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출처 : 디시인사이드 "디시 人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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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에 적힌 주소로 방문하시면 짧은 동영상도 보실 수 있습니다.)





다이나믹 듀오의 앞길을 막을 자, 누굴쏘냐!

2008-09-10 11:44:49 


  네 번째 정규 앨범 '라스트 데이즈(Last Days)'로 돌아온 최자와 개코, 다이나믹 듀오에게서 음악적 변화가 일어났다. 솔(soul), 펑크(funk)를 샘플링한 올드 스쿨 사운드를 선보였던 이들은 전자악기의 전성시대로 불리는 1980년대로 거슬러 올라가 일렉트로닉, 하우스, 드럼 앤드 베이스, 모던록 등 다양한 장르를 취해 힙합에 접목시키는 새로운 시도를 감행한 것.


  다이나믹 듀오는 그들의 이름처럼, 국내 다른 어떤 음반

에서도 볼 수 없는 초호화 피처링진을 두고 있어 앨범마다 풍성한 볼거리를 선사하고 있다. 이번 역시 예외는 아닌데, 타이틀곡 'Solo'는 많은 여성팬을 거느린 알렉스의 피처링으로 화제를 모았고, 그밖에 박진영, 김범수 등이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대중성 강한 힙합댄스곡부터 마니아들에게도 환영받을 만한 정통 힙합을 두루 선보였던, 다이나믹 듀오는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도시를 떠나 바다로 둘러싸인 제주로 향했고, 자신들이 잘하는 일과 그렇지 못한 일을 정확히 인지하는 것을 시작으로 '최후의 날' 완성에 성큼 다가섰다. 하지만, 팬들은 이러한 변화가 마냥 반갑지만은 않다는 눈치다.


  CB Mass 활동을 통해 국내 힙합신의 대중화를 이끈 최자와 개코는 촌철살인의 가사와 귀에 착 달라붙는 정박의 플로우(flow)를 통해 리스너들의 귀를 사로잡았다. 그런 그들의 초창기 음악을 들어온 팬들은 이번 음악적 변화가 당혹스러울 법도 하다. 게다가 이들의 앨범이름과 황량하기 그지없는 앨범 재킷에서부터 뭔가 심상치 않은 냄새가 풍겨온다. 대체 그들은 무엇에 작별을 고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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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왼쪽부터 '다이나믹 듀오' 멤버 최자, 개코 >


다이나믹 듀오 (Dynamic Duo) 최자와 개코는

고교 시절 KOD란 4인조 언더그라운드 팀으로 데뷔

2000년 커빈과 함께 CB MASS 결성

3집까지 내고 2003년 해체한 뒤 2004년 다이나믹 듀오를 재결성했다.

현재 '아메바 컬처'라는 레이블을 만들어 활동 중이다.




- 안녕하세요. 먼저 제 이름부터 소개할게요. 나 유나 거꾸로 해도 나유나입니다. '다이나믹 듀오' 앞에서 이렇게 인사해 보고 싶었어요. 이름에 라임이 살아있지 않나요?


 개 코 :    진짜요? 나윤아요?


 최 자 :    안녕하세요.


 - 아니요. 받침 없이 나유나에요. 요즘 디시뉴스 기사 밑에 기자들 이름과 관련한 재미있는 댓글이 많이 달리고 있는데, '나유나 거꾸로 해도 나유나'라는 댓글이 그 신호탄이 됐거든요.


 개 코 :    거기서 유명하신가 봐요?


- 유명한 건 아니고요. 기자들이 저마다 사진을 공개하고 있어서, 때때로 다른 방향으로 주목받기도 하죠.


 개 코 :    가서 볼게요.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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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가 괜한 소리를 했나 보네요. (웃음) 소개가 너무 길었죠. 그럼, 인터뷰를 본격적으로 시작해 볼게요. 최근 정규 4집 앨범 '라스트 데이즈'(Last Days)를 발표하셨어요. 앨범이름이 뭔가 비장하게 느껴지는데요. 어떤 의미가 담겨 있는지 설명해 주세요. (디시이용자 '생초밥'님)


 최 자 :    저희가 내년, 한 5월 조금 넘어서 군대에 갈 것 같은데, 이 때문에 정규 앨범으로는 이번이 마지막이 될 것 같아요. (또 다른 앨범 작업을 하기엔) 시간상 많이 부족하기도 하고. 마지막 정규 앨범을 내는 것에 대한 아쉬움? 절박함? 이런 것 때문에 '라스트 데이즈'가 됐어요. (군대) 가기 전 마지막 날들? 뭐, 그런 의미로.


- 그러니까 군대 가기 전, 마지막 앨범이라는 거죠?


 개 코 :    네, (군대) 가기 전 마지막이요. 그리고 둘 다 조금 있으면 서른 살이 되거든요. 20대의 마지막이라는 의미이기도 하죠.


 최 자 :    마지막 앨범. '앨범'이라는 것 자체를 이제 (음반)시장에서도 원하지 않는 것 같아요. 음반시장이 '싱글'이나, '디지털 싱글'로 바뀌는 추세거든요. 회사 입장에서도 그렇게 안 하면 힘들고요. 앨범을 돈 많이 들여 열심히 만들어 봤자 옛날처럼 팔리지도 않고. 또, 전곡을 다 들어주는 풍토가 아니어서 차라리 똑같은 앨범이어도 세 곡씩 끊어서 내면 훨씬 더 많은 분이 전곡을 들을 수 있는 환경이 되니까. 뭐, (앨범을) 낼 수도 있지만, 제대로 된 앨범을 완성하는 것이 마지막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불현듯 들었어요. 이제 LP가 더 이상 안 나오는 것과 같이. 그래서 '라스트 데이즈'로 정하게 됐죠.


- 그렇군요. 이번 앨범에 대한 만족도는 어느 정도세요? 마지막 앨범으로 생각하는 만큼. 공을 많이 들였을 것 같은데요. 또, 프로듀서부터 작사, 작곡 등을 몽땅 해내면서 하고 싶은 이야기를 음악으로 풀어내고 있는데, 이번에도 하고 싶은 이야기를 다 하셨나요? 뭔가, 못다 한 이야기는 없나요? (디시이용자 '천성임', '추순사삼이'님)


 개 코 :   지금으로선 하고 싶은 얘기는 다 한 것 같아요. 뭐, 할 얘기는 앞으로 더 생기겠죠. 그래서 또 앨범 작업을 하는 거고요. 이번 앨범에 정말 공을 많이 들였다고 생각되는 게, 앨범 나오기 2주 전부터 3시간도 못 자면서 믹싱작업 하고 마무리 작업 하느라 고생했거든요. 그래서 그때 '라스트 데이즈'라는 앨범 제목이 생긴 것 같기도 해요, 사실 그 2주 전, 앨범 작업하는 기간 동안에는 조금 여유 있게 작업했어요. 편하고 즐겁게 작업해서 앨범 자체는 꽤 만족스러워요. 만족도는 '아! 이 정도면, 우리 열심히 했다' 정도요?


 최 자 :    다른 어떤 앨범보다 후반작업 기간이 길었기 때문에 어쨌건, 원하는 데까지 고쳐보고 나온 거라. 만족도는 높아요.


- 아까, 작업이 즐거웠다고 했는데, 일부러 음악 스타일에 변화를 주고자, 제주도에서 앨범 작업을 했다고 들었어요. 작업 기간은 얼마나 됐으며, 서울에서 작업할 때와는 어떻게 다르던가요? 또, 이 과정에서 에피소드는 없었나요? (디시이용자 '50원', 'awp'님)


 개 코 :    3주? 3주 정도 있었어요.


- 거기서 작곡·작사 등 앨범 작업을 다 하신 거예요?


 개 코 :    기본 베이스를 미리 만들어 놓고, 제주도에선 곡에 가사를 붙이고, 녹음하는 후반 작업을 했어요. 1박 2일 프로그램을 본 뒤 제주도까지 배 타고 가자는 의견이 나와서 '불꽃놀이도 하고 괜찮겠네!'라며, 차에다 녹음 장비를 싣고, 배 타고 갔는데 막상 불꽃놀이는 못 보고 심심하게 갔죠. 펜션 한 채 빌려서 간이 스튜디오를 만들고 음악 작업을 했는데, 다행히 비수기라 사람이 많지 않아 조용히 작업할 수 있었어요. 가사 쓰다가 지루해지면 바다 보러 가고 맛있는 것도 먹고. 그런 생활을 하며 3주를 지내니까, 이런 게 사람 사는 거구나 싶더라고요. 서울에 있을 땐 각박하고 일에 쫓겨 정신없었는데….


- 또, 사람도 만나야 하고 말이죠.


 개 코 :    네, 계속 사람도 만나야 하고. 일단, 일상으로부터 격리되니까 그만큼 생각할 시간도 많아지더라고요. 그렇지만, 죄책감이 안 드는 게 놀기만 했던 건 아니니까요.


 최 자 :    가사가 막 술술 나오는데, 정말 좋았어요.


 개 코 :    정말 전에는 생각 못했던 가사들이 나오더라고요.


 최 자 :    주제도 그렇고.


- 어떤 곡들이 그런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탄생했나요?


 개 코 :    거기서 작업한게 'solo'.


 최 자 :    '길을 막지마'


 개 코 :    'good love'의 초반 작업도 거기서 했어요.


