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 갤러리 몽상가분들과 운영하는 팀블로그 쪽에 올린 글을 복사해 온 거라서, 편하게 반말로 쓴 점을 양해해주세요;;) 


사실, 나도 아는 건 그렇게 많지 않지만 소개를 해보도록 할게.
작년에 난 친구에게 에피톤 프로젝트를 소개 받았어.
처음에는 몇 곡을 소개받았었는데 듣다보니 너무 좋아서 점점 더 많은 곡들을 찾아서 듣게 되더라.
브로콜리 너마저의 [보편적인 노래] 앨범이 나오기 전에 내가 아마 가장 많이 들은 음반일 거야.
(물론 에픽하이와 넬은 논외로 했을 때;;)
그동안 혼자 오래오래 들었는데 드디어 귀차니즘을 이겨내고 소개 좀 해보려고 마음을 먹었네.ㅎㅎ

일단 에피톤 프로젝트의 간단한 프로필을 소개하자면


사용자 삽입 이미지

명칭 : 에피톤 프로젝트(Epitone Project)
멤버 : 차세정 (보컬, 키보드, 작곡)
소속사 : 파스텔 뮤직
데뷔 : 2006년 싱글 앨범 [1229] 
수상 : 다락 사운드트랙 컨테스트 상
에피톤 프로젝트 블로그 :
http://blog.naver.com/floxtous/


 

토이나 015B 같은 작곡가를 위주로 한 프로젝트 팀이라고 생각하면 될 거 같아.
이제까지 낸 개인 앨범은 두 장이야.
[1229]와  [At your favorite place]

1229는 2006년에, At your favorite place는 2008년에 나왔어.
두 장 다 앨범 형태로는 발매되지 않았고,
디지털 음원으로만 나왔던 모양이야.

보컬도 직접 맡고 있고, 키보드 연주도 하고, 작곡도 하고... 다재다능하지?
가사가 있는 곡 외에 연주곡들도 있는데 차분하면서도 세련되고, 진솔한 느낌이라서
여러번 들어도 질리지 않는 게 특징이야.
보컬이 있는 곡이나 연주곡이나 어느쪽이 더 좋다고 섣불리 말할 수 없을 만큼 균형이 잡혀있어.


마침 시기가 딱 좋은 게, 이번 2월 24일에 드디어 1집이 CD로 나오더라고. ^^
반가운 소식이지? (현재 인터넷 쇼핑몰에서 예약 판매중)
나랑 친구는 몇 달동안이나 나올지 안 나올지 모르는 음반을 기다렸으니까.ㅋㅋ


앨범 정보와 수록곡을 좀 정리해봤어.

[1229] (2006-12-12)
 01 너 어디쯤에서부터 오고있는지  
 02 좋았던 순간은 늘 잔인하다  
 03 슬픈 해바라기처럼
 04 1229   
 05 두 남녀의 대화
 06 Beethoven의 Prelude에 의한    
 07 벚꽃지던 삼성동, 웨딩드레스      
 08 편린일지라도, 내 잃어버린 기억  
 09 추억으로 너를 묶는다 


[At Your Favorite Place] (2008-04-21)
 01 잡음    
 02 데이트 (Epitone)   
 03 간격은 허물어졌다 
 04 3215 (Jey)    
 05 봄날, 벚꽃 그리고 너       
 06 꿈에 네가 보인다  
 07 오늘 (Black Sky)     
 08 Binoche    
 




곡을 올려줄 수가 없으니;; 들을 수 있는 페이지를 링크할께

잡음 - http://blog.naver.com/chococat_?Redirect=Log&logNo=61916257
오늘 - http://blog.naver.com/bunyyy?Redirect=Log&logNo=100055777352
봄날, 벚꽃 그리고 너 - http://blog.naver.com/wndmsrhdlf?Redirect=Log&logNo=90042327311



그리고 파스텔 뮤직의 컨셉 컴필레이션 음반 [사랑의 단상] 시리즈에도 참여했어. 컴필레이션 앨범에는 에피톤 프로젝트 외에도 파스텔 뮤직 소속의 캐스커, 더 멜로디, , 한희정, 루싸이트 토끼, 짙은, 센티멘탈 시너리, 러블리 벗,  파니핑크, 아이슬란드의 Olafur Arnalds, 일본의 LAMP, 독일의 막시밀리언 해커 등 총 15팀이 참여했고, 주제는 "사랑의 단상"이라고 해서 사랑에 관한 시선들을 쫓아가는 내용을 담고 있어.

[사랑의 단상 Chapter.1 - With Or Without You] (2008-10-02)
 01 바이올렛
 02 나는 그 사람이 아프다 (Feat. 타루)
 05 희망고문 


[사랑의 단상 Chapter. 2 - This Is Not A Love song]
(2009.01.07)
02 그대는 어디에 (Feat. 한희정)


 마침 cahpter 1, 2에 실린 곡들 중 각각 한 곡씩이 뮤직비디오가 있길래 담아왔으니 감상해보면 좋을 것 같네.



에피톤 프로젝트 - 나는 그사람이 아프다 (feat. 타루)






에피톤 프로젝트 - 그대는 어디에 (feat.한희정)



2월 24일에 나오는 새 앨범에 실리는 곡들의 트랙리스트는 아래와 같아.
 
 
[긴 여행의 시작] (2009.02.24) 

01 . 긴 여행의 시작    
02 . 눈을 뜨면    
03 . 좋았던 순간은 늘 잔인하다    
04 . 그대는 어디에 (Feat. 한희정)    
05 . 봄날, 벚꽃 그리고 너    
06 . 잡음    
07 . 나는 그 사람이 아프다 (Feat. 타루)  
08 . 희망고문    
09 . 꿈에 네가 보인다    
10 . 간격은 허물어졌다  
11 . 편린일지라도, 내 잃어버린 기억    
12 . 환절기


 그동안 나와서 사랑받았던 곡들을 고르고 신곡 몇 곡을 싣는 방식인가봐. 에피톤 프로젝트의 음악을 음반으로 소장할 수 있게 되어서 난 정말 너무 기쁘다. ㅠ_ㅠ

 

 이거 쓰는 데 걸린 시간만큼이라도...이 포스트 읽는 사람들이 에피톤 프로젝트의 음악이 마음에 들었으면 좋겠어. ^^ 그럼, 이 장황한 포스트는 여기서 끝맺을게~ 요즘 팀블로그에 글이 거의 안 올라와서 어쩐지 휑~하다. ㅠ_ㅠ 작년엔 정말 북적북적 했는데 말야. 좋은 음악있으면 소개 좀 부탁해!


 

 

Posted by poise


 '두고두고 생각나는 노래'가 명반의 기준이라면, 이 음반은 '명반'으로 분류해야할 것 같습니다.

 사실 이 음반이 출시되었을 때, 저는 고등학생이었고 이 음반은 19세미만 청취불가 판정을 받은 음반이었어요.  하지만, 제가 이 음반을 들은 영향으로 불량 청소년이 된 것도 아니요, 말끝마다 욕을 지껄이는 사람이 된 것도 아니니 '19세미만 청취불가'라는 판정이 도대체 무엇을 위한 것인지 좀 의구심이 생기기도 합니다.

  DJ DOC의 앨범이 진한 반항의 색을 띄고 있는 것은 언제나 그랬지만, 특히 5집에서 그런 성향이 더 강하게 나타나는 것 같습니다. 사회에 대한 불만을 이렇게 속시원하게 퍼부어대는 음반을 처음 들어봤던 그 때, 얼마나 속이 후련하던지요. 금지된 비속어와 욕설이 가사의 태반을 차지하는 'L.I.E.'나 '포조리'같은 노래들을 들으며 '아, 노래에서 이런 종류의 카타르시스도 느낄 수 있구나.'라는 것을 처음으로 느꼈습니다. 노래방에서 이런 노래를 부르면 친구들이 의아하게 쳐다보기도 했어요. 어찌됐건 모범생 축에 끼는 제가 이런 노래를 듣고 부르는 게 신기했던 모양이에요.

 그런가하면 '기다리고 있어'나 '비애', '사랑을 아직도 난' 같은 곡은 '반항아'의 색을 쏙 뺀, 아주 멋진 사랑 노래에요. 이들에게 이런 감성이 있구나 싶어 놀랐던 곡들이구요. 2000년에 나왔던 이 앨범에 실린 노래들이 2008년 지금도 라디오에서 흘러나온다는 건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은 증거라고 할 수 있겠죠. (찾아보니 당시 60만장이 판매되었다고 하네요.) 전 비가 내리는 날은 '비애'라는 노래가 아직도 떠올라요.  이 앨범이 이런 사랑 노래를 많이 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힙합팬들에게 사랑받았다는 것도 한편으로는 좀 놀랍기도 한데요. 요새는 힙합하는 사람이 사랑노래를 부르면 '뭐하는 짓이냐'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왕왕 있으니까요.(;;) 그래도 결국 곡이 좋으면 인정받는 거겠지요. 

  당시에 테이프로 사서, 정말 늘어날 만큼 많이 들었던 이 앨범이 문득 문득 생각나서, 얼마전 CD로 다시 구매했습니다. 좋은 앨범이에요. 요즘은 예능 프로에서 DJ DOC 멤버들을 자주 볼 수 있고, 예전에 비해서 많이 행동이나 말투가 유연해진 느낌입니다만, 이 앨범을 들으면 그분들도 옛모습을 만나보실 수 있으실 거에요. ^^


Posted by poise

 

 라디오에서 '앵콜요청금지'를 처음 들었을 때, 심장이 아래로 툭 떨어지는 것만 같았다. 이 밴드의 이름을 처음 듣고 사실 좀 웃었었다. 노래 제목도 '앵콜요청금지'라니. 유머가 있는 밴드라고 생각했다. 펑크밴드인가하는 예상도 했었다. 그런데 노래에는 그런 장난기가 없었다. 기교 없이 부르는 노래, 화려한 수식 없는 노랫말, 복잡하지 않은 멜로디들이 귀와 마음을 더 빼앗아버렸다. 오히려 단순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이들의 단순함은 대학시절의 열정같은 것을 떠올리게 했다.  

