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 “이것이 영국 록의 진수” 런던 뒤흔든 ‘비바’ 함성 [중앙일보]

3년만에 4집 앨범 낸 콜드플레이 공연 대성황
발매 사흘만에 30만장 팔려
영국·미국서 연이어 1위에

사용자 삽입 이미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투어 콘서트 전날 런던에서 열린 무료 콘서트 현장.

16일(현지시간) 오후 영국 런던의 브릭스턴 아카데미. 낡고 붉은 벽돌이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풍기는 공연장이다. 지하철 역에서 나오자마자 골목 어귀에 있던 암표상들이 “콜드플레이 티켓 있느냐”며 말을 걸어왔다. 어느 누구도 그들의 말에 귀 기울이지 않았다. 이날 관객은 영국 출신의 세계적 4인조 록밴드 콜드플레이의 앨범 발매 기념 무료콘서트에 초대된 행운아들이었다. 치열한 경쟁의 온라인 응모를 뚫고 귀한 티켓을 손에 쥔 이들이다. 3년 만에 나온 콜드플레이의 4집 앨범 ‘비바 라 비다 오어 데스 앤 올 히스 프렌즈(Viva La Vida Or Death And All His Friends)’는 전작 ‘엑스 앤 와이(X & Y)’ 만큼이나 대박을 터뜨릴 조짐이다. 12일 발매 이후 사흘 만에 30만 장이 팔리며, 영국 앨범 차트 1위에 올랐다. 미국 빌보드 싱글차트에서도 정상을 차지했다. 

관객들은 좋은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공연 시작 두 시간 전부터 길게 줄을 섰다.

드디어 크리스 마틴을 비롯한 네 명의 멤버들이 무대에 올랐다. 5000여 명 관객들의 환호성이 터졌다. 마틴은 군복 스타일의 재킷을 입고, 오른쪽 팔에 완장 모양의 띠를 두르고 나타났다. 프랑스 혁명을 소재로 한 앨범 표지와 함께 각별한 상징성을 지닌 복장이라는 반응이 많았다. 콜드플레이는 1시간20분의 공연(총 16곡 연주)에서 초반 다섯 곡에 승부를 건 듯했다. 신보의 연주곡 ‘라이프 인 테크니컬러(Life In Technicolor)’로 포문을 연 뒤 ‘바이올렛 힐(Violet Hill)’, ‘클락스(Clocks)’, ‘인 마이 플레이스(In My Place)’, ‘비바 라 비다(Viva La Vida)’를 불러 젖혔다. 신곡과 히트곡의 절묘한 배합이 관객의 심장을 두드렸다.

감성적 피아노 연주와 몽환적 가성의 마틴이 ‘클락스’를 객석에 뿌려댔다. 피아노 건반 앞에서 더욱 빛나는 남성 뮤지션은 엘튼 존뿐만이 아니었다. ‘바이올렛 힐’과 ‘비바 라 비다’는 라이브로 처음 연주된 신곡이지만, 관객들은 가사를 외우며, 마틴과 합창을 하기도 했다. 이번 앨범이 얼마나 인기가 있는지, 대중이 얼마나 콜드플레이의 신보를 기다려 왔는지 극명하게 보여준 장면이었다.

공전의 히트곡 ‘인 마이 플레이스’를 연주할 때 마틴은 거의 노래하지 않았다. 관객들이 곡의 기타 리프에 맞춰 노래를 불렀기 때문이다. 영국 국가를 합창하는 것 같은 경건한 분위기가 느껴졌다. 그것은 분명 국보급 밴드에 대한 대중의 ‘경배’였다. 마이크를 객석으로 향해 놓고 합창을 음미하는 마틴의 얼굴은 희열로 가득 찼다.

