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GH SOCIETY   


하고 싶은 말이 많은 친구들임에 틀림없다. 이들의 1집 음반이 2004년 상반기에 발매되어 적지만 확고한 파장을 일으키고 얼마 되지도(정확히 반년)않은 이번 하반기에 또 다른 신보를 선보이는 것을 보면 에픽하이(Epik High)란 친구들은 분명 할말이 많은 것이다.

1집의 화려한 라인업은 그대로 유지되며 음악 파일의 확장은 2집의 가장 반가운 부분이다. 한국적 힙합. 사실 한국적 힙합이란 것이 정확히 무엇이라 못박기는 힘들더라도 댄스에 가까운 것은 확실한 국적 불명의 Made in Korea와 비교했을 때 에픽하이의 음악은 정체성이 확고하다.

첫 음반의 발매 후 반년 안에 다시 발매된 이들의 음반의 퀄리티는 수준급 이상이다. 기획사의 인형들이 만든 타의적인 음반의 허전함은 보이지 않는다. 자발적인 창의력이 가득한 'High Society'는 여러 가지 음악(일렉트로니카, 펑크, 포크, 록)의 결합으로 다양함이 깃들여 있다.

타이틀인 'Lady'는 적당한 풍자가 가미된 멋진 곡이다. 멤버들의 조화와 경쾌한 리듬은 듣기 편하다는 말이 정확하게 어울리는 모범적인 곡이다. 앨범의 나머지 곡(나머지라 표현하기엔 곡들의 질이 매우 높다)들도 저마다의 개성을 충분히 표현한다.

애틋한 사랑이야기('혼자라도' Feat. 클래지콰이)부터 신랄한 비판(신사들의 절약정신)까지 소재의 다양함과 그에 버금가는 수의 많은 아티스트의 참여가 돋보인다.

세계화에 발맞추고(?) 있는 가요계지만 몇몇 장르는 흉내만 내는 실정이다. 그 중 하나가 힙합이란 장르다. 그러나 에픽하이의 2집은 그런 모방에서도 창조라는 단어가 어울리는 수작임에 틀림없다.

-수록곡-

1. 신사들의 산책 (Good Morning)
2. High Skool
3. 평화의 날
4. The Sunrise Interlude
5. Lesson 2 (The Sunset)
6. Ghetto
7. The Basics
8. 신사들의 절약정신 (Good Afternoon)
9. Lady (High Society)
10. 피해망상 pt.3
11. 11월1일
12. 뚜뚜루
13. 혼자라도
14. Daydream (사직서)
15. Open M.I.C.
16. 뒷담화
17. 신사들의 몰락 (Good Evening)
18. I Remember (70s Soul Remix, Bonus Track)

프로듀서 : Epik High


  2004/08 유수봉




출처 : http://www.izm.co.kr/ (음악평론가 임진모의 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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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p Of The Human Soul   


2004년 힙합의 전성시대 예고?!

인생이란 버드나무, 너는 지는 낙엽 / 수천 수만 가지 입은 너의 경쟁자며, / 실패란 바람에 날려 떨어지는 낙엽이 된 가엾은 그대여... 두발로 뛰어가렴 / 버팔로 같이 거친 인생의 풍파도, / 날카로운 창과 칼로 다진 수난도, / 자신감의 방패를 쥔 너의 두 팔로 / 막아내고 다시 태어나 인생의 투사로 / 눈물로 고개를 숙여버리기엔 / 너는 아직도 채 익지 않은 벼이기에 / 힘에 부칠 땐 기대감에 기대 / 실패는 기회란 생각이 참된 삶의 지혜 (중략) -풍파 中-

마치 한편의 시(詩)적인 가사를 매끈하고 유연한 라임(Rhyme)에 싣고 노래하는 신예 힙합 팀이 등장했다. 두 명의 MC, 타블로(Tablo, 이선웅)와 미쓰라 진(Mithra 眞, 최진), 그리고 DJ 투컷츠(Tu:kutz, 김정식)로 구성된 3인조 에픽 하이(Epik High)가 바로 그 주인공들. 고급스런 소울과 재즈, 펑크(funk), 블루스 등 다양한 장르를 접목시킨 참신하고 탄력적인 힙합 비트 위로 리드미컬한 래핑을 선사하는 이들은 분명 올해 주목해야만 하는 '힙합 다크호스'임에 틀림없다. 일찌감치 일부 매스컴조차 국내 힙합의 차세대 기대주로 에픽 하이를 언급하고 나섰을 정도다.

