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픽하이, 솔직한 세 남자의 사담()  
2008-10-23 동아일보



"돈이란 있으면 고맙고 없으면 버티는 것”

에픽하이(타블로, 미쓰라진, DJ투컷츠(이하 투컷츠))는 그들의 말을 빌리면 ‘누구도 건드릴 수 없는’ 그룹이다. 추구하는 음악이나 생활 패턴, 이미지 등 모든 것을 자신들이 구축한 만큼 자부심과 객기(?)가 살아있다. 5집 활동을 마치고 멤버 동의 하에 몇 달 동안 해체를 했던 것도, ‘구원’을 노래하던 이들이 일상 생활에서 놓치기 쉬운 얘기들로 만든 소품집 ‘러브 스크림’으로 돌아온 것도, 그리고 종종 홍대 만화방과 분식집에서 발견되는 것도.

- 정말 놀랐다. 5집 이후 잠시 해체를 했었다고 .

“우리는 가요계에서 ‘에픽하이’가 해야 할 역할을 다 했다고 생각했다. 최선을 다 했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음악을 발전시켜야 하는 시기이지 않을까 싶었다(타블로).”

- 보통 팀은 멤버 간 불화로 깨지는데 그런 건가.

“해체한 후에 소주 마시면서 음악 얘기하다가 자연스럽게 다시 모이게 됐다(투컷츠). 우리는 음악을 하지 않아도 셋이 빵을 굽든 뭘 하든 평생 함께 할 것 같다(미쓰라진). 떡볶이 장사를 하든(투컷츠).”

- 이번 소품집은 ‘러브 스크림’인데 전작에 비해 힘을 많이 뺐다. 심경의 변화가 있었나.

“예전에는 앨범 나오고 스케줄이 빡빡하지 않으면 불안했다. 음반 홍보가 되지 않을까봐. 하지만 우리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고 부담 가지고 음악을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타블로).”

- 음악 따라간다고 하더니 한층 부드러워진 것 같다. 전에는 말 걸기 힘든 이미지였는데.

“이거 꼭 써 달라. 그런 얘기 진짜 많이 듣는다. 후배 가수들은 우릴 너무 무서워한다. 말을 못 걸겠다고. 우리 진짜 편한 사람들이다. 먼저 인사하는데도 무섭단다 (타블로). 우리가 다크(Dark)한 이미지여서 그래(미쓰라진). 야∼네 인상 때문이잖아(타블로·투컷츠).”

- 소속사가 없는 상태라고 들었는데.

“사실상 계약은 만료됐다. 그냥 지금 회사와 정과 신뢰로 일하고 있다. ‘러브스크림’도 계약서 없이 만든 거다(타블로).”

- 쉽지 않은 행보다.

“이유는 간단하다. 우리가 하고 싶은 데로 다 할 수 있게 해줘야 한다. ‘에픽하이’라는 콘텐츠에 자본력이 더해지면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을 거라고 하지만 그렇게 되면 우리는 무너진다(타블로). 우린 녹음할 때 누군가 건드리면 난리난다(미쓰라진).

- 돈에 욕심이 없는 건가.

“돈이라는 건 있으면 고맙고, 없으면 버티는 거다. 나 같은 경우는 월세 내고, 매일 커피 한 잔 먹을 수 있고 만화책, 장난감 살 수 있으면 행복하다. 워낙 돈이 없는 생활에 세팅돼 있어서(타블로).”

- 홍대에서 자주 목격되는데.

“우리가 잘 가는 만화방이 있다. 넬 멤버들과 가서 컵라면을 먹으며 아침까지 만화책을 보고 나온다. 투컷츠가 워낙 분식을 좋아해서 떡볶이도 먹으러 자주 간다(타블로).”

- 주변 시선이 신경 쓰이지 않나.

“우리 셋이 떡볶이를 먹고 있으면 아무도 건드리지 않는다. 아…무서워서 그런가?(타블로)”

- 얘기가 샛길로 빠졌다. 타이틀곡이 ‘1분 1초’다. 각자에게 가장 소중했던 1분 1초는?

“돌이킬 수도 없고, 미리 갈 수 없는 현재가 가장 중요하다(투컷츠). 어린 시절 캐나다에서 살 때 눈이 엄청나게 왔었다. 아버지와 눈사람을 만들고 눈썰매도 타고 놀다가 눈 위에 누워있었다. 그때가 아버지와 함께 한 마지막 기억이고 유일하게 행복했던 순간이었다(타블로). 평범해도 되나. 1년 두 번 정도 가족과 식사를 한다. 누구의 방해를 받지 않고 가족끼리 얘기하고 있을 때 가장 좋다(미쓰라진).”

인터뷰가 끝날 무렵 타블로는 세 번째로 “꼭 써 달라”고 부탁한 얘기가 있었다.

“과연 그걸 해낼 수 있을지 의문이 들만큼 인생에 빛날 거대한 앨범 프로젝트를 구상했어요. 요즘도 매일 밤새며 작업하고 있습니다. 이번 앨범은 대작을 선보이기 전에 쉬어가는 거예요. 한 템포.”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사출처 : http://www.donga.com/fbin/output?n=200810230241


Posted by poise

 

힙플: 힙합플레이야 회원 분들 그리고 흑인음악 팬 여러분께 인사 부탁드립니다.

톱밥(TopBob): 안녕하세요. 무서운 힙합플레야 여러분들...저희는 TBNY입니다.

얀키(yankie): 안녕하세요. 얀키입니다.



힙플 : 톱밥씨는 교생 실습을 나가셨다는 기사 때문인지 교사가 되는 걸로 알고들 계시더라고요.(웃음)

톱밥 : 선생님이에요 저.(웃음) 자격증이 있어요!



힙플 : 앗.. 그럼 음악을 위해서 포기하신건가요?

톱밥 : 포기는 안 했어요. 언젠가는 교편을 잡을 날이 올지도 모르는 거고... 제가 지금 교편을 안 잡는다 고해서 교사 협회에서 연구 제명을 당하는 것도 아니고, 포기는 아닙니다.(웃음)



힙플: 2년여 만에 새 앨범이 나왔는데, 최근 근황은요?

얀키: 말씀하신, 새 앨범 ‘HI’가 나와서 많은 인터뷰들을 진행했고, 보다 활발한 활동을 노리고 있어요.(웃음)



힙플: 자켓을 보니까, 스타일이 많이 바뀌셨어요.(웃음)

얀키: 제 머리스타일만.... 바뀌었죠... 재밌었어요...그 논란....(웃음)

톱밥: 항상 논란을 끌고 다니는 얀키잖아요...(웃음) 항상 랩으로 논란을 끌고 다녔었는데, 이번엔 머리로. 제가 철저하게 옆에서 지켜봤는데, 그 논란이 된 헤어스타일은 얀키가 기획한 거예요. 커트부터 파마까지 자기가 기획했는데, 진짜 이렇게 논란거리를 만들 줄 몰랐어요. 진짜 역시 얀키는 천재구나.. (웃음)



힙플: 톱밥씨가 말씀하신대로 얀키의 ‘랩’이 논란거리가 됐었죠. ‘The Future (from Pieces, part one)' 많이 지난 이야기지만, 그때 이야기 부탁드릴게요.

얀키: 근데 그게 정말 어디서 그런 아이디어들이 나오는지, 깜짝 놀랐었죠. 사실, 그분들이 논란 만들기 위해서 제가 희생양이 된 느낌도 있었어요. 그 대상이 버벌진트(Verbal Jint) 였잖아요. 그분들이 모르시는 게 저는 그때 버벌진트씨랑 콰이엇(The Quiett)씨랑 더블 쇼 케이스 했을 때도 게스트로 가서, 인사도 하고 그런 사이였거든요. 저한테, 해될 것도 없는 사람이고, 정말 잘하는 사람이고, 다이나믹 듀오(Dynmaic Duo) 랑도 친하고 한데, 굳이 제가 버벌진트를 디스 할 이유가 없거든요. 그 논란 중에 그런 글을 본 적이 있어요. 누가 진짜 설명을 잘해 놓은 글 중에 제 가사 중에 왕관 얘기를 오버클래스(Overclass) 크루 마스코트랑 비교하면서...(웃음) ‘아니 뭐 이거 하나가지고 그래...’ 그렇게 넘겼어요. 그랬는데, 그 다음에는 ‘컬투의 제 3멤버’ 이걸로 어떤 이유들을 만들더라고요. 이건 진짜 펀치라인이거든요.(웃음) 단순히 정말, 멋있는 펀치라인이라고 생각해서 쓴 건데, 그걸 가지고 또, ‘컬투랑 버벌진트랑 친하다’ 이러면서..(웃음) 정말대단 하신 것 같아요.(웃음)



힙플: 실제로 버벌진트를 디스한 건 아니다 라는 말씀이신 거죠?

얀키: 네, 물론이죠. 근데 버벌진트씨도 재밌게 보셨을 것 같아요...(웃음)



힙플: 네, 그럼 TBNY 로 다시 돌아와서..(웃음) 이번 새 앨범 ‘HI’가 ARK Entertainment(이하: 아크)에서 나왔어요. 소속사의 이름이 공개 되었을 때, 얀키의 스튜디오, '아크(ARK Sound 이하: 아크 사운드)'와 이름이 같아서 TBNY의 레이블로 오해하셨던 분들도 계셨죠.(웃음) 새 소속사와의 인연에 대해서 소개 부탁드려요.

얀키: 그 오해들이 저희는 되게 기분이 좋아서 가만히 있으려고 그랬는데...(웃음)저희 소속사가 저희와 계약을 한 그 즈음이 회사를 이제 막 설립하는 단계였어요. 많은 것들이 정비되고, 회사 이름만 남아서 서로 이야기를 같이 했었는데, ‘ARK' 에 담긴 좋은 뜻도 있고 하니까, 회사 분들이 아크 사운드에서 사운드만 바꾼 'ARK ENTERTAINMENT'를 제안하셨고, 저희도 좋은 마음에 쿨 하게 ’오! 좋아요!(웃음)‘ 해서 회사 이름이 결정 된 거죠.

톱밥: 특별한 인연을 설명 드리기는 뭐하지만, 회사에서 저희를 원하셨고, 저희가 보기에도 엔터테인먼트에 대한 열정이 남다르신 것 같고, 다들 좋은 분들이셔서 함께 하게 됐어요.