마틴이 강한 영국 악센트로 인사말을 건넸다. “오늘 공연은 환불되지 않습니다.” 객석에서 폭소가 터져 나왔다. 그는 이어 의미심장한 말을 던졌다. “당신이 질 것 같을 때 이 노래를 부르세요. 노래는 정의의 힘을 발휘합니다.” 이어진 곡은 새 앨범의 타이틀 곡 ‘비바 라 비다’. ‘비바(VIVA)’ 글자가 적힌 대형 걸개가 무대 위에서 내려올 때 객석은 절정으로 치달았다.

마틴은 자신의 에너지를 100% 이상 무대에 쏟아 부었다. 무릎 부상으로 공연이 힘들 것이라는 추측성 보도를 무색하게 했다. 공연 도중에는 연주하던 기타를 객석으로 던지기도 했다.

이날 콜드플레이는 과장되거나 의도된 무대 매너로 관객을 즐겁게 하려 하지 않았다. 그저 자신의 무대를 즐길 뿐이었다. 그들은 첫 번째 앙코르 무대에서 무대 조명을 끈 뒤 발코니로 올라가 서너 곡의 어쿠스틱 송을 연주했다. 어디서 노래가 흘러나오는지 영문을 모르던 관객들은 상황을 파악한 뒤 “크리스, 뛰어내려”라고 외치기도 했다.

마틴의 부인인 할리우드 스타 귀네스 팰트로가 두 아이(애플·모세스)와 함께 공연장에 왔다면, 혹시 그 발코니에서 남편의 공연을 보고 있지 않았을까. 옆에 있던 한 영국 기자에게 마틴의 가족이 이곳에 왔느냐고 물었다. 그는 “확인할 수는 없지만, 가능성이 크다. 봤다는 사람도 있다”고 대답했다. 

런던=글·사진 정현목 기자


새 앨범 ‘비바 라 비다’는 …
추상적 가사에 아름다운 사운드 ‘절묘한 결합’


사용자 삽입 이미지
영국을 대표하는 록 밴드 콜드플레이의 네 멤버. 왼쪽부터 크리스 마틴, 윌 챔피언, 존 버클랜드, 가이 베리먼.



콜드플레이의 새 앨범을 정치적 맥락에서 해석하는 이들이 있다. ‘비바 라 비다’와 ‘바이올렛 힐’이 권력의 무상함과 권력자에 대한 분노를 담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음반 표지는 프랑스 혁명을 소재로 한 들라크루아의 ‘민중을 이끄는 자유의 여신’이다.

하지만 밴드는 그런 시각에 동의하지 않는다. 베이시스트 가이 베리먼은 앨범 발매 기념 인터뷰에서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들에 대해 이야기할 뿐, 음악에 정치적 메시지를 의도적으로 담지 않는다”고 말했다.

크리스 마틴은 앨범을 낼 때마다 “새로운 앨범은 죽음에 대한 공포, 사랑, 그리고 권력자의 위선에 대한 분노에 대한 것”이라고 말해왔다. 새 앨범도 부당한 권력에 대한 분노에서 출발해 인간 존재의 보편적 조건을 노래한 것으로 보인다. 마틴은 유난히 ‘자아(ego)’가 강한 아티스트다. 음악을 만들 때 그 에고의 칼날을 자기 자신에게로 돌린다. 그런 까닭인지 콜드플레이는 난해하고 추상적인 가사에 냉철할 정도로 아름다운 사운드를 실어왔다. 특정 메시지를 강하게 주장하지도, 공감을 강요하지도 않지만, 그게 되레 듣는 이를 전율케 한다.

새 앨범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더욱 서사적이고 공간감이 풍부한 사운드를 빚어냈다. 록밴드 유투(U2)의 프로듀서 브라이언 이노가 이번 앨범의 프로듀서를 맡아 유투의 분위기도 다소 느껴진다.