 최 자 :    그동안 주로 사무실에서 녹음했는데, (사무실이) 되게 좁아요. 옆에서 직원들은 일하고 우리는 녹음하는 식이죠. 그런 분위기 속에서 작업하다 보면 '빨리 돈을 많이 벌어서, 직원들을 넓고 조용한 곳에서 일하게 해 줘야 할 텐데' 라는 생각이 드니까. 자연스럽게 HIT(히트)에 집중하게 되고 모든 곡을 다 타이틀 곡처럼 만들어야겠다는 욕심이 생기더라고요. 문제는 곡들이 오히려 더 재미없어진다는 거예요. 그래서 '작업 방식을 바꿔보자!'해서 제주도로 간 건데, 심리적으로도 격리되고 싶었던 순간이었기에 타이밍도 적절했던 것 같고 조금 더 음악 작업에만 집중할 수 있어서 정말 잘 선택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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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페셜 앨범 발매라던가 단독 콘서트 등, 군대 가기 전까지 다른 계획은 없으세요? (디시이용자 'ㅇㅇ', 'ONE!', '파슴연', '240'님)


 최 자 :    11월 초에 우선 단독 콘서트를 할 것 같아요. 12월에는 누군가와 같이하는 콘서트를 하게 될 것 같고요. 그리고 내년부터는 전국투어를 할 생각도 있어요. 그다음에 싱글 한두 곡 정도 발표하는 것도 괜찮을 듯싶네요. 이번 작업 때 30곡 정도 만들어 놨었는데 그중 이번 앨범 콘셉트에 어울리는 곡만 빼서 수록한 거라 아직 후반작업만 덜 된 곡들이 많이 있거든요. 그것들만 잘 추려도 좋은 노래들이 나올 것 같아요.


 개 코 :    아직 좋은 노래들이 많이 있어요. 쟁여놨어요. (웃음)


 최 자 :    주제 면에서 신선하다거나 너무 이번 앨범과 동떨어져 있는 곡들은 뺐는데, 회사에서도 아쉬워하는 곡들이 많이 있어서….


 개 코 :    기대해 주셔도 좋을 것 같아요.


 최 자 :    '생각대로 T' 광고음악 만들다가 중간에 그거 변형시켜서 만든 곡도 재미있고, 다 바닷가에서 만든 곡들이라 완전 여름 느낌이 물씬 날 거예요.


- 그럼, 이번 여름 가기 전에 싱글 음반 하나 더 내야겠네요.


 최 자 :    겨울에 내려고요. 따뜻하게.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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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 출처 - '다이나믹 듀오' 개코 미니홈피 >


- 제대 후에도 음악 활동을 계속 하겠다고 했는데, 개코, 최자 두 분이 '다이나믹 듀오'로 활동 하는 거 맞죠? 후배 양성에만 힘쓸 거란 소문도 있고, 입대 시기 때문에 팬들 사이에선 솔로 활동에 대한 얘기도 나오고 있거든요. (디시이용자 'Renilo', '파슴연'님)


 최 자 :    군대는 동반 입대할 확률이 높아요. 기회가 되면, 특기를 살려 군인들에게 힘을 실어줄 수 있는 연예사병으로 가고 싶어요. 이번 앨범 작업을 함께한 (김)범수 형에게 들은 얘기인데, 연예사병도 결코 쉽진 않다고 하더라고요. 어차피 군대는 다 똑같다고. 그렇지만, 우선 공연에 대한 감은 유지할 수 있으니까….


- 조금 아쉽지 않으세요? 만들어 놓은 음악도 많은데….


 개 코 :    '이제 뭔가 제대로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이런 생각을 계속 하다 보면, 아예 군대에 못 갈 것 같아요. 군대 갔다 오면 서른이 아니라, 갈 때 서른이니까. 갔다 오면 서른 둘이니까. (웃음)


 최 자 :    생각을 많이 할 기회가 될 것 같아요. 어차피 여기 있으면, 멀리 앞을 못 보고, 자기 자신도 못 보거든요. 눈앞에 있는 현실에 들볶여 살다 보니…. 예를 들면 무슨 공부를 하고 싶었는데, 유학을 가고 싶다든가, 이런 생각을 할 기회조차 없었거든요. 군 생활하는 동안 많이 생각해 보려고요. 내가 진짜 하고 싶은 일이 뭐였는 지를요.


- 진짜 하고 싶었던 일이 힙합이 아닌가요?


 최 자 :    맞는데요. 지금 같은 경우에는 어쨌든 현실에 쫓기니까요. 외국에 나가서 뭔가 해보고 싶어도. 갈 수 없는 상황이고. 스케줄에 따라 움직여야 하니까.


- 또, 전역하고 나서는 군대 비판도 할 수 있고 말이죠. (웃음)


 개 코 :    어떤 경험을 하고 왔느냐에 따라 다르죠.


 최 자 :    좋은 인생 공부가 될 것 같아요.


- 이번 질문은 최자 씨 건강에 관한 건데요. 성대결절 때문에 앨범 발매일이 조금 미뤄졌었죠. 현재 건강 상태에 대해 걱정하는 팬들이 많아요. 어떠세요? 많이 좋아지셨나요? (디시이용자 '햅히'님)


 최 자 :    네, 한두 달 정도 아무것도 안 하고 푹 쉬었어요. 성대 결절이 오니까 목만 아픈 게 아니라, 심리적으로도 문제가 생기더라고요. 무대 위에서 보여줄 게 목소리밖에 없는데….


- 왜요. 얼굴도 멋지세요.


 최 자 :    별로 볼만하지는 않잖아요. (웃음) 그걸로 사람들을 즐겁게 해줘야 하는데, 소리가 안 나오니까. 되게 우울했었거든요. 두 달 동안 가사도 거의 못 쓰고, 작업도 못 했는데, 그 와중에 개코는 자기 부분을 거의 끝내놓고, 몸을 만들더라고요. 이번 한정판 앨범을 보시면, 개코가 상반신 누드로 재킷 사진을 찍은 게 있어요.


 개 코 :    보여줄 게 없으니까. 그거라도. (웃음)


 최 자 :    두 달 정도 쉬었더니 건강이 많이 좋아졌어요.


 개 코 :    공연이 되게 많았거든요. 한 달을 대학교 축제 다니고 공연을 하다 보니까 체력이 많이 소진됐어요. 그거 끝나고 바로 앨범 작업을 시작해서 부담이 되고 몸에 무리가 갈 수밖에 없었죠. 그래서 최자를 그냥 쉬게 했어요. 앨범작업이 진행되고 있던 터라, 회사 분들이 많이 고생하셨죠. 발매 일이 정해져 있었는데 연기시켰거든요. 뭐, 목 상태가 좋아야 만족스러운 음악이 나오고, 좋은 음악이 나오니까.


 최 자 :    그래도 목소리 많이 좋아져서 다행이에요. 공연하는데, 크게 불편하진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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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갤러리 내에서도 이번 4집 앨범에 대한 반응이 많이 올라왔는데요. 뭔가 예전과 달라졌다는 평이 많았어요. 다이나믹 듀오에게 기대하는 바가 서로 다를 수밖에 없을 테지만, 반응이 다소 극단적으로 나뉘는 것 같더라고요. 아무래도 CB Mass 때부터 좋아했던 팬들이 이번 음악적 변화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을 것 같아요. 물론 이러한 반응도 어느 정도 예상했으리라 생각되는데요. 주위 반응은 어땠나요? (디시이용자 '민엄마손파이', '笛', '추순사삼이', '라이머','이~예~'님)


 개 코 :    일단, 다행인 건 극단적이면서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팬들이 많았다는 거예요. 이번 앨범을 작업하기 전, 인터넷에서 반응을 살펴보니 많은 분이 '다이나믹 듀오가 4집에도 비슷한 음악, 콘셉트로 나오면 앨범 사는 것을 고민할 것 같다'라고 얘기하더라고요. 또, 음악적 변화가 필요한 상황이기도 했고요. 우리도 똑같은 방식으로 음악을 만드니까 지겨웠던 거예요. 사실 (이번 앨범 작업) 초반에는 해왔던 방식대로 작업했어요. 녹음하고 들어보니 재미도 없고 이건 아닌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바꿔봤죠. 작업방식을 조금 바꿨을 뿐인데, 놀랍게도 음악 스타일이 완전히 바뀌더라고요.



- 회사 녹음실에서 벗어나 제주도에서 작업하신 것도 작업 방식을 바꾸려는 시도 가운데 하나였죠?


 개 코 :    네, 그뿐만 아니라 편곡도 3집까지는 욕심을 부려서 다 맡아서 했었는데, 이번에는 조금 부족한 부분을 잘하는 친구들에게 맡겼어요. 어차피 곡 전체를 주관하기 때문에, 우리가 못하는 부분은 잘하는 친구에게 맡겨보자는 얘기가 나오게 된 거죠. 그러고 나니까, 곡이 전체적으로 섬세해지고 아기자기하면서도 재미있고, 느낌도 많이 달라지더라고요. 그런 변화된 작업들이 너무 재미있었어요.


 최 자 :    이번 앨범에선 세련된 느낌이 많이 날 거예요.


- 세련된 느낌에 대해 일부 팬들은 '말랑말랑 해졌다' 이렇게 받아들이더라고요. 음악 스타일에 변화를 준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디시이용자 '말보로', '계란빵', '라이머' 님)


 최 자 :    우리도 재미있는 음악을 만들고 싶었기 때문에, 그런 변화가 조금 있었던 것 같기도 해요. 다이나믹 듀오의 다이내믹한 모습을 보여주는 게 조금 지겨웠어요.


