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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책

 타블로의 단편집이 나오기 전에, 예전에 나와서 사람들에게 꽤  좋은 평가를 받은 가수 이적의 책 <지문사냥꾼>을 읽고 싶었다. 아무래도 같은 입장을 가진 두 사람이기 때문에 비교 대상으로 물망에 오를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대중과 매니아에게 두루 인기가 있는 싱어송라이터, 좋은 학벌을 가진 두 명의 가수가 낸, 에세이가 아닌 책이라는 공톰점이 있으니까.

그리고 전에 타블로가 추천했다는 "나는 하나의 레몬에서 시작되었다"라는 책도 구입했다. 이 책은 paper라는 잡지에서 활동하던 작가와 삽화가가 같이 작업한 책이라고 한다. 꽤나 뽀송뽀송 아기자기한 간지러운 책일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그 책이 내 예상처럼 그렇게 감수성 풍부한 "척"만 하는 책이라면 실망할 것 같지만 말이다. 어쨌든 하나씩 타블로가 추천했던 책을 읽어보려고 한다. 그래서 어제는 블로노트에 등장하는 영화나 책, 노래 들도 따로 정리해보았다.



2. 음반

며칠 전에 음반과 책을 사놓고는 또 구입하게 된 결정적인 이유는 유희열의 소품집 때문이었다. 1만장 한정 판매라는 그의 앨범 "여름날" 때문에 사지 않고 배길 수가 없었다. 성시경이 말한 것처럼 유희열은 참 이중적인 매력을 가진 사람이다. 농지거리를 하고, 허튼 소리나 툭툭 던지는 가벼운 사람이라는 이미지, 저질 농담을 좋아하는 아저씨 같은 이미지. 그는 그런 이미지를 가졌다. 그런가하면 또 따뜻하고 감성적인데다가, 인텔리적이기까지 하다. 불가사의한 사람. 소품집이 기대된다. 기존의 TOY 앨범과 어떻게 차이가 날지. 이 앨범이 예약앨범이라서 오늘 산 책과 CD들은 8월 초에나 내 손에 오겠지만, 그의 음악은 아마도 따뜻할 것이다.


 저번주에, 넬의 가혹한 라디오의 "영국밴드 집중탐구기간"을 청취하고, 영국 밴드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었다. 특히 Coldplay와 Radiohead. 그래도 이 라디오를 듣기에 앞서 내가 먼저 관심 가진 밴드가 Keane이었기에 Keane부터 구입했다. (앨범들이 거의다 품절 상태라 얼른 사두어야겠다는 조급함도 있었다.) 콜드플레이, 라디오헤드의 앨범까지는 차차 커버가 가능할 것 같은데...Beatles는 왜 그리 음반이 많은 것일까? 슬프게. ;ㅁ; 정규앨범만 무려 12장 (??) 이나 되는 것 같다.


최근 내 음악적 취향이 변하고 있다. 한창 발라드나 아이돌 그룹의 노래만 들었던 때가 있었는데, 힙합이나 락이 좋아지는 것을 보면 확실히 그렇다. 아이돌 그룹의 노래는 현실과 분리된 듯한 신나고 귀여운 느낌 탓에 꽤 좋아했다. 지금도 싫어하진 않는다. 그런데 아무래도 아이돌 그룹의 음반은 사게 되질 않는다. 미안하게도. 그리고 발라드의 경우에는 오래 전부터 신뢰하던 몇 명의 가수 외에는 흥미가 생기질 않는다. 김동률, 이소라, 성시경, 양파 정도. 결국 요즘은 힙합과 락과 pop 정도를 듣고 있다. 모르던 가수들도 라디오를 고정적으로 듣게 되면서 많이 알게 되었다.


 그리고 직접 작사, 작곡을 하지 않는 가수에 대해서는 전반적으로 흥미를 잃었다. (그게 아니라면 이소라나 성시경 정도로 곡 선택 능력이 탁월해야 한다.) 아마 최근 버닝하고 있는 에픽하이와 넬 때문일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방금 배송받은 자우림의 7집과 김사랑의 3집, 이번에 산 유희열의 음반이라든지, 델리스파이스의 멤버인 김민규(스위트피)의 2,3집도 꽤 기대가 된다. 최신 음반은 아니지만. 괜찮은 싱어송라이터가 참 많다는 것도 새삼 느끼고 있다. 그동안 내가 참 음악에 무심했나보다.


음반계가 꽤나 불황이기 때문에, 좋아하는 음반은 빨리 사두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을 절실히 느끼고 있다. '좀 지났지만 사고 싶다' 생각하고 찾아보면 절판이나 품절인 경우가 많다. 넬의 인디 시절 1집, CB MASS의 1,2,3집도, T의 2집 앨범(1집과 3집은 소장중인데),  keane의 싱글, 김윤아의 솔로 앨범도, 델리스파이스의 1,2,3집도, 긱스의 1, 2집도, 마이엔트메리의 1집도. 그 밖의 많은 앨범들이 내가 자주 가는 사이트에는 없다. (더 많은 곳을 뒤지면 혹시나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요즘 음반들이 대부분 '한정판'이라는 다소 위협적인 문구를 달고 다니는 이유도, 초기에 많이 팔아야한다는 업계의 심리를 반영하고 있는 것 같다. 초반에 못팔면 수익을 내기가 힘들고 일단 팔릴 만큼만 앨범을 만들겠다는 것. 나중에서야 그 가수를 좋아하게 된 사람에게는 불행이다.


결국, 무슨 캠페인 문구처럼 "mp3 보다는 CD를 구매하자"라는 말로 이 글을 끝맽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 유감이다. 적어도 자기가 좋아하는 가수의 음반이라면, 사주는 것이 예의아닐까? 뮤지션은 꿈만 먹고는 살 수가 없다. 음악을 만드는 것도 현실의 문제이다. 수익이 없다면 다음 음반을 만들 수 없는 것이 당연하다. 가수가 돈의 문제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음악을 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라도, 음반을 사서 들었으면 좋겠다. 가수는 물론 사고 싶은 음반이 되도록, 최선을 다해야하고.






Posted by poi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