흑인 드러머한테 빠져있거든요. 영화 '원스(Once)' OST도 좋았습니다.

나이 40이 넘어도 음악을 계속할 자신은 있나.
(이재경) 네, 그럼요. 당연합니다.
(이정훈) 유투(U2)나 에어로스미스(Aerosmith)처럼 오랫동안 활동하는 밴드가 되고 싶어요. 아직도 20대처럼 보이잖아요.

인터뷰: 임진모, 윤지훈
사진: 배강범
정리: 윤지훈





출처 : http://www.iz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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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터널 모닝(Eternal Morning) 인터뷰

이터널 모닝, 생소한 이름이다. 하지만, 아이에프(IF), 각나그네, 피앤큐(P&Q)를 비롯해 최근에는 노을 강균성의 솔로 1집을 프로듀싱하며 명실 공히 대한민국 대표 힙합 프로듀서로 자리 잡은 페니(Pe2ny)와 우리들의 스타 '에픽 하이'의 타블로가 결성한 프로젝트 그룹이라고 풀어 설명하면 흔한 말로 '포스'가 느껴질 것. 이미 많은 팬의 관심과 기대를 받고 있는 두 사람이 방금 발표한 경음악 힙합 앨범 < Soundtrack To A Lost Film >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MC와 프로듀서의 조합이라면 또 모를까, 예상 밖이었다. 가장 대중적인 힙합 뮤지션이 정반대의 '가장 비대중적인' 형식이라 할 연주 음악을 택했다는 사실은 놀라지 않을 수 없는 일이었다. 그래서 어쩌면 이 사실 하나만으로도, 음악을 대중에게 다가서기 쉽게, 철저히 소비 위주로 만들려는 요즘 같은 시대에는 찾아보기 힘든 인상적인 출발일 수도. 또한,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최고의 리릭시스트(lyricist)로 통하는 래퍼 타블로가 자신의 주특기라 할 글과 랩을 버리고 전격 프로듀서로 분(扮)했다는 점 또한 의외였다. 타블로는 “랩이 하기 싫어서 이 앨범을 만들었다”고 했다. 물론, 이제껏 자신의 노래를 직접 만들어온 그만의 작법과 페니의 스타일이 더해져 색다른 음악을 내올 수 있을 거란 기대와 계획이 있었기에 이 작업이 가능하지 않았을까.

저마다 각기 다른 양식을 지닌 '인스트루멘틀 힙합'이 존재하는 외국에 비하자면 그다지 새로운 사건이 아닐 테지만 우리나라에서만큼은 비교적 신선한 실험이지만 솔직히 말하면 무모한 시도이기도 하다. 지난 11월의 마지막 날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를 가진 페니와 타블로는 특이하다면 특이할 그들의 첫 작품에 대해 입을 모아 이야기했다. “그냥 편하게, 가볍게 들어주셨으면 좋겠어요”라고.


여기에서는 두 사람 다 프로듀서다. 타블로의 역할은 무엇인가?
타블로 : 작곡이요. 음악 소스를 뽑는 일도 같이했고요.

둘이 만나게 된 계기는?
타블로 : 한 6년 전에 한국에 음악 하러 들어왔을 때, 저는 음반을 내려고 준비하고 있었고 페니는 그때 프로듀서로 활동을 시작하고 있었어요. 당시 아는 형이 하나 있었어요. 씨비 매스(CB Mass)랑 같이 작업하는 그 형이 페니의 곡들을 저한테 전해주고, 제가 녹음한 데모(에픽 하이 준비 하면서 제작한)를 페니한테 들려주고…. 그렇게 하면서 둘이 작업해보면 좋겠다고 추천을 해주셔서 저희 데뷔 앨범에 한 곡 작업을 했어요.
우리가 대체로 외부 곡을 잘 안 받는 편인데 페니의 이름은 항상 모든 앨범에 있어요. 앨범마다 한두 곡쯤은 항상 작업을 했고, 4집에서는 제가 아예 가사가 없는 곡을, 연주곡을 두 개를 부탁해서 그래서 페니가 만든 게 총 네 곡이 들어갔죠.
저도 연주곡을 몇 개 하고, 페니한테 맡겨서 몇 개 하고, 그런 식으로 꾸준히 교류를 해오다가 이번에 같이 한 번 해보자고 했습니다.