힙플: 아, 힙합 레이블라기 보다는, 그러니까 종합 엔터테인먼트 회사네요?

톱밥: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이제 설립 초기 단계라, 어떻게 운영 될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포커스는 저희 TBNY에 집중 되어 있는 것이 사실이죠.(웃음) 저희의 역할이 큰 것 같아요... 저희가 잘돼야지, 후배 소속가수들도 나오는 거고, 연기자라든가, 그런 분들도 나올 수 있는 거고요.

얀키: 저희 이번 앨범도 정말 오랜만에 나온 앨범이고, 회사도 인제 막 시작하는 단계라서 은근히 좀 타이트 하고 날카롭고, 세밀하게 진행이 되고 있는 것 같아요. 정신 똑바로 차려야 될 것 같아요! (웃음)



힙플: 요즘 아크 사운드는 어때요?

톱밥: 여기서 녹음을 하면 앨범이 무조건 '안정권이다' '앨범이 잘된다' 이런 소문이 퍼져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좀 많이 오시더라고요... 그 소문을 타블로가 퍼뜨렸나...?(웃음) 근데 진짜로 망한 가수가 없어요. 에픽하이, 페니, 랍티미스트, 윤하씨... 등등 정말 많은데, 갑자기 생각이 안나네요.(웃음)



힙플: 생각나는 에피소드는 없으시고요?

얀키: 으레 드리는 말씀이 아니라, 되게 많아서 생각이 잘 안 나는데요... 음. 일단은, 지난 힙플 에픽하이 인터뷰에도 나오지만, 힙합 고시원이죠. 원래 처음에는 다들 모여서, 약간 치킨 먹고 TV보면서 퍼지는 분위기였는데, 어느 날 한 번은 리쌍의 길 형이 오셔서는 ‘여기서 이렇게 널브러져 있으면 안 된다...정리를 해야겠다...’ 하시면서 갑자기 약간 독서실 실장님 이런 분위기로, 자리를 하나씩 배치해주셨어요.‘너 악기 뭐 써?’ 하시면서 악기 하나씩 배치해 주시고는 ‘지금부터 몇 시까지 곡 만들고...몇 시에 우리 발표하자...’ 해서 전부 열심히 만들어서 발표하고, 투표해서 좋은 곡 뽑고 그런 날도 있었어요.(웃음)



힙플: 근데 갑자기 스튜디오를 만든 계기는 뭐에요?

톱밥: 사실대로 말씀드리면, 저희에게 한이 있어요. EP랑 1집 녹음하면서 쫓겨 다니면서 한 것 다 아시잖아요... 싼 곳 찾아다니고... 그런 한 때문에 진짜 우리가 녹음만큼은 수익 상관없이 편하게 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보자는 생각에서 출발했어요.

얀키: 톱밥 형이 말한 이유도 있고요, 스튜디오 이름이 ARK. ‘방주’ 잖아요. 그렇게 지은 이유가, 정말 여러 사람이 와서 같이 음악을 공유하고, 저도 녹음실 손해만 없다면 평생 음악을 하고 맘 맞는 친구들과 같이 이런 방주라는 장소 안에서 다 같이 할 수 있는 ‘음악 하는 복지관’이 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담은 거거든요. 뭐 솔직히 호프집을 할까 바를 할까 피씨 방을 할까 생각을 많이 했는데, 음악을 사랑하고 좋아하는 사람이다 보니까.(웃음)



힙플: 앨범이야기에서 앞서서 몇 가지 논란이랄까? 오해들에 대해서 여쭈어 볼게요. 타이틀 곡인 ‘Hey DJ’의 뮤직비디오가 ‘Lauryn Hill - Everything Is Everything' 콘셉 등 많은 부분에서 비슷한데요.

얀키: 사실 뮤직비디오 구상회의에서 감독님이 저희에게 그 뮤직비디오를 보여주셨어요. 저희 둘 다, 그 뮤직비디오 되게 좋아했어요. 근데 감독님이 턴테이블 이야기를 말씀 하시길래, 저희가 이거 똑같으면 안 되는 거 아니냐고 말씀드렸더니, 턴테이블만 나오는 게 아니라 모든 악기들이 나온다고 했어요. 앰프들이 빌딩이 되고, 날아가는 비행기가 기타로 나오고....

톱밥: Everything is Everything 에서는 턴테이블만 나오잖아요... 근데 감독님이 모든 사물과 도시가 악기로서 어우러져서 ‘악기 도시를 만들겠다’. 하셨어요. 원래 의도가 이랬었거든요...그래서 오케이 한 거죠. 저희는... 완성 본을 봤을 때는 정말 깜짝 놀랐죠...

얀키: 가 편집 된 걸 보러갔거든요. 그 당시에도 악기들은 없었는데, 그 당시만 해도 가 편빈 된 것이기도 해서, ‘저 빈부분이 채워지겠지...차분히 기다리자’ 라는 게 저희 마음 이었어요. 저희 잘 못도 있어요, 사실. 두 번째 가 편집 본을 확인했어야 하는데....

톱밥: 가 편집 본을 체크해야 했던 시기가, 막바지 마스터링 전이였거든요... 믹싱 마무리 작업하고... 정말 정신이 하나도 없었어요. 아, 정말 아쉬웠어요.



힙플 : 감독님도 어떤 일정에 쫓기셨나보네요...

톱밥: 일정에 뭐 쫓기던 것도 있었고... 전반적으로 의상 같은 것도 워낙 저희가 일정에 쫓기다 보니까, 체크를 못하고 지나간 부분들이 많아서, 뮤직비디오는 정말, 아쉬움이 크게 남아요.



힙플 : 아쉬움이 느껴지네요. 음... 그리고 이번 앨범이 나오면서 오해를 불러 일으켰던 것이, 하나의 정규 앨범이 ‘SIDE A’ 와 ‘SIDE B’로 나온다는 것이었어요.

톱밥: 먼저, SIDE B 는 지금 거의 80% 이상 진행이 되어있어요...녹음도 다 되어있는 상태라, 이제 믹싱 들어가서 여기저기 손만 보면 되는데.. 음. 사실, SIDE-A 가 나온 다음에 거의 바로 SIDE B가 나오는 그림을 생각을 해봤는데 집중도가 좀 떨어질 것 같더라고요. 현실적으로 뮤지션이 CD를 팔아가지고 수익을 남기는 시대가 아니기 때문에, 어차피 돈이 안 될 거면 집중도라도 높이자 이 생각으로 SIDE-B를 조금 더 뒤로 미뤘고요.

앞으로도 이런 방식으로 앨범을 발매 할 생각이에요. 저희1집이 17곡 수록 되었는데, 정말 관심 가는 곡이 3곡 4곡 밖에 안 되는게 마음 아프기도 했어요. 솔직히 저희한테는 다 아픈 손가락들인데,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볼 때는 3,4곡에만 포커스가 집중 되는 그런 현실이 조금 마음 아프더라고요. 근데 이번에는 정말 욕도, 비난도 많지만 기분 좋은게... 각각 곡마다 좋다는 사람들이 정말 밸런스 있게 퍼져있는 것 같아요... 정말로. 정말 그거 하나만으로도 우리가 정말 잘 선택했구나... 라는 생각이 들어서 앞으로도 계속 이렇게 낼 생각이에요. 정규 앨범을 나눠서 낸 다는 건 TBNY의 전매특허가 되게 하고 싶어요.

얀키 : 앨범이 이렇게 발매 되는 것을 두고, 부정적으로 보시는 분들은 ‘음악’에 그 자체에 대해서도 얘기를 하시는 분들이 많은 걸로 알고 있어요. 처음부터 아예 나쁜 놈으로 보고 음악을 들으시는 분이 많은 것 같아요. ‘이놈들은 돈 독 오른 나쁜 놈’ 이런 식으로... 돈 독이 올랐다고 하시는데, 사실 제작비는 더 많이 들어요.

톱밥 : 뭐 업계에 계신 분들은 다 아실 텐데 제작비는 훨씬 더 많이 듭니다... 어떻게 받아들이실지 모르겠지만, 제작비도 두 배로 드는 거고... 기획기간도 두 배로 드는 거고....주변에서 사실 다들 말렸었는데, 저희 고집대로 진행을 한 거예요. 근데, 만족해요. 좋은 것 같아요.. 욕도 많이 먹고..........

얀키 : 물론, 좋아하는 분들은 되게 좋아하시고요.

톱밥 : 그리고 아기자기 하잖아요. 뭔가와 뭔가가 합쳐서 하나가 된다는 건 되게 매력 있는 거 아닌가요? 예를 들어서 TBNY가 얀키 혼자 있어서 되는 것이 아니고 톱밥이 혼자 있어서 될 수 없는 것처럼, SIDE A와 SIDE B가 합쳐서 정규가 완성된다..뭔가 기다리는 맛도 있고...그렇지 않나요?

얀키 : 이렇게 논란은 풀렸습니다............. (모두 웃음)



힙플 : 네, 알겠습니다. 이제 앨범이야기를 해보도록 할게요. 타이틀이 ‘HI’ 에요. ‘안녕?’ 이란 의미를 담은 건가요?(웃음)

얀키 : 조금 급하신 것 같아요...(웃음) SIDE-B 가 나오면, 이유를 알게 되실 거예요.

톱밥 : 얀키 말대로 하나의 코드에요. ‘왜 이 자식들이 앨범제목을 난데없이 HI라고 했을까 인사하나...?’ (웃음) SIDE-B가 나오면 자연스럽게 아실 수 있습니다!



힙플 : HI의 타이틀 곡이죠.. ‘Hey DJ’ 타이틀 곡으로 특별히 선정 된 이유가 있다면요?

얀키 : 타블로 (Tablo of Epik High)형이 만든 건데, 이 곡은 타이틀을 위해서 곡을 받았다고 하기 보다는, 저희 앨범 분위기와 잘 어울려서 받은 거예요. 그런데 곡을 준, 타블로 형이 대중적으로도 많이 알려진 분이고, 저희랑 합쳐졌을 때의 느낌을 저희는 알거든요.

