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에픽하이 "해체? 우리가 어리석었죠"



힙합그룹 에픽하이가 `일렉트로닉` 사운드가 아닌 클래식 악기들로 만들어진 `사람 냄새 나는 아날로그 음악`을 담아 우리 곁으로 다가왔다.

에픽하이는 지난 4월 5집 앨범 `피스 아트 원(pieces, part one)`으로 상반기 온·오프라인 가요계 정상을 차지하며 국내 최고의 힙합그룹으로 인정받았다. 특히 5집 앨범에는 자살, 소외, 정치적 부패 등의 다소 무거운 일렉트로닉 곡들이 주류를 이뤘다.

하지만 이번 미니앨범 `러브스크림(lovescream)`은 사랑에 빠져있는, 사랑을 하고 싶어 하는, 사랑을 잃게 돼버린 사람들을 위한 곡으로 만들어졌다.

"가을에 들을 수 있는 음악인데 편안한 사랑에 관한 이야기들의 모음집이죠. 가을을 좀 많이 타는 편이라 이별 얘기도 좀 하고 싶고 사랑에 대한 노래도 만들고 싶어 낸 작은 앨범입니다." (미쓰라 진)

이번 앨범에도 에픽하이 모든 멤버들이 작곡 작사 편곡 프로듀서 재킷까지 직접 디자인해 완성도를 높였다. 기존의 일렉트로닉의 사운드를 배제하고 아날로그적인 클래식 악기들을 선택해 트렌드적인 음악이 아닌 사람들을 위한 음악으로 바꿨다.

"앨범의 차이가 있다면 이번 앨범은 정규앨범이 아니잖아요. 중간에 잠깐 쉬어가는 느낌정도. 저희를 사랑해주는 모든 분들께 드리는 일종의 선물 같은… 힘을 쭉 빼고 만든 앨범이에요." (투컷)

타이틀 곡 `1분 1초`는 사랑했던 사람과 이별 후 가장 지우기 힘든 기억의 흔적들을 얘기하는 가사로 애절한 피아노 연주가 매력적인 곡이다.
"사랑에 대한 주제인데 저희들의 경험일 수도 있고 아님 주변에 있는 사람들에 얘기일 수도 있어요. 대부분 사랑이라는 게 모두가 공감하는 것이고 보통사람이라면 누구나 경험해봤던 주제라 생각해요. (타블로)

현재 타이틀 곡 `1분 1초`로 가요음원차트에서 동방신기와 원더걸스 못지않게 큰 인기를 누리고 있어 가요계 정상도 그리 멀지않다.

"반응이 참 좋네요. 음반도 잘 팔리고 그렇게 많이 활동을 안 하는데 이렇게 잘되는 거 보면 팬들이 많이 사랑해 주셔서 그렇지 않을까요?" (타블로)

에픽하이는 비공식적으로 해체를 했다. 하지만 `1분 1초` 노랫말처럼 일상의 사소한 풍경들이 다시금 세 남자의 마음을 흔들리게 했다.

"솔직히 해체는 이미 한 상태였어요. 그렇다고 멤버들과의 불화설은 절대 아니고요. 힙합을 널리 알린다는 목표도 어느 정도 이뤘다고 생각했어요. 각자 하고 싶은 분야도 있고 해서 무엇보다 사람들이 음악에 더는 관심이 없는 거 같아요. 그 현실에서 우리가 음악을 해야 한다는 자체가 싫었죠. 지금 생각해보면 우리가 어리석었다는 생각이 들어요." (투컷)

5년 동안 8장의 앨범을 통해 팬들과 좀 더 가까이에서 교감할 수 있었다고 멤버들은 입을 모아 얘기한다.

"사실 우리 팬들이 좀 멋있어요. 진짜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들이고 어디서 우리를 응원하더라도 정품 CD를 들고 응원하거든요. 전 그걸 볼 때마다 되게 감동적이에요. 내가 만든 음악을 너희가 들고 있구나 그럴 때마다 더 열심히 음악 활동해야겠다는 생각을 해요." (타블로)

[매경인터넷 신종모 기자 obbaya@mk.co.kr]


기사출처 : http://news.mk.co.kr/outside/view.php?year=2008&no=647364
Posted by poi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