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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심만만에서 타블로가 밝힌 지금의 에픽하이가 있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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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다니면서 날라리 였어요.

부모님이 항상 걱정하고 가출도 많이 하고 그랬는데.

음악을 들을 때만은 정말 누군가 제 마음을 이해하고,

이해한다는 걸 속삭여주는 느낌이 들었거든요.

그래서 음악을 들을 때만은 진짜 무슨 일이 있어도 마음이 편했어요.


제가 부모님께 '어떤 방식이라도 음악을 하고 싶다'라고

얘길 했는데,

저희 아버지도 고아로 자란 분이시라서

정말 고생을 너무 많이 하신 분이라서, 저는 고생 안 하길 바라시는 거예요.


넌, 넌 집에서 나가라고...


근데 그렇게 얘기를 하셔서, 집 진짜 많이 나갔어요.

많이 나가고, 계속 하지 말라 그러니까 고민을 하다가 포기를 하고.


대학교를 갔을 때 같이 음악을 하던 친구가

갑자기 이상한 병에 걸려서 사망 했어요.

근데 그 때 제가 그 친구한테

내 꿈까지 이뤄 달라고 부탁을 했는데 그 친구가 1학년 때 그렇게 사망을 하더라구요.


그래서 제가 갔을 때.

마지막 순간에 그 친구가 얘기 했던 게

자기가 이 세상에서 가장 존경하는 사람이 나니까, 자기가 꿈을 이뤄달라고...

이렇게 부탁을 하더라구요.


근데 그게 참...

제가 어떻게 할 수가 없잖아요.

학교 자체가 음악을 공부할 수 있는 학교가 아니었고, 거기 있는 학생들은

다 다음 10년, 20년이 계획 되 있어요.

대통령 딸, 이런 공주들이 다니고, 케네디 자손들이 다니고 있고...


그러다가 '이게 아니다' 싶어가지고 제가 무작정 뉴욕 할렘으로 갔어요.

험난한 클럽 같은데서 이렇게 즉흥적으로 배틀을 하고 랩으로 하는 게 있거든요.


그게 저한테는 너무 멋있어 보였고, 그 사람들이 하는 가사나 그런게

학교에서 배울 수 없는 진실이 담겨 있다는 게 느껴졌어요.

저는 그 때 예를 들어서 뭐...


Before on-e I'm coming in life stroms

so take cover as the clounds hover in A-shaped forms

My spawns, rhymes, a sworm locusts can take first-borns

and seize the fake pharisees and bring the shit on


구름이 폭풍을 만들 듯

생각의 조각이 하나가 되고

메뚜기 떼가 파라오왕 습격하 듯

내 생각들이 떠올라 진실을 밝히리.


근데 다 미쳤다 그랬어요.

왜 스스로 이걸 다 버리고 가는 거냐고...


저도 정확히 답은 모르겠는데 그냥 음악이 너무 좋았어요.

그냥 지금 이 순간을 놓치면 제 인생을 통째로 놓칠 느낌이 들었어요.

(친구의 마지막 말이 영향이 있었나요?)

그렇죠, 그것 자체가 저를 지탱 해 준거죠. 어떻게보면...


그래가지고 좋은 사람들을 만나서 앨범을 딱 만들었는데

바~로 3천만원 사기를 당했어요.

저희가요. 에픽하이가...


진짜 열심히 모든 걸 다 버리고 와 가지고

부모님은 또 반대하시고 그러고 있고, 그리고 친구가 막 해달라고 해서

'드디어 이뤘구나'라고 생각을 했는데 딱 사기를 당한 거예요.


그때 진짜 그 빚 때문에

미쓰라, 멤버 미쓰라는 PC방에서 일하고

투컷은 술집이랑 옷가게랑 이런데서 일하고

저는 심지어 그 당시에 뉴욕에 가가지고 거기서 나이트 웨이터로 취직하려고 그랬었어요.

근데 취직이 안되가지고 커피숍과 바에서 일했어요.

그게, 이제 막 미치겠는 거 예요.

음악을 왜 해야 되는 지...


그래서 1년 이라는 시간이 지났어요.

그 완성 된 앨범을 들고 아무한테도 못 들려주고 낼 수도 없고.

계속 참아가지고 에픽하이가 이제 좋은 사람을 만나서 앨범을 내게 됐는데.


또 데뷔하니까 신인이라서

"그게 뭐냐, 니네 생긴 게 뭐냐?"

"어? 니네 춤도 못 춰?"

"니네가 어떻게 할거야?"


이런 말 하고,

제가 신문사 첫 인터뷰 하러 갔을 때


"야, 너가 타블로냐? 너 스탠포드 대학 나왔다며?"

"네"

"근데 왜 힙합같은 싸구려 음악을 하냐?"


이 말을 했어요. 저한테...


근데 그 당시에 저는 힙합이어서 굉장히 거침 없었거든요.


"당신의 싸구려 신문보단 나아."

라고 이렇게 얘기를 했어요.


근데 그거 덕분에 1집 때 우리가 언론 쪽에서 많이 힘을 못 받았죠.

그래서 1집을 아는 사람이 그렇게 많지도 않아요.

그래서 우린 망했다고 생각했어요.


강호동: 그 당시에 야심만만 나오실 때가 2집 때였습니까?


그게요, 너무 서러웠을 때.

제가 딱 우리 멤버들을 보고 애들이 2장의 앨범을 냈는데도 25만원을 번거예요. 한 명씩...

그게 너무 서러워서 제가 회장님을 찾아갔어요.

제가 뭐라고 했냐면은

"저 야심만만 한 번 나가게 해달라고..."


오락프로를 한 번도 안 했어요.

끝까지 난 음악만 하겠다고...

난 절대 음악과 관련없는 프로그램에 나가서 음악을 팔진 않겠다고.


근데 이게 안되는 거예요.

너무 배고픈 거예요. 진짜...

너무 배고프고, 서럽고, 부모님은 반대하니까 당연히 지원 안 해주고...


강호동:  왜 유독 야심만만이었어요?


그 때 유일하게 제가 알고있고 그리고 즐겨봤던 프로그램이 야심만만이었어요.

그 때 회사사람들도

'너가 거기 나가서 말 잘 할 수 있겠냐?"


근데 그때 다행이 잘 되고, 열심히 꾸준히 해서

지난 1년이라는 시간 안에 에픽하이라는 팀이 드디어...


그게 진짜, 무명이었을 때

그리고 지금 사람들한테 알려진 후에도, 그 안에서 저를 아직도 굉장히

퓨어하게 지켜주는 게 음악이예요.


어느 날 그러니까 10년이나 15년 후에 야심만만이란 프로그램이 없어져도

제 마음엔 이게 그냥 오락프로가 아니에요.

저는 그냥 이 프로그램이 에픽하이 3명에게는 인생의 변환점이 되준거예요.

우리 음악 인생에...

Posted by poi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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