 '안되요 끝나버린 노래를 다시 부를 순 없어요 모두가 그렇게 바라고 있다 해도 더 이상 날 비참하게 하지 말아요 잡는 척이라면은 여기까지만' 아마 앵콜을 요청하지 말아달라는 이 노랫말에서, 자신의 끝나버린 사랑을 떠올린 사람이 적지 않을 것이다. 사랑의 속성. 지나고 나면 끝이 확실하여, 다시 돌아갈 수 없는 것. 이런저런 추억이 떠올라 쓸쓸해지고 말았다.

 '앵콜요청금지'가 실려있던 이들의 EP앨범 이후로 긴 시간이 흘러 드디어 1집이 나왔다. 1집의 타이틀곡은 '보편적인 노래'이다. 사랑노래이고, 아주 평범하다고 할 수 있다. 심지어는 가사도 이렇다. '보편적인 노래를 너에게 주고 싶어 이건 너무나 평범해서 더 뻔한 노래' 그렇다. 사실, 평범하고 뻔한 사랑 노래처럼 오래 기억되는 것도 없다. 누군가에게 그런 사람으로, 그런 사랑으로 오래 기억되고 싶다는 바람이 담긴 노래이고, 사랑이 끝난 자리에 빈 손으로 서서 부를 법한 노래다. 피아노와 기타가 딱 필요한 만큼의 멜로디를 만들어내고 있다.

 1집 앨범이고, 이들의 앨범이 대체적으로 '아마추어리즘을 구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긴 하지만 한편으로는 이들의 노래에서 이지형이나 언니네 이발관이 떠오르기도 한다. 앨범이 나왔지만, 안타깝게도 밴드 멤버들의 사정으로 활동은 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들었다. (무기한 활동 중단 상태라고 한다.) 대부분의 멤버가 학생이거나 사회 초년생(회사원)이라고 하니 그럴 법도 하다. 하긴 EP 앨범을 냈을 때도, 신촌과 홍대의 단 두 곳에서만 레코드를 판매했지만 이런 구석진 동네에 사는 나에게까지 소문이 났던 걸 생각하면 이들에게 활동을 하고 안 하고가 뭐 대수랴 싶긴 하다. 중요한 것은 2008년이 가기 전에 좋은 앨범이 또 하나 나왔다는 것이다.



p.s.
1. 여담이지만...밴드 이름 후보작으로 "저 여자 눈 좀 봐", "엄마 쟤 흙먹어" 등이 있었다고 합니다. 후후 

2. 김작가 님의 블로그에서 '보편적인 노래'를 들을 수 있습니다. 제가 쓴 것보다 훨씬 나은 리뷰이니 읽어들 보시면 더욱 좋습니다. ^^
http://zakka.egloos.com/4008635
Posted by poise

출처 : IZM (http://www.izm.co.kr/)




 공감이 가는 바가 있어서 담아왔다. 친한 친구 중에 빅뱅을 좋아하는 친구도 있었고, 스스로도 데뷔전부터 빅뱅에게 관심이 있었다. 그런데 태양의 솔로 앨범 이후에 그들에 대한 관심이 급속도로 줄어들고 있다. 새롭지가 않다. 일년내내 활동을 시키는 기획사도 가혹하지 싶다. 기획사에 그렇게 그들을 쉴새없이 활동시켜야할 어떤 경제적인 사정이 있는 건인지도 모르겠지만, 나를 비롯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런 사정을 모르고 그다지 관심도 없다. 그들이 가수로서, 어떤 음악을 하느냐만 보여질 뿐이다. 일본에서 활동하는 곡을 들어보고는 그들이 다시 가닥을 잡았나했는데 다시 한국 앨범에서는 하던 음악을 되풀이하는 느낌이다. 빅뱅 멤버들이나 기획사에서는 느끼지 못하는 것일까? 그들의 음악이 지루해져가고 있다는 걸. 그저 그런 그룹이 되느냐 마느냐의 기로에 서 있는 것 같다. 부디 다음 앨범(미니앨범이든 뭐든)이 나오기 전에는 충분히 휴식하면서 재충전을 하고, 이런 나의 노파심 따위를 비웃으며 힘차게 돌아왔으면 좋겠다.






Posted by poise


    Lovescream : music for lovers and hartbreakers


 에픽하이는 참 묘한 그룹이다. 지나칠 수 밖에 없을 것같은 아주 사소한 부분까지 음악으로 가사로 만들어 낸다. 그런 디테일한 감성이 어느 틈에 듣는 이의 마음을 허물고야 만다. 격의없게 다가오는 이들이 자기 이야기를 할 줄 아는 뮤지션이라는 것을 인정하게 만든다.  이번 소품집의 리뷰를 적어보고자 하는데, 아무래도 그다지 객관적이지 않을 것 같다. 왜냐하면 나는 이미 그들의 팬이기 때문에.


 에픽하이는 이번 소품집에서 기존의 에픽하이와는 다른 모습을 보여줄 거라고 예고했었다. 분홍색의 앨범 자켓만 보아도, 이전의 에픽하이의 앨범과는 다르다는 걸 눈치챌 수 있다. 그간의 앨범들이 검은색, 흰색, 갈색톤의 자켓이었던 것과는 상반된다.부클릿 첫장에는 이렇게 쓰여있다. "깨끗한 종이 한장으로 돌아오고 싶었다." 라고. 팬들에게 새로운 음악을 들려주고 싶은 것 이상으로,  자신들 스스로에게도 새로운 뭔가가 필요한 시기였던 모양이라고 추측해본다.
  

 이 앨범은 전체적으로 전자음보다 아날로그 사운드를 위주로 하고 있고, 사랑에 대한 기억을 소박한 가사에 담고 있다. 작고 아름다운 앨범이다. 이들은 사랑이 아름답기만 하다고 말하지는 않는다. 사랑은 때론 지루하고, 결국엔 끝이 나고, 되돌릴 수 없어 고통스럽다. 사전에 없는 단어, "lovescream"이란 단어를 굳이 만들어 낸 것도 때때로 너무나 고통스러워 절규하고 싶은 그 심정을 담아낸 것이리라.


  "Butterfly Effect"는 타블로가 작사작곡을 한 곡으로 사랑에 대한 타블로의 생각을 영어가사로 들을 수 있다. 가사로 미루어볼 때, 그는 사랑을 "죄"라고 생각하고, 한편으로는 "희망"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아마, 이 질문에 대한 확실한 답은 없겠지만 사랑의 양면성을 생각해보게하는 가사가 좋았다.


 두번째 트랙은 "Fallin' "으로 투컷이 작곡하고  타블로와 미쓰라진이 가사를 쓴 곡이다. 루싸이트 토끼의 조예진이 피쳐링진으로 참여했다. 이 소품집에 실린 곡들 중 템포가 가장 빠르다. '미쓰라 진의 랩이 지루하다. 라임에만 치중해서 가사가 난해하다.' 라는 평가하는 사람들은 그가 발전하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타블로의 래핑 역시 비트와 훌륭하게 조화를 이루고 있다. "1분 1초"와 함께 많은 이를 사로잡을 트랙이다. 타이틀곡으로 삼았어도 무리가 없었으리라 본다.


 "Harajuku Days"는 짧은 연주곡으로 허밍이 들어가있다. 타블로가 작곡한 곡이다. 하라주쿠 거리를 떠올리며 듣고 있는데, 많은 이가 빠르게 지나쳐가는 거리에서 혼자 벤치에 앉아 그들을 바라보고 있는 장면이 연상된다. 유난히 쓸쓸한 곡이다. 
    

 "습관"은 미쓰라 진이 작곡한 곡으로 하동균이 피쳐링한 곡이다. 미쓰라 진이 작곡한 곡은 그동안의 앨범에 한 곡 정도씩 실렸었는데, 이번 곡을 들어보니 정말 많이 발전한 것 같다. 안정적이다. "습관"은 에픽하이의 곡으로는 드물게, 미쓰라의 벌스가 먼저 등장한다. 미쓰라 자신의 사랑이야기를 가사로 적은 것 같다. 하동균은 언제나처럼 멋진 보컬을 보여주고 있다. 워낙에 서로가 친분이 있어서인지, 타고난 것인지 곡을 잘 이해하고 부른다는 느낌이다. 애절한 표현이 좋다. 앞으로 하동균과 또 작업해도 좋을 것 같다.  


  "쉿" 역시 "Harajuku Days"와 같은 짧은 연주곡이다. 타블로의 곡으로,  자기 안에서 잠들지 않는 사랑에 대한 기억과 잡념들, 반복되는 그리움을 소리로 표현한 것 같다. 왼쪽 귀에서 오른쪽 귀로 옮겨다니는 소리가 마음 속에 떠다니는 상념처럼 느껴졌다. 추상화가 떠올랐다. 어지러운 빛깔로 복잡하게 뒤엉켜있는. 빙글빙글 맴도는 그 소리들처럼 기억도 잠재우고 싶었을까. 

