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즘 선정 2009년 올해의 가요 앨범, 싱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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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영, 알리, 허민, 비갠후, 심성락의 음악을 찾아 들어봐야겠네요. ^^




■ 올해의 가요 앨범

국카스텐
< Guckkasten >



2008년 말에 치러진 '헬로우 루키 오브 더 이어'에서 우승을 한 국카스텐은 2009년 2월에 첫 앨범을 발표하며 자신의 역량을 더 많은 대중에게 과시했다. 비록 대표곡인 '거울'이 일부 음악팬들에게 '국카스텐은 그저 재미난 밴드'라는 선입견을 심어주기도 했지만, 음반은 더 많은 것을 이야기하며 그러한 선입견을 일소하는 데 성공했다. 특히 하현우의 흥미로운 노랫말과 설득력을 띤 가창력, 그리고 기타리스트 전규호의 영리한 이펙터 운용은 한국 록 음악에 건강한 자극이 되었다. 벌써 2집이 기대될 정도로 네 남자의 자극은 가히 인상적이었다.





드렁큰 타이거
< Feel gHood Muzik : The 8th Wonder >


모두들 저자세로 잔뜩 웅크리던 시점에 신선한 충격파를 퍼뜨린 두 장의 힙합 대서사시. 총 27개의 방대한 트랙 가운데에서 음악과 로맨스에 빠진 뮤지션으로서, 때로는 사랑스러운 아내와 자녀를 책임지는 가장으로서의 모습을 동시에 확인할 수 있었다. 뜻밖의 질병과 침체된 시장 상황을 모두 극복하고 권좌에 복귀한 호쾌한 역전 홈런.





비갠 후
< City Life >



모처럼 소외된 정통 록을 접한다. 펑크, 일렉트로니카, 모던 록이 질펀한 근래 록 풍토에 대한 카운터펀치이자 개발과 기존가치 고수에 혈안이 된 세상을 향한 일갈이다. 1960년대 블루지한 록에의 헌정을 통한 엣지, 간지, 재미, 센스 등 트렌디한 정서의 포박은 통쾌함마저 부른다. 재래식 사운드와 현실비판 메시지라는 록 미학의 재림!





서울전자음악단
< Life Is Strange >


주류 음악 신에서는 만나기가 좀처럼 쉽지 않은 진지한 음악이다. 대한민국 록의 대부 신중현의 아들들 신윤철과 신석철, 그리고 김정욱이 표출하는 록에 대한 진득한 애정이기도 하다. 음반은 나른하면서도 몽환적인 분위기를 조성하는 가운데 때로는 거칠게 내달리는 연주를 앞세워 정중동의 기운을 발산한다. 큰 규모를 형성하는 반주와 마치 공연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을 들게 하는 악기의 하모니 또한 간과할 수 없는 매력이다. 감동보다는 한순간의 재미만을 목적에 두는 인스턴트식 댄스음악이 난무하는 때라서 이들의 음악이 더욱 귀하게 들린다.




심성락
<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 >



74세 아코디언 연주 거장의 첫 독집. '50년만의 데뷔앨범'이라는 홍보타이틀이 말해주듯 이 세상에서 가장 늦은 처녀작이다. 그에게 음악자양분인 바람, 세월의 이끼 그리고 그것들이 그려낸 나이테가 아니면 불가능한 관록의 두터운 터치가 여기 있다. 조성우, 박기헌, 신명수, 황상준 등의 영화 음악가들이 쓴 곡들에 흐르는 아련하고 처연한 아코디언 음색의 여운은 깊다.




오지은
< 지은 >


'진공의 밤'을 허우적대면서 그르렁대다가도 긍정의 '인생론'을 펼 줄 아는 엽기적 명랑 소녀, 실연 앞에서도 연약한 눈물보단 사랑의 본질을 되묻는 터프한 여자. 홍대 씬의 감성적 팬들을 단숨에 흡수해버린 저음의 여성 싱어송라이터 오지은이 < 지은 >에서 풀어놓는 자화상들이다. 간만에 사람 엿보는 재미가 있는 음반. 방황하면서도 멋들어지게 잘만 살아가고 있는 지금 20대들의 이야기가 가득하다.