톱밥 : 저희가 그러니까 쉽게 말해서, 품앗이 이런 개념이죠.(웃음) 에픽하이 앨범에서 이런 암울하고 TBNY적인 색깔들.... 공격적이고 암울하고 매니악 한 그런 곡이 필요할 땐 저희가 도와주는 것처럼, 에픽하이가 우리가 갖지 못한 대중적 코드랄까? 그걸 저희가 빌려온 거죠.

얀키 : 이 노래가 타이틀로 결정 된 결정적인 이유라면, 노래가 딱 나왔는데 이건 정말 매니아라고 자처하시는 분들과 굳이 나누어 대중들도 좋아하실 음악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웃음)



힙플: 타블로 하고의 작업은 어떠셨어요...? 둘이 곡을 가져가서는 맘대로 했다는 인터뷰를 하셨는데 (웃음)

얀키 : 작업은 특별한 건 없었지만, 타블로 형이 인터뷰에서 말한 그대로에요. 사실 저희 정말 악마 같았어요..(웃음)



힙플 : 제가 안 좋은 얘기를 하러 온건 아니지만, 솔직하신 두 분이니까, 여쭤볼게요. 두 분도 아실지 모르겠는데, ‘Hey DJ가 너무 타블로 색깔 아니냐...’는 의견들이 좀 있어요.

얀키 : '피해망상'이나 'MR. DOCTOR' 이런 곡들을 들으신 후에는 ‘너무 TBNY 스타일 아니냐?’ 이런 말이 안 나와서... 참 서운해요..참 섭섭해요.

톱밥 : 저도 되묻고 싶어요. TBNY가 에픽하이 혹은 타블로 색깔 나는 곡하면 그냥 구린 거고, 에픽하이가 TBNY 색깔나면 그냥 괜찮은 건가요...?(웃음)

얀키 : 제가 볼 땐 근데 어차피 이게 타블로 형이 만든 거잖아요...그러니까 그 고유의 색깔이 날 수 밖에 없죠.



힙플 : 프로듀서한테 곡을 받으면 그 프로듀서의 스타일을 되게 존중하는 편이신가 봐요?

얀키 : 당연하죠... 당연하죠. 프로듀서 존중해야죠.

톱밥 : 타블로뿐만 아니라, 다른 분들한테 받은 곡들을 봐도 저희는 그 프로듀서 분의 의견을 굉장히 존중하고, 그 사람의 의도와 색깔을 살려주려고 노력하거든요. 저희가 담당하는 건 오직 랩뿐이에요. 물론, 전체적인 것에 대한 협의는 있지만, 작가의 의도는 살려주는 게 가장 좋다고 생각해요.



힙플:Primary, DJ Friz(이하: Friz), 가오, 권기범씨는 지난 앨범들에 이어서 또 함께 하셨는데 이분들이 주는 매력이랄까요? (웃음)

톱밥 : 먼저, Primary 는 음...말이 필요 없죠. (웃음) 활동량도 왕성하고, 영역도 굉장히 크고 그렇기 때문에 누구나 한번쯤은 Primary랑 작업하고 싶지 않을까요? 근데 Primary가 운 좋게도 이쪽 씬의 첫걸음을 저희랑 함께 했잖아요...그래서 저희도 영광이었고, Primary한테도 저희와의 작업은 의미가 있는 작업일 것 같아요. 서로 고마워하는 느낌...?으로 함께 하고 있죠.(웃음) Primary랑 작업하는 건 늘 좋아요.. 저희 TBNY가 못 갖고 있는 부분을 분명히 갖고 있어서요.

얀키 : DJ Friz 는 저와 노예계약이 되어있는 상태에요.(웃음) 예전에 저도 Friz 도 많이 배고플 때였는데, Friz 집에 있는 모니터가 고장이 났어요... 그 때 마침 제가 모니터가 남는 게 있어서 하나 줬는데, 모니터를 주면서 ‘평생 스크래치’를 약속했어요.(웃음) 어렸을 때 잘못 약속한 게,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겁니다.(모두 웃음) 실력은 정말 말할 것도 없잖아요? (웃음)

톱밥 : 권기범씨 같은 경우는, 목소리가 굉장히 매력적이잖아요. 그 매력적인 목소리가, TBNY한테 필요한 목소리라고 생각해요.(웃음) 농담처럼 하는 말인데, TBNY 제 3의 멤버죠.

얀키 : 한국의 권 레전드...(웃음)



힙플 : 가오나, 권기범씨는 아직 솔로 앨범 계획은 없으시죠...?

톱밥 : 둘 다 계획은 있는데, 좀 뭔가 회사 논리라던가...그런 머리 아픈 일이 있어서, 그것만 해결되면 저희 TBNY랑 비교도 안될 만큼 톱클래스의 반열에 오를 친구들이니까, 지금 많이 주목 해 주시는 게 아마 좋을 거예요.



힙플 : 그럼, 이번 앨범은 어떤 점에 중점을 두고 만드셨나요?

얀키 : 저희가 하고 싶었고, 정말 하고 싶은 스타일에 중점을 두고 만들었어요. 지금 앨범이 1집이랑 많이 틀리다는 얘기도 많이 나오는데, 정말 다르게 하고 싶었어요. 새로운 주제들과 새로운 사운드로요.

톱밥 : 저희 EP의 그런 Ruff한 느낌과 1집과는 달라진 스타일. 그것들이 합쳐진 느낌이라고 생각을 하거든요.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이번앨범에는 조화를 많이 신경 썼어요.

얀키 : 네, 조화에도 많이 신경 썼죠. 저희 둘 다 하이 톤이라, 톱밥 형이 높게 하면 제가 조금 더 낮춰보기도 하고. 그리고 저는 원래 이렇게 저렇게 랩을 해보는걸, 좋아해서, 다 다르지 않나 싶어요. 이전 결과물들 보다, 부드럽게 넘어가서 더 좋아하시는 분들도 있고...그 전에 선보여 드렸던, 변태적인 제 랩스타일 좋아하시는 분들은 ‘왜...눈 빠지게 랩을 안 하냐...’ 하시기도 하고.(웃음) 근데, 그런 타이트한 랩들은 많이 했잖아요...다음에 할게요...쿨 하게! (웃음)



힙플 : 네, 그렇죠. 이번 앨범으로 TBNY가 은퇴하는 것도 아니고요..(웃음) 다음 앨범에서 보여주시면 되죠.(웃음) 랩 이야기를 해주셨으니까, 두 분의 특이한 가사작업 방법에 대해서 소개해 주세요. 어떤 상황에 대해서 아주 구체적으로 시나리오를 쓰신다고 하던데요.

얀키 : 정식이가 뭐 몇 년 해보면 다 쓸데없다고 하던데...(모두 웃음)

톱밥 : 아, 다 똑같지 않나요? (웃음) 누구나 그렇겠지만, 콘티를 짜서 스토리 라인으로 연결 해보기도 하고, 각자가 하나의 주제를 써본 다음에 그거에 맞춰서 각자 써보기도 하고...그리고 그 방법 외에 뭐가 없지 않나요? 다 그렇게 한다고 생각을 하는데.(웃음)

얀키 : EP때는 작업자체가 좀 ruff하게 진행되고 ‘막 나가자’ 이거였어요.(웃음) 물론, 어느 정도의 계산은 했는데, 저 같은 경우는 좀 막 나가는 스타일 이였어요. 머리부터 들이미는 스타일 이였는데, 이번에는 톱밥 형이 작전을 잘 쓴 것 같아요. 좀 더 같이 잘 어울리기 위해서 말이죠. 그 예로, 한번은 종이를 가져왔어요. 이곡의 주제를 이렇게 했으면 좋겠다 라면서 A4 용지 네 장 분량의 스토리를 써왔더라고요.(웃음) Bye Bye Bye 도 정말 주제 선정부터해서 심혈을 기울인 곡이고요.



힙플 : 사운드 적인 면에 있어서는 좀 ‘트렌디 하다 전자음이 많이 섞여있다...’ 라는 반응이 대부분이에요. 이번앨범을 만들면서 참고 하거나, 영향을 받은 뮤지션이 있다면요?

톱밥 : 앨범을 들어 보시면 당연히 아시게 되겠지만, Akon, Lil Wayne, Timbaland, Missy Eliot. 그리고 또, 저희 Prozac EP와 1집 앨범도 참고를 많이 했고요.

얀키 : 그리고 이번 음반은 원래 연주한 것들을 샘플처럼 느낌을 내려고 많이 해봤어요...왜냐하면 저희가 톱밥 형 말처럼, 저희 EP를 참고했거든요. 원래 EP는 아시다시피, 샘플링으로 이루어진 곡들이 많잖아요. 한 번 더 말씀드리자면, EP가 갖고 있는 그런 감성을 따라오되, 좀 더 계산적으로 하자는 거였어요.(웃음)



힙플 : 앞서서 리스너들의 피드백(feedback)에 대해서 이야기를 살짝 해주셨는데, 인터넷 상에 어떤 팽배한 의견들에 대한 생각은 어떠세요?

톱밥 : 섭섭한 면이 없지 않아 있죠. 리스너들은 자기들이 마니아 입장에서 뮤지션들을 저울질하고, 난도질도 하면서 때로는 꽃밭위에 올려놓기도 하고 하는데요, 그렇게 하실거면, 적어도 더 나은 의식으로 음악과 이 문화를 접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욕을 하거나 혹은 칭찬을 하기 전에 리스너들의 의식도 고취되어야 하지 않나 싶어요. 예를 들어서 자신들이 아끼는 뮤지션들이 싱글이나 EP를 냈을 때, 왜 욕을 하는지 모르겠어요. 정규 앨범이 안 나오는 것에 대한 아쉬움을 표현하는 것은 좋지만, 왜 그렇게 격하게 반응해야 하는지 모르겠어요. 저희나 우리 힙합 뮤지션들을 뒤에서 지지를 해줘야 할 분들이, 아이돌 가수들은 한 곡 두 곡 내고 해도 좋아해주는데, 우리 힙합 ‘팬’들이라는 혹은 리스너라는 분들은 감싸주고 보호해 주기는커녕, 왜 더 채찍질을 하고 질타를 하는지 모르겠어요.