 
  "1분 1초"는 타블로가 작곡하고 타블로와 미쓰라 진이 함께 가사를 쓴 곡으로, <Lovescream>의 타이틀곡이다. 후렴구가 중독적이다. 매번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을만한 노래를 만들어내다니 놀라게 된다. 티저영상을 여러번 보아서인지 익숙한 곡인데, 노래 초반부에서 심장소리 같은 간헐적인 비트를 채워가는 타블로의 래핑이 인상적이다. 하품소리, 웃음소리 같은 작은 효과들까지 지나간 사랑의 흉터를 자꾸 아프게 한다. 자신의 경험담으로 가사를 써서, 녹음하고 작업하는 내내 힘들었다고 하더니, 내게도 그 가사가 너무 아프게 다가온다. "부서지는 심장" 이라는 가사에서 가슴을 주먹으로 두드리는 안무가 있던데 그것마저 너무 슬프다. 이 노래를 부를 때마다 옛사랑을 떠올리게 되겠지. (자주 꺼내다보면 그 기억은 힘을 잃을까, 아니면 더욱 강해질까.) 가슴을 쥐어뜯으며, 눈물 흘리며 만들었으리라고 예상되는 노래라서...들을때마다 마음이 편치 않다.
 

 투컷이 작곡한 "1825 (Paper Cranes)"라는 곡의 제목은 365 * 5 = 1825, 즉 데뷔 5년이 된다는 의미로 지었다고 한다. 어제 있었던 새 앨범의 쇼케이스 현장에서 에픽하이는 5집 활동기간동안 진지하게 해체를 생각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해체를 의논하기로 한 자리에서, 결국은 음악을 할 수 밖에 없다고 결론을 내리고 다시 집에 와서 묵묵히 작업을 했다는 그들. 문제는 하나지만, 해답이 많아서 마음을 정하지 못한다는 미쓰라 진의 가사처럼, 에픽하이의 앞날에 대한 고민과 그 무게가 느껴지는 곡이다. 1825의 뜻을 알았을 때, 이 곡이 지난 5년동안의 시간에 감사하는 곡일 줄 알았는데, 예상이 보기좋게 빗나갔다. 그저, 나는 한 사람의 팬으로서 그들이 좀 더 오래 음악을 계속 해줬으면 좋겠다고 바랄 뿐이다. 
 


 간단하게 말하자면, <Lovescream>은 사랑에 대한 세 사람의 생각이 표현되어 있는 소박한 앨범이다. (가사에 참여하지 않는 투컷의 경우는 간접적으로 곡에서 유추해야하겠지만.) 트랙수도 적고, 재생시간도 짧다. 하지만 이전의 앨범들과 차별화된 주제와 접근 방식을 택했다는 점에서라도 이 앨범의 소장가치는 충분하다. 또 언제 이런 "선물"을 받을지 알 수 없으니까.(여러 컷의 사진을 담아준 것도 아마 "선물"이기 때문일 것이다.) 이 가을, 이들이 이런 좋은 선물을 준비해줘서 참 기쁘다. 아끼며 들어야겠다.







저의 목소리가 노크를 할때 벽이 아닌 문이 되어줘서 고마워요 - 타블로

재가 되기 전에 더 활활 타오르고 싶어 - DJ투컷

우리 모두가 음악앞에 순수한 , 녹지 않는 눈이 되었으면 합니다. - 미쓰라眞 







수록곡


01 . Butterfly Effect   
02 . Fallin'    (feat. 조예진 of 루싸이트 토끼)
03 . Harajuku Days   
04 . 습관 (feat. 하동균)  
05 . 쉿   
06 . 1분 1초  (feat. 타루)   
07 . 1825 (Paper Cranes)  

All music composed, arranged, and written by epik high











Posted by poise




SET LIST
- by. 공카 2로진★님  -> 약간 수정

 Be - The Future-Breakdown
 FAQ - Flow
 걸 - 진보님 솔로곡(Love is all we need) - Yesterday
 Fallin'
 평화의날 - Fly
 White
 우산 - Love Love Love - 기억
 Lesson 1, 2, 3
 Decalcomanie - 연필깎이
 Paris - One
 혼- Fan
 낙화-당신의 조각들


※주의 - 엄청 깁니다. 그리고 저는 일개 팬심가득한 빠순이....  


 서울콘서트 잘 다녀왔습니다. 공연장에 좀(이 아니라 좀 많이) 일찍 도착해서 올림픽 공원 산책도 하면서 사진도 찍고, 식사도 하고 커피도 한 잔하고 있으니 시간이 훌쩍 가더라구요. 공연 전에 일본에서 오신 KAZU 씨도 잠깐 만났답니다. 너무 예쁘시더라는.^-^  거기다 마음씨도 어찌나 고우신지...선물과 손수 쓴 편지까지 주셔서... 전 아무것도 준비못했는데 너무 죄송했어요.ㅠ  KAZU상, 혹시 이번에 러브스크림 발매되기 전에 일본으로 가시면, 제가 소포로 보내드릴게요. ㅠ_ㅠ 주소 알려주세요. 진심이에요~


 이 날 올림픽공원에서 행사가 많아서 사람들도 많더라구요. K1 경기니 테니스니 이것저것 하던데...그런 거엔 전혀 관심줄 여력이 없었던.ㅎㅎㅎ 화환은 끝나고 나서 찍었는데 재밌는 거 두 개 찍었어요. 사진이 좀 흔들렸지만 양해해주세요. 그래도 글씨는 읽으실 수 있을 정도?  ^^ 공연장은 생각보다 아담했어요. (스탠딩구역만 따지자면요.) 처음에 많이 비어서 걱정했는데 나중에 보니 많이 채워진 것 같아서 안심했습니다. 무대 오른쪽 앞에는 가사가 뜨는 LCD 모니터가 있더라는...ㅎㅎㅎ(가사 잊어버리실 것을 예비해서)




 기다릴 때 리허설하는 소리를 들었는데 BE부터 시작하시더니, 실제 공연 순서대로의 연습이었나봐요. 첫곡은 5집의 BE 였습니다. 밴드와 코러스 두 분이 배치되어 있었구요. 시작하면서 한분씩 무대 아래에서부터 등장! 이 곡은 백워드 매스킹 논란이 있었던 곡인데, 타블로 씨가 뚜렷하게 "예수님 어디있나요"라고 부르시더라구요. 아무래도 그건 진짜 의도된 거였던 건가요? 그 부분만큼은 저도 좀 우연으로 보기엔 무리라고 생각했거든요. 그 논란을 보시고 역으로 따라하신 건지, 미리 의도하신 것인지는 몰라도...타블로 씨가 기사에 나온 걸 그대로 따라하시지는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을 혼자 좀 해봤어요. 


 그리고 더 퓨쳐가 이어졌는데 얀키 씨는 오시지 않았더라구요. 아마 TBNY의 2집이 곧 나오기 때문에, 헤어스타일이나 이미지 변화의 보안(?)을 유지하기 위한 것이 아닐까 생각했어요. 한창 바쁘실 때이기도 하구요. 이 곡 후에, 브레이크 다운이 이어졌어요. 세 곡 모두 "낙화"와 함께 제가 좋아하는 곡이라 좋았어요. 세 분의 의상도 멋졌습니다. 블랙톤이었는데, 가을 남자 분위기였어요. 미쓰라 씨 의상도 멋있었구요. 타블로 씨는 좀 마른 거 같고, 피곤하셔서 그런지 피부가 안 좋아보였답니다. 투컷 씨는 올빽 머리를 하셨구요. 이 노래들 나올 때 몇몇 남자팬분들이 심하게 격한 반응을 보이셔서 깜짝 놀랐네요. 그렇게 열정적이신(?) 남자팬분들 처음 봤어요. 좋은 현상인 거겠죠? 여자팬이 많다보니 남자팬들은 아껴주어야한다는....;; 그런데 말을 왜 그리 X3으로 세번씩 하시던지. 암튼 재밌었답니다. ^^


 정확히 5년전 9월 27일에 작은 클럽에서 공연을 했었다고 하는데, 러브스크림의 1825는 정말 1825일을 의미하는 거였네요. 365 * 5를 하면 1825가 된다고 며칠전에 어떤 분이 카페에 올리신 것을 보고, '어? 이거 그럴 듯하다'라고 생각했는데 진짜였어요. 그리고 팬들에게 늘 감사하다는 말씀을 하셨구요.


 그리고 FAQ와 Flow를 부르셨는데. FAQ 팬들이 열심히 따라부르는데...왠지 저는 못 따라부르겠더라구요. '면전에선 안돼'라는노래 제목이('배치기'의 노래죠) 갑자기 떠오르던..ㅎㅎ 물론 이유없이 에픽하이 욕하는 사람들 비꼬는 노래긴 한데, 멤버들한테 욕하는 거 같아서리...ㅠ O.K.부터 시작하는 후렴만 열심히 따라불렀어요. 얼마나 한이 맺혔으면 이런 노래를 만들었을까나 하면서. 그다음에 Flow는 ETP때도 봤지만, 언제나 분위기 업시키는데 좋습니다. 같이 사회를 욕하면서 돈독해지는 뮤지션과 팬 사이의 정(情).ㅋㅋㅋㅋ 코러스 언니와 밴드분들도 맘껏 포스를 발산해주셨어요.


초반까지 뒤에서 미는 게 좀 있었는데, 제가 성질내서 그런지; 무대가 돌출형이라 인원이 분산되어서 그런지 이후에는 별로 심하지 않았어요. 일단 밀어도 제가 잘 버텼습니다. -_- 반응 격하시던 남자분들도 어디로 가셨는지 어느새 말소리가 안 들리더군요. (나름 재밌었는데.ㅎㅎ)

 이 무대가 끝난 후에 미쓰라 씨가 "우리들이 뭐라고 이렇게 좋아해주시느냐"며 고맙다고 이야기를 하셨어요. 타블로 씨는 '사랑'에 대한 얘기를 하겠다면서 자신들이 사랑에 대해 생각을 지나치게 깊게 하는 편인 것 같다는 말씀을 하셨구요. 사랑을 하는 것보다 사랑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이 더 길었던 것 같다는 이야기도 하셨어요. 제발 이제 좋은 분 좀 만나서 사랑에 빠지셨으면 좋겠어요. 생각이 많은 것도 병이에요.ㅠ (나나 잘하자;;) 그리고 "Girl"을 소개해주셨어요. 7년전부터 친구라고 하시면서 진보 님을 부르시구요. 


