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선지 너머 원고지의 세계로
글쓰는 가수 ‘엔터라이터’ 대거 등장
예진수기자 jinye@munhwa.com

기사링크 : http://www.munhwa.com/news/view.html?no=2008072201032430025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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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블로 "다양한 도시사람들 이야기 소설로 썼죠"

기사입력 2008-07-19 07:00




기사링크 :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6&oid=001&aid=00021822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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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에서 소설가까지 타블로 영역 ‘더블로’



10월 단편집 발간…작가 데뷔
에픽하이 멤버 타블로(사진)의 첫 소설 10월 발간된다.


기사출처 : http://www.donga.com/fbin/output?n=200807170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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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좋아하는 제게, 이보다 더 행복한 소식은 없을 겁니다. ^-^
거기다 제가 좋아하는 출판사 '문학동네'네요.
나온다는 건 알았지만, 이제 이렇게 기사도 났으니 반드시 나오겠죠?
10월,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근데, 클로징 멘트를 모은 책은 '블루노트'가 아니라 '블로노트' 아닌가?
한 권으로 쭈욱 모아서 내면 참 좋겠다 생각했는데 반갑네요.^-^
그나저나 '블로노트' 인세는 김재연 작가님이랑 나눠야겠다.ㅋㅋㅋㅋ
글씨 너무 잘 쓰셔. 사진 찍어올리시는 정성도 대단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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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픽하이, 비(?)에 도전하다?!

ETN | 기사입력 2008.07.11 21:57





http://tvnews.media.daum.net/entertain/view.html?cateid=1005&newsid=20080711215709330&cp=etn
   <-영상



인터뷰내용


타블로: ETN 앤유 시청자 여러분 비를 엄청 많이 맞는 타블로 입니다.


Q: 뮤직비디오 컨셉은?

타블로:동화적인 내용인데요. 제가 사는곳에서는 항상 비가 내리고  안타깝게도 저만 우산이 없어요.
그러다가 저같은 사람을  발견하죠 소외된 두 사람이 서로를 발견하면서 사랑을 알게되는 그런 내용입니다.


Q:수염 왜 깎으셨어요?
수염이요 오늘 그 뮤직비디오는 메이크없 없이 가는건데오  수염이 너무 지저분하게 나온다고


Q:지금 노메이크업 이신가요?

네 비맞는 걸 계속 찍어야 해서 메이크업을 할 수 가 없어요. 비슷해요 저는 메이크업을 하던 안하든


Q: 연기가 자연스럽던데?

무엇보다 저에게 큰 연기경력은 제가 어거서트러쉬라는 1초 ..1초정도 나오는 대사도 없구요그  캡쳐화면이 사실
동영상이에요. 짧아서 캡쳐화면처럼 보이는 겁니다.


Q:이번에는 무슨씬 찍으시는 거에요?
이번엔 무슨씬이 나이라 처음부터 끝가지 비맞으면서 생활하는 거에요 제가
세상 어딜 가도 비가 오는거에요 제마음을 대변해주는 그런 컨셉이죠


Q:다른 멤버들은 출연안한다고  하셨어요?
네 원래 우리 다 출연안한다고 했어요 저번 뮤직비디오 뷁다운에서 할때 막 맞고 그랬잖아요
그거 찍고 난다음에 더이상 직접 출연하고 싶지 않다 생각으로 해가지고
회사에 부탁해서 출연안하기로 했는데 막판에 사장님이 그래도 한명은 출여내야한다고 해가지고 제가
나이가 많은 리더인 제가 채택됐습니다.


Q: 앞으로 활동계획은?

연말까지는 굉장히 많은 공연을 할거구요서울뿐만 아니라 전국을 돌아다니면서
잘준비된 열심히 준비한 큰 규모의 콘서트를 할겁니다.


<출처>
다음 카페 EpikHigh에서 담아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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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터널 모닝(Eternal Morning) 인터뷰

이터널 모닝, 생소한 이름이다. 하지만, 아이에프(IF), 각나그네, 피앤큐(P&Q)를 비롯해 최근에는 노을 강균성의 솔로 1집을 프로듀싱하며 명실 공히 대한민국 대표 힙합 프로듀서로 자리 잡은 페니(Pe2ny)와 우리들의 스타 '에픽 하이'의 타블로가 결성한 프로젝트 그룹이라고 풀어 설명하면 흔한 말로 '포스'가 느껴질 것. 이미 많은 팬의 관심과 기대를 받고 있는 두 사람이 방금 발표한 경음악 힙합 앨범 < Soundtrack To A Lost Film >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MC와 프로듀서의 조합이라면 또 모를까, 예상 밖이었다. 가장 대중적인 힙합 뮤지션이 정반대의 '가장 비대중적인' 형식이라 할 연주 음악을 택했다는 사실은 놀라지 않을 수 없는 일이었다. 그래서 어쩌면 이 사실 하나만으로도, 음악을 대중에게 다가서기 쉽게, 철저히 소비 위주로 만들려는 요즘 같은 시대에는 찾아보기 힘든 인상적인 출발일 수도. 또한,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최고의 리릭시스트(lyricist)로 통하는 래퍼 타블로가 자신의 주특기라 할 글과 랩을 버리고 전격 프로듀서로 분(扮)했다는 점 또한 의외였다. 타블로는 “랩이 하기 싫어서 이 앨범을 만들었다”고 했다. 물론, 이제껏 자신의 노래를 직접 만들어온 그만의 작법과 페니의 스타일이 더해져 색다른 음악을 내올 수 있을 거란 기대와 계획이 있었기에 이 작업이 가능하지 않았을까.

저마다 각기 다른 양식을 지닌 '인스트루멘틀 힙합'이 존재하는 외국에 비하자면 그다지 새로운 사건이 아닐 테지만 우리나라에서만큼은 비교적 신선한 실험이지만 솔직히 말하면 무모한 시도이기도 하다. 지난 11월의 마지막 날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를 가진 페니와 타블로는 특이하다면 특이할 그들의 첫 작품에 대해 입을 모아 이야기했다. “그냥 편하게, 가볍게 들어주셨으면 좋겠어요”라고.


여기에서는 두 사람 다 프로듀서다. 타블로의 역할은 무엇인가?
타블로 : 작곡이요. 음악 소스를 뽑는 일도 같이했고요.

둘이 만나게 된 계기는?
타블로 : 한 6년 전에 한국에 음악 하러 들어왔을 때, 저는 음반을 내려고 준비하고 있었고 페니는 그때 프로듀서로 활동을 시작하고 있었어요. 당시 아는 형이 하나 있었어요. 씨비 매스(CB Mass)랑 같이 작업하는 그 형이 페니의 곡들을 저한테 전해주고, 제가 녹음한 데모(에픽 하이 준비 하면서 제작한)를 페니한테 들려주고…. 그렇게 하면서 둘이 작업해보면 좋겠다고 추천을 해주셔서 저희 데뷔 앨범에 한 곡 작업을 했어요.
우리가 대체로 외부 곡을 잘 안 받는 편인데 페니의 이름은 항상 모든 앨범에 있어요. 앨범마다 한두 곡쯤은 항상 작업을 했고, 4집에서는 제가 아예 가사가 없는 곡을, 연주곡을 두 개를 부탁해서 그래서 페니가 만든 게 총 네 곡이 들어갔죠.
저도 연주곡을 몇 개 하고, 페니한테 맡겨서 몇 개 하고, 그런 식으로 꾸준히 교류를 해오다가 이번에 같이 한 번 해보자고 했습니다.

이터널 모닝에 대한 윤곽은 4집 때부터 교감이 있었기 때문인가?
페니 : 거의 처음 만났을 때부터예요. 좋아하는 장르라 서요.