 개 코 :    사람들이 우리에게 기대하는 모습이 어떤 건지 알고 있었지만, 사실 무대 위에선 다이내믹 해도 무대에서 내려오면 보통 사람보다 더 심심하게 살거든요. 그것도 우리의 일면이니까 사람들에게 그런 모습을 보여주자, 그런 생각이 들어서 이번 앨범은 조금 편하게 만들어 봤어요.


- 꾸미지 않은 다이나믹 듀오의 진솔한 모습을 보여 주고 싶었던 거군요.


 최 자 :    어차피 이런 것도 우리 모습이고, 그런 것도 우리 모습이니까.



- 아까 말씀하셨던 팬들의 '기대'라는 건, 1집 'TAXI DRIVER'의 영향이 크잖아요. 완성도 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 1집과 비교되는 것에 대한 부담은 없었나요? (디시이용자 '50원'님)


 최 자 :    사실 2, 3집 때는 부담이 있었죠. 또, 사람들은 우리가 지금까지 만든 스타일을 좋아했던 거니까. 여기서 벗어나서는 안 돼 라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있었던 것 같아요. 솔직히 고민하는 시기였죠.


 개 코 :    이번 앨범은 그런 강박관념에서 벗어나, 되게 편하게 작업했어요. '우리는 다이내믹 할 필요가 없다' 이름에서 오는 그런 고정관념을 훌훌 벗어버리고 작업하니까. 마음이 편해지더라고요.


 최 자 :    하고 싶은 걸 하는 거예요. 예를 들어, 비트를 만들다가 일렉트로닉한 느낌이 나면 '어 이거 이대로 느낌 좋은데' (개코 : 해보자!) '어 이거 좋아'라고 하면 위에다 얹어 만들고. 굳이 '우리니까 이런 음악 만들면 안 돼'라는 생각 없이 음악 작업에만 몰두했죠. 그리고 드럼 소리도 옛날에는 아날로그한 소리(직접 녹음한 소리)를 많이 썼는데, 이번 앨범에서는 전자 악기에 들어가는 드럼 소리를 많이 따다 썼거든요. (개코 : 808드럼 뭐 이런…. ) 옛날에는 이런 소리들이 되게 유치하게 들렸는데, 요즘 들어 다시 좋게 느껴지더라고요. 제 생각에는 지금 70년대가 지나가는 것 같아요. 70년대 스타일의 소리가 유행하다가 다시 80년대가 오는 기분이랄까. 디스코 사운드라든지, 옷 입는 스타일도 그렇고. 그런 건 억지로 따라하기 보다 자연스럽게 오는 것이기 때문에 마음 가는 대로 만들다 보니까 트렌드를 따라간 느낌이 나는 것 같아요.


- 변화된 음악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혹시 참고한 앨범이나 아티스트가 있었나요? 어느 정도 영향을 받았을 것 같아서요. (디시이용자 '깝ㄴㄴ'님)


 최 자 :    최근 음악 위주로 많이 들었어요. 나스(Nas), 릴 웨인(Lil Wayne) 등이요.


 개 코 :    랩 음악을 많이 들었어요. 예전에는 랩을 피해서, 솔, 펑크 등의 음악만 들었거든요. 우리가 잘하는 게 랩인데, 랩을 더 공부해야 하는 거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요즘엔 랩을 어떻게 표현하는지 집중해서 들었어요. (최자 : 랩에 대한 공부를 더 했어요) 랩이 되게 재미있어지더라고요. 그전까지 랩은 하나의 표현방식이고, 어차피 우리가 열심히 하고 잘하는 거니까 다른 걸 더 공부해 보자, 그런 생각이 있었는데, 이번 앨범은 아예 다르게 우리가 잘하는 거 더 열심히 해보자. (최자 : 우리는 잘하는 거 하고, 못 하는 건 다른 사람에게 맡기자, 그렇게 생각하니까 작업이 편해지더라고요) 네, 훨씬 편하고 (최자 : 더 재미있게 일할 수 있게 되고, 그동안 억지로 안 되는 거 붙잡고 공부하는 느낌이었거든요) 한 때는 랩이 조금 지루했었어요. 재미가 없고. 그래서 노래도 해보고 그랬는데, 이제는 랩이 다시 재미있어졌어요.


 최 자 :    요즘 미국 쪽 힙합 움직임도 상당히 발전적으로 돌아온 것 같아서. 반가워서 듣게 된 이유도 있고요.


- 각자 좋아하는 뮤지션이 다를 것 같은데, 소개 해주세요. (디시이용자 '네.응.', '240', '정무웅', '커빈', '김다듀'님)


 최 자 :    여러 장르의 음악을 다 좋아하긴 하는데…. 리나(lina)라는 여자 R&B 싱어가 있는데, 되게 음악을 잘하고 멋있어요. 영국에서는 조금 인기가 있는데, 미국에서는 인기가 없어요. 그 이유는 모르겠지만, 음악도 잘 만들고. 노래도 잘하는 뮤지션이에요. 느낌이 있어서 너무 좋아해요.


 개 코 :    영국 출신 R&B 가수 에스텔(Estelle)이요. 앨범이 탄탄하고. 전체적으로 좋게 들었어요. 또, 더 루츠(The Roots)요. 이번 앨범 정말 잘 만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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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렉스의 피처링으로 더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Solo'를 타이틀 곡으로 정한 건 아무래도 대중성을 고려해서 인가요? 김범수 씨가 피처링한 'good love'도 반응이 좋던데, 'solo'를 타이틀로 정한 이유가 있나요? (디시이용자 '♥파니동정론', 'ㅇㅇㅇㅇㅇㅇ', '고야'님)


 최 자 :    앨범 작업 할 때는, 그냥 편하게 만들고요. 타이틀곡은 회사 직원들이 다 같이 골라요. 그 중, 'Solo'가 만장 일치로 선택된 거예요. 자연스럽게 타이틀 곡이 됐고. 'good love'도 좋아서, 끝까지 경합을 벌이긴 했는데, 범수 형이 없는 상태에서 'good love'를 무대 위에서 공연한다는 건 많이 힘들 것 같아서요.



- 그럼, 알렉스 씨와는 공연할 때마다 함께 하세요?


 최 자 :    알렉스 씨 파트가 적어서, 없이도 충분히 커버할 수 있어요.


 개 코 :    그냥 화분을 가지고 다니기로 했어요. 알렉스 씨 목소리가 나올 때. 화분에 물을 주는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죠..


- 아, '알렉스 화분 심는 소리'라는 유행어에서 아이디어를 얻으셨군요. (웃음) 두 분다 여자친구가 있는 걸로 알고 있어요. 'good love'라는 곡을 각자 여자친구에게 선물 했다고 들었는데, 애초에 이 곡은 선물로 기획된 건가요?


 개 코 :    선물이라기 보다, 이번 앨범에서는 사랑 노래도 쓰고 싶었어요. 우리가 살아가면서 비판만 하고 살 순 없잖아요. 인간이 살아가는 데 있어, 사랑도 중요한 거잖아요. 그냥 여자 친구를 생각하면서 자연스럽게 썼어요. 딱히, 주제를 정했던 것도 아니에요. 이번 앨범 대부분이 그런데, 습작 형식으로 지껄이다가 여자친구에게 편지쓰듯이 써야지 하고 쓴거예요. 녹음도 가이드 녹음하려고 랩을 한게 그냥 오케이 된 거고요. 데모 상태나 다름 없어요.


 최 자 :    사실 둘다 여자친구에게 잘하는 스타일이 못 돼서. 더 잘 해주고 싶어도 일주일에 제대로 데이트 할 수 있는 시간이 거의 없고. 2주에 한 번 있을까 말까 하는데, 그마저도 다른 곳에서 계속 전화가 오니까 미안하잖아요. 음악하는 사람으로서 이 것밖에 해 줄 수 있는 일이 없더라고요.


- 반응이 서로 달랐다고 들었어요. 한 쪽은 너무 좋아하고, 한 쪽은 너무 시큰 둥 했다고. (웃음)


 최 자 :    작업할 때부터 개코 여자 친구는 계속 옆에 있었거든요.


 개 코 :    계속 옆에 붙어 있었어요. 뭔가 짠 하고 들려줘야 했는데, 작업 기간 동안 옆에 계속 있었으니까. 완성되고 들려줬더니. '어~ 많이 들었잖아. 알아알아' 이런 반응이어서.


 최 자 :    제 여자친구는 일부러 안 듣더라고요. 완성되면 듣고 싶다고 얘기해서. 완성된 다음 들려주니까. 느낌 적으로 눈물이 났다고. 마음이 여린 친구라, 듣고 울더라고요.


- 개코 씨는 여자친구의 반응이 섭섭하지 않으셨어요?


 개 코 :    섭섭하진 않았어요. 작업 중간중간 계속 보면서 좋았기 때문에. (웃음)


- 그런 상황을 모르는 팬들은 'solo'라는 곡만 듣고, 혹시 두 분이 음악 작업 과정에서 이별을 경험한 건 아닌지 궁금해 했어요. 그럼, 'solo'라는 곡은 어떻게 만들게 됐나요? (디시이용자 'The Lune', '겸초', '쏘냐도르~', '김구시맨', 'LeeSunny', '네.응.'님)


 최 자 :    제주도에 가니까. 여자 친구와도 격리가 되잖아요. 있으면 있는대로 좋은데, 있어서 답답한 부분도 어느 정도 있는 거고. 재미있는 얘기긴 한데, 어쨌건 간에, 잠깐 동안 자유의 몸이 돼 보니까. 되게 마음이 편한 부분도 있는 거예요. 사실 보고 싶기도 했죠. 하지만, 이런 즐거움을 음악으로 표현해 보자. 솔로가 되면 이런게 이런게 좋은 것 같애, 라는 생각들을 쓴 거예요. 꼭 혼자 있는 게 나쁘지만은 않지 않겠느냐, 그런 느낌으로 써봤죠.