 Girl을 부르고 직장인(!) 진보 씨에 대해 소개를 해주신 후에, 진보 씨가 혼자 솔로곡 Love is all we need를 부르셨어요. 따뜻한 곡이었어요. 우리 모두에게 사랑이 필요하다는 가사의 따뜻한 발라드곡~ ^^ 진보 씨 멘트도 잘 하시고, 진짜 노래 잘 하시더라구요. 당연한 거지만. 엄청 멋졌어요. 솔로 앨범은 안 내시려나요.ㅎㅎ 그 후에 에픽하이 멤버분들 다시 나오셔서 함께 Yesterday 부르셨어요. 옛날 영상이 화면에 나오는데, 참 풋풋하고, 좋았어요. 제가 비록 팬질은 늦게 시작했지만, 그동안 에픽하이를 아예 모른 것도 아니었고 좋아하고서부터 챙겨본 영상들도 있어서, 향수도 느껴지구요. . ^^


 이 노래 끝나고 굉장히 심각한 멘트가. 잡지 Paper 인터뷰같은 분위기였어요. 그 기사에서도 에픽하이 활동 그만둘 것처럼 심각한 분위기 풍기시더니...이 날도 그러셨어요. 에픽하이 그만두고 싶었던 적도 많았다고. 그만두겠다고 이야기하려다가 못한 적도 여러번 있었다고...그렇게 말씀하셨어요. 조용하던 공연장... 그만둔다고 생각하면 진짜 막막하네요. 그런 말은 하지 마세요. ㅠ_ㅠ 


 그리고 에픽하이 멤버분들이 새 앨범 러브스크림에 대해 말씀하셨는데, 안타깝게, 타이틀곡은 부를 수 없다고 하셨어요. 다음주에 있을 쇼케이스를 위해서 아껴두시겠다구요. 2년동안 써왔던 사랑에 대한 노래와 연주곡들을 모아본 것이라고 하면서, 가을 선물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하셨어요. 타이틀곡만큼 애착이 가는 곡이라며 Fallin'을 소개하셨어요. 투컷 씨가 작곡한 곡이구요. 투컷 씨에게 소개를 부탁했더니 "독약을 먹으면 죽을 것을 알면서도, 마실 수 밖에 없는 그 심정을 노래한 곡"이라고 하셨어요. 타블로 씨와 미쓰라 씨가 왜 소개를 그렇게 하냐며 농담 하시면서 좀 놀리셨지만...노래는 좋았어요. ;ㅁ; 미리 들어볼 수 있어서 기뻤구요. Falling Falling Faliing Deeper and Deeper라는 가사 정도만 공개하지요.ㅎㅎ


 "어때요?" 물으니까 다들 "좋아요~~" 라고 대답! 투컷 씨의 뿌듯한 미소(씨익~ 헤헷하는)를 전 봤습니다. ㅎㅎㅎㅎ 이 노래가 Lovescream에서 가장 밝은 곡이라고 하시더라구요.  그리고 타이틀곡 1분 1초는 티저 영상에 공개된 부분 정도만 무반주로 약간 흥얼흥얼 들려주셨어요. 근데 부서지는 "심장"...이었던 거 같은데 부서지는 "마음"이라고...잘못 부르신 거 같아요. (아, 2절에서는 가사가 바뀌는 걸까요)


 그리고 나서 분위기 반전~ 평화의 날을 부르셨어요. 신나게 함께 따라부르면서 놀았어요. "몸치가 파리처럼 달라붙을 때" 가사 부분에서 블로님이 깜찍한 댄스도 아주 잠시 보여주셨어요. Fly는 말할 것도 없이 신났구요. "누가 뭐래도, 나는 절대로, 내 꿈은 포기 못 해, 내 꿈은 포기 못 해" 이 부분 가사는 늘 함께 부르게 하는데, 그 부분 할 때마다 뭉클해요. 좀. 타블로 씨가 아마 팬들에겐 다시 없을 멘토가 아닌가 싶기도 하구요. 정말로 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니까요.


 그리고 Eternal Morning의 연주곡 White에 맞추어 댄서분들의 무대가 있었어요. 다들 너무 멋지셨답니다. 늘 에픽하이의 뒤에서 묵묵히 역할을 해주시는 분들이지만, 스포트라이트 아래에 서는 이런 순서가 있어서 참 좋았어요. 이 무대만큼은 댄서분들에게 아낌없는 환호를!!  공연 내내 디제잉하느라 수고하신 (그리고 말은 한마디도 하지 않으신;;;) 페니 씨와 함께 만든 곡이라 의미도 있구요. ^^ 그러고보니 요즘 Pe2ny 씨의 1집을 듣느라 이터널 모닝을 안 들은지 한참 되어서, 참 오랜만에 들었네요.


 다음 순서는 윤하 씨와 함께하는 "우산"이었어요. 아마 이쯤에서 옷을 한 번 갈아입고 나오셨던 거 같네요. 제 기억이 맞다면 말이죠. (평소 제 기억력을 생각해본다면.....아닐지도?;;;;;;) 윤하 씨는 굉장히 심플한 의상으로 나오셨어요. 짧은 미니스커트 드레스는 왜 안입으셨을까?은근 기대했건만.ㅎㅎ 에픽하이 공연에는 남자팬보다 여자팬들이 더 많이 오니까...일까요? 청바지에 평범한 차림이셨어요. 풀메이크업이었지만.ㅎㅎ 윤하 씨 라이브 하는 거 처음 봐서 좋았어요. 제가 또 윤하 양의 목소리를 무척 좋아하는 사람인지라. ^^ 카메라 공포증이 있다는 윤하 양, 오늘은 카메라가 없어서인지 떨지 않고 잘한 거 같아요.


 윤하양과 "Love Love Love"도 함께 불렀답니다. 윤하양이 장난스럽게 미쓰라 씨 파트의 랩까지 함께 불렀어요. 가사 다 외운 모양.ㅎㅎㅎ 예전에 방송에서 이 노래를 윤하 양과 한 번 같이 했었던 기억이 있는데, 그때보다 더 잘한 거 같네요.  족발을 먹으면서 윤하 씨를 생각하며 아름다운 곡 "우산"을 만드셨다는 타블로 씨...당신의 엉뚱함의 끝은 어디인가요?;; 거기다가 "기억"은 라면 먹으면서...라고 했더니 윤하 양이 그래서 피부가 그모양이냐며 타블로 씨에게 면박을...ㅎㅎ


 "기억"도 부르셨는데, 타블로 씨는 윤하 씨가 혼자 부르는 게 더 좋다고 늘 말씀하시던데, 특별히(?) 윤하 씨와 함께 부르셨어요. ^^ 윤하 씨는 다음 스케줄이 또 있고, 피아노를 들이고 나갈 시간이 없어서인지 솔로곡은 부르시지 않았구요. 타블로 씨가 윤하 양은 TV에서 대충 표정과 외모로 얼버무리려는 가수가 아니라 정말 음악을 사랑하는 뮤지션이라고 하시면서 앞으로 한국 가요계를 이끌어 갈만한 가수라고 칭찬하셨어요. 그리고 주변에 노래를 잘하는 친구들이 너무 많아서 짜증난대요. ㅎㅎ 그러면서 은근슬쩍 커다란 화환을 보내신 종완님 이야기도 하시구요.


 언젠가부터 음악이 Accessary가 된 것 같다면서 말씀하시는데 팬들이 Accessary  발음이 이상하다고 하니, (영어 발음이 너무 좋으면 이상하다고 일찌기 미쓰라 씨가 말씀하신 적이 있지요.ㅎㅎㅎ) 잠깐 팬들에게 핀잔을 하셨어요. 원랜 타블로 씨 발음이 맞는 거겠지만, 한국에서 흔히 말할 때 쓰는 억양과 발음이 아니라서요. 타블로 씨가 주제를 들어야지 왜 발음에 신경쓰냐고. 네, 새겨들을게요. (굽신굽신)


 에픽하이 음악을 말할 때 절대 빼놓을 수 없는 명작, 불멸의 시리즈, Lesson 1, 2, 3를 모두 이어서 부르셨습니다. Lesson 시리즈는 원래도 평이 좋지만, 전 이런 뼈가 있는 사회 비판 정말 좋아해요. 힙합에는 모름지기 이런 것이 있어야. ㅠ_ㅠ 저는 메시지가 있어서 힙합이라는 장르가 좋거든요.  다른 가사 내용들도 모두 좋아하지만.  가수들이 머리 비었다고 하는 어르신들...그거 다 편견입니다. 그 편견 좀 깨세요, 제발. 


 그리고, 미쓰라 씨의 솔로 무대였어요. Decalcomanie를 부르셨는데, 굉장히 감정이 북받치셔서 거의 절규하듯 부르시더라구요. 좀 우시는 거 같았어요. 눈이 빨개서요. ㅠ 아무래도 솔로곡은 자전적인 곡이라서 더 몰입되나봐요. 저도 5집 처음 들었을 때는 이 곡 별로 안 좋아했었지만, 자주 듣다보니 공감도 되고 좋아했거든요. 자신과 거울 속의 자신에 대한 이야기...누구나 한 번쯤은 생각해보는 문제잖아요. "아픔을 난 몰랐어. 가슴부터 녹았어. 웃는 게, 우는 게 너무나도 힘이 들어." 이 가사...연예인으로서, 가수로서 살아가는 미쓰라 씨. 평소에는 무뚝뚝해서, 잘 표현하지 않는 속마음을 보여주시는 거 같아서 찡했답니다.


