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링크 : 뉴스엔
http://www.newsen.com/news_view.php?uid=20090213080754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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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박지윤 씨의 컴백기사에서 눈에 가장 띈 부분은 엉뚱하게도
넬의 김종완과 에픽하이의 타블로가 작업에 참여했다는 부분이었지요.ㅋㅋ


뭔가 개인적 친분이 있는 것인지?
제 기억엔 넬의 종완 씨가 누구에게 곡을 줬던 적이 별로 없는 것 같아서요.

곧(?) 나온다는 구혜선 씨의 음반에도 타블로가 참여했다던데~

사실 오래 전에 기사가 났던 거라;; 뒤늦은 감이 있지만
제가 그동안 블로그 업데이트를 게을리 했기 때문에;; 업보려니 하고 올립니다.
새 소식 다 안 올린다고 누가 잡아가는 것도 아닌데;;
편집증인가요, 이거;;




Posted by poise


출처 : 넬동 月兎님

만화 은혼을 패러디했다는데
은혼을 안 본;;(못 본) 저로서는 신세계.ㅎㅎㅎ
대사들이 넘 재밌네요.
전 이미 이분의 팬인듯;;;

월토님, 림쟁이님, 아무튼 몇 분 계십니다.
제가 넬동에 가면 꼭 확인하는 분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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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oise
2009. 1. 11. 18:45


출처 : 넬동 '크라운산도'님


이런이런... 너무 섬세하시네요.ㅋㅋ
너무 적절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Posted by poise
2009. 1. 7. 02:01

 이 아침에 뭐하냐구요?!

낮잠을 하도 자서 도저히 잠이 안와서 결국 밤을 샜습니다..

그 새벽에 무얼했냐!

테트리스와

힐링 응용학습!

웃자고 한것이니 웃음으로 봐주세요~

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사진들을 골ㄹ라곩라 해봤습니다.

 

 

 

 

<힐링목마>



<당구장친구 힐링>


<칼라빈 힐링>


<입대힐링>

.

.

.

.

.

.

.

 

(+)

힐링은 과연 언제부터

넬자들과 함께했는가

 

힐링앨범이 나왔을때 부터?

땡...

.

.

.








DVD작업도 함께한 힐링


출처 : 넬동 엠지님



이거 보고 데굴데굴..ㅋㅋㅋ
(12월 20일에 넬동에 올라왔던 거에요.
이제서야 올리지만;;)
제가 좋아하는 개그코드라서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설마 저만 웃긴가요? ^-T

Posted by poise

출처는 파일에 써있듯이, 넬동의 도로시님. ^^



라라라에서 캡쳐한 표정이라는데...
적절적절.ㅎㅎㅎ
Posted by poise




제가 직접 찍은 건 아니고, 지인에게서 받은 파일이에요.

혼자 보기 아까워서 넬동과 블로그에 올려봅니다. ^^

별다른 기승전결은 없는 영상이지만

완자 혼자 도리도리 박자를 타시는 모습이 넘 귀여우셔서요.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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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oise
2009. 1. 1. 21:27

오프라인 교보문고는 지름신의 보고...
어제 친구들과 약속이 있어서 나간 김에 일부러 일찍 나가서 혼자 책 구경, 음반 구경 실컷 했어요.
그리고 몇 가지 사버렸지요.ㅎㅎ꿈꾸라에서 받았던 상품권에 약간 보태서 구매했어요.

넬의 인터뷰가 실린 1월호 페이퍼와
타블로의 인터뷰가 실린 청소년 문학계간지 <풋>의 겨울호 ,
허지웅 기자의 블로그에서 추천받은 웹툰 <오늘까지만 사랑해>(김수박) (각 에피소드가 음악과 연관이 된다고 하더라구요. 김수박 씨의 블로그 링크합니다. 추천만 믿고 샀어요. 저도 아직 못 읽어봤습니다.)

그리고 음반은
아톰북의 1집 <Warm Hello From The Sun>과
제이슨 므라즈의 <We Sing. We Dance. We Steal Things> (2CD+ DVD+수첩 버전, 이럴 땐 늦게 사는 게 나은 거 같죠?;;)


덕분에~~
마음이 풍족한 연말 + 연초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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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oise
80년도에 태어난 동갑내기들끼리 모여 십 년쯤 음악을 했다. 들어달라고 소리치진 않았으나 날이 갈수록 이들의 노래를 마음에 묻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늘어갔다. 나는 이들의 노래를 들으면서 아주 정교하게 만들어진 우물하나를 상상했다. 높은 벽으로 둘러싸여 있으나 천장은 없는 우물, 그래서 낮에는 구름의 그림자가 고요히 지나가고 밤에는 별빛이 수면위를 찰랑거리는 우물.

어떤 이들은 그 우물이 우울함으로 채워져 있다고 하고, 또 다른 이들은 형언할 수 없는 슬픈 아름다움으로 채워져 있다고 한다. 하지만 누구도 쉽게 그것이 무엇이라고 단정 짓지는 못했다. 두레박을 내려 그것을 길어 올리는 순간, 그리하여 그것이 세상의 무엇과 만나는 순간, 조금 변해버리는 우울함과 슬픔과 아름다움. 그들의 음악에는 그런 요소들이 있다. 넬의 음악을 들을 때, 고립과 단절이 필요한 것은 그 때문이다. 모든 세상과 이별하고 혼자가 되어야만 비로소 온전하게 전해지는 그들의 흔들림.

넬의 네 멤버도 그러하다. 가능하다면 나는 그들이 혼자 이는 풍경을 보고 싶었다. 그러나 그런 일이 혹시 가능하다고 해도, 내가 보는 그 순간 무엇인가가 변해 버리고 말 것이다. 어쩌면 내가 만난 넬은 우물이거나 우물을 들러싼 벽이거나 그 위로 지나가는 그름 같은 것인지도 모른다. 그러니 우리가 나눈 이 시간 속으로 들어오기 전에, 당신은 조금 마음을 풀어헤치는 것이 좋다. 당신이 알고 있는 넬은 잠깐 잊어버리고, 가벼운 기분으로 살짝 그들이 방문을 열어보자.

 

2008년 12월 9일 오후 다섯 시, 가로수길.

겨울 해는 부랴부랴 저물고, 한두 방울의 빗방울까지 떨어지고, 멤버들은 오지 않는다. "곧 도착합니다."라는 매니저의 대답을 세 번이나 듣고 난 후 서둘러 차에서 내리는 네 사람에게 이미 어둠으로 반쯤 가려진 길을 가리키며 "걸으세요!" 주문한다. 해가 꼴깍 넘어가고 예약해둔 식당으로 가서 녹음기를 켜는데, '골든디스크 시상식 리허설 때문에 8시경에 일어나야 한다'고 매니저가 말한다. '시간을 충분이 주겠다'는 기획사 측의 약속은 역시 지켜질 확률보다 깨질 확률이 높다. 어쩌나, 멤버는 넷이고 주어진 시간은 두 시간 남짓, 갈 길은 먼데 날은 저물고, 그런 노래가 생각나면서 마음이 급해진다. 이런 경우에는 대부분 다시 만날 약속을 잡는 편이지만 이번만은 그럴 수가 없다. 드러머 정재원이 정말로 '내일모레'인 11일, 입대를 하기 때문이다. 그를 이어 다른 멤버들도 병역의 의무를 위해 떠날 예정이라 '넬'의 방은 2년정도 비어 있게 된다. 멤버들이 떠난 빈방과 인터뷰를 할 수는 없으니, 어쩌랴, 변명은 걷어치우고 본론으로 들어가기.. 전에 잠깐, 그들에 대한 아주 간략한 정보.

