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나믹 듀오(Dynamic Duo) 인터뷰

출처 : IZ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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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이 다이나믹 듀오(Dynamic Duo)를 신나고, 격정적이고, 무한으로 흥을 생산하는 힙합 그룹으로 생각한다. 'Ring my bell'과 '출첵' 같은 빠른 템포의 히트곡으로 쌓은 이미지가 그만큼 크고 공고하다는 것을 일러주는 예가 될 것이다.

최근 한 음악 프로그램에 출연했을 때 김창렬에 이어 무대에 오르며 디제이 디오씨(DJ DOC)가 'Run to you'를 부른 다음에는 스테이지에 서기가 꺼려진다는 코멘트를 남기기도 했지만, 그런 부담감을 내비친 사람들로는 보이지 않을 정도로 이름에 걸맞은 '역동적인' 공연을 펼침으로써 관중으로부터 열띤 호응을 이끌어냈다. 또 한 차례의 다이나믹 듀오다운 모습이었다.

이는 그러나 그들 음악을 구성하는 일부분에 불과하다. 팬들과 대중의 반응에 감사하면서도 그런 히트 공식에는 안주하지 않는다. 4집 < Last Days >에서는 전자 음악과의 결합을 시도했고 이번 싱글 < Ballad For Fallen Soul Part 1 >에서는 발라드로의 일시적 변화를 모색했다. 닮고 싶은 뮤지션으로 스티비 원더(Stevie Wonder)를 거론하며 그의 꾸준함을 이야기한 것처럼 그들 또한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시도하고, 색다른 것을 구상하고,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어떤 양식의 음악을 발표해도 대중의 전폭적인 지지를 얻는 이유이기도 하다.


다이나믹 듀오는 죽 정규 앨범으로 작품을 내 왔는데 싱글을 공개해서 의아했다. 물론 고민해서 작업했겠지만 'Beyond the wall'은 조금 심플하지 않나 싶은데?
최자: 한 번 말랑말랑한 느낌으로 콘셉트를 잡고 가보자 해서 이번 싱글을 만들게 되었어요. 사회에서의 실패나 사랑의 시련을 겪은 사람들에게 위로가 되어 줄 수 있는 노래를 기획했는데, 저희가 군 입대를 앞두고 있어서 풀(full) 앨범으로 만들기엔 작업 시간도 넉넉하지 않고, 너무 부담스러울 것 같았어요. 그런 성향 3곡 정도면 싱글을 하나 낼 수 있으니까 그런 점은 편하더라고요.
개코: 고민을 많이 했어요. 'Beyond the wall'이 원래는 카드 광고에 삽입된 곡이었는데 반응이 좋았어요. 하나의 완성된 곡으로 만들어달라는 팬들이 많았거든요. 이 노래는 사실 보너스 트랙으로 넣은 거예요. 타이틀곡 정할 때 홍보해 주시는 실장님 등이 모니터를 많이 해보고 결정하는 편인데 많이 분이 활동하기에는 이 노래가 괜찮지 않겠느냐 하는 의견을 내셨어요.
최자: 이번에는 사실 조금 걱정하긴 했어요. 카드 광고 삽입곡이라는 점에서 그랬고, 보여줬던 걸 다시 보여주는 것도 그렇고요. 완전히 신나거나 완전히 감성적이지도 않았고요.

'Beyond the wall'은 버블 시스터즈(Bubble Sisters)의 '주말에만'과 유사하다.
개코: 2년 전에 쓴 곡인데요, 안 떠서 아무도 모르죠. (웃음) 광고 음악 의뢰를 받고 작업하면서 만든 4, 5개의 노래가 다 까였어요. 짜증은 나고, '아, 그럼 무엇으로 하지?' 고민하다가 만들어두었던 것 중에 뭐 없나 싶어서 컴퓨터를 뒤졌어요. 그러다 발견한 곡이 이거였죠. 승희 누나한테 얘기해서 허락 받고 조금 수정해서 보내줬더니 괜찮다는 거예요.
최자: 두 곡만 가지고 아웃 패키지를 내는 건 좀 미안해서 넣은 보너스 트랙이죠. 매니저 팀이나 모바일 쪽 관계자들은 이걸 타이틀로 해야 한다고 밀었어요.

