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3.19, 21:31:24
원문링크 : http://hiphopplaya.com/magazine/article/view.html?category=3&page=1&sort=1&num=5289


Epik High 인터뷰



힙플: [e] 앨범 이후에, 투컷씨(dj tukutz of Epik High)의 군 입대 등, 많은 일들이 있었는데요. 이 [e] 앨범은 2CD에 많은 곡들을 수록해서 많은 분들께 보여(들려)드리고 싶으셨을 텐데, 아쉬움이 좀 크셨을 것 같아요. 어떠셨어요?

Tablo(Tablo of Epik High, 이하:T): 아쉬웠죠. 어쩔 수 없이 관객들에게 한곡도 확실하게 전달하지 못한 채 활동을 짧게 끝내게 됐잖아요. 음악 자체도 너무 다양한 혼란 속에서 완성되었던 것 같아요. '완성'이라는 단어가 어울리지 않을 정도로.



힙플: 막바지 작업 당시에는 혼란 속에서 작업하셨다는 말씀이시죠?

T: 네, 그렇죠. 멤버 두 명이 큰 인생변화를 맞이하고 있었고... 회사 운영도 신체적으로 너무 힘들었고... 약간 넋이 나간 작업이었어요. 작품 자체로는 [e] 앨범에 만족하지만. 정식(투컷의 본명)이가 특별히 많이 안타까워했어요. 입대하면서, 그리고 입대 한 뒤에도 휴가 나와서 만나거나, 전화상으로 이야기 할 때 계속 아쉬움을 표현해서 ‘그래 네 몫까지 해볼게, 지난 몇 년을 정리하는 앨범 한 장 내고 다음에는 더 강하게 뭉쳐서 크게 재출발하자!’ 뭐 이런 식으로 약속을 하고 나온 것이 이번 앨범이에요. 어떻게 보면 정식이의 '아바타'들로 활동하고 있는 거죠 (웃음).



힙플: 앨범 이야기는 잠시 뒤에 하기로 하고... 울림 엔터테인먼트와 합병을 하셨죠?

T: 네. '맵더소울'을 설립하고도 울림과 꾸준히 대화를 나눠 왔는데, 시점이 맞는다고 생각돼서 의기투합하게 된 거예요. 서로의 부족했던 점들을 깨닫고, 서로의 장점들을 부각시킬 시간이 필요했던 거죠. 인디적인 메이저 혹은 메이저적인 인디를 만들자는 의미로 뭉쳤습니다. '맵 더 소울'의 소속 아티스트들은 앞으로의 행보가 조금씩 다릅니다. 어떻게 되던 간에 비즈니스 적으로 흩어진다 해도 음악적으로는 변함없이 함께하기로 했어요. 안 그래도 전 어제 도끼의 믹스테이프 작업 땜에 잠을 많이 못 잤습니다.

M(Mithra of Epik High, 이하:M): 예전에는 한 회사라는 느낌이 컸는데, 지금은 크루의 느낌이죠. 사실, 크게 다를 건 없어요. '맵더소울닷컴(
http://www.mapthesoul.com)'은 변함없는 아지트고요.



힙플: 그렇군요. 그렇다면, 신문 인터뷰나 방송활동 등의 피로감에 대해서 언급하신 적이 있는데요, 다시 마음가짐이 재정립이 된 건가요?

T: 재정립될만하죠, 이 정도로 굴러봤으면. 우리가 이 바닥에서 배운 것들은 전부 직접 부딪히면서 배운 것들이잖아요? 솔직히 우리처럼 무명/유명/언더/오버/마이너/메이저 그리고 기획사/독립... 이런 것들을 전부 다 경험한 사람은 흔하지가 않을 것 같아요.



힙플: 그렇죠. 아마 유일한 그룹이 아닐까 싶어요.

T: 다 해봤기 때문에 이제 부터는 어떻게 해야 되는지를 안다고 말할 자격이 있다고 생각해요. 많은 사람들이 경험해 보지 못한 것들에 대해서 동경만 갖는 경우도 있고, 괜한 적대심만 갖는 경우가 있잖아요? 우리는 운 좋게도 워낙 다양한 경험들을 해봐서, 이 상황 저 상황 좋은 부분들만 계속 조립해 나갈 수 있는 것 같아요. 진화라고 생각해요.

M: 일단, 몸으로 다 겪어 봤으니까, 확실히 아는 거죠... 이제는.



힙플: 피로감이 있었지만, 필요하다.

M: 어느 정도로. 경험해 본 부분들 중에서 좋은 부분들은. 우리가 느끼는 '필요한' 부분들은.



힙플: 제 개인적으로는 굉장히 아름다운 방식의 레이블이었다고 생각하는데요. 아쉬움은 없으신가요?

T: '맵 더 소울'을 아예 접는 거면 매우 아쉬울 것 같아요. 다행이도 울림이 의기투합하는 것에 있어서 배려를 많이 해주고 있기 때문에 독립적인 우리의 마인드나 일 스타일은 별할 게 없어요. 오히려 '맵 더 소울'이 이루고자 했던 것들을 더 확실하게 서포트(support) 해주고 있어서 너무 고마워요. 이번 앨범을 준비하면서도 단 기간에 많은 것을 이룰 수 있었던 건 우리의 오리지널 울림 식구들이 오래간만에 뭉쳐 움직여서 가능했거든요. '맵 더 소울'에서 이번 앨범을 준비하는 거였다면, 아마 이렇게 좋은 결과는 불가능했을 거예요. 좋은 선택을 했다고 확신해요.