좋아하는 장르라는 점에서 제휴의 욕구가 생긴 거라 볼 수 있겠다. 그럼 페니가 타블로와 함께 작업하고 싶었던 음악적 이유는?
페니 : 제가 한곳에 머물러서 하고 있다면, 블로는 한 발짝 앞서가서 쳐다보면서 하는 친구거든요. 저는 샘플링 작업을 좋아하는데, 블로는 자기가 코드를 써가면서 하고, 그러면서 힙합을 해요. 제가 그 부분을 못하고 있기 때문에, 같이 하면 시너지 효과가 나오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그럼 타블로가 페니랑 굳이 하고 싶었던 음악적 이유는?
타블로 : 페니가 곡들의 로 엔드(low end) 쪽을 굉장히 잘 다뤄요. 드럼이나 베이스, 전체적인 곡의 로 엔드 느낌을 흑인이 아닌 다른 사람들이 내기에 무척 어려운데, 이 친구는 굉장히 잘 표현을 해요. 드럼 소리나 다른 악기 모두, 본토에서 힙합 하시는 분들 만큼 정말 드럼 소스나 리듬을 구성하는 방식 자체가 굉장히 좋아요. 그루브나 이런 것들 말이죠. 정말 뛰어나요.
웬만한 곡도 페니 드럼으로 바꾸면, 똑같은 노래인데도 무척 다르게 느껴지더라고요. 그런 것도 좋았고, 거기다가 제가 짜놓은 멜로디나 이런 것들을 페니가 리샘플링(re-sampling)을 해서 변형을 잘하다 보니까, 재창조가 뚜렷하다고 할 수 있죠. 제가 하지 못하는 것도 만들어낼 수 있을 것 같아서였어요.

그럼 두 사람 연배가?
둘 다 : 같은 나이에요.

둘이만 같이한다고 에픽 하이 멤버들이 삐치지 않았나?
타블로 : 근데, 멤버들은 별로 신경을 안 써요. (웃음) 원래 멤버들이 서로 각자가 하는 것에 대해서는 관심은 두지만 참견하지 않고 내버려두는 식이라서요. 저는 거기다가 페니랑은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기 때문에요. 사실 저보다 에픽 하이 다른 멤버들이랑 페니랑 먼저 알았어요.

마니아들한테서는 타블로가 워낙에 글 잘 쓰는 작사가로 인정되어있는데, 여기엔 그 특기가 아예 배제되어 있다. 무모한 도전 같기도 한데.
타블로 : 제가 아닌 다른 사람들이 평가하는 음악 하는 저와, 그리고 제가 스스로 생각했을 때 음악 하는 저는 다르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남들에게는 가사가 중점적이고…. 많은 사람이 가사를 먼저 쓰는지, 반주를 먼저 만드는지 물어봐요. 저 같은 경우는 가사보다는 멜로디를 훨씬 더 좋아해요. 그리고 음악을 만들 때 멜로디 만드는 것을 먼저 하고요. 제가 봤을 때 오히려 저는 멜로디를 잘 만드는 것 같아요. 저는 음악 만드는 거 자체를 좋아하지, 가사가 메인은 아니었어요. 그건 부수적으로 사람들이 좋아해 주시던 것 같아요.

그럼 에픽 하이 4집까지 쓴 곡 중에서, 멜로디가 좋다고 생각하는 건?
타블로 : 아… 잠시 생각을 좀 해봐야 할 것 같은데.

그럼 이 작품이, 열두 곡의 경음악들이 언젠가는 랩으로 덮일 가능성이 있나?
둘 다 : 전혀요. (웃음)
타블로 : 여기에 랩을 하기가 불가능하지 않나 싶은데요.

그럼 이런 음악은 어떤 곳에 쓰임새가 있는 것인가. 어떤 친구는 음식을 만들고, 빨래를 널면서 배경음악으로 틀어놓으면 좋겠다고 하던데.
둘 다 : 그거 좋네요. 저희가 생각했던 거예요. (웃음)
타블로 : 다른 창작을 하시는 분들이나 어떤 분들이든 간에 다른 일 하시면서 편하게 들으시면 돼요. 기분도 좋아지고, 영감도 받고 그랬으면 좋겠어요. 이번 앨범의 뮤직비디오를 찍으신 감독님이 있는데, 그분이 원래는 뮤직비디오를 안 찍는 분이세요. 그런데 음악을 들어보시더니 당신께서 우리 비디오를 만들고 싶다고 하신 거예요. 작업 할 때 저희 음악을 들으셨는데 되게 잘 된대요. 그냥 가볍게 듣고 싶으면 가볍게 듣고, 그래 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힙합 세대를 위한 휴식 음악 정도? 이렇게 표현하면 될까?
페니 : 인터뷰를 하면서 “이게 어떤 장르냐?” 이런 걸 여쭤보시는데 정말 말하기가 어렵더라고요. 저희도 뚜렷한 색깔이 없는 상태에서 이 작업을 시작한 것 같아요. (웃음)
타블로 : 원래 음악을 먼저 한 게 아니라 글을 쓰다가 시작했어요. 글을 쓸 때는 항상 음악을 틀어놓고 썼어요. 그래야, 더 잘 써지고 그랬죠. 록을 좋아하지만 글 쓸 때 듣기에는 좀 그렇고, 힙합 같은 경우는 가사가 있다 보니까 거기에 집중되어서 글을 못 쓰겠더라고요. 그래서 이런 음악을 찾게 됐어요.

생활 사운드트랙? 이렇게 표현하면 될까? (웃음)
둘 다 : 생활 사운드트랙. 하하. 그거 괜찮네요. (웃음) 정답인 거 같아요.

그럼 그걸 둘이서 처음부터 생각했단 말인가?
페니 : 네, 언제 어디서나 편히 들을 수 있는 사운드트랙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음악 하는 사람들한테 본보기가 될 음반이라고 생각한다. 스타고, 인기 그룹의 리더인 사람이 얼핏 봐선 이렇게 전혀 돈 안 될 것 같은 실험을 한다는 것이… 그게 진짜 음악가가 아닌가.
타블로 : 사실 음악 일에 관련 없는 분들은 “그래, 그냥 네가 하고 싶은 거 해” 이렇게 얘기를 하시고, 오히려 주변의 음악 하는 친구들이 이상하게 생각하고 “쟤네 돌았구나!” 이렇게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웃음) 얼마 전에 스튜디오에서 작업하다가 심심해서 제가 가사를 쓰고 페니가 곡을 써서 인터넷에 올렸었어요. 그냥 그날 바로 녹음해서 올린, 재미삼아 만든 번개송이었는데 반응이 되게 좋더라고요. 앨범을 판다거나 음악 하는 걸 떠나서 여러분 들으시라고 한 것뿐이거든요. 그때 느꼈어요. 사람들이 음악을 받아들이는 것은 비슷하다는 걸요. 사람들한테 다가가는 길이 생각보다 편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죠. 어떤 영화감독님께서 전화하셔서는 우리가 상업적 고려 없이 음악 하는 걸 보고서 영감을 얻으셨다고, 인터넷에 무료로 올리는 영화를 같이 제작해보고 싶다고 전화를 주시더라고요.

우리나라에도 라디오헤드가 나오는 건가. (웃음)
타블로 : 그런데 라디오헤드는 그렇게 해서 돈 많이 벌었더라고요. 우리나라에서 그렇게 했으면 8만 원밖에 못 벌었을 텐데. (웃음)

스트링이나 트럼펫, 색소폰 같은 소스를 썼던데, 그게 아마 음악의 주요 포인트였던 것 같다. 다 샘플을 뽑은 건가?
페니 : 이정식 씨께서 연주하신 리얼 음원도 있어요. 두 곡은 해주셨고, 나머지는 제가 프로그램으로 했습니다.

다른 관악기는 어떻게 되는지.
타블로 : 색소폰, 플루트, 피아노도 들어가고요. 피아노는 제가 직접 친 것도 있어요. 앨범 작업할 때에 저희가 작은 악단을 만들었는데, 현악기를 연주하는 학생들, 피아노 치시는 형이랑 기타 치시는 형이랑 불러서 이렇게…, 재킷엔 그냥 이터널 모닝 오케스트라라고 쓰여 있고요. (웃음) 미흡한 부분은 제가 다시 재연출을 했고. 거의 리얼 악기들이 대부분이에요.
페니 : 관악기의 80% 정도는, 턴테이블을 틀어 놓고 아날로그 피치를 조정해서 땄어요.