멤버는 김종완(보컬) 이재경(기타) 이정훈(베이스) 정재원(드럼)

앨범은 <Reflection of Nell(2001)>, <Speechless(2001)>, <Let It Rain(2003)>, <Walk Through Me(2004)>, <Healing Process(2006)>, <Let's take a walk(2007)>, <Separation Anxiety(2008)>, <The Trace(2008)>

제5회 한국대중음악상 모던록 부분 네티즌이 뽑은 올해의 음악인상, Mnet KM 뮤직 페스티벌(MKMF) 록 음악상, 제23회 골든디스크상 코스모폴리탄 록상 수상.

 

오늘은 멤버들끼리 서로 질문하고 대답하는 방식으로 진행할까 해요. 곧 입대하는 재원 씨가 먼저 질문을 받아주시면 어떨까요?

재원 질문해주시죠.

정훈 언제 내 인생에서 꺼져줄래?

재원 모레.

모두 하하하.

종완 결혼 생활에서 제일 괴로운 점.

재원 친구들이랑 술 마시고 싶을 때, 뭔가 해명을 해야 하는거, 또 집에서 너무 음악 듣고 싶은데 아기가 같이 놀자고 그럴 때.

 

종완 씨는 왜 괴로운 걸 물어보세요? 좋은 게 아니라?

종완 좋은 건 관심없어요. 자기가 좋든 말든. (웃음) 좋은 게 좋으세요?

보통은 결혼해서 뭐가 좋아, 하고 물어보잖아요.

종완 좋을 게 없는 거 같아서요.

 

하하, 재원씨 결혼 전과 후, 변한 게 있나요?

모두 재미가 좀 없어졌어요./ 축 처져 있어요./ 에너지가 줄어든 거 같아요.

종완 결혼해서 좋은 거 뭐야?

모두 하하하.

종완 갑자기 궁금해져서.

 

다른 분들은 결혼하고 싶다는 생각, 해본 적 없으세요?

정훈 어렸을 때요. 하려면 최대한 빨리 하고 싶었는데 나이가 들면서 바뀌더라고요. 제일 가까운 데서 결혼의 부정적인 모습을 보니까. (웃음) 자기가 생각하는 대로 살 수가 없고, 놀거나 일하는 데 쏟아야 할 에너지를 할애해야 하고. 그게 좀 아까워 보이고.

 

가족은 소중한 거잖아요.

정훈 생기게 되면 소중한 거니까 아예 안 생기면.

종완 생긴 다음에는 책임을 져야지.

 

인생에서 소중한 걸 갖고 싶다는 생각이 안 드세요?

정훈 지금 있는게 소중한데요, 더 소중한 게 생기면.

끼리끼리 놀기도 하나요? 둘씩 짝이 된다거나.

정훈 그런 건 없는데 재원이랑 재경이 인생 라이벌이고요, 종완이랑 저는 오락 라이벌.

 

인생 라이벌이라는 게 뭔가요?

재원 경쟁하는 거죠.

재경 저는 그렇게 생각 안 해요.

종완 말이 라이벌이지 쓸데없는 것 가지고 둘이. 내가 너보다 공부 잘해, 같은 거.

 

공부는 누가 제일 잘 하셨어요?

모두 종완이요.

종완 제가 잘한 게 아니고 이 중에서 그렇다는.

 

모범생 이셨어요?

종완 모범생은요.

 

문제아?

종완 문제아도 아니고, 제가 중3 때 기타를 처음 치기 시작한 다음부터는 별 문제가 없었어요. 학교 가서도 마음 맞는 친구들이랑만 얘기하고, 학교를 잘 안 갔죠. 고 3 말에는. 그렇다고 문제를 일으키고 그런 성격은 아니고. 부모님이 보시기에는 문제아였을 수도 있었을 거예요. 내가 너무 자기 하고 싶은 것만 하려고 하고.

 

자신을 열 받게 하는 것이 있다면?

정훈 정체성에 혼란을 주는 말을 들을 때. 예를 들면 제가 평소에 잘 웃는 편이거든요. 그런 말 들은 적 있어요. 넌 그냥 웃고나 있어라.

종완 게으른 사람들. 게으른 사람들이 부지런한 척하는 거. 말이랑 행동이랑 일치가 안 될 때.

재원 저는 저 자신이 싫어질 때. 왜 이거밖에 못하지? 그럴 때.

종완 (재원에게) 너는 집에 들어갈 때 그래. (웃음)

정훈 아침에는 기분이 좋아 보이는데 들어갈 때쯤 되면 한숨을 푹 쉬어요.

모두 하하하.

재경 우리 노력과 상관없이 한계가 느껴질 때가 있거든요. 조건이 너무나 낙후해서 열 받은 적이 많죠. 밴드니까 가장 열 받는 건 전국 투어가 안 된다는거. 땅도 작고 공연장도 없고. 서울에도 공연장이 얼마 없고, 지방에는 사람도 없는 거 같아요. 외국 같은 경우에는 유명하지 않은 밴드라도 일년 정도 다른 도시를 다니는 스케줄이 있더라고요. 부럽고 열 받고.

 

라이브가 좋으시죠? 어떤 기분인가요?

종완 사람마다 재미있어하는 거 있잖아요. 낚시 좋아하면 낚시할 때 제일 마음이 편하고 기분 좋다, 그런 것처럼 우린 공연할 때. 음악 말고는 다른 취미가 별로 없는 거 같아요. 그게 유일한 취미인데, 일이 되어버렸으니까. 방송 같은 경우는 정말 일로 느껴지고, 공연은 놀이처럼 느껴질 때가 많아요. 아무도 신경 안 쓰고 우리가 즐기는. 그 놀이에 우리 뿐 아니라 여러 사람들이 동참해주니까 거기서 오는 시너지 효과가 있고. 열 명이든 만 명이든 그들의 에너지가 우리를 향해 있잖아요. 뒤돌아 있는 사람도 물론 있겠지만 (웃음) 그 사람들의 시선이나 기가 우리를 향해 있고 우린 그 에너지를 받아들이는 거니까 충만하죠. 그런 말 많이 하잖아요. 안 해봤으면 말을 말라는. 공연은 해본 사람만 희열을 알 수 있는.

 

연애보다 좋죠?

정훈 그 순간에는 어떤 사람도 부럽지 않죠. 거기서 나오면 모든 사람이 다 부럽죠.

모두 하하하.

재경 끝나고 나면 그만큼 허무한 것도 있어요. 그것도 재미있어요. 밋밋하게 사는 것보다는 굴곡 있게 사는 게.

 

허탈함은 어떻게 달래나요?

모두 술을 마시죠!

종완 그 기분을 유지하기 위해서 마시는 거죠. 공연 준비를 몇 달 하잖아요. 두 시간 동안 정말 즐겁게 즐기다가 관객들이 다 빠지고 무대 철거를 시작하면 스태프들에게 수고했습니다, 얘기하고 인사를 하는데, 그 땐 진짜 허무해요. 부질없이 느껴질 때도 있고. 이건 나만의 판타지인가.

 

현실감이 없을 것 같아요.

