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프리미어58호(12.16~31)



신기주(이하 신) 음악과는 다른 분들이라고 들었어요. 유쾌한 분들이라고요.
넬 유쾌한 정도는 아니고요. 우울한 사람들은 아니죠.
신 넬의 음악이 지닌 정서는 회색빛이잖아요. 그 빛깔은 늘 질리지 않고 중독성이 강하죠.
넬 우리 음악은 마음을 차분하게 만드는 거 같아요. 처음에 들었을 때 귀에 감기는 음악이 있어요. 넬의 음악은 들을수록 더 알 거 같고 더 새롭다고 해요.
신 넬한텐 유난히 광팬이 많아요. 멤버들 각자한테도 따로 따로 팬들이 많고요. 찰나적으로 듣고 마는 음악도 있죠. 넬의 음악은 감성적이고 반복적이고 중독적이죠. 일단 빠져들면 무한 반복하게 돼요.
넬 인상적이었던 게요. 어떤 팬은 3년 전 음반을 다시 들으면서 새로움을 느낀대요. 음악엔 한 가지 감정만 있어선 안 될 거 같아요. 그런데 한 가지 감정만 강요하는 음악들이 많죠. 요즘은. 사람들이 모두 자기 감성의 어느 지점에 와 닿는 것처럼 느끼는 음악을 하고 싶어요. 그래서 일부러라도 인터뷰할 때 가사에 대한 내용은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으려고 해요. 그냥 듣는 사람이 음악을 주관적으로 해석하고 느꼈으면 싶거든요.
박은성(이하 박) 그래요?
넬 밴드 음악은 그래야 해요. 음악 안에 숨어 있는 요소들도 많을 수 있거든요. 그 소리가 어느 날 문득 와 닿게 되는 거죠.
신 그러자면 듣는 사람이 적극적이어야 하잖아요. 넬의 음악은 골수 팬들을 만들어내지만 강요 받는 데 익숙해지고 떠먹여주는 데 익숙해진 청취자들한텐 힘든 음악일 수 있어요.
넬 그게 넬 음악의 장점이자 단점일 수 있어요. 흘려 들을 수 있는 음악을 만들기보단 음악을 좀 더 적극적으로 듣게 만드는 스타일이긴 해요. 그게 왜 단점이냐면, 요즘에는 다들 앉아서 음악을 듣지 않잖아요. 운전을 하거나 백화점에서 쇼핑을 하거나 커피숍에서 대화를 하면서 켜놓을 수 있는 음악을 필요로 해요. 싸이월드나 휴대폰의 배경 음악으로 사용되죠. 다른 일을 하는 데 부수적인 방편으로 쓰여요. 그런 면에서 넬의 음악은 별 쓸모가 없어요. 그냥 틀어놓기만 하면 버거울 수 있어요.
신 배경음악으로 음악을 소비하는 요즘 시대에 음악으로 승부를 한다는 게, 또는 음반 하나의 완결된 형태로 음악을 한다는 게 의미가 있을까요.
넬 한 두 시간 동안 음악만 소비하기엔 세상엔 여유란 게 없는 거 같아요. 그렇다면 잘 쓴 책처럼 한 두 페이지만 읽으면 책 전체를 읽고 싶어지게 만드는 음악을 해야겠죠.
박 넬의 음악은 배경 음악이 못 된다고 했어요. 하지만 넬의 음악은 어떤 음악보다 이미지적이란 생각도 들어요. 어떤 풍경을 상상하게 만든달까요.
넬 작업을 할 때 '시각화'라는 걸 늘 중요하게 생각해요. 음악 작업을 할 때나 후반 작업을 할 때 떠오르는 영상들이 있는데요. 시적인 것들이 많죠. 그걸 표현하기 위해서 사운드를 만지곤 해요. 그렇게 시각적인 음악이란 지점이 다른 뮤지션들의 음악에 비해 많다고 생각해요. 의도하는 부분도 크고요.
신 어떤 이미지를 먼저 떠올리고 곡을 쓰기 시작하는 건가요?
넬 곡을 쓸 때 처음에 막연한 느낌 같은 게 있잖아요. 영상 하시는 분들은 그걸 이미지로 풀어내면 되죠. 음악을 하는 사람들은 머리 속에서 떠오르는 어떤 이미지에서 느껴지는 감정을 음악으로 풀어내는 거라고 생각해요. 듣는 사람이 음악을 통해서 내가 본 이미지를 느끼길 바라는 거죠. 사운드를 만드는 과정에서나, 믹싱을 하는 순간에도, 그런 걸 굉장히 많이 신경 써요.
신 가사는요? 가사로 이미지를 좀 더 구체적으로 부연 설명할 수도 있지요. 그런데 넬의 음악은 설명적이진 않아요.
넬 음악은 뉴스처럼 객관적인 사실을 전달하는 매체도 아니고 그렇다고 소설처럼 이야기를 전달하는 매체도 아닌 거 같아요. 음악만의 전달 방법은 따로 있죠. 넬의 경우엔 이미지가 자아내는 감정을 전달하는데요. 그걸 듣는 사람이 똑같이 보고 있다고 생각되면 쾌감이 대단해요. 그건 정말 쾌락이죠.