콜드플레이는 그간 ‘브릿 록’(영국 록)의 대표주자라는 점에서 라디오헤드와 자주 비견됐다. 2000년 데뷔작 ‘패러슈츠’에서 라디오헤드의 냄새가 풍긴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그들은 후속 앨범을 낼수록 서정적인 피아노 록에 기반한 자신만의 문법을 구축해갔다. 라디오헤드에 비해 좀 더 밝은 톤의 감성과 멜로디, 풍부한 표현력을 갖춰가고 있다. 이제는 자신들에게 영향을 줬던 라디오헤드와 다른 차원의 세계에 접어들었다는 평이다.


정현목 기자 [gojhm@joongang.co.kr]

2008.06.24 01:10 입력 / 2008.06.25 14:41 수정


기사출처 : http://article.joins.com/article/article.asp?Total_ID=3200882


----------------------------------------------------------------------------------------------------



(아래의 글은 Viva La Vida에 대한 저의 리뷰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먼저 위에 담아온 기사에 대해 말하자면, 6월에 난 기사이니 꽤 오래되서 더이상 '신문(新聞)'이라고 할 수 없을 지경이라는 것을 안다. 그런데도 굳이 이 기사를 스크랩해온 이유는, 이 기사 안의 두 문장 때문이었다. 라디오에서 콜드플레이의 음악을 자주 접하다가 뒤늦게 나도 팬이 되었는데, 이번 신곡인 Viva la Vida의 가사가 좀 어려웠다. 무슨 뜻일까 찾다보니 이 기사가 나왔고 중간 쯤에 있는 “당신이 질 것 같을 때 이 노래를 부르세요. 노래는 정의의 힘을 발휘합니다.”라는 Coldplay의 말에 금새 고개를 끄덕이게 됐다. 어려울 것이 없었다. 이 곡은 삶의 과정에서 많은 '싸움'을 앞둔 많은 이에게 힘을 더해주려는 노래였다. 곡 전체에 흐르는 비장함을 띤 반복적인 현악기 소리라든지,  시간이 되었음을 알리는 듯한 종소리를 듣고 있자면 전쟁터나 혁명의 한가운데라도 용기를 가득 안고 뛰어들 수 있을 것만 같다.


 이 곡을 만드는 데 영감을 주었다는 "프리다 칼로"의 마지막 그림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 이해는 더 쉬워진다. 멕시코의 여류화가인 프리다칼로는 천재적인 재능을 가진 화가였지만, 소아마비를 앓았고, 18세에는 끔찍한 교통사고를 당했으며,  평생 32번의 수술을 해야했다. 말년에는 회저병으로 다리를 절단해야했으며, 47세에 생을 마감했다. 그녀가 너무나 사랑했던 남편 디에고 리베라는 여성편력이 심했고, 그녀는 건강때문에 아이도 낳을 수 없었다. 그런데도 그녀는 그녀의 마지막 그림인 수박 정물화에 'viva la vida' 즉 "인생 만세"라는 문구를 적어뒀다고 한다.  나도 프리다 칼로에게 매료되어 여러권의 책을 읽었던 적이 있었는데, 그녀는 불행가운데서도 믿을 수 없을 정도의 열정과 에너지를 소유하고 있는 여자였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희망은 불행 중에 꽃피고, 그래서 가치있고 강하다. 퇴락하여 역사의 뒤편으로 잊혀지는 권력자의 모습을 노래하는 Coldplay의 노래가사는 이런 맥락으로 살핀다면, 그리 불행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절망적인 상태에 놓여있는 이 노래의 주인공이 역설적으로 "VIva La Vida" 를 외치는 모습이, 많은 이에게 희망이 되기를 바라는 Coldplay의 따뜻한 배려가 고맙다. 어리석은 일일지는 몰라도, 매순간 '희망'을 신뢰하는 나에게 이 노래는 멕시코의 더운 열기와 프리다칼로의 열정, 프랑스 혁명에 참여했던 민중들의 격정을 한 번에 전달해준다. 열정의 상징인 붉은색을 떠올리게 한다. 한 곡의 노래는 때로 절망에 빠져 숨을 끊으려는 누군가를 구원할 수도 있다. 이 노래도 그런 노래이다.