- 그랬군요. 평소 다이나믹 듀오와 친분이 있기로 알려진, 연예인들이 지금까지 앨범에서 인트로나 인터루드 부분에서 맹활약을 했는데요. 이번 앨범에서는 박진영, 김범수, 알렉스, J 씨 등 피처링진의 성격이 다소 달라진 것 같아요. 이러한 변화를 준 이유는 무엇인가요? (디시이용자 '민엄마손파이'님)


 개 코 :    음악적 변화를 갈구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변한 것 같아요. 작업도 새로운 사람과 하고 싶었거든요. 음악에서 목소리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데, 같이 작업하던 분들과 이번에도 작업했더라면 아무리 음악적 변화를 주더라도 비슷해 질 수 밖에 없겠다, 생각했어요. 그래서 이번엔 새로운 분들과 작업 해보자, 그러면 진짜 새로운 게 나오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피처링진도 자연스럽게 변화를 주게 된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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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분들을 직접 섭외 하신 거세요? 아니면, 먼저 연락이 온 건가요?


 최 자 :    어쨌거나 친분이 약간씩은 있는 분들이라. 자연스럽게, 이 노래 해주세요, 라고 먼저 부탁드렸죠. 김범수 씨와는 친분이 전혀 없었는데, 마침, 친한 Click-B 김태형 씨가 김범수 씨와 같이 연예사병으로 있었어요. 그래서 다리를 놓아달라고 졸랐죠. 어떻게 연결 돼서 이번 작업을 함께 하게 됐어요. 작업한 이후로는 인간적인 코드도 잘 맞고. 좋은 형이어서. 굉장히 많이 친해졌고요.


- 연예사병에 대한 조언도 들으셨고요.


 개 코 :    네, 그 형은 다녀왔고. 우리는 이제 가야 하는 상황이니까. 할 얘기가 많더라고요. 많이 물어보고. 연예사병도 똑같다. 그런 얘기. (웃음)


- 일반적으로 곡을 쓸 때 피쳐링 할 사람을 생각하고 노래를 만드나요. 아니면, 노래를 만들고서 이런 느낌이야,라고 해서 그에 어울릴 만한 가수를 찾는지요? (디시이용자 'ㅏ'님)


 최 자 :    후자인 경우가 훨씬 많아요.


 개 코 :    그때마다 다른데요. 애초에 생각할 때도 있고. 대부분 만드는 과정에서 거의 생각하는 것 같아요. 이 부분에서 조금 다른 목소리가 들어가면 더 재미있을 것 같다, 누가 있을까?라는 식이죠.


 최 자 :    전자의 경우는 프로젝트성이라든지, 영화음악. 광고음악에 대한 제의가 들어왔을 때. 이번에 누구랑 하실 것 같아요, 라는 얘기를 듣고서 만들 때죠. 앨범 작업할 때는 별로 없는 것 같네요.



- 1집부터 3집까지, 브라운아이즈(Browneyes)의 나얼 씨가 작업에 참여하셨는데요. 피쳐링 한 곡도 상당히 반응이 좋았고요. 이번 앨범엔 왜 참여하지 않은 건가요? (디시이용자 '헐눈', '부랄퀴', '동키'님)


 개 코 :    나얼 형하고는 평생 같이했으면 좋겠어요. 물론, 형이 해주시면요. 나얼 형의 목소리를 너무너무 좋아하거든요. 그런데 일단, 회사가 달라서 풀어야 할 부분도 많고, 과정이 복잡하긴 해요. 또, 그동안 나얼 형과 작업한 음악은 많이 보여드렸잖아요, 그래서 한 템포 쉬는 것도 좋겠다는 결정을 내렸어요.


 최 자 :    지금 타이밍에서 또 같이 한 음악을 내면, 사람들이 식상해 할 수도 있으니까. 아껴두고 싶죠.


 개 코 :    조금씩, 천천히 보여드리고 싶어요.



- 박진영, 김범수, 알렉스 J 씨와 작업하면서 에피소드는 없었나요? 다들 개성들이 강하신 분들인데, 작업은 어땠나요? 김범수 씨 하고는 잘 맞으셨다고. (디시이용자 'ㅇㅇ', 'ㅏ', '자마르', '힙갤하루살이'님)


 개 코 :    범수 형과 나얼 형을 되게 좋아하는데, 가요계 양대산맥이라고 생각해요. 두 분이 스타일은 다른데, 작업 방식 되게 비슷해요. 친하지도 않고 본 적도 없다고 하는데, 신기했죠.



- 두 분의 작업 방식이 어떤데요?


 개 코 :    꾸준해요.


 최 자 :    되게 꼼꼼하고요. 한 번에 OK 된 곡도.


 개 코 :    마음에 들 때까지.


 최 자 :    12시간씩 부스 안에서 안 나오니까. 부르는 사람도 힘들지만, 사실 밖에서 기다리기도 쉽지 않아서, 가끔 중간에 졸기도 하고 그래요. 그렇게 열심히 불러준 사람은 지금까지 그 두 분밖에 없었어요.


- 많이 감동하셨겠어요.


 개 코 :    너무너무 고맙죠. 다른 가수의 앨범인데, 그렇게 열심히 참여하기 쉽지 않죠. 그분들의 열정이 너무 멋있더라고요.


 최 자 :    그런 느낌을 받았어요. 최고는 역시 다르구나. 많이 배웠죠. 이렇게 잘하는 사람도 열심히 하는데, 우리도 열심히 해야겠다, 하고요.


- 박진영 씨와는 어떠셨어요?


 개 코 :    진영이 형은 너무 바빠서, 작업을 같이 못 했어요. 각자의 스튜디오에서 녹음한 곡을 온라인상에서 주고받는 형식으로 작업했죠. 워낙 음악 코드도 잘 맞고 하니까. 어렵진 않았어요.


- 혹시, 같이 작업해보고 싶은 가수가 있나요? 그분이 인터뷰를 보고, 먼저 연락할 수도 있잖아요. (디시이용자 '김배추', '♥파니동정론'님)


 최 자 :    최근 장필순 씨 노래를 몇 곡 다시 들었는데, 그분 목소리에 꽂혀서….



- 약간 솔(Soul) 느낌이 강한 목소리를 좋아하시나 봐요.


 개 코 :    아, 김정희 선생님이나 김추자 선생님과 함께 작업해 보고 싶어요. 심수봉 선생님도요. 정말 재미있는 음악이 나올 것 같은데. 뭐, 그분들이 해주셔야 말이죠. (웃음) 그런 마음만 갖고 있어요. 그분들이 저희를 알고 계실지나 모르겠네요.


 최 자 :    자랑스럽다거나 좋은 곡이 나오면, 한 번 부탁해 봐야죠.



- 이 인터뷰는 안 보실 것 같네요.


 개 코 :    그러게요. 바람만. (웃음)


- 이번엔, 약간 비판적인 질문이에요. 일부 네티즌들은 다이나믹 듀오의 성공에 대해 피쳐링한 가수 덕분이라는 일종의 '후광효과론'을 거론하고 있는데요.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디시이용자 '♥파니동정론', 김배추', '민엄마손파이'님)


 최 자 :    당연히 '후광효과'는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한 곡을 완성하는 데 있어서. 어떤 곡은 우리 힘만 가지고 완성할 수 있고. 어떤 곡은 다른 사람의 힘이 들어가는 게 더 좋은 곡이 될 수 있는 거거든요. 후광효과를 봤다는 것도 어느 정도 인정하고 있어요. 하지만, 어쨌든 그 자체가 우리 음악 스타일이고, 우리 음악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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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죠. 두 분이 만든 음악이니까요. 지금까지 많은 작사를 하셨는 데요. 노랫말은 주로 어디서 영감을 얻나요? 문득 떠오르는 건가요? (디시이용자 '정무웅'님)


 개 코 :    문뜩 떠오를 때가 제일 많은 것 같아요. 인간 자체가 평범하다 보니, 무대에서 내려온 우리 모습은 어쩌면, 보통 사람보다 더 평범할 수도 있거든요. 사는 게 되게 심심하고 그래요. 그러다 보니, 가사도 일상적인 주제에서 벗어나지 않는 것 같고.



- 그래서 더 많은 분이 다이나믹 듀오의 음악에 공감하는 거 아닐까요?


 개 코 :    그게 저희 역할인 것 같기도 하고요. 사실 인생의 풍파도 거의 없어요. 가난하게 살지도 않았고. 뭐, 그런 건 상대적인 거라 어떻게 얘기할 순 없지만. 지금껏 특별히 아픈적도 없었고.


 최 자 :    근데, 그게 지금 대한민국의 평범한 사람들의 생각인 것 같아요. 밥을 굶는 사람이 있긴 있어도 많진 않잖아요. 우리가 보여주고 싶은 건, 그런 평범한 사람들의 생각이에요.


 개 코 :    일상에 대해 얘기하고.