어떤 과정인지 구체적으로 설명을 부탁한다.
타블로 : 절대 음악 식으로 다 한 다음에, 그 뒤에 효과음 형식으로, 재작업을 하는 거예요.
페니 : 드럼은 거의 다 컴퓨터에서 뽑은 소스고요.
타블로 : 드럼도 한 곡은 쳤어요.

드럼은 꼭 쳐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타블로 : 저희 같은 경우는 힙합의 베이스를 벗어나긴 싫었거든요. 저희가 그거는 놓치지 말자고 해서요. 관악기는 약간 음질을 낮췄어요. 약간 너무 튀지 않게 내렸죠.

이번에 같이 하면서 타블로의 역량이 정말 잘 나타난 곡은?
페니 : 저는 6번 곡 'Rainclouds in my room' 이 가장이요.
타블로 : 작업실을 생각하면서 썼어요.

작업실 환경은 어떤가?
타블로 : 되게 작아요. 한마디로 구려요. (웃음) 정말 창문이 없거든요, 노래에는 부분적으로 가사가 하나 나와요, 내 방에는 창문이 없다고. 근데 정말 없어요. 작업할 때 가금 감옥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음악을 하는 내가 감옥 안에 갇혀 있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어요.

원래 대부분 음악 하는 사람들의 작업 환경이 깨끗하지 않은 것 같다.
타블로 : 요즘은 작업실들이 되게 좋던데요. 깜짝 놀랐어요. 어제 텔레비전을 보는데, 연예인 집 공개 같은 걸 했어요. 재용이의 19금에서. 제 작업실도 나왔는데, 무슨 그지 같은 거예요. (페니를 보며) 나 정말 작은 방에서 살잖아, 그런데 다른 분들은 의외로 대 저택 같은 곳에서 살고 있더라고요. '가수들이 요새 그렇게 많이 돈을 버나?'하는 생각이 들었죠.

타블로도 유복한 집안 아닌가?
타블로 : 많이는 아니에요.

CF도 찍고 많이 벌었을 것 같은데.
타블로 : 일단 제가 학비를 많이 썼기 때문에, 대학 때 형한테 빌렸던 돈도 있고요. 그거 부모님이랑 형한테 다 갚아드리고 나니 지금은 '개털' 됐어요. (웃음)

겉모양을 반지르르하게 내려고 억지로 광을 내지 않은 음악, 감성적이고 서정적인 소리는, 다르지만 서로의 연출 방식을 존중하는 작업 과정에서 탄생했다. 그런 연유에서인지 기존의 힙합과는 조금 다르게 느껴지는 것 또한 사실이다. 억셈과 강함이 기존 힙합의 미덕이었다면 이들이 만든 음악은 자연스러움과 안락함이 그것을 대신한다.

힙합다우면서도 어떻게 보면 전혀 힙합 같지 않은 이터널 모닝의 세계는 모호하지만 선명했다. 어떠한 틀과 공식으로 나누기에는 어려울지 몰라도 지향은 오직 몸으로 감상하고, 가슴으로 듣는, 때로는 영상을 그릴 수 있게 해주는 것에 닿아있었다. 그래서 이들의 작품을 두고 순화된 레프트 필드 힙합이니, 트립 합이니 하며 장르를 구분하거나 경계를 가르는 일은 불필요한 과정 같아 보인다. '가장 실험적인 마인드에 의해서 만들어진 가장 자연스런 사운드'. 그들 역시 특별히 한 장르를 염두에 두고 음악을 만드는 것은 아니라고 부연했다.


이번에 어떤 형태로든 작사, 편곡을 하고, 음원을 골라내거나, 그런 작업을 지휘했을 텐데, 그러면서 역점을 둔 것은?
페니 : 가장 중점을 두었던 건 자연스러움이에요. 음악을 들을 때 LP, CD, MP3 등 어떤 매체로 듣는 다양한 맛이 있는데, 자연스러움을 찾다, 찾다 보니 LP가 가장 편하더라고요. 그래서 소리를 일부러 좀 낡게 만들었어요. 제가 가진 장비 중에 12비트 샘플러가 있거든요. 그것도 빈티지인데요, 깨끗한 소리를 오히려 더 낡게 만들었어요.

그래서인지 타이틀곡인 'White'의 질감이 화이트가 아니라 그레이가 된 것 같다.
페니 : 그렇죠. (웃음)

그럼 원래 내추럴한 것이 목표인데, 그렇게 하면 소리가 약간 퍼지지 않나? 듣는 사람의 편함이 떨어지지 않을까 하는데.
페니 : 그건 저희가 음악을 보는 시각 같아요. 로우하고, 지저분한 것. 그게 더 좋아요.
타블로 : 곡 작업이 되게 재밌었던 게, 각자의 작업실에서 작업할 때도 잦았어요. 시작할 때 제가 키보드로 연주해서 멜로디랑 그런 것들을 녹음한 다음에 아무런 드럼이나 이런 것 없이 페니한테 보내줬어요. 그럼 페니가 12비트로 해서, 마치 LP에서 딴 것처럼 해서 리듬을 만들어 저한테 보내면 제가 또 추가해서 악기를 넣어요. 또 그걸 보내면 여기서 또 추가하고, 이렇게 해서 녹음실에 가서 완성하고요.
제가 좋아하는 스타일과 진행이 있는데, 그게 페니랑 좀 달라요. 제가 피아노곡을 염두에 두고 보냈는데, 완전히 다른 음악으로 돌아오기도 했고. 그게 재밌더라고요.
화려한 걸 싫어해요. 원래 되게 싫어해요. 화려한 걸 기대하는 사람도 계시고, 둘이 작업하면 매우 실험적이고 추상적인 작품이 나올 거라고 예상한 사람도 있는 것 같은데, 저희 같은 경우는 그냥 쓸데없이 꾸며진 음악이나, 쓸데없이 화려한 음악은 별로 듣지도 않고, 만들고 싶지도 않거든요.

음악을 만들고 나서의 느낌은 어땠나?
페니 : 성취감도 물론 있었지만 다음 앨범에 대한 고민과 생각들도 들더라고요. 그런 아쉬움이 있었죠. 이를테면, 저희 세계보다 더 다른 소리를 넣어볼 수 있었는데, 약간 미흡했고요, 과감하지 못했던 것도 아쉬워요.

이런 힙합과 일렉트로니카의 다리를 놓는 연주 앨범을 통해서 얻는 음악적 만족감이라면?
페니 : 저는 되게 좋아하는 두 장르거든요. 일렉트로닉 뮤직과 힙합. 미흡하나마 이 둘을 하나로 묵었다는 것 자체가 저한테는 좋은 것 같습니다.

만약 그런 힙합, 일렉트로니카가 훌륭히 교배된 것을, 앨범 중에서 하나를 꼽는다면?
페니 : (또다시 고민하는 표정)
타블로 : (페니를 보며) 난 하나도 일렉트로니카 같지가 않아. (앨범 전체적으로 앰비언트적인 접근이 드러난다고 하자) 저 같은 경우는 제가 하고 있다는 걸 잘 몰라요. 그래서 제가 만드는 음악을 제가 만드는 것 같은데, 저는 여기서 재즈적인 느낌을 만들어야겠다, 이렇게 생각을 하고 만들어본 적이 없어요. 내가 원하는 음악이 있고 그걸 위해선 이런 악기가 들어가야 한다, 이 정도요.

장르에 대한 기본적인 전제는 없었다는 뜻인가?
타블로 : 네, 그렇죠. 가끔 젊은 프로듀서들이 이런 얘기를 할 때가 있어요. “형, 근데 이건 힙합이 아니잖아” 아니면, “형, 좀 더 힙합적인 느낌이 나야 하지 않겠어?” 같은 말이요. 왜냐고 물어보면, “힙합이니까”라고 말해요. 음악 하는 동생들이 자기의 장르를 이미 의식화해서 만드는 것 같아 안타까워요. 이런 단순한 대답이나 사고방식이 도리어 영감을 죽이는 것 같거든요.