다른 두 노래는 사랑 얘기를 위해서 말랑말랑함을 의도적으로 연출한 건가?
최자: 많은 분이 'Ring my bell', '출첵'을 기억해주시니까, 앨범에 조용한 곡도 들어가는데도 저희는 그런 신나는 이미지로만 인식된 것 같아요. 그래서 우리도 이런 것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어요.
개코: 9월에 군대를 가기 때문에 시간이 부족하기도 해서 '남은 시간 동안은 인스턴트한 아이디어들로 싱글을 많이 내고 가자' 그런 생각도 들더라고요.

그런 빠른 템포의 노래와는 달리 이번처럼 발라드풍의 노래에 랩을 할 때에는 호흡이라든가, 톤 같은 걸 다르게 가져가야 할 텐데, 어떻게 조절하나?
최자: 처음 그 곡을 들었을 때 본능적으로 팍 드는 무언가의 느낌이 있어요. 시행착오를 겪는다기보다는 그냥 느낌이 올 때까지 기다려요. 요즘 같은 경우는 그게 딱 오면 이틀 기다리다가도 한 시간 만에 끝나거든요. 노래마다 이렇게 하고 저렇게 하고 얘기 드리긴 힘들어요.

직선적이고 즉각적인 느낌이 중요하다는 건가?
개코: 복합적으로 몸에 배어 있었던 걸 끄집어낸다고 할까요? 다른 스타일이지만 즐겨 들었던 스타일이잖아요. 말랑말랑한 것도 있고, 스트레이트한 것도 있고, 어쨌든 저희가 즐겨 듣던 음악에서 익었던 본능적인 것이 있으니까요.
최자: 저희는 제대로 확립이 안 되었던 시절에 뛰어 들어서 같이 만들던 시대잖아요. 후배들, 어린 친구들은 그걸 들으면서 컸기 때문에 그걸 다 흡수하고 그 다음으로 넘어가려고 하더라고요. 실력 좋은 후배들 노래를 들으면 '우리말로도 이렇게 할 수 있구나'하며 감탄하게 돼요. 플로우 등을 느꼈을 때, '와... 열심히 해야겠다'하는 위기의식까지 들어요. (웃음)
개코: 슈프림 팀(Supreme Team)에게 오히려 저희가 더 배우고 있어요.

슈프림 팀의 정규 앨범은 언제쯤 나오나?
개코: 4, 5월 정도에 나올 거예요. 이 친구들 진짜 잘해요. 지금 힙합 신에서 랩 잘하는 사람은 넘쳐나는 것 같아요. 예전엔 지망생도 많고 아마추어도 많았는데, 지금은 정말 다 잘 해요. 그런데 슈프림 팀 같은 경우는 자기 실력도 있으면서 무대 위에서의 끼가 엄청나요. 에너지가 넘치고. 그래서 저 친구들은 뭔가 갖고 있다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최자: 에픽 하이 친구들도 그 얘기를 하더라고요. 잘하는 사람은 많은데, 살아남은 사람들은 그 이상으로 뭔가 특별한 게 있었던 인물이라고…. 슈프림 팀에겐 그런 뭔가가 있는 것 같다는 얘길 하더라고요. 싱글에서 보인 모습은 일부고요, 랩이 보여줄 수 있는 무언가와 남자다운 모습을 제대로 보여줘요.
개코: 걔네는 태도도 보여줘요. 예전에는 형들 앞에서는 뭔가 숙여야 했어요. 겸손의 미덕이 있었던 거죠. 그런데 요즘 애들은 자신감이 있어서 '나 이렇게 실력 있어서 이 정도 됐고, 나 짱이야' 이런 걸 아주 자연스럽게 얘기해요.
최자: 방송에서도 활동 계획 같은 거 물어보면 대부분 “저희 앞으로 열심히 할게요” 그러잖아요. 그런데 얘들은 첫 방송에서 “저희 5월에 앨범 나오거든요? 다 죽여 놓을 거예요”라고 말해서 저희가 더 당황했어요. (웃음)