소통은 대중을 상대하는 예술가들한텐 누구에게나 쾌락이죠. 어떤가요? 일본에선 한참 치유계 음악이 인기였어요. 사람들이 넬의 음악을 들으면서 위안을 얻거나 영혼의 안식을 얻거나, 이런 거에 관심이 있나요?
넬 딱히 치유계 음악은 아니지만 멤버 각자가 생각하는 바는 있을 거 같아요. 하지만 넬의 음악은 기본적으론 우리 자신을 위로하기 위한 음악이 아닐까 싶어요. 이기적인 거 같기도 하지만. 나를 행복하게 만들기 위해서 음악을 해요. 하지만 넬의 음악 때문에 듣는 이가 위안을 얻을 수 있다면 그것도 좋겠죠. 외로울 때 친구가 돼 줄 수 있다면. 하지만 가장 먼저 위로의 대상은 우리 자신이죠.
신 음악 하는 사람은 이기적이어야 한다?
넬 우리한테 음악이 없었다면 어땠을까 생각하곤 해요. 힘든 시기도 있었고 어려운 일도 있었어요. 그 때 음악 작업을 안 헀으면 밑도 끝도 없이 방황했을 수도 있어요. 그 찰나에 음악을 하면서 다시 올라올 수 있었어요. 그 때 음악을 대하는 태도가 많이 바뀌었어요. 음악은 나를 망가지지 않게, 사람으로서 내가 망가지지 않게, 삶의 의미를 찾을 수 있게 해주는 길인 거 같아요.
신 살면서 그런 의미를 못 찾는 사람도 많으니까요.
넬 음악 하는 게 축복인 거 같아요.
신 넬의 음악엔 넬이 얼마나 들어가 있나요? 사랑이든 상처든 개인적인 경험이나 정서가 많이 녹아있는 편인가요? 누군가는 창작을 위해 스스로를 끊임없이 바닥으로 내팽개치기도 해요.
넬 늘 자기 안에서 뭔가를 찾아내는 거 같긴 해요. 확실히 편하고 안정적일 때보단 힘들고 안 좋을 때 음악이 더 잘 되는 거 같긴 해요. 모든 프로젝트에서 다 그런 건 아니지만 회사라든지 가족이라든지 친구라든지 그런 것들에 얽매여 있다 보면 집중력이 떨어지죠. 내가 나 자신의 감정에 집중하게 만드는 무엇이 필요해요. 곡을 쓰는 단계에선 그게 도움이 되는 거 같아요. 후반 작업을 할 때는 좀 더 정서적으로 안정적인 게 좋고요. 창작을 위해서 자길 바닥으로 내몬다는 말, 공감이 되네요.
신 음악은 축복이지만 짐은 아닌가요?
넬 저는 주기적으로 슬럼프가 찾아오는 거 같아요. 한 4개월에서 5개월 정도 만에 한 번씩 슬럼프가 와요. 이건 성격의 문제일 수도 있는데요. 스스로를 푸쉬하는 편이거든요. 뭔가 생각이 갑자기 떠오르고 그런 천재가 아니기 때문에요. 자신을 음악을 하는 환경에 집어넣고 조그만 거라도 꺼내려는 성격이거든요. 매일 작업을 하고요. 그러다 보니 슬럼프가 주기적으로 찾아와요.
박 주기적이요?
넬 앨범을 낼 때만이 아니라 앨범을 내기 전이나 앨범을 낸 후에도 계속 음악을 하기 때문에 아무래도 남들보다 매너리즘이 더 많이 올 수 있죠.
신 지금 뭐가 불안한가요?
넬 저녁을 못 먹게 될까 봐 불안해요. 경제도 불안해요. 경제가 안 좋아지면 대중문화도 죽잖아요.
신 넬의 노래에 담긴 것처럼, 지금 사랑이 불안한 사람은 없나요?
넬 불안해 하면, 진짜로 힘들 거 같아요. 사랑은 있다가도 없는 거고 없다가도 있는 거잖아요. 우리 모두 이제 스물 아홉 살이에요. 그게 반복된다는 것쯤은 알아요. 큰 불안감은 없는 거 같아요.
신 그렇게 사랑에 대해 낙천적인데 어떻게 그런 가사를 쓰고 음악을 하는 거죠?!
넬 다른 거 같아요. 헤어짐은 늘 힘들어요. 하지만 힘든거랑 불안한 거랑은 다른 거 같아요. 익숙했던 것들이 사라지는 건 슬픈 거죠. 불안하진 않아요.
박 이번 앨범 제목인 'THE TRACE'는 넬과 가장 잘 어울리는 단어 같아요. 넬은 현재보단 늘 과거에 기대는 느낌이랄까요.
넬 기댄다기 보단... 그냥 우린 언제나 과거 속에 살고 있는 거 같아요. 지금 얘기하는 이 순간도 1초가 지나면 과거가 되잖아요. 그런 과거가 있어서 우리가 있어요. 이번 앨범은 그 동안의 우리 모습을 담은 DVD와 함께 나왔어요. 지금 우린 20대의 마지막인 스물 아홉 살이거든요. 우린 20대의 우리가 공연하는 모습을 직접 본 적이 없어요. 우린 넬이란 밴드로 꽤 오래 함께 작업해 왔어요. 우리가 우리 자신을 추억할 수 있게끔 만들었어요.
신 과거를 추억하는 건 넬의 음악을 관통하는 정서 같아요.
넬 삶은 과거거든요.
신 넬이 왜 넬인지는 잘 알아요. 그런데, 조디 포스터한테선 아직 전화라도 한 통 안 왔나요?
넬 아차, 전화번호를 안 알려줬네요.