종완 한 시간 전만 해도 사람들 다 차 있고 에너지가 넘쳤는데 지금은 낡은 짐 철거하고 있고 그러면 씁쓸하죠. 그래서 재경이도 부럽다고 그러는데, 외국 팀들은 하루가 멀다 하고 공연을 할 수 있으니까. 한국에서는 한 번 하고 나면 두 세달을 기다려야 하니까.

재경 우리가 완벽하다고 생각하는 노래를 만들었잖아요. 그런데 공중파에서는 삼분의 일 정도 잘라야 해요. 그런 작업을 하고 있다 보면 괴리감이 너무 많아요. 화나죠. 하지만 음악을 알리는 건 중요하니까.

종완 정말 사랑하는 사람을 만났는데, 유치한 말이지만 사랑하니까 보내준다, 그런 것과 비슷한 것 같아요, 곡을 난도질 하는 건. 그런 곡으로 방송에 나가는 이유는 음악을 계속하기 위해서. 음악만 무작정 해서는 오히려 그 음악을 오래 못할 수 있어서. 현실적인 것 때문에 음악을 포기하게 될 수도 있죠. 내가 좋아하는 일을 계속하기 위해서 내가 좋아하는 걸 난도질 하는 건데 몹쓸 일이니까 괴리감이 생기죠. 그래도 그게 맞다고 생각하니까 하고 있고. 방송을 전적으로 일이라고 생각하고 우리 음악을 알리는 것뿐이다. 하자. 그런데도 마음이.

재경 일 초도 사실 줄이면 안 되는 거죠. 음반에 수록되는 게 5분 14초라면 14초면 안 되기 때문에. 고심고심해서 딱 맞춰서 낸 건데 덜어내야 하니까.

정훈 책이나 영화나 미술이나 사진, 모든 게, 이게 중요하니까 이것만 보여주세요, 말이 안 되잖아요. 영화도 편집본 보면 이상하잖아요. 똑같은 거 같아요.

종완 <출발 비디오 여행> 같은 거죠.

모두 하하하.

 

서로에게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면? 정훈 씨부터 해보실래요?

정훈 (종완에게) 이해를 못한다기보다 못 말리겠다, 그런 건 있죠. 술 마시면 끝까지 가는 거. 전 끝까지 가고 싶지 않은데. (웃음) 재원이는, 결혼한 거.

모두 하하하

정훈 지금 사회에서는, 우리가 생각하기에는, 이른 나이에 결혼한 거. 재경이도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많아서 뭐라 꼬집을 수는 없는데, 부정적인 건 아니고요. 말도 안 되는 이야기를 한다거나.

재경 제가 재원이를 좋아하는 게, 말도 안 되는 개그를 해도, 어릴 때부터 제 개그에 세뇌가 되어서 안 웃을 수가 없죠.

정훈 재경이가 얘기하면 재원이 혼자 웃어요.

재경 그럼 우리 둘을 다 한심하게 보죠.

종완 진짜 웃겨서 웃는 건지. 어릴 때 재경이가 재원이를 많이 괴롭혔대요.

재경 아니, 그건 재원이 입장이지.

종완 침 뱉고 그러는 건 괴롭히는 거 아니야?

재경 가만히 있는 사람한테 침 뱉었겠어? 도시락 엎었다니까.

종완 전 어릴 때 경험이 성격을 만드는데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거든요.

정훈 개한테 밥 주면 침 흘리는거 있잖아. 그거 같아.

재경 파블로프의 개?

종완 재원이가 웃는 이유가, 안 웃으면 어릴 때부터 괴롭히니까.

재원 이성적으로는 정말 안 웃겨요. 뭐 저런 이야기를 하고 있지? 그러다가 갑자기 웃음이 터져나와.

재경 침 뱉은 이야기 사실인데요, 얼마 전에 저한테 복수했어요. 저 운전하고 있는데 제 귀에 침 뱉었어요. 저 화 안냈어요. 이걸로 끝내자.

 

그게 몇 년 전 일인데요?

재경 91년 정도니까 17년 만에 복수한 거죠.

 

17년 전에는 왜 침을 뱉었어요?

재경 도시락을 먹으려고 책상에 꺼냈는데 재원이가 돌아다니다가 엎어버린 거예요. 근데 사과를 안한 거예요. 너무 분한 거예요. 밥도 못 먹고. 엄마가 정성껏 싸준 건데. 폭력은 쓸 수 없고 침 뱉은 거죠. 어릴 때 뱉은 거랑 나이 먹어서 알거 다 알고 뱉은 거랑 다르지. 내가 피해를 더 많이 본 거 같아. 결과적으로.

모두 하하하

 

그럼 종완 씨는 정훈 씨에게 이해 안 가는 게 있나요?

종완 아, 저로서는 이해가 안 가는게 술자리에서 힘들어하는 거. (웃음) 난 그런 적이 없어서. 전 몸이 굉장히 안 좋을때도 술 마시면 그 자리에서는 좋아지거든요.

정훈 일 년에 한두 번 정도는 저도 그렇게 먹을 때가 있거든요. 그럴 때는 아, 종완이가 이런 기분으로 먹는구나. 평상시에는 저를 이해 못하겠죠.

종완 씨는 술 마시기 싫을 때 없나요?

종완 불편한 사람들이 있을 때는 그렇지만 그런 자리에는 안 가는 편이고, 술 마실 때는 늘 좋아하는 사람들과 마시기 때문에. 불편한 자리에서는 빨리 가고 싶죠. 그럴 땐 술 마셔도 안 취해요. 빨리 벗어나서 친구들한테 연락해서 마시고. 전 불편한 사람들하고 술 마시는 게 화가 나요. 술이 몸에 좋은 건 아니잖아요. 어떻게 보면 내 몸을 버리면서 먹는 건데.

 

술한테도 미안하고.

종완 그렇죠. 예의가 아니죠. 술은 재미있게 먹어야.

 

재원 씨가 이해 안 되는 건요? 결혼한 거? (웃음)

종완 왜 재경이의 개그에 웃는지. (웃음) 결혼한 거는 이해는 가요. 그 나이에는 그랬을 수도 있었을 거예요. 철이 없어서 가능한 일이었던 거 같아요. 재원이는 성격이 밝은 편인데, 밝다기보다 재미있는데, 이상하게 사람들이 다운되어 있을 때 에너지가 넘칠 때가 있어요. 그건 좋다고 생각해요. 분위기를 반전시켜서 좋게 만들어주니까. 그런데 분위기가 좋은 데 혼자 다운되어 있을때가 있어요. 그걸 즐길 때가 있는 거 같아요.

 

재원 씨는 왜 그러세요?

재원 집중되잖아요. (웃음)

정훈 다 같이 이야기하다가 저나 종완이나 재경이가 이어폰을 꽂으면 음악 들으려나 보다, 그러는데 재원이가 그러면 다들 뭐라고 그래요.

종완 그 의중이 궁금해요. 아무 생각 없이 그럴 수도 있는데, 재원인 그걸로 약간 관심을 끌려고 하는 건지. (웃음) 관심 끌려고 결혼한 거 같아. 결혼한 다음에 많이 붙잡거든요. 같이 놀자고.

모두 하하하

 

재경 씨에게는?

