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드블로그에서 리뷰어로 선정되어 읽은 두 권의 책 리뷰에요.
두 권 다 두꺼운 편이라서 모처럼 책 좀 읽은 기분이었어요. ㅎㅎ
그나저나 요새 책을 별로 못 읽었네요.ㅠ
해마다 100권을 목표로 하고는 있는데 올해는 몇 권이나 읽을 수 있을런지?
이럴 땐, 아무래도 초등학교 때가 그립네요.
그 많던 여가시간이. ^^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F.스콧 피츠제럴드)
http://thedreamers.tistory.com/226

비밀의 요리책 (엘르 뉴마크)
http://thedreamers.tistory.com/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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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 : Yes24)



 상상력은 비극적인 방향으로 흐르기 쉽다. 인간은 오랫동안 비극을 사랑해왔다. 또, 어떤 이는 비극이 희극보다 예술적으로 훨씬 우월하다고 생각하기도 했다. 아리스토텔레스의 강의 내용을 후학들이 글로 남긴 <시학(詩學)>이라는 책은 시에 대해 다루면서, 특히 비극만을 자세히 언급하고 있다. 희극에 대한 내용이 담긴 2부가 있었으리라 예상되지만 전해지지는 않는다. 아리스토텔레스는 그 이유를 이렇게 말했다. "희극은 실제 이하의 악인을 모방하려하고, 비극은 실제 이상의 선인을 모방하려 하기 때문이다." 즉, 희극은 윤리학적으로 선하지 않다는 것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우리가 비극을 만들어내고, 비극에 매혹되는 이유를 아주 간명하게 제시해주고 있다.


 그의 말 중에는 이런 것도 있다. "시인의 임무는 실제로 일어난 일을 이야기하는 데 있는 게 아니라 일어날 수 있는 일, 즉 개연성과 필연성의 법칙에 따라 가능한 일을 이야기하는 데 있다.... 따라서 시는 역사보다 철학적이고 중요하다. 왜냐하면 시는 보편적인 것을 말하는 경향이 더 강하고, 역사는 개별적인 것을 말하기 때문이다."라는. 이 두 가지 말을 종합적으로 이해한다면 이렇게 쓸 수 있지 않을까? "시인은 일어날 수 있는 비극을 제시하여야 하며, 그 안에 실제 이상의 선인을 등장시켜야 한다."


 서론이 길었지만, 아리스토텔레스의 이런 문학관은 현대 소설인 코맥 매카시의 <로드>를 그대로 관통하고 있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시대에는 문학의 장르가 지금처럼 분류되어 있지 않았다. 그래서 <시학>에서는 필연적으로 서사시, 비극, 희극, 송시, 드라마, 찬가, 풍자시 만이 디뤄지고 있다.하지만 가장 마지막에 발생한 문학 장르인 소설에서도 아리스토텔레스의 생각은 여지없이 통하고 있다. 적어도 이 소설을 볼 때는. 



 인간이 생각해내는 여러가지 비극 중에서 '지구의 종말'이라는 주제는 그리 참신한 주제는 아니다. 이미 태어나고 죽은 많은 사람들이 그 문제에 대해서 생각했고, 각각의 상상력을 구체화한 시와 소설과 그림과 영화 등이 존재한다. 그리고 가끔은 예술가가 아닌 우리같은 이들도 이 문제에 깊이 빠져들 정도이니 이 주제가 닳고 닳은 주제임은 분명하다. 물론 과거보다는 현재가 그런 일이 일어날 개연성이 더 높다는 것만 제외한다면. (환경문제나 자원고갈, 핵무기 등으로 인해서)  하지만 우리는 주제가 같다고 해서 그 모든 작품들을 똑같다고 보지는 않는다. 플롯, 어조(혹은 문체), 표현의 방식, 작가의 태도나 세계관 등 많은 변수들이 이 문제를 실체화하는데에 관여한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이다.