이터널 모닝에 대한 윤곽은 4집 때부터 교감이 있었기 때문인가?
페니 : 거의 처음 만났을 때부터예요. 좋아하는 장르라 서요.

좋아하는 장르라는 점에서 제휴의 욕구가 생긴 거라 볼 수 있겠다. 그럼 페니가 타블로와 함께 작업하고 싶었던 음악적 이유는?
페니 : 제가 한곳에 머물러서 하고 있다면, 블로는 한 발짝 앞서가서 쳐다보면서 하는 친구거든요. 저는 샘플링 작업을 좋아하는데, 블로는 자기가 코드를 써가면서 하고, 그러면서 힙합을 해요. 제가 그 부분을 못하고 있기 때문에, 같이 하면 시너지 효과가 나오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그럼 타블로가 페니랑 굳이 하고 싶었던 음악적 이유는?
타블로 : 페니가 곡들의 로 엔드(low end) 쪽을 굉장히 잘 다뤄요. 드럼이나 베이스, 전체적인 곡의 로 엔드 느낌을 흑인이 아닌 다른 사람들이 내기에 무척 어려운데, 이 친구는 굉장히 잘 표현을 해요. 드럼 소리나 다른 악기 모두, 본토에서 힙합 하시는 분들 만큼 정말 드럼 소스나 리듬을 구성하는 방식 자체가 굉장히 좋아요. 그루브나 이런 것들 말이죠. 정말 뛰어나요.
웬만한 곡도 페니 드럼으로 바꾸면, 똑같은 노래인데도 무척 다르게 느껴지더라고요. 그런 것도 좋았고, 거기다가 제가 짜놓은 멜로디나 이런 것들을 페니가 리샘플링(re-sampling)을 해서 변형을 잘하다 보니까, 재창조가 뚜렷하다고 할 수 있죠. 제가 하지 못하는 것도 만들어낼 수 있을 것 같아서였어요.

그럼 두 사람 연배가?
둘 다 : 같은 나이에요.

둘이만 같이한다고 에픽 하이 멤버들이 삐치지 않았나?
타블로 : 근데, 멤버들은 별로 신경을 안 써요. (웃음) 원래 멤버들이 서로 각자가 하는 것에 대해서는 관심은 두지만 참견하지 않고 내버려두는 식이라서요. 저는 거기다가 페니랑은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기 때문에요. 사실 저보다 에픽 하이 다른 멤버들이랑 페니랑 먼저 알았어요.

마니아들한테서는 타블로가 워낙에 글 잘 쓰는 작사가로 인정되어있는데, 여기엔 그 특기가 아예 배제되어 있다. 무모한 도전 같기도 한데.
타블로 : 제가 아닌 다른 사람들이 평가하는 음악 하는 저와, 그리고 제가 스스로 생각했을 때 음악 하는 저는 다르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남들에게는 가사가 중점적이고…. 많은 사람이 가사를 먼저 쓰는지, 반주를 먼저 만드는지 물어봐요. 저 같은 경우는 가사보다는 멜로디를 훨씬 더 좋아해요. 그리고 음악을 만들 때 멜로디 만드는 것을 먼저 하고요. 제가 봤을 때 오히려 저는 멜로디를 잘 만드는 것 같아요. 저는 음악 만드는 거 자체를 좋아하지, 가사가 메인은 아니었어요. 그건 부수적으로 사람들이 좋아해 주시던 것 같아요.

그럼 에픽 하이 4집까지 쓴 곡 중에서, 멜로디가 좋다고 생각하는 건?
타블로 : 아… 잠시 생각을 좀 해봐야 할 것 같은데.

그럼 이 작품이, 열두 곡의 경음악들이 언젠가는 랩으로 덮일 가능성이 있나?
둘 다 : 전혀요. (웃음)
타블로 : 여기에 랩을 하기가 불가능하지 않나 싶은데요.