 연필깎이 부르시다가 타블로 씨는 가사를 잊으셨습니다.ㅎㅎㅎ 미쓰라 씨가 좀 커버하셨어요. 타블로 씨가 왼쪽 무대에 계시다가 당황하셔서 미쓰라 씨에게 눈짓을 하시더니 서둘러 오른쪽으로 서로 자리를 바꾸셨어요. 무대 오른쪽에 무대쪽으로 가사를 보여주는 LCD모니터가 있었거든요. 당황하셔서 달려오시는게 좀 많이 귀여우셨어요. 아무래도 Kebee 씨와 hook 부분의 Akira 씨 파트까지 두 분이서 하시려니까 힘드셨나봐요. 역시 힙합은 가사 분량이 장난이 아니라;;;-_-;; 중간 전주 부분에 밴드분들과 코러스 분들을 소개해주셨는데...ㅎㅎ 상당히 낯간지러운 소개문구들. 손발이 오그라들어요. ^^;;


 그리고 바로 "Paris". 여기서부터 가슴 아픈 노래가 연속으로 나옵니다. 엉엉.-_ㅠㅠㅠㅠ 이 노래 가사는 참 가슴 아파요. 평생 전 그런 사랑을 못할 거 같아서요. 그런 강한 사랑, 가능할까요. 별 것 아닌 저라는 사람이 모든 것을 이기고 누굴 사랑하는 것이 가능할까하는 그런 생각이 들거든요. Faith, Destiny, Love. 이 세 단어. 쉽지 않은 화두죠.


 5집에서 처음, 제 귀를 끌었던 그 노래. 4년 만에 CD를 사게 한 그 노래. "One"이었습니다. 에픽하이에 미친 계기가 됐죠. 심적으로 힘든 시기였기때문에, 진짜 누군가가 손내밀어 주길 기다렸던 시기였거든요. 구원처럼...이 사람들이 있어줘서 정말 고마웠어요. 비관적인 내 생각을 조금이라도 밝게 바꾸어주어서. 생각을 조금이라도 행동으로 옮길 수 있게 해줘서. "힘들 땐 손을 내밀어라."라고 하니까 정말로 팬들이 손을 내밀어서 팬들 손도 잡아주고 그랬답니다. 저는 무대 앞쪽이라서 그런 기회는 못 얻었지만요. 돌출무대 쪽의 첫줄에 계시는 분들은 굉장히 많이 손 잡으셨을 것 같네요.ㅠ


 그리고 앵콜 외의 마지막 곡은 "혼"과 "Fan" 이었어요. 마지막 노래라고 하는데, 믿을 수가 없었어요. 시간이 2시간 흘렀다는 게 믿기지가 않더라구요. 너무 몰입해있었는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있었던 거에요. "혼"은 그 가사의 진실함 때문에 정말 좋아해요. 의지를 다지게 해주니까. 어떻게 보면 "Fly"랑 연속성이 있는 노래죠. 어떤 좌절도 내 영혼은 빼앗지 못할 거라고, 자신을 지킬 것이라는 내용. "I will never die.", "You will never die." 약간 편곡을 달리했더라구요. 끝부분에 rock 음악같은 사운드를 첨가했는데 실컷 소리를 질렀어요. 


 "Fan"은 참 부를 때마다 비극적;;; 다른 가수들이 팬들에게 선물한 노래들과는 좀 많이 다르잖아요. "고맙다"라고 하며 팬에 대한 사랑을 미화시키는 게 아니라, 가사가 참 현실적이라. 그렇게 아무리 좋아해도 가질 수 없는 헛된 사랑이라고 얘기해주는 거. 바보같은 사랑에 빠졌다고 말해주는 거. 안무랑 템포 때문에 항상 실컷 뛰면서 따라부르게 되는데 가사 생각하면 참 슬퍼요. 역설적으로 그래서 더 고맙다는 뜻이겠지만요. 거기서 에픽하이 보면서 좋아하고 있는 우리들이 모두 같은 사람들이라서. 고작 팬의 한 사람으로서 멋대로 머리속으로 그 사람들을 소유하고 있으니까요. "실제"로는 그들이 어떤 사람인지도 모르면서....그래도 이 마음이 멈추진 않겠죠. 병인가봐요.





 모두가 퇴장하고, 팬들이 앵콜을 외쳐댔습니다. "앵콜"을 외치다가 "나와라"로 바뀌어는데 "앵콜" 보다 "나와라"가 더 쉽더군요. 역시 함께 뭘 외칠 때는 3음절이 최고인 것 같다는 생각을 잠시. ㅎㅎ 2음절("앵콜")은 좀 불완전한 기분이라;; 오래 외치다보면 어느새 사그라들잖아요. 


 세션분들이 무대로 등장하시고, 낙화의 intro곡을 연주해주셨습니다. 꽤 길었어요. 족히 3분 길이는 됐을 거에요. 차분한 분위기 좋았어요. 드디어 타블로 씨 등장하셔서 자신의 솔로곡인 "낙화"를 부르기 시작하는데 전율이...모두 눈을 감고 자신의 꿈을 생각해보라고 하면서 부르시는데...엄청 진지하고, 열정적이셨어요. 마음이 전해져서...저도 제가 하고 싶은 일 생각하면서, 슬프기도하고 아프기도 하고...한편으론 힘을 얻기도 했어요. "꿈"이라는 단어를 이렇게 진지하게 생각하게 해주어서 고마운 사람...ㅠ
 

 앵콜의 마지막곡은 "당신의 조각들"이었어요. 울리려고 작정을 한 거죠. 이 set list는. 투컷 씨 부모님과, 미쓰라 씨 부모님은 오신 것 같았는데, 타블로 씨 부모님은 못봤네요. 그러고보니. 무슨 사정이 있으셨던 것인지... (무대 뒤쪽엔 오셨을까요?) 이 곡 부르는데 마지막곡이라서 그런지 세 분 모두 분위기가 착 가라앉았어요. 부모님 생각도 나고, 여러가지 생각이 나신 모양이에요. 저도 어머니, 아버지 생각을 많이 했네요. 그래도 잘 참으셨는데...마지막쯤 타블로 씨가 울음을 터뜨리셔서 팬들도 많이 울었어요. 진짜 소년처럼 우셔서..찡했어요. ㅠ_ㅠ "당신의 눈, 당신의 손"을 반복하시면서 얼굴을 가리고, 턱을 악물고...눈물을 흘리시는데, 왜그리 마지막인 것처럼 우시나요.....우시다가 "여러분, 사랑해요." 이 말을 하고 도망치듯 들어가셨어요. 


 공연은 분명 끝났는데 우는 모습을 봐서 그런지 발걸음이 안 떨어지더라구요. 그냥 마지막 곡이고, 부모님 생각이 나서 운 거겠죠? 다른 뜻은 없겠죠? -_ㅠㅠㅠ 맘이 허해서 말이죠.ㅠㅠ 한참 배회.ㅠㅠ 공연 끝난 무대 모습도 사진으로 찍고 그랬네요. 공연장 밖에서,  공연 영상 편집하신 분을 잠깐 뵈었는데 12월에 또 공연이 있다고 하셨으니까  별 일은 없겠죠. ㅠ_ㅠ  (저랑 일행보고, 진짜 빨리 와서 기다리는 거 봤다고 근성 인정해주신...ㅎㅎ) 암튼 콘서트 간 거 진짜 후회 안해요. 완전 좋았어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후기가 끝으로 갈수록 빠순이스러워지네요. 전 어쩔 수 없는 빠순이니까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러브스크림 쇼케이스며 부산공연까지 가고 싶어지는 이 철업는 팬심을 어찌하오리까.ㅠ 사랑합니다. 당신들을. 나 사랑한다는 말 진짜 안 하는 사람이에요. 진심이니까, 말해둘게요. 고마워요. 전부 다.






공연 세 줄 요약
1. 사운드는 좋은 편이었고, 토크를 최소화한 철저하게 음악 중심의 콘서트.
2. 전체적인 분위기는 무겁고, 진지했음 (왜 울어서, 팬들까지 울려요.)
3. 끝은 없다, 사랑한다. 오래 당신들 음악 듣고 싶으니, 오래오래 활동해줘요.
 




 사진은 담아가지 마세요. 




 

Posted by poise





 '나는 그에 대해 전혀 모른다.'라고 첫문장을 쓰고 앨범 리뷰를 쓰는 것은 부적합해 보인다. 그런데 나는 실제로 그랬다. Toy 앨범에 실린 '뜨거운 안녕'은 알았지만 그의 이름은 기억하지 못했다. 그를 모르면서도 굳이 리뷰를 써야겠다고 생각한 이유는 단순하다. 아마 나같은 사람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했기때문이다. 이전엔 그를 몰랐더라도, 이제 알려고 마음 먹은 사람은 그와 그의 음악을 이렇게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다. 그의 다양한 경력을 모르는 사람이 느끼는 이번 앨범의 감상을 쓰고 싶었다. 그의 전집을 다 듣지 않고 리뷰를 쓰는 게으름에 대한 변명이라고 생각해도 별 수 없긴 하다.
 