 
 <로드>는 아주 간단한 구조로 되어있다. 이 땅은 어느날 갑자기 알 수 없는 이유로 파괴되었다. 모든 식물과 동물이 죽었다. 전기도 끊겼다. 살아남은 인간들은 살기 위해 몸부림치며 그나마 남아있는 가공식품과 물, 옷가지, 석유 등을 차지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가장 기본적인 욕구에 기본적으로 반응하는 인간만이 그 시대에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이 비극의 시작이다. 어째서 인간이 그렇게까지 악해질 수 있으냐고 묻는다면, 그 대답은 역설이 될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아주 바람직하고 착한 이 소설의 주인공들과 마찬가지로 온갖 만행을 저지르며 살아남은 자들 역시, 목숨을 이어가는 이유는 똑같이 '희망' 때문이다. 그들은 살아있으면 언젠가 '다른 미래'가 올 것이라고 믿는다.


 하지만 한 가지 차이가 있다면, 여기서 서로가 그리는 '다른 미래'의 모습은 사뭇 다르다는 것이다. 위대한 아리스토텔레스의 말을 따르기라도 하는 듯이,, 이 소설의 주인공인 아버지와 아들은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한다. 특히 희망적인 시대에는 한 순간도 살아본 적 없는 아들이 더욱 그렇다는 사실은 고무적인 일이다. 아버지에게서 전설처럼 전해들은 '좋은 사람'의 이야기를 끊임없이 반추하는 어린 아이. 작가가 성선설에 대한 믿음을 버리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부분이기도 하다. 아버지와 아들은 모두가 서로 돕고 사랑하는 사회가 오기를 바란다. 반면 윤리와 도덕을 버린 자들이 그리는 사회는 그저 배고픔이 사라지는 사회이고, 육체적 괴로움이 사라지는 사회일 것이다. 이런 근본적인 가치관의 차이가 이들의 삶의 방향을 완전히 가름한다.


 소설은 <로드>라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여정 형식으로 되어있다. 나그네로 떠도는 주인공들은 수많은 절망을 목격하고, 위기에 처하기도 하고, 기적처럼 먹을 것을 구하기도 하고, 다시 굶주리기도 한다. 때로는 '좋은 사람'과 '나쁜 사람'의 기로에 서기도 한다. 아이의 순수가 아버지를 구원하기도 하고, 아버지의 목숨이 아들을 살리기도 한다. 그렇게 페이지를 넘기다보면 어느새 이 문제를 해결하기엔 적절하지 않은 부분임에도 불구하고 페이지가 몇 장 남지 않았음을 발견하게 된다. 어떻게 끝을 맺을 것인지 조바심이 나면서도, 나처럼 다음 장으로 넘기기에는 두려울지도 모른다. 결국 이 소설은 비극이고, 비극으로 끝나지만 그래도 마지막 페이지에서 우리는 무언가를 발견할 수 있다.


 인간답게 사는 것과, 그저 사는 것과의 차이. 우리는 이 개연성있는 비극이 현실로 닥치기 전에 그 차이를 알아야 한다. 코맥 매카시는 우리에게 바로 그 말을 하고 싶었던 것이라 생각한다. 그는 자신의 글을 읽는 독자들이 인간을 인간답게 하고, 인간의 여정을 이끄는 것이 무엇인지를 이 소설에서 발견하길 바랐을 것이다.






p.s.
비슷한 주제의 소설을 추천한다면, '눈먼 자들의 도시'를.
영화로는 '배틀 로얄'과 '우주 전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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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픽하이의 타블로가 이 책을 추천했던 적이 있다. 문학도였던 그가 추천했던 책들을 그동안 여러 권 읽어보았는데, 그의 문학적 안목이 상당히 탁월하다는 것을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 특히 이 작품을 소개해준 것은 정말이지 감사하고 싶다. 아마 그가 아니었으면 난 평생 이 책을 읽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낯선 이름을 가진 작가가 쓴, 낯선  책 <축복받은 집>(원제 : Interpreter of Maladies)을 나는 그렇게 만났다.