그럼 이런 음악은 어떤 곳에 쓰임새가 있는 것인가. 어떤 친구는 음식을 만들고, 빨래를 널면서 배경음악으로 틀어놓으면 좋겠다고 하던데.
둘 다 : 그거 좋네요. 저희가 생각했던 거예요. (웃음)
타블로 : 다른 창작을 하시는 분들이나 어떤 분들이든 간에 다른 일 하시면서 편하게 들으시면 돼요. 기분도 좋아지고, 영감도 받고 그랬으면 좋겠어요. 이번 앨범의 뮤직비디오를 찍으신 감독님이 있는데, 그분이 원래는 뮤직비디오를 안 찍는 분이세요. 그런데 음악을 들어보시더니 당신께서 우리 비디오를 만들고 싶다고 하신 거예요. 작업 할 때 저희 음악을 들으셨는데 되게 잘 된대요. 그냥 가볍게 듣고 싶으면 가볍게 듣고, 그래 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힙합 세대를 위한 휴식 음악 정도? 이렇게 표현하면 될까?
페니 : 인터뷰를 하면서 “이게 어떤 장르냐?” 이런 걸 여쭤보시는데 정말 말하기가 어렵더라고요. 저희도 뚜렷한 색깔이 없는 상태에서 이 작업을 시작한 것 같아요. (웃음)
타블로 : 원래 음악을 먼저 한 게 아니라 글을 쓰다가 시작했어요. 글을 쓸 때는 항상 음악을 틀어놓고 썼어요. 그래야, 더 잘 써지고 그랬죠. 록을 좋아하지만 글 쓸 때 듣기에는 좀 그렇고, 힙합 같은 경우는 가사가 있다 보니까 거기에 집중되어서 글을 못 쓰겠더라고요. 그래서 이런 음악을 찾게 됐어요.

생활 사운드트랙? 이렇게 표현하면 될까? (웃음)
둘 다 : 생활 사운드트랙. 하하. 그거 괜찮네요. (웃음) 정답인 거 같아요.

그럼 그걸 둘이서 처음부터 생각했단 말인가?
페니 : 네, 언제 어디서나 편히 들을 수 있는 사운드트랙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음악 하는 사람들한테 본보기가 될 음반이라고 생각한다. 스타고, 인기 그룹의 리더인 사람이 얼핏 봐선 이렇게 전혀 돈 안 될 것 같은 실험을 한다는 것이… 그게 진짜 음악가가 아닌가.
타블로 : 사실 음악 일에 관련 없는 분들은 “그래, 그냥 네가 하고 싶은 거 해” 이렇게 얘기를 하시고, 오히려 주변의 음악 하는 친구들이 이상하게 생각하고 “쟤네 돌았구나!” 이렇게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웃음) 얼마 전에 스튜디오에서 작업하다가 심심해서 제가 가사를 쓰고 페니가 곡을 써서 인터넷에 올렸었어요. 그냥 그날 바로 녹음해서 올린, 재미삼아 만든 번개송이었는데 반응이 되게 좋더라고요. 앨범을 판다거나 음악 하는 걸 떠나서 여러분 들으시라고 한 것뿐이거든요. 그때 느꼈어요. 사람들이 음악을 받아들이는 것은 비슷하다는 걸요. 사람들한테 다가가는 길이 생각보다 편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죠. 어떤 영화감독님께서 전화하셔서는 우리가 상업적 고려 없이 음악 하는 걸 보고서 영감을 얻으셨다고, 인터넷에 무료로 올리는 영화를 같이 제작해보고 싶다고 전화를 주시더라고요.

우리나라에도 라디오헤드가 나오는 건가. (웃음)
타블로 : 그런데 라디오헤드는 그렇게 해서 돈 많이 벌었더라고요. 우리나라에서 그렇게 했으면 8만 원밖에 못 벌었을 텐데. (웃음)

스트링이나 트럼펫, 색소폰 같은 소스를 썼던데, 그게 아마 음악의 주요 포인트였던 것 같다. 다 샘플을 뽑은 건가?
페니 : 이정식 씨께서 연주하신 리얼 음원도 있어요. 두 곡은 해주셨고, 나머지는 제가 프로그램으로 했습니다.

