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리뷰는 나중에 쓰도록 하고,
일단 간단한 느낌이라도 남겨볼까 하구요.
앨범이 나왔으니 앨범 이야기 좀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작년말에 나왔던 EP 러브스크림도 정말 엄청나게 들었었는데,
이번 북앨범은 또 분위기가 사뭇 달라요.
두 EP 음반 (일단 map the soul도 정규앨범이 아니니 편의상 EP라고 할게요)이
너무 달라서 각각이 더 소중해졌다고나 할까요.

북앨범이라는 형식,  참 친절하더라구요.
가사에 나온 짧은 영어 문장까지 일일이 해석을 달아놓은 데다가
팬들이 궁금해할 법한, 창작의 순간을 여러모로 담으려 노력한 흔적이 보여요.
가사 밑에 짧은 note들까지 수록하는 친절함이라니.ㅎㅎ
"혼"이라는 주제에 대한 타블로의 에세이도 인상적이었어요.


음악 부분에 있어서는,
힙합의 basic에 충실하고자 한 느낌이에요.
팝적인 느낌의 트랙이 없고, 정공법을 구사하고 있어요.  
유명 여가수의 피쳐링이나 중독성을 노린 억지스러운 hook도 없어요.
곡을 히트치는 게 중요한 게 아니고,
진중하게 '생각'을 전달하고자 하는 목적을 담고 있음을 알 수 있어요.
그리고 모처럼 투컷의 곡이 타이틀곡으로 선정된 것도
이 앨범이 'hip-hop' 그 자체에 승부수를 뒀다는 뜻 아니겠어요?ㅎㅎ


가사 부분에서도,
외국 팬들을 배려한다는 명분도 있겠다, 마침 MYK와 협력작업을 하겠다
타블로도 (한글을 사랑하는ㅎㅎ) 미쓰라와의 균형을 고려하지 않고 영어가사를 자유롭게 원없이 썼다는 느낌이에요.
1집 이후로 모든 벌스가 영어로 되있는 곡은 참으로 오랜만이죠.
미쓰라 진도 5집에 비해서는 가사를 덜 난해하게 쓴 것 같아요.
(Breakdown 미쓰라 벌스는 '이해불가 라임떡칠'이라고 두고두고 회자가 되었던;;)
두 사람 다 언어유희나 유머감각있는 가사가 구석구석 숨어있어서 듣는 재미가 있고요.
Map the soul은 특히 사랑의 정신적인 측면을 아름답게 형상화했더라구요.
역시 "Kiss"니 "Dance all night"이니 "오늘밤"이니 하는 단어 없이도 얼마든지 할 수 있잖아요.
사랑 노래는.


오랜만에 듣는 타블로의 지르는 랩핑도 너무 반가웠고
랩 스타일이 밋밋하다고 때로 비판을 받았었던 미쓰라 진도 Top gun에서 정말 잘 하네요.
MYK.... 이 사람은 실제로 말도 랩처럼 라임과 플로우를 넣어 유려하게 할 것 같다는 느낌이 들 정도구요.ㅎ
(어디 있다 이제 나오셨나요.ㅎㅎ)


뜻밖에 길어졌지만;;
이건 뭐 앨범 들은지 며칠 안 되서 적는 거니까 그 점 고려하면서 읽어주셨으면 좋겠네요.
이번 앨범은 에픽하이가 이 음반을 만들면서 겪었을 힘든 선택들때문에라도 애착이 가지만,
앨범과 책에 수록된 내용물만으로도 가치가 상당하다고 생각합니다.
(그저 팬심이라고 하신다면야....입 다물겠;;)
맘 같아서는 지인들에게 다 강매하고 싶어요.
아, 이번 앨범 진짜 잘 되어야는데.ㅠ_ㅠ



Posted by poi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