아직 안 뽑았는지….
페니 : 2번 트랙 'Plastic umbrella'요.

그 곡의 색소폰 연주가 서태지와 아이들의 'Good bye'랑 느낌이 비슷하던데.
타블로 : 이정식 선생님의 연주가 들어간 곡인데요, 자기만의 프레이즈가 있다 보니까 그런 것 같아요. 그분이 자주 사용하시는 프레이즈가 있나 봐요. 서태지와 아이들 1집이나 이런 것들을 들어보면, 곡마다 특정 프레이즈가 있어요. 전 그게 그런데 되게 좋아요.

'Holden Caulfield'를 좋게 들었다. 스트링이 좀 어긋난 것 같은데, 의도한 것인가?
타블로 : 네, 어긋나요. 의도적이에요. 그게 4집 두 번째 시디 인트로를 다시 만든 건데요. 현을 원래는 되게 예쁘게 짰었어요. 감미롭다기보다는 극적으로. 그런데 이렇게 말하면 안 되는데, (웃음) 만들고 나서 들어보니까 약간 SG 워너비 풍의 음악이 되더라고요. 그래서 내가 만들고 싶은 건 이게 아니다 싶어서 엎고 다시 짰어요. 뭘 해도 정석대로 하면 노래가 그렇게 되더라고요. 그럼 이게 화음이 안 돼도, 굉장히 삐걱거리는 느낌으로 해보자 그래서 드럼 소리도 굉장히 탁하고, 마치 그냥 길거리에서 깡통 차듯이, 미국 지하철역에서 바이올린 연주하는 분들이 조율을 잘 못하시는데, 그분들의 악기 소리가 불협인데도 막상 들으면 매력이 있거든요. 그런 거예요.

소설 <호밀밭의 파수꾼>에 나오는 주인공이 홀든 콜필드이다. 그럼 이 곡이 그와 어떤 연관이 있나?
타블로 : 전 곡을 우리가 영화 장르를 하나씩 고른 다음, 그 장르에 어울리는 가상 영화를 생각해서 OST를 만드는 식으로 해보자 했어요. 그래서 그 곡은 애니메이션 식으로 만드는 걸로 해보자. 소설의 주인공처럼 집을 나왔다가 사회에서 뜻밖의 현실을 맞보며 다시 찾아가는 느낌으로.

그럼 'The 8th day'는?
타블로 : 사이언스 픽션이요. 'Love is' 같은 경우는 로맨틱 코미디. 'Plastic umbrella'는 에로 영화나 포르노에 맞춘 음악이에요. 신음 소리도 나와요. (웃음) 'White'는 <베를린 천사의 시>를 생각했고요.

타블로는 어떤 노래가 맘에 드는지.
타블로 : 'Black shoe'란 노랜데요, 공포 영화를 생각하고 만들었어요. <샤이닝> 류의 영화요.

영화 좋아하는가?
타블로 : 네.

다운로드 받아서 보는가?
타블로 : 어떨 때는요. 되게 웃긴 게, 영화감독님들 모임에 초대받아서 간 적이 있었는데, 저만 가수였거든요. 거기에서 어떤 감독님께서 저한테 그러시는 거예요. “에픽 하이 너무 좋아한다”고, “에픽 하이 음악 MP3로 다 다운 받아서 들었다”고 얘기를 하시기에, “네, 저도 선생님 영화 다 다운로드 받아서 봤어요”라고 말한 적이 있어요. (웃음)

심지어 문화 관계자들마저도 다운로드를 하는 것에 대해, 어떤 느낌이 드는지.
타블로 : 매체가 변하는 건 당연히 있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물론 그 과도기에 끼어 있으니까 좀 아쉬운 점도 많지만, 저 같은 경우엔 CD랑 LP를 사는 쪽이거든요.

이 음반을 만들면서, 음원 부분에서 사람들이 이 음악을 많이 사용할 거라고 생각하는지? 컬러링이라든가.
페니 : 전혀 아니라고 생각했는데요. (웃음)
타블로 : 컬러링 만드는 회사들이 원래는 자기들이 알아서 후렴구를 끊잖아요. 그런데 이 음반을 듣고서는 어느 부분을 써야 하는 건지, 도저히 못 하겠으니 직접 해달라고 말씀하시더라고요. (웃음) 그래서 저희가 다 했죠.

어차피 지금 디지털 시장인데, 디지털 싱글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는가.
타블로 : 저는 죽을 때까지 앨범만 낼 거예요. 예전에 한 인터뷰에서 디지털 싱글을 내는 것은 괜찮은데 디지털 싱글만 내겠다는 식의 마인드는 어찌 보면 음악 매춘 같다는 얘기를 했었거든요. 미안하고 후회스럽기도 하지만 저는 앨범은 매체라기보다는 정말 제가 봤을 때는 아티스트가 그 시기에 할 수 있는 걸 담은 일기장이기도 하고, 사진첩이기도 하다고 생각하거든요. 사람들이 앨범에 대한 건 전혀 생각을 안 하고, 앨범 만들어봤자 두 세곡만 들을 건데, 두 세곡만 내면 되지 않느냐 그런 얘기도 하고.

음악 하는 사람 중에 아티스트가 많이 없어서 그런 것 같다.
타블로 : 이번에 일본에서도 좀 작업을 했는데, 그게 좀 좋았던 것 같아요. 한국에서 벗어나 보니까, 모든 음악이 매우 큰 사랑을 받고 있더라고요. 깜짝 놀랐어요. 음반 가게를 월요일 아침에 갔는데, 직장인들이 거기에 매여 있어요. 퇴근 시간 되면 다들 음반 가게 들렀다가 가나 봐요. 못 들어가요.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이번 음반 만들면서 자주 들었던 음반이 있다면?
페니 : 평상시에도 주로 듣는 음악들이, 인스트루멘탈 앨범 많이 듣거든요. 근데 듣는 게 아직은 좀 폐쇄적이에요. 벗어나서 들으려고 하진 않으니까요. 피트 록(Pete Rock)이나 콰지모토(Quasimoto) 같은 거요.
타블로 : 저는 평소 누자베스(Nujabes) 앨범 중에 <사무라이 참프루 OST>가 아주 좋았거든요. 되게 미니멀하면서도 힙합 음악으로 이미지랑 이런 것들을 조성할 수 있다는 것과 사운드트랙을 만들 수 있다는 게 좋았어요. 저는 그런 걸 들었던 것 같아요.

타블로는 어떤 곡이 맘에 드는지.
타블로 : 저는 'Love is'를 좋아해요. 이 곡은 원래 마스터링할 때 없었어요. 마스터링할 때 로맨틱 코미디 곡을 하나 만들고 싶다. 그래서 다시 한 곡 때문에 마스터링을 다시 했어요.

랩 하고 싶은 충동을 어떻게 억제했는지 궁금하다.
타블로 : 전 랩 하기 싫어서 이 앨범 만들었어요. (웃음) 요즘 제가 작곡하는 스타일이 달라졌는지는 모르겠는데, 어떤 노래는 랩 없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요. 큰일 났어요. 만드는 곡마다 앉아서 들으면 “야~ 이건 차라리 랩이 아예 없는 게 예쁘겠다”라는 말이 나오거든요. 사실 회사에서는 “너 에픽 5집도 이렇게 만들 건 아니지?”하고 걱정하더라고요. (웃음)

만약 이 앨범에서 공을 돌리고 싶은 게 있다면? 각자 서로에게.
페니 : 색깔과 진행이요. 곡의 흐름.
타블로 : 음악이 멋있게 되는 거요. 되게 인간적인 걸 가져다주는 것 같아요.