*자세한 내용은 프리미어 본지 58호(12.16~31)에서 확인해주세요!


글: 신기주, 박은성 기자
사진: 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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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블로와 DJ 투컷과 미쓰라 진은 서로 다른 음악을 꿈꾼다. 하나가 될 수 없는 음악이 하나가 돼서 '에픽 하이'에겐 틀이 없다. 그들에겐 파격의 재능이 있다.

EPIK HIGHER

타블로
타블로는 요즘 매일 밤을 새운다. 책을 쓰고 있어서다. 스탬포드 영문과 시절 썼던 소설들을 모은 <당신의 조각들>이란 단편집이다. 뉴욕과 샌프란시스코와 시카고에 사는 사람들의 군상을 채집했다. 타블로는 제임스 조이스를 좋아한다. 피츠제럴드와 헤밍웨이를 흠모한다. 요즘은 레이몬드 카버를 읽고 있다. 대학 시절엔 영화에 빠졌었다. 진원석 감독의 <투 타이어드 투 다이>의 조감독을 했다. 막무가내로 감독한테 이메일을 보내서 자리를 얻었다. 타블로는 "어쩌면 나한테 음악은 추가된 재능이다"라고 말한다. 타블로는 원래 이야기꾼이 될 터였다. 소설을 쓰고 영화를 만드는 스토리텔러의 운명이었다. 김건모 탓이었다. 고등학교 시절 타블로가 쓴 시를 우연히 김건모가 봤다. "작사 작업을 도와줄 수 없냐고 연락이 왔다. 건모 형하고 몇 달 동안 함께 작업을 했다. 그 때 음악에 매료됐다. 지금까지 음악을 하고 있다."
타블로는 결국 이야기꾼이다. 매일 밤을 새우며 책을 쓰고 있다. ''에픽 하이''라는 이름도 노래로 이야기를 하겠다는 뜻이다. "우리 음악은 가사 위주다. 음악 작업을 하다 보면 나도 모르게 뮤직 비디오를 먼저 구상할 때가 있다. 이야기를 못 놓겠다." 매사를 기승전결로 이해하는 이야기꾼의 습성은 도처에서 드러난다. 타블로는 자기 인생도 큰 이야기라고 느낀다. "요즘은 이렇게 느낀다. 내 인생이 책이라면 난 지금 책의 한 가운데에 있는 큰 클라이맥스를 막 지난 직후에 있는 게 아닐까. 난 내 인생에서 내가 하고 있는 일이 맞는 건지 회의하고, 독자들은 이 시점쯤에서 책을 읽다 말게 될 수도 있는 지점이다." 타블로가 기를 쓰고 책을 쓰고 있는 건 지금을 건너기 위해서다. "원래 대학을 졸업할 무렵 나한텐 책을 낼 기회가 있었다. 그런데 난 책 대신 음악을 선택했다. 잘 한 선택일까. 난 올해 스물 아홉이다. 이제 30대다. 나의 20대를 마무리하면서 내가 가지 않았던 길을 다시 가보는 거다. 책을 낸다는 행위는 내게 그런 의미가 있다. 요즘 가수로서 연예인으로서 내 인생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 결국 그는 참 이야기꾼이다. 매사 전개를 생각하고 매사 의미를 부여하고 찾아낸다. 그건 스토리텔러의 본성이다.
타블로는 요즘 뒤돌아보고 있다. 대학 시절과 연예인 시절에 그가 놓은 게 무엇인지 알고자 한다. "대학교 1학년 때 친한 친구가 죽었다. 내가 선망했던 친구였다. 영화과에 다녔다. 그 친구가 내 인생을 처음 흐트려 놓았다. 그 때 난 그 친구의 몫까지 살겠다고 결심했다. 하지만 연예인이 되고 나서 난 그렇게 살지 못했다. 4집을 낼 때까지 쇼 프로그램을 오가며 나를 소진했다. 얼마 전에 또 친구가 죽었다. 그 때 정신이 들었다. 내가 무슨 대단한 존재라도 된다는 듯이 바쁘단 핑계로 아무도 만나지 못했다." 타블로는 그 때까지 준비했던 음악을 다 지워버렸다. "내가 약간 마비 됐달까. 내가 뭐지. 내가 보였다. 유명하다는 것에 취해 있던 내가 보였고 극도로 우울해진 내가 보였다. 단편영화를 찍고 연주 음반을 냈다. 다 내가 나를 풀어버리는 행위였다." ''1분 1초''는 에픽 하이를 해체하려고 만든 노래였다. 그는 정말 에픽 하이를 끝내려고 했다. 그렇게 다시 시작하려고 했다. 타블로는 그렇게까지 자신을 끝까지 밀어붙였다. 그래야 새로워질 수 있었다. 그는 에픽 하이를 끝내지 않고서도 자신을 다시 발견할 수 있었다. 책을 쓰기 시작했다. "그 동안 책을 내자는 사람들은 많았다. 하지만 연예인이라는 이유로 책을 내는 건 너무 싫었다. 물론 내가 연예인이기 때문에 이렇게 쉽게 책을 낼 수 있는 거겠지. 하지만 제대로 내고 싶다. 그래서 <문학동네>에 부탁했다." 타블로는 요즘 매일 밤을 새우며 책을 쓴다. 글로 나의 이야기를 되찾아가고 있다. 서른이 돼가고 있다. 글_신기주 기자