 나는 그저 올해 본격적으로 "라디오 매니아"를 자처하면서부터 종종 그의 이름을 들었을 뿐이다. '이지형'이라는 이름보다 '대천사'라는 별명이 더 낯익은 이유는 그때문이다. 그의 팬들은 그를 '대천사'라고 불렀다. 대천사(大天使, 라틴어: Archangelus)는 능력이 뛰어나거나 높은 지위에 있는 천사를 가리키는 말이라는데, 어쩌다가 이런 별명을 선물 받게 됐는지 궁금하다. 출중한 외모? 따뜻한 마음? 뛰어난 실력? 아마 세가지 다? (나는 라디오에 고정적으로 출연하는 게스트나 DJ는 무조건 착하다고 믿는 호의어린 버릇이 있다.) 


 남들과는 다른 다소 이상한 과정으로 그를 알게 되었고, 2집 발매 소식을 듣게 되었다. 그의 음악을 이번 기회에 한 번 들어봐야겠다고 생각한 건 불과 얼마 전이었다. 'I Need Your Love'의 뮤직비디오를 보았다. 일본에서 흔히 인연을 비유할 때 쓰는 '붉은 실'을 모티브로 한 뮤직비디오였다. 손에 묶인 붉은 실이 팽팽해지면서 그 실에 의해 이지형의 가까이로 끌려가는 여주인공처럼 나도 어느새 그에게 끌려가고 있었다. 실을 천천히 감아가는 그의 반복적인 손짓에 의해 한발짝 또 한발짝. 한가닥 붉은 실처럼 약한 힘으로 슬그머니 듣는 이를 자기 곁으로 데려가던 그 노래는 후반부로 흘러갈수록 강한 사운드와 폭발하는 보컬로 나를 그 자리에 주저앉혔다. '아, 이제 못 빠져나가겠구나.' 누군가에게 반하는 건 한순간이다. 그건 물론 금사빠(금방 사랑에 빠지는 사람)인 나한테만 해당하는 이야기인지도 모른다.


 2집을 몇 번이나 반복해서 들으면서 들었던 생각은 일단 '알차다'라는 것이었다. 팔릴만한 타이틀곡과 그저 그런 곡을 대충 섞어서 내놓은 앨범이 절대 아니다. 타이틀곡 'I Need Your Love'가 가진 흡입력에 상응하는 곡들이 얼마든지 있다. 일례로 '산책'이 그렇다. 이지형의 인터뷰에 따르면 1집의 건강하고 밝은 분위기를 잇고 있다는 이 곡은 얼마전 개봉한 일본 영화 <나오코>의 OST로 채택되었다. 수많은 후보곡 속에서 청춘 영화의 OST로 채택되었다는 것은 이 곡이 그만큼 대중에게 어필할 만한 매력을 갖췄다는 뜻일 것이다. 천재 마라토너와 매니저의 사랑이야기를 그리고 있다는 그 영화를 염두에 두고 만든 양, '산책'과 <나오코>는 서로의 완벽한 배경이 되어주고 있다. 뮤직비디오에 나온 영상만 보아도, 눈부시게 맑고 아름답다.


 Beatles Cream Soup이란 곡은 참 귀엽다. 비틀즈를  절로 생각나게 하는 로큰롤 연주에 입힌 가사가 사랑스럽다.  '그녀는 비틀즈가 크림 수프와 하늘을 생각나게 한다고 말했어. 난 알아. 너는 널 깨울 무엇을, 널 따뜻하게 할 무엇을 기다리지만 그걸 찾긴 쉽지 않아 '라고 시작하는 영어 가사는 '그건 아무도 못해. 하지만 난 할 수 있어'라며 끝을 맺는다. 이렇게 사랑을 고백하는 이가 있다면 요즘 흔히들 하는 말로 '10점 만점에 10점'이 아닐까. 이렇게 달콤한 곡이 있는가하면 싸늘한 겨울 거리로 듣는 이를 내모는 'Floating World'나 '내 맘이 아픈 건', '겨울, 밤' 같은 곡도 있다. 그는 금새 싸늘하고 공허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한때 우리는 작고 보드라운 꽃잎이었네'는 일본 애니메이션 '초속 5cm'를 모티브로 해서 만들어졌다고 한다. 지인의 간곡하기까지 한 추천으로 이 애니메이션을 봤었다. 짧은 러닝타임의 애니메이션이었는데 영상이 너무 아름다워서 인상적이었다. 아카리와 타카키 두사람의 풋풋한 사랑이 잔잔하게 표현되어있는 보기드문 수작이었다. 이지형은 이 영화를 음악으로 재현해내고 있다. '한때 우리는 작고 보드라운 꽃잎이었네'는 2분 56초로 압축된 한편의 애니메이션이다.  파도소리, 바람 소리, 그리고 담담한 기타 선율이 점점 고조된다. 심장의 두근거림이 계속되다가 받지않아 계속 울리는 전화벨소리가 곡을 끝맺고 있다. 첫사랑같은 연주곡이다. 들을수록 애잔하다. 이지형의 섬세한 감성이 빛을 발한 곡이라고 생각한다.


 모든 곡을 언급하진 못했지만, 2집에 실린 대부분의 수록곡이 좋다. 시간을 내서라도, 한 번 들어보기를 권하고 싶은 앨범이다. 주관이 뚜렷한 이의 음반을 듣는 일은 언제나 즐겁다. 대중이 원하는 것을 짚어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렇게 한발자국쯤 앞서 가거나, 한발자국쯤 엇나가며 대중의 예상을 깨는 이가 있어 음악을 듣는 것이 재미있다. 그는 토이 6집 <Thank you>를 통해 얻은 유명세에 몸을 맡기지 않고, 자신이 해오던 음악을 묵묵히 작업하여 내놓았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새 앨범이 Toy와 비슷한 분위기로 갈 것이라고 예측했을 때, 그는 남몰래 얼마나 짜릿했을까.






이지형 2집 <Spectrum> 수록곡
1. Everything
2. 유성
3. I Need Your Love
4. 산책

5. Girls Girls Girls
6. In My Eyes
7. 한때 우리는 작고 보드라운 꽃잎이었네
8. Floating World
9. 은하수
10. 메탈포크쥬니어의 여름
11. Beatles Cream Soup
12. 내 맘이 아픈 건
13. 겨울, 밤




I Need Your Love - 이지형


산책 - 이지형 (영화 <나오코>OST )







Posted by poise

[me] “이것이 영국 록의 진수” 런던 뒤흔든 ‘비바’ 함성 [중앙일보]

3년만에 4집 앨범 낸 콜드플레이 공연 대성황
발매 사흘만에 30만장 팔려
영국·미국서 연이어 1위에

사용자 삽입 이미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투어 콘서트 전날 런던에서 열린 무료 콘서트 현장.

16일(현지시간) 오후 영국 런던의 브릭스턴 아카데미. 낡고 붉은 벽돌이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풍기는 공연장이다. 지하철 역에서 나오자마자 골목 어귀에 있던 암표상들이 “콜드플레이 티켓 있느냐”며 말을 걸어왔다. 어느 누구도 그들의 말에 귀 기울이지 않았다. 이날 관객은 영국 출신의 세계적 4인조 록밴드 콜드플레이의 앨범 발매 기념 무료콘서트에 초대된 행운아들이었다. 치열한 경쟁의 온라인 응모를 뚫고 귀한 티켓을 손에 쥔 이들이다. 3년 만에 나온 콜드플레이의 4집 앨범 ‘비바 라 비다 오어 데스 앤 올 히스 프렌즈(Viva La Vida Or Death And All His Friends)’는 전작 ‘엑스 앤 와이(X & Y)’ 만큼이나 대박을 터뜨릴 조짐이다. 12일 발매 이후 사흘 만에 30만 장이 팔리며, 영국 앨범 차트 1위에 올랐다. 미국 빌보드 싱글차트에서도 정상을 차지했다. 

관객들은 좋은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공연 시작 두 시간 전부터 길게 줄을 섰다.

드디어 크리스 마틴을 비롯한 네 명의 멤버들이 무대에 올랐다. 5000여 명 관객들의 환호성이 터졌다. 마틴은 군복 스타일의 재킷을 입고, 오른쪽 팔에 완장 모양의 띠를 두르고 나타났다. 프랑스 혁명을 소재로 한 앨범 표지와 함께 각별한 상징성을 지닌 복장이라는 반응이 많았다. 콜드플레이는 1시간20분의 공연(총 16곡 연주)에서 초반 다섯 곡에 승부를 건 듯했다. 신보의 연주곡 ‘라이프 인 테크니컬러(Life In Technicolor)’로 포문을 연 뒤 ‘바이올렛 힐(Violet Hill)’, ‘클락스(Clocks)’, ‘인 마이 플레이스(In My Place)’, ‘비바 라 비다(Viva La Vida)’를 불러 젖혔다. 신곡과 히트곡의 절묘한 배합이 관객의 심장을 두드렸다.

감성적 피아노 연주와 몽환적 가성의 마틴이 ‘클락스’를 객석에 뿌려댔다. 피아노 건반 앞에서 더욱 빛나는 남성 뮤지션은 엘튼 존뿐만이 아니었다. ‘바이올렛 힐’과 ‘비바 라 비다’는 라이브로 처음 연주된 신곡이지만, 관객들은 가사를 외우며, 마틴과 합창을 하기도 했다. 이번 앨범이 얼마나 인기가 있는지, 대중이 얼마나 콜드플레이의 신보를 기다려 왔는지 극명하게 보여준 장면이었다.

공전의 히트곡 ‘인 마이 플레이스’를 연주할 때 마틴은 거의 노래하지 않았다. 관객들이 곡의 기타 리프에 맞춰 노래를 불렀기 때문이다. 영국 국가를 합창하는 것 같은 경건한 분위기가 느껴졌다. 그것은 분명 국보급 밴드에 대한 대중의 ‘경배’였다. 마이크를 객석으로 향해 놓고 합창을 음미하는 마틴의 얼굴은 희열로 가득 찼다.