멜로디 잘 쓴 곡을 아직 얘기하지 않은 것 같다. (웃음)
타블로 : 저는 'Fly'요. 저는 그 노래가 심플해서 좋아요. 사람들한테 희망의 메시지를 단순하게 전달하고 싶었는데, 멜로디가 그 역할을 잘해준 것 같아요. 'Fly'를 좋아하는 이유가요, 'Fly' 이후로는 제가 밝은 멜로디를 잘 못 써요. 그때는 해맑았던 것 같아요. 그런데 그다음엔 밝은 멜로디를 써도 그다지 밝지가 않아요.
3집 이후로 제가 심하게 좀 이상해졌었어요. 그때 정말 절실히 느꼈거든요. 내가 아닌 내가 되어버린 것 같다는 생각이 지나치게 심하게 들어서…, 그런데 어느 순간 노력을 해도 음악이 우울해지더라고요.

직접 참여해 본 페니의 경험으로, 에픽 하이 앨범이 어떤 점에서 좋은지.
페니 : 색깔들을 유지할 건 해나가면서 발전시킬 건 발전을 해나간 것 같아요. 1집을 가진 사람은 1집의 매력을 가지고 있고, 어떤 가수들은 똑같은 음악을 가지고 1,2,3집을 쭉 내는 것 같잖아요. 에픽 하이는 각각의 매력이 강해요.
타블로 : 저는 근데 4집이 1집이었으면 좋겠어요. 제 이력에 있어서요. 1집은 제가 랩만 잘했지 음악적으로 하고 싶은 걸 거의 못했어요.

그런데 1집이 없으면 오늘날이 없지 않은가.
타블로 : 지우고 싶은 건 아닌데, 1집 때는 프로듀서 분이 있었고, 그리고 제가 들어왔을 때 이미 한국에서 힙합을 하던 사람들이 같이 하다 보니까, 제가 하고 싶은 대로 할 수가 없었어요. 그런 의미에 있어선 1집이 아쉬웠고, 2집에선 본격적으로 '평화의 날' 같은 걸 하면서 작곡을 시작했는데, 그 앨범도 아쉬움이 커요. 하고 싶은 걸 할 수 있었는데, 아직 그걸 잘 못할 때예요. 그리고 3집 때는 앨범 자체는 마음대로 만지고 만족했는데, 근데 3집은 저의, 그러니까 앨범이 나와서 성공을 하면서 사람들이 음악 얘기는 안 하고 너무 저한테만 집중하는 것 같아서 좀 그랬어요. 그래서 제가 그 이후론 제가 2006년 1년 동안 라디오 디제이만 하고 아무것도 안 하다가 낸 게 4집인데, 4집은 제가 하고 싶은 말도 했고, 사람들이 음악으로 받아줘서 너무 좋았어요.

좀 어려운 앨범이지만, 마케팅에 너무 주눅 들지 말았으면 한다. 어차피 만들 때만 예술의 영역이고, 나온 다음에는 완전히 산업의 영역이니까.
타블로 : 넬(Nell)의 종완이랑 저랑 둘이서 항상 하는 얘기가 있어요. 우리가 앨범 작업을 되게 오래하는 편이거든요. 발매 일을 무시하고 몇 달을 넘기는 경우도 있죠. 회사에서 어떻게 된 거야 하면서 물어보면 이렇게 말해요. “앨범을 내기가 싫어요. 만들고 있을 때가 너무 즐거우니까요!”

인터뷰: 임진모, 이대화, 한동윤
사진: 배강범
정리: 한동윤

  2007/12 한동윤 (bionicsoul@naver.com)






출처: http://www.iz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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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픽 하이(Epik High) 인터뷰   


'에픽 하이'는 줄타기에 능란한 뮤지션이다. 음악을 만드는 부분에서 대중 친화적인 접근을 내세우기도 하지만, 앨범 전체적인 구성에서는 그에 비례하는 힙합 정통의 요소를 구축해 항상 양쪽의 기호와 요구를 충족시켜온 점을 돌이켜보면 수긍이 갈만하다. 우리 시대 가장 인지도 있는 힙합 뮤지션 중 하나가 되었지만, 이와 같은 사실은 에픽 하이를 아이들의 입맛만 맞추며 쉬운 음악을 하는 존재로만 치부할 수 없는 근거가 되기도 한다.

대중성과 본색(本色)의 혼합도 어느덧 다섯 번째에 접어들었다. 한쪽이 너무 과했던 탓이었는지 굉장히 무겁고 어둡게만 느껴졌던 지난 앨범에 비해 이번 음반 < Pieces, Part One >은 상대적으로 편하게 들린다는 평가를 받는다. 편곡 방식에 변화를 둔 요인도 있겠으나 전반적인 분위기 자체가 한결 밝아진 걸 보면 심적 부담감을 많이 덜어낸 듯 보였다. 그들도 이 부분에 대해 “늘 긴장감을 갖고 만들지만 이번 앨범은 혁대 풀고, 힘 빼고 만들었다”라고 말했다.

그래도 여전한 건 가사의 진지함이다. 이것 역시 에픽 하이에게 아티스트로서의 면모를 유지하게 해주는 것. 노랫말에는 조금 더 하중이 실렸지만, 스타일 면에서 3집의 'Fly', 4집의 'Fan'과 비슷한 맥락에 있는 타이틀곡 'One'에 대한 언급으로 대화를 풀어나갔다.


앨범 낼 때마다 타이틀곡이 유사한 스타일 아닌가. 대중적인 고려?
타블로 : 꼭 그런 걸 생각하진 않았는데요, 주제가 너무 무거워서, 처음에 주제부터 정해놓고 곡을 만들기 시작했는데, '구원'이라는 주제로 곡을 만드는데 이게 너무 무거워서 대중들이 좀 쉽게 접할 수 있는 곡으로 만들려고 했어요. 'Fan' 같은 경우는 곡으로 분위기를 내려고 했던 건데, 메시지가 단순한 거라서 음악으로 무게를 주려고 했고요. 이번 앨범 특별히 타이틀곡이나 '우산' 같은 노래는 힘을 많이 뺀 것 같아요. 큰 변화나 그런 걸 보여주려고 했던 것보다 일단 대중들도 편하게 들을 수 있는, 편하게 들으면서 이런저런 생각도 해볼 수 있는 그런 곡을 만들려고 했어요.

타블로와 투컷 모두 트랜스적인 요소가 좀 강화됐다는 느낌을 받았다.
타블로 : 이 앨범 의도는 그랬고요. 우리 음악 자체가 그렇게 가고 있다기보다는, 이 앨범을 좀 그렇게 만들고 싶었어요.

트랜스 계열은 댄서블한 요소 때문에 천속한 느낌을 줄 수도 있다.
투컷 : 요즘 세계 음악의 동향을 보면 일렉트로닉적인 것이 상당히 많았잖아요. 트렌드도 반영하고 싶었고, 앨범 시작하기 전에 이런 요소들이 들어가 있는 최신 사운드를 만들어보자 하고 합의를 하고 만들었어요.

'The future'도 신시사이저 프로그래밍이 전반에 걸쳐 깔려 있지 않나.
투컷 : 요즘 트렌디한 힙합 스타일인데요, 그걸 만들어보려고 시도하다 보니까 잘 나온 것 같아요.

앰비언트, 라운지, 코어적인 것들 등 일렉트로닉에도 종류가 많은데, 굳이 트랜스를 상대적으로 부각한 이유는.
투컷 : 그쪽 음악에 꽂혀 있었어요. 찾아서 듣고 연구하다 보니까 그분들이 많이 사용하는 악기들을 사게 됐어요.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스타일이 나왔죠.

그럼 최신 빈티지?
투컷 : 최신 사운드로 만들었는데, 사용된 건 아날로그 악기들이에요. 가격이 꽤 나가요.

타블로도 그런 거 좋아하는지.
타블로 : 얘만 악기 좋아해요. (웃음) 저는 '진지한 롤러장 음악'을 만들고 싶었어요.