종완 아, 하나있다. 샤워를 굉장히 오래 해요. 스케줄 때문에 집에 못 들어갈 때가 많잖아요. 같이 자야 하는데, 비슷한 시간에 일어났는데, 안 나와요. 기다리고 있으면 샤워하고 있어요. 40분쯤 하나봐.

재경 그렇게 안하면 찝찝해요. 뭔가 오늘 하루 잘못될 것 같고. 병인 거죠.

정훈 가장 신비감을 주는 인물이예요. 사우나를 같이 간 적도 없는 유일한 인물.

종완 신체적인 결함이 있을 수도 있지.

재경 반대일 수도 있어. 씻는 것에 대해서는 저도 많이 고쳐가는 편인데 약간 강박증이 있죠. 안 어울리게.


그럼 재원 씨 순서예요. 정훈 씨의 이해 가지 않는 점.

 

재원 - 가끔 재경이에게 너무한다 싶을 때가 있어요. 무안을 준다거나 공격을 한다거나.

정훈 - 재미있어요. 재경이한테 그러는 게.

재원 - 뭐 그렇게 큰 죄를 지었다고 그렇게 하는지.

재경 - 그러다가 제가 반격을 하잖아요? 그럼 되게 삐쳐요. 난 화가 나도 웃고 있는데. 그러다 한마디 던지잖아요? 그럼 완전히 정색하고. 야, 담배 하나 줘봐.

모두 - 하하하.

정훈 - 진짜 그건 이해가 안 간다. 이미지 관리하는 거.

재경 - 당연히 관리해야 하는 거 아닌가? 있는 그대로 보여주려면 뭐하러 노력을 해.

종완 - 보통은 있는 그대로 보여주려고 하지.

재경 - 있는 그대로 모습이 안 좋으면, 내가 봐도 안 좋고, 좋단 얘기 안 들었고, 그럼 좋은 모습 보여주려고 당연히. 그런데 요즘은 이미지 관리 별로 안 하게 됐어요. 호응을 너무 안 해줘서. 그게 또 좋은 거 같아요. 오히려 이미지를 만들어놨다가 그걸 깨는 재미가 있어요. 말없는 이미지에서 말 막 하는 이미지. 종완이가 라디오를 했는데 처음에는 드러내라고 하더니 나중에는 욕하면서 절제하라고 하더라구요.

모두 - 하하하.

재원 - 종완이는, 진짜 피곤하고 걸을 힘도 없는사람이 술을 엄청 마시고, 그럴 때가 있어요. 이해 안 될 정도로 많이 마실 때. 몸이 너무 안 좋고 알면서 자학하는 것처럼.

정훈 - 간수치가 높은 상태인데, 평소에는 이러면 안 돼, 하다가 밥만 되면 마셔볼까?

 

컨트롤하고 싶다는 생각은 없나요?

 

종완 - 컨트롤할 때는 해요. 중요한 무대가 있는 전날에는 아예 술을 안 마시는데, 은근히 그런 게 있어요. 저는 잠도 어지러울 때까지 안 자거든요. 그 전에는 누워 있어도 잠을 못 자서, 그런 게 습관이 되다 보니까 몸이 많이 힘들어도 견딜 수 있을 것 같은데, 그럴 생각이 들 때가 있죠.

 

무슨 이야기를 해도 종완 씨 얘기는 술로 가는군요.

 

종완 - 그 외에는 제가 굉장히 합리적이거든요.

모두 - 하하하.

 

지난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에서 술 마시고 무대에 올라갔다고 말들이 많았는데, 어떻게 된 건가요?

 

종완 - 원래 첫날 공연을 하려고 했는데 셋째 날 하게 돼서. 그 전 펜타포트 때는 우리가 즐기지를 못했어요. 스케줄이 계속 있어서 공연만 딱 하고 서울로 왔거든요. 작년에는 첫날 갔는데 너무 좋은 거예요. 무조건 즐기자, 이틀을 정말 재미있게 놀았어요. 올해 서머소닉 페스티벌도 갔지만, 공연하는 의의는 우리에게 굉장히 컸지만, 재미있기는 펜타포트가 더 재밌다, 그럴 정도로. 아무 근심이 없었어요.

정훈 - 공연도 중요하지만 즐기는 것도 중요하기 때문에. 관객들이 보기에는 말짱하게 올라가서 하던 대로 하고 갔으면 좋았을텐데, 그건 관중들 생각이고, 우리는 페스티벌 자체를 즐기고 싶었고.

종완 - 솔직히 얘기하면, 전 그 공연 할 때 되게 기분이 좋았거든요. 그때 처음 알았어요. 내가 갖고 있는 생각과 남들이 바라보는 건 차이가 있군. 제가 앉아서 공연을 하면 사람들이 볼 때 서 있을 힘도 없나 보다, 그러지만 전 술을 마시면 에너지가 더 생기는 편이거든요. 그런데 분위기가 너무 좋았어요. 약간 더웠는데 바람도 부는 것 같고, 그 큰 무대에서 앉아서 노래하는 게 너무 좋아서 그랬는데, 비치기는 그렇게. 끝나고 나서 우리끼리는 너무 좋았다고.

재경 - 편견이 무서운 거 같아요. 술 마시고 공연했다, 그것 때문에.

 

술 마시고 좀 하면 어때요?

 

재경 - 그렇죠. 공연을 안 했다면 몰라도, 할 거 다 하고. 저희로서는 되게 잘했다, 기분 좋다, 그랬어요.

정훈 - 그런 걸 좋아하시는 분도 많았어요.

종완 - 만들어놓은 이미지를 부수는 작업이었던 것 같긴 해요. 그로 인해서 안 좋은 시선을 갖게 된 사람도 있는 반면에, 이런 모습도 있구나. 방송에서 안 보이던 모습이니까.

 

넬적인 모습인가요?

 

재경 - 그것만은 아니고 그런 모습도 있는 거죠.

종완 - 그 다음에 약간 편해진 것 같아요. 그 전에는 우리 공연에서도 말을 조심조심하고, 속 이야기는 안 하고, 그런 게 있었는데.

재경 - 우리는 서비스 업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아니거든요. 늘 웃어야 하고 친절해야 하는 사람들이 아니라 음악을 잘해야 하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하고, 그걸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고마워하고, 그래야 하기 때문에 멋대로 하고 싶어요, 앞으로도. 하지만 음악은 잘해야겠죠. 그게 제일 중요하죠.

 

재원 씨, 그럼 재경씨의 이해하기 힘든 부분.

 

재원 - 집에 있을 때 무슨 생각을 하고 사나.

재경 - 제가 집에 있을 때 재원이한테 전화를 하잖아요. 받은 적이 한 번도 없어요. 그런데 친구들도 재원이한테 전화가 안 된다고 나한테 그래요.

 

재원 씨는 전화를 왜 안 받으세요?

 

재원 - 요즘엔 안 그러는데, 진동으로 많이 해 놓거든요.

재경 - 그럼 확인하고 다시 해야지.

재원 - 볼 때는 이미 늦었지.

재경 - 매니저 전화도 안 받아요. 그리고 나중에 화내요. 문자로 남기면 될 거 아니냐고. 그건 정말 이해가 안 가요.

 

멤버 전화를 왜 안 받아요? 혹시 재경이란 이름의 여자가 있나요?

 

모두 - 하하하.

 

재경 씨 순서예요. 정훈 씨의 이해하기 어려운 점.

