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상이시네요    (아마도)  1화




S#.1 숙소의 테라스, 6회 분량 이후의 밤



제르미, 졸리를 쓰다듬고 있다.


제르미 : (사과를 먹느라 발음이 엉망이다) 시누혀엉,  요즈메 머 고미니써?


신우 : (제르미에게 이런 눈치가 있었나 싶어 당황하며) 어?...고민? 아...아냐. 고민은 무슨 ...나 개도 안 잡았고! (하다가 아차 싶어 제르미와 졸리 눈치를 살핀다.)



먹던 사과를 떨어뜨린 제레미, 졸리를 자기 쪽으로 확 끌어당겨 안으며



제르미 : 뭐? 개? 개를 잡아? 형 그렇게 안 봤는데....야만인! 어떻게 그런 말을 입에 담을 수가 있어? 그치, 졸리야. 영국에서는 이런 야만적인 말하는 사람 없었는데...완전 나쁘다. 우리 저기로 가자. 저 오빠는 위험해. 어우!


졸리, 오히려 신우 곁으로 가서 앉는다.


제르미 : 안 돼! 안 된다니까!!! 그 부드러운 외모에 속으면 안 돼! 오빠 말 들어? 어허? 어허? (신우 바라보며) 졸리는 언제 유혹한 거야? 형은 여자에게 너무 친절해! 


제르미, 얼마 전에 목격한 신우와 미남이에 대해 야릇하게 상상했던 장면을 회상한다.


제르미:  아니...아니지. 남자한테도 친절한가? (고개 갸웃갸웃) 그리고 뭐야, 나 지금 또 걔 생각하고 있잖아. 아닐 거야! 아닐 거야! 암튼! 암튼! 형 그런 말 쓰면 안돼! 나쁜 거야! 못된 거야!


신우 :  그건 사투리인데......(미남과의 둘만의 추억을 제르미와 나누고 싶지 않아 말끝을 흐린다.) 알았어. 그 말은 내가 실수! 미안, 진짜 사과할게.


제르미 : (뾰루퉁했던 입 집어넣으며) 그래! 뭐, 나는 쿨한 남자니까 쿨하게 이해할게. (과일바구니에서 사과를 하나 집어주며 선심 쓴다는 듯이) 형도 하나 먹어. 히힛


신우, 사과를 위로 던졌다가 받았다가 한다.


신우 : 근데 말야. 내가 요즘 고민이 있어 보여?


제르미 : 그렇잖아. 형은 원래 별로 말 많이 하는 스타일은 아니지만 우리가 하루 이틀 본 사이도 아닌데 알지, 왜 몰라? 요즘 다크써클도 자꾸 내려오고, 한숨은 쉬고, 마음 안정되는 허브티는 왜 그리 계속 마셔대? 이건 뭔가 있어. 뭔가 냄새가 나.


킁킁 냄새 맡는 시늉을 하며 찡긋 웃는 제르미. 신우 왠지 뜨끔하다.


신우 : (조그만 목소리로) 그게...티가 나나?


제르미 : (졸리 보고 있다가) 뭐라고?


신우 : 아니, 아무 것도 아냐.


제르미 : (신우 주변을 빙글빙글 돌며 표정을 살핀다.) 어어~? 이거 진짜 수상한데? 뭐야? 뭐야? (어깨 덥썩 잡으며) 여자 문제? 뭐가 문제야. 잘 생겼지, 친절하지, 이제 사투리도 안 쓰지. 내가 여자라면 형 같은 남자 만나겠다.  태경이 형이 우리 중에서 제일 인기가 많긴 하지만...(주변 살피며 조그만 목소리로) 사실 좀 까다롭잖아. 나는 뭐 좀, 아니 많이 귀엽긴 하지만 어린애 같고, 형 정도가 딱이란 말이지. 어른스럽고 자상하고~ 그니까 힘내! 모르긴 몰라도 그 여자도 형한테 반했을 걸?


신우 : (안 그런 척 하지만 솔깃) 정말...그럴까?


제르미 : 왜 그리 자신이 없어? 얼마나 대단한 여잔데 그래? 유헤이 정도급? 와~ 나 저번에 유헤이 바로 앞에서 봤을 때 심장 떨려서 죽는 줄 알았잖어. 완전 이쁘고~ 와 완전 몸매!! 아흑. 좋다~ 괜찮다~ 아니, 지금 그게 문제가 아니지. 여튼 그 여자 이뻐? 이뻐? 졸리보다 더 이뻐?


신우 : 예쁘지. (품에 안았던 팔 모양을 해보며) 품에 쏙 안기고, 가볍고, 손목도 가늘고. 큰 눈 깜빡깜빡 할 때도 너무 귀엽고. 자꾸 내 비밀을 말해주고 싶어져.


제르미 : 헉! 형... 역시 손이 빠르구나. 이 늑대! (몸을 뒤고 젖히며 과장되게 반응한다.) 언제 벌써 그런!!!


신우, 황급히 팔을 내린다.


신우 : (얼굴 붉히며 헛기침) 빠...빠르기는 뭘... 아냐, 그런 거.


제르미 : 역시 신우형은 위험해. 이러다 졸리도 뺏기겠어. 위험해. 졸리야, 훠이~ 저리 가서 놀아. 너 자꾸 그러면 개껌 안 준다?!


졸리, 마지못해 멀찍이 떨어진다.


제르미 : 형~ 근데 그 사람 나도 알고 있는 사람이야? 누구랑 이미지가 겹치는 거 같은데....누구지? 누구지? (눈치가 없어 모른다.) 사실 우리 주변에 여자도 별로 없잖아. 형이 알만한 사람이면 나도 알텐데. 말 좀 해줘~


신우 : (씨익 웃으며) 그건 비밀이지.


