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음반은 샀지만, 바쁘다는 핑계로 앨범평은 쓰지 못했다. 그러던 중 <공기인형>이라는 영화를 보게 되었다. 참 묘한 영화였다. 배두나는 참 소름끼치게 연기를 잘했다. 배두나는 정말 공기인형 그 자체였다.

  어쩌면 그렇게 세상을 하나도 모르는 순박한 아이같은 표정을 지을 수 있을까? 첫 외출 장면에서 공기처럼 가벼운 발걸음과 들뜬 표정, 어색한 몸놀림으로 다른 사람들을 따라 움직이는 모습에 미소를 짓지 않은 사람이 과연 있었을까 싶다. 공기인형은 성적인 용도로 만들어진 인형이지만, 그녀는 너무도 순진했다.

  그리고, 이 영화를 더욱 아름답게 만들어준 데에는 음악의 영향도 컸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직접 부탁하여 World's End Grilfriend라는 일본 뮤지션이 맡은 영화의 O.S.T는 반짝이고 아른거린다. 슬픈 음색을 띠고 있지만, 아름답다. 순진하고 어리석은 사랑을 하는 공기인형을 표현하는 데에 아주 적당하다. 바람결에 날아가버릴 것은 존재감으로 가볍게 연주되는 선율은 날 자꾸 공기인형의 감정으로 이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이 음악으로 인해 영화는 완성되었다"라고 밝혔을만큼, 참 잘 어울리는 옷이다.

  가벼움을 표현하면서, 무거워지게 만들다니...영화처럼 이 O.S.T도 참 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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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oise

이 책도 봐야겠어요~ 아직 발간은 안된 모양이에요. 런던놀이도 재밌었고, 도쿄놀이는 더 맘에 들었으니, 이번 서울놀이는 아마 더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배우로서의 자신 외에도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참 보기 좋아요. 가장 부러운 사람 중에 하나이기도 하구요. 늘 자신감 넘치고 유쾌하고 몰두하는 모습이 매력적인 배두나 씨의 신간 기대하고 있어야겠네요. ^^


이 글은 배두나 씨의 미니홈피에서 스크랩한 글입니다. ^^ (원문출처 : 문혜선 님의 미니홈피 http://www.cyworld.com/moone_da )



사용자 삽입 이미지



Hello, Seoul



Photo by KIM TAE EUN


배두나의 세 번째 포토에세이 <두나's 서울놀이>가 발간된다.

<두나's 런던놀이>와 <두나's 도쿄놀이>를 떨올리면서 <두나's 서울놀이>를 가늠하겠다는 생각은 일찌감치 접는 것이 좋다. 낯선 곳을 여행하는 배두나의 감성과 일상으로 돌아온 배두나의 감성은 다를 수밖에 없다. <두나's 서울놀이>는 배두나의 일상과 그녀가 살아온 유년 시절의 기억, 그리고 그녀의 감성으로 찾아낸 도시 풍경등 서울을 배경으로 한 배두나의 삶이 다큐멘터리처럼 펼쳐진다. '서울에 이런 곳이 있어나?' 싶을 정도로 아름다운 서울이 예측 불가의 엉뚱한 감성을 지닌 배두나의 시선을 통해 독특하게 조명된다. 혹자는 이렇게 넘겨짚을수도 있겠다. '배두나의 미니홈피에서 다 봤는데, 책으로 또 볼 필요가 있나' 라고. 하지만 그것이야말로 절대 오산이다. 미니홈피에서는 배두나의 아이팟 '많이 재생한 음악25' 리스트를, 퍼스널 컴퓨터의 즐겨찾기 리스트를, 그녀가 찾아낸 서울풍경 A컷을 볼 수 없다.


세 번째 포토 에세이 <두나's 서울놀이> 발간을 앞두고 있다. <두나's 도쿄놀이> 출간 당시 다음에는 '서울'에 대한 책을 내겠다고 했는데, 약속을 지킨 셈이다.


나는 '놀이 시리즈'를 시작할 때부터 이미 런던-도쿄-서울 순으로 세 권을 내겠다고 기획했다. 런던을 그 시작으로 한 것은 낯선 곳에서, 낯익은 곳, 그리고 내가 일상을 보내는 서울로 점점 레이다를 좁혀야만 세 권 모두 다른 색깔을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했지 때문이다. <두나's 서울놀이>는 나의 일상과 감성을 겉핥기가 아니라 깊숙하게 보여주는 책이다.


<두나's 서울놀이> 작업을 하면서 당신이 얼리어답터이면서도 지독한 아날로그 마니아라는 것을 새삼 느꼈다. 새로운 트렌드에 민감하게 반응하면서도 LP, 필름카메라 등 아날로그 아이템을 좋아하는 것을 보면 그렇다.


새로운 문화든, 옛 문화든 감동을 주는 아이템을 좋아한다. 그리고 나는 칭찬에 후한 편이다. MP3는 편리해서 좋고, LP는 운치가 있어서 좋다. 차는 세상으로부터 나를 가려주어서 좋고, 자전거는 나를 세상에 뛰어들게 해주어서 좋다. 각각의 장점에 감동하다 보니 그런 평가를 얻는 듯하다. 나는 무엇이든 하나로 통일되는 것이 싫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시크한 스타일은 오히려 촌스럽다고 생각한다. 시크한 가방안에 핫 핑크 컬러의 손거울을 넣고 다니는 것이 진짜 멋지다고 생각하니까. 아슬아슬한 경계를 걷는 기분을 즐긴다고 할까. 원래 나는 얼리어답터였다. 용산 전자랜드에서 신기한 전자 제품을 보는 것을 좋아했다. 그런데 여러 나라를 여행하면서 아날로그적 성향을 갖게 되었다. 파리 메트로의 수동문은 불편하지만 나름대로 운치가 있지 않나. 일본만 해도 가업을 잇는 장인을 곳곳에서 볼 수 있다. 옛것을 기키고 보존하려는 그들의 정신이 부럽다. 이번에 <두나's 서울놀이>를 작업하면서 전통적인 것에 더욱 집착하게 되었다. 서울에는 근대 문화가 별로 남아 있지 않더라. 경복궁, 덕수궁 아니면 고층 빌딩이다. 이번에 서울을 여행하면서 마치 보물찾기를 하는 기분이 들었다. 후암동 홍치과처럼 1백 년 된 건물, 서울이라고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울창한 부암동 계곡 등을 찾아내었다.


