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벌받아 죽을 업보

얼마 전에 친구들에게 이런 말을 중얼거렸다. 난 천벌 받아 죽을 거라고. 이렇게 취업이 어렵고 경제난인데 일어나서부터 하는 일이라곤 하루 종일 음악 듣고 영화 보고 하는 것밖엔 없다고. 이것도 '의무감'이 섞이기 시작하면 나름 고역이긴 하지만 그래도 힘들게 직장 생활 하는 친구들보다야 힘들진 않을 것이다.

대신에 '글쓰기'의 업보를 받았다고 할까. 들어서 좋기만 하면 아무 소용이 없고 뭐라도 써내야 필자고 평론가다. 방에서 푹푹 썩어가면서 공중부양 기분이 들 정도로 머리가 어지러워지면 그 때부터 남는 건 '깡' 밖에 없다. “죄송하지만 내일까지 넘겨도 되겠습니까?” 대부분 별 말없이 요구를 받아주긴 하지만 창피함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어제도 핀잔을 들었다. 에디터스 뷰가 너무 업데이트가 느리다는 것. 백배 공감이다. -_-; 주간지나 각종 잡지들은 가끔씩 '일기' 같은 글들도 잘 올라오고 하던데, 넌 너무 에디터스 뷰에 강한 고민만 담으려고 하는 것 아니냐고. 맞는 말이다.

이틀 전에도 한 필자와 만나 '글'에 대한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넌 왜 항상 글이 엉망이라고 투정이냐, 롤링 스톤 부러워 죽겠다, OOO는 글이 정말 좋아졌더라 등, 음악 글에 대한 잡담, 뒷담화, 질투로만 새벽까지 시간을 넘겼다. 택시를 타고 집에 오면서 그날 받았던 신생 잡지의 예비호를 읽는데, '얼마나 잘 썼나...' 작은 글씨가 빼곡한 칼럼 란을 집중해서 읽다가 결국 멀미가 났다.

요즘은 정기 구독하는 해외 음악 잡지들이 더 늘었다. 미국 잡지만 봤더니 영국 쪽 신(新) 흐름들이 약해지고, 너무 록 잡지 위주로만 봤더니 주류 팝 음악계에 대한 흥미로운 기사들을 놓친다. 그래서 하나 둘 성향이 다른 잡지들을 늘리다보니 통장 잔고가 위협 받는 지경이다. 주변에선 내가 욕심이 너무 많다지만 그래도 일단 받아서 읽다보면 그 놀라운 정보의 홍수에 행복하기 이를 데 없다. 예를 들어, 릴 웨인(Lil Wayne)이 왜 그렇게도 문신을 많이 하고 오토 튠을 많이 쓰는지 그 이유에 대해 구글에 검색하면 나올까? 저번 롤링 스톤 커버스토리엔 나와 있다.

계속 읽고 계속 써보지만 일단 쓰다 보면 지우기 일쑤다. 다 써놓고 다음 날 아침에 읽어보면 다시 써야겠다 마음먹는 글도 많다. 한 번은 맑은 햇살에 취해서 감상적인 글을 날렸다가 그 날 새벽에 무섭게 좌절한 적도 있다.

가끔 음악을 듣다보면 이 작곡가가 “아.. 난 정말 대단한 곡을 쓰고 있다”라는 자신감에 차 있는 걸 느낄 때가 있다. 그런 곡들은 짧은 시간에 한 번에 써낸 듯 막힘이 없고, 변칙적인 표현에도 자신감이 묻어 있으며, 느리고 부드러운 곡임에도 에너지가 발산된다. 맑은 날 이어폰을 꽂고 밖을 걸으며 그런 노래를 들을 때면 평생 이런 영감에 취해서 살고 싶다는 소망이 간절하다. 물론 불가능하겠지만.

담배를 피우면 머리가 맑아지고 차분해져서 글이 잘 써진다는 말도 있던데, 아직 그렇게 까진 하고 싶지 않다. 미리 피우고 있으면 모를까 굳이 글 좀 잘 써보겠다고 건강까지 망치고 싶진 않으니까. 생각해보니 별 대책이 없다. 그냥 열심히 계속 쓰는 수밖에.

오늘도 월요일 아침까지 넘겨야 할 원고가 몇 개 있다. 아직 손도 대지 않았다. 딱히 할 말이 떠오르지 않아 고민을 미뤄두었기 때문이다. 이제 그 고업이 몇 시간 뒤로 다가 왔다. 일주일 내내 온갖 예쁜 것과 고전들을 탐닉하며 지냈으니, 이제 그 '대가'를 치를 시간이다. 세상은 참 공평하다.
2009/04 이대화(dae-hwa82@hanmail.net)


출처 : 이즘(IZM)
http://www.izm.co.kr/contentRead.asp?idx=20160&bigcateidx=19




난 팝 칼럼니스트라는 직업이 참 부럽다.
로망으로 생각하는 직업 중 하나. ^^
하지만 역시 나름의 고충은 있는 거겠지.

...

그래도 역시 한 번은 그렇게 살아보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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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oise
2008.12.15 23:12

원문출처 : http://www.izm.co.kr/contentRead.asp?idx=19863&bigcateidx=11&width=250
(IZM 사이트에서는 출처를 밝히고 원문을 스크랩하는 것을 허용하고 있기에 원문도 스크랩하여 포스팅합니다.)


12월 초, 연말 시상식으로 음악계가 축제 분위기로 설레일 무렵, ‘기억을 걷는 시간’으로 올 한해 가장 성공을 거둔 록 밴드 중 하나인 넬은 돌연 활동 중단을 선언했다. 그룹은 12월 10일 열렸던 골든 디스크 시상식을 끝으로 스케줄을 마감하고 드러머 정재원의 12월 11일 입대와 함께 잠정 활동을 중단했다.

인터뷰가 이뤄진 것은 12월 8일. 정재원의 입대 3일 전이었다. 당장 코앞에 닥치진 않았더라도 나머지 멤버들도 곧 군에 가야 하는 상황이었고, 활동 중단은 불가피해보였다. 외부에서 보기엔 다소 암울할 수도 있을 상황임에도 멤버들은 철저히 담담했다. 이미 알고 있었고, 준비하고 있었다는 태도였다. 3일 뒤가 입대인 정재원도 군에 가는 심정이 어떠냐고 묻자 “담담하다”고 웃음을 지어보였다.

기정사실화 된 장기간의 활동 중단을 의식한 듯 정규 앨범 < Separation Anxiety >가 나온 지 그리 오랜 시간이 지나지 않았음에도 새 앨범도 나왔다. < The Trace >가 그것으로, 신곡으로 공개된 4곡짜리 미니 앨범과 DVD, 화보집이 담긴 박스 세트였다. 먼저 신보의 발매 경위와 제작 과정에 대해 물었다.



“우리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한테 들려주는 일종의 서비스 같은 앨범이에요”


신보 < The Trace >가 나왔다. 만들게 된 경위에 대해 이야기해 달라.

종완 : 당분간은 음악을 발표하지 못할 수도 있으니까요. 우리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한테 들려주는 일종의 서비스 같은 앨범이에요.

정규 앨범 형식은 아니었는데, 기존의 미발표 곡을 그대로 실은 것인지, 아니면 새로 만든 곡들인지?

종완 : ‘Part 2’는 멜로디는 원래 있었던 곡입니다. 편곡 작업은 이번에 했어요.

느낌이 약간 겨울 곡이던데.

종완 : 저희도 좀 신기했어요. 매니저들이 겨울 느낌이 많이 난다고 해서요. 어떻게 보면 겨울이 되어서 그런 것도 같고요. 사실 넬 음악에 여름은 별로 없죠. 웃음.

‘Part 1’은 어떤가?