다른 관악기는 어떻게 되는지.
타블로 : 색소폰, 플루트, 피아노도 들어가고요. 피아노는 제가 직접 친 것도 있어요. 앨범 작업할 때에 저희가 작은 악단을 만들었는데, 현악기를 연주하는 학생들, 피아노 치시는 형이랑 기타 치시는 형이랑 불러서 이렇게…, 재킷엔 그냥 이터널 모닝 오케스트라라고 쓰여 있고요. (웃음) 미흡한 부분은 제가 다시 재연출을 했고. 거의 리얼 악기들이 대부분이에요.
페니 : 관악기의 80% 정도는, 턴테이블을 틀어 놓고 아날로그 피치를 조정해서 땄어요.

어떤 과정인지 구체적으로 설명을 부탁한다.
타블로 : 절대 음악 식으로 다 한 다음에, 그 뒤에 효과음 형식으로, 재작업을 하는 거예요.
페니 : 드럼은 거의 다 컴퓨터에서 뽑은 소스고요.
타블로 : 드럼도 한 곡은 쳤어요.

드럼은 꼭 쳐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타블로 : 저희 같은 경우는 힙합의 베이스를 벗어나긴 싫었거든요. 저희가 그거는 놓치지 말자고 해서요. 관악기는 약간 음질을 낮췄어요. 약간 너무 튀지 않게 내렸죠.

이번에 같이 하면서 타블로의 역량이 정말 잘 나타난 곡은?
페니 : 저는 6번 곡 'Rainclouds in my room' 이 가장이요.
타블로 : 작업실을 생각하면서 썼어요.

작업실 환경은 어떤가?
타블로 : 되게 작아요. 한마디로 구려요. (웃음) 정말 창문이 없거든요, 노래에는 부분적으로 가사가 하나 나와요, 내 방에는 창문이 없다고. 근데 정말 없어요. 작업할 때 가금 감옥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음악을 하는 내가 감옥 안에 갇혀 있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어요.

원래 대부분 음악 하는 사람들의 작업 환경이 깨끗하지 않은 것 같다.
타블로 : 요즘은 작업실들이 되게 좋던데요. 깜짝 놀랐어요. 어제 텔레비전을 보는데, 연예인 집 공개 같은 걸 했어요. 재용이의 19금에서. 제 작업실도 나왔는데, 무슨 그지 같은 거예요. (페니를 보며) 나 정말 작은 방에서 살잖아, 그런데 다른 분들은 의외로 대 저택 같은 곳에서 살고 있더라고요. '가수들이 요새 그렇게 많이 돈을 버나?'하는 생각이 들었죠.

타블로도 유복한 집안 아닌가?
타블로 : 많이는 아니에요.

CF도 찍고 많이 벌었을 것 같은데.
타블로 : 일단 제가 학비를 많이 썼기 때문에, 대학 때 형한테 빌렸던 돈도 있고요. 그거 부모님이랑 형한테 다 갚아드리고 나니 지금은 '개털' 됐어요. (웃음)

겉모양을 반지르르하게 내려고 억지로 광을 내지 않은 음악, 감성적이고 서정적인 소리는, 다르지만 서로의 연출 방식을 존중하는 작업 과정에서 탄생했다. 그런 연유에서인지 기존의 힙합과는 조금 다르게 느껴지는 것 또한 사실이다. 억셈과 강함이 기존 힙합의 미덕이었다면 이들이 만든 음악은 자연스러움과 안락함이 그것을 대신한다.

힙합다우면서도 어떻게 보면 전혀 힙합 같지 않은 이터널 모닝의 세계는 모호하지만 선명했다. 어떠한 틀과 공식으로 나누기에는 어려울지 몰라도 지향은 오직 몸으로 감상하고, 가슴으로 듣는, 때로는 영상을 그릴 수 있게 해주는 것에 닿아있었다. 그래서 이들의 작품을 두고 순화된 레프트 필드 힙합이니, 트립 합이니 하며 장르를 구분하거나 경계를 가르는 일은 불필요한 과정 같아 보인다. '가장 실험적인 마인드에 의해서 만들어진 가장 자연스런 사운드'. 그들 역시 특별히 한 장르를 염두에 두고 음악을 만드는 것은 아니라고 부연했다.