Posted by poise

전에 올렸던 윤하에 대한 짧은 글에 내용을 추가해서 작성했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윤하가 한국에 지금처럼 많이 알려지기 전에, 우연히 한 신문기사를 통해 윤하를 알게 되었다. 노래를 들어보니 호감이 생겼고, 카페에 가입해서 일본 활동 영상들을 찾아보기도 할 정도로 호기심이 일었다. 그런데 한국 앨범에서는, 일본 싱글이나 앨범에서 보여줬던 맑은 감성이 제대로 드러나보이지 않았다. 그것을 우리나라곡 중 가장 멋지게, 가장 먼저 살려낸 게 토이 앨범의 "오늘 서울은 하루종일 맑음"이었다. 이 곡을 통해 윤하는 보다 많은 사람에게 "발견"되었다.


 물론 한국에서 낸 앨범에도 시원한 가창력이나 퍼포먼스를 보여준 여러 곡들이 있었지만, 윤하 양의 나이를 의식해서인지, 대중성을 의식해서인지 가사 내용이 다소 유치하게 느껴지거나하는 점들이 그동안 내심 아쉬웠다. 윤하가 노래를 못 한다거나 실력이 없다는 이야기가 아니라, 좀 더 세심한 프로듀싱이 필요하지 않았나 아쉬웠다는 것이다. 일본 앨범의 발라드 곡들을 들으면서 '이건 정말 10대 소녀의 목소리가 가질 수 있는 감정의 깊이가 아니다'라고 생각하며 감탄하곤 했는데 그걸 프로듀서 유희열 씨가 잘 짚어낸 것이다. 아주 좋은 타이밍에.


 에픽하이의 타블로도 토이 앨범에서 이 노래를 듣고, 아예 윤하 양에게 피쳐링 부탁할 것을 생각하고 "우산"이라는 노래를 만들었다고 알고 있다. "우산" 또한 토이 앨범에서 보여줬던 윤하의 "발견"을 더욱 극대화해준 곡이었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활동을 쉬는 동안 다른 이의 앨범에 피쳐링 참여를 하며 많은 성장을 보여주었기 때문에 더더욱 이번 앨범은 기대가 됐다. 그리고 윤하의 2집은 그런 기대를 충분히 채워주고 있다.


 특히 윤하가 절절한 가사를 살려내는 능력은 놀라울 정도인데, '기억'이나 '미워하다'의 경우 특히 이런 점이 두드러지고 있다. 이 어린 나이에, 이런 아픈 사랑을 경험해본 듯이 처절할 정도로 슬픈 느낌을 제대로 표현해내고 있다는 것이 놀랍다. 처음으로 녹음 작업을 하다가 힘들어서 울어봤다는 그녀의 말도 이쯤되면 이해가 된다.


  슬픈 감성 외에도, '빗소리'의 1절 가사는 정말 듣는 사람까지 미소가 지어질 정도로 가사의 감정을 잘 살려냈다. "비오는 거릴 걷다 수줍은 웃음이 나/ 비좁은 우산 속에 너와 내 모습/ 참 이상하지? 비오는 날이 좋아졌어/ 지금 내 옆에 널 만나" 이 부분을 듣고 있자면, 정말 사랑에 빠진 어린 소녀의 수줍음이 그대로 전해진다. 작은 웃음소리마저 들려오는 것 같다. 'Strawberry Days'도 이런 감정의 연장선에 있는 것 같은데, 반짝반짝 상큼하고, 맑은 아침을 눈 앞에 그려지게 한다.


  기존에 윤하가 보여줬던 피아노락이나 팝 발라드 외에도, 일렉트로니카나 재즈 느낌의 곡까지. 이번 앨범은 꽤나 여러 장르의 음악을 담고 있는데 신기할 정도로 이 모두가 윤하와 잘 어울린다. 솔직하고 담백한 목소리이면서도, 윤하는 자기 자신을 여러 장르에 어울리는 악기로 활용할 줄을 안다. 하나의 틀 안에 갖히고 싶어하지 않는 것 같다. 하긴, 아직은 많은 가능성을 가진 나이이기도 하다.