종완 : 지난 번 < Separation Anxiety > 작업할 때 이미 연주는 녹음이 되어 있던 곡이었어요. 노래 녹음만 이번에 한 거구요, 가사도 이번에 썼고요.

‘Part 2’, ‘Part 1’, ‘Act 5’, 제목이 참 독특하다.

종완 : ‘Part 1’, ‘Part 2’는 그냥 이어지는 가사에요. 그런데 예를 들어서 제목을 먼저 붙이고 ‘Stay (part 1)’, ‘Stay (part 2)’ 이렇게 하는 건 이상해서, 아예 ‘Part 1’, ‘Part 2’ 이렇게 하는 것이 나을 것 같았어요. ‘Act 5’는 쓰다보니까 느낌이 시나리오 같더라고요. 그래서 만약에 그런 영화나 소설이 있다면 내용상 중후반 정도 되지 않을까 해서요. 그렇다고 라스트 씬은 아닌 것 같고. 나머지 제목들은 ‘Part’니까, 이건 ‘Act 5’로 해도 되겠다 해서 지었어요.

시나리오라면, 어떤 내용이 담긴 건가?

종완 : 지금까지 쓴 대부분 가사는 느낌이나 경험을 위주로 썼는데, 이 곡은 의문점을 갖고 있던 게 있었어요. 너무 좋아해서 집착을 하다보면 잘못된 방향으로 갈 수도 있는 거잖아요. 그런 영화도 많고, 실제로 그런 스토커나 살인자가 있기도 하고요. 그 사람들의 생각이 궁금했어요. 그 사람들이 자기가 잘못된 걸 전혀 모르는 상태였다면, 과연 그런 환경에서 자라서 그랬을 뿐이라면, 그렇다면 정말 죄일까? 정말 좋아해서 옆에 두고 싶어서 그랬는데... 물론 그걸 대변하는 건 아니에요. 궁금증에서 썼어요.

지난번에 < Separation Anxiety > 냈을 때 프로그래밍하고 실연과의 조화가 좀 기가 막히게 되었으면 좋겠다는 얘기를 했고, 앞으로 그렇게 해보겠다고 했는데, 그건 지금도 같은가?

종완 : 그런 생각은 아직도 있어요. 더 자연스럽게요. 저는 음악이 음악으로 들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물론 프로듀서 입장에서 보면 ‘이 곡은 이렇게 해서 기가 막히게 했구나’ 이런 게 있지만 리스너 입장에서는 좋은 음악으로 들리는 음악이 좋잖아요. 그런 음악은 대부분 프로그래밍을 썼던 어쿠스틱을 썼던 치우치지 않고 그냥 자연스럽게 음악으로만 들리잖아요. ‘이건 이거랑 이거를 섞은 거야...’ 이런 생각이 안 드는...

정훈 씨에게 물어보고 싶은 게 있다. 베이스는 곡과 가장 가까운 곳에 있으면서 동시에 가장 떨어져 있는 사람인데, 그런 의미에서 지금 넬의 대부분의 곡을 쓰고 있는 김종완 씨의 곡에 대해서 한 번 평가를 해본다면?

정훈 : 굉장히 부담스러운데요. 웃음. 일단 저희가 발표한 노래들은 기본적으로 열의를 가지고 작업한 노래들이고, 진심으로 좋다고 생각해서 시작한 노래거든요. 중간에 안 실린 노래도 많긴 하지만요. 종완이 창작력을 저도 너무 좋아하고요, 또 ‘이 노래 좀 별로야’ 생각이 드는 노래는 이미 종완이가 그걸 딱 알고 있어요.

종완 씨가 곡 결정에 있어서 완고한 스타일은 아니다?

종완 : ‘이 노래는 이런 편곡으로 믹스를 이렇게 하면 이렇게 나올 것이다’ 확신이 드는 곡이 있고, 코드나 멜로디만 가지고 막연히 작업을 시작하는 경우가 있어요. 전자는 제가 ‘이렇게 해야 할 것 같다’고 얘기하는 편이고, 막연히 작업하는 곡들은 멤버들이 티가 나요. ‘다들 마음에 안 드는 구나’ 하고. 그럴 때는 뚜렷한 그림이 없이 작업하는 것 같아서 덮죠.

이번 신곡은 어땠나?

정훈 : 저는 너무 좋아요.
재원 : 처음에 딱 들었을 때 흘러가는 느낌이라고 할까. 그냥 좋았어요.

DVD 패키지 가격이 문제가 되고 있다. 비싸다는 말이 많은데.

매니저 : 회사 자체 내에서 4만 5천원으로 판매를 했었는데, 이게 유통이 되면서 마진이 더 붙더라고요. 그게 저희가 생각했던 것보다 많이 붙더라고요. 저희는 CD 정도로 생각을 했었는데.

가격이 워낙 비싸서 넬 팬들한테는 부담이 크겠다.

종완 : 저도 답답했던 것이, 그래서 저희가 홈페이지에서 예약 판매를 한 거에요. 유통에서 붙는 마진은 저희가 손 쓸 수 있는 부분이 아니고, 또 어차피 우리 음악을 좋아하던 사람들한테 선보이는 DVD이고 해서요. 그래서 우리 홈페이지에서 예약 주문을 했었는데, 그걸 좀 잘못 오해하시는 분이 계시더라고요. 우리가 예약 판매를 한 이유는 사실 그것 때문에 한 건데, 아예 다르게 보시는 것 같아요. 예약 판매 하는 게 한정반이고, 따로 시중에 풀릴 것이다... 하고 올렸는데도 아마 전달이 안 된 것 같아요.

‘Part 2’는 ‘기억을 걷는 시간’에 비해 귀에 좀 덜 감기더라. 선율이 좀 퍼졌다.

종완 : 그런 건 좀 있죠. 계속 흘러가는 거. 근데 원래 곡을 만들 때 여기는 훅이야 이렇게 하고 만드는 건 아니어서요.

혹시 입대를 앞두고 시간에 쫓기지 않았나 생각했다.

재경 : 급하게 만들면 아예 안하는 게 낫다고 생각하고요. 음악인으로서 그건 치욕적인 일이잖아요. 시간에 맞춘다는 건.

신곡이 세 곡인데, 너무 아쉽지 않았나?

종완 : 그러기엔 저희가 시간이 안 나오더라고요. 녹음에는 3달이 걸리는데, 재원이가 군대를 가니까, 그 정도 시간이 안 나오더라고요.


“2년이란 것이 또 긴 시간은 아니잖아요. < Healing Process >도 2년 걸려서 나온 앨범이었고. 앞으로 또 1,2년 음악할 것도 아니고.”


재원 씨는 군대 가니까 기분이 어떤가?

재원 : 계속 미루다가 이제 가요. 이번 활동 많이 못해서 좀 아쉽고요. 그래도 언젠가는 가야 하니까. 그냥 덤덤해요. 웃음.

그럼 연말 공연도 없나?

재원 : 못해요.

활동 중단 콘서트라도 할 줄 알았는데, 너무 갑작스러운 것 같다.

종완 : 연말 공연은 한참 전에 장소를 정해야 하잖아요. 어찌 되었든 저희 나이가 있으니까, 올해 말이나 내년쯤엔 가지 않을까 해서요. 입대 날짜라는 게 언제 나올지 모르는 건데 괜히 공연한다고 했다가 멤버가 군대를 가버리거나 하면, 한다고 했을 때 기다렸던 사람들한테 몹쓸 짓을 하는 거잖아요. 또 2년이란 것이 또 긴 시간은 아니잖아요. < Healing Process >도 2년 걸려서 나온 앨범이었고. 앞으로 또 1,2년 음악할 것도 아니고. 기다려주는 분들한테는 고맙고요.