- 또, 고민하고 비판하는 것도요.


 최 자 :    누구든지 다 고민이 있는 거고. 둘 다 대학원에 다니고 있는데, 중간에 리포트를 내야 할 때, 정말 쓰기 싫거든요. 그런 것도 남들도 다 하는, 경험해본 고민이잖아요.


- 혹시 두 분은 리포트도 라임을 살려서 쓰시나요?


 최 자 :    라임을 맞추진 않지만, 쓰다 보면 약간 비슷해지긴 해요. 약간 흐름이 랩처럼 될 때가 있어요. 특히, 문장 길이가 비슷해져서 말이죠.


- 그런 직업병이 있군요. (웃음)


 개 코 :    직업병이 몇 가지 더 있어요. 음악 들을 때도. 이런 가게에서 나오는 음악 있잖아요. 듣다 보면, 저거 따서 쓸까? (최자 : 이 소리 샘플링 하면 정말 재미있겠다)라는 생각을 하게 되고. 뭐, 이런 것도 직업병인데,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있어요. (웃음)


 최 자 :    중국 마사지 받고 있는데 중국 노래 나오면, '이 피리 소리 대박인데' 라는 생각에 음악에 집중하게 되고, 그러면 마사지를 제대로 못 즐기고 나올 때가 있어요.


- 마사지를 즐겨 받으시나 봐요.


 최 자 :    네, 마사지 받는 거 너무 좋은 것 같아요. 정말 최고예요. 인생에서 되게 재미있는 즐거움 중 하나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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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외네요. (웃음) 가사를 쓸 때 라임에 신경 쓰다 보면, 그 노래의 서정성을 전달하기가 쉽지 않은데, 어떤 것에 중점을 두고 가사를 쓰세요? (디시이용자 '오르시'님)


 개 코 :    골고루 신경을 쓰는 편이에요. 일단, 가사 흐름이 깨지지 않는 게 제일 중요해요. 전달하고 싶은 내용이 있는데, 그 흐름이 깨져버리면 의미가 없거든요. 저도 그렇지만, 사람들이 음악을 들을 때 보통 얘네가 이런 얘기를 하는구나, 그걸 먼저 알고 이런 라임을 썼네, 운율이 재미있다. 톤이 재미있네, 이런 순서로 확인하는 것 같아요.


 최 자 :    기본적으로 가사 전달력이 제일 중요한 것 같아요. 그걸 메인으로 생각하고, 나머지 부분들은 끝없는 타협이죠.


 개 코 :    느낌적인 거죠.


 최 자 :    여기서 이 단어를 넣으면 잘 들리는데, 재미가 없어. 그러면, 다른 단어로 바꾸고 또, 고민하고.


 개 코 :    단어가 너무 많으면, 하나를 빼자. 혀를 덜 굴리는 대신, 덜 잘해 보이는 대신, 하나를 빼자.


 최 자 :    뭐, 이런 식으로 계속 타협을 하니까. 말 그대로 타협의 연속이에요. 특별히 신경 안 쓰는 건 없어요.


- 가사 속에 축구 관련 단어가 종종 들리고, 특히, 축구 게임 '위닝 일레븐'을 좋아한다고 들었어요. 좋아하는 축구팀과 선수는요? 한 분씩 말씀해 주세요. (디시이용자 '콩라인', '민엄마손파이', '문스피어'님)


 최 자 :    뭐, 요즘에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FC FW 디미타르 베르바토프(Dimitar Berbatov) 선수가 제일 멋있는 것 같아요.


 개 코 :    전, 인터 밀란 FW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Zlatan Ibrahimovic)요.


- 다른 인터뷰를 보고 느낀 건데, 최자 씨가 축구를 좋아하니까 덩달아 개코 씨도 축구 관련 질문을 받는 것 같더라고요.


 개 코 :    전 원래 축구를 그렇게 좋아하는 편은 아니었는데, 덩달아 좋아하게 됐어요. 오히려 축구 관련 단어는 제가 더 많이 써요. 왜냐면 저는 되게 단순한 인간이라서. 최자는 관심분야가 방대한 데 반해, 저는 좋아하는 것도 몇 가지로 한정돼 있거든요. 뭔가 좋아하다 보니, 가사에도 쓰게 되고. 이게 좋으면 가사에도 써보고 그래요.


- 그럼, 가사에 '롯데 자이언츠'도 나오는데 실제 팬이세요? (디시이용자 'canceI'님)


 개 코 :    부산사람들이 야구를 진짜 좋아하잖아요. 부산에 놀러 가면, 그게 너무 인상적이었어요. 롯데 자이언츠에 대한 부산 시민들의 충성도가 정말 대단하더라고요. 그래서 롯데 자이언츠가 좋아졌어요. 응원가도 선수마다 다르고. 그런 분위기가 서울에도 있으면 좋을 것 같아요.


 최 자 :    한번 경기할 때마다 닭을 만 마리 이상 튀긴대요. 맥주가 다 동나고. 어느 동네를 가도 그 시간에는 채널이 야구 중계에 고정돼 있고. 유럽에서 축구리그 할 때 거리에 사람들이 없는 것과 비슷했어요. 야구 경기할 땐 다 그것만 보고 있는 거예요. 그게 너무 멋있어 보이더라고요.


 개 코 :    '해변의 Girl' 가사를 쓰면서 여자에게 충성하는 걸, 부산 시민들이 롯데 자이언츠에 충성하는 것으로 비유하고 싶었어요. 게다가 부산엔 해변도 있고. 널 충성하는 데 부산사람들이 롯데 자이언츠에 충성하듯이, 나도 너에게 충성하겠다. 표현이 재미있지 않나요?


- 평소 여자친구에게 충성하는 편이세요? (웃음)


 개 코 :    뭐, 충성하려고 노력하죠. (웃음)


 최 자 :    (웃음) 나는 번뇌. 많은 번뇌.


 개 코 :    오래 사귀다 보니, 그런 고민이 있잖아요. 번뇌를 많이 하죠. 노력도 하고.


- 살짝 분위기를 바꿔 볼게요. 이번 앨범 수록곡 중에 '아버지' 란 곡도 가사가 애절하여 반응이 좋은데요. '아버지'란 곡에 어떤 사연이 있는 건가요? (디시이용자 '♥파니동정론'님)


 최 자 :    100% 아버지에게 쓰는 편지 같은 곡이에요. 아버지가 우리 음악을 듣는지 몰랐는데, 다 듣고 계셨고, 가사도 다 알고 계시더라고요. 한 번은 '너네 노래에서 욕 좀 그만 해라' 이러시는 거예요. 이제 가사가 들리시나 봐요. 아버지가 들으시니까. 아버지에게도 한 곡 드리고 싶어서 만들었어요. 사실 너무 슬프게 안 쓰려고 노력했어요. 엄마에겐 슬프게, 애절하게 쓸 수 있지만, 아빠에겐 남자로서 (개코 : 담담하게 쓰고 싶었어요. 남자대 남자로) 되게 담담하고, 어떻게 보면 건조하게 쓰려고 노력했는데, 완성되고 보니 그 자체가 더 감동적으로 다가오더라고요. 개인적으로 마음에 드는 곡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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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집부터 4집까지 통틀어, 가장 애착이 가는 노래가 있다면요? (디시이용자 'U43', 'GooRaSiN', '민엄마손파이', '콩라인', '50원', '서우', '병신람형사'님)


 개 코 :    계속 앨범을 낼 때마다, 그 곡들에 더 애착이 가요. 예전 곡들은 많이 잊혀지고….


- 예전 곡들이 촌스럽게 느껴지고 그러나요?


 개 코 :    촌스럽게 느껴질 때도 있죠. 왜 이때는 이렇게 썼지?


 최 자 :    지겨워요. 왜냐면, 앨범을 내고, 전국투어하면 똑같은 노래를 천 번씩 불러야 하니까. 너무 많이 부르고, 듣고 해서. 새로운 노래가 더 좋더라고요.


- 작사하는 데 보통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리세요? (디시이용자 '정무웅'님)


 최 자 :    작사는 오래 걸리면, 2주도 걸리고 빨리 쓸 땐 20분 만에 완성한 적도 있어요. 둘이 20분이면 한 곡을 완성할 수도 있고요.


 개 코 :    그게 딱 포인트가 있어요. 일주일 내내 고민하다가 어느 순간 복잡했든 게 풀려서 가사가 술술 나올 때가 있거든요. 일주일 동안은 준비기간이라 생각하면 돼요. 열을 예열하는 것과 같죠.


 최 자 :    어떤 느낌이냐면, 라디오 채널을 돌리다가. 주파수가 딱 맞아서 음질이 깨끗하게 나올 때가 있잖아요. 그 순간이 되면 머릿속에 전파가 들어와요. 내가 가사를 쓰는 느낌이 아니고. 누군가가 들어와서 대신 써주는 것 같은 기분이에요. (개코 : 진짜 쉽게 나와요) 쓴 다음에도 놀라요. '어? 어제 새벽에 내가 어떻게 이렇게 많이 썼지?'하고요. (웃음)


 개 코 :    '불면증'의 경우. 10분 만에 썼어요. (최자 : 저도 그거 한 시간 내에 썼어요) 이번 앨범에서 '아버지'란 곡도 되게 빨리 나왔고요. 참, '어머니의 된장국'도 빨리 쓴 편인데, 평소 많이 생각하고 있던 주제들은 빨리 나오는 편이에요.