비판, 긍정적인 의견들.. 다 좋은데, 그 밑바탕에는 힙합 뮤지션들을 안아줄 수 있는 의식이 깔려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당연한 거지만, 비평이나 비판이 아닌, 비난은 없어졌으면 하고요.

얀키 : 옛날에 사람들이 좋아하는 뮤지션들이 더 이상 안 나오는 이유 중에 하나가 톱밥 형이 말한 이유들이에요. 저희도 오랫동안 활동해 오면서 지켜봤는데, 그때 좋아했고, 지금도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의 활동이 왜 없는지 잘 생각 해 줬으면 좋겠어요. 지치게 만드는 걸 수도 있거든요.



힙플 : 그럼 리스너하고는 별개로 정말 잘하는 친구들이 나오고 있는데, 뮤지션들의 분위기는 어떠신 것 같으세요?

얀키 : 옛날보다 훨씬 좋은 것 같아요. 말씀하신대로, 도끼를 위시해서 잘하는 친구들도 많이 나왔고, 유동성도 사람들이 많이 생겼고. 또, 다양한 스타일의 음악들이 많이 나와서 너무 좋고요. 뮤지션들의 분위기는 좋은 것 같아요(웃음)



힙플 : 두 분은 힙합하면 떠오르는 게 뭐에요?

톱밥 : 틀 안의 자유라고 생각합니다. 예전 인터뷰에서 라고 했던 것 같은데..(웃음)

얀키 : 힙합은 진짜 제 놀이터! 무한 상상의 요술램프 같아요.



힙플 : 이번 앨범의 활동 계획은?

톱밥 : 공연도 많이 하고 싶고, 방송 같은 것도 기회가 된다면 많이 하고 싶고, 닥치는 대로 노출이 될 수 있고, 관객들과 대중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다면 닥치는 대로 할 계획이에요. 열심히....

얀키 : 저도 당연히 똑같고요(웃음) 저희가 누가 뭐라 든 맘에 들고 좋아하는 곡들로 채워진 앨범을 만들었으니깐 활동도 정말 재밌게 잘할 수 있을 것 같아요.



힙플 : 앞으로도 힙합 음악 계속 하실거죠?(웃음)

톱밥 : 지금도 하고 있잖아요...(웃음)

얀키 : 앞으로 당연히 해야죠...계약이 남았는데.(웃음)



힙플 : 마지막으로 하시고 싶은 이야기 부탁드려요.

톱밥 : 저희 앨범 더 많이 관심 가져주시고요.(웃음) 음악적으로 정말 엄청나게 많은 비판은 겸허하게 수용하고 감사히 받아들일게요. 비난만은 하지 말아주시고, ‘음악’을들어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얀키 : 앞서 말씀드렸듯이 활동은 되는대로 닥치는 대로 할 것 같고요. 녹음실 이름에 담긴 뜻도 ‘ARK’ 방주라는 뜻으로 했으니까, 좀 더 같이 어울릴 수 있고 좀 더 즐겁게 음악으로 삶을 만들 수 있는 계획을 짜야할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인터뷰 | 김대형 (HIPHOPPLAYA.COM)
사진촬영 | SIN (of DH STUDIO)

 


출처 : 힙합플레이야
http://www.hiphopplaya.com/magazine/article/view.html?category=3&page=1&sort=1&num=3600

 

Posted by poise
2008. 10. 22. 00:40



출처 : 카페 에픽하이 킹왕짱ㄱㅁㅇ님


다음 콘서트는 대구라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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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oise

<스타 앤 조이>
[AM7]“이번 소품집은 팬들에 대한 선물”
 
‘사랑’ 주제 ‘소품집’ 발표 에픽하이
 
김고금평기자 danny@munhwa.com 



기사 게재 일자 2008-10-21 


기사출처 : 문화일보
http://www.munhwa.com/news/view.html?no=20081021MW075844891161

Posted by poise
에픽 하이 인터뷰

올해 5집 앨범 을 내놓고 ‘One’, ‘우산’이 히트하며 다시 한 번 국내 최고 인기 그룹임을 입증한 에픽 하이가 지난 9월 소품집 < Lovescream >을 내놓았다. 약간 이른 감이 없지 않은 발표 시기에도 불구, 신보는 벌써 4만 장 이상이 팔렸고 첫 싱글 ‘1분 1초’도 음원 차트에서 인기 구가 중이다. 새 앨범에 담긴 음악적 고민에 관한 이야기를 듣고자 그들을 만났다. 이제 막 방송 녹화를 마치고 온 그들의 의상에서는 ‘가을’ 분위기가 났다. 곧바로 앨범에 대한 질문부터 시작했다.

 

< Lovescream >이란 소품집 앨범을 내놓았다. 이번에 보여주고 싶었던 것은 무엇인가.

투컷 : 하나의 주제를 가진 컨셉 앨범이요. < Lovescream >이 원래는 5집 작업할 때 나왔던 노래들이에요. 그런데 작업 도중에 5집이 방향을 바꾸게 되었고, 그 방향에 맞게 배제했던 남은 곡들을 EP 형식으로 내도 괜찮겠다 싶었어요. 또 가을도 되니까 다들 사랑에 대해서도 생각을 하잖아요. 잘 포장을 해서 들려드리면 괜찮지 않을까 생각을 했어요.

타블로 : 5집이 약간 전자음이 좀 많았잖아요. 사실 우리는 한 2집 때부터 전자음을 많이 사용을 했는데, 전자음이 이렇게 많아질 줄 몰랐어요. 라디오 디제이, 음악 프로그램 MC를 하면서 가요계가 전곡이 다 전자음 위주인 거에요. 그래서 분명 듣는 사람들 중에서는 자연적인 소리, 악기들을 듣고 싶은 사람들이 있을 텐데 생각했죠. 그래서 아날로그적이고 자연적인 소리로 만들어보자 했어요. 전자음은 웬만하면 쓰지 말자.

그러나 여전히 ‘내츄럴’이라 평하기엔 프로그래밍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었다.

타블로 : 그렇긴 하죠. 아직도 드럼은 리얼 드럼을 안 썼으니까요. 솔직히 말해서 다음 앨범에는 더 자연적으로 가고 싶어요.

그럼 자꾸만 ‘힙합’ 그룹 에픽 하이가 ‘밴드’적으로 변해간다는 얘기인데...

타블로 : 되게 특이한 게, 이 앨범을 만들면서, 우리 세 명이 각자 원하는 게 확실히 많이 좀 다르다는 걸 깨달았어요.

서로 뭘 원했나?

타블로 : 저는 밴드 음악, 그러니까 록(Rock)적인 음악을 하고 싶었어요. 4집, 5집 전부 다 제가 개인적으로 만든 곡들은 록 성향이 강해요. 그래도 일단 힙합 그룹이다 보니까 그 록 성향을 최소화하려는 노력을 했었는데, 이젠 계속 그러긴 싫고...

투컷 : 저는 1집부터 지금까지 많은 스타일을 답습하고 있어요. 전형적인 힙합, 트렌디 팝, 아날로그 사운드도 해봤고, 다른 이름을 만들어서 리믹스를 하는 것도 시도를 하고 있어서요. 딱히 지금 시점에서 뭘 하고 싶다기보다는 더 많은 걸 해 보고 싶어요.

미쓰라 : 저는 아직 (만들기 시작한지가) 얼마 안 되어서. 기본적으로 약간 소울 밴드 느낌을 하고 싶은 건 있어요.

소울? 의외다. 미쓰라는 소울이 왜 끌리나.

미쓰라 : 전에는 진짜 힙합, 일렉트로니카가 좋았는데, 이젠 그 소리들 자체가 걸리기 시작했어요. 소울 음반들도 다시 찾아서 듣곤 해요.

에픽 하이는 설명이 필요 없이 ‘힙합 그룹’이다. 그런데 이 날 듣기로는 타블로는 ‘밴드 음악’에 대한 열망이 있었고, 미쓰라 진은 ‘랩’이 아닌 ‘노래’ 중심의 음악인 소울에 끌리고 있었다. 더욱이 미쓰라 진은 일렉트로니카, 힙합 같은 사운드가 이젠 귀에 걸리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것은 결국 힙합의 비중을 줄이고 싶다는 얘기처럼 들렸다. 그렇다면 앞으로 에픽 하이의 음악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게 되는 건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 점에 대해선 타블로가 구체적으로 답변했다.

타블로 : 만약에 다음 앨범을 구상을 한다면, 아마 세 명의 색깔이 팀이라는 이유로 양보할 필요 없는, 그런 구성을 만들어서 앨범을 만들 것 같아요. 어떨 때는 제가 하고 싶은 것이 있는데, 미쓰라의 가사 스타일이 들어가면 제가 못하는 것이 있어요. 반면에 투컷이 하고 싶은 게 있는데 랩이 들어가야 하니까 못하는 것이 있고. 그렇게 팀을 위해서 양보하지 않는 스타일로 만들면 팀도 조금 더 발전할 것 같고, 각자도 더 발전할 것 같아서...

에픽 하이는 분명 소위 ‘잘 나가는’ 그룹인데, 가사는 좀 우울한 경향이 있다. 이번에도 그렇던데. 이번 신보에서 가사에 대한 고민을 듣고 싶다.

타블로 : ‘1분 1초’ 같은 경우는 일상적인 가사를 써보고 싶었어요. 어느 순간부터 제 가사들이 좀 광범위하고 너무 화려해졌다고 생각을 했어요. ‘자살’ 같은 큰 주제들을 다루다보니까. 가사들이 막 블록버스터 스타일로 변하기 시작해서요. 이번엔 그러고 싶지 않다고 느꼈어요. 나이도 서른 즈음이 되니까 막상 제가 듣게 되는 노래들도 유재하 노래들이나 잔잔한 발라드 곡들, 그냥 시인과 촌장 노래들. 이런 노래를 듣고 그 가사에서 볼 수 있는 단순하지만 깊이 있는 것에 영향 받았어요. 제가 고민했던 건, 랩이라는 것의 문제가 단어가 너무 많다는 거에요. 그래서 일단 랩을 줄였고요. 라임을 신경을 많이 안 썼고.

‘1분 1초’는 타블로가 들려주던 감각적인 멜로디, 콱 터지는 전개 방식이 ‘One’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었다. 그래선지 약간 재미가 덜했다.