일본 진출한다는 얘기도 있었는데, 그건 어떻게 되는 건가?

종완 : 계속 얘기 중에 있는데요, 그게 보통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가수가 일본을 가게 되면 다 그런 건 아니지만 한류라는 틀 안에서 가는 경우가 많잖아요. 잠깐 가서 활동하고, 한국에서도 잠깐 활동하고, 일본에서도 고정 타겟이 있는 걸로 아는데, 그렇게 가고 싶진 않았었거든요. 그래서 좀 신중했던 편이고, 몇 군데서 컨택이 들어 왔어요. 얘기를 하면서 그런 얘길 많이 했죠. “이런 식으로 가고 싶진 않다. 가면 우리가 한국에서 했던 것처럼 클럽 공연 하면서 하고 싶다.”

어설프게 한류 붐 타고 가기 싫다는 의지인가?

종완 : 네. ‘한국 밴드’ 넬로서 가고 싶은 게 아니라, ‘밴드’ 넬로서 가고 싶었던 거에요. 그래서 장기적으로 추진하고 있어요.

검엑스 식의 활동은 괜찮지 않은가?

종완 : 그거 좋죠. 검엑스도 한 3개월 정도 하다가, 또 가고 그러는데, 저희는 만약 활동을 하게 되면 정말 투어도 계속 하고 1년, 2년 하고 싶고. (그럼 일본 진출은 군 문제가 해결 된 후에 가능한가라고 묻자 “그렇다”고 답했다)

곧 군대를 가는 재원 씨는 지금 떠나면서 돌이켜보면, 넬의 멤버로서 20대를 다 보낸 기분이 어떤가?

재원 : 제일 혈기왕성한 시기를 넬로 보냈다는 것에 굉장한 자부심이 생겼어요. 굉장히 좋고요. 갔다 와서가 더 기대되는 거 같아요. 음악적으로나 개인적으로나. 좋은 경험이 될 것 같아요 그냥.

일단 종완 씨는 활동 중단 후에 당장 뭘 하고 싶은가?

종완 : 쉬어야 해요. 몸이 좀 안 좋아서요.

타블로와 같이 앨범을 낸다는 소문이 있던데?

종완 : 저희가 몇 년 전부터 하던 얘기에요. 이번에 활동을 쉬게 되면 넬로서뿐만 아니라 인간적으로 시간이 많이 생기잖아요. 그러면 그걸 할 정도의 정신적 여유도 생길 것 같아요.

MKMF에서 최고의 록 가수로 뽑혔는데, 시상무대 올라갔을 때 어땠나?

재경 : 분명 기쁘긴 기쁜데, 벅차오르진 않았어요. 제가 늘 보아 오던 건 그래미 같은 것이고, 외국 밴드들이 받는 모습을 많이 봤는데, 솔직히 말하면 좀 진짜 그저 그랬어요.

‘기억을 걷는 시간’으로 2008년에 대중적인 성공을 거두었는데, 넬이란 밴드가 어떤 밴드인 것 같나?

재경 : 자기들이 좋아하는 것만 해서도 뭔가 보여준 것 같아요. 올해에.

우리들이 좋아하는 것 했는데도 될 수 있구나 이런 걸?

재경 : 네

정훈 : 저도 비슷한데요, 우리나라에서 제일 솔직한 밴드 같고요. 항상 100% 자기 모습을 표현하는 밴드 같아요. 앞으로도 계속 그렇게 음악을 하면 꼭 공중파 1위하는 것이 중요... 하긴 하죠. 웃음. 그렇지만 그거보단 그거 이상의 것을 좀 보고 싶어요. 예를 들면 외국에 나가서 정말 투어도 1년 이상 가는 밴드가 되고 싶고. 우리나라에서도 전국투어를 마음만 먹으면 재밌게 할 수 있고. 지금처럼 계속 하다보면 30대에는 할 수 있지 않을까...


"이제 계단으로 보면 딱 한 단계, 딱 한 스텝 올라온 것 같은 느낌이에요. 그래서 남들은 '밴드 9년 했네, 오래했다' 이렇게 얘기하지만, 이제까지의 과정은 시작을 위한 준비 과정인 것 같아요."

해외의 경우 스트록스 같은 밴드도 단명한 것이 현실인데, 넬은 상대적으로 주목이 오래 지속되고 있다.
종완 : 솔직히 그냥 운도 많이 따랐던 것 같아요. 예를 들어 < Separation Anxiety >를 내고, 싱글로 ‘기억을 걷는 시간’을 냈는데, 안 좋은 일이 생길 수도 있는 거잖아요. 그런 일이 안 벌어졌으니까 좋은 것 같아요.

생각해 보면 밴드 생활이 벌써 9년이 되었다.

종완 : 사실 우리는 20살 때부터 이때까지 앨범을 7장 내고, 공연을 계속 하고, 앨범 곡 작업하고, 녹음실 가서 녹음 하고, 그게 거의 9년이었거든요. 사실 군대 얘기 나오기 전부터 그런 얘기를 했었거든요. 앨범에 실린 곡만 따져도 벌써 곡수가 한 60, 70곡이 되었는데, 그 전에도 작업을 계속 했었고. 9년 10년 그것만 하고 지낸 것 같아요. 우리끼리 차분하게 조금 떨어져서 얘기할 시간이 없던 것 같아요. 이제 계단으로 보면 딱 한 단계, 딱 한 스텝 올라온 것 같은 느낌이에요. 그래서 남들은 ‘밴드 9년 했네, 오래했다’ 이렇게 얘기하지만, 이제까지의 과정은 시작을 위한 준비 과정인 것 같아요. 어쨌든 준비 과정 동안 서로에 대한 이해도나 노하우는 높아졌으니까요.

재경 씨는 만약에 네 명이 다시 온전하게 뭉칠 때 어떤 모습이었으면 좋겠나?

재경 : 딱 원하는 건 무조건 전 멤버가 업그레이드가 다 되었으면 좋겠고요. 음악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요. 저희끼리 하는 얘긴데, 저희가 아직 완벽하게 정신적으로 와꾸가 맞는 게 부족한 면이 있어요.

돌아가면서 한 사람씩 각자의 소회를 듣고 싶다.

재원 : 한층 더 음악적으로 성숙하고 더욱 더 노련해진 모습으로 다시 나타나고 싶습니다.

재경 : 제 바람은 계속 열정이 올라갔으면 좋겠어요. 끝까지 올라갔다가 그 때 딱 죽었으면 좋겠어요. 요즘은 들으시는 분들이 음악에 대한 열정을 잊은 것 같은 느낌이 드는데, 음악 리스너로서도 느낄 수 있는 게 엄청 많잖아요. 예전 것들도 많이 배워서 감상하는 법들을 배워서 살았으면 좋겠어요. 이런 생각을 해봤어요. 숨 쉬는 게 중요한 지 원래는 잘 모르잖아요. 근데 화생방 한 번 갔다가 오면 알게 되잖아요. 딱 키면 클릭하자마자 들을 수 있으니까 소중함을 모르는 것 같아요.

종완 : 저는 재원이가 한 얘기가 넬로서는 딱 정답인 것 같고요. 음악하는 친구들은 ‘힘들다’는 생각을 잊을 정도로 즐길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넬 같은 경우도 힘든 시기가 많았거든요. 겉으로는 티가 안 났지만. 우리도 다 현실 속에서 음악을 하는 사람들이니까요. 그걸 잊을 정도로 할 수 있던 것은 음악을 좋아했기 때문인 것 같아요. 저희는 항상 우리보다 잘 되는 외국 밴드를 보면서 꿈을 키우고, 할 수 있을 거란 생각을 해왔어요. 우리가 작게 그런 도움을 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쟤네도 되는데..’ 하면서요. ‘난 왜 음악을 하지?’ 라는 생각을 하는 것보다는 오히려 나태해지지 않게 힘든 상황을 강제적으로라도 가지는 것이 필요한 것 같아요.