이번에 어떤 형태로든 작사, 편곡을 하고, 음원을 골라내거나, 그런 작업을 지휘했을 텐데, 그러면서 역점을 둔 것은?
페니 : 가장 중점을 두었던 건 자연스러움이에요. 음악을 들을 때 LP, CD, MP3 등 어떤 매체로 듣는 다양한 맛이 있는데, 자연스러움을 찾다, 찾다 보니 LP가 가장 편하더라고요. 그래서 소리를 일부러 좀 낡게 만들었어요. 제가 가진 장비 중에 12비트 샘플러가 있거든요. 그것도 빈티지인데요, 깨끗한 소리를 오히려 더 낡게 만들었어요.

그래서인지 타이틀곡인 'White'의 질감이 화이트가 아니라 그레이가 된 것 같다.
페니 : 그렇죠. (웃음)

그럼 원래 내추럴한 것이 목표인데, 그렇게 하면 소리가 약간 퍼지지 않나? 듣는 사람의 편함이 떨어지지 않을까 하는데.
페니 : 그건 저희가 음악을 보는 시각 같아요. 로우하고, 지저분한 것. 그게 더 좋아요.
타블로 : 곡 작업이 되게 재밌었던 게, 각자의 작업실에서 작업할 때도 잦았어요. 시작할 때 제가 키보드로 연주해서 멜로디랑 그런 것들을 녹음한 다음에 아무런 드럼이나 이런 것 없이 페니한테 보내줬어요. 그럼 페니가 12비트로 해서, 마치 LP에서 딴 것처럼 해서 리듬을 만들어 저한테 보내면 제가 또 추가해서 악기를 넣어요. 또 그걸 보내면 여기서 또 추가하고, 이렇게 해서 녹음실에 가서 완성하고요.
제가 좋아하는 스타일과 진행이 있는데, 그게 페니랑 좀 달라요. 제가 피아노곡을 염두에 두고 보냈는데, 완전히 다른 음악으로 돌아오기도 했고. 그게 재밌더라고요.
화려한 걸 싫어해요. 원래 되게 싫어해요. 화려한 걸 기대하는 사람도 계시고, 둘이 작업하면 매우 실험적이고 추상적인 작품이 나올 거라고 예상한 사람도 있는 것 같은데, 저희 같은 경우는 그냥 쓸데없이 꾸며진 음악이나, 쓸데없이 화려한 음악은 별로 듣지도 않고, 만들고 싶지도 않거든요.

음악을 만들고 나서의 느낌은 어땠나?
페니 : 성취감도 물론 있었지만 다음 앨범에 대한 고민과 생각들도 들더라고요. 그런 아쉬움이 있었죠. 이를테면, 저희 세계보다 더 다른 소리를 넣어볼 수 있었는데, 약간 미흡했고요, 과감하지 못했던 것도 아쉬워요.

이런 힙합과 일렉트로니카의 다리를 놓는 연주 앨범을 통해서 얻는 음악적 만족감이라면?
페니 : 저는 되게 좋아하는 두 장르거든요. 일렉트로닉 뮤직과 힙합. 미흡하나마 이 둘을 하나로 묵었다는 것 자체가 저한테는 좋은 것 같습니다.

만약 그런 힙합, 일렉트로니카가 훌륭히 교배된 것을, 앨범 중에서 하나를 꼽는다면?
페니 : (또다시 고민하는 표정)
타블로 : (페니를 보며) 난 하나도 일렉트로니카 같지가 않아. (앨범 전체적으로 앰비언트적인 접근이 드러난다고 하자) 저 같은 경우는 제가 하고 있다는 걸 잘 몰라요. 그래서 제가 만드는 음악을 제가 만드는 것 같은데, 저는 여기서 재즈적인 느낌을 만들어야겠다, 이렇게 생각을 하고 만들어본 적이 없어요. 내가 원하는 음악이 있고 그걸 위해선 이런 악기가 들어가야 한다, 이 정도요.