- '어머니의 된장국'은 어떤 내용의 노래인가요? 어머니께 바치는 곡인가요?


 개 코 :    조미료 섞인 음식을 먹는 현대인들의 애환을 담고 싶었어요.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끼니를 거르기도 하고, 일에 치이기도 하고 뭐, 그런 걸 표현하고 싶었죠. 현대인들의 도피처가 뭐가 있을까, 계속 고민하다가 '어머니의 된장국'을 떠올린 거예요.


 최 자 :    한 줄 요약하자면, 인스턴트 음식을 먹어야 하는 현대인들은 '어머니의 된장국'이 그리울 때가 있다는 내용이죠.



- 반대로, 가장 힘들게 작업했던 노래는요? (디시이용자 'U43', '色水man'님)


 개 코 :    'Don`t Say Goodbye'요. 믹스 작업할 때 시간이 오래 걸렸어요. 음악 자체가 한 번도 시도해 보지 않은 장르여서. 드럼 앤드 베이스 곡인데, 두 배로 비트가 쪼개지니까, 많이 힘들었어요. 가사를 쓰면서도 머릿속으로 계속 다른 리듬이 떠올라서, 열심히 만들긴 했는데, 모르겠어요. 열심히 한 티가 안 나는 곡이에요.



- 그래도 그런 시도들을 앞으로 계속 할 생각이시죠?


 개 코 :    네, 힘들지만, 재미있는 것 같아요. 좋았어요.



- 이번 4집 앨범 발매에 앞서 한정판을 내셨어요? 이러한 시도를 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디시이용자 'ㅏ', '깡소우', '힙갤하루살이', 'Mikimic'님)


 최 자 :    음반이 요즘에는 음악을 들려주는 도구가 아니라 소장품이 됐잖아요. 그래서, 지금까지 저희 앨범을 사주신 분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담아 작은 선물을 드리고 싶었어요. 많은 분에게 드리긴 어렵지만, 골수 팬들에게 조금 더 소장가치가 있는 걸 드리고 싶었죠. 그런 마음으로 3천 장만 한정판을 찍기로 했는데, 중간에 불미스러운 일이 생겨서 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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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정판 추가 제작에 대해 팬들 사이에서도 말이 많았죠. 추가 제작 자체가 한정판의 의미를 퇴색게 하는 것이다, 혹은 이를 상업적으로 이용하는 것 아니냐는 불만이 있었어요. 물론, 추가 제작을 반기는 팬들도 있었지만요. 내부적으로도 많은 고민이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부득이하게 3천 장을 더 추가 제작할 수밖에 없었던 사정은 무엇이었나요? (디시이용자 '정무웅', 'ㅏ', '사기꾼', 'fuckyou', '사예', '힙갤하루살이', '새로고침', '라이머', '햅히', '음악내삶'님)


 개 코 :    저희가 3천 장만 발매한다고 발표를 했었는데, 도매상이나 매장 쪽에서 예약을 너무 많이 받은 거예요. 거의 만장 넘게 예약을 받은 상태였고, 입금까지 받은 매장도 있었죠. 이쪽저쪽에서 주문이 폭주하고. 서로 3천 장 가운데에 몇 장 더 가지고 가겠다고 하다가  (최자 : 그 과정에서 싸움도 나고) 싸움이 나서, 매장끼리 담합을 한 거예요. '너네 이거 더 안 찍으면 일반판도 안 팔 거다' 이렇게 으름장을 놓으니까. 사실 저희는 프리미엄으로 3천 장만 만들고자 했는데, 회사 규모도 작으니까 방법이 없었던 거죠. 만장 이상은 절대 못 찍는다, 선물인데, 그렇게 하면 의미가 없다고 반박했지만, 계속 강경하게 나와서 3천 장만 더 찍겠다. (최자 : 그들과 합의점을 찾은 게 3천 장이었어요) 사실 저희가 남는 게 없어요. 한정판 안엔 내용물도 많고. 패키지 자체 비용이 많이 들어가니까. 그런데 일부 팬들은 '너네 잘 팔리니까. 돈 벌려고 더 찍는 거지?' 이런 반응을 보이니까. 참 속상하기도 하고.


 최 자 :    중간에서 피해를 엄청 봤어요. 또, 거짓말쟁이가 됐고.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죠.


 개 코 :    먼저 사신 분들에겐 너무 죄송해요.


 최 자 :    추가 제작하면서도. 참, 스스로 바보가 된 것 같고. 3천 장 더 찍는다고 해서 뭐가 남겠어요. 처음부터 만 장을 찍으면 좋았지만, 재고가 남으면 손해가 두 배가 나는 거라 위험하잖아요.


- 충분히 다 팔렸을 것 같은데요?


 최 자 :    만 장이면 재미없죠. 한정판의 느낌도 안 나고. 게다가 재고가 있으면, 창피해질 것 같아서….


 개 코 :    관심을 가져주셔서 일단 감사드려요. 또, 일이 이렇게 돼서 너무 죄송해요.


 최 자 :    골수 팬들에겐 다른 방법으로 이러한 고마움을 갚아 드리고 싶어요.


 개 코 :    이번 일을 통해 많이 배운 것도 있고요.


- 앞으로 한정판은 더 많이 찍어야겠다는 거요? (웃음)


 개 코 :    아니요. 앞으로 한정판은 안 해야겠다. (웃음)



- 힙합씬에서 '디스'(Diss, Disrespect)가 이제는 필수요소로 자리

잡았는데요. '디스' 문화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다이나믹 듀오는 조금 자제하는 것 같더라고요. (디시이용자 'canceI', '네.응.', '커빈', '민엄마손파이'님)


 최 자 :    디스가 우리 문화와는 맞지 않는 것 같아요. 힙합이라 해도 한국 사람이 하는 거고, 힙합이라는 틀을 통해서 한국 문화를 투영, 보여주는 것인데, 디스라는 것이 잘 어울리지 않더라고요. 나라가 너무 좁고, 또 서로들 너무 가까이에 있으니까. 예를 들어, 내가 얘를 욕해도. 큰 힙합 공연이 있으면 다 같이 모이고 보게 되거든요.


 개 코 :    주변인들, 친한 사람에게서 전화가 와요. 친한 동생인데, 왜 그랬어. 화풀어. 저희도 혈기왕성할 땐 몇 번 해봤거든요.


 최 자 :    결국 한 달 만에 서로 만나서 화해하게 됐죠. 주변 사람들이 그런 자리를 만들어요. 그때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내가 이런 거 해서 뭐하나. 이렇게 화해할 것을. (웃음)


 개 코 :    듣는 사람들에게는 이슈가 되고 재미가 될 수 있지만, 우리와는 잘 안 맞는 것 같아요.


 최 자 :    또, 형동생문화가 있잖아요. 나보다 형인 사람에게는 강도 높게 욕 할 수 없고. '이 버르장머리 없는 놈'이라는 비난이 나오니까. 그 사람뿐 아니라 주변 사람들도 다 나를 싫어하니까.


 개 코 :    최근 힙합씬에서, 디스전이 많았잖아요. 인신공격이 아니라, 스타일을 지적

하고 재미있게 표현한 점에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부분도 있어요. (최자 : 말장난이긴 한데, 말장난의 테크닉 자체의 발전이 있었으니까) 하지만, 그것이 힙합의 최고 묘미가 되진 않았으면 좋겠어요.


 최 자 :    솔직히 예전에는 우리와 스타일이 다르거나, 인간적으로 잘못한 사람이 되게 싫었고, 욕을 하고 싶었죠. 하지만, 지금은 모든 게 이해가 되기 시작하더라고요.


- 앗, 나이가 들었다는…. (웃음)


 최 자 :    네, 쟤도 입장이 있고. 저럴 수도 있었겠구나. 만나서 물어봐야지. 그런 식으로 인식이 바뀌더라고요. 그래서 '디스'를 자연스럽게 안 하게 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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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시인사이드 갤러리를 자주 방문하는 편이세요? 이번 다이나믹 듀오 4집 포스터만 봐도 디시스러움이 물씬 풍기는 것 같아서요. 주로 어느 갤러리를 이용하시나요? (디시이용자 'ㅇㅇ', 'awp', '황뮤탈', '앙퀴', 'BAWOO', '퀙퀙뷕큄', '김나스'님)


 개 코 :    자주는 아닌데, 힙합 갤러리는 들어가 봤어요. 너무 욕이 많아서 깜짝 놀랐어요. 우리를 싫어하는 사람이 이렇게 많았구나. 평소 사람들이 우리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고, 생긴 건 저래도 열심히 하니까 좋다, 뭐 이렇게 생각할 줄 알았는데. 욕이 너무 많은 거예요. 그것도 그냥 뭐 스타일에 대한 욕보다는 못생겼다 라는 내용이어서. 아, 이런 곳도 있었구나, 하고 잠깐 충격을 받았죠. (웃음)


 최 자 :    그런데, 이제는 잠 안 올 때 보면 너무 재미있어요. 늦은 시간에도 글이 올라오는 곳은 디시인사이드밖에 없더라고요. 조금 웃긴 것도 많고 해서. 참, 시간 보내기엔 좋은 것 같아요.


- 디시인사이드 내 '다이나믹 듀오' 갤러리가 없는 것에 대해, 실망스럽진 않으셨어요?


 개 코 :    그러니까요. 안 그래도 디시뉴스와 인터뷰 한다고 해서 얼마 전에 들어가 봤는데, 없더라고요.