<두나's 서울놀이>는 당신의 미니홈피와 어떻게 다른가.


미니홈피를 보고 나의 일상을 꿰뚫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오해다. 미니홈피는 내가 보여주고 싶은 것만 선택해서 보여주니까. 오프라인에서의 나는 미니홈피와는 또 다른 삶을 살고 있다. <두나's 서울놀이>는 일상에서의 내모습을 리얼하게 만날 수 있다. 조금 더 디테일하게, 그리고 조금은 더 솔직하게 보여줄 생각이다. 내가 그렇게 하고 싶지 않아도 출판사에서 가만두지 않을 테니까. 하하. 개인적으로는 배우로서 신비감을 유지하고 싶은 마음이 여전하다.


나는 당신이 외로움을 많이 타는 성격이라고 생각한다. 아니면 한시라도 움직이지 않고는 못배기는 부지런쟁이이던가. 그러니 이렇게
많은 취미를 갖게 되지 않았겠다.


나는 항상 외롭고, 마음이 허전하다. 내가 특정 작품을 준비하고 있지 않은 상태에서 TV를 보고 있으면 연기하고 싶어서 눈물이 난다. 그 허전함을 메우기 위해 무엇인가 새로운 취미를 계속배웠던 것이다. 설마 내가 결혼해서 사랑받으려고 꽃꽂이를 배웠겠나. 그보다는 집착할 대상이 필요했다. 데뷔 후 5년 동안 쉬지 않고 일을 했다.
그러다보니 한달에 하루 정도 쉬는 날이면, 할 일이 없더라. 친구들과 연락도 끊겼고, 뭘하고 놀아야 할 지도 모르겠고. 그래서 처음에는 소설을 읽었다. 재미있는 이야기를 읽으면 나도 모르게 몰입하게 되니까. 그런데 5년정도 소설을 읽으니 더 이상 책에 흥미가 느껴지지 않았다. 그래서 꽃꽂이, 베이킹 등 취미를 갖게 된 것이다. 취미가 익숙해지면 흥미를 잃었다. 계속 새로운 취미를 찾다가 사진을 배우게 된 것이다. 사진에 싫증내지 않는 이유는 어렵기 때문이다. 아무리 열심히 찍어도 내 마음에 드는 컷이 백 장 중 한두 컷 밖에 안된다.


사진으로 보기에는 즐거워 보이지만, 사실 사진 작업 중 당신은 많이 괴로워보였다. 가장 힘든 것은 무엇이었나.


나는 모든 작업에서 결과보다 과정을 중시한다. 내가 사진을 좋아하는 이유는 아름다운 피사체에 렌즈를 들이대고 그것에 초점을 또렷하게 맞추는 과정에서 다시 한번 감동을 되새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에 <두나's 서울놀이>를 위해 사진 적업을 할 때는 촬영 자체가 부담이 되더라. 그동안 수준 높은 사진을 보면서 눈이 높아져서인지 내 작업이 도무지 마음에 들지 않았다. 마음을 비우고 편하게 찍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렸다. 최근에야 서울을 찍는 것이 편해졌다. 요즘은 GR1V 혹은 T3 등 콤팩트 카메라로 촬영한다. <두나's 서울놀이>는 주로 니콘 카메라를 사용했다. 렌즈를 통해 눈에 보이는 대로 찍히는 것이 좋았기 때문이다. 라이카는 뷰파인더와 렌즈의 위치가 달라서 눈에 보이는 대로 찍히지 않기 때문에 촬영하는 재미는 떨어진다.


<두나's 서울놀이>를 통해서 무엇을 보여주고 싶나.


'놀이 시리즈'로 하고 싶었던 것은 항상 '놀이'였다. 나는 혼자놀기의 대가니까. <두나's 서울놀이>에서는 서울에서 일상을 즐기는 나의 모습을 보게 될 것이다. 서울이 재미없는 도시가 아니라는 것을 알려주고 싶었다. 나는 해외 여행을 갔다가, 그곳이 어느 선진국이었데도 인천공항에 도착하는 순간부터 행복하다. 내가 서울을 좋아하는 마음이 사진에 나타나지 않을까.


<두나's 뉴욕놀이>를 기대하는 사람들이 많더라.


나는 뉴욕을 좋아하고, 뉴욕에 친구가 많아서 비교적 자주 여행한다. 내가 너무 좋아하는 도시이긴 하지만, <뉴욕놀이>는 제작하지 않을 것이다. '놀이 시리즈'는 서울을 마지막으로 끝내야 하지 않을까.


'놀이 시리즈'가 아닌 다른 시리즈가 있다는 뜻인가.


완전 비밀이다. 기획이 세어나가면 안되니까. 하하. 그보다는 곧 영화촬영을 시작할 것 같다. 한국 영화에 이어 일본 영화에도 출연하게 된다. 다음 책 발간은 영화촬영이 끝날 때까지 잠정적으로 중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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