또 다른 레이블 식구인 공씨디(0CD)는 어떤가? 슈프림 팀만 적극 밀어주는 것 같다.
개코: 공씨디는 독립적으로 작업하는 편이에요. 뭔가 섞이기 힘든 스타일이요. 혼자 방에 들어가서 하루에도 두세 곡씩 만드는 게 참 성실하게 느껴져요, 자기 주관도 뚜렷하고요. 저희는 조언만 해주는 입장이에요.
최자: 자기 스스로를 알릴 수 있는 공간이 있잖아요, 블로그나 홈페이지 같은 웹상에서의 자리요. 회사 차원에서 그런 걸 만들어주고, 자신의 음악을 스스로가 천천히 알릴 수 있게 해주는 게 나은 것 같아요. 슈프림 팀은 방송에 출현하게 해주는 게 나은 방법인 것 같은데, 공씨디 같은 경우는 다른 방법으로 홍보의 길을 열어 줘야죠.

지난 4집 < Last Days >에서 공씨디가 피처링 한 'Want you back'도 그렇고 힙합, R&B, 댄스, 일렉트로니카 등 최근 음악은 다 오토튠 일색이다. 심지어는 카니예 웨스트(Kanye West)까지도.
개코: 카니예 웨스트는 좀 다른 것 같아요. 그걸 똑같이 하더라도 그 사람만의 색깔이 느껴져요.
최자: 너무 많이들 하니까 오히려 다양하게 느껴지는 있잖아요. 실험을 하다 보니까 공씨디 목소리랑 제일 잘 어울리는 거예요. 그 친구가 하니까 음이 잘 까지더라고요.

일렉트로니카는 즐겨 듣나?
개코: 솔직히 즐겨 듣진 않아요. 약간 펑키한 느낌이 있거나 소울풀한 느낌이 있는 곡들, 저희 감성하고 맞는 곡들은 들어요.
최자: 하드한 하우스 음악들은 원래 즐겨 듣는 음악이랑 귀를 때리는 부분이 다르니까 못 듣겠어요.

지난 앨범 들으면서 일렉트로니카를 시도했지만 그렇게 좋아하지는 않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개코: 정확하게 짚으셨어요. (웃음) 음악의 색을 바꾸고 싶다는 욕심이 있었어요. 저희가 원래 하던 색깔 있잖아요. 3집까지는 비트도 투박하고, 샘플링도 옛날 소리를 가져와서 쓰고, 그 위에도 진짜 기타를 얹고, 그런 방식으로 계속 작업을 해왔는데, 4집 때는 뭔가 다른 느낌의 소리를 내보고 싶었어요. 도구를 바꾼다는 생각으로 만들다보니까.
최자: 근데 악기를 바꿔도 같은 놈이 만드니까 비슷하게 나와요. (웃음) 일렉트로닉 음악에 대해서는 '이게 무슨 노랜지 제목이나 음악가는 알면서 듣나?' 생각할 때도 있어요. 힙합은 믹싱이 되어도 이건 누구 노래라는 걸 알 수 있는데 일렉트로니카는 워낙에 다 비슷해서 믹싱을 해놓으면 알 수가 없을 것 같아요.
개코: 그런데 하우스 음악 듣는 사람들에겐 분명 그들만이 느끼는 매력이 있는 것 같아요.
최자: 힙합이 내면에 있는 걸 보여주는 음악인데, 점점 비주얼이 중심이 되는 쪽으로 바뀌는 것 같아요. 콘셉트, 그 다음에 비주얼적인 것으로.

요즘은 피처링도 많다. 멜로디가 없다는 랩의 약점을 극복하려는 자구인데, 지금은 주객전도된 것 같은 느낌이다.
최자: 뭔가 그런 식으로 약점이 있긴 한 것 같아요. 보컬 비중이 높아지면서 독립적으로 히트곡 큰 걸 만들어내기 힘들고.