마틴이 강한 영국 악센트로 인사말을 건넸다. “오늘 공연은 환불되지 않습니다.” 객석에서 폭소가 터져 나왔다. 그는 이어 의미심장한 말을 던졌다. “당신이 질 것 같을 때 이 노래를 부르세요. 노래는 정의의 힘을 발휘합니다.” 이어진 곡은 새 앨범의 타이틀 곡 ‘비바 라 비다’. ‘비바(VIVA)’ 글자가 적힌 대형 걸개가 무대 위에서 내려올 때 객석은 절정으로 치달았다.

마틴은 자신의 에너지를 100% 이상 무대에 쏟아 부었다. 무릎 부상으로 공연이 힘들 것이라는 추측성 보도를 무색하게 했다. 공연 도중에는 연주하던 기타를 객석으로 던지기도 했다.

이날 콜드플레이는 과장되거나 의도된 무대 매너로 관객을 즐겁게 하려 하지 않았다. 그저 자신의 무대를 즐길 뿐이었다. 그들은 첫 번째 앙코르 무대에서 무대 조명을 끈 뒤 발코니로 올라가 서너 곡의 어쿠스틱 송을 연주했다. 어디서 노래가 흘러나오는지 영문을 모르던 관객들은 상황을 파악한 뒤 “크리스, 뛰어내려”라고 외치기도 했다.

마틴의 부인인 할리우드 스타 귀네스 팰트로가 두 아이(애플·모세스)와 함께 공연장에 왔다면, 혹시 그 발코니에서 남편의 공연을 보고 있지 않았을까. 옆에 있던 한 영국 기자에게 마틴의 가족이 이곳에 왔느냐고 물었다. 그는 “확인할 수는 없지만, 가능성이 크다. 봤다는 사람도 있다”고 대답했다. 

런던=글·사진 정현목 기자


새 앨범 ‘비바 라 비다’는 …
추상적 가사에 아름다운 사운드 ‘절묘한 결합’


사용자 삽입 이미지
영국을 대표하는 록 밴드 콜드플레이의 네 멤버. 왼쪽부터 크리스 마틴, 윌 챔피언, 존 버클랜드, 가이 베리먼.



콜드플레이의 새 앨범을 정치적 맥락에서 해석하는 이들이 있다. ‘비바 라 비다’와 ‘바이올렛 힐’이 권력의 무상함과 권력자에 대한 분노를 담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음반 표지는 프랑스 혁명을 소재로 한 들라크루아의 ‘민중을 이끄는 자유의 여신’이다.

하지만 밴드는 그런 시각에 동의하지 않는다. 베이시스트 가이 베리먼은 앨범 발매 기념 인터뷰에서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들에 대해 이야기할 뿐, 음악에 정치적 메시지를 의도적으로 담지 않는다”고 말했다.

크리스 마틴은 앨범을 낼 때마다 “새로운 앨범은 죽음에 대한 공포, 사랑, 그리고 권력자의 위선에 대한 분노에 대한 것”이라고 말해왔다. 새 앨범도 부당한 권력에 대한 분노에서 출발해 인간 존재의 보편적 조건을 노래한 것으로 보인다. 마틴은 유난히 ‘자아(ego)’가 강한 아티스트다. 음악을 만들 때 그 에고의 칼날을 자기 자신에게로 돌린다. 그런 까닭인지 콜드플레이는 난해하고 추상적인 가사에 냉철할 정도로 아름다운 사운드를 실어왔다. 특정 메시지를 강하게 주장하지도, 공감을 강요하지도 않지만, 그게 되레 듣는 이를 전율케 한다.

새 앨범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더욱 서사적이고 공간감이 풍부한 사운드를 빚어냈다. 록밴드 유투(U2)의 프로듀서 브라이언 이노가 이번 앨범의 프로듀서를 맡아 유투의 분위기도 다소 느껴진다.

콜드플레이는 그간 ‘브릿 록’(영국 록)의 대표주자라는 점에서 라디오헤드와 자주 비견됐다. 2000년 데뷔작 ‘패러슈츠’에서 라디오헤드의 냄새가 풍긴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그들은 후속 앨범을 낼수록 서정적인 피아노 록에 기반한 자신만의 문법을 구축해갔다. 라디오헤드에 비해 좀 더 밝은 톤의 감성과 멜로디, 풍부한 표현력을 갖춰가고 있다. 이제는 자신들에게 영향을 줬던 라디오헤드와 다른 차원의 세계에 접어들었다는 평이다.


정현목 기자 [gojhm@joongang.co.kr]

2008.06.24 01:10 입력 / 2008.06.25 14:41 수정


기사출처 : http://article.joins.com/article/article.asp?Total_ID=3200882


----------------------------------------------------------------------------------------------------



(아래의 글은 Viva La Vida에 대한 저의 리뷰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먼저 위에 담아온 기사에 대해 말하자면, 6월에 난 기사이니 꽤 오래되서 더이상 '신문(新聞)'이라고 할 수 없을 지경이라는 것을 안다. 그런데도 굳이 이 기사를 스크랩해온 이유는, 이 기사 안의 두 문장 때문이었다. 라디오에서 콜드플레이의 음악을 자주 접하다가 뒤늦게 나도 팬이 되었는데, 이번 신곡인 Viva la Vida의 가사가 좀 어려웠다. 무슨 뜻일까 찾다보니 이 기사가 나왔고 중간 쯤에 있는 “당신이 질 것 같을 때 이 노래를 부르세요. 노래는 정의의 힘을 발휘합니다.”라는 Coldplay의 말에 금새 고개를 끄덕이게 됐다. 어려울 것이 없었다. 이 곡은 삶의 과정에서 많은 '싸움'을 앞둔 많은 이에게 힘을 더해주려는 노래였다. 곡 전체에 흐르는 비장함을 띤 반복적인 현악기 소리라든지,  시간이 되었음을 알리는 듯한 종소리를 듣고 있자면 전쟁터나 혁명의 한가운데라도 용기를 가득 안고 뛰어들 수 있을 것만 같다.


 이 곡을 만드는 데 영감을 주었다는 "프리다 칼로"의 마지막 그림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 이해는 더 쉬워진다. 멕시코의 여류화가인 프리다칼로는 천재적인 재능을 가진 화가였지만, 소아마비를 앓았고, 18세에는 끔찍한 교통사고를 당했으며,  평생 32번의 수술을 해야했다. 말년에는 회저병으로 다리를 절단해야했으며, 47세에 생을 마감했다. 그녀가 너무나 사랑했던 남편 디에고 리베라는 여성편력이 심했고, 그녀는 건강때문에 아이도 낳을 수 없었다. 그런데도 그녀는 그녀의 마지막 그림인 수박 정물화에 'viva la vida' 즉 "인생 만세"라는 문구를 적어뒀다고 한다.  나도 프리다 칼로에게 매료되어 여러권의 책을 읽었던 적이 있었는데, 그녀는 불행가운데서도 믿을 수 없을 정도의 열정과 에너지를 소유하고 있는 여자였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희망은 불행 중에 꽃피고, 그래서 가치있고 강하다. 퇴락하여 역사의 뒤편으로 잊혀지는 권력자의 모습을 노래하는 Coldplay의 노래가사는 이런 맥락으로 살핀다면, 그리 불행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절망적인 상태에 놓여있는 이 노래의 주인공이 역설적으로 "VIva La Vida" 를 외치는 모습이, 많은 이에게 희망이 되기를 바라는 Coldplay의 따뜻한 배려가 고맙다. 어리석은 일일지는 몰라도, 매순간 '희망'을 신뢰하는 나에게 이 노래는 멕시코의 더운 열기와 프리다칼로의 열정, 프랑스 혁명에 참여했던 민중들의 격정을 한 번에 전달해준다. 열정의 상징인 붉은색을 떠올리게 한다. 한 곡의 노래는 때로 절망에 빠져 숨을 끊으려는 누군가를 구원할 수도 있다. 이 노래도 그런 노래이다.




Posted by poise

전에 올렸던 윤하에 대한 짧은 글에 내용을 추가해서 작성했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윤하가 한국에 지금처럼 많이 알려지기 전에, 우연히 한 신문기사를 통해 윤하를 알게 되었다. 노래를 들어보니 호감이 생겼고, 카페에 가입해서 일본 활동 영상들을 찾아보기도 할 정도로 호기심이 일었다. 그런데 한국 앨범에서는, 일본 싱글이나 앨범에서 보여줬던 맑은 감성이 제대로 드러나보이지 않았다. 그것을 우리나라곡 중 가장 멋지게, 가장 먼저 살려낸 게 토이 앨범의 "오늘 서울은 하루종일 맑음"이었다. 이 곡을 통해 윤하는 보다 많은 사람에게 "발견"되었다.


 물론 한국에서 낸 앨범에도 시원한 가창력이나 퍼포먼스를 보여준 여러 곡들이 있었지만, 윤하 양의 나이를 의식해서인지, 대중성을 의식해서인지 가사 내용이 다소 유치하게 느껴지거나하는 점들이 그동안 내심 아쉬웠다. 윤하가 노래를 못 한다거나 실력이 없다는 이야기가 아니라, 좀 더 세심한 프로듀싱이 필요하지 않았나 아쉬웠다는 것이다. 일본 앨범의 발라드 곡들을 들으면서 '이건 정말 10대 소녀의 목소리가 가질 수 있는 감정의 깊이가 아니다'라고 생각하며 감탄하곤 했는데 그걸 프로듀서 유희열 씨가 잘 짚어낸 것이다. 아주 좋은 타이밍에.