정훈 : 2년이든 10년이든, 조용히 즐겁게 음악 공부 열심히 해야죠. 어차피 2년 공부한다고 100% 완벽해질 수는 없는 거지만, 더 완벽해지는 사람이 되고 싶고, 음악 하는 태도에 있어서 더 발전된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요. 힘들 수도 있고 안 힘들 수도 있는데, 만약에 힘들어도 싫어하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어요.

인터뷰 : 임진모, 이대화, 박효재
정리 : 이대화
사진 : 울림엔터테인먼트
2008/12 이대화(dae-hwa8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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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IZM (http://www.izm.co.kr/)




 공감이 가는 바가 있어서 담아왔다. 친한 친구 중에 빅뱅을 좋아하는 친구도 있었고, 스스로도 데뷔전부터 빅뱅에게 관심이 있었다. 그런데 태양의 솔로 앨범 이후에 그들에 대한 관심이 급속도로 줄어들고 있다. 새롭지가 않다. 일년내내 활동을 시키는 기획사도 가혹하지 싶다. 기획사에 그렇게 그들을 쉴새없이 활동시켜야할 어떤 경제적인 사정이 있는 건인지도 모르겠지만, 나를 비롯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런 사정을 모르고 그다지 관심도 없다. 그들이 가수로서, 어떤 음악을 하느냐만 보여질 뿐이다. 일본에서 활동하는 곡을 들어보고는 그들이 다시 가닥을 잡았나했는데 다시 한국 앨범에서는 하던 음악을 되풀이하는 느낌이다. 빅뱅 멤버들이나 기획사에서는 느끼지 못하는 것일까? 그들의 음악이 지루해져가고 있다는 걸. 그저 그런 그룹이 되느냐 마느냐의 기로에 서 있는 것 같다. 부디 다음 앨범(미니앨범이든 뭐든)이 나오기 전에는 충분히 휴식하면서 재충전을 하고, 이런 나의 노파심 따위를 비웃으며 힘차게 돌아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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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픽 하이 인터뷰

올해 5집 앨범 을 내놓고 ‘One’, ‘우산’이 히트하며 다시 한 번 국내 최고 인기 그룹임을 입증한 에픽 하이가 지난 9월 소품집 < Lovescream >을 내놓았다. 약간 이른 감이 없지 않은 발표 시기에도 불구, 신보는 벌써 4만 장 이상이 팔렸고 첫 싱글 ‘1분 1초’도 음원 차트에서 인기 구가 중이다. 새 앨범에 담긴 음악적 고민에 관한 이야기를 듣고자 그들을 만났다. 이제 막 방송 녹화를 마치고 온 그들의 의상에서는 ‘가을’ 분위기가 났다. 곧바로 앨범에 대한 질문부터 시작했다.

 

< Lovescream >이란 소품집 앨범을 내놓았다. 이번에 보여주고 싶었던 것은 무엇인가.

투컷 : 하나의 주제를 가진 컨셉 앨범이요. < Lovescream >이 원래는 5집 작업할 때 나왔던 노래들이에요. 그런데 작업 도중에 5집이 방향을 바꾸게 되었고, 그 방향에 맞게 배제했던 남은 곡들을 EP 형식으로 내도 괜찮겠다 싶었어요. 또 가을도 되니까 다들 사랑에 대해서도 생각을 하잖아요. 잘 포장을 해서 들려드리면 괜찮지 않을까 생각을 했어요.

타블로 : 5집이 약간 전자음이 좀 많았잖아요. 사실 우리는 한 2집 때부터 전자음을 많이 사용을 했는데, 전자음이 이렇게 많아질 줄 몰랐어요. 라디오 디제이, 음악 프로그램 MC를 하면서 가요계가 전곡이 다 전자음 위주인 거에요. 그래서 분명 듣는 사람들 중에서는 자연적인 소리, 악기들을 듣고 싶은 사람들이 있을 텐데 생각했죠. 그래서 아날로그적이고 자연적인 소리로 만들어보자 했어요. 전자음은 웬만하면 쓰지 말자.

그러나 여전히 ‘내츄럴’이라 평하기엔 프로그래밍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었다.

타블로 : 그렇긴 하죠. 아직도 드럼은 리얼 드럼을 안 썼으니까요. 솔직히 말해서 다음 앨범에는 더 자연적으로 가고 싶어요.

그럼 자꾸만 ‘힙합’ 그룹 에픽 하이가 ‘밴드’적으로 변해간다는 얘기인데...

타블로 : 되게 특이한 게, 이 앨범을 만들면서, 우리 세 명이 각자 원하는 게 확실히 많이 좀 다르다는 걸 깨달았어요.

서로 뭘 원했나?

타블로 : 저는 밴드 음악, 그러니까 록(Rock)적인 음악을 하고 싶었어요. 4집, 5집 전부 다 제가 개인적으로 만든 곡들은 록 성향이 강해요. 그래도 일단 힙합 그룹이다 보니까 그 록 성향을 최소화하려는 노력을 했었는데, 이젠 계속 그러긴 싫고...

투컷 : 저는 1집부터 지금까지 많은 스타일을 답습하고 있어요. 전형적인 힙합, 트렌디 팝, 아날로그 사운드도 해봤고, 다른 이름을 만들어서 리믹스를 하는 것도 시도를 하고 있어서요. 딱히 지금 시점에서 뭘 하고 싶다기보다는 더 많은 걸 해 보고 싶어요.

미쓰라 : 저는 아직 (만들기 시작한지가) 얼마 안 되어서. 기본적으로 약간 소울 밴드 느낌을 하고 싶은 건 있어요.

소울? 의외다. 미쓰라는 소울이 왜 끌리나.

미쓰라 : 전에는 진짜 힙합, 일렉트로니카가 좋았는데, 이젠 그 소리들 자체가 걸리기 시작했어요. 소울 음반들도 다시 찾아서 듣곤 해요.

에픽 하이는 설명이 필요 없이 ‘힙합 그룹’이다. 그런데 이 날 듣기로는 타블로는 ‘밴드 음악’에 대한 열망이 있었고, 미쓰라 진은 ‘랩’이 아닌 ‘노래’ 중심의 음악인 소울에 끌리고 있었다. 더욱이 미쓰라 진은 일렉트로니카, 힙합 같은 사운드가 이젠 귀에 걸리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것은 결국 힙합의 비중을 줄이고 싶다는 얘기처럼 들렸다. 그렇다면 앞으로 에픽 하이의 음악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게 되는 건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 점에 대해선 타블로가 구체적으로 답변했다.

타블로 : 만약에 다음 앨범을 구상을 한다면, 아마 세 명의 색깔이 팀이라는 이유로 양보할 필요 없는, 그런 구성을 만들어서 앨범을 만들 것 같아요. 어떨 때는 제가 하고 싶은 것이 있는데, 미쓰라의 가사 스타일이 들어가면 제가 못하는 것이 있어요. 반면에 투컷이 하고 싶은 게 있는데 랩이 들어가야 하니까 못하는 것이 있고. 그렇게 팀을 위해서 양보하지 않는 스타일로 만들면 팀도 조금 더 발전할 것 같고, 각자도 더 발전할 것 같아서...

에픽 하이는 분명 소위 ‘잘 나가는’ 그룹인데, 가사는 좀 우울한 경향이 있다. 이번에도 그렇던데. 이번 신보에서 가사에 대한 고민을 듣고 싶다.