DJ 투컷
DJ 투컷은 춤꾼이었다. 중학교 때부터 거리에서 춤을 췄다. 몸짓으로 자기를 표현했다. 주변과 소통했다. 하지만 춤으로 표현하는 나는 추상적이었다. 몸짓은 격렬하지만 구체적인 언어가 아니었다. 음악을 안 건 나중 일이었다. 음악도 역시 추상적이긴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음악엔 어떤 메시지가 있었다. 힙합만 해도 그렇다. 힙합은 직접적인 가사를 갖고 있다. 자기 주장이 강한 음악이다." DJ 투컷에겐 말하고 싶은 것들이 있었다. 그는 음악에, 힙합에 빠져들었다. "힙합은 설득하는 음악이다. 사람들이 내 얘기에 귀 기울게 하고 싶었다. 에픽 하이에서 내 역할은 가사를 쓰는 건 아니다. 하지만 가사가 없어도 음악은 추상적인 느낌을 아주 구체적으로 전해준다. 그게 에픽 하이에서 내 몫이다."
DJ 투컷은 원래 사랑 노래가 별로였다. "어릴 적엔 누군가 사랑 타령을 하면 철이 없다고 생각했다. 너무 흔한 주제였다. 이젠 좀 생각이 달라졌다. 사랑 이야기야말로 가장 아름다운 음악인 거 같다." DJ 투컷은 올해로 스물 여덟 살이다. 이젠 사랑도 좀 겪어본 나이다. "사랑은 비극적이면서도 희극적인 거 같다. 언젠가 헤어지잖아. 그러니까 비극이다. 마음이 아프다. 그래서 또 행복하다. 사랑 때문에 내가 불행해질 때 슬프다. 그렇지만 그 불행이 없다면 우린 행복해지지 못하겠지." 얼마 전 그가 아는 사람이 자살을 했다. DJ 투컷은 낯선 죽음 앞에서 삶과 사랑을 생각했다. 그리고 소품집 <Lovescream>을 생각했다. "내가 좀 마초 기질이 있다. <대부>나 <스카페이스> 같은 알 파치노 영화를 좋아한다. 그런데 <Lovescream>을 만들면서 멜로 영화를 여럿 봤다. <당신이 사랑하는 동안에>를 보고 자려고 누웠는데 자꾸 머리 속에서 ''콜드플레이''의 음악이 맴도는 거다. 어떤 피아노 선율이 머리 속을 떠나지 않았다. 그 선율을 음악으로 만들었다. 그게 ''Falling''이다."
그렇게 음악에 취해 산 지 10년이다. 그런데 요즘 DJ 투컷을 괴롭히는 문제가 있다. " 얼마 전에 해체할 생각을 했었다는 얘기를 한 적이 있다. 그랬더니 기자들과 대중들은 오직 에픽 하이가 진짜 해체하느냐에 대해서만 관심을 갖는 거다. 그런 얘기들만 나오면 참 속상하다. 우린 열심히 음악을 만든다. 그렇지만 정작 사람들은 우리의 음악엔 관심이 없는 게 아닐까." 그래서 지금 DJ 투컷을 지탱해주는 건 어쩌면 음악이 아니다. 에픽 하이의 타블로와 미쓰라 진이다. 누군가와 함께 하고 있기 때문에 스스로 고립되지 않는다. "컴퓨터로 음악 작업을 하다 보면 세상과 동떨어지기 쉽다. 또 혼자라면 내 목소리가 있어야 음악이 성립된다. 혼자니까. 그저 내 것일 뿐이다. 하지만 에픽 하이에선 둘의 목소리가 있어서 난 좀 더 다양한 음악을 할 수 있다. 우리의 것이다." DJ 투컷은 그래서 계속 에픽 하이의 음악을 한다. 글_신기주 기자


미쓰라 진
고등학교 2학년이던 어느 수업 시간이었다. 친구와 그리스 로마신화를 들춰보던 최 진은 이거다 싶었다. 빛과 진리의 여신이라는 미쓰라. 그 이름을 본 순간 그는 ‘이거 대박이다’ 싶었다. 래퍼라면 다들 가명 하나쯤은 갖고 있는 게 당연했다. 막 음악을 시작한 풋내기 래퍼였던 그는 그렇게 ‘미쓰라 眞’이라는 이름을 달았다. “친구랑 음악 동호회 놀러 갔다가 불쑥 하게 됐어요. 공연할 거냐고 하길래 뭔지도 모르고 ‘네’라고 했죠. 한 달 정도 준비기간이 있었는데 아무 것도 몰랐어요. 그냥 가사만 쓰면 된다고 해서. 그렇게 무대에 오른 게 시작이 됐죠.” 미쓰라 진은 음악을 만나고부터 착한 사람이 됐다. 음악을 시작하며 예의라는 것도 알게 됐다. 음악이 미쓰라 진을 길들이기 전엔 그저 불량학생에 불과했다. 미술도 해보고 운동도 해봤지만 특별히 마음을 잡아 끄는 게 없었다. 그런 그에게 음악은 목표를 갖게 했다. 앞만 보고 달릴 곳이 생기니 주변을 기웃거릴 필요도 없었다. “어떻게 됐을 지 몰라요 저. 음악 하면서 정신 차린 거죠. 이거 하려면 그냥 이거만 해야 되는 구나. 다른 거 생각할 시간이 없었어요. 가사 쓰는 게 너무 재밌으니까. 쓰다 보면 아침 되고. 다섯시 반에 학교 가고 그랬어요. 좀 일찍 가서 뒤 사물함에서 자려고.”
미쓰라 진은 재미있는 게 좋다. 재미 없는 거엔 아예 신경도 안 쓴다. 일단 표적이 되면 열정적으로 달려들지만 그게 아니라면 관심 밖이다. 청원 경찰 없인 은행에서 바보가 된다는 그의 요즘 관심사는 뜻밖에도 환율이다. 폭등한 환율 덕에 악기 값이 올라서다. 앨범을 발표한 지 불과 한 달도 안 됐지만 이미 그의 마음은 다음 앨범에 가 있다. “이미 6집 작업을 시작했어요. 저희는 끝나고 뭐고 이게 없거든요. 지금 1200원대까지 내려간 거 확인했어요. 한 달 전 환율만 해도 살 수 있었는데. 경제 잘 모르는데 당장 내가 사야 되는 게 비싸졌으니까. 그것 때문에 지금 스트레스 되게 많이 받고 있어요.” 미쓰라 진은 그렇게 계속 음악을 한다. 묵묵히 그 과정만을 즐긴다. 그는 그 영역 안에서만 최선을 다한다. 음악을 만들고 그 결과물을 들려주는 것, 거기까지다. 그 이상의 것들엔 굳이 마음 쓰지 않는다. 좋은 음악은 결국 대중들의 몫이다. 미쓰라 진은 그저 참된 음악을 할 뿐이다. 앞으로도 그렇게 음악과 함께하길 바란다.  글_박은성 기자