그런 걸 물어본 거다. 그런 느낌을 노렸으면 그게 맞지.
타블로 : 음악적으로 그걸 꼭 하고 싶었다기보다는 제가 80년대 태어났기 때문에 롤러장 음악을 되게 좋아해요. 그 당시에 흘러나왔던 음악들이 어떻게 보면 다 비슷비슷한데.

롤러장 경험은 있나.
타블로 : 저희가 딱 끝물이에요. 죽어갈 때요. 근데 음악은 완전히 어린 시절을 지배했으니까. 지금도 라디오에서 들으면 너무 좋거든요. (웃음) 저는 그래서 예전부터 롤러장 음악을 만들고 싶었는데, 그걸 좀 진지하게 표현해서 메시지는 좀 진지하게 가면 어떨까 생각도 했었고. 한 번 단순하게 그랬던 것 같아요.

베스트는 '연필깎이' 같다. 에픽 하이는 그런 걸 만들어야 한다고 본다. 대중성에 대한 요구를 무시할 순 없겠지만 5집 정도 왔으면 코어한 음악도 내보여야 하지 않을까. 과감하게.
타블로 : 그런데 여기가 끝이에요. 여기까지는 타이틀곡이나 후속곡에서 사람들이 생각하는 에픽 하이적인 면을 보여주고 싶었거든요.

5집까지는 팬을 위해 약간 봉사하고 싶고. 이후엔 실험도 좀 하겠다?
타블로 : 앨범을 들어보면 좀 그런 곡들이 있어요. 앞으로는 그게 주류가 될 것 같아요. 첫 곡 'Be' 같은 곡이요.

'Be'는 '이터널 모닝' 접근이던데. (이터널 모닝은 타블로와 페니의 인스트루멘탈 힙합 프로젝트팀으로 지난해 음반을 냈다)
타블로 : 예, 제가 약간 그런 거에 꽂혀 있어서요. '낙화', 'Be', 'Breakdown' 같은 곡처럼 세든 세지 않든 과감한 시도를 하고 싶어요.

'낙화'는 어떤 면에서 과감하다는 건가.
타블로 : 욕심이 없어서 과감했던 것 같아요. 화려함보다는 메시지 전달이 잘 될 수 있게 만들었거든요. 그 노래는 그렇게 만들어져야 되고 그렇게 들려져야 된다는 생각으로 만들었어요. 이번 앨범 들어보면 에픽 하이라는 팀의 색깔이 더 다양하게 표현된 것 같아요.

두 분이 보기엔 어떤가. 이터널 모닝 앨범도 정말 과감한 시도이지 않았나.
투컷 : 한국에서 경음악 앨범을 낸다는 것 자체가 참 의외였잖아요.
미쓰라 : 저는 정말 좋았어요. 누자베스(Nujabes) 같은 이런 음악을 굉장히 좋아하거든요. 그런 걸 우리나라에서 시도한 사람도 별로 없었고 완성도도 높았으니까요.
투컷 : 마스터 나오기 전까지는 일부러 안 들었어요.
미쓰라 : 기대가 상당히 컸어요. 좋은 작품이 나왔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었는데, 앨범을 들어보니 충격적이었어요.

미쓰라진은 무대에서 정말 멋져 보인다.
미쓰라 : 아, 제가 자다가 일어나서. (웃음)
투컷 : 아까 일어났을 때 정말 지능이 없어 보이더라고. (웃음)

미쓰라진은 이번 앨범을 만들면서 4집까지의 에픽 하이와 지금이 어떻게 다른 것 같은가.
정리가 된 것 같아요. 멤버들끼리 특히, 타블로와 투컷이 작업하는 데 나뉜 부분이 많았는데, 저희 안에서 화합하는 게 정리가 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4집은 곡마다 특징이 워낙 다양했거든요. 이번엔 타블로와 투컷 사이에서 교집합이 많이 생긴 것 같아요.

전에는 분리된 것 같은데, 이번엔 교집합이 생긴 것 같다? 타블로는 동의하나.
결과적으로 누가 그렇게 본다면 되게 고맙긴 해요. 멋있게 포장되어서 그런 거 같고요. (웃음) 솔직히 말해서 그렇게 깊은 생각을 갖고 만든 건 아니에요. 사실 어떻게 해보자 하고 정해둔 건 없어요.

1집에서 5집까지 변하지 않는 건, 어쨌든 에픽 하이 음악은 우울함이 강하다는 건데.
타블로 : 갈수록 심해지고 있어서 걱정돼요.
투컷 : 평소에는 애에요. 놀고 대화하는 거 보면.

음악 앞에만 가면 우울해지는 건가.
미쓰라 : 우울해진다기보다는 진지해져서 그렇게 되는 것 같아요.
타블로 : 거기다가 친구들이 좀 우울해요. 넬의 김종완이나, 하동균 같은 친구들. 개인적으로 둘이랑 베스트인데요. 이상하게 셋이 만나면 뭔 얘기를 해도 되게 우울한 쪽으로 가요. 우울하다가도 친구들 만나면 기분 좋아야 되는데. (잠시 후) 제 생각에는 우울한 이유가 음악을 하면서도 계속해서 상실감이 생기는 것 같아요. 힘이 빠진다고 해야 할까요?

음악계가 아름답지 못해서?
타블로 : 그런 것도 있고요. 이런 얘기는 처음 하는 건데요, 제가 하고 싶은 것과 제가 해야 되는 것, 혹은 사람들이 저에게 원하는 것들의 괴리감이 계속 넓어지고 있어요. 대중이든 마니아든 둘 중 하나는 제가 확고하게 원하는 게 있어야 하는데, 둘 다 원하는 것이 제가 개인적으로 원하는 것이랑 달라요. 항상 그래왔던 것 같기도 해요. 하지만 그게 음악적으로 더 좋은 결과를 만들 때도 있어요. 갑자기 이게 하기 싫다 이러면서도 다시 팀으로 오면 그게 특이하게 만들어질 때도 있는 것 같기도 해요. 음악 시장이나 음악 산업은 절 우울하게 만든 적은 없어요. 우리 앨범들이 그나마 잘 되는 거고. 그거에 대해서는 감사하니까 그런 생각은 없는데, 그냥 사람들이 우리 음악뿐만 아니라 음악을 안 아낀다는 생각이 너무 확실하게 드니까 거기에서 허탈함이 밀려와요. 우리 음악에 있는 우울함은 개인적인 우울함도 좀 있겠지만 음악을 하고 있는 것 자체에 대한 우울함이 좀 있는 것 같아요.

확실히 새천년 들어와서 음악은 예술임을 서서히 포기하는 것 같다. 솔직히 그건 맞는 얘기다. 이제 거의 소비품, 장난감 이렇게 되고 있으니까. 그렇기 때문에 음악을 더 잘 만들어줘야 한다. 지선하고 윤하를 불러들인 게 그 우울함을 막아볼까 한 전략인 것 같은데...
투컷 : 그렇다기보다는 그 분위기와 딱 맞아서 한 거예요. (웃음)

'One'에서는 지선의 보컬이 조금은 튀는 것 같다.
타블로 : 이게 참 희한한 곡인 거 같아요. 약하게 불러봤더니 너무 처지고, 훨씬 세게도 불러봤거든요. 그건 거짓말 하나 안 보태고 너무 심하게 가서요.
투컷 : 록이 됐어요.
타블로 : 이게 슬픈 노래인지 밝은 노래인지 모르는 곡이 나오는 거예요. '놀러와' 같은 곡을 들어봐도 약간 슬픈 것 같은데 내용은 밝고. (웃음)

'우산'은 토이 앨범에서 윤하가 불렀던 곡과 조금 비슷한 것도 같은데.
타블로 : 제가 작년에 제일 좋아했던 노래가 '오늘 서울은 하루 종일 맑음'이에요. 그걸 듣고 나서 윤하를 찾아가 참여해 달라고 부탁을 했어요. 아예 윤하를 염두에 두고 만든 거죠. 그냥 저는 작곡가로 만든 거예요.