   
 근 한 달간, 주말마다 다른 도시를 오가는 버스 안에서 이 책을 조금씩 읽어나갔다. 시간이 별로 없는 요즘이지만 아마 마음 먹었으면 하루쯤 다른 일을 미뤄두고 재빨리 읽어버릴 수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난 그렇게 하지 않았다. 천천히 아껴 읽었다. "피르자다 씨가 저녁 식사에 왔을 때"라는 단편에 등장하는 여자아이가 밤마다 초콜릿을 오래오래 녹여 먹으며 기도하듯이 말이다. 이 책의 겉에 쓰여있는 김연수 작가의 "이야기 중독자를 위한 휴대용 구급약"이라는 추천사처럼 길 위에서 이 책을 읽으며 내내 행복했다. 

   
 9편의 단편으로 구성되어 있는 <축복받은 집>은 당시 단편집으로서는 드물게 퓰리처 문학상을 받았다. 그리고 그 때 그녀의 나이는 서른 셋. 데뷔 5년차의 신인 작가에 불과했다. 그만큼 그녀는 월등하게 "잘 쓰는" 작가였던 것이다. 때때로 많은 문학상이 여러 이유로 폄하를 당하지만, 이 책을 읽어본다면 아마 이 책이 그럴만한 가치가 있다는 것에 수긍하게 될 것이다.

  
 대부분의 작품이 다 마음에 들지만, 특히 처음을 여는 "잠시 동안의 일"과 마지막에 위치한 "세 번째이자 마지막인 대륙"에는 칭찬을 아끼고 싶지 않다. 혹시나 책을 읽는 데 조금이라도 누가 될까 싶어 내용을 이야기할 수는 없지만, 반복되는 플롯 안에 의미를 숨겨두는 줌파 라히리의 능력에는 탄복하지 않을 수 없었다. 조금도 가감이 있을 수 없을 정도로 완벽하다고 생각했다.

  
 일상의 사소한 일을 우리는 매일 어떤 눈으로 바라보고 있는가? 우리가 무심코 흘려보내는 사소한 어떤 일들을, 그녀는 우아하게 마름질하여 이 한 권의 책 안에 담아두었다. 일상과 파격, 그 안에서 모든 인물은 애잔하게, 강하게, 따뜻하게 살아 숨쉰다. 세상의 여러 곳에서 이와 같이 인도인들이 나름의 인생을 살아가고 있을 것을 짐작하게 한다. 민족적이지만 편파적이지 않고, 특수하지만 보편적이다. 

  
 할 수만 있다면 그녀의 글솜씨를 훔치고 싶을 정도로, 질투를 느꼈다. 그녀는 정말 글을 잘 쓰는 작가다. 작가에게 그 이상의 칭찬은 없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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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젠가 신문에서 추천받았던 책을, 최근 지인에게서 추천받았습니다. 그래서 냉큼 사서 읽었습니다. 원제는 <Art & Fear>, 한국 번역본 제목은 <예술가여, 무엇이 두려운가>입니다. 두 명의 예술가가 쓴 이 책은 새로운 것을 만들어 가는 예술가들이 느끼게 되는 다양한 두려움에 대한 분석과 조언을 담고 있습니다. 글, 음악, 사진, 그림 등 어떤 분야의 창작자가 읽어도 좋을 만한 책입니다. 용기를 불어넣어 주니까요. 예술가의 정신에 대한 꽤나 통찰력있는 이야기랍니다. 밑줄치며 읽고 싶은 책었습니다. 제게는. 7년 여에 걸쳐 두 저자가 이 책을 썼다고 하니, 이 책 또한 Art와 Fear의 소산인 모양입니다.^^






p.27
포기는 중단과 근본적으로 다르다. 중단은 늘 하는 것이지만 포기는 그것으로서 마지막이다. 포기한다는 것은 다시 시작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시작하고 또 시작해야 하는 것이 예술인 것을.

p. 47
예술가인 척 가식을 부릴 수는 있어도, 예술을 창조하는 척할 수는 없다. 소설을 쓰는 척하면서 한번 써보라. 그게 가능한가?