< Dangerous Minds >의 'Gangsta's Paradise' 같은 경우는 기존에 있던 멜로디를 넣는 건데, 지금은 완벽하게 새로운 보컬이 들어오니까 힙합 팀의 정체성이 흔들릴 정도다. 다이나믹 듀오는 유명하니까 김범수, 나얼 유명 가수 다 한다.
개코: 그래서 이번 싱글은 저희끼리 다 해결을 해보고 싶었어요. 김연우 형님이 'L.B.A.'에 참여하셨는데, 제가 노래를 부른 버전이 따로 있었어요. 세 곡 모두 보컬에 제가 들어가니까 회사에서는 '다른 사람이 하면 어떻겠느냐? 네가 다 하면 좀 지루하지 않겠느냐?'고 걱정하더라고요. (웃음) 예전부터 보컬에 대한 욕심이 있었어요. 목표이기도 하고요. 하지만, 회사 쪽에선 더 객관적이잖아요. '넌 보컬보다 랩 하는 게 어울리겠다'면서.
최자: 그런 게 많아지면서 의존도도 올라간 것 같아요. 공식처럼 되었다고 할까요? 이젠 랩 하는 사람들이 노래하는 데에 거부감 가지는 사람이 없으니까요, 그 자체로도 새로운 음악이 되는 거라고 생각해요.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했건만, 다이나믹 듀오의 인기 전선은 여전히 '이상 무(無)'다. 강산도 변하게 하는 힘을 지닌 세월이 이들 앞에서는 무력하다. 심지어는 수많은 힙합 뮤지션 가운데 안티가 가장 없는 팀이기도 하다. 이를 가능케 하는 것으로 많은 이가 공감할 내용의 가사의 공도 크지만, 두 멤버의 탄탄한 랩 실력을 빼놓을 수 없다. 국내에서 흔치 않았던 엇박자의 랩으로 미국 본토의 음악에 뒤지지 않은 세련미를 구축한 그룹으로 언급되는 게 사실, 장기 흥행을 이룰 수 있었던 강점 중 하나다.

“다이나믹 듀오는 랩을 너무 잘해서 문제다”라고 이야기하자 “저희는 별로 공감하지 않습니다”라며 겸손함을 보였다. 아직도 대다수가 힙합을 한다고 하면 껄렁껄렁하고 까칠하고, 상당히 공격적일 거라는 선입견을 갖는다. 그러나 힙합 뮤지션들과 직접 만나면 그런 모습은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이들 역시 다르지 않았다. 인터뷰 내내 겸손하고 성실한 태도로 일관한 개코, 최자와 함께 힙합 이야기를 이어갔다.


다이나믹 듀오가 씨비 매스(CB Mass)부터 치면 10년이 넘은 팀인데, 인기가 변함없는 것 같다.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나?
개코: 저희 음악은 남자들이 좋아하거든요. 남성적 성향이 강하긴 하지만, 이 시대를 사는 젊은이와 다를 게 없다고 생각해요. 힙합 얘기를 많이 하는 것도 아니에요, 내 스타일을 막 자랑하는 그런 것도 아니고, 저희의 평범한 얘기를 하다 보니까 들으시는 분들이 공감해 주시는 것 같아요. '아 나도 이런 생각한 적 있었는데'하면서요.
최자: 같은 서울 아래서 이 나이대의 사람들이 느끼는 건 비슷하다고 생각해요. 주변 일들을 쓰고 그러다보니까 옆집 형 같고, 자기 얘기 같고, 그렇게 느끼는 것 같아요.

