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7.17


책을 읽었어요.
게으름을 이기고, 오랜만에.
 
"그래도 사랑이다."라는 천양희 시인의 에세이집인데요.
거기에 영화 <아비정전>에 대한 이야기가 있었어요.
보셨나요, 그영화?
전 제목만 들어보고, 영화는 못봤거든요.
왕가위 감독의 영화를 몇 편 찾아서 봤지만, 이건 아직.
 
 
거기 그런 장면이 있대요.
남주인공 아비가 체육관 매점에서 표를 파는 여주인공 수리진을 찾아가서
함께 시계를 보자고 하는 장면.
다른 무엇을 바라는 게 아니라, 그저 1분동안 함께 시계를 바라보자구요.
그러고는 수리진에게 이렇게 말한대요.
"오늘은 1960년 4월 16일 오후 3시. 우린 1분동안 함께 했어.
난 잊지 않을 거야. 우리 둘만의 소중했던 1분을. 이 1분을 지울 수 없어."
 
 
좋아하는 사람이 생기면, 꼭 한 번 이렇게 그 사람에게 말을 걸고 싶어졌어요.
그게 시작이자, 마지막일지도 모르지만,
그 1분을 너무나 특별한 기억으로 추억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리고 어쩌면 그 사람도 "참 이상한 사람이었지"라며 저를 기억해줄지도 모르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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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oi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