타블로 : ‘1분 1초’ 같은 경우는 일상적인 가사를 써보고 싶었어요. 어느 순간부터 제 가사들이 좀 광범위하고 너무 화려해졌다고 생각을 했어요. ‘자살’ 같은 큰 주제들을 다루다보니까. 가사들이 막 블록버스터 스타일로 변하기 시작해서요. 이번엔 그러고 싶지 않다고 느꼈어요. 나이도 서른 즈음이 되니까 막상 제가 듣게 되는 노래들도 유재하 노래들이나 잔잔한 발라드 곡들, 그냥 시인과 촌장 노래들. 이런 노래를 듣고 그 가사에서 볼 수 있는 단순하지만 깊이 있는 것에 영향 받았어요. 제가 고민했던 건, 랩이라는 것의 문제가 단어가 너무 많다는 거에요. 그래서 일단 랩을 줄였고요. 라임을 신경을 많이 안 썼고.

‘1분 1초’는 타블로가 들려주던 감각적인 멜로디, 콱 터지는 전개 방식이 ‘One’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었다. 그래선지 약간 재미가 덜했다.

타블로 : 약간 무미건조하게 만들려고 한 거에요. 왜냐면 내용 자체가 그냥 여자 친구랑 밥 시켜두고 DVD 보던 기억이잖아요. 정말 아무 것도 아닌 기억. 그것 때문에 슬프다는 것이어서. 사실 만약에 우리가 힙합 그룹이 아니었다면 비트도 없었을 거에요. 원래는 오케스트레이션이 세게 가면서 확 시원해지는 거였는데, 음악이 화려하면 '이건 좀 내 포인트가 아닌 것 같다..’ 그 생각 들었어요.

왜 그렇게 미니멀하게 하는 건가

타블로 : 제가 여태까지 오래 들은 노래들을 생각해 봤어요. 아무리 들어도 질리지 않는 노래들. 그 노래들의 공통점은 노래들이 전부다 화려하지 않고요, 쓸데없이 뭔가를 보여주려는 노래들도 아니고, 처음 들었을 땐 되게 밋밋했던 노래들이더라고요. 비틀스(Beatles) 하면 물론 ‘Hey Jude’ 같은 다 따라 부를 수 있는 노래들도 있지만, 저는 ‘Strawberry fields forever’가 제일 좋거든요. 처음엔 듣고서 ‘이게 뭐야?’ 했는데, 계속 간직하게 되더라고요. 제 자체가 취향이 그러다보니까. 물론 ‘Fly’나 ‘Fan’, ‘One’ 이런 노래들은 처음에 딱 나왔을 때 사람들의 주목을 빨리 끌고 그러는데, 그 만큼 빨리 휘발되는 것 같더라고요.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그냥 편하게 ‘이 노래 나쁘지 않네’ 한 다음에 계속 들을 수 있을까...

밋밋하고 건조할지 모르나 다소 생명력을 가질 수 있을 노래를 만들고 싶었다?

타블로 : 네. ‘One’ 같은 경우는 믹싱 끝나고 마스터링 할 때 이미 다 질렸어요. 만드는 과정에서 한 1000번 이상은 들으니까 벌써 질리더라고요. 전자음이 화려하거나 클라이맥스가 웅장한 노래들은 금방 질리더라고요.

그럼 투컷은 역동성을 담당하는 ‘비트’, ‘랩’의 미학을 추구하는 사람인데, 타블로의 방향과 너무 상충되는 것 아닌가?

타블로 : 그래서 얘 곡에 랩할 때는 제가 좀 더 열심히 해요. 제가 지금까지 랩을 열심히 한 건 다 얘 곡이에요.

투컷이 만든 ‘Fallin'’을 들었을 때 타블로는 랩을 줄이려고 하는데 투컷 때문에 못 줄이겠다 싶었다

타블로 : 정확히 보셨어요. 왜냐면 작업할 때 얘한테 랩은 1,2절만 있어도 될 것 같다 이렇게 얘기하면, 얘가 3절 해 달라고 해요. 가끔 제가 랩을 느슨하게 쓸 때가 있거든요. 그럼 얘가 랩 좀 빠르게 좀 더 강렬하게 해 달라고 부탁을 해요.

드는 생각인데, 투컷은 약간 남성적인 음악, 타블로는 여성적인 음악 성향인 것 같다.

투컷 : 약간 그런 면이 있어요.
타블로 : 아... 맞다.

연주곡이 3곡이다. 랩이 없는 건데. 이런 모습들이 계속 드러나는 이유는?

타블로 :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갈수록 보여주고 싶은 음악을 할 생각이 없어지고 있어요. 뭔가를 증명해야겠다는 생각이나, ‘우리 이 만큼 해요~’ 이런 걸 보여주고 싶은 생각은 전혀 없고요, 우리는 이제 우리 음악 들어주는 사람 수가 얼마인지 모르겠지만 그 사람들과 소통만 하고 싶어요. 잔잔하게. TV 많이 안 나가는 이유도 TV에 나가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들이 음악적으로 크게 도움이 안 돼요.

타블로 : 어느 잡지 인터뷰 중에 이런 걸 물어봤어요. “만약 여태까지 에픽 하이의 전체적인 음악 생활이 만약 파티라면, 지금이 파티의 어느 시기냐” 묻더라고요. 근데 저는 정말 이 앨범하고 5집도 포함해서 올해 했던 활동들은 축구 경기가 있으면 전반전 후반전 사이에 화장실에서 칸 안에서 몰래 피우는 담배 같은 시간이라고 생각을 해요. 예전에 원했던 것들을 많이 덜어냈고, 앨범을 홍보하는 데에 있어서도 예전 방법들을 거의 버렸고요. 예능 프로그램에 나가서 홍보하는 것도 없고. 물론 이러면서 수익 면에서는 타격을 많이 봤어요. 물론 잘 되고 있죠. 잘 되고 있긴 한데, 그런 걸 포기하고 새로운 것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에.

타블로 : 물론 저보다 형님이신 분들도 지금 힙합을 하시고 있긴 하지만, 내년에 제가 서른이 되잖아요. 그걸 생각했을 때 뭔가 저한테 안 맞는 옷 같다는 생각이 자꾸 드는 거에요. 그래서 그것 때문에 지금 솔직히 좀 고민 중이에요.

인터뷰 내내 계속 느낄 수 있었던 것은, 에픽 하이가 처음엔 ‘힙합’ 그룹으로 시작했지만, 음악계 활동과 5집의 여정 동안 취향, 지향, 생각들이 상당 부분 바뀌었다는 것이었다. 특히 랩을 줄이고 싶다거나, 힙합이란 옷이 나에게 맞지 않는다는 뉘앙스의 발언들은 대담했고, 수위도 높았다.

타블로 : 이런 고민들 때문에 진짜 해체하려고 했어요. 어떻게 보면 우리끼리는 해체 했었어요. 에픽 하이라는 걸로 새로운 문을 열던지 발전이 있어야 하는데, 우리가 서로 원하는 것들이 자꾸만 달라지고 음악적으로 이걸 융합시키긴 너무 어려운 숙제였어요. 그렇게 음악적인 고민으로 해체를 하기로 했었다가, 쉬어가면서 음악 하나 만들자.. 그게 이번 앨범이에요.

‘해체’하려 했다는 말이 이번 인터뷰에서 처음 나온 말은 아니다. 얼마 전 열렸던 < Lovescream > 쇼케이스에서 에픽 하이는 숱한 기자들과 팬들이 있는 곳에서 이미 해체를 생각했었다고 밝힌 바 있다. 해체 위기 속에서 나온 신보인만큼 서로의 완충지대를 어디서 찾을 수 있었는지가 궁금했다. 에픽 하이는 자신들의 해결책을 이렇게 설명했다.