힙합 라이프 10년을 살아왔는데, 중요한 순간은 언제였나?
최자: 언더그라운드에서 취미 성향이 강할 때였고, 잘하고 싶은 마음만 있었지 생업이 될 거란 생각은 해 본 적이 없었어요. 커빈 씨가 씨비 매스를 하자고 했을 때, 저희는 KOD라는 팀으로 활동하고 있었거든요. 그래서 팀을 깨고 싶지 않다고 거절했다가 1999년 정도에 리더 하던 친구가 갑자기 미국으로 유학을 가면서 해산하게 되었어요. 어차피 이렇게 된 거 그냥 함께 하자고 했죠. (웃음) 잘한 결정이었던 것 같아요. 사실은 그 형이 그때까지 만들어 놓은 커리어를 같이 업고 간 거니까요. 그때 냈던 3장의 음반이 상당히 신선했다고 생각해요. 그것을 기반으로 지금까지 하고 있다고 생각하고요.

커빈 포함해서 최자, 개코가 전부 힙합의 청취는 쭉 해왔을 텐데?
최자: 저희 둘 다 신사동에 살아서 지역적인 혜택을 많이 봤죠. 새로운 문화를 빨리 접할 수 있는 동네니까요. 방학 때 유학생들이 미국 옷들, 음반들을 많이 가지고 들어오는 거예요. 말도 안 되는 음악이 있으니까 들어보자고. 멜로디가 없는 채로 한 곡이 끝나는 거예요.
개코: 처음에 들은 건 노티 바이 네이처(Naughty By Nature), 엠시 해머(MC Hammer) 이런 것들이었어요. 초등학교 6학년 때 처음 들었어요. 그때가 'O.P.P.' 나올 때였는데 그걸 보고 엄청 좋아했어요. < 지구촌 영상음악 >에서 잠깐씩 빌보드에 있는 뮤직비디오를 보여줬는데 그게 너무 충격적이었어요. 거기서 나오는 힙합 음악들을 녹화해서 계속 반복해서 봤어요.

최자는 자신에게 가장 큰 영향을 준 아티스트가 누구였나?
최자: 저희 둘 다 메소드 맨(Method Man)이랑 레드맨(Redman)을 좋아했어요. 되게 펑키한 거 있잖아요. 1999년도 그 당시 한국의 랩은 정박이거나, 엇박이어도 눈에 보이는 것들이었는데 우리는 전체적으로 약간 뒤로 밀려 있는 것 같은 그런 엇박을 구사해보자, 남들보다 찰기 있게 랩을 하고 싶었던 거죠. 비트 위에 타고 있는 것이 아니라 녹아 붙어 있는 것처럼 하고 싶었어요.

힙합 하는 사람들은 나이가 더 들면 이런 음악을 못할 거란 불안감이 있지 않을까?
개코: 지금은 그런 불안이 없는 게요, 저희보다 나이 많은 바비 킴 형, 타이거 제이케이 형을 보면 충분히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미국에서도 제이 지(Jay-Z)나 나스(Nas) 등 최고의 자리에 있는 사람들이 매력적으로 랩을 하는 걸 보면 우리도 뭔가 노력을 하고 개발하면 나이가 들어도 할 수 있을 거란 생각을 해요.

지금까지 대체로 빠르고 흥겨운 곡들이 많이 흥행했다. 앞으로는 나이에 맞게 컬러 조정을 할 예정인가?
개코: 이 싱글을 낸 이유가 계속 그런 시도를 하고 싶어서예요. 고여 있다는 느낌이 싫거든요.
최자: 저희도 계속 시도를 하고 있는 거고, 저희가 느껴도 이건 되겠다 싶은 건 제대로 밀겠죠. 저희가 일단 변화에 따른 부담은 전혀 없어요. 슈프림 팀이랑 하나 준비하고 있는 프로젝트도 있는데, 펑크(punk) 같은 느낌이 되던지, 하드코어 성향이 강한 랩 코어로 가든지, 림프 비즈킷(Limp Bizkit)의 'Rollin' (Air Raid Vehicle)'같은 느낌이 날 수도 있어요. 지금 모든 음악이 여성적이고, 중성적이잖아요. 그게 지겨워서 남자다운 게 뭔지 좀 보여주고 싶어요. 진짜 강한 걸 하나 준비하고 있어요.
최자: 스티비 원더는 지금도 공연도 하고 음반도 내잖아요. 실력도 훌륭하지만, 그렇게 계속 활동하는 모습이 정말 멋있어요. 모든 걸 가지고 있는 사람인데, 보통 저희 같으면 태만해서 음악 안 할 수도 있는데, 계속 열심히 하는 모습 자체를 닮고 싶어요.