  그녀는 대중에게 자신의 어린 나이와 귀여움으로 호소하려는 생각이 전혀없다. 쇼프로를 종횡무진하기보다는 가수로서 자신이 해야할 일에 충실한 모습은 칭찬할 만하다. 윤하는 오직 음악으로 인정받고 싶어하는 욕심많은 뮤지션이다. 원래 윤하에 대한 사람들의 평가가 호의어린 것이긴 했지만, 이번 2집 앨범을 통해 윤하는 확실히 한 단계 진보했다. 맑고 투명한 감성, 강하고 씩씩한 기운, 절망의 구렁텅이에서 길어올린 듯한 슬픔을 모두 표현할 수 있는 이 나이 또래의 가수는, 윤하 외에는 찾아보기 힘들다.



 앨범을 듣고 있자면, 그녀의 수고와 노력이 보인다. 무엇보다 오래도록 지켜볼만한 좋은 뮤지션이 되어가고 있는 윤하를 만나게 되어 기쁘다. 윤하도 알고 있을 것이다. 머지않아 자신이 자신의 앨범 전체를 프로듀싱할 정도의 능력을 갖추어야만 한다는 것을. 앞으로도 그녀의 성장은 계속 되리라 기대해본다.

by. poise
Posted by poise

요즘 가장 잘 듣고 있는 다이나믹 듀오 앨범에 대한 리뷰를 적어보았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지난 19일, 한국의 힙합씬에서 뚜렷한 역할을 일임하고 있는 다이나믹 듀오의 새 앨범이 나왔다. 수많은 젊은 랩퍼들이 새롭게 등장하고 있지만, 다이나믹 듀오는 여전히 존경받는 선배 MC로서, 많은 리스너에게 환영받는 MC로서 굳건한 위치를 지키고 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다이나믹 듀오가 가진 뚜렷한 색깔을 대체할 만한 MC가 없다고 해도 무방할 듯하다.


 다이나믹 듀오의 컴백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알만한 이야기지만, 이번 4집 앨범은 애초에 3천장의 한정판 앨범이 계획되어 있었다. 그러나, 많은 리스너들이 다이나믹 듀오의  한정판 앨범을 소유하기 위해 며칠 간을 잠복하며 기다렸고, 덕분에 단시간에 예약 물량이 바닥이 났을 뿐 아니라 힙합 플레이야 사이트에서 자신들에게 할당된 물량보다 너무 많은 물량을 예약 받아 큰 혼란이 야기되었다. 결국 3천장을 더 발매하게 된 것에 대해 이래저래 말이 많았지만, 이러한 모든 일들이 다이나믹 듀오의 4집 앨범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관심과 기대를 갖고 있는가에 대한 설명을 대신 할 것이다.


  존경과 인정, 그리고 인기는 당연히 그들의 음악에서 기인한다. 그간의 앨범들에 대한 리스너들의 호불호가 정확히 일치하는 것은 아니지만  여전히 그들은 주목할 만한, 기대할 만한 그룹으로 분류된다. 위트와 풍자가 적당히 버무려진 매콤한 가사와 코끝을 찡하게 하는 사람냄새 나는 구수한 가사 사이를 자유롭게 오가는 것이 이들의 가장 큰 장점이다. 무엇보다 '골계미'의 측면에서 두사람의 가사는 더욱 빛난다. 경험과 관록을 갖춘 이들은 '뼈있는 소리'를 '재미있게, 장난스럽게' 건네는 노련함을 가졌다. 물론 이들의 목소리가 가진 개성, 훌륭한 가사 전달력, 귀에 착 달라붙는 라임과 플로우 등도 이러한 가사에 맞춤한 듯 꼭 맞는다. "알아듣기 힘든 가사/ 아무리 들어도 내 귀에는 빵상 / 사람들이 가사책 안 보고 감상할 때까지 연습해 그 전까지는 손빨아"(Trust me 中)라는 가사를 자신있게 써도 되겠다 싶은 연습량이 자연스럽게 느껴진다.