장르에 대한 기본적인 전제는 없었다는 뜻인가?
타블로 : 네, 그렇죠. 가끔 젊은 프로듀서들이 이런 얘기를 할 때가 있어요. “형, 근데 이건 힙합이 아니잖아” 아니면, “형, 좀 더 힙합적인 느낌이 나야 하지 않겠어?” 같은 말이요. 왜냐고 물어보면, “힙합이니까”라고 말해요. 음악 하는 동생들이 자기의 장르를 이미 의식화해서 만드는 것 같아 안타까워요. 이런 단순한 대답이나 사고방식이 도리어 영감을 죽이는 것 같거든요.

아직 안 뽑았는지….
페니 : 2번 트랙 'Plastic umbrella'요.

그 곡의 색소폰 연주가 서태지와 아이들의 'Good bye'랑 느낌이 비슷하던데.
타블로 : 이정식 선생님의 연주가 들어간 곡인데요, 자기만의 프레이즈가 있다 보니까 그런 것 같아요. 그분이 자주 사용하시는 프레이즈가 있나 봐요. 서태지와 아이들 1집이나 이런 것들을 들어보면, 곡마다 특정 프레이즈가 있어요. 전 그게 그런데 되게 좋아요.

'Holden Caulfield'를 좋게 들었다. 스트링이 좀 어긋난 것 같은데, 의도한 것인가?
타블로 : 네, 어긋나요. 의도적이에요. 그게 4집 두 번째 시디 인트로를 다시 만든 건데요. 현을 원래는 되게 예쁘게 짰었어요. 감미롭다기보다는 극적으로. 그런데 이렇게 말하면 안 되는데, (웃음) 만들고 나서 들어보니까 약간 SG 워너비 풍의 음악이 되더라고요. 그래서 내가 만들고 싶은 건 이게 아니다 싶어서 엎고 다시 짰어요. 뭘 해도 정석대로 하면 노래가 그렇게 되더라고요. 그럼 이게 화음이 안 돼도, 굉장히 삐걱거리는 느낌으로 해보자 그래서 드럼 소리도 굉장히 탁하고, 마치 그냥 길거리에서 깡통 차듯이, 미국 지하철역에서 바이올린 연주하는 분들이 조율을 잘 못하시는데, 그분들의 악기 소리가 불협인데도 막상 들으면 매력이 있거든요. 그런 거예요.

소설 <호밀밭의 파수꾼>에 나오는 주인공이 홀든 콜필드이다. 그럼 이 곡이 그와 어떤 연관이 있나?
타블로 : 전 곡을 우리가 영화 장르를 하나씩 고른 다음, 그 장르에 어울리는 가상 영화를 생각해서 OST를 만드는 식으로 해보자 했어요. 그래서 그 곡은 애니메이션 식으로 만드는 걸로 해보자. 소설의 주인공처럼 집을 나왔다가 사회에서 뜻밖의 현실을 맞보며 다시 찾아가는 느낌으로.

그럼 'The 8th day'는?
타블로 : 사이언스 픽션이요. 'Love is' 같은 경우는 로맨틱 코미디. 'Plastic umbrella'는 에로 영화나 포르노에 맞춘 음악이에요. 신음 소리도 나와요. (웃음) 'White'는 <베를린 천사의 시>를 생각했고요.

타블로는 어떤 노래가 맘에 드는지.
타블로 : 'Black shoe'란 노랜데요, 공포 영화를 생각하고 만들었어요. <샤이닝> 류의 영화요.

영화 좋아하는가?
타블로 : 네.