-타블로
한참 빠졌던 오락 게임이 있다. 범죄를 저지르는 게임이다. 뉴욕을 돌아다니면서 차도 훔치고 각종 폭력과 범죄 행위를 저지를 수 있는 게임이다. 난 헬기를 훔쳐서 하늘에 올라가서 투신 자살만 네 번 했다.
투신자살?!
-DJ 투컷, 미쓰라 진
(알고 있었다는 표정) ....
-타블로 어느 날인가 ''넬''의 (김)종완이 놀러 온 거야. 내가 재미있는 거 보여주겠다면서 헬기 타고 올라가서 투신 자살하는 걸 했더니 그러더라. 괜찮니? 술 마시러 가자. 그 다음엔 한 번도 안 했다.
이번 앨범은 사랑 이야기잖아. 그런데 실제론 그렇게 지낸단 말인가.
-타블로
그러게나 말이다. 그런데 나만 그런 거 아닐 걸?
-DJ 투컷 되게 신기한 게 사람들이 에픽 하이가 사랑 음악을 했다는 게 의아한 모양이다. 우리가 여태까지 어떤 음악을 했는지 모르겠지만 우리가 사랑 노래를 했다면 그 안엔 뭔가 다른 게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사실 아무것도 없는데.
-타블로 <Lovescream>을 에픽 하이의 무슨 사상적 혁명과 결부 지으려는 분들이 계시다.
어떻게?
-타블로
뭔가 더 깊은 걸 의미한다는 거지. 사랑에 빗대서 우리가 뭔가 얘기하려고 한다는 거다. 절대 아니다. 짤 없이 사랑이다.
-왜 사랑이냐는 거겠지. 의문은. 사운드도 몹시 서정적이다. 피아노 선율에. 사실 에픽 하이의 음악은 좀 더 공격적이란 인상이었다. 사랑 노래 역시 좀 더 현실적일 거라고 여겼다.

''다이나믹 듀오''처럼?
-타블로
우린, ''다듀''에 비해선 좀 더 여성적인 감성인 거 같다. 남자 아이들이 다듀를 선호하는 거 같고. 다듀의 음악은 위트가 많잖아. 그런데 우리끼리 친하게 지내다 보니까 우리 음악에도 위트가 늘고 다듀의 음악엔 감성이 많아지는 거 같다.
-DJ 투컷 사실 그런 감성적인 걸 좀 좋아한다. 옛날엔 파격적인 소리를 좋아했다. 이제는 피아노 소리가 막 예쁘다. 너무 좋지 않아?
-타블로 점점 가사는 줄어들고 연주나 반주 부분이 늘어나고 있다. 듣고만 있어도 눈물이 자극되는 그런 멜로디에 꽂힌다.
이번 앨범에 실린 ''습관''에서처럼?
-타블로
예전 5집도 그런 식이었다. 노래는 6분인데 가사는 1,2분이고 나머지 3,4분은 연주였다. 랩은 생각으로 꽉 차 있다. 생각도 숨을 쉬어야 한다. 숨을 쉬어야 생각을 받아들일 수 있다. 대부분의 랩 음악들은 요이땅 해서 달려가서 피니쉬 라인 지나서 빵 하고 끝난다. ''콜드플레이''가 지적인 음악이라고 생각되는 건 생각을 할 수 있게 해주기 때문일 거다. 우리도 이제 삼십 대니까 그런 음악을 좀 하고 싶다.
-DJ 투컷 우리 모두 나이가 든다는 생각을 많이 하는 거 같다. 내가 과연 이렇게 살아도 되나. 미래에 대한 구체적인 생각은 안 하더라도 한 번쯤 내가 해온 일들이 맞는 건지 생각하게 되지.
-타블로 아무리 폭풍이 쳐도 잔잔하게 받아들이게 되는 게 나이 먹는 거라더라. 우리 음악도 그렇게 점점 진화해 가는 거 아닐까. 폭풍적인 내용을 담아도 잔잔한 거지. 다만 힙합이란 게 특성상 날카롭고 강렬한 음악이란 거다. 그 날카로움이 줄어들면서 힙합 같지 않다는 얘기들이 나오기 시작했으니까. 그런데 그런 것도 신경 안 쓰는 게 나이 드는 거 같다.