 

재경 - 장단점인데, 장점은 분위기를 너무 잘 타요. 좋을 때는 다 좋고 나쁠 때는 나쁘고. 근데 혼자 뭘 하지 않아요. 공격을 먼저 안 해요. 남이 먼저 하면 같이 하는 스타일.

 

묻어가는 스타일?

 

재경 - 정훈이가 생각이 없는 게 아니거든요. 자기 주관이 있는데, 여기서 정훈이가 치고 나갔으면 좋겠는데, 안 나가요. 재원이는 아예 생각이 없거든요. 생각이 없는데 말을 하는 건 죄라고 생각해요.

종완 - 계속 물어보죠, 사람들이. 생각이 있으시냐고. 관심이 없는 걸 수도 있죠.

 

그런 멤버가 한 명 정도 있으면 좋지 않나요?

 

종완 - 우리 팀이 정훈이 같은 사람 넷, 저 같은 사람 넷, 재원이 넷, 재경이 넷이었으면 잘될 수가 없는데, 티격태격하면서도 유지되는 이유가, 톱니바퀴 맞물리는 것처럼, 똑같진 않지만 어긋나 있지만 맞물려 돌아가는.

재원 - 앞으로도 계속 아무 생각 없으면 돼?

종완 - 니가 무슨 생각을 얘기하면 짜증나. (웃음)

재경 - 종완이는 자기 자신을 너무 혹사시키는 거 같아요. 일할 때도 그렇고 술을 먹을 때도 그렇고. 종완이는 속상할 때 더 잘 나온다, 하는데 제가 봤을 때는 혹사 안 시켜도 잘 나오거든요.

종완 - 너 모르게 혹사시키는 거야.

 

종완 씨는 완벽주의자세요?

 

종완 - 다른 건 느슨한 편인데, 좋아하는 일은 완벽하게 하고 싶죠. 내가 몇 시간 덜 자면 나중에 후회할 일이 줄어드니까. 음악은 내 인생에서 정말 중요한 거거든요. 그걸 깨달은 후부터는, 이것만큼은 후회를 남기고 싶지 않아요. 그렇게 생각해도 후회를 남기게 되잖아요. 그런 와중에 어때, 라고 생각을 하면 후회가 더 커지니까 차라리 내가 좀 피곤하고 잠 안 자고 조금이라도 더 끄집어낼 수 있으면 나중에 후회가 적겠지. 그렇기 때문에 더 잘 나오는 거 같아요. 그건 확실해요.

 

본인이 그렇게 애를 많이 쓰면, 다른 멤버들은 자신에 비해 애를 덜 쓰는 거 같은데, 그런 생각이 들지 않나요?

 

종완 - 예전에는 그랬어요. 얘기도 했고. 그런데 요즘엔 조금은 철이 들어서 그런지, 사람마다 성격이 다르다는 걸 조금은 인정하기 시작했어요. 어렸을 때는 정말 인정을 못했거든요. 나는 이런데 너는 왜?, 였는데 성격의 차이가 있는 거란 걸, 어느 정도는, 막무가내로 다 인정하진 않지만, 인정할 건 하고, 그 대신 이 사람이 나보다 잘하는 건 분명히 있으니까. 그런 식으로 조율하는 게 맞는 거 같아요.

재경 - 이해는 돼요. 그런데 확인받고 싶은 건데, 자기를 혹사하면서도, 힘든데도 계속해요. 좋은 결과 분명히 나와요. 그런데 좀 쉰 다음 날에는 열두 시간짜리를 두 시간 만에 끝낼 때도 있더라고요.

종완 - 그런데 그것만 기대하고 계속 쉬면.

 

재원 씨에 대해서는요?

 

재경 - 재원이는 예전에 비해 약간은 죽은 거 같아요. 이해는 가는데 아쉬운 부분이죠. 활기가 줄어든 게 아닌가. 그래도 다른 사람보다는 활기가 있긴 한데.

재원 - 예전에 너무 있었지. 에너자이저였잖아.

종완 - 그냥 웃기는 얘기만 하는 게 아니라, 그 자리의 에너지를 끌어올리는 능력이 있는 사람이에요. 요즘은 조금 뜸하죠. 딴 데 쏟아부으니까. (웃음)

재경 - 무덤덤해진 모습이 아쉬울 때가 많아요. 뭘 물어보면 말을 안 하려고 하고. 힘든 일 있으면 말을 해야 하는데.

종완 - 사실 우리가 이해할 수 없겠죠. 표면적으로 이해는 할 수 있지만 동지는 아니잖아요.

정훈 - 모임 자리에 유부남이 있으면 재원이는 꼭 그 사람이랑 얘기해요.

모두 - 하하하.

 

이번엔 서로의 좋은 점들을 얘기해볼까요? 정훈 씨부터, 종완 씨에게.

 

정훈 - 조금이라도 저의 음악적 능력을 업드레이드시켜주는 친구라서 그게 너무 좋아요. 강압적으로라도 끌어올리려고 하는, 그것도 좋고. 재원이는, 이상하게, 보면 마음의 안정을 찾게 되는. 불안하거나 힘들 때 바다를 보는 것처럼.

종완 - 텅 비어 있어서?

모두 - 하하하.

정훈 - 재경이는 의외의 모습을 보여줄 때. 고정관념을 깨준다거나. 종종 있거든요.

 

그럼 종완씨가 정훈 씨에게.

 

종완 - 정훈이는 치우쳐 있지를 않아요. 팀의 밸런스를 유지시켜주는 역할을 하는 거 같아요. 전 좀 강하게 어필할 때가 있거든요. 이건 이래야 되는 거 아냐. 정훈이는 그걸 수용하는 성격. 중립적인 태도로 전달하거나. 센스가 있어요. 이 친구 고민이 있구나, 눈치를 빨리 채는 편이에요. 먼저 이야기를 꺼낼 때도 있고. 얘기하기 힘든 걸. 얘기도 잘 들어주고. 재원이는 긍정적인 성격. 자리를 밝게 해주고. 우리 셋은 그런 능력이 현저히 떨어지거든요. 붙임성도 좋고. 재원이가 없었으면 아마, 지금도 친구가 많은 편은 아니지만, 훨씬 더 없었을 거예요. 그리고 아무 생각이 없을 때, 부러울 때가 많죠. 전 생각이 꼬리를 물고 그러니까. 재경이는 꼼꼼해요. 너무 자기 자신에게 국한되어 있어서 문제이긴 한데. (웃음) 분위기 메이커예요. 친한 사람들끼리 있을 때는 재미있는 이야기도 많이 하고. 안 웃기는 개그를 계속해서 결국 웃길 때도 있고. 둘이 술 마시기 좋아요. 재원이는 둘이 마시기 좀 부담스러워. 너무 건강해. (웃음) 재경이한테는 고민 이야기 하기도 좋고. 의외로 재경이도 속 이야기를 많이 하고.

 

재원 씨 순서예요. 정훈 씨에게.

 

재원 - 완충작용을 해주는 거. 진짜 좋을 때는 갑자기 너무 센스가 있어서, 친구가 이런 면이 있으니까 너무 좋다. 일하기 힘들 때도 짜증을 내면서도 위트를 부릴 때가 있거든요. 종완이는 작사, 작곡을 엄청나게 잘하고 열심히 하고, 나 자신이 나태해졌다고 생각했을 때 그걸 일깨워주는 친구고, 더 노력하게 만들어주는 거죠. 음악 할 때는 너무 열정적이어서 그걸 되게 닮고 싶은 친구예요. 재경이는 워낙 오래된 친구고 그래서 굉장히 편해요. 겉으로는 잘 내색 안 하는데 진짜 친구 같고 든든하고.