“타블로는 바보, 가문의 왕따고, 그 잘난 대학교 나와서 랩 한다고? 내게 물어봤지 지금의 나는 미스터리”라는 랩 가사에도 나와있듯, 미국의 명문 스탠포드 대학을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했다는(?) 리드 래퍼 타블로의 이력은 랩 가사에 문학적 접근을 시도한 지성파 힙합퍼의 등장을 알린다.

왜, 랩 음악이 하찮은 쓰레기인 냥 멜로디가 없는 저질 흑인 음악으로 천대받아야만 하는가?! 에픽 하이의 음악적 키포인트는 바로 힙합이 갖는 부정적 이미지의 반기에서 시작된다. 음반을 감싸고도는 가사와 사운드에서 확연히 드러난다. 샘플 기법을 두루 활용한 멜로디컬한 힙합을 천명(闡明)하고 나선 점 또한 반갑기 그지없다. 에픽 하이의 힙합을 맛배기로 보여주는 오프닝 트랙 'Go'만 접해봐도 이들의 가사에 대한 신선한 해석과 세련된 팝 코드의 적절한 수용을 충분히 엿볼 수 있다.

에픽 하이의 랩 스타일은 국내 힙합의 개척자 CB Mass와도 유사하다. 그럴만한 이유도 매스의 개코와 최자가 음반의 일정 부분에서 작, 편곡을 도왔고 프로듀서로 참여하며 자신들의 입김을 불어 넣어주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운드 메이킹의 핵심은 J-Win(최재유)의 몫이다.

그는 자유분방한 사고와 메시지를 랩으로 더없이 잘 표현해내는 에픽 하이 특유의 힙합 서라운드를 제대로 꽤 뚫어 매끄럽고 윤택한 파퓰러한 랩 문체를 형상화시켰다. 여성 백 보컬을 앞세운 팝 적인 멜로디라인, 턴테이블 스크래칭과 샘플링 위로 쏟아지는 경쾌하고 탄탄한 래핑의 조화가 세련되고 유려한 힙합을 주조해낸다.

음반은 흑인 냄새 짙은 알앤비와 소울, 재즈, 블루지한 발라드를 버무린 다채로운 힙합 향연을 가져간다. 대한민국 펑크(funk) 마스터 한상원이 맛깔스런 보코더를 선사한 '풍파'와 여성 알앤비 싱어 리즈가 팝 적인 고급스러움을 한껏 더해준 '10년 뒤에', 남궁연 악단의 보컬리스트 박성웅이 걸출한 피처링 보이스를 실어낸 'Love song' 등 게스트 손님들의 할당량을 최대치 배려해 그들과의 멋들어진 호흡이 일품이다.

나스(Nas)를 닮은 주석의 랩 스킬이 인상적인 'Street lovin''과 재즈 랩에 대한 한국적인 해석을 실험하고 나선 '고독 恨 사랑'도 매력적인 트랙.

이제 힙합은 21C 대중문화의 주류 코드로 정착했다. 에픽 하이뿐만 아니라 드렁큰타이거, 리쌍, 윤미래, 최자, 개코, 은지원 등이 몸담고 있는 '무브먼트 크루'와 더불어 데프콘, 주석 등의 '마스터플랜', 지난해 얼어붙은 음반 시장을 뜨겁게 녹이며 새로운 강자로 부상한 YG 사단 등 어느덧 굵직한 국내 힙합 계파가 하나둘씩 생겨나고 있으니 더욱 그렇다. 또한 인디 시장에서 힙합이 차지하는 퍼센티지만 봐도 이는 비단 증명된다.

지난 2003년 여성 돌풍의 주역이던 이효리와 렉시도 부분적으로 힙합을 수용하며 “강인한 여성의 진면목이란 바로 이런 것이다”를 몸소 실천했다. 바야흐로 요즘 가요계는 힙합의 전성시대다. 에픽 하이, 이들도 주목하자!

-수록곡-
1. Go
2. 풍파 Feat. 한상원
3. I Remember Feat. Kensie
4. 10년 뒤에(Dear me) Feat. Leeds
5. Lesson One(Tablo's word)
6. Street lovin' Feat. Joosuc
7. Love song Feat. 박선웅 Of 남궁연 악단
8. 고독 恨 사랑(Mithra's word)
9. Free love
10. Get high
11. 유서 Feat. TBNY
12. 막을내리며(Dedication)


  2004/01 김獨 (quincyjones@hanmail.net)




출처 - http://www.iz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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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oi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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