제르미 :  허? 말 안해준다 그거지? 우씨......근데 말야. 형. 좋아하는 상대가 좀 쉽지 않은 사람이면...형은 어떡할거야? 막 내가 어떻게 해야될지도 잘 모르겠고...가까이 가면 가슴이 막 막 뛰고. 근데 좋아한다고 말도 할 수 없고 그러면 형은 어떡할 거야?


자신과 비슷한 고민이라는 사실에 놀라는 신우


신우 :  이제보니 니가 고민이 있었던 거구나?



제르미 : 걔가 밥을 안 먹으면 너무 걱정되고, 울면 미치겠고, 그리고...그리고...입술을 보면....




S#.2 제르미 망상


뽀샤시한 영상 속에서 제르미 미남에게 거칠게 다가가고,

미남 자꾸 벽 쪽으로 뒷걸음질 친다.

제르미 자못 진지하다.


제르미 : 딱 한 마디만 말할 거니까 잘 들어. 나 너 좋아해. 니가 남자건 외계인이건 이제 상관안해. 정리하는 거 힘들어서 못해먹겠으니까 가보는 데까지 가보자.


이어지는 키스신


F.O



S#.3 다시 현실


제르미 : (상상을 지우려는 듯 머리를 흔들며) 아냐, 아냐!!!!!!! 형 나 좀 위험한 거 같어. 어떡해, 형. 형은 안 그래?



신우 : 나랑 비슷하네. 그런 상상 안 해본 건 아니지만...




S#.4 6화 명동 거리 회상


신우 : 고미남! 내가 정말로 알려주고 싶은게 있는데 깜짝 놀라도 괜찮겠어?


미남 : 뭘 알려주신다는 겁니까?


신우 : 아마 니가 지금 서있는 곳에서 조금만 돌아서보면 알 수 있을 거야.


O.S.T. “여전히”가 흘러나온다.


미남 전화를 내리며 뒤로 돌아 기웃기웃 신우를 찾는다.

웃고 있는 신우

신우 발견하고 반갑게 손 흔들다가 여자 옷차림을 하고 있는 것을 깨닫고 깜짝 놀라며 숨으려고 하는 미남.

하지만 숨을 곳이 마땅치않다.

마침 걸려온 미남의 전화. 태경이다. 기다리고 있으니 얼른 오라는 닦달.

황급히 도망가려고 하는데 신우 달려가 미남의 손목을 붙잡는다.


미남 : 왜...왜 이러십니까? (눈을 못 맞추며)사...사...람 잘못 보셨습니다.

(뒤돌아서) 원장수녀님! 저는 어떻게 해야 합니까!!!


신우 : (그런 미남이가 귀여워 웃음) 미남아!


미남 : 저...저는 미남이가 아닙니다. 그런 사람 모릅니다. 신우 형님 사람 잘못 보셨습니다. (신우 형님이라고 무심코 말한 자신을 원망하며 자기 머리를 양손으로 번갈아 쥐어박는다.) 왜 난 이 모양이지. (울상)


신우 : 괜찮아. 나, 처음부터 니가 여자인 거 알고 있었어. 그동안 말하려고 했는데 타이밍이 안 맞았어.


미남 깜짝 놀란다. 그간 신우의 행동들을 생각하며 감동하는 표정.

그때 다시 울리는 미남의 휴대폰. 미남 안절부절


신우 : 누구야?


미남 : 태..태경 형님 이십니다. 데리러 오셨다고 얼른 오라고.


신우 : (표정 살짝 찌푸리며) 가지마.


미남 : 네?


신우 : 가지 말라고!


신우, 미남의 팔을 끌어당겨 품에 안는다. 어색하게 안긴 미남이의 손. 갈 데를 모른다. 신우는 술에 취해 넘어지던 미남이를 처음 안았을 때를 생각하며 미소.


신우 : 좋아해. 널.


놀라는 미남. 신우 얼굴 다가가고 두 사람 입술 클로즈업

미남 마음이 정해진 듯 눈감고 어색하게 있던 손으로 등을 끌어안는다.

멀리서 두 사람의 키스신 비추고.

주변으로 사람들이 바쁘게 지나간다.




S#.5 다시 현실


신우 : (고개 흔들며) 지나간 일을 어쩌겠다고....(제르미 보며) 일단은 고백이 먼저겠지? 하긴 내가 이런 말을 할 자격이나 있나 모르겠다. 번번히 바보짓만 하고 있으니. 힘내자! 우리!



제르미 : (뒤돌아서 웅얼거린다.) 내 경우엔 힘낸다고 해서 잘 될 일도 아니란 말야. ㅠㅠ

(다시 신우 보며) 그래 형! 형은 잘 됐음 좋겠다.


신우 : 그래, 나도 좀 파이팅해야겠다. 이대론 안되겠어. 내가 죽을 것 같아서.

       

고마워. 도움 됐어. 제르미.


신우 집으로 들어가고 혼자 남은 제르미


제르미 : 졸리~~ 그래도 신우형은 좋겠다. 좋아하는 사람이 여자 잖아. 나는 어떡하냐. 응?




울먹이는 제르미 남겨두고 엔딩곡






마침 요즘 한가하기도 하고 심심해서 끄적끄적 써봤어요.
옛날에 경성스캔들 갤질할 때는 능력자분들이 퀄리티 높은 패러디 소설도 올려주시고 그랬었는데...저는 질 낮은 걸로....
그저 고난주간을 견디기가 너무 힘든 거죠.ㅠ
신우가 너무 불쌍해요. 제르미도.
오죽하면 이런 걸 쓸까.ㅠㅠㅠ


시나리오 용어 그런 거 잘 모르니 그런 부분은 이해 좀.
그나저나....재밌기나 한 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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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oi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