 

재경 씨 차례예요.

 

재경 - 정훈이는 베이스만 치는 친구다, 생각했는데 어릴 때부터 베이시스트가 되고 싶은 꿈은 없었다, 그냥 음악 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그런 말을 했어요. 그게 갈수록 보이고. 베이시스트임에도 불구하고 전체를 아우르는 아이디어를 낼 때 되게 좋고. 힘이 많이 돼요. 종완이는 음악적으로는 말할 것도 없고, 관리를 너무 잘해요. 음악적 부분에 대해서는 제가 본 사람 중에서는 최고일 정도로 관리 잘하고, 재원이도 음악적으로 보면 누구 못지않게 드럼 잘 치고.

 

정말 멋진 팀이네요.

 

모두 - 포장을 잘해요. / 팀으로 봤을 때는 괜찮죠. / 십 년 하다 보니까.

 

하하하. 우리 독자들이 넬에게 궁금한 것을 물어봤는데, '사랑하고 계신가요'라는 질문이 있었어요.

 

정훈 - 그런 거 물어봐도 솔직하게 얘기 안 해줘요.

모두 - 하하하.

종완 - 일을 사랑하고 있어요. 사람들은 활동 중단한다, 힘들겠다, 생각하는 분도 계신 거 같은데 전 요즘 마음이 좋아요. 여태까지는 십 년 동안 쉰 적이 한번도 없거든요. 대외적으로 쉰 걸로 보일 때는 있었지만 계속 작업을 했으니까. 안 하면 그리워지게 될 거 같아요. 늘 같이 있을 때는 몰랐는데. 안 하면 이게 얼마나 소중한지 저를 비롯해서 우리 멤버들이 다 느낄 테고. 사람이 이기적이어서 자기가 진짜 좋아하는 건 어떻게든 잡으려고 하잖아요. 그럼 어떻게든 업그레이드가 될 것이고.

 

계속 작업을 하시겠죠?

 

종완 - 쫓기는 기분으로 작업하는 건 없어질 거 같아요.

재경 - 그 대신 나태해지면 절대 안 된다고 생각해요. 시간이 많을수록 잘할 것 같지만 막상 시간이 많아지면, 그렇게 될 수도 있으니까요.

종완 - 전 시간이 많아지는 것에 대해 기분이 너무 좋아요. 우리가 음악을 돌아볼 시간이 없었던 것 같아요. 계속 앞만 보고 왔고. 좋은 기회인 것 같아요. 내가 음악을 하고 있는 사람이라는 게 참 축복받은 거구나, 느껴요.

 

'넬이 바라보고 있는 세상과 바라는 세상'이 궁금하다는 질문도 있었어요.

 

재경 - 바라보고 있는 세상은 개인적으로 굉장히 안 좋은 것 같고. 비뚤어졌고. 그게 더 심해져요. 제가 살아가는 데 있어서 우리나라가 별로 만족스럽지 않아요. 제가 좋아하는 팀들이 살고 있는 세상이 좋은 세상인 거 같아요. 음악적으로 풍요롭고 충만하고. 그게 부럽고. 반면에 우리나라는 많이 아니고. 그런데 그걸 또 깨는 재미가 있는데.

재원 - 전 불만은 없어요. 정치에도 관심 없고 잘 모르고 바라는 것도 없는데, 아쉬운 건, 예전보다 음악이나 문화에 대해서 사람들의 관심이 많이 떨어진 거. 사람들이 관심 갖고 좋아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요. 음악을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면 같이 얘기도 하고 들을 수 있잖아요. 그럼 좋을 거 같은데.

종완 - 바라보는 세상은 굉장히 빨리 돌아가는 세상. 너무 템포가 빨라서 뭐가 중요한 건지 생각할 여유도 없이 하루하루가 지나가니까. 안타깝죠. 정말 좋은 건, 진국을 우려낸다는 말처럼, 어느 정도 두고 봐야 알 수 있는 건데, 지켜볼 정도의 시간을 갖지 못하니까 아쉽고. 바라는 세상은 자기가 진짜 좋아하는 게 뭔지에 대해서 생각할 수 있는 여유가 있는. 너무 뻔한 얘기지만, 돈에 너무 집착을 하는 경향이 있고, 갈수록 심해지는 것 같아요. 정말 중요한 게 뭔지를 잊고 지내는. 전 고층빌딩을 굉장히 싫어하는데, 자연과 같이 있을 수 있는 건물을 다 부수고 서양식 고층건물을 짓는 건 우리나라밖에 없는 것 같아요. 지킬 건 지켜야 하는데 다 무시하고 돈, 돈, 돈. 그런 게 없는 세상이었으면 좋겠어요.

정훈 - 저도 비슷한 거 같아요. 경제적으로 급성장한 우리나라가, 허리띠를 졸라매고, 그래서 그나마 우리가 문화생활 즐기고 음악을 할 수 있는 건 고맙긴 한데, 문화적으로 봤을 때는 우리 세대가 문화적인 과도기인 거 같아요. 이기적인 생각이겠지만, 불만이긴 하죠. 왜 하필 우리가 거기 끼어 있을까. 십 년 먼저 태어났거나 이삽 십 년 후에 태어났다면. 좀 더 여유로운 상황에서 음악을 했다면, 우리도 조금 즐겁고 행복하게 음악을 하지 않았을까. 결국은 우리 조카뻘이나 됐을 때 그런 세상이 올 거 같은 느낌은 드는데 짜증은 나죠.

종완 - 의무감은 없는데, 음악 하는 사람은 자기 작품을 만드는 게 첫째인데, 우리로 인해서 이렇게 변했으면 좋겠다, 작은 부분이라도, 그런 게 너무 많아요.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모르겠는데, 그런 것도 꽤나 중요하게 여겨지더라고요. 예전엔 내가 뭘 바꿀 수 있겠어, 했지만 요즘은 우리가 조금이라도 잘하면 0.5퍼센트라도 바뀌지 않을까. 해보고 나서 안 바뀌면 어쩔 수 없는데 해볼 가치는 있지 않을까. 바꿀 수도 있지 않을까. 통째로가 아니라 정말 작은 부분이라도. 그건 의미 있는 일이 아닌가.

 

바꾸고 있지 않나요. 넬의 음악을 듣기 전과 후, 한 개인은 달라졌겠지요. 개인의 변화가 전체의 변화가 되는 거니까요.

 

종완 - 우리 팀은 계단으로 보면 딱 한 단계 올라간 거라고 생각해요. 앞으로가 기대가 되지만 계단은 수도 없이 많으니까. 많은 변화를 줄 수도 있지 않을까. 약간의 자신감도 있고. 후배들에게 하는 얘기지만, 음악 하는 사람이 음악만 해서는 음악을 지켜낼 수 없는 현실이기 때문에, 음반을 만든 다음에는 음악을 최대한 알릴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보자. 그래야 음악을 할 수 있는 거다. 원래 전문적으로 해주는 사람들이 있잖아요. 뮤지션은 음악을 만들고 레이블은 PR을 하고. 근데 우리나라에서는 PR이 안 좋은 방식으로 많이 이루어지고 있죠. 한정적이고. 소중한 걸 지키기 위해서는 지키는 방법부터 생각을 하자. 조금이라도 새롭고 좋은 방법이 있으면.