에픽 하이의 음악이 힙합인가? 진작에 힙합을 벗어난 거 아닌가?
-타블로
내 노래는 힙합이 아닌 거 같다. 아예.
-DJ 투컷 샹송 같기도 하다. 여자가 불렀으면 정말 샹송 같이 나왔을 거다.
-미쓰라 진 우리가 힙합을 고집하고 있긴 하다. 그런데 힙합의 정의가 다른 거다. 우리에게 힙합이란 모든 걸 흡수할 수 있는 장르다. 어떻게 옷을 입고 어떻게 랩을 하느냐가 힙합의 형식이 아니다.
-DJ 투컷 힙합은 완성된 장르가 아니다. 역사가 제일 짧은 장르라서 변화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타블로 지금까지 모두 여덟 장의 음반을 냈다. 처음엔 얘넨 어떤 애들이냐고 했다가 이젠 얘네는 이런 애들이구나 한다.
-DJ 투컷 빵집 찾아와서 라면 끓여달라고 하면 어떻게 끓여주나.

그런데 이 집에선 라면도 아니고 빵도 아니고 뭔가 본 적이 없는 음식을 하고 있는 거지.
-DJ 투컷
그렇지. 짬뽕이지.
-타블로 거기에 우리만의 양념이 들어가는 거지. 솔직히 우리가 어떻게 작업을 하냐고 하면, 록 성향의 음악을 만들면 록을 하는 애들한테 들려주고 모니터를 한다. 그런데 한번은 넬한테 음악을 들려줬더니 그러더라. "너네가 우리보다 더 록이다."
-온갖 음악을 다 듣고 살 거 같다.
-DJ 투컷
''전람회'' 음악부터 극단적인 록까지 가리는 게 없다.
음악은 참 장르 구분에 목을 매는 거 같다. 록을 하면 영원히 록만 하고 힙합을 하면 영원히 힙합을 하고.
-타블로
그러게나 말이다. 하지만 액션 영화 감독한테 누가 영원히 액션만 하라고 하나? 우린 코엔 형제처럼 하고 싶은 거다. 그 선생님들이 정말 잡탕으로 영화를 만들잖아. 코미디에 스릴러에 뮤지컬에. 스탠리 큐브릭도 그랬지. 난 앨범마다 달라야 한다고 생각한다. 계속 실험을 거듭하다가 약간 좀 자신 있게 나오면 그 땐 좀 거만하게 나오는 거지.
모두 (큰 웃음)
장르는 없어도 에픽 하이만의 화법은 있을 거 아닌가.
-타블로
그게 뭔지는 잘 모르겠다. 가끔은 우리가 잘 하고 있다기 보단 못해서 잘 하는 것처럼 보이는 게 아닐까 생각할 때가 있다. 무슨 얘기냐면, 우리 세 사람이 뭉쳐서 할 수 있는 게 이거 밖에 없는 거지. 그걸 사람들은 독창적이라고 말해주지만 그건 독창적인 게 아니라 할 수 있는 게 이거뿐인 거다.
다른 분들도 동의하나?
-미쓰라 진
우리보다 잘 하는 사람은 엄청나게 많다. 그런데 정작 좋은 곡을 못 뽑는 경우가 있다. 대중들이 공감할 수 있는 음악을 못 만드는 거다. 대중은커녕 옆 사람이 공감할 수 있는 음악도 못 만드는 거다. 그럴 때면 헷갈린다. 내가 이 사람보다 음악적으로 모자란 거 같은데 내가 하는 음악이 대중들한테 공감을 산다는 건, 뭐지?
대중의 눈높이에 맞춘다는 거지?
-타블로
과소 평가 받았다고 느껴진 곡도 있지만 솔직히 과대 평가 받았다고 느낀 곡도 있다. 실수로 만든 곡을 듣고 뛰어나다고 하니. 장르가 없는 음악을 만든다거나 뛰어난 음악을 만든다거나 이렇게 말해주면, 우린 생각한다. 우리가 뭘 몰라서 그렇게 하고 있는 걸 수도 있다고.
훌륭한 예술가는 자기 형식을 개발한 사람이다. 그리고 그 형식을 반복해서 들려줘서 대중이 익숙해지도록 만든 사람이다.
-타블로
그렇다면 에픽 하이만의 방식도 어느 정도는 생긴 거 같긴 하다. 사람들이 에픽 하이 노래가 나오면 뚜렷하게 알잖아. 그런데 내심 불안한 건, 우리가 이거 밖에 할 줄 몰라서 그렇게 계속 나오고 있는 건 아니냐는 거지. 얼마 전에 윤하 씨한테 ''기억''이란 곡을 줬다. 굉장히 호평을 받았다. 타블로의 냄새가 난다고도 했다. 에픽 하이스럽다고도 했다. 그런 반응 때문에 어디 가선 누군가한테 곡을 줄 때 우리 스타일을 부여한다고 자랑스럽게 말한 적도 있다. 하지만 말하고 나선 되묻게 되는 거다. 우리 스타일? 그게 뭔데?
-DJ 투컷 정말 나도 모르게 내가 했던 걸 반복할 때가 있다. 편하고 익숙하니까. 잘 통했으니까.
-타블로 ''1분1초''라는 노래는 사실 ''팬''이란 노래와 비슷하다. 둘 다 내 노래니까 누가 뭐랄 순 없지. 하지만 그런 식으로 한다는 건 어쩌면 그것 밖에 못해서 그럴 수도 있다는 거지.