타블로 : 우리가 다음 앨범을 이미 구상하고 있는데요, ‘따로 함께’하는 방법을 만들고 있어요. 하나의 작품이 나오는데도 따로 함께한 느낌이 나게. 그래서 아마 지금 구상한 대로 나오게 되면 국내에서는 최초일 거에요. 되게 좀 빡쎄긴 한데 그렇게 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아서요.

타블로 : 활동하는 방식도 다를 거에요. 원래 있었던 대중적인 방식으로 음악을 하는 건 이제 해답이 없다고 생각해요. 우리가 아이돌 그룹들을 어떻게 이겨요. 솔직히 말이 안 돼요. 춤도 못 추고, 나이도 많고, 얼굴도 안 되고. 오늘 어떤 기자분이 오셔서 저한테 “에픽 하이는 대형 기획사도 아니고, 그렇게 큰 팬클럽이 있는 것도 아니고, 춤도 안 추고, 예능도 안 나가는데 왜 지금 동방신기 다음으로 앨범 판매 2위냐?” 물어보시더라고요. 기사를 쓰고 싶은데 우리가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어보고 싶은 거에요. 그런데 생각해보니까 진짜 모르겠어요. 기이한 상황인데. 여기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아이돌 그룹이랑 경쟁하기엔 우리가 진짜 역부족이에요. 경쟁할 생각도 솔직히 없고. 그래서 또 새로운 방식이 필요한데, 그 방식이 아직은 정확히 뭔지는 모르겠는데...

‘습관’ 들으면서 느꼈는데, 미쓰라 진은 약간 뽕필이었다. 웃음.

타블로 : (눈이 커다랗게 되어 놀라며) 그렇죠? 웃음. 얘가 자연적으로 뽕필인가 봐요. 개인적으로 저나 투컷을 뽕필을 되게 싫어해요. 어떻게 해서든 뽕필이 생기면 배제를 하는 스타일이에요. 그런데 미쓰라는 아니에요. 이제 막 프로듀싱을 시작할 때는 자기 성향이 나오잖아요. 약간 뽕 성향이 있나 봐요. 그거는 우리가 좀 도와주고 있어요. 그렇다고 뽕이 무조건 나쁘다는 건 아니고요.

미쓰라 진은 어렸을 때 뭐 들었기에?

미쓰라 : 부모님이 들은 것도 있고 뭐. 웃음.

투컷 : 근데 뽕이라고 해서 표현이 좀 이상하긴 하지만, 결국 꽂힌다는 얘기잖아요. 가만히 있다가 문득문득 생각나는 곡은 다 쟤 노래에요. 웃음.

타블로 : 며칠 전에 저랑 넬의 김종완이랑 술을 마시고 있는데, 이러는 거에요. “야 근데 ‘습관’ 그 노래는 여태까지 에픽 하이가 만든 최초의 뽕끼 있는 노래 같애” 그래서 그 다음에 저랑 투컷도 서로 얘기하면서 “미쓰라는 약간 뽕필인 것 같애” 그랬어요. 그런데 오늘 얘기하시네요. 웃음.

‘1분 1초’에는 타루가 피처링을 했던데. 해보니 타루가 어떤 것 같나.

타블로 : ‘1분 1초’ 보컬을 누구를 할까 생각하다가, 타루 목소리의 매력은 그렇게 특별하지도, 튀지도 않고, 예쁜데 무미건조해요. 그래서 타루가 이 노래를 부르면 사람들이 들었을 때 ‘평범한 사람이 노래를 부르고 있다’, ‘나 같은 사람이 부르고 있다’, 이 느낌이 올 것 같았어요. 솔직히 말해서 노래를 너무 잘 부르는 친구들은 이게 저 같은 사람이 부르고 있다는 느낌이 안 들거든요. 타루는 평범하면서도 예쁜 목소리를 갖고 있는 것 같아서. 녹음을 하면서도 제가 최대한 평범하게 부르도록 부탁했어요. 아마 타루 씨 입장에서는 ‘나 그냥 잘 부를 수 있는데 잘 부르게 해주지’ 이럴 수도 있어요. 그런데 저 자체가 잘 부르는 것 싫어하고, 여태까지 제 노래를 잘 들어보면 바이브레이션이 들어가는 노래가 하나도 없어요. 바이브레이션이 조금이라도 들어가면 빼요. 왜냐고 하면 내가 그냥 싫어한다고 해요. 저는 기교 없는 딱 평이한 보컬을 선호해요.

투컷 : 그런 게 약간 설득력이 있다고 생각하는 거지.

미쓰라는 ‘습관’을 통해 해보고 싶었던 거라면?

미쓰라 : 그 당시에 빠져 있던 음악이, 루츠 앨범들을 다시 듣고 있던 시기였어요. 이런 걸 해보고 싶어서 만들게 되었어요. 공부가 많이 되었어요. 밴드적인 사운드에 랩을 입힌 음악을 해보고 싶었어요.

투컷이 만든 ‘Fallin'’은 지금까지 투컷의 느낌하고 좀 다른 것 같았다.

투컷 : 이전까지는 강한 힙합, 그런 것들을 주로 해왔는데, 감성적으로 표현을 하고 싶었어요. 멜로 영화들을 쭉 보다가 < 당신이 사랑하는 동안 >이라는 영화를 보고 나서 생각난 피아노 멜로디가 있어요. 그것부터 시작을 해서 만들었어요.

'Fallin''을 만들고서 어떤 생각이 들었나

투컷 : 한 방향을 더 만들었다고 생각해요. 내가 갈 수 있는 방향 하나를 더요.

마지막으로 이번 앨범을 이렇게 들어달라는 말 부탁한다.

타블로 : 편하게 들어주세요. 그냥 사랑했던 사람 생각하면서요.


인터뷰 : 임진모, 이대화
정리 : 이대화
사진 : 제희정, 김일권

2008/10 이대화(dae-hwa82@hanmail.net)

 

 

 

출처 : IZM 이즘
(
http://www.izm.co.kr/contentRead.asp?idx=19712&bigcateidx=11&width=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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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에 라디오 생방에서, 좀 전에 임진모 씨 만나고 왔다고 하기에
IZM에 에픽하이 인터뷰 기사가 올라올 거라고 예상하고 기다리고 있었지요.ㅎㅎ
오늘 드디어 올라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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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참 공평한 감정이다. 몸이 건강하든 그렇지 않든, 가진 돈이 많든 적든, 가방끈이 길든 짧든, 자기가 어떤 처지에 있든 마음만 먹으면 자유롭게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정서가 지금의 자리에서 더 나아가 어떠한 결실을 맺고 결과를 내려고 할 때에는 몇몇, 때로는 수많은 제약과 조건이 따라와서 그것의 가장 큰 장점이라 할 자유로움을 침해하기도 하지만, 사랑이라는 느낌의 ‘형성’만큼은 사회적, 물리적 요인이나 누가 간섭한다고 해서 어떻게 좌우될 수 없는 개개인 고유의 권한이기에 공평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아름답도록 일반적인 정서는 그 사사로운 특성으로 여러 모양을 띤다. 어떤 이를 흠모하는 마음을 홀로 간직한 채 안절부절못하는 풋풋함도 있으며 이제 막 연애를 시작하는 이들의 열정 어린 모습도 존재한다. 그런가 하면 만날 티격태격하면서도 미운 정도 정이라며 무의식적으로 서로를 챙겨주는 애증, 만난 지 너무 오래되어서 친구인지 연인인지 구분이 되지 않지만 미미한 정이 버티는 것 같은 사이 등 셀 수 없이 많은 정황이 곳곳에서 벌어진다. 사랑 얘기만을 집성한 에픽 하이(Epik High)의 소품집에는 적은 숫자의 수록곡이지만 앞서 열거한 내용처럼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는 이야기들이 마련되어 있다.

