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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6.12 에픽하이 5집, 낙화 2
5집을 듣고, 1~4집까지 한번에 몽땅 사버린 사람이라 앨범들을 아직 다 소화하지 못했어요.
오래된 리스너들처럼 전문적인 리뷰는 못쓰겠지만,
적어도 가사의 전체적인 완성도 부분에서는
이번 5집에서 많이 성숙된 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곡마다 특성이 있긴 하지만 비판적인 가사가 있는가 하면
서정적이면서 시적인 표현들,
타블로 특유의 낯설게 하는  표현(농담처럼 "있어보이는 단어"라고도 본인이 말하는)들이
잘 융화되어 하나의 곡을 이루어 나가고 있답니다.
감정의 흐름이 들쭉날쭉하지 않고 안정되어있는 느낌입니다.
타블로 씨와 미쓰라 씨의 가사의 균형도 잘 잡혀있는 것 같구요.
(물론 10년째 DJ, 투컷도 잊지 않고 있습니다만 가사는 쓰지 않으시니까요.^^)
하긴 벌써 5년이니까요.


개인적으로 가장 공감이 많이 되었던 노래는 타블로 씨가 전체 가사를 쓴 "낙화"라는 곡입니다.
많은 사람들에게 퇴색해져가는 '꿈'이라는 것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하네요.
타블로 씨가 쓴 한 권의 자서전 같다는 느낌도 듭니다.
곡 작업에 너무 열중하다가, 사람을 잃기도 하고 사랑을 잃기도 했다는 그의 삶.
제대로 꿈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데, 고민은 끝이 없는 모양이에요.





(저작권 문제로 재생파일은 지우도록 하겠습니다.)




가질수없는 꿈이지만, I have a dream.
비틀거리는 꿈이지만, I have a dream.
버림받은 꿈이지만, I have a dream.
live and die for this dream.

창밖에 반짝이는 수천개의 투명 거미, 잠든 도시에 잿빛 거미줄을 치고.
한숨처럼 책상위에 가라앉은 수필 원고더미, 허리와 연필심을 굽혀 밑줄을 치고.
어쩌면 이미 흩어진 꿈을 쥐고 날 속이면서,
빈손이 가득 찬 착각에 세상을 놓치면서 살아왔던건 아닐까?
극적인 생각. 어느새 보니 공책 여백에 끄적인 생각.
내 꿈의 적인 생각, 내안에 숨쉬는가? 갈수록 나답지않게 세상의 눈치를 봐.
클수록 부끄러워지는 부모의 손처럼 내 손과 꿈의 매듭이 쇠약해 풀리는가?
그건 안돼. 분명한게, 이 눈먼 안개같은 현실의 바람이 세상을 휩쓸어갈때,
찢겨진 허수아비라도 난 버틸수가 있는데. 버려진 가을밤이라도 난 지킬수가 있는데.
며칠째 집중이 안돼. 작은 손틈새 물 한줄기같에, 손에 잡히던 그 모든게. 
어쩌면 나조차도 모르게 펜을 못놓는게 그저 눈치를 보는게 겁나는건가 고민돼.

세상이 등을 져버린 꿈. 너무나 더럽혀진 꿈. 찢겨진 우산처럼 젖은 땅에 버려진 꿈.
그저 버러지 꿈. 지워진 낙서뿐이걸. you say, "dream... 잊혀진 단어뿐인걸."
하지만 난 오늘도 헛된 꿈을 꾼다. 비록 어둠속이지만 다시 눈을 뜬다.
I will never give up, I will never give up, I have a dream.
내 꿈은 하늘을 걷는 난장이의 꿈. 무지개를 손에 거머쥔 장님의 꿈.
달콤한 자장가에 잠이든 고아의 꿈. 시간을 뒤로 되돌린 불효자의 꿈.
내 꿈은 세상의 모든 어머니의 꿈. 내 꿈은 크게 노래 부르는 벙어리의 꿈.
내 꿈은 사랑하는 사람의 작은 속삭임에 미소를 짓는 귀머거리의 꿈.






Posted by poi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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