본인들의 앨범 중 잘 만들었다고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가?
최자: 다이나믹 듀오 1집은 가장 많이 팔렸고, 그때는 '불면증', 'Ring my bell' 같이 아시는 곡도 많아요. 그리고 저희가 독을 엄청나게 품고 작업을 했거든요. 씨비 매스 해체하고 나니까 어느 날 갑자기 빚쟁이가 되어 있는 거예요. 난 음악만 했는데 왜 빚쟁이가 되었을까 상상도 못한 일이었죠.
최자: '이력서'는 핏대를 세우며 썼는데, 1집이 좀 되니까 긴장이 풀렸던 것 같아요. 그때부터는 몸이 편하니까 실험적인 것만 생각하게 된 거예요. 랩 나오고 그냥 코러스 나와도 되는데, 괜히 이상한 걸 집어넣으려고 하니까 앨범이 너무 복잡해졌어요.
개코: 그래서 3집 때는 좀 비워서 만들었어요.
최자: 3집 때 뭔가 완성이 된 것 같아서, 1집하고 3집이 제일 좋아요.
개코: 3집 때도 독기가 있었어요. 회사에서 독립하고 저희끼리 하는 거니까 생사가 달린 거죠. 저희를 믿고 따라 온 직원 5명이 저희만 바라보고 있으니 더 잘 해야겠다는 의무감이 들었어요.

내 인생의 앨범 혹은 아티스트를 꼽는다면?
개코: 귀가 닳도록 들었던 힙합 앨범은 로린 힐(Lauryn Hill)의 < The Miseducation Of Lauryn Hill >이에요. 노토리어스 비아이지(The Notorious B.I.G.)의 < Ready To Die >도요. 오히려 투팍(2Pac)보다도 두 앨범을 훨씬 많이 들었어요.
최자: 이 사람이 역사상 랩을 제일 잘하는 사람이란 생각이 들어요. 비기보다 잘하는 사람은 없겠다는…. 투팍은 잘 생기고 연예인의 기질이 있는데, 노토리어스는 목소리 하나로 대접을 받잖아요. 네 글자로도 박자를 꽉 채울 수 있는 사람이에요.
개코: 목소리 들어보면 대역이 다 있어요. 하이에서 제일 아래까지. 저는 목소리에 대한 콤플렉스가 있어요. 어차피 따라갈 수도 없겠지만 그 중에서도 정말 독창적이라고 생각해요.
최자: 플로우가, 투팍은 만드는 느낌이 있거든요 그런데 노토리어스는 본능적이에요. 악보를 보고 연주하는 거랑, 악보에 대해서 외우고 있는데 막 바꿔서 부르는, 그런 느낌으로 랩을 하는데, 열여섯 마디가 열여섯 마디가 아니라 하나로 들려요.
개코: 저희가 영어를 잘하지 못하니까 어릴 때는 가사를 못 들었어요. 대신 무슨 소리를 내는가에 더 집중했어요. 외국에 살던 애들은 '이런 펀치 라인 대박이다', '와! 이런 가사 정말 멋있다' 이렇게 감동을 받잖아요. 저희는 악기로서 좋아하는 거죠. 리듬 타는 느낌, 이런 게 정말 좋았어요.

앞으로 계획은?
최자: 군에 가기 전에 싱글을 좀 더 많이 낼 것 같아요. 완전히 다르게 해서.
최자: 지금 완전 남자다운 것을 해도 망하지는 않겠죠? 그걸 기다리는 사람도 많다고 생각하거든요. 진짜 남성적인 것.

인터뷰: 임진모, 이대화, 한동윤
정리: 한동윤
2009/03 한동윤(bionicsoul@naver.com)

출처 : IZ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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