앨범이 내세우는 주제와 소재는 무척 대중적이어서 다수와 공감대를 형성하기 용이하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 사랑과 그것을 다루는 노래는 너무나도 평범해서 여간해서는 재미를 선사하지 못한다는 단점도 갖는다. 어떤 남녀가 연정을 품고, 이를 심화하고, 결국 이별을 하고, 잔여 추억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고통에 시달리는 과정을 그리는 노랫말은 익숙할 대로 익숙해져서 따분함을 가증시키기에 충분할 뿐이다. 이 약점을 이들은 마감 잘 된 반주로 보완한다.

이번에는 평소와 달리 프로그래밍 된 디지털 신호를 최소화하고 아날로그 냄새 풍기는 음악을 만드는 데 노력을 기울였다고 에픽 하이는 말한다. 내면의 이야기, 기복이 있어 일률적이지 않은 이야기를 다루는 만큼 곧게 나아가고 딱딱 떨어지는 차가운 음들을 멀리한 것은 적절한 선택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전작들의 타이틀곡과 비교했을 때 기본 골격은 좀처럼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현악기로 연주된 소리를 조금 더 크게 키운 것을 제외하면 나머지 악기는 변화를 느낄 수 없을 정도다. 특히, 드럼 파트는 ‘습관’을 빼놓고는 조금 기력을 뺀 상태의 드럼 앤 베이스에 유착하며 하우스, 트랜스와 같은 규격으로 달린다. 그래서 이들이 매체를 통해 강조한 아날로그 감성의 회복은 효과를 나타내기가 어렵다.

사실 이 앨범의 사운드는 이터널 모닝(Eternal Morning)과도 상당 부분 닮아 있다. 아마도 ‘Harajuku days’ 같은 인스트루멘틀이 형성하는 존재감과 함께 미디 작업과 실제 악기의 연주가 반반 수준의 비율을 맞춰 이뤄지고 있어서 그렇게 느껴지지 않을까 싶다. ‘1분 1초’는 반복되는 건반 소리 위에 코러스가 시작되며 얹히는 스트링이 그 프로젝트 앨범의 차가움과 건조함을 상기시키며, 드럼이 아직 빠르게 전개되지 않는 버스(verse)의 초반부에는 그러한 느낌을 더욱 고조시키기까지 한다. 한편으로는 이전 타이틀곡과도 붕어빵이라고 할 만하다. ‘Fan’과 ‘One’에서처럼 ‘~했죠’라는 용언을 사용하지 않고 비교적 체언 위주로 마디를 끝맺고 있다는 점이 구별될 뿐, 전자 음악과 섞는 그들의 제조 공식은 여전하다.

가사나 분위기상으로 전작들에 담았던 사랑 노래들과 감정 선이 크게 다르지 않아서 굳이 EP로까지 제작할 필요가 있었을까 하는 물음도 남는다. 일곱 곡 모두가 어스레하게 보이는 게 옛날에 사랑을 원료로 해서 불렀던 곡들과 유사한 것으로 인지된다. 어떤 재료의 포장지를 사용할 것인가, 어떤 모양으로 장식할 것인가도 중요하지만 내용물도 관건이다. 우리 주변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는 것이라면 희소성은 떨어진다. 사랑이 아무리 공평한 심정일지라도 그걸 표현하는 ‘사랑 이야기’는 다양성과 신선함을 배태해야 호감을 얻는다. EP라는 이유로 미처 담지 못했거나, 혹은 그들이 놓친 부분이 이것이다.

-수록곡-
1. Butterfly effect (작사 : 타블로 / 작곡 : 타블로)
2. Fallin' (타블로, 미쓰라 / 투컷)
3. Harajuku days (작곡 : 타블로)
4. 습관 (타블로, 미쓰라 / 미쓰라)
5. 쉿 (타블로)
6. 1분 1초 (타블로, 미쓰라 / 타블로)
7. 1825 (Paper cranes) (미쓰라 / 투컷)
2008/10 한동윤(bionicsou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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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2007년 'Fan'즈음부터였던 것 같다. 에픽 하이의 음악은 우울해졌고 선율의 비중이 눈에 띠게 늘었다. 타블로는 작년 페니와 함께 아예 랩이 없는 연주 프로젝트 이터널 모닝을 결성했고, 올해는 윤하와 파트너를 이루어 ‘우산’, ‘기억’ 같은 멜로디 위주의 쓸쓸한 히트곡을 내기 시작했다.

‘1분 1초’는 더하다. 타블로는 ‘랩’이 아닌 ‘노래’를 하고 있고, (하더라도 나레이션에 가깝다), 곡의 중심을 장악하는 것도 대표적 선율 악기인 피아노, 스트링, 그리고 타루의 노래다. 무드 역시 몽롱하고 슬프다. 소품집이란 명분으로 묶어 따로 발표했을 정도니 이 방향에 대한 애정이 매우 각별한 듯 싶다.

‘팝’으로 놓고 보면 제대로 만들었다. 피아노 선율은 단순하면서도 포인트가 살아 있고, 타루의 상실감 짙은 감정 표현은 슬픈 멜로디를 타고 아련하게 스민다. 타블로의 약간은 어색한 보컬, 'One'이나 'Fan'과 비교해 대중적 흡인력이 살짝 덜한 것만 빼면 에픽 하이의 평균작 이상으로 쳐줄 수 있는, 가을에 듣기 좋은 팝 한 곡이다.
2008/10 이대화(dae-hwa82@hanmail.net)



출처 : 이즘(http://www.iz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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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이다보니  
객관성을 잃고 감상할 때도 많아요.
그래서, 균형을 맞추기 위해
이런 비평도 읽어봅니다.


그래도...전 러브스크림이 좋습니다만.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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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IZM



"1분1초"에 별 세 개 밖에 안 주시다니...짜다..ㅠ 흑
그래도 원더걸스 노바디는 별 두 개 였고..
트래비스 신곡 Song to self도 세 개 반이니까 나쁘진 않다.
(사실 별 네 개 이상 나온 곡을 보지 못했다.)

이즘의 비평이 늘 절대적이라고 생각하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에픽하이의 팬이 아닌 사람의 객관적인 시선을 알 수 있는 자료니까, 담아와봤다.
(....만 속이 쓰리다.)

이 슬픈 사랑 노래를...별 세 개...ㅠ
블로 씨, 보컬 트레이닝 받으러 갈까요...ㅠ
...랩퍼가 보컬까지 잘해야하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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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가  IZM이라는 사이트(http://www.izm.co.kr/)를 몇 번 언급한 적이 있죠? 읽을 거리도 많고, 앨범평들도 공감할만해서 자주 가보는 사이트입니다. 대중음악평론가 임진모씨의 이니셜을 따서 IZM이라는 이름을 붙였다고 해요. 또, -ism(사상)이라는 영어 접미사를 결합시켜서 음악에 대한 생각을 담는 싸이트라는 의미도 동시에 담고 있다고 해요. 웹진, 국내가요, 팝, OST 등 음반리뷰 등을 수록하고 있는데 즐겨찾기에 추가하셔도 좋을만한 사이트에요.


 IZM의 필진으로는 이런 분들이 있습니다. 쟁쟁한 분들이 많으시네요. 전문 음악평론가 외에도,  기자분들이나 라디오의 작가님이나 PD분들도 많으시구요. 제가 좋아하는 라디오 프로그램인 "배철수의 음악캠프"의 작가님이나, "하동균의 라디오데이즈"의 신혜림 작가님도 필진에 포함되어 있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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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외 음반이나 곡에 대한 평가를 보고, 찾아 들어보면서 음악을 이해하는 폭이 좀 넓어지고 있는 것 같아요. 평론가의 평을 신뢰하지 않는 분들도 많지만, 전문가의 리뷰가 도움이 되는 경우도 많잖아요. 자신이 모든 음악을 들어보고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다면 더 좋겠지만 도움을 받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요.


