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난 CD를 사서 리핑해서 음악을 듣는 것이 좋다. 그리고 그게 음악을 만든 뮤지션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한다. 정말 좋아하는 앨범은 사서 듣고, 그렇지 않은 음악은 못 듣는다. 참으로 불편하고, 어쩌면 요즘 시대에는 멍청한 방식이었지만 난 자부심 강한 CD파였고, 계속 그럴 작정이었다.

  그럴 작정이었는데... 결국 자금난으로 인해 내가 줄일 수 있는 비용은 문화비 뿐이라는 것을 깨닫고 월 3천원 결제하는 멜론에 터를 잡은 지 두 달째.

  신곡을 바로 들을 수 있다는 점. (전곡을 들어보고 CD 구입에 대해 고민할 수 있다.) 그리고 CD를 구하지 못하는 오래된 음반을 들을 수 있다는 점이 가장 좋다. 음악 재생하다 CD에 흠집 생길 걱정 안해도 되니 그것도 좋긴 하다.

  하지만 늘 신곡만 노출되어 있는 홈페이지 형태때문에, 그 밖의 곡을 듣기 위해서는 검색을 해야하는데...컴퓨터 시대가 초래한 사이버 건망증 탓인지 내가 과거에 어떤 음악을 좋아했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어떤 곡을 들을 것인지 정하려다보면 멍해진다. 이러다 멜론 top 10에 있는 음악만 듣는 사람만 되는 건가 내심 불안하기도 하다. 그건 질색인데... 

  멜론이 아무리 편리해도...난 CD가 좋다. 노래방 신곡 다 꿰는 사람보다 차라리 꼬장꼬장한 취향을 가진 락덕후가 더 좋다. 요컨대 취향이 분명한 사람이 좋다는 것이다. 매스컴이 먹여주는 음악만 듣는 사람보다는.

 

  

2.

 오늘은 윤종신의 옛 앨범을 듣는다. 윤종신을 잘 몰랐기에, 처음 듣는 앨범이다.  타이틀곡 '애니'는 알지만 말이다. <헤어진 사람을 위한 지침서>라는 타이틀의 앨범에 실린 3분 36초의 연주곡 "희열이가 준 선물"이 마음에 들어서 여러 번 듣고 있다. 예능의 윤종신과는 다른 사람 같다.  앨범이 워낙 많긴 하지만, 시간 들여서 다 들어보고 싶다.

  오래된 노래가 좋아지는 걸 보면, 역시 나이가 드는 모양. 좋은 것을 더 알아갈 수 있다면 나이 드는 것도 나쁘지 않다.

 


Posted by poi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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