타블로 : 약간 무미건조하게 만들려고 한 거에요. 왜냐면 내용 자체가 그냥 여자 친구랑 밥 시켜두고 DVD 보던 기억이잖아요. 정말 아무 것도 아닌 기억. 그것 때문에 슬프다는 것이어서. 사실 만약에 우리가 힙합 그룹이 아니었다면 비트도 없었을 거에요. 원래는 오케스트레이션이 세게 가면서 확 시원해지는 거였는데, 음악이 화려하면 '이건 좀 내 포인트가 아닌 것 같다..’ 그 생각 들었어요.

왜 그렇게 미니멀하게 하는 건가

타블로 : 제가 여태까지 오래 들은 노래들을 생각해 봤어요. 아무리 들어도 질리지 않는 노래들. 그 노래들의 공통점은 노래들이 전부다 화려하지 않고요, 쓸데없이 뭔가를 보여주려는 노래들도 아니고, 처음 들었을 땐 되게 밋밋했던 노래들이더라고요. 비틀스(Beatles) 하면 물론 ‘Hey Jude’ 같은 다 따라 부를 수 있는 노래들도 있지만, 저는 ‘Strawberry fields forever’가 제일 좋거든요. 처음엔 듣고서 ‘이게 뭐야?’ 했는데, 계속 간직하게 되더라고요. 제 자체가 취향이 그러다보니까. 물론 ‘Fly’나 ‘Fan’, ‘One’ 이런 노래들은 처음에 딱 나왔을 때 사람들의 주목을 빨리 끌고 그러는데, 그 만큼 빨리 휘발되는 것 같더라고요.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그냥 편하게 ‘이 노래 나쁘지 않네’ 한 다음에 계속 들을 수 있을까...

밋밋하고 건조할지 모르나 다소 생명력을 가질 수 있을 노래를 만들고 싶었다?

타블로 : 네. ‘One’ 같은 경우는 믹싱 끝나고 마스터링 할 때 이미 다 질렸어요. 만드는 과정에서 한 1000번 이상은 들으니까 벌써 질리더라고요. 전자음이 화려하거나 클라이맥스가 웅장한 노래들은 금방 질리더라고요.

그럼 투컷은 역동성을 담당하는 ‘비트’, ‘랩’의 미학을 추구하는 사람인데, 타블로의 방향과 너무 상충되는 것 아닌가?

타블로 : 그래서 얘 곡에 랩할 때는 제가 좀 더 열심히 해요. 제가 지금까지 랩을 열심히 한 건 다 얘 곡이에요.

투컷이 만든 ‘Fallin'’을 들었을 때 타블로는 랩을 줄이려고 하는데 투컷 때문에 못 줄이겠다 싶었다

타블로 : 정확히 보셨어요. 왜냐면 작업할 때 얘한테 랩은 1,2절만 있어도 될 것 같다 이렇게 얘기하면, 얘가 3절 해 달라고 해요. 가끔 제가 랩을 느슨하게 쓸 때가 있거든요. 그럼 얘가 랩 좀 빠르게 좀 더 강렬하게 해 달라고 부탁을 해요.

드는 생각인데, 투컷은 약간 남성적인 음악, 타블로는 여성적인 음악 성향인 것 같다.

투컷 : 약간 그런 면이 있어요.
타블로 : 아... 맞다.

연주곡이 3곡이다. 랩이 없는 건데. 이런 모습들이 계속 드러나는 이유는?

타블로 :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갈수록 보여주고 싶은 음악을 할 생각이 없어지고 있어요. 뭔가를 증명해야겠다는 생각이나, ‘우리 이 만큼 해요~’ 이런 걸 보여주고 싶은 생각은 전혀 없고요, 우리는 이제 우리 음악 들어주는 사람 수가 얼마인지 모르겠지만 그 사람들과 소통만 하고 싶어요. 잔잔하게. TV 많이 안 나가는 이유도 TV에 나가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들이 음악적으로 크게 도움이 안 돼요.

타블로 : 어느 잡지 인터뷰 중에 이런 걸 물어봤어요. “만약 여태까지 에픽 하이의 전체적인 음악 생활이 만약 파티라면, 지금이 파티의 어느 시기냐” 묻더라고요. 근데 저는 정말 이 앨범하고 5집도 포함해서 올해 했던 활동들은 축구 경기가 있으면 전반전 후반전 사이에 화장실에서 칸 안에서 몰래 피우는 담배 같은 시간이라고 생각을 해요. 예전에 원했던 것들을 많이 덜어냈고, 앨범을 홍보하는 데에 있어서도 예전 방법들을 거의 버렸고요. 예능 프로그램에 나가서 홍보하는 것도 없고. 물론 이러면서 수익 면에서는 타격을 많이 봤어요. 물론 잘 되고 있죠. 잘 되고 있긴 한데, 그런 걸 포기하고 새로운 것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에.

타블로 : 물론 저보다 형님이신 분들도 지금 힙합을 하시고 있긴 하지만, 내년에 제가 서른이 되잖아요. 그걸 생각했을 때 뭔가 저한테 안 맞는 옷 같다는 생각이 자꾸 드는 거에요. 그래서 그것 때문에 지금 솔직히 좀 고민 중이에요.

인터뷰 내내 계속 느낄 수 있었던 것은, 에픽 하이가 처음엔 ‘힙합’ 그룹으로 시작했지만, 음악계 활동과 5집의 여정 동안 취향, 지향, 생각들이 상당 부분 바뀌었다는 것이었다. 특히 랩을 줄이고 싶다거나, 힙합이란 옷이 나에게 맞지 않는다는 뉘앙스의 발언들은 대담했고, 수위도 높았다.

타블로 : 이런 고민들 때문에 진짜 해체하려고 했어요. 어떻게 보면 우리끼리는 해체 했었어요. 에픽 하이라는 걸로 새로운 문을 열던지 발전이 있어야 하는데, 우리가 서로 원하는 것들이 자꾸만 달라지고 음악적으로 이걸 융합시키긴 너무 어려운 숙제였어요. 그렇게 음악적인 고민으로 해체를 하기로 했었다가, 쉬어가면서 음악 하나 만들자.. 그게 이번 앨범이에요.

‘해체’하려 했다는 말이 이번 인터뷰에서 처음 나온 말은 아니다. 얼마 전 열렸던 < Lovescream > 쇼케이스에서 에픽 하이는 숱한 기자들과 팬들이 있는 곳에서 이미 해체를 생각했었다고 밝힌 바 있다. 해체 위기 속에서 나온 신보인만큼 서로의 완충지대를 어디서 찾을 수 있었는지가 궁금했다. 에픽 하이는 자신들의 해결책을 이렇게 설명했다.

타블로 : 우리가 다음 앨범을 이미 구상하고 있는데요, ‘따로 함께’하는 방법을 만들고 있어요. 하나의 작품이 나오는데도 따로 함께한 느낌이 나게. 그래서 아마 지금 구상한 대로 나오게 되면 국내에서는 최초일 거에요. 되게 좀 빡쎄긴 한데 그렇게 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아서요.

타블로 : 활동하는 방식도 다를 거에요. 원래 있었던 대중적인 방식으로 음악을 하는 건 이제 해답이 없다고 생각해요. 우리가 아이돌 그룹들을 어떻게 이겨요. 솔직히 말이 안 돼요. 춤도 못 추고, 나이도 많고, 얼굴도 안 되고. 오늘 어떤 기자분이 오셔서 저한테 “에픽 하이는 대형 기획사도 아니고, 그렇게 큰 팬클럽이 있는 것도 아니고, 춤도 안 추고, 예능도 안 나가는데 왜 지금 동방신기 다음으로 앨범 판매 2위냐?” 물어보시더라고요. 기사를 쓰고 싶은데 우리가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어보고 싶은 거에요. 그런데 생각해보니까 진짜 모르겠어요. 기이한 상황인데. 여기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아이돌 그룹이랑 경쟁하기엔 우리가 진짜 역부족이에요. 경쟁할 생각도 솔직히 없고. 그래서 또 새로운 방식이 필요한데, 그 방식이 아직은 정확히 뭔지는 모르겠는데...

‘습관’ 들으면서 느꼈는데, 미쓰라 진은 약간 뽕필이었다. 웃음.

타블로 : (눈이 커다랗게 되어 놀라며) 그렇죠? 웃음. 얘가 자연적으로 뽕필인가 봐요. 개인적으로 저나 투컷을 뽕필을 되게 싫어해요. 어떻게 해서든 뽕필이 생기면 배제를 하는 스타일이에요. 그런데 미쓰라는 아니에요. 이제 막 프로듀싱을 시작할 때는 자기 성향이 나오잖아요. 약간 뽕 성향이 있나 봐요. 그거는 우리가 좀 도와주고 있어요. 그렇다고 뽕이 무조건 나쁘다는 건 아니고요.

미쓰라 진은 어렸을 때 뭐 들었기에?

미쓰라 : 부모님이 들은 것도 있고 뭐. 웃음.

투컷 : 근데 뽕이라고 해서 표현이 좀 이상하긴 하지만, 결국 꽂힌다는 얘기잖아요. 가만히 있다가 문득문득 생각나는 곡은 다 쟤 노래에요. 웃음.

타블로 : 며칠 전에 저랑 넬의 김종완이랑 술을 마시고 있는데, 이러는 거에요. “야 근데 ‘습관’ 그 노래는 여태까지 에픽 하이가 만든 최초의 뽕끼 있는 노래 같애” 그래서 그 다음에 저랑 투컷도 서로 얘기하면서 “미쓰라는 약간 뽕필인 것 같애” 그랬어요. 그런데 오늘 얘기하시네요. 웃음.

‘1분 1초’에는 타루가 피처링을 했던데. 해보니 타루가 어떤 것 같나.