해체를 생각했었다는 건 그런 지점 탓일까?
-타블로
완벽한 음악적 해체를 고민했다. 우린 서로 사이가 참 좋다. 서로 사이가 나빠지면 이민 가야 한다. 우린 각자 하고 싶은 음악이 다르다. 미쓰라 진은 밴드를 해보고 싶어한다. 그러자면 우리 둘 중 하나는 드럼을 배우고 베이스를 쳐야 한다. 브라스까지 필요하면 인원도 늘려야 한다. DJ 투컷은 원맨 밴드 DJ음악을 하고 싶어한다. 그럼 나하고 미쓰라는 필요 없잖아. 나는 록 밴드를 만들어서 레이지 어갠스트 머신이나 림킨 파크 같은 음악을 해보고 싶다. 사실 그걸 지난 2,3년 동안 4집과 5집에서 각자 집어넣었던 거다.
한 지붕 세 음악?
-타블로
그러다가 5집을 만들면서는 이런 식으로 하다간 어차피 각자가 정말 원하는 음악은 하지 못하겠다고 판단한 거다. 그렇다면 우리 헤어져서 각자 하고 싶은 음악을 하는 건 어떠냐. 그렇게 하자. 그런데 또 우리가 우리끼리 밖에 못하더라.
그 말은 에픽 하이 각자는 서로의 음악적인 지향점이 확연히 다르다는 거 아닌가. 그렇다면... 정말 그렇다면... 당신들은 헤어지는 게 맞겠다.
-타블로
그런데 동료 뮤지션들한테 늘 듣던 말은 에픽 하이가 독보적인 이유는 우리가 별개의 음악을 하나로 묶어내고 있어서란 거였다. 다른 점들이 한 앨범에 공존해서 특별해지는 거다. 각자 원하는 것만 했다면 무난한 밴드들하고 다를 게 없었을 거라고. 그런 포인트를 왜 놓치려고 하느냐고 했다. 그 얘기도 확 와 닿았다.
그렇다면 함께 하는 앨범도 있지만 동시에 각자 솔로 앨범을 내는 방식도 있겠다.
-타블로
지금 작업하고 있는 다음 앨범에선 지금 얘기한 문제들을 다 해결할 작정이다. 어떻게 인지는 지금 얘기하기 어렵지만. 만들다가 포기할 수도 있지만 이왕 해보는 거 해보려고.
-미쓰라 진 솔직히 혼자 할 자신이 없었다. 지금도 난 내 꺼 하나 맡아서 하는 것도 벅차다. 나한텐 내가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줄 사람이 필요하다.
-DJ 투컷 나도 솔로 앨범을 내면 어떻게 낼까 고민했는데, 결국 내가 음악을 만들면 두 사람한테 들어보러 오라고 할 거 아닌가. 도와달라고 하고. 그렇게 해서 음악이 나오면 그건 또 에픽 하이가 되더라.
-타블로 얼마 전에 심수봉 선생님하고 작업을 했다. 미쓰라 진이 거기에서 랩을 했다. 만약에 DJ 투컷까지 참여했다면 이건 아예 에픽 하이 음악에 심수봉 선생님이 피처링을 한 셈이 되는 거다. 내가 여태까지 쓴 외부 곡들에서 랩은 대부분 미쓰라가 했으니까.
에픽 하이의 재능을 빌리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나? 곡을 달라고 하고.
-타블로
거절한 게 백 개는 넘을 거다. 그거 다 했으면 아마 빌딩 하나는 지었을 걸.
다 했으면 온 세상 음악이 에픽 하이 음악이 됐겠지.
-타블로
그렇게 작업했던 작곡자가 실제로 있잖아. 우린 그걸 원하지 않았다. 차트 순위에 오른 곡이 모두 한 사람의 작곡자가 만든 곡이라는 건 그 사람의 취향이 대중음악을 이끈다는 거잖아. 음악의 유행이 후지게 되면 그것 역시 그 작곡자의 탓이고. 우린 그걸 감당할 자신도 없고 능력도 없다. 무엇보다 더 중요한 건 대중이 그걸 원하지 않았을 거다.
거절하고 안 하고의 기준이 뭔가.
-타블로
일단 이 사람과 뭔가를 함께 만들었을 대 새로운 나오겠다는 자신감이다. 그리고 지독한 친분이겠지.
심수봉 선생님하고는?
-타블로
나를 집으로 초대하셨다. 피아노 연주까지 해주셨다. 감동을 받았다. 어떤 사람들은 곡을 부탁할 때 무슨 물건 빌리듯 할 때가 많다. 그게 제일 짜증난다.
-DJ 투컷 맞아. 맞아. 짜증나지.
-타블로 문자 하나 찍어서 보내는 거다. 곡 하나만 줘. 우리 집에 와서 수저 빌려가듯이. 난 이렇게 답문자를 보낸다. 꺼져. 아니면 예의 있게 물어봐. 남을 위해 만든 음악도 내 손을 떠나기 전까진 내가 담겨 있는 음악인데. 대체적으론 정중하게 물어본다. 그런 사람들이 한 두 명 있다. 곡 하나 내놔 봐. 버리는 곡 없냐. 버리는 곡이라니. 그러면 자기는 쓰레기인가.