윤상
< 그땐 몰랐던 일들 >



냉정히 들릴 수도 있는 일렉트로닉 사운드에 온화한 감성 멜로디를 입힌 절묘함. 끊임없이 새로움을 추구하는 그의 음악적 역마살이 찾아낸 신세계를 보는 듯한 앨범이다. 과거의 스타일에 동시대적 트렌드를 얻은 자기 내면에서 신과 구를 조합시킨 이채로움이 느껴지는 음악이다.




이수영
< 9th Dazzle >



비음 섞인 부드러운 음색의 '유지'와 여전히 새로운 장르의 가능성을 시험하는 '도전'과의 최상 밸런스. 서서히 음악적 진폭을 넓혀 가는 그의 '확장'이 부담스럽지 않은 건 보컬의 정체성을 놓지 않은 채 이뤄온 다양한 접근 때문이다. 블루지한 감성('내 이름 부르지마')에서부터 규모와 편성의 스케일이 큰 발라드('아이예'), 충만한 스윙감각 ('Doobidooo')에 이르기까지 온전히 목소리 하나로 가수로서의 표현력을 완성했다.





에픽 하이
< e >



이미 2009년 한 해 동안 두 장의 앨범을 내며 성실함과 매진함을 드러냈던 그들이 더블 CD로 구성된 여섯 번째 정규 앨범 < [e] >로 다시 한 번 근면과 노력을 부연, 증명했다. '감성'과 '활기'로 열다섯 곡씩 분할한 작품은 두 카테고리에 맞는 노래들로 채워져 있어 집중도를 더욱 높인다. 일렉트로니카와 결합한 트렌디한 반주와 하드코어, 나긋나긋한 분위기를 아우르는 다채로운 사운드에 타블로와 미쓰라가 표현하는 감수성 짙은 노랫말이 조화를 이뤄 감흥을 늘린다. 이번 음반 역시 대중적이면서도 튼튼한 짜임새로 에픽 하이만의 특장을 과시하고 있다.





휘성
< Vocolate >


중견으로 접어든 가수의 모범적 행보. 매번 발전을 거듭해온 보이스 컬러와 기교. 함께 성장한 프로듀싱 능력은 드디어 < Vocolate >통해 정상 궤도에 올랐다. '자기'만의 앨범을 만들기 위한 보컬리스트로서의 노력과 작곡가로서의 열정이 선명하게 들린다. 이제 휘성은 싱어를 넘어 뮤지션의 호칭이 어색하지 않다.







■ 올해의 가요 싱글

김사랑
'취중괴담'

< Behind The Melody >


오랜 침묵을 깨뜨리고 돌아온 김사랑의 화법은 허심탄회였다. 다양한 음악적 융합의 분기점을 거쳐 온 그였기에 모던 록으로 회귀한 울림의 진실성이 무척이나 반가웠다. 진담이 때로는 괴담처럼 들려오는 광기의 시대에서 쩌렁쩌렁하게 토해 내는 회심의 사자후.




김태우
'사랑비'

< T-VIRUS >


아이돌 그룹 출신 가수의 솔로 활동은 크게 두 유형으로 나뉜다. 디스코그래피는 쌓이는데 정작 특별한 상업적 성과는 못 이루는 경우와 작품을 낼 때마다 어느 정도 히트를 기록하고 음악적으로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 주는 경우다. 김태우는 후자에 포함되는 인물이다. 단순히 전에 활동하던 팀의 명성만 믿고 활동하는 몇몇 가수들과 달리 그는 꾸준히 자신을 발전시키며 커리어를 쌓고 있다. 흡인력 있는 멜로디가 돋보이는 '사랑비'는 보컬을 계속 가꿔 나가는 그의 노력도 확인 가능하다.





서태지
'Replica'

< Seotaiji 8th Atomos >

음악을 두른 인생을 통틀어 창작에서 자유로운 적이 없었던 서태지는 이제야 그 날개를 활짝 펼친 듯하다. 갖가지 요소가 압축된 강력한 메탈 사운드에서는 새로움을 가장한 시도보다 기준을 지키려 애쓴 땀의 흔적이 돋보인다. 서태지의 욕심, 이것은 낯선 것으로부터 얻는 충격을 가뿐히 뛰어넘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이들의 필수 에너지다.