타블로 : ‘1분 1초’ 보컬을 누구를 할까 생각하다가, 타루 목소리의 매력은 그렇게 특별하지도, 튀지도 않고, 예쁜데 무미건조해요. 그래서 타루가 이 노래를 부르면 사람들이 들었을 때 ‘평범한 사람이 노래를 부르고 있다’, ‘나 같은 사람이 부르고 있다’, 이 느낌이 올 것 같았어요. 솔직히 말해서 노래를 너무 잘 부르는 친구들은 이게 저 같은 사람이 부르고 있다는 느낌이 안 들거든요. 타루는 평범하면서도 예쁜 목소리를 갖고 있는 것 같아서. 녹음을 하면서도 제가 최대한 평범하게 부르도록 부탁했어요. 아마 타루 씨 입장에서는 ‘나 그냥 잘 부를 수 있는데 잘 부르게 해주지’ 이럴 수도 있어요. 그런데 저 자체가 잘 부르는 것 싫어하고, 여태까지 제 노래를 잘 들어보면 바이브레이션이 들어가는 노래가 하나도 없어요. 바이브레이션이 조금이라도 들어가면 빼요. 왜냐고 하면 내가 그냥 싫어한다고 해요. 저는 기교 없는 딱 평이한 보컬을 선호해요.

투컷 : 그런 게 약간 설득력이 있다고 생각하는 거지.

미쓰라는 ‘습관’을 통해 해보고 싶었던 거라면?

미쓰라 : 그 당시에 빠져 있던 음악이, 루츠 앨범들을 다시 듣고 있던 시기였어요. 이런 걸 해보고 싶어서 만들게 되었어요. 공부가 많이 되었어요. 밴드적인 사운드에 랩을 입힌 음악을 해보고 싶었어요.

투컷이 만든 ‘Fallin'’은 지금까지 투컷의 느낌하고 좀 다른 것 같았다.

투컷 : 이전까지는 강한 힙합, 그런 것들을 주로 해왔는데, 감성적으로 표현을 하고 싶었어요. 멜로 영화들을 쭉 보다가 < 당신이 사랑하는 동안 >이라는 영화를 보고 나서 생각난 피아노 멜로디가 있어요. 그것부터 시작을 해서 만들었어요.

'Fallin''을 만들고서 어떤 생각이 들었나

투컷 : 한 방향을 더 만들었다고 생각해요. 내가 갈 수 있는 방향 하나를 더요.

마지막으로 이번 앨범을 이렇게 들어달라는 말 부탁한다.

타블로 : 편하게 들어주세요. 그냥 사랑했던 사람 생각하면서요.


인터뷰 : 임진모, 이대화
정리 : 이대화
사진 : 제희정, 김일권

2008/10 이대화(dae-hwa82@hanmail.net)

 

 

 

출처 : IZM 이즘
(
http://www.izm.co.kr/contentRead.asp?idx=19712&bigcateidx=11&width=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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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에 라디오 생방에서, 좀 전에 임진모 씨 만나고 왔다고 하기에
IZM에 에픽하이 인터뷰 기사가 올라올 거라고 예상하고 기다리고 있었지요.ㅎㅎ
오늘 드디어 올라왔어요~

 

Posted by poise

에픽하이 “인기로 수직이동 아닌, 음악적 수평이동 원해”

JES|이경란 기자|2008.10.20 11:08 입력



사용자 삽입 이미지


기사링크 :
http://isplus.joins.com/enter/star/200810/20/200810201108123276020100000201040002010401.html

Posted by poise

[인터뷰] 에픽하이를 설명하는 몇가지 키워드


이수현 기자 | 10/16 09:58 | 조회 172
에픽하이러브스크림
 


에픽하이 <사진제공=울림엔터테인먼트>


 

기사링크 : 스타뉴스
http://star.moneytoday.co.kr/view/stview.php?no=2008101609290456697&type=1&outlink=1




러브스크림(LOVESCREAM), 가족, 팬, 음반, 책, 악성댓글이라는 키워드

Posted by poise

TBNY 리드머 인터뷰
http://www.rhythmer.net/




TBNY 인터뷰
글. 강일권, 연다인 / 업데이트. 2008-10-15 13:42



공사가 덜 끝나 약간은 어수선한 회사 건물 아래의 스튜디오에서, 두 사람은 그동안 기다려온 시간만큼이나 무척 긴장되어 보였다. 각각 식중독과 감기로 고생하고 있음에도 새 앨범에 대한 설렘과 기대, 걱정으로 쉬지 못한 기색이 역력했다. 타이틀곡인 'Hey DJ'의 음악이 멈추면 떠나가 버릴 그녀는 아마 그들 자신의 모습이 아닐까. [Masquerade] 이후, 현실에 맞춰 다른 길을 모색해보다가 결국 음악에만 전념하기로 결심했다는 TBNY. 드디어 그들의 두 번째 세계가 펼쳐진다. Hey TBNY, don't let your music stop.

리드머 (이하 리) : 1집 발매로부터 2년이나 되는 시간이 흘렀어요. 그동안 어떻게 지냈나요?


톱밥 (이하 톱) : 사실 1집을 발매하고도 별다른 활동이 없었어요. 방송은 윤도현의 러브레터를 비롯한 가요 프로그램 두 번 정도 했고, 그동안 하던대로 클럽공연을 많이 했죠. 워낙 업계가 힘드니까 먹고 살 길을 모색해보자 해서 일반 회사 취직도 알아봤었고, 제가 체육교육과라서 교사 자격증을 따보려고 교생 실습도 나갔어요. 그래도 음악을 놓을 생각은 없었어요. 음악은 취미로 하고 본업으로 교사를 하려고 했는데, 선생님들의 세계도 살짝 맛보니 쉬운 게 아니더군요. (웃음) 그래서 결국, 정말 우리가 좋아하는 음악에 100% 전념을 하기로 마음 먹었어요.

리: 교생 실습 중에 톱밥 씨 알아보는 학생들도 있었을 것 같은데, 에피소드 없어요?

톱: 처음에는 제 신분을 비밀로 하고 학교에 잠입하려고 했어요. 근데 소문이 워낙 빠르다 보니 학생들이 이미 다 알고 있어서 재미있었어요. 하루는 교칙에 다른 학교 학생이 다른 학교 교복을 입고 출입하면 안 되는데 다른 학교 다니는 학생이 절 보겠다고 교무실까지 와서 데모 CD를 주고 간 적이 있어요. 그런 식으로 한 3번 정도의 위기가 있었죠. 처음에는 교감실에 불려 갔는데 나중에는 교장실까지 끌려가서 대체 뭐 하는 놈이냐는 질문도 받고… (웃음) 한번만 더 이런 일 있으면 최선생님 자를 수 밖에 없다고 하시고. (리: 학교에서는 전혀 몰랐었나봐요?) 네, 아무도 모를 거라고 생각했죠.

얀키 (이하 '얀') : 그런데 티셔츠를 벗으니 문신이.., 유주얼 서스펙트를 방불케 했죠.

톱: 그때가 5월이었는데, 문신 때문에 더워도 긴 팔 셔츠를 입고 수업했어요. (리: 비치지 않나요?) 한 번 환경 미화 시간에 학생이 화분에 물 주다가 셔츠에 엎지르는 바람에 살짝 위기가 있었죠.  

리: 데모 CD 전해준 친구의 실력은 어땠어요?

TBNY: 음… 잘 듣고 있습니다. (웃음)

리: 얀키 씨는 스튜디오 운영하면서 재미있는 에피소드 없었나요?

얀: 처음에는 이익을 많이 창출할 거라고 기대했는데 월세 빼니까 남는 게 없었어요. 지금은 일단 녹음실을 넘긴 상태라 이제 돈은 안 들죠. 재미있는 에피소드라면 같이 일했던 동생이랑 새벽 쯤에 녹음 끝나고 청소를 하는데 동생이 B룸에서 청소 하다가 잠이 들고 저도 잠이 들었는데 갑자기 뛰쳐나오더니 B룸에 아기가 쪼그려 앉아 있다는 거예요. 그 얘기 듣고 저도 너무 무서워서 같이 기도했어요. 또, 한 반년에 두 달 정도 이곳에서 리쌍이나 에픽하이 등과 뭉치는 시기가 있어요. 힙합 고시원 느낌으로. 품평회처럼 서로 곡 만들면서 두 시간 있다가 발표하고 의견 교환하고. 덕분에 이번에 실력이 되게 많이 늘어난 거 같아요. 다이나믹 듀오는 제주도에 가느라 못 왔고, 저희는 건물 공사가 덜 끝나서 페인트 냄새 맡으면서 고생했죠.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된 느낌이에요.

리: 그런 과정들을 거쳐서 서로 무브먼트 이름에 부끄럽지 않은 앨범을 만들고자 하는 거 같아요.

톱: 솔직히 리스너들 눈치 보다는 저희 식구들끼리 더 자극 받아요. 아무래도 다 고수들이니까.

얀: 전 2006~2007년 동안 랩 한 것 보다 2008년 중에 5월까지 피쳐링한 게 더 많을 정도로 랩을 많이 했어요.

리: 2집을 발매하면서 새로운 소속사로 들어가게 되었어요. 스튜디오 이름하고 같은데, 혹시 직접 설립한 건가요?

톱: 아니요. 이름이 같아서 그렇게 생각하는 분이 많은 것 같더라고요. 2집을 만드는 중에 작업 중반부 접어 들면서 지금의 회사에서 제의가 들어왔어요. 다 좋으신 분들인 거 같고, 엔터테인먼트 사업에 열정도 있으셔서 같이 하게 되었죠.

얀: 마침 회사 이름도 만들고 있던 중이라 스튜디오 이름을 그대로 사용해도 좋을 것 같다고 의견이 모아져서 쿨하게 결정했어요.

리: 어찌 보면, 인생에서 약간의 슬럼프를 딛고 다시 음악적으로 올인을 한 셈인데…

톱: 네티즌들이 자기들끼리 스토리를 만들길래 흥미진진했어요. 기승전결도 있는 한편의 소설처럼. 사실 그렇게 복잡한 플롯은 아니에요. 계속 음악 작업과 녹음을 하고 있었고, 2집도 준비하고 있었죠. 교사가 되어도 음악을 관두려던 게 아니라 계속 이것저것 다리를 걸쳐놓았죠.

얀: 갈등도 많이 했어요. 과연 이게 내가 버릴 걸 모두 버리고 걸어야 할 일일까. 어차피 저희는 기획사에 소속되어도 하고 싶은 음악을 하니까 별로 상관 없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도 톱밥 형처럼 녹음실에 있으면서도 다른 일을 해야지, 학교 졸업해야지 하면서도 리쌍이나 에픽하이가 와서 작업하는 걸 보면 자극이 장난 아니거든요. 아직도 열정이 있다고 느낀 게, 심장이 너무 뛰는 거예요. "랩을 하고 싶다, 음악을 하고 싶다." 라는 마음이 으쌰으쌰해서.