재경 - 개척하고 싶은 마음도 있고, 개척해서 처음으로 그걸 느끼고 싶은 마음도 있어요. 개척만 해놓고 길 터놨으니까 잘 가라, 그게 아니라 우리도 가니까 너희도 와라. 그게 재미있고 가치도 있고.

 

'당장 내일이라도 생겼으면 하는 행복한 일은 뭔가요?'라는 질문이 있었어요.

 

재경 - 진짜 최고의 음악이 나왔으면 좋겠어요. 뽕 하고 생겨날 리는 절대 없겠지만.

재원 - 일단 내일은 생각이 생겼으면 좋겠어요.

모두 - 하지 마, 매력 없어.

종완 - 부러운 게 외국 공연장들. 음악 하는 사람들뿐 아니라 듣는 사람들에게도 너무 중요하니까. 아무리 잘해도 큰 공연장에 가면 무대의 사운드와 밖의 사운드가 너무 다르거든요. 뽑아져 나오는 소리가 안 좋아서 감동을 못 느낄 수도 있는데 얘네 못해, 그런 걸 너무 많이 봤어요. 백화점과 주상복합은 마구 생겨나는데 제대로 된 공연장은 하나도 없는 나라. 창피한 일이거든요. 당장 내일이라도 생겼으면 좋겠는 일. 좋은 공연장이 생기는 거.

정훈 - 인천공항에 혼자 가서 외국으로 가는 비행기를 타고 아무도 모르는 사람들 사이에서 혼자 돌아다니는 거. 도시인데 차도 없고 아무도 없고, 좀비 영화에 나오는 그런 곳, 그런 데 있어보고 싶어요. 내일 하루 정도.

 

넬의 노래를 들으면서 우울해하는 사람들이 많잖아요. 우울할 때 어떻게 하세요?

 

재경 - 저는 자요. 자고 나면 생각이 달라지기 때문에. 안 달라질 때도 있지만.

재원 - 우울할 때는 우울해해요. 우울한 음악을 들으면서.

정훈 - 정말 아무 생각 없이 만날 수 있는, 웃음밖에 없는 친구들을 찾게 돼요.

종완 - 술 마실 때는 안 우울해요.

모두 - 하하하.

 

 

쉽게 지워지지 않을 흔적을 두고, 잠시 동안 이들은 우리를 떠난다. 그래도 추억이 많아서, 두고 가는 것이 깊어서, 섭섭하지만은 않다. 그들이 자신들을 돌아보는 시간 동안, 나 역시 그들이 주고 간 것들을 천천히 돌아보리라.

그들의 이야기처럼 마음이 어떻든 시간은 흘러가고, 고달픈 하루도 버텨진다. 그러나 그들이 그 모든 것에 너무 익숙해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익숙하긴 하지만 여전히 낯선', '또 다른 겨울이 찾아'와도 '모든 게 다 잊혀지'지 않는 것이 그들의 세상이기를. 그래야 나의 세상과 소통할 수 있고 그래야 버틸 수 없는 어느 하루, 그들의 우물로 찾아가 두레박을 내릴 수 있을 테니까. 그 깊이없는 우울함과 아름다운 슬픔으로 내가 또 위로받을 수 있을 테니까.

 

 출처 - 2009년 1월호 Paper -> 다음 넬 팬카페

Posted by poise
출처 : 프리미어58호(12.16~31)