윤하는 요즘 많은 노래에 참여하고 있다, 이러다 피처링 전문 가수가 되는 거 아닌지.
타블로 : 근데 또 본인이 그렇게 안하려고 해요. 저는 솔직히 말해서 윤하에 대한 기대가 너무 커요. 팬 입장으로서요. 제가 그 나이에 그렇게 노래를 잘 부르면 정말 좋았을 것 같아요.

앨범에 록의 터치도 있다.
투컷 : 록에 대한 조예는 타블로 쪽이 좀 깊고요.
타블로 : 저는 솔직히 록을 너무 하고 싶어요. 기타 못 치고 노래를 못 불러서 그렇지. 둘 중에 하나라도 잘 했으면 했을 텐데. 저는 정신만 있고 능력이 없어요.
투컷 : 록 작곡가 어때?
타블로 : 그럼 힙합 쪽에서도 욕먹고, 록 쪽에서도 욕먹고. (웃음) 투컷은 듀스의 영향이 좀 많고요. 저는 서태지와 아이들의 영향이 더 컸던 것 같아요.
투컷 : 생각해보면 진짜 그랬던 것 같아요. 저는 듀스를 광적으로 좋아했고.

미쓰라진은 어떤가.
미쓰라 : 저는 중간인 것 같아요.
타블로 : 얘는 '쿨'을 좋아했죠.
투컷 : 영턱스 클럽. (웃음)

라이브 무대를 몇 차례 가까이서 볼 기회가 있었는데, 무척 재미있던데.
타블로 : 멋있게 하고 싶은데, 그러기 위해서는 시스템을 빨리 벗어나야 해요. 싫어서가 아니라 활동하다 보면 너무 피곤하니까요. 솔직히 말해서 공연을 미친 듯이 준비해서 한 번이라고 해도 되게 잘하고 싶거든요. 그런데 너무 지쳐있는 상태에서 콘서트를 하니까 보여줄 수 있는 게 더 많은데도 그걸 못하는 것 같아요.

아까 트랜스 얘기를 한 건, 공연으로 더 부각되는 음악을 하고 싶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공연적 분위기를 업(Up) 시키려는 시도인 듯한데.
타블로 : 네, 맞아요. 진지한 롤러장 음악을 만들고 싶었어요. 지금 롤러장은 없더라도 롤러장 못지않게 놀 수 있는 곳은 많잖아요? 이왕 놀 거, 생각 없이 놀다가도 나가면서 구원이란 단어 하나라도 머리에 담고 가면. 나한테 구원이 뭘까? 구원? 이렇게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만족하고 싶었어요. 사실 방송 무대는 재미가 없어요. 아시겠지만 소리도 너무 작고 아무리 키워달라고 해도 안 키워주고. 방송으로 나가는 것만 생각하니까 연기하는 것 같고. 뮤즈 DVD를 샀는데, 한 곡 무대 연출이 우리가 한 한 달 연습해서 우리나라 최고의 뮤직비디오 감독을 동원해서 찍어도 십분의 일도 안 나오겠다 싶더라고요. 정말 멋져요.

앨범에 보면 레퍼런스들이 있다. 미리 염두에 두고 만든 건지.
타블로 : 이게 다 파일 이름들이었어요. 처음 작업할 때 사용한 가제들이죠. 그 가제 아래에 가사를 썼는데, 제목을 붙일 때는 또 다른 걸 붙였죠. 그런 게 있는 것 같아요. 처음 저장할 때 곡을 만들다가. 가사도 미리 생각을 하고 만드니까. 파일 이름이 그렇게 붙게 됐어요.

10번째 곡의 레퍼런스는 '나쁜 사마리아인'인데, 그게 어떻게 'Ignition'으로 바뀌었나.
타블로 : 자동차 사고 노래인데요, 우리가 현장을 실제로 본 다음에 생각난 걸 쓴 거거든요. 어떻게 하지도 못하고 그냥 지나쳐서요.

주제어들이 종교적인 느낌이 많던데, 교회 다니나.
타블로 : 크리스천이에요. 모범적인 기독교인은 아니지만요. 하나님이랑 예수님, 선과 악 이런 게 확실히 존재한다고 생각해요. 저는 어떤 면에서는 우리 앨범에 있는 몇몇 곡은 CCM 이라고 생각을 해요. 저희가 하는 게 힙합이다 보니까 그렇게 받아들여지진 않겠죠. 하지만 제 마음속에선 CCM이라고 생각하고 만드는 것도 있어요.

신보도 우울함이 강하지만 희망적인 내용도 존재하는 건, 종교의 영향인가.
타블로 : 발악인 것 같아요. (웃음) 사실은 우울한데, 막 미친 듯이 안 우울하고 싶고, 그리고 세상에서 제일 미약한데, 강하고 싶고 막. 그런 게 있었던 것 같아요.

음반 제작하면서 자주 들었던 앨범이 있다면.
미쓰라 : < Once > 사운드트랙이요.
투컷 : 잡다하게 많이 들었어요.
타블로 : 전 옛날 공일오비랑 토이요. 패닉, 동률이 형 음반들. 저는 그냥 형님들이 하는 음악을 그대로 해주셨으면 하는 욕심이 있는데.

어떤 면에서 공일오비 같은 음악을 좋아하는 건가.
타블로 : 요즘 들어서 90년대 음악을 많이 듣는 것 같아요. 감성이 다들 너무 순수해요. 반항할 때조차도 순수해요. 음악을 재미있게 하는 게 느껴지고요.

1990년대를 회상하는 이야기가 나오자 타블로는 방송이나 기타 프로그램에 섭외되는 가수들 중 자신이 나이가 가장 많은 출연자일 때가 많다고 아픔을 토로하며 “서서히 늙어가고 있다”고 꼬리를 달았다. 몇몇 선배들을 제외하면 자신이 최고 연장자가 될 정도로 가수들의 나이가 하향 평준화되고 있다는 점은 가수들의 활동 수명이 점점 짧아짐을 의미하기도 한다. 데뷔한지 이제 5년째이지만 에픽 하이보다 먼저 데뷔한 선배 힙합 뮤지션들이 많이 사라진 현재, 그들에게 영향을 준 래퍼들과 활동 중인 동료들에 대한 물음으로 대화를 이어갔다.


업타운이나 드렁큰 타이거 등, 그런 사람들 중에서 동시대 래퍼들 얘기 좀 해보자. 에픽 하이는 그들과 뭐가 다른지도.
타블로 : 저는 시비 매스(CB Mass)가 제2의 서태지와 아이들이 될 거라고 생각했어요. 시비 매스 짱이었어요, 진짜.
투컷 : 엄청난 사람들이에요. 지금은 친구이지만 그 당시에는 팬이었어요. JK 형 같은 경우는 파이오니어라고 얘기하고 싶어요.

업타운은 어땠나.
투컷 : 저는 개인적으로는 타샤(윤미래)가 랩에 있어서는 독보적으로 1위라고 생각해요. 남녀 합쳐서. 여자라서 참 다행이야. (웃음) 목소리로 할 수 있는 거에 1위라고 생각해요.
타블로 : 난 진짜 시비 매스 2집이 서태지와 아이들이였어.

바비킴은?
미쓰라 : 최고죠.
타블로 : 바비 형은 정말 잘해요.

그런 여러 랩 그룹과 에픽 하이가 뭐가 다른 것 같은지.
미쓰라 : BPM이 조금 빠르고요. (웃음) 한 20~30 정도가 빠르고.
타블로 : 쇼프로 출연 가능하고요. (웃음) 그냥 저희는 약간 4차원적인 게 있는 것 같아요. 음악을 할 때도 < 20세기 소년 >처럼 공상적으로 상상하는 그런 것들을 만화 그리듯이 음악으로 하는 것 같아요. 리쌍 같은 경우는 그냥 포장마차에서 소주 한 잔 마시면서 얘기하는 음악이잖아요. 실제 성격도 그렇고. JK 형은 무대 장악력이 최고에요. 다이내믹 듀오는 정말 신나고요. 아무리 생각해도 시비 매스(CB Mass) 2집은 명반이었던 것 같아요.