p.170
예술가들은 한데 모였다가도 할 말과 할 일을 다 하고 나면 다시 각기 자신의 작업실로 돌아가 오직 혼자서 자신의 예술과 마주해야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바로 그 단순한 진리가 예술가들을 이어주는 가장 깊은 고리일 것이다.  (중략) 예술가의 일은 자신의 삶으로부터 자신의 예술로 곧고 뚜렷한 선을 긋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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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일매일, 청취자들에게 웃음과 감동을 전달하는 라디오 구성작가. 오늘은 그들이 쓴 책 몇 권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제가 좋아하는 라디오 프로그램의 작가분들이에요. 좀 오래된 책도 있고, 비교적 최근에 나온 것들도 있습니다. 단순히 라디오 작가가 썼기 때문에 추천하는 것이 아니라, 읽을 만한 가치가 있는 책 중에, 라디오 작가분들이 쓴 책이 속해있는 거랍니다.


 라디오의 아날로그한 매력은 DJ 뒤에 숨겨진 라디오 작가들의 노력으로 비로소 완성됩니다. 그러고보면, 라디오 작가는 철저한 근면함과 인내로 무장한 사람들이에요. 그렇지 않고서는 버틸 수가 없겠지요. 일주일 내내 매일매일 청취자 앞에 서야하고, 방송 즉시 호불호의 비판에 노출되어 있습니다. 아마 한순간도 긴장의 끈을 풀 수 없을 뿐더러, 풀어서도 안되는 그런 운명을 가진 사람들이에요. 그래서 저는 그들이 모를지라도, 저혼자서 열심히 응원하고 있어요. 지금 이순간도 애쓰시는 많은 라디오 작가분들 파이팅!! ^^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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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남자 그여자 - 이미나 작가


방송대본을 베스트셀러로 만든 주인공, 이미나 작가의 책입니다. <이소라의 음악도시>라는 라디오 프로그램의 3부 시작 코너였던 방송대본. 처음엔 이런 방송대본을 책으로 낼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놀라웠어요. 새로운 시도였다고나 할까요. 그만큼 많은 사람이 바라고 원했던 일이기 때문에 가능했겠죠?


 같은 사건을 한 번은 여자의 눈으로, 한 번은 남자의 눈으로 바라보는 구조는 듣는이 각자가 가진 사랑에 대한 낭만적인 기억을 불러왔고, 동시에 쓸쓸한 애잔함에 젖게 만들었습니다. 낮에 인간이 구비하는 모든 방어장치를 풀어헤치고, 한밤에 무방비한 중에 듣는 부드럽고 아픈 사랑의 기억들은  DJ의 목소리와 만나 한 뼘 더 깊어졌지요. 여자 목소리는 이소라 씨가, 남자 목소리는 윤도현 씨, 성시경 씨 등이 맡았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렇다고해서, 이 책이 DJ들의 목소리가 없어서 가치없느냐 하면 절대 그렇지 않아요. 부드럽고 생생한, 그러나 슬픈 그들의 목소리 없이도, 이 책은 살아서 거듭 거듭 가슴을 두드립니다. 사랑에 대한 그녀의 통찰과, 감수성이 부럽습니다. 사랑을 많이 해봐서일까요, 다만, 상상력과 간접 경험이 풍부한 것일까요. 그리고 또 하나. 그녀는 얼마나 많은 이를 글을 통해 울렸을지 그것이 궁금해집니다.


(이미나 작가의 책으로 "I love you"라는 2007년 2월에 나온 책이 더 있습니다.)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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끌림 - 이병률 작가


 이 책은 시인이자 라디오 구성작가로 활동하고 계시는 이병률 씨의 책입니다.  MBC FM <이소라의 음악도시>, <푸른밤, 그리고 성시경입니다>, 그리고 지금은 <타블로와 꿈꾸는 라디오>의 오프닝을 맡고 계시는 이병률 씨가 1994년부터 2005년까지 약 10년 동안 근 50개국, 200여 도시를 여행하며 찍은 사진과 짧은 글들을 엮은 책이에요. 이 책에 실린 첫 여행이 스물아홉 때, 그리고 마지막 여행이 서른아홉. 긴 시간입니다. 참으로.  