- 이번 인터뷰를 계기로 '다이나믹 듀오' 갤러리가 생기면 인증글을 남길 의향이 있으신지요? (디시이용자 'LeeSunny'님)


 개 코 :    워낙 저희가 인터넷 활동을 낯뜨거워해서요. 거의 안 해요. 해야하는 건데, 이상하게 창피하고. 또, 팬들에게 답장하는 것도 영 어색하더라고요.



- 사이트 성향상 '형, 왔다!' 하고 반말로 인증글을 남기셔도 돼요. (웃음)


 개 코 :    만들어 주시면. 감사해서 남겨야죠. 하지만, 초반에는 열심히 활동하다 갑자기 뜸해지면 이용자분들이 실망할 것 같아서.


 최 자 :    그리고 갤러리에 사람이 별로 없으면, 저희도 부끄럽잖아요. (웃음) 나이가 들면서 배운 게 있는데요. 사람을 만나서 말로 했을 때 이해가 되는 것도 텍스트로 뭔가 잘못 남기면, 시간이 흘러 이상한 의미로 왜곡돼 돌아온 다든가, 지울 수 없는 실수로 남기 때문에 가능한 텍스트로 안 남기려 하고 있어요.


- 또, 글이 캡처되잖아요. (웃음)


 개 코 :    그래서 인터뷰 할 때도 서면으로 하는 건 되게 싫어해요.


 최 자 :    실수가 많은 사람이라, 꼭 실수를 하더라고요.



- 디시인사이드 힙합 갤러리 등 온라인 공간에서 본인들에 대한 평가를 자주 확인하는 편인가요? (디시이용자 '커빈', '콩라인'님)


 개 코 :    앨범 나올 때는 자주 들어가서 확인해요. 사람들은 우리 음악을 어떻게 생각하고 받아들일지 궁금하니까. (최자 :  눈팅은 되게 많이 해요)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반응도 살피고요.


- 디시인사이드 힙합 갤러리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디시이용자 '♥파니동정론', '힙돌', '수제자'님)


 최 자 :    처음에는 비판글이 올라오면 약간 삐치고 그랬는데, 지금은 건설적으로 받아들이고 있어요.


 개 코 :    오히려 도움이 될 때가 있어요. 제대로 비판해 주시는 분들도 있거든요. 우리가 생각해도. 맞아 맞아. 이런 부분이 부족했지, 하고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글이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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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들쥐떼들'이란 곡에서 그 비판 대상이 구체적으로 무엇을 지칭하는 것인지, 궁금해하는 이용자들이 많아요. 일부에서는 '네티즌들의 횡포'를 비판하는 것이다, 라고 해석하기도 하는데, 이 곡에 대해 설명해 주세요. 어떻게 해서 탄생한 곡인가요? (디시이용자 'ㅏ', '소녀떼대통령', 'bq'님)


 최 자 :    듣고, 가슴 찔려 하는 분들을 동시에 공격한 곡인데, 네티즌뿐 아니라. 우리도 포함되고, 집단이기주의를 비판하는 곡이에요. 인격적으로 흠잡을 데 없고, 똑똑한 사람도 집단 안으로 들어가면 어린애처럼 변하잖아요. 마음대로 행동하려 하고요. 그것으로 인해 상처받는 사람들이 많죠. 한 명이 어떤 말을 잘못하면 동시에 공격하고, 며칠 있으면 다 잊어버리고. 그 사람만 바보 되고 끝나는 거잖아요. 그런 게 너무 무서운 거예요. 특정 인물 혹은 집단을 지칭한 건 아니고, 집단이기주의 자체가 너무 가슴 아파서, 소수 의견도 존중해야 하는데, 집단이기주의가 인간의 습성이라, 그런 잘못된 부분을 다 같이 생각하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만든 곡이에요. 인터넷이 집단이기주의가 나타나는 장소로 큰 역할을 하긴 하거든요. 역기능이기도 한 데. 뭔가 정당한 이유없이 타인을 공격하는 건 안 좋으니까. (개코 : 공산주의보다 더 무서운 것 같아요) 100명의 취향이 다 다를 수도 있는 건데. 나머지 99명과 안 맞는 얘기를 하면 동시에 한팀이 되어 한명을 따돌리니까. 때론, 다른 사람의 생각도 그대로 인정해 주고 받아들이는 관용이 절실히 필요한 것 같아요.


- 인터넷 문화가 조금 더 발전해야 할 것 같긴 해요. 지금 전 세계적인 추세라 하더라고요. 'Trust Me'라는 곡에서는 디시인사이드 힙합 갤러리가 언급됐어요. < 인터넷 rhythmer dc inside hiphopplaya 거기 기생충처럼 존재하는 playahater 아무리 나를 물어뜯고 때리고 상처줘도 관대해. 홍철이형처럼 나는 대인배 > 이런 내용을 왜 넣으신 건지, 살짝 불쾌감을 드러낸 이용자들도 있었거든요. (디시이용자 '각선미.', '정무웅', 'Aplus', '♥파니동정론', '콩라인', '노원인', '제레치', '추순사삼이', '김나스', '김머셔'님)


 개 코 :    그냥, 홍철이 형 얘기를 비유한 거예요.



- 정말 노홍철 씨가 대인배 인가요? (디시이용자 '음악내삶', '붐붐이'님)


 개 코 :    어…. 정말 대인배에요. 어떤 걸 표현하고 싶었냐면요. 아파트에서 누가 홍철이 형을 때리고 물어뜯고 도망간 사건이 있었잖아요. 그때 홍철이 형이 그냥 용서했죠, 괜찮다고. 그걸 비유하고 싶었어요. 인터넷 악플러들이 우리를 아무리 욕해도, 홍철이 형처럼 그 사람들을 용서하고 싶다, 뭐 이런 비유를 쓰고 싶었는데, 만약 제가 그렇게 맞았다면 못 참았을 것 같아요. (웃음) 그런데, 사람들은 '홍철이형처럼 나는 대인배' 그 앞부분에 더 관심을 두는 것 같아 아쉽더라고요. 그냥, 말장난처럼 가볍고 재미있게 표현하고 싶었어요. 너무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마세요.


- 그랬군요. 일부 이용자들은 그 앞부분만 보고. '대인배라면서, 왜 디시인사이드를 깐 거야?' 이렇게 받아들였죠.


 개 코 :    전체적인 문장을 보고 내용을 이해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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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로 굉장히 친하신 걸로 알고 있어요. 방송 활동을 하지 않을 때도 자주 만나세요? (디시이용자 '김배추'님)


 개 코 :    방송을 안 해도 공연이 많잖아요. 거의 가족보다, 여자친구보다 더 오랜 시간을 함께하고 있어요.


 최 자 :    스케줄이 없는 날은 안 볼 때도 있는데, 서로 각자 친구를 만나도 이상하게 꼭 만나게 되더라고요. 초등학교 때부터 동창이고, 제일 친한 친구이기 때문에 친구도 많이 겹치거든요. (웃음)


- 초등학교 때부터 힙합을 꿈꾸며 두 분이 만난 건 아니죠?


 개 코 :    그때부터 좋아하긴 했죠. 그러니까,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음악을 우연찮은 기회로 접하게 됐는데, (최자 : 그때 뭐, 힙합이라 하기엔 그렇고….) 없었어요. MC해머(MC Hammer), 노티바이네이처(Nauty by Nature) (최자 : 랩 음악이었죠)



- 그때부터 랩에 빠졌던 거군요.


 개 코 :    네, 그때 잘못 빠졌어요. 노래로 빠졌어야 하는 건데,


 최 자 :    노래를 이렇게 열심히 했으면, 지금쯤 돈을 더 많이 벌지 않았을까. (웃음)


 개 코 :    랩을 잘하는 건, 초등학교 때 딱지를 아무리 잘 처도 공부 잘하는 애들 못 이기는 것과 똑같아요. 그래도 현실에 만족하면서 살고 있습니다.


- 그래도 예전 언더그라운드 때보다 힙합이 대중화되었다는 것을 몸소 느끼실 텐데요. 대중화된 한국의 힙합씬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지요? 요즘 메이저 힙합 앨범을 들으면 사회에 대한 비판이 적고 대중에게 어필할 곡들이 많다는 의견이 있어요. 이러한 추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디시이용자 '말보로', '솔비알바', '커빈'님)


 개 코 :    사람이 사는 데, 비판만 하고 살 수 없잖아요.


- 그렇지만, 힙합 하면 '비판정신'이라는 등호가, 사람들의 머릿속에 강하게 박혀 있으니까요.


 개 코 :    그런 고정관념이 있어서 더 그런 것 같아요. 현재 세계적으로 힙합의 추세가 도구화 혹은 탈장르화 되고 있는 상황에서, 계속 사회 비판만 한다면, 그걸 노래하는 사람도 듣는 사람도 되게 피곤할 것 같아요. 사랑할 때도 있고, 부모님과 친구를 생각하는 등 여러 감정이 있는 건데….


- 힙합을 하나의 도구로써. 본인들의 음악을 표현하고 있다는 말이죠.


 개 코 :    네, 유독. 힙합은 곧 사회비판, 이런 고정관념이 있는 것이 안타깝네요.