 에픽하이의 타블로도 토이 앨범에서 이 노래를 듣고, 아예 윤하 양에게 피쳐링 부탁할 것을 생각하고 "우산"이라는 노래를 만들었다고 알고 있다. "우산" 또한 토이 앨범에서 보여줬던 윤하의 "발견"을 더욱 극대화해준 곡이었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활동을 쉬는 동안 다른 이의 앨범에 피쳐링 참여를 하며 많은 성장을 보여주었기 때문에 더더욱 이번 앨범은 기대가 됐다. 그리고 윤하의 2집은 그런 기대를 충분히 채워주고 있다.


 특히 윤하가 절절한 가사를 살려내는 능력은 놀라울 정도인데, '기억'이나 '미워하다'의 경우 특히 이런 점이 두드러지고 있다. 이 어린 나이에, 이런 아픈 사랑을 경험해본 듯이 처절할 정도로 슬픈 느낌을 제대로 표현해내고 있다는 것이 놀랍다. 처음으로 녹음 작업을 하다가 힘들어서 울어봤다는 그녀의 말도 이쯤되면 이해가 된다.


  슬픈 감성 외에도, '빗소리'의 1절 가사는 정말 듣는 사람까지 미소가 지어질 정도로 가사의 감정을 잘 살려냈다. "비오는 거릴 걷다 수줍은 웃음이 나/ 비좁은 우산 속에 너와 내 모습/ 참 이상하지? 비오는 날이 좋아졌어/ 지금 내 옆에 널 만나" 이 부분을 듣고 있자면, 정말 사랑에 빠진 어린 소녀의 수줍음이 그대로 전해진다. 작은 웃음소리마저 들려오는 것 같다. 'Strawberry Days'도 이런 감정의 연장선에 있는 것 같은데, 반짝반짝 상큼하고, 맑은 아침을 눈 앞에 그려지게 한다.


  기존에 윤하가 보여줬던 피아노락이나 팝 발라드 외에도, 일렉트로니카나 재즈 느낌의 곡까지. 이번 앨범은 꽤나 여러 장르의 음악을 담고 있는데 신기할 정도로 이 모두가 윤하와 잘 어울린다. 솔직하고 담백한 목소리이면서도, 윤하는 자기 자신을 여러 장르에 어울리는 악기로 활용할 줄을 안다. 하나의 틀 안에 갖히고 싶어하지 않는 것 같다. 하긴, 아직은 많은 가능성을 가진 나이이기도 하다.


  그녀는 대중에게 자신의 어린 나이와 귀여움으로 호소하려는 생각이 전혀없다. 쇼프로를 종횡무진하기보다는 가수로서 자신이 해야할 일에 충실한 모습은 칭찬할 만하다. 윤하는 오직 음악으로 인정받고 싶어하는 욕심많은 뮤지션이다. 원래 윤하에 대한 사람들의 평가가 호의어린 것이긴 했지만, 이번 2집 앨범을 통해 윤하는 확실히 한 단계 진보했다. 맑고 투명한 감성, 강하고 씩씩한 기운, 절망의 구렁텅이에서 길어올린 듯한 슬픔을 모두 표현할 수 있는 이 나이 또래의 가수는, 윤하 외에는 찾아보기 힘들다.



 앨범을 듣고 있자면, 그녀의 수고와 노력이 보인다. 무엇보다 오래도록 지켜볼만한 좋은 뮤지션이 되어가고 있는 윤하를 만나게 되어 기쁘다. 윤하도 알고 있을 것이다. 머지않아 자신이 자신의 앨범 전체를 프로듀싱할 정도의 능력을 갖추어야만 한다는 것을. 앞으로도 그녀의 성장은 계속 되리라 기대해본다.

by. poise
Posted by poise

요즘 가장 잘 듣고 있는 다이나믹 듀오 앨범에 대한 리뷰를 적어보았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지난 19일, 한국의 힙합씬에서 뚜렷한 역할을 일임하고 있는 다이나믹 듀오의 새 앨범이 나왔다. 수많은 젊은 랩퍼들이 새롭게 등장하고 있지만, 다이나믹 듀오는 여전히 존경받는 선배 MC로서, 많은 리스너에게 환영받는 MC로서 굳건한 위치를 지키고 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다이나믹 듀오가 가진 뚜렷한 색깔을 대체할 만한 MC가 없다고 해도 무방할 듯하다.


 다이나믹 듀오의 컴백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알만한 이야기지만, 이번 4집 앨범은 애초에 3천장의 한정판 앨범이 계획되어 있었다. 그러나, 많은 리스너들이 다이나믹 듀오의  한정판 앨범을 소유하기 위해 며칠 간을 잠복하며 기다렸고, 덕분에 단시간에 예약 물량이 바닥이 났을 뿐 아니라 힙합 플레이야 사이트에서 자신들에게 할당된 물량보다 너무 많은 물량을 예약 받아 큰 혼란이 야기되었다. 결국 3천장을 더 발매하게 된 것에 대해 이래저래 말이 많았지만, 이러한 모든 일들이 다이나믹 듀오의 4집 앨범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관심과 기대를 갖고 있는가에 대한 설명을 대신 할 것이다.


  존경과 인정, 그리고 인기는 당연히 그들의 음악에서 기인한다. 그간의 앨범들에 대한 리스너들의 호불호가 정확히 일치하는 것은 아니지만  여전히 그들은 주목할 만한, 기대할 만한 그룹으로 분류된다. 위트와 풍자가 적당히 버무려진 매콤한 가사와 코끝을 찡하게 하는 사람냄새 나는 구수한 가사 사이를 자유롭게 오가는 것이 이들의 가장 큰 장점이다. 무엇보다 '골계미'의 측면에서 두사람의 가사는 더욱 빛난다. 경험과 관록을 갖춘 이들은 '뼈있는 소리'를 '재미있게, 장난스럽게' 건네는 노련함을 가졌다. 물론 이들의 목소리가 가진 개성, 훌륭한 가사 전달력, 귀에 착 달라붙는 라임과 플로우 등도 이러한 가사에 맞춤한 듯 꼭 맞는다. "알아듣기 힘든 가사/ 아무리 들어도 내 귀에는 빵상 / 사람들이 가사책 안 보고 감상할 때까지 연습해 그 전까지는 손빨아"(Trust me 中)라는 가사를 자신있게 써도 되겠다 싶은 연습량이 자연스럽게 느껴진다.


 '힙합이랑 결혼했다고 떠벌리고 다니는 너는 혼인빙자간음'(길을 막지마 中)이라는 가사는 얼마나 귀에 쏙 들어오며 한 번에 이해되는가? "너란 깜깜한 감옥에서 출소/ 세상아 내게 두부를 줘"(solo 中), "침대는 과학/ 우리는 love scientist"(해변의 걸 中) 라는 가사는 지금까지 들어왔던 사랑 노래의 가사들과 조금은 다르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가? 일상어에 가까운 가사,  쉬우면서도 신선하고 낯선 비유와 직유를 함유한 가사. 그러면서도 가볍지만은 않아야 하고, 많은 사람들이 '내 이야기'라며 공감할 만한 가사를 쓰기란 정말 어려운 일이다. 다이나믹 듀오는 이 부분에서 자신들의 특출한 재능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으며  다양한 연령층을 만족시킬 만한 가사를 준비해두었다.  


 다이나믹 듀오와 마찬가지로 오버에서 활동하면서도 리스너들 사이에서 일정한 인정을 받고 있는 에픽하이와 비교해본다면, 이들의 가사가 가진 특징이 더욱 뚜렷하게 느껴진다. 에픽하이의 가사가 문학적인 아름다움과 비극적 감수성을 특징으로 한다면, 다이나믹 듀오의 가사는 보다 흥겹고, 장난스럽다. 직설적이며 솔직하다. 그러므로, 힙합이라는 같은 장르 안에 속해있지만, 두 그룹이 점유하고 있는 위치도, 팬들이 그들에게 기대하는 바도 서로 다를 수 밖에 없다. 때문에 아직도 다이나믹 듀오는 할 일이 많이 남았다.


 이번 4집 앨범을 통해 다이나믹 듀오는 여러가지 변화를 시도했다. 전자음을 많이 도입했고, 피쳐링진의 성격도 조금은 달라졌다. 이들은 박진영, 김범수, 알렉스, J 등 의외의 수를 두었다. 이전의 앨범들의 피쳐링 진과 비한다면 더 다양한 시도를 했다는 것을 피쳐링진만 보더라도 알 수 있을 것이다. 물론  supreme team, Ra.D, 0CD, SEAN2SLOW의 피쳐링으로 기존 리스너들의 욕구에도 충실히 부응하려한 것도 보인다. 사랑 노래를 많이 담은 것도 이전 앨범에 비하면 조금 달라진 부분이다. 특히 김범수와 함께한 "good love"는 다이나믹 듀오가 이렇게까지 부드러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DJ DOC의 감성적인 곡으로 "비애"를 꼽는 것처럼 다이나믹 듀오에게는 "Good love"가 있다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개코와 최자는 이번 앨범 활동이 끝나면 내년 초에 군에 입대하게 된다. 아마도 2년간의 공백기를 메워줄만한 강력한 한 수를 내놓고 싶었을 것이다. 그런 욕심이 여실히 느껴지는 음반이다. 이번 앨범에서 시도했던 다양한 변화들이 군 제대 후에 다시 만나게 될 그들의 5집에 어떤 식으로 나타나게 될지 벌써부터 궁금하다. 어쩔 수 없이 기다려야만 할테지만 Last days, '최후의 날들' 이라는 각오로 낸 다이나믹 듀오의 4집 앨범이 그 2년을 충분히 달래줄 것 같다.



 

by. poise


 


헉;; 다음 메인의 카페/블로그 영역에 제 글이 소개됐네요.
티스토리 메인은 가본 적 있었지만;;; 다음에서 소개될 줄이야.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Posted by poise
이전버튼 1 2 3 4 이전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