 사실, 아직 이 책을 읽지 못했어요. 동생이 어디선가 선물 받아와서 후루룩 넘겨보기만 했네요. 사진도 무척 좋았고, 짤막 짤막 읽어본 문구들도 참 좋았던 기억이 납니다. 딱히 앞에서부서 읽지 않아도, 어디를 펴서 읽어도 좋을 그런 자유로움이 느껴지는 책입니다. 집에 내려가면, 꼭 읽어보아야겠어요. 아마도, 함께 여행하는 느낌이 들겠죠? 요즘, <타블로와 꿈꾸는 라디오>를 즐겨 듣고 있는데, 오프닝 문구를 들으며 동심어린 풋풋한 문구들에 놀랄 때가 참 많아요. 작가는 영영 속세의 나이를 먹지 않는가봐요. ^^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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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에 관한 1000자 고백 - 안현민


 대학 때 즐겨듣던 라디오 프로그램은 <김C Style>이었습니다. 원래는,  이문세 씨가 진행하는 시간대인 아침 9시에서 11시 대에 <김C의 음악살롱>을 했었지요. 저는 그 때는 아주 가끔 들었고, 밤 시간대로 밀려난 후에 자주 들었습니다. 2004년 10월 개편 이었네요. 친구들 중에 아무도 그 라디오 프로그램을 듣는 사람이 없었어요. 그런데도 혼자서 열심히 참 오래도 좋아했습니다. 선곡표에는 제가 아는 노래라곤 거의 찾아볼 수가 없었어요. 외국의 락이나 팝음악 등만 늘 틀어줬죠. 유행가를 신청해도 무시하던 김C. 그 뚜렷한 주관이 좋았어요. "멘트 많으면 뭐합니까" 음악이나 틀죠."라고 말하는 정도의 시크함?


 지금은 김C, 이 분을 버라이어티 쇼에서 자주 만날 수 있지만, 그때만해도 그렇지 않았어요. 목소리가 그렇게 좋다는 것도 라디오를 들으면서 알게 됐고, 전직 야구 선수였다는 것도 그즈음에 알게 됐습니다. 혹시, 모르셨던 분들. 잘 들어보세요. 목소리가 정말, 정말 좋으시니까. 다시 라디오 DJ를 해주셨으면 좋겠어요. 특히 그 중에서도 제가 가장 기다렸던 코너는 "사랑은..."이라는 코너였어요. 그 부분을 쓰시던 라디오 작가가 바로 안현민 씨였구요. 나중에서야 알았지만요. 찾아봤더니 안현민 씨는 지금은 MBC FM4U의 새벽 2시 프로그램 <이주연의 영화음악>의 작가로 활동하고 계시네요. 백문이 불여일견. 제가 저의 다른 블로그에 올렸던 글을 링크합니다. 이 책이 나온 것도 작년에야 알았답니다. 아직 못샀지만, wish list에 잘 적어두었습니다.^^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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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한다 사랑하지 않는다 - 김성원 작가

 최근 들어 가장 사람들의 입에 가장 많이 오르내린 라디오 프로그램이 있다면 바로 <푸른밤, 그리고 성시경입니다>일 거에요. 2년 넘게, DJ로 자리를 지켜왔던 성시경 씨가 군대를 가게 되면서 참 많은 라디오 프로그램과 TV 프로그램에 게스트로 초대되었기 때문입니다. 저도 마지막 방송을 들었는데, 참 찡하더라구요. 얼마나 애착을 가졌으면 그렇게 눈물까지 보일까 싶으면서, 때마침 내리는 비와 함께 잔뜩 울적해졌던 기억이 납니다. 그래도 그렇게 진심을 다해 했던 라디오 방송은, 사람들에게 전해지는구나 싶어서 참 마음이 따뜻했어요.