 '힙합이랑 결혼했다고 떠벌리고 다니는 너는 혼인빙자간음'(길을 막지마 中)이라는 가사는 얼마나 귀에 쏙 들어오며 한 번에 이해되는가? "너란 깜깜한 감옥에서 출소/ 세상아 내게 두부를 줘"(solo 中), "침대는 과학/ 우리는 love scientist"(해변의 걸 中) 라는 가사는 지금까지 들어왔던 사랑 노래의 가사들과 조금은 다르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가? 일상어에 가까운 가사,  쉬우면서도 신선하고 낯선 비유와 직유를 함유한 가사. 그러면서도 가볍지만은 않아야 하고, 많은 사람들이 '내 이야기'라며 공감할 만한 가사를 쓰기란 정말 어려운 일이다. 다이나믹 듀오는 이 부분에서 자신들의 특출한 재능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으며  다양한 연령층을 만족시킬 만한 가사를 준비해두었다.  


 다이나믹 듀오와 마찬가지로 오버에서 활동하면서도 리스너들 사이에서 일정한 인정을 받고 있는 에픽하이와 비교해본다면, 이들의 가사가 가진 특징이 더욱 뚜렷하게 느껴진다. 에픽하이의 가사가 문학적인 아름다움과 비극적 감수성을 특징으로 한다면, 다이나믹 듀오의 가사는 보다 흥겹고, 장난스럽다. 직설적이며 솔직하다. 그러므로, 힙합이라는 같은 장르 안에 속해있지만, 두 그룹이 점유하고 있는 위치도, 팬들이 그들에게 기대하는 바도 서로 다를 수 밖에 없다. 때문에 아직도 다이나믹 듀오는 할 일이 많이 남았다.


 이번 4집 앨범을 통해 다이나믹 듀오는 여러가지 변화를 시도했다. 전자음을 많이 도입했고, 피쳐링진의 성격도 조금은 달라졌다. 이들은 박진영, 김범수, 알렉스, J 등 의외의 수를 두었다. 이전의 앨범들의 피쳐링 진과 비한다면 더 다양한 시도를 했다는 것을 피쳐링진만 보더라도 알 수 있을 것이다. 물론  supreme team, Ra.D, 0CD, SEAN2SLOW의 피쳐링으로 기존 리스너들의 욕구에도 충실히 부응하려한 것도 보인다. 사랑 노래를 많이 담은 것도 이전 앨범에 비하면 조금 달라진 부분이다. 특히 김범수와 함께한 "good love"는 다이나믹 듀오가 이렇게까지 부드러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DJ DOC의 감성적인 곡으로 "비애"를 꼽는 것처럼 다이나믹 듀오에게는 "Good love"가 있다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개코와 최자는 이번 앨범 활동이 끝나면 내년 초에 군에 입대하게 된다. 아마도 2년간의 공백기를 메워줄만한 강력한 한 수를 내놓고 싶었을 것이다. 그런 욕심이 여실히 느껴지는 음반이다. 이번 앨범에서 시도했던 다양한 변화들이 군 제대 후에 다시 만나게 될 그들의 5집에 어떤 식으로 나타나게 될지 벌써부터 궁금하다. 어쩔 수 없이 기다려야만 할테지만 Last days, '최후의 날들' 이라는 각오로 낸 다이나믹 듀오의 4집 앨범이 그 2년을 충분히 달래줄 것 같다.



 

by. poise


 


헉;; 다음 메인의 카페/블로그 영역에 제 글이 소개됐네요.
티스토리 메인은 가본 적 있었지만;;; 다음에서 소개될 줄이야.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Posted by poise
이전버튼 1 2 3 이전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