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내가 강하다고 믿으며 산다.
실제로 그렇다.
적당히,
웃으며,
많은 일들을 지나왔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누구도 늘 강하지는 않다는 것이다.
종종 강하거나
때때로 강하거나 할 뿐.
 
나는 영화를 볼 때 울고,
나 자신을 위해,
나와 가장 먼 세계와 가장 깊은 곳을 위해,
운다.
 
하지만 슬픔이라는 것은 또,
눈물과 비례하는 것은 아니다.
울지 않아도 슬플 때가 있는 법이고,
울고 있어도 그다지 슬프지 않을 때도 있는 법이다.
가령 영화를 보며 흘린 눈물은
다음 컷에서는 잊혀질 수도 있다.
너무도 간단하게.

하지만 몸이 너무 아파 '혼자' 뒤척이는 밤에는
눈물이 나지 않아도 온몸을 쥐어뜯는 듯 슬퍼
잊혀지지 않는다.
 



슬픔은
아주 진득한 녀석이다.
좀처럼 쉽사리 인간과 헤어져주지 않는다.
 
그러나
그보다 더욱 강한 것은
반드시 있을 것이다.
 
나는 슬픔에 내 인생을 저당잡히고 싶지는 않다.
인간에게 제 몫의 슬픔이 있는 것처럼
제 몫의 파랑새 또한 있을 것이라 믿는다.



- 2005.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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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을 수집하던
한 친구의 미니홈피에 썼던 글_
벌써 3년 전.


Posted by poi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