톱: 이렇게 얘기하니까 음악을 그만 두려던 거 같은데 얀키는 녹음실에서, 저는 다듀랑 앨범 작업하면서 절대 끈을 놓지 않고 있었어요.

얀: 어떻게 보면 저희 무브먼트 가족들의 내실을 단단하게 하는 계기가 된 거 같아요. 음악 하는 사람들도 많이 만났거든요.

리: 언더그라운드와 오버그라운드의 맥을 잇는 뮤지션마저 그런 고민을 하게 된다니 유감이네요. 이번 앨범의 작업 기간은 어느 정도 걸렸나요?

톱: 첫 발을 내디딘 건, 1집이 나온 직 후? 그 때부터 2년 동안 작업한 곡 중에 골랐고, 본격적으로 트랙리스트를 짠 건 3달 정도 걸린 것 같아요.

리: 처음에 작업한 버전에서 많이 변형된 상태인가요?

톱: 사운드가 많이 세련되어졌죠. 드럼이나 악기가 변형 되고 조금씩 추가되는 정도? 저희는 원래 버전을 아예 뒤집기보다는 발전 시키는 방향으로 많이 작업해요. 요즘 유행하는 음악 은 물론, 언더그라운드 음악들도 많이 들으면서 그 스타일을 저희 음악에 녹여내려는 편이예요.


                                                          
                                                                                     *얀키가 직접 찍은 톱밥 사진

리: 그럼 이번 앨범에서 중점을 둔 건 어떤 부분인가요?

톱: 저희가 그렇게 체계적인 스타일이 아니라서, 그냥 1집이랑 똑같은 거 같아요. 1집이나 EP나 똑같이 생각하거든요. 특출하게 세련되거나 아주 딥한 것도 아니에요. 전문가가 찍어주는 사진이 아니라 서로 사진을 찍어주고 셀프카메라를 찍는 느낌이랄까.

얀: 1집 때는 좋은 곡은 우겨 넣기 식으로라도 보여주고 싶은 면이 있었죠. 곡과 곡 사이가 너무 짧아서 여운을 느낄 시간이 없었고, 너무 많은 걸 보여주고 싶어서 랩을 해도 피를 토할 거 같이 열심히 했고. (웃음) 이번에는 곡 간에 텀을 두고 간주도 있고. 어느 정도 계산도 하고, 일부러 톤을 낮게도 해보고 높게도 해봤어요.

리: 원래 두 분 다 목소리가 하이톤이죠?

얀: 네. 그래서 서로 맞추면서 해봤어요. 톱밥 형이 높으면 전 낮게 하는 식으로.

리: 앨범을 Side A, B로 나누어 낸 것에 대해 의견이 많아요. 시원하게 두 장으로 나누어 낸 계기를 말씀해주세요.

얀: 컨셉이죠. Side A는 이런 스타일, Side B는 저런 스타일을 보여주고 싶고 합쳐지면 또 다른 느낌을 주고 싶었어요.

톱: 집중도에 차이가 있잖아요. 만약 어떤 뮤지션이 16곡이 들어 있는 앨범을 낸다면 모든 16곡에 그 뮤지션의 피와 땀이 스며든 건데 실상은 한두 곡만 주목받는 상황이 아쉬웠어요. 앞으로도 이런 식으로 정규 앨범을 나눠서 낼 생각이에요. 사실 회사 입장에서는 2CD로 한 번에 내는 게 더 편해요. 이렇게 나누어서 내는 게 돈이 오히려 더 많이 들거든요. 더 번거롭고, 시간도 많이 들고, 회의도 두 배로 해야하니까요.

얀: 상업적으로 보는 분들도 많은 것 같은데, 돈을 벌고 싶다면 초기 곡 몇 곡 골라서 리믹스하고 EP를 재발매하는 게 더 나을 거예요. 근데 그러고 싶지 않았어요.

리: 사실 장르음악 팬층이나 시장이 두텁지 않은 국내 음반시장에서, 뭐만 하면, 상업성에 대해 논하는 것 자체도 아이러니하다는 생각을 가끔 합니다. 그럼 Side B는 어떤 느낌이 될지 살짝 말씀 좀 해주세요.

얀: 아직 구체적인 사항을 밝힐 수는 없어요. (웃음) Side A의 연장선이면서 느낌은 다른데…. 확실히 말씀 못 드리는 것 이해해주세요.  

리: 아쉽지만, 뭐… (웃음) 타이틀 곡 'Hey DJ'에 대한 이야기를 안 들어볼 수가 없네요.


얀: 그 곡은 녹음 전에 미리 타이틀로 정하고 들어간 건 아니었어요. 저희는 원래 곡이 다 나오면 정하거든요. 이번 앨범에는 톱밥 형, 저, 프라이머리, 1집에 Take My Soul'에 참여했던 가오, 타블로 다섯이서 곡을 썼어요. 그 중 타블로 씨가 준 곡이 에픽하이 느낌이 많이 날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더라구요. 그래서 녹음을 해봤죠. 감미롭고 감수성 강한 곡에 저희 랩이 위협하는 느낌을 주는 게 아닐까 생각해서 수정해보기도 했는데, 미쓰라 진, 리쌍 등 주위 분들이나 아예 음악을 모르는 사람들도 느낌이 좋다고 해주셨어요. 날카로운 랩과 궁합이 잘 맞는다고.

톱: 엄밀히 말하면 100%의 에픽하이 스타일은 아니고, 팬 서비스 같은 느낌이에요.

얀: 하나의 튜닝된 괴물이 나타난 거 같아요.

리: 2집 작업은 처음부터 Side A, B로 나눠서 들어갔나요? 지금 다 완성된 상태인지.  

톱: 처음부터 기획 자체가 그랬어요. 마스터링이 끝나기 전까지는 100%라고 할 수 없는데, 아무튼 곡은 다 나와있는 상태고 손 댈 곳은 아직 많아요. Side A도 마스터가 나왔는데 계속 손 댈 곳이 보여요. 그래서 리패키지가 나오는 거겠죠? (웃음)

리: 아무래도 그게 뮤지션의 욕심이겠죠. 하하. 혹시 TBNY도 리패키지 앨범을 발매할 생각이 있는 건가요?

톱: 음, 아니요. 리패키지 계획은 아예 없어요. 예전에는 정말 사고싶은 사람들만을 위해서 3,4000장 정도만 발매할까 생각도 했었는데, 현재는 아예 계획이 없는 상태입니다.  

리: 그렇군요. 

톱: 음반 팔아서 돈이 되는 시대가 아니잖아요. CD 팔아서 돈 못 벌어요.

리: 언더그라운드에서 2000장 팔아도 많이 파는 건데, 그만큼 팔아도 계산해보면 뮤지션들이 가져가는 게 거의 없으니…  

톱: 순간의 금전적인 이익보다는 잠재적인 이익을 볼 수 있는 프로젝트가 좋은 거 같아요.

리: 다른 곡에 대해서도 소개 좀 해주세요. 개인적으로 애착이 가는 곡이랄까요.

얀: 곡 수가 줄어드니까 그만큼 애정도는 높아져서, 1집 때보다 뽑기가 너무 힘들어요.

톱: 제가 만든 '잔상'이라는 곡은 1집 'Without You'에 참가한 감미로운 목소리의 권기범 씨가 피처링해줬어요. a.k.a. Kwon Legend라고 부르죠. (웃음) 제 느낌 그대로 우울하면서 뭔가에 쫓기고 집착하는 듯한 정신 분열적 감성을 넣고 싶었어요. 저는 제 목소리랑 비트가 너무 싫어요. 쑥스러움도 많고. 그래도 들어보시면 재미있을 거 같아요.

리: 쑥스러움이라… 문신 선생님 이미지와 살짝 매치가 안 되는데요? (웃음) .

톱: 저도 제가 뭔지 모르겠어요. 얀키 씨 곡도 설명해주세요.

얀: 그동안 제가 밝거나 강력한 곡을 선보였다면, 이번 앨범은 딥하고 단단한 곡을 쓰고자 했어요. 1집 때는 제목부터 무서운 노래만 만들었잖아요. 이번에는 산뜻하면서 일렉트로니카 느낌도 나는 곡을 만들었어요. 수정하는 데만 6개월 넘게 걸린 거 같아요. 곡을 만들어서 프라이머리한테 가서 이펙트도 넣어보고, 미래적인 느낌을 내려고 노력해봤어요. 리얼드리머라는 친구도 곡에 대해 많이 얘기해줬구요. 템포는 'Hey DJ'랑 비슷해요. '천천히'에 참여한 한국의 재닛잭슨(Janet Jackson)인 멜로우(Mellow)도 기대해주세요.

리: 그러면 원래 만든 곡은 전혀 다른 느낌이었나요?

얀: 입체감이 좀 더 생겼죠. 저희는 조금이라고 생각하는데 남들이 듣기에는 많이 달라졌다고 생각하는 곡들도 있고.

리: 팬들을 위해 오리지널 버전 공개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만.

톱: 리드머를 통해 공개하겠습니다. (웃음)

리: 이번 앨범을 작업하면서 가장 많이 들은 음악은 어떤 건가요?  

얀: 힙합만 많이 듣기 보다는 그냥 외국 앨범을 많이 들었어요. 켈리스(Kelis)라던가 요즘 뉴사운드 힙합, 가볍지 않은 노래, 보컬 들어간 곡들을 많이 들었어요. 사운드, 멜로디, 비트에 많이 집중하고자 했죠. 랩은 솔직히 제가 올해 너무 많이 해서 듣는 건 자제를…

톱: 전 오히려 1집 할 때 외국 노래를 분석하면서 들었어요. 종이에 verse 몇 마디 bridge 몇 마디 적어가면서 들었는데 2집 작업 하면서는 자연스럽게 즐기면서 구성 정도만 확인했죠.

리: 들은 음악들이 이번 앨범을 작업하는 데 어느 정도 영향을 끼쳤나요?