 

 

신승훈
'그랬으면 좋겠어'

< 러브 어 클락 (Love O`clock) >

신승훈이 '발라드 킹' 타이틀을 내려놓고 새로운 장르 탐색을 꾀한 두 번째 '거침없는 하이킥'. R&B 음색과 거리가 먼 맑은 음색으로 대척 장르로 치 달려 간 은근한 자기전복이 놀랍다. 풍성한 코러스와 악기의 배치는 듣는 묘미를 더하는 매력적인 요소.

 

 

알리(ALi)
'365일'

< After The Love Has Gone >

개성 강한 음색과 탄탄한 성량이 만들어낸 강펀치. 더 이상 새로울 것이 없는 사랑노래에 완벽한 생명을 불어넣었다. 단편 드라마와도 같은 군더더기 없는 가사 또한 곡에 찰기를 더한 중요 포인트다.




윤미래
'떠나지마...'

< 떠나지마... >

아이돌 그룹의 히트 전략으로 전락한 상업적 후크 송들의 범람 속에서 팝 본연의 진짜 '반복'의 미학을 보여준 곡. 지극히 단순한 “떠나지마~” 선율은 한 번 들으면 잊기 힘든 진한 여운을 남긴다. 그리고 곡의 중추 역할을 하며 중독적으로 강조된다. 진한 애틋함을 자아내는 윤미래의 보컬도 수준급. 오르간과 소울 풍의 복고적 편곡도 대중성과 음악성 사이를 품격 있게 절충하고 있다.




정엽
'잘지내'

< 잘지내 >

곡의 형식에 일탈을 불러온 '후크송'의 잠식 속에서도 '기승전결' 분명한 정통 알앤비 발라드는 또렷한 선율을 남겼다. 탄력 있는 바운스감의 보컬 디렉팅, '에코 브릿지'의 감성이 더해진 단아한 멜로디는 전작 'You're my lady'보다 더 농도 짙은 리듬감, 그러나 감성 충만했던 알앤비 싱글이었다. 넘실대는 리듬을 타면서도 결코 잃지 않는 감미로움. 보컬 지망생들의 '롤모델'이라는 타이틀은 그리 쉽게 얻어지는 게 아니다.




캐스커
'향'

< Scent >


반복적인 비트로 자칫 무미건조해질 수 있는 전자 음악 유행 속에 온기를 불어넣었다. 캐스커만이 만들어 낼 수 있는 따뜻한 일렉트로닉 팝 스릴! 융진(여)의 나긋한 보이스와 준오(남)의 편곡 센스가 '향'기롭다.

 

 

2NE1
'Fire'

< 2NE1 1st Mini Album >

둔중한 비트 속에 곡의 마지막까지 집요하게 파고드는 인트로의 8마디. 한 두 개의 멜로디 변주를 통해 발전시켜나가는 전개와 곡 전체를 장악하는 차가운 전자음은 힙합의 애티튜드와 클럽신의 트렌드를 교묘히 섞어놓았다. 작정하고 만든 4마디의 하이라이트를 단순 반복하는 다른 걸 그룹과의 명암이 여기서 나뉜다. '걸스힙합'의 중심에 선 '투애니원'. 올해 가장 '핫'하고 '엣지'있었다!

 

 

허민
'고양이버스'

< Blossom >


15회 '유재하 음악경연대회'가 거둔 소중한 아이템 허민. 여성 싱어송라이터에게 기대할 수 있는 섬세한 코드워크, 건반으로 이뤄내는 리듬감, '고양이버스'라는 유쾌한 발상은 화성적 체계에만 갇힌 다른 뮤지션과의 구분을 명확히 했다. 가벼운 비트와 최소한의 편곡에서 뽑아내는 말랑말랑한 선율. 그럼에도 다양한 음악적 아이디어로 이 모든 것을 압도하는 '고양이 버스'에 '바닐라쉐이크(Vanilla shake)'부터 이어온 그의 감성을 오롯이 담아냈다.

2009/12 IZM

Posted by poi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