다운로드 받아서 보는가?
타블로 : 어떨 때는요. 되게 웃긴 게, 영화감독님들 모임에 초대받아서 간 적이 있었는데, 저만 가수였거든요. 거기에서 어떤 감독님께서 저한테 그러시는 거예요. “에픽 하이 너무 좋아한다”고, “에픽 하이 음악 MP3로 다 다운 받아서 들었다”고 얘기를 하시기에, “네, 저도 선생님 영화 다 다운로드 받아서 봤어요”라고 말한 적이 있어요. (웃음)

심지어 문화 관계자들마저도 다운로드를 하는 것에 대해, 어떤 느낌이 드는지.
타블로 : 매체가 변하는 건 당연히 있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물론 그 과도기에 끼어 있으니까 좀 아쉬운 점도 많지만, 저 같은 경우엔 CD랑 LP를 사는 쪽이거든요.

이 음반을 만들면서, 음원 부분에서 사람들이 이 음악을 많이 사용할 거라고 생각하는지? 컬러링이라든가.
페니 : 전혀 아니라고 생각했는데요. (웃음)
타블로 : 컬러링 만드는 회사들이 원래는 자기들이 알아서 후렴구를 끊잖아요. 그런데 이 음반을 듣고서는 어느 부분을 써야 하는 건지, 도저히 못 하겠으니 직접 해달라고 말씀하시더라고요. (웃음) 그래서 저희가 다 했죠.

어차피 지금 디지털 시장인데, 디지털 싱글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는가.
타블로 : 저는 죽을 때까지 앨범만 낼 거예요. 예전에 한 인터뷰에서 디지털 싱글을 내는 것은 괜찮은데 디지털 싱글만 내겠다는 식의 마인드는 어찌 보면 음악 매춘 같다는 얘기를 했었거든요. 미안하고 후회스럽기도 하지만 저는 앨범은 매체라기보다는 정말 제가 봤을 때는 아티스트가 그 시기에 할 수 있는 걸 담은 일기장이기도 하고, 사진첩이기도 하다고 생각하거든요. 사람들이 앨범에 대한 건 전혀 생각을 안 하고, 앨범 만들어봤자 두 세곡만 들을 건데, 두 세곡만 내면 되지 않느냐 그런 얘기도 하고.

음악 하는 사람 중에 아티스트가 많이 없어서 그런 것 같다.
타블로 : 이번에 일본에서도 좀 작업을 했는데, 그게 좀 좋았던 것 같아요. 한국에서 벗어나 보니까, 모든 음악이 매우 큰 사랑을 받고 있더라고요. 깜짝 놀랐어요. 음반 가게를 월요일 아침에 갔는데, 직장인들이 거기에 매여 있어요. 퇴근 시간 되면 다들 음반 가게 들렀다가 가나 봐요. 못 들어가요.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이번 음반 만들면서 자주 들었던 음반이 있다면?
페니 : 평상시에도 주로 듣는 음악들이, 인스트루멘탈 앨범 많이 듣거든요. 근데 듣는 게 아직은 좀 폐쇄적이에요. 벗어나서 들으려고 하진 않으니까요. 피트 록(Pete Rock)이나 콰지모토(Quasimoto) 같은 거요.
타블로 : 저는 평소 누자베스(Nujabes) 앨범 중에 <사무라이 참프루 OST>가 아주 좋았거든요. 되게 미니멀하면서도 힙합 음악으로 이미지랑 이런 것들을 조성할 수 있다는 것과 사운드트랙을 만들 수 있다는 게 좋았어요. 저는 그런 걸 들었던 것 같아요.

타블로는 어떤 곡이 맘에 드는지.
타블로 : 저는 'Love is'를 좋아해요. 이 곡은 원래 마스터링할 때 없었어요. 마스터링할 때 로맨틱 코미디 곡을 하나 만들고 싶다. 그래서 다시 한 곡 때문에 마스터링을 다시 했어요.

랩 하고 싶은 충동을 어떻게 억제했는지 궁금하다.
타블로 : 전 랩 하기 싫어서 이 앨범 만들었어요. (웃음) 요즘 제가 작곡하는 스타일이 달라졌는지는 모르겠는데, 어떤 노래는 랩 없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요. 큰일 났어요. 만드는 곡마다 앉아서 들으면 “야~ 이건 차라리 랩이 아예 없는 게 예쁘겠다”라는 말이 나오거든요. 사실 회사에서는 “너 에픽 5집도 이렇게 만들 건 아니지?”하고 걱정하더라고요. (웃음)

만약 이 앨범에서 공을 돌리고 싶은 게 있다면? 각자 서로에게.
페니 : 색깔과 진행이요. 곡의 흐름.
타블로 : 음악이 멋있게 되는 거요. 되게 인간적인 걸 가져다주는 것 같아요.