톱: 아무래도 그렇겠죠? 요즘 보코더를 이용한 음악들이 유행이잖아요. 다이나믹 듀오가 이번 앨범에서 시도한 보코더도 사실 저희가 먼저 썼는데 발매를 그쪽에서 먼저 해버리는 바람에 우리가 따라 한 게 됐어요. (웃음) 저희는 항상 결과물을 늦게 발표하는 스타일이니까. 그래도 다듀가 좀 더 세련되게 하니까 좋았어요. 이거 오해 없게 써주세요. (전원웃음) 사실 Taxi Driver도 저희가 말해준 컨셉이었어요. 그리고 우리 1집 컨셉이 12 monkeys였는데 다듀가 '원숭이들의 고백'으로 나왔고.

얀: 항상 저희한테 술을 먹인 다음에 이야기를 시켜요. "야, 뭐 아이디어 없어?" 이러면서. (웃음) 다이나믹 듀오는 정말 열심히 하는 팀이에요.

리: 이야, 이거 새로운 사실이군요. Taxi Drive 컨셉은 특히… 아깝지 않아요?  

톱: 전혀 아깝지 않고 정말 진심으로 기분이 좋아요. 같은 식구니까.

리: 1집 때 '차렷'이란 곡이 논란이 많이 됐었는데요, 이번에는 어떨까요?  

톱: '차렷' 같은 경우는 생각한 적도 없는데 뜻하지 않게 논란이 되었어요. 이번에도 그런식으로 논란이 만들어질지 모르겠네요. 아마 Side B에는 논란을 불러일으킬만한 곡이 있을지도 몰라요. 이번에는 부드러운 곡 중심이라고 생각해서… 하지만, 보여지기에는 다를 수도 있죠.

얀: 팀이 만들어진 지도 벌써 8년이나 되었어요. 그러다 보니 마니아분들을 위해 노련함을 많이 보여드리고자 노력해요.

톱: 사실 저희도 궁금해요. 우리가 예측 못하는 어떤 논란과 반응이 있을까. 그런 의미에서 곡 수가 너무 적다, 상업적이다 하는 논란도 꼭 싫지만은 않아요. 다 관심이니까.

        
                                                                                     *톱밥이 직접 찍은 얀키 사진

리: 부드러워졌다고는 하지만 래퍼들의 본성은 어쩔 수 없는 거겠죠.

얀: 그쵸. 녹음실 들어가면 본성이 나오니까요. 그럴 땐 서로 '워워~' 자제 시켜주고. (웃음)

리: 그동안 오랜 시간 함께 하면서 서로 간에 권태기가 온 적은 없었나요?

얀: 권태기라보다는 음악에 지쳐서 그만 하려던 생각은 있었죠.

톱: 예를 들어, 어떤 부부가 있어요. 권태기가 오는 건 서로 아무리 사랑해도 한쪽 식구가 아프거나 하는 식으로 갈등이 생길 수가 있잖아요. 저희도 음악이나 성격적 갈등이 아니라 외부적 요인이나 상황 때문에 트러블이 있기는 했어요. 그런데, 다들 저희를 부러워해요. 갈등이 없어 보인다고. 정말 오래 함께했으니까.

얀: 음악을 하기 위해서 팀을 시작한 경우는 성격을 몰라서 부딪힐 수 있는데, 저희는 음악으로 만나서 친해진 게 아니라 원래부터 친한 사이였기 때문에 시작이 좋았죠.

리: 공백기간 동에 많은 신예들이 등장했어요. 그런 무서운 신예들을 반기면서도 위협을 느낄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웃음) 어떤가요? 주목하는 신예들도 있을 것 같고….

얀: 일단 도끼를 꼽을 수 있죠. 리스너들 사이에서는 이제서야 실력이 좋다고 많이 얘기하시는데, 저희는 처음부터 무서웠어요.

톱: 도끼 마음의 지퍼를 열어보면 40대 아저씨가 담배를 피우고 있어요. (웃음) 뭐 스타일이 워낙 달라서 무섭지는 않아요. 정말 신기한 게 저희가 주목하는 신인들은 금새 친해져요. 도끼, 이센스, 사이먼 도미닉 같이 씬에서 두드러지는 친구들하고 이상하게 친해져서 경계가 금방 풀리게 되요.

리: 미리미리 같은 편을 만들어 놓는군요. (전원웃음)  

얀: 매년 인터뷰 같은 거 읽어보면 항상 그 해의 신예들이 눈에 띄는데요, 커리어를 유지하면서 꾸준히 활동했으면 좋겠어요.

리: 선배 뮤지션으로서 해주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요?

얀: 아휴. 저희도 인제 2집인데 저희부터 잘해야죠. (웃음)

리: 그래도 그동안 활동 경력이 얼만데요.  

얀: 그렇게 말씀하시니 이야기한다면, 실력은 각자 스타일이 있으니까 알아서 잘하리라 믿어요. 다만, 계속 열심히 하고, 때를 놓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멋있는 것도 좋아요. 멋도 부리고, 스타일도 좋게 유지하고.

리: 이전의 인터뷰에서 랩은 가사를 잘 쓰고 목소리가 좋은 거 보다 비트를 잘 타는 게 중요하고 랩 그 자체로서 하나의 악기라고 했었는데, 지금도 그 가치관이 그대로인가요?

얀: 물론이에요. 악기이기도 하고, 좀 더 사람들의 마음을 다스릴 수 있는 무언가가 있는 거 같아요. 그때도 알고 있었지만, 머리로만 알고 생각하지 못한 걸 이번에 느꼈어요.

톱: 사실 전 아직도 랩이 뭔지 모르겠어요. 파면 또 있고 파면 또 있으니까 이러다가는 지구를 뚫어버릴 것만 같아요. 랩이 악기라는 생각은 여전하죠.

리: 최근에 씬에 필요하다고 느끼는 부분은 어떤 게 있을까요. 새로운 뮤지션들도 많고 쏟아지는 앨범은 겉으로 보기에는 상당한데 음반 시장은 그대로예요.

얀: 제가 보기에는 랩을 잘하는 사람은 예전부터 항상 있었어요. 범위가 넓어진 원인이라면 도끼 같은 어린 애들이 잘하니까, 나이 많은 사람들이 자극을 받는 거 같아요. 잘하는 사람들은 항상 도끼 주위에 있어요.

톱: 우리 도끼 너무 띄워주는 거 아닌가?

얀: 도끼보다 잘 할 수도 있고 못 할 수도 있는데, 도끼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 항상 자극을 받는 거 같아요. 뭐하냐고 물어보면 항상 집에서 곡만 만들고 있거든요.

톱: 최근에 힙합 씬을 보면요, 아까도 말했다시피 이제 더는 CD를 팔아서 이익을 창출하고 아티스트에게 전달하는 체제가 아니에요. 힙합을 좋아하고 아티스트를 지켜주고 싶은 팬들이라면 음원을 사랑하고 아티스트를 사랑해줘야 하는데 상업적이라고 욕하기만 한다면 리스너들도 똑같아요. 변하는 이 시점에 서로를 지켜주지 않으면 모두 무너지게 되어있어요. 씬에 정말 사랑이 필요한 시기예요. 지키고 싶은 욕심이 더 필요한 시점입니다.

얀: 전에 지인이랑 술을 마시는데, 자신은 마니아를 위한 음악을 하면서도 마니아들한테 욕을 먹으니 회의가 느껴진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관두시는 분들도 많아요. 너무 흠만 잡으면 발전이 안되거든요. 칭찬과 사랑이 필요해요.

리: 맞는 말씀입니다. 사랑이 필요한 시기에요. 그럼 앞으로는 어떤 프로모션 계획이 있나요?

얀: 저희가 앨범을 내서 대중 앞에 섰을 때는 마니아들을 등에 업고 나온 거 거든요. 그런 지지 없이는 지금의 저희가 있기는 불가능했을 거예요. 그러니 기대를 저버리지 않기 위해서라도 대중화에 많이 앞장서려고요.

리: 이번에는 공중파 쪽으로 활동도 많이 생각하고 있는 건가요?

톱: 그런데 저희가 하고 싶다고 되는 게 아니라서….

얀: 저번 인터뷰 논스톱 파문…. (웃음)

톱: 이번 달이 가기 전에 10월 중순 중에 쇼케이스를 하려고 해요. 무엇보다 팬들을 만나고 싶고, 활동은 닥치는 대로 기회가 잡히는 대로 하고 싶어요. 저희를 위해서가 아니라 힙합 심폐소생술을 위해서 말이죠.

리: 진심으로 많은 활동 기대할게요. 마지막으로 흑인음악팬들에게 더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해주세요.

얀: 서로 사랑합시다.

톱: 그래서 흑인들이 항상 그런 말을 하는 구나. "One Love"라고…. 저희가 랩하고 인터뷰 하면서 항상 많은걸 배워요. 새로운 것뿐만 아니라, 알아 왔던 것들을. 이래서 예전 사람들이 이랬구나 하고 깊이를 이해하게 되죠. 저희 팬들도 그렇게 되실 거라고 믿어요.

얀: 솔직히 TBNY라는 팀에 자부심이 있는 게, 앞으로도 이런 팀은 없을 거라고 생각해요. 저희들도 마니아들이 없어지면 정말 섭섭할 거예요. (톱: 가족이니까.) 앨범 내기 전에 6년 동안 언더그라운드에 있었으니까요. 마니아들이 오히려 가족처럼 뭘 원하고 뭘 좋아하는지 더 잘 알고 있고…. 하지만, 현실적으로 마니아들 만을 위한 음악을 할 수는 없잖아요. 앞선 사운드로 팬들과 대중 모두의 욕구를 충족 시키고 싶습니다. 그러니 지지 부탁드려요.
기사작성 / RHYTHMER.NET 강일권, 연다인
Posted by poi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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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문미영기자 mymoon@sportshankook.co.kr 
 
 
 


기사출처 : http://news.hankooki.com/lpage/sports/200810/h2008101406564691990.htm

Posted by poise

에픽하이 "이번엔 무겁지않고 휴식같은 음악"

기사입력 2008-10-11 08:00 |최종수정2008-10-11 08:19

원문출처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6&oid=001&aid=0002309340




소품집 내고 타이틀곡 '1분1초'로 활동

"음악 그만두면요? 음악을 듣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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