힙플: 맵 더 소울 북 앨범이 나온 지 딱 1년여가 되어가는 시점이에요. 지난 1년을 돌이켜보신다면?

M: 저희한테 있어서는 실험의 기간이었는데요. 제일 해보고 싶었던 자체 유통도 해봤고, 계속 꿈꿔왔던 본토에 가서 공연하는 것도 해봤고... 그리고 여기저기 각국의 아티스트들과도 넓게 교류를 해봤고, 막바지쯤에는 저희들끼리 정규앨범도 한 번 만들어봤고요. 이것저것 다 해봤는데, 공부의 시간이었던 것 같아요. 그냥..

T: 맞아...

M: 또, 막상 상상 속에서는 이렇게 하면 잘 되겠지 라고 생각하는 부분들 중에서 오류가 있었던 부분들을 수정하는 기간이기도 했죠. 그 기간을 안 겪어봤으면, 에픽하이(Epik High)가 성장할 수 있는데 성장하지 못 하고 아마 그대로 갈 수 밖에 없었을 것 같아요. 근데 딱 1년을 겪고 나니까 다시 또 올라갈 수 있는 길을 찾은 것 같기도 해요.

T: 사람들이 1년이라는 시간이 되게 짧은 시간인 것처럼 얘기를 하는데, 사실 365일 매일했기 때문에 엄청나게 긴 한 해였어요. 365일 매일 사무실에 있던지, 무대에 있던지, 녹음실에 있던지... 정말 엄청나게 긴 한 해였어요.

M: 그리고 음악적으로도 분명히 성장.... 했어요.(웃음) 너무 많은 실험을 해봤기 때문에, 그 실험 속에서 이건 '실패'다 라는 것을 확실히 알 수 있는 것들이 너무 많아서 에픽하이가 뭘 잘할 수 있는지 확실히 방향을 잡은 것 같아요.



힙플: 그 많은 노력 끝에 미국 아이튠스(i-tunes) 힙합차트 1위에 오르셨는데, 기분이 어떠셨어요? 말로 표현이 되나요?(웃음)

M: 기분이 되게 이상해요... 여태까지 그저 막연하게 아이가 꿈꾸듯이 상상했던 일인데, 놀랍죠. 아직도 믿어지지가 않아요. 미국 말고도 일본, 캐나다, 호주에서 Top10, 프랑스는 Top20, 독일과 영국 등에서도 Top50... 그리고 전체 아이튠즈 앨범 차트에서도 톱100이었어요.

T: 우리가 지난 1년 동안 배운 가장 중요한 두 가지는 'do it yourself(이하: DIY)'와 참을성이에요. 2008년 말에 ‘언젠가 우리, 우리의 음악으로 아이튠스 TOP100에 들어보자'라는 말도 안 되는 생각을 했었어요. 그래서 독립을 하자마자 제일 먼저 아이튠스 계약부터 추진했죠. 실제로 '맵 더 소울' 북 앨범부터는 전 세계로 우리의 음악을 공급한 거죠. 그 후로는 약점들이 장점들이 되는 일이 일어 난거죠. 세계에 우리 음악을 알리고 싶은데 방법이 별로 없었어요. 외국에 아예 나가서 거액을 쏟아 붓는 형식의 프로모션을 할 자금은 없었고, '한류'처럼 처음부터 대우를 받으면서 들어가는 스타 마케팅 형식의 '해외 진출'은 우리 에픽하이의 스타일이 아니다 라는 판단을 했죠.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원시적인 '입소문' 방식으로 한 거죠. 유투브에 우리의 노래하는 모습들과 프리스타일 등등을 올리고, 트위터(
http://www.twitter.com)나 다양한 소셜 미디어로 소통하면서 맵더소울닷컴 사이트를 통해 커뮤니티를 만들었어요. 너무 간단하죠? 사실 누구나 할 수 있는 bedroom musician 형식의 '마케팅'이 아닌 셀프 PR인 샘이죠. 그러면서 배운게 참을성이에요. 매일 컴퓨터 앞에 앉아서 번역하고 해외여기저기에 우리 소개하고, 뭐 알아보러 해외 왔다 갔다 하고... 이 1년이 장난이 아닌 복잡한 시간이었죠. 미국이나 유럽의 씬 은 확실히 국내와 달라요. 국내에서는 반응이 인스턴트에요. 곡을 발표하면 '성공'과 '실패'가 거의 일주일 안에 결정되죠. 인디힙합 친구들도 반응이 바로 온다는 것에 대해서는 부인할 수 없을 겁니다. 앨범을 내고 힙플에 판매하면 바로 팔리고, 발매 되자마자 사람들이 게시판에서 이야기를 하잖아요... 생각보다 정말 빨리 관심 가져주는 거예요. 해외는 매일 문을 두들겨도 반응이 쉽게 안와요. 아니, 아마 100이면 100 반응이 아예 안와요. 거기다가 누구의 빽이나 그런 거 없이 입소문만으로 뭐가 되겠어요? 우리 역시 거의 반년동안 매일 일했는데도 큰 성과가 없어서 지쳤어요... 많이. 그래도 계속 눈감고 달린 거죠. 해외 투어를 직접 계획하고 미국을 돌면서 드디어 빛이 아주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어요. 계속 밀어 붙였죠! 해외 잡지들과 사이트들과도 인터뷰를 꾸준히 하고 서서히 영역을 넓혀갔어요. 리믹스 앨범으로 아이튠스 일렉트로닉 앨범 차트에서 10위를 했