그런 시비 매스의 음악을 듣고서 받은 느낌은.
투컷 : 많은 자극을 받았죠. 개코, 최자가 저희 1집에 참여해줬어요.
타블로 : 저는 2집을 듣고 아예 회사를 찾아갔어요. 찾아가서 '꼭 그들을 만나야 된다'고 말했더니 회사에서는 '네가 뭔데 만나야 되냐?' 그러시고, 저는 '나 음악 하는 사람인데, 무조건 만나야 되겠다고' 얘기하고요. (웃음)

랩을 벗어나고 싶은 생각은 없나.
타블로 : 저는 사실 그래요. 객원 보컬을 기용해서 앨범을 만들고도 싶어요. 비틀스의 'Strawberry fields forever'가 제일 좋아하는 노래 중 하나인데, 그런 음악을 하고 싶거든요. 시도는 할 수 있겠지만, 제가 노래를 너무 못 하니까 잘 불러 줄 수 있는 사람을 찾아서 제가 쓴 곡을 부르는 식으로 작업을 하면 재미있을 것 같아요. 노래 레슨도 받고 싶어요.
미쓰라 : 나이가 많이 들어서까지 음악을 한다고 했을 때, 노래를 잘하면 랩으로는 표현하기 어려운 다른 감성들도 표현할 수 있어서 좋을 것 같아요.
투컷 : 또 너무 훈련이 잘된 보컬은 기계처럼 느껴져서 별로 안 좋아 보일 때가 있어요.

요즘 래퍼들의 디스(diss)에 대한 얘기가 많다. 어떻게 생각하나.
타블로 : 안 그래도 어제 무브먼트 식구들이랑 소울 컴퍼니 동생들이 모여서 그런 얘기를 했어요. 조금 있으면 비지(Bizzy) 형 앨범이 나와서 작업 차 녹음실에 갔거든요. 요즘 디스 전이 난리다 그러더라고요. 개인적으로 디스는 건 별로 안 좋아해요. 그냥 다 같이 한 번 회식이나 했으면 좋겠거든요. 전 그게 가능하다고 봐요. 힙합 하는 사람들이 딱 한 번이라도 모여서 술자리라도 가지면 서로 씹지 않을 거 같아요. 다 좋은 사람들 같은데, 왜 그렇게 서로 욕하고 비난하게 되었는지 모르겠어요. 디스를 통해서 어떤 좋은 음악들이 만들어지는 거라면 좋겠지만, 그렇지도 않잖아요. 안타까운 게, 그렇게 서로 싸우고 다투다 보면 상처를 받을 수밖에 없고, 그 상처가 더 좋은 음악을 만들 수 있게 할 것 같지는 않아요. 음악 하고 싶은 열의를 사그라뜨리게만 할뿐인 것 같아요. 미국에선 디스 전이 있어도 괜찮아요. 디스를 하고 서로 상처 좀 받아도 돈을 엄청나게 많이 번단 말이에요. 근데 우리나라에서 랩 하는 사람들은 그 자존심만이 자기가 살아있을 수 있는 유일한 건데, 거면 다른 사람 때문에 꺾이면 어떻게 해요.

만약에 6집부터는, 과감할 수도 있다 그렇게 얘기했는데. 미리 약간 그림을 공개한다면.
타블로 : (투컷과 미쓰라를 바라보며) 근데 네가 원하는 거나, 얘가 원하는 거랑 다 다를 거 같지? (웃음) 나는 솔로로 그냥 알아서 할게.

그럼 제목은 파트 투(Part 2)가 되는 건가.
투컷 : 그렇죠. 그런데, 언제 나올지는 모르겠어요. 다음 앨범이 될 수도 있고요, 다른 작품들을 몇 장 낸 다음에 < Pieces, Part Two >를 낼 수도 있고요.

앨범 케이스에 'In The Future'라고 적힌 부분 확실한 계획인지.
타블로 : 하하하. 그래서 Coming Soon이라고 안 썼어요. 이거 물어보는 이유가, 저희가 하도 약속을 안 지켜서 그런 거죠? (웃음)
투컷 : 예전에 어느 웹진에서 물어보셨는데, 2034년 안에는 낼 거라고 했어요. (웃음)
미쓰라 : 저는 못할 것 같아서 안 썼어요.
타블로 : 페니 앨범은 작업 중이고요. 제 솔로도 제가 만들고는 있어요.

공연은 어떻게 예정되어 있나.
투컷 : 수영장 파티가 있어요. 워커힐에서 하고 부산에서도 한 번 하고요.
미쓰라 : 사실 작년부터 계획한 건데.
투컷 : 저희에게는 자양강장제와 마찬가지에요. 신나게 즐기면서 공연을 할 수 있거든요.
타블로 : 활력소가 된다고 해야 할까요. 공연이란 부담 없이 그 시간은 그냥 저희도 같이 노는 거예요.

아직도 많은 래퍼, 힙합 뮤지션이 제대로 된 출연료를 지급받지 못한 채 무대에 서는 일이 많은 걸 감안한다면, 에픽 하이는 정말 축복 받은 그룹일 것이다. 그런 사정을 자신들도 잘 알고 있기에 계획된 파티 형식의 공연에 대해 이야기할 때에는 특히나 조심스러웠다.

인터뷰가 다 끝나갈 무렵, 요즘 어린 음악 팬들이 거친 언어를 사용하고 인터넷 신조어를 남용하는 점과 관련해 아쉬움 섞인 이야기를 꺼내자 멤버들 또한 “음악이 좋다는 말이라도 '쩐다'는 둥, 왜 굳이 그런 식으로 이야기를 해야 하는지 모르겠어요”라며 불편한 속내를 내비쳤다. 그리고 “힙합을 좋아하는 마니아층의 연령대가 점점 낮아지면서 선배 가수들에 대한 이해가 점점 부족해지는 것 같아 안타깝다”는 말을 덧붙였다. 평소에는 장난기 넘치지만 진지할 때는 또 다른 모습을 보인다는 그들의 말과 다름없었다.


인터뷰: 임진모, 이대화, 한동윤
정리: 한동윤

  2008/05 한동윤 (bionicsoul@naver.com)
Posted by poise

2008.07.02

기사링크 : http://www.donga.com/fbin/output?n=200807020352


후속곡 breakdown 선정 이유
Posted by poise
(전략)



-새벽에 전화할 수 있는 동료는 누굽니까.

"입대한 성시경씨와 문천식·테이·타블로·이기찬씨 정도요."


(후략)






기사링크 : http://isplus.joins.com/enter/star/200807/02/20080702160936153602010000020104000201040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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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부분은 이 블로그 성격과 맞지 않으니 뭐.......
암튼 꽤 친한가 보네요.
하긴, 타블로 씨는 밤 라디오 DJ이기도 하고 새벽 늦게까지 깨어있는 경우가 많고하니까 새벽에 전화해도 분명히 받을 것 같긴 합니다.

어제도 텔존에서 돌았다는 길거리에서 같이 찍은 사진을 봤는데....알군 못 알아보겠더라는....
꽤 옛날 사진인 것 같더라구요.
에픽하이 1집이나 2집 정도? (블로씨의 동안이 더 어려보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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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oise
어설픈 '김삿갓'에서 유려한 '3차원 운율'까지
'한국힙합: 열정의 발자취' 출간
한현우 기자 hwh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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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8.07.01 2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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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그래도 이런 책이 있었으면 좋겠다 싶었는데
정말 나왔네.
읽어보고 싶다.ㅋㅋ
(근데 책값이 22000원.)





Posted by poise
2007.05.16


기사링크 : http://spn.edaily.co.kr/entertain/newsRead.asp?sub_cd=EA21&newsid=01193926586409576&DirCode=0010201&curtype=re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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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기사에 깜놀했었지. 진짜....

은퇴설 냈던 그 기자님 나랑 외적 갈등 빚어볼래연?




Posted by poi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