연예계라는 게 그런 곳 아닌가. 남의 재능으로 빛을 보려는 곳이다. 재능이 소진되는 곳이다. 재능이 없어도 버티는 곳이다.
-타블로
연예계의 구조상 돈을 벌려면 쉽다. 어느 순간부터 돈을 덜 벌더라도 이렇게 해야겠다고 결정을 해야 하는데. 우리는 4집 활동을 끝내고 나서부터 그런 선택을 중요시하게 됐다. 우리도 뭐 전에는 과자 광고도 찍고 기회가 되는 건 다 했다. 돈을 덜 벌더라도 중요한 걸 놓치지 않고 행복한 방법이 있다고 생각했다.
당신들은, 스스로 재능이 있다고 생각하나?
-타블로
재능이 있다고 느낀다. 스스로한테 만족할 때 잘 한다고 생각한다.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일에 재능이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나는 분명 재능이 있는 사람이다. 그건 한 번도 의심한 적이 없다.
음악에 대한 재능만 말하는 건 아닌 거 같다.
-타블로
맞다. 지금 대중한테 보여지는 것들에 대해서 내 재능이 제대로 발휘되고 있는 건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난 어려서부터 지금까지 늘 재능이 있었다. 그걸 단 한 번도 의심한 적이 없다.
-DJ 투컷 난 꽁수와 잔머리에 재능이 있다. 그게 재능인진 잘 모르겠는데.
-타블로 그런데 연예계는 재능이 없는 사람이 빌딩을 세울 수 있는 곳이라 안타까운 거 같다. 남의 재능을 이용하고 또 이용당한다. 그 사람한텐 부가 생기겠지. 하지만 막상 그 사람은 아무것도 이룰 수가 없고 이룬 것도 없게 돼버리는 거다.
그렇다면 누구와 작업할 때 즐겁나?
-타블로
함께 작업하자고 부탁 받으면 너무 감사한 경우들이 많다. 예를 들어서 효리 누나가 우리한테 부탁했을 때, 우리도 효리 누나 음악을 좋아하거든. 효리 누나가 음악을 참 많이 듣는다. 사실 효리 누나 같은 가수들은 우리한테 음악을 안 받아도 상관 없잖아. 고맙지.
-DJ 투컷 반면에 처음엔 곡을 달라고 하다가 시간이 안 되면 피처링이라고 해달라고 하면 그건 너무 속이 보이지.
-타블로 그럴 땐 이 사람 쓰레기라는 생각도 든다. 심수봉 선생님은 제 음악을 다 들어보시고 높이 평가해주셨다. 정말 영광이었다.
뮤지션들은 당신들 음악을 이해한다. 그래서 그 재능을 조금이라도 빌리려고 하지. 대중은 어떤가. 무언가 실험적인 걸 했을 때 대중들이 그걸 속속들이 이해한다고 느끼나.
-타블로
요즘 음악에 대한 평가는 결국 떴느냐 안 떴느냐를 놓고 이야기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음악 하는 사람들은 대중을 마주하면서도 동시에 이해하는 소수만 보고 할 때도 있다.
-DJ 투컷 제일 황당했던 게 내가 이번 <Lovescream>의 쇼케이스가 끝난 다음 인터뷰에서 원래 일렉트로닉을 좋아했다고 말한 다음, 이번 앨범에선 아날로그 감성으로 오케스트라 피아노 연주를 썼다고 했더니, 기사가 일렉트로닉과 아날로그가 융합된 퓨전 힙합이라고 나오더라. 그게 말이 되나.
-타블로 음악을 모르거나 관심이 없거나 자기 일에 열의가 없거나, 아니면 그냥 멍청한 거지. 까놓고 말해서 멍청한 사람들이 너무 많다.
이번 앨범이 당신들이 내는 20대의 마지막 앨범인 셈이지?
-DJ 투컷
그래도 난 좀 젊게 살려고 한다.
-타블로 나이 값 해라. 나이가 만들어주는 데로 전형적으로 살고 싶진 않다. 그런데 이상한 게 요즘은 밖에선 10대처럼 놀다가도 집에 가면 30대처럼 행동한다. 모든 게 정돈돼 있고. 예전엔 집에 가서도 10대였거든. 그럴 때 나이가 먹었구나 싶다.


*자세한 내용은 프리미어 본지 55호(11.1~15)에서 확인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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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크 주소 : http://premiere.elle.co.kr/m1_star/content_view_01.asp?ai_idx=1050&MenuCheck=PS

타블로 씨가 김건모 씨에게 가사를 준 건 고등학교 때 일인데 대학 때라고 잘못 적혀있네요.
넬의 김종완 씨 이름도 김종'환'이라고...잘못 적혀있고요.
인터뷰에서 다루고 있는 내용자체는 마음에 드는데
드문드문 오자가('다음 앨범'을 '다름 앨범'이라고...) 보이네요.ㅠ
여기에는 제가 고쳐서 올렸어요.


타블로 씨가 게임상에서지만 여러번 자살했다는 부분이 자꾸 걸려요.ㅠ
투컷 씨와 미쓰라 씨도...지금 굉장히 불안한 시기를 건너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웃는 모습 뒤에 가려진 이런 생각들을...이렇게나마 알 수 있어서 다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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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oi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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