신기주(이하 신) 음악과는 다른 분들이라고 들었어요. 유쾌한 분들이라고요.
넬 유쾌한 정도는 아니고요. 우울한 사람들은 아니죠.
신 넬의 음악이 지닌 정서는 회색빛이잖아요. 그 빛깔은 늘 질리지 않고 중독성이 강하죠.
넬 우리 음악은 마음을 차분하게 만드는 거 같아요. 처음에 들었을 때 귀에 감기는 음악이 있어요. 넬의 음악은 들을수록 더 알 거 같고 더 새롭다고 해요.
신 넬한텐 유난히 광팬이 많아요. 멤버들 각자한테도 따로 따로 팬들이 많고요. 찰나적으로 듣고 마는 음악도 있죠. 넬의 음악은 감성적이고 반복적이고 중독적이죠. 일단 빠져들면 무한 반복하게 돼요.
넬 인상적이었던 게요. 어떤 팬은 3년 전 음반을 다시 들으면서 새로움을 느낀대요. 음악엔 한 가지 감정만 있어선 안 될 거 같아요. 그런데 한 가지 감정만 강요하는 음악들이 많죠. 요즘은. 사람들이 모두 자기 감성의 어느 지점에 와 닿는 것처럼 느끼는 음악을 하고 싶어요. 그래서 일부러라도 인터뷰할 때 가사에 대한 내용은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으려고 해요. 그냥 듣는 사람이 음악을 주관적으로 해석하고 느꼈으면 싶거든요.
박은성(이하 박) 그래요?
넬 밴드 음악은 그래야 해요. 음악 안에 숨어 있는 요소들도 많을 수 있거든요. 그 소리가 어느 날 문득 와 닿게 되는 거죠.
신 그러자면 듣는 사람이 적극적이어야 하잖아요. 넬의 음악은 골수 팬들을 만들어내지만 강요 받는 데 익숙해지고 떠먹여주는 데 익숙해진 청취자들한텐 힘든 음악일 수 있어요.
넬 그게 넬 음악의 장점이자 단점일 수 있어요. 흘려 들을 수 있는 음악을 만들기보단 음악을 좀 더 적극적으로 듣게 만드는 스타일이긴 해요. 그게 왜 단점이냐면, 요즘에는 다들 앉아서 음악을 듣지 않잖아요. 운전을 하거나 백화점에서 쇼핑을 하거나 커피숍에서 대화를 하면서 켜놓을 수 있는 음악을 필요로 해요. 싸이월드나 휴대폰의 배경 음악으로 사용되죠. 다른 일을 하는 데 부수적인 방편으로 쓰여요. 그런 면에서 넬의 음악은 별 쓸모가 없어요. 그냥 틀어놓기만 하면 버거울 수 있어요.
신 배경음악으로 음악을 소비하는 요즘 시대에 음악으로 승부를 한다는 게, 또는 음반 하나의 완결된 형태로 음악을 한다는 게 의미가 있을까요.
넬 한 두 시간 동안 음악만 소비하기엔 세상엔 여유란 게 없는 거 같아요. 그렇다면 잘 쓴 책처럼 한 두 페이지만 읽으면 책 전체를 읽고 싶어지게 만드는 음악을 해야겠죠.
박 넬의 음악은 배경 음악이 못 된다고 했어요. 하지만 넬의 음악은 어떤 음악보다 이미지적이란 생각도 들어요. 어떤 풍경을 상상하게 만든달까요.
넬 작업을 할 때 '시각화'라는 걸 늘 중요하게 생각해요. 음악 작업을 할 때나 후반 작업을 할 때 떠오르는 영상들이 있는데요. 시적인 것들이 많죠. 그걸 표현하기 위해서 사운드를 만지곤 해요. 그렇게 시각적인 음악이란 지점이 다른 뮤지션들의 음악에 비해 많다고 생각해요. 의도하는 부분도 크고요.
신 어떤 이미지를 먼저 떠올리고 곡을 쓰기 시작하는 건가요?
넬 곡을 쓸 때 처음에 막연한 느낌 같은 게 있잖아요. 영상 하시는 분들은 그걸 이미지로 풀어내면 되죠. 음악을 하는 사람들은 머리 속에서 떠오르는 어떤 이미지에서 느껴지는 감정을 음악으로 풀어내는 거라고 생각해요. 듣는 사람이 음악을 통해서 내가 본 이미지를 느끼길 바라는 거죠. 사운드를 만드는 과정에서나, 믹싱을 하는 순간에도, 그런 걸 굉장히 많이 신경 써요.
신 가사는요? 가사로 이미지를 좀 더 구체적으로 부연 설명할 수도 있지요. 그런데 넬의 음악은 설명적이진 않아요.
넬 음악은 뉴스처럼 객관적인 사실을 전달하는 매체도 아니고 그렇다고 소설처럼 이야기를 전달하는 매체도 아닌 거 같아요. 음악만의 전달 방법은 따로 있죠. 넬의 경우엔 이미지가 자아내는 감정을 전달하는데요. 그걸 듣는 사람이 똑같이 보고 있다고 생각되면 쾌감이 대단해요. 그건 정말 쾌락이죠.
소통은 대중을 상대하는 예술가들한텐 누구에게나 쾌락이죠. 어떤가요? 일본에선 한참 치유계 음악이 인기였어요. 사람들이 넬의 음악을 들으면서 위안을 얻거나 영혼의 안식을 얻거나, 이런 거에 관심이 있나요?
넬 딱히 치유계 음악은 아니지만 멤버 각자가 생각하는 바는 있을 거 같아요. 하지만 넬의 음악은 기본적으론 우리 자신을 위로하기 위한 음악이 아닐까 싶어요. 이기적인 거 같기도 하지만. 나를 행복하게 만들기 위해서 음악을 해요. 하지만 넬의 음악 때문에 듣는 이가 위안을 얻을 수 있다면 그것도 좋겠죠. 외로울 때 친구가 돼 줄 수 있다면. 하지만 가장 먼저 위로의 대상은 우리 자신이죠.
신 음악 하는 사람은 이기적이어야 한다?
넬 우리한테 음악이 없었다면 어땠을까 생각하곤 해요. 힘든 시기도 있었고 어려운 일도 있었어요. 그 때 음악 작업을 안 헀으면 밑도 끝도 없이 방황했을 수도 있어요. 그 찰나에 음악을 하면서 다시 올라올 수 있었어요. 그 때 음악을 대하는 태도가 많이 바뀌었어요. 음악은 나를 망가지지 않게, 사람으로서 내가 망가지지 않게, 삶의 의미를 찾을 수 있게 해주는 길인 거 같아요.
신 살면서 그런 의미를 못 찾는 사람도 많으니까요.
넬 음악 하는 게 축복인 거 같아요.
신 넬의 음악엔 넬이 얼마나 들어가 있나요? 사랑이든 상처든 개인적인 경험이나 정서가 많이 녹아있는 편인가요? 누군가는 창작을 위해 스스로를 끊임없이 바닥으로 내팽개치기도 해요.
넬 늘 자기 안에서 뭔가를 찾아내는 거 같긴 해요. 확실히 편하고 안정적일 때보단 힘들고 안 좋을 때 음악이 더 잘 되는 거 같긴 해요. 모든 프로젝트에서 다 그런 건 아니지만 회사라든지 가족이라든지 친구라든지 그런 것들에 얽매여 있다 보면 집중력이 떨어지죠. 내가 나 자신의 감정에 집중하게 만드는 무엇이 필요해요. 곡을 쓰는 단계에선 그게 도움이 되는 거 같아요. 후반 작업을 할 때는 좀 더 정서적으로 안정적인 게 좋고요. 창작을 위해서 자길 바닥으로 내몬다는 말, 공감이 되네요.
신 음악은 축복이지만 짐은 아닌가요?
넬 저는 주기적으로 슬럼프가 찾아오는 거 같아요. 한 4개월에서 5개월 정도 만에 한 번씩 슬럼프가 와요. 이건 성격의 문제일 수도 있는데요. 스스로를 푸쉬하는 편이거든요. 뭔가 생각이 갑자기 떠오르고 그런 천재가 아니기 때문에요. 자신을 음악을 하는 환경에 집어넣고 조그만 거라도 꺼내려는 성격이거든요. 매일 작업을 하고요. 그러다 보니 슬럼프가 주기적으로 찾아와요.
박 주기적이요?
넬 앨범을 낼 때만이 아니라 앨범을 내기 전이나 앨범을 낸 후에도 계속 음악을 하기 때문에 아무래도 남들보다 매너리즘이 더 많이 올 수 있죠.
신 지금 뭐가 불안한가요?
넬 저녁을 못 먹게 될까 봐 불안해요. 경제도 불안해요. 경제가 안 좋아지면 대중문화도 죽잖아요.
신 넬의 노래에 담긴 것처럼, 지금 사랑이 불안한 사람은 없나요?
넬 불안해 하면, 진짜로 힘들 거 같아요. 사랑은 있다가도 없는 거고 없다가도 있는 거잖아요. 우리 모두 이제 스물 아홉 살이에요. 그게 반복된다는 것쯤은 알아요. 큰 불안감은 없는 거 같아요.
신 그렇게 사랑에 대해 낙천적인데 어떻게 그런 가사를 쓰고 음악을 하는 거죠?!
넬 다른 거 같아요. 헤어짐은 늘 힘들어요. 하지만 힘든거랑 불안한 거랑은 다른 거 같아요. 익숙했던 것들이 사라지는 건 슬픈 거죠. 불안하진 않아요.
박 이번 앨범 제목인 'THE TRACE'는 넬과 가장 잘 어울리는 단어 같아요. 넬은 현재보단 늘 과거에 기대는 느낌이랄까요.
넬 기댄다기 보단... 그냥 우린 언제나 과거 속에 살고 있는 거 같아요. 지금 얘기하는 이 순간도 1초가 지나면 과거가 되잖아요. 그런 과거가 있어서 우리가 있어요. 이번 앨범은 그 동안의 우리 모습을 담은 DVD와 함께 나왔어요. 지금 우린 20대의 마지막인 스물 아홉 살이거든요. 우린 20대의 우리가 공연하는 모습을 직접 본 적이 없어요. 우린 넬이란 밴드로 꽤 오래 함께 작업해 왔어요. 우리가 우리 자신을 추억할 수 있게끔 만들었어요.
신 과거를 추억하는 건 넬의 음악을 관통하는 정서 같아요.
넬 삶은 과거거든요.
신 넬이 왜 넬인지는 잘 알아요. 그런데, 조디 포스터한테선 아직 전화라도 한 통 안 왔나요?
넬 아차, 전화번호를 안 알려줬네요.


*자세한 내용은 프리미어 본지 58호(12.16~31)에서 확인해주세요!


글: 신기주, 박은성 기자
사진: 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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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넬동 '넬은정'님


주목할 부분은 완자의 깜찍한 포즈....ㅋㅋㅋ

일년 중 3일 있다던 경망의 날...
아무래도 완자가 날짜를 세는 방식에 뭔가 문제가 있는 듯한데요?ㅎㅎㅎ

저건, 너무 귀엽잖아요.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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