 개편 전에는 앨범이나 곡에 대해서는 리뷰가 글로만 실렸었는데, 2008년 7월에 사이트를 개편하고부터 명반 코너를 제외한 나머지 앨범 리뷰엔 별점을 주는 제도를 도입했더군요. 그동안 별점 제도의 양면성 때문에 이 제도를 도입하는 것을 두고 고민이 많았다고 하던데, 한눈에 보기는 더 편해졌어요.



+


아, 그리고 윤하의 2집 앨범에 대한 리뷰가 올라왔는데, 제 생각과 거의 비슷했어요.
별점 제도 도입하고 두달 남짓한 기간동안 별 다섯 개를 받은 앨범은 하나도 없었고,
별 네 개를 받은 앨범도 아래의 6개가 전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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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점에서 이번 윤하 앨범에 주어진 "★★★★"가 정말 의미있네요.
대중음악 가운데서 오랜만에 만족할만한 수준의 앨범이 나온 것 같습니다.
윤하양, 고마워요. 앞으로도 분발해줘요. ^^





(아래 내용은 IZM에서 스크랩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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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http://www.izm.co.kr/contentRead.asp?idx=19600&bigcateidx=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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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걱정이 앞섰다. 토이의 ‘오늘 서울은 하루 종일 맑음’, 에픽 하이의 ‘우산’이 히트하면서 윤하는 단기간에 너무 빨리 소비되어 버렸다. 신인은 신선함이 생명임을 감안할 때, 이미 남의 곡을 통해 다 소진된 윤하의 캐릭터를 대중들이 굳이 간발의 차를 두고 발표된 정규 앨범에서까지 찾을까 우려되었다.

신보는 그 우려를 불식시킨다. 그것도 아주 말끔히 씻어버린다. 고조된 불안이 해소되었다는 건 그만큼 음악이 좋다는 뜻이다. 연거푸 3번을 들은 뒤 이 앨범이 지금껏 윤하가 발표한 최고의 작품임을 확신했다.

일단 보컬이 발군이다. 에너지에 넘치면서도 안정되었으며, 어린 나이에도 불구 묘한 기품이 서려 있다. 당차고 귀여운 용모에 어울리는 패기 있으면서도 유쾌한 감정 선은 듣고 있으면 일단 기분이 좋아지게 하는 마력이 있다.

‘Strawberry days’, ‘빗소리’ 같은 센티한 곡에서는 능숙하게 보이스 컬러를 바꿔 훌륭한 발라드 가수가 된다. 이때도 과도하게 울거나 하는 것 없이 깨끗하면서도 힘 있는 호소력을 전달한다. 워낙 보컬이 좋으니 평균적인 선율이라도 그 매력에 한층 탄력을 더한다.

앨범은 크게 2부로 나뉘어 있다. 첫 곡인 ‘Gossip boy’에서 타이틀곡 ‘텔레파시’까지는 본래 자신의 주특기였던 ‘록’이 주도하고, ‘Rain & the bar’에서 빗소리와 재즈 연주가 흐르면 그 뒤로는 애틋한 감성 발라드가 주도한다. ‘비밀번호 486’에서 충분히 인정받은 유쾌한 록 질주와 토이의 ‘오늘 서울은 하루 종일 맑음’ 이후 본격 부각된 감성 발라드를 크게는 2부, 작게는 적절한 주고받기 배합으로 배치했다. 윤하의 다양한 가능성들을 속속들이 맛보면서 감상이 너무 지루해지지도 않도록 훌륭히 짜여 있다. 거창한 ‘컨셉’ 앨범까지는 아니지만, 이게 ‘앨범’ 듣는 맛이다.

윤하는 스스로 “요즘 사람들이 끈기가 없다. MP3 발달로 스킵해서 음악을 듣는데 전곡을 차례대로 들을 수 있도록 스토리를 담아봤다.”고 말한다. ‘싱글’ 시대에 사라져 가는 ‘앨범’ 미학을 되살려 보겠다는 의지다. 디지털 싱글 하나로 쉽게 스타덤을 얻어 예능에서 그 인기를 확대재생산하는 지금 음악 산업 구조 속에서 보자면 일종의 ‘도발’이다. 그것도 참 예쁘고 기특한 도발.

대담함은 앨범 속에 반영시킨 록의 강도에서도 드러난다. 윤하는 시작부터 내리 4곡을 강성의 록으로 밀어 버린다. 특히 ‘Hero’ 같은 곡은 ‘비밀번호 486’ 때와는 차원이 다른 볼륨 업 노래다. 이렇게 격정적인 질주를 어린 주류 스타가 보여준 예는 없었다. 늘 사납고 까칠한 음악을 싫어했던 우리 음악계에 정말 겁 없이 들이댔다. 거의 오열하듯 쳐대는 피아노 연주도 그 동안의 주류 판에서는 듣기 힘든 것이었다.

‘빗소리’에서는 재지하고 컨트리의 풍미를 잘 살린 발라드를 들을 수 있다. 우리가 익히 들어 질려버린 주류 가요의 발라드 흐름을 윤하는 의도적으로 한 발짝 벗어난다. 빗겨가고 배제하지만 그러나 대중성을 잃지 않았다. 흡사 노라 존스(Norah Jones)를 듣는 듯 달콤하다. 이게 멋지다.

유일하게 아쉬운 것은 타이틀곡 선정의 가벼움이다. 같은 스타일이라도 ‘Gossip boy’ 같은 좋은 곡이 있는데도 굳이 통속성을 노골적으로 강조한 ‘텔레파시’를 내세울 이유가 없다. 곡의 퀄리티가 상대적으로 덜함을 본인도 알 텐데, 너무 대중을 대하는 마음이 조급했던 건 아닌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잘 만든 앨범임에도 그것을 대표하는 곡이 스스로 가진 완성도와 깊이를 전혀 보증하지 못하고 있다. 아쉬운 선택이다.

‘텔레파시’를 제외하면 앨범 수록곡들 모두가 기대 이상이다. 특히 틴 로맨스와 유쾌한 로큰롤이 만난 ‘Gossip boy’, 조규찬이 작곡한 ‘Strawberry days’, 타블로가 작곡과 피처링에 참여한 ‘기억’은 모두 싱글로 발표되어도 관계없을 베스트 트랙들이다. 직접 작곡하고 부른 ‘미워하다’도 크게 부각되어 들리지 않을 뿐 문제없이 귀에 잘 감긴다.

주류 음악계에서 간만에 만난 ‘빛나는’ 앨범이다. 이 성과는 작금의 ‘과거 지향’ 가요계에 ‘현재성’의 신선함을 던진다. ‘음악성’의 배고픔을 1990년대 스타들에 빚지고 사는 중인 우리 세대에게 21살 팔팔한 신인이 그 대체 상품을 내놓았다. ‘리메이크’와 ‘귀환’ 화제들에 가려진 1980년대 생 뮤지션들의 지금 감성의 힘을 당당히 각인시키는 앨범이다.

스타 만들기에 급급해 쉽게 써버리곤 하는 ‘차세대’, ‘유망주’ 같은 말을 이 앨범에서야 오랜 만에 부끄럽지 않게 쓴다. 앞으로의 행보가 더 기대되는 윤하. 역시 좋은 음악은 ‘현재’ 속에서 나왔을 때 가장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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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저나 "추천" 이라고 표시된 곡들이 딱 내가 이 앨범에서 좋다고 생각했던 트랙들이라 깜짝 놀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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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oi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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