 최 자 :    우리가 생각하는 힙합의 가장 큰 매력은 그 시대를 (개코 : 자세하게) 현실적이고 세밀하게, 그 당시 사람들이 쓰는 언어로 표현할 수 있는 제일 좋은 음악이라는 거예요. 근데, 그렇게 표현하게 되면 거친 부분이 표현될 수도 있고. 하지만, 거친 부분만 표현되는 건 아니니까. 단지, 힙합이 한국에 소개될 때 당시 상황이 많이 거칠긴 했죠. 인종차별도 심했고. (개코 : 사고도 잦았고) 지금 미국에서도 폭력적인 내용을 담은 힙합곡은 많지 않아요. 히트곡들만 봐도 사랑이야기들이 주를 이루죠. 힙합이란 건 그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기 때문에, 물론 비판해야 할 것이 있으면 비판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하지만, 만드는 사람으로서 그것에 대해 비판할 생각이 없다면, 굳이 억지로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대로 노래하는 거죠.



- 요즘 눈여겨 보고 있는 후배가 있나요? 레이블 '아메바컬쳐'(Amoeba Culture)를 운영하고 계시는데, 마음에 든다, 영입하고 싶다, 하는 분들있으면 소개해 주세요. (디시이용자 '민엄마손파이','U43', '笛'님)


 개 코 :    눈여겨본 후배들은 다 계약했어요. 슈프림팀과 공시디(0C.D), 라디(Ra.D) 등이요. 진짜 실력파들이에요. (최자 : 군대 가면 우리 밥그릇 뺏길까봐 무서워서 계약했어요) 너무 잘해서 도와주고 싶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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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지 않아도 '슈프림팀'에 대한 질문도 꽤 많이 올라왔어요.


 개 코 :    우리보다 더 인기가 많은 것 같아요. 공연하면 다 매진되고, 믹스테이프를 만들면 일주일 만에 다 팔리고. 저력 있는 친구들이에요. 그런 사람들을 대중에게 더 소개해 주고 싶은 마음이 있어요. 이 친구들을 이용해 돈을 벌어야겠다는 생각이 아니라 재미있게 같이 음악하고 싶다, 순수하게 음악의 동반자라는 생각으로 '슈프림팀'과 계약을 한 거죠.


 최 자 :    지금 언더그라운드에서 앨범을 내고 활동하는 친구들은 다 잘하는 친구들이에요. (개코 : 다 가능성 있는 사람들이에요) 힙합에 대한 거품이 가라앉은 지 오래고, 각자 살아남기 위한 힘든 시절을 지내왔기 때문에 이를 견뎌낸 친구들은 대단할 수밖에 없죠. 스윙즈(Swings). 키비 등 정말 다 잘해요. 그 사람들이 더 대중에게 소개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요.


- 슈프림팀 활동계획이나 앨범 작업은 어느 정도 진행됐는지 궁금해하는 팬들이 많아요? (디시이용자 '로티플', '민엄마손파이', '김조르반느', '소스라침', '문화의사대','50원', '민엄마손파이', '라이츄', '부랄퀴', '작곡가지망생', '붓빠'님)


 개 코 :    1집은 내년 초 정도로 생각하고 있고요. 우리 앨범이 끝날 때쯤. 라디(Ra.D) 싱글 앨범이 먼저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 있고, 라디(Ra.D)는 이미 다 만들어 놓은 상태거든요. 너무 좋은 곡들이 많아서 빨리 공개하고 싶은 마음이 있어요. 슈프림팀은 아직 작업 초기 단계라, 각자 솔로로 활동해 왔던 터라 팀워크를 다지는 시간이 필요하죠.



- 슈프림팀의 방송 활동은요?


 최 자 :    우리가 방송가에 영향력이 있으면, 더 많이 대중에게 소개해 주고 싶은데 우리도 방송을 워낙 안 해서 뭐, 방송 활동을 해봤자 아마 우리 정도? 하지만, 그 친구들의 음악을 보여 줄 수 있는 방송이라면 최대한 많이 보여주고 싶어요.



- 아메바컬쳐가 요구하는 인재상은 무엇인지 말씀해 주세요. (디시이용자 '정영민', '투견', '병츈쿠키'님)


 최 자 :    자기 음악에 가사 정도는 쓸 수 있는 친구가 좋아요. 여러 가지 다 잘하면 좋지만. 음악 특성상 자기가 쓴 가사를 가장 잘 부를 수 있고 자기가 만든 멜로디를 가장 잘 부를 수 있는 음악이기 때문에, 랩은 어쩔 수 없이 당연히 그렇고요.


 개 코 :    어떤 식으로든 열정이 있는 사람이 제일 좋죠. 가사만 잘 쓰더라도 열정이 있어야 해요.


 최 자 :    우리가 처음부터 다 만들어 줄 수 없고, 웬만큼 잘하고 능력 있는 친구를 뒤에서 더 밀어주고 싶은 거죠.



- 전반적으로 요즘 힙합인들의 예능 활동이 늘고 있어요. 이에 대한 활동 계획은 없으세요? 혹시, 예능프로그램을 거부하는 건 아니시죠? (디시이용자 '이건 꼭물어..', '솔비알바', 'dd', '초딩근성', '50원', '김드렁켄', '민엄마손파이', '나챨'님)


 개 코 :    예능 프로그램을 거부하는 건 아니고요. 몇 번 해보진 않았지만, 별로 재미가 없더라고요. 천하에 웃긴 사람들이 다 모이는 자리에 평범하고 재미없는 사람들이 나가서 억지로 웃기려고 노력하니까 더 안 웃긴 거 같고. 그것 때문에 스트레스도 엄청 받았어요. 회사 분들도 어렵게 나간 예능 프로그램 출연이라 기대하고 볼 텐데, 이에 부응하지도 못하고. 솔직히 잘하면, 여러 번 나가겠는데, 잘 못해서요.


 최 자 :    우리를 필요로하는 곳에서 재미있게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면 좋은데, 아직은 잘 모르겠어요. 그렇다고 억지로 출연하려고 발악하긴 싫어요. (웃음)


- 예능 출연을 원한다면 어떤 프로그램에? 1박 2일이나 무한도전은 어떠세요? (디시이용자 '정무웅'님)


 개 코 :    그런 프로그램이라면 좋죠. 근데, 그 프로그램에서 우리를 필요로로 할지는 의문이네요. (웃음)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이 있으면 하고 싶어요. 무한도전 멤버들이 부러운 게 모든 경험을 다 해볼 수 있으니까, 인생을 살아가면서 한 번도 해볼 수 없는 경험을 하니까.


 최 자 :    그런 능력이 있으니까 하는 거로 생각해요. 그냥 우리가 잘하는 거나 열심히 해야죠.



- '잘하는 사람에게 맡겨라'가 이번 앨범을 작업하면서 배우신 건가요? (웃음)


 최 자 :    네, 잘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우리가 굳이 나갈 이유는 없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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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군요. 그래도 이렇게 말씀을 잘하셔서,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한 다이나믹 듀오의 모습이 내심 기대가 되긴 하네요. 드디어 마지막 질문이에요. 어쩌면, 정규앨범 마지막이 될지 모르는 4집 앨범이 나왔는데, 활동계획은 어떻게 되세요? 또, 다이나믹 듀오가 추구하는 힙합은요? (디시이용자 '위험인물', '추순사삼이', ' 네.응.', '커빈', '슷하조아', '김배추'님)


 최 자 :    기본적으로 공연 위주의 활동을 펼칠 것 같아요. 콘서트도 많이 잡혀 있고, 9월은 대학축제 시즌이라. 새로운 노래를 많이 들려 드리고 싶어요. 11월쯤엔 콘서트를 할 거고, 라디(Ra.D)와 슈프림팀 앨범 작업을 도와주고. 군대 가기 전에 앨범은 아니어도 음반을 하나 더 발표하고 싶은 게 우리 계획이에요.


 개 코 :    다이나믹 듀오의 방향성이라면, 그때그때 달라질 것 같아요. 그냥, 우리의 진심이 담겨 있는 형식, 그것이 어떻게 변하던 간에 솔직하게 음악 하고 싶어요.


 최 자 :    그리고, 음악을 계속하고 싶어요.


- 언제까지 하고 싶으세요?


 개 코 :    죽을 때까지 하면 좋겠죠. 우리 음악을 기다려 주는 사람이 있으면, 죽을 때까지 하고 싶죠.


 최 자 :    뚜렷한 목표를 정해 놓은 건 아니고, 음악을 꾸준히 계속 오래하는 게 목표예요. 끝이 안 보이는 계단을 한 계단씩 그냥 올라가는 것 자체가 목표이기 때문에, 그냥 앞으로도 열심히 하고 싶어요.



  다이나믹 듀오는 그들의 이름처럼 '다이내믹'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서 벗어나 조금 더 자유롭게 이번 앨범을 만들었다고 말했지만, 오히려 더 다이내믹해졌다는 건, 아이러니하다.


  결국 '라스트 데이즈'는 음악 시장의 변화에 따른 이들의 마지막 정규 앨범이 될지 모른다는 불안감, 숨 가쁘게 달려온 20대를 향해 작별을 고하는 아쉬움 등의 많은 의미를 내포하고 있었다. 이번 앨범을 마지막으로 최자, 개코는 동반입대를 한다고 한다. 하지만, 누가 그들의 앞길을 막을 쏘냐! 한동안 그들의 새로운 음악을 듣긴 어렵겠지만, 서른을 훌쩍 넘긴 이들의 늦은 고백을 기다리는 것도 설레는 일인 것 같다.

 

나유나 kornlove11@dcinside.com

기자갤로그 : http://gallog.dcinside.com/kornlove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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