멜로디 잘 쓴 곡을 아직 얘기하지 않은 것 같다. (웃음)
타블로 : 저는 'Fly'요. 저는 그 노래가 심플해서 좋아요. 사람들한테 희망의 메시지를 단순하게 전달하고 싶었는데, 멜로디가 그 역할을 잘해준 것 같아요. 'Fly'를 좋아하는 이유가요, 'Fly' 이후로는 제가 밝은 멜로디를 잘 못 써요. 그때는 해맑았던 것 같아요. 그런데 그다음엔 밝은 멜로디를 써도 그다지 밝지가 않아요.
3집 이후로 제가 심하게 좀 이상해졌었어요. 그때 정말 절실히 느꼈거든요. 내가 아닌 내가 되어버린 것 같다는 생각이 지나치게 심하게 들어서…, 그런데 어느 순간 노력을 해도 음악이 우울해지더라고요.

직접 참여해 본 페니의 경험으로, 에픽 하이 앨범이 어떤 점에서 좋은지.
페니 : 색깔들을 유지할 건 해나가면서 발전시킬 건 발전을 해나간 것 같아요. 1집을 가진 사람은 1집의 매력을 가지고 있고, 어떤 가수들은 똑같은 음악을 가지고 1,2,3집을 쭉 내는 것 같잖아요. 에픽 하이는 각각의 매력이 강해요.
타블로 : 저는 근데 4집이 1집이었으면 좋겠어요. 제 이력에 있어서요. 1집은 제가 랩만 잘했지 음악적으로 하고 싶은 걸 거의 못했어요.

그런데 1집이 없으면 오늘날이 없지 않은가.
타블로 : 지우고 싶은 건 아닌데, 1집 때는 프로듀서 분이 있었고, 그리고 제가 들어왔을 때 이미 한국에서 힙합을 하던 사람들이 같이 하다 보니까, 제가 하고 싶은 대로 할 수가 없었어요. 그런 의미에 있어선 1집이 아쉬웠고, 2집에선 본격적으로 '평화의 날' 같은 걸 하면서 작곡을 시작했는데, 그 앨범도 아쉬움이 커요. 하고 싶은 걸 할 수 있었는데, 아직 그걸 잘 못할 때예요. 그리고 3집 때는 앨범 자체는 마음대로 만지고 만족했는데, 근데 3집은 저의, 그러니까 앨범이 나와서 성공을 하면서 사람들이 음악 얘기는 안 하고 너무 저한테만 집중하는 것 같아서 좀 그랬어요. 그래서 제가 그 이후론 제가 2006년 1년 동안 라디오 디제이만 하고 아무것도 안 하다가 낸 게 4집인데, 4집은 제가 하고 싶은 말도 했고, 사람들이 음악으로 받아줘서 너무 좋았어요.

좀 어려운 앨범이지만, 마케팅에 너무 주눅 들지 말았으면 한다. 어차피 만들 때만 예술의 영역이고, 나온 다음에는 완전히 산업의 영역이니까.
타블로 : 넬(Nell)의 종완이랑 저랑 둘이서 항상 하는 얘기가 있어요. 우리가 앨범 작업을 되게 오래하는 편이거든요. 발매 일을 무시하고 몇 달을 넘기는 경우도 있죠. 회사에서 어떻게 된 거야 하면서 물어보면 이렇게 말해요. “앨범을 내기가 싫어요. 만들고 있을 때가 너무 즐거우니까요!”

인터뷰: 임진모, 이대화, 한동윤
사진: 배강범
정리: 한동윤

  2007/12 한동윤 (bionicsoul@naver.com)






출처: http://www.izm.co.kr/





Posted by poi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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