 김성원 작가는 <윤도현의 두 시의 데이트> <뮤직 스트리트>등을 거쳐 <푸른 밤, 그리고 성시경입니다>에서 작가로 활동하셨다고 하네요. 저에게도 익숙한 이름이에요. 근데 이름만 보고는 남자분인 줄 알았답니다. 여자분이에요. 지금은 푸른밤의 DJ가 알렉스 씨로 바뀌면서 작가진도 모두 교체가 되었습니다. 요즘 김성원 작가는 KBS의 <유희열의 라디오 천국>에서 활동하시는 것 같아요. 라디오에는, 특히 밤 시간의 라디오에는 사랑이야기가 참 많아요. 하지만, 그래도 못다한 사랑이야기를 한 권의 책으로 묶어내셨다고 하니, 새삼 또 궁금해집니다. 사랑이 대체 무엇이기에, 우리는 오랫동안 사랑에 대해 듣고, 읽고, 보아도 늘 궁금하기만 할까요. 이 책에는 어떤 사랑이 담겨 있을지, 궁금해집니다.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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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도 떠나보면 나를 알게 될 거야 - 김동영 작가


 소개하는 다섯 권의 책의 작가들 중,  유일하게 해가 떠있는 시간에 활동하시는 김동영 작가님의 책입니다. 제가 밤시간 라디오를 즐겨듣는 타입이라서, 원래대로라면 영영 몰랐을 분이지만, 이소라 씨가 오랜만에 컴백한 라디오라서 우연히 알게 되었어요. 사실, 라디오 작가는 남자분이 많지 않아요. 그런데 이상하게도 오늘 소개하는 다섯 권의 책 중에서 세 권의 책이 남자분이 쓰신 거네요? 남성 라디오 작가는 청취자에게 더 어필하는 걸까요? 아니면 더 많은 판매고를 보장한다던가? (웃음)  아무튼 요즘, 가장 대중에게 어필하고 있는 남성 라디오 작가로는 바로 이 분, 생선작가를 꼽을 수가 있겠네요.  


 제 블로그는 티스토리에서 제공하는 기능이 있어서 어떤 검색어로 사람들이 접근해서 들어오는지 알 수 있는데요. 최근 "생선작가"로 검색해서 들어오시는 분이 눈에 띄게 늘었어요. 생선작가는 <서현진의 세상을 여는 아침>, <문지애의 뮤직스트리트>를 거쳐 현재 수도권 지역에 방송되는 MBC FM4U <이소라의 오후의 발견>의 음악작가이신 김동영 씨의 별명이에요. 사진도 봤는데 꽤나 준수하셔서(?) 여성 청취자들에게 인기가 많더군요. 일요일 코너로 "좋지만 소외받는 것들에 대하여"에 직접 출연까지 하셔서 이소라 씨와 함께 코너 진행을 하면서 캐릭터도 자리잡은 것 같구요. 성시경 씨를 흠모하는 수줍은 생선 정도로...말이지요.


 이 책은 여행 에세이라고 해요.  방송국에서 그만 나오라는 통보를 받고 미국행을 결심한 뒤 230일동안 미국을 여행하며 쓴 책이라니, 흥미가 생기지 않나요? 이한철 씨의 매니지먼트 일을 했고, 또 "항상 엔진을 켜둘게"라는 노래 등의 작사를 하기도 했고, 실제로 밴드의 드러머로도 활동하고 있다는 생선작가의 경력사항도 관심을 끄는 부분이구요. 저는 예민한 감성을 가진 남자분들의 글을 꽤 좋아하는 편이라서 아마 이 책이 제 마음에 꼭 들지 않을까 예상하고 있어요. 청춘의 위태로움과 길잃음을 섬세하게 엮어냈으리라 생각됩니다. 조만간에 사서 읽어볼 생각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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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떠신가요? 마음에 드는 책, 고르셨어요?^-^
오랜만에, 꽤 시간을 들여서 쓰는 포스팅이네요.
좋은 책과 만나서, 잠시라도 마음을 따뜻하게 데우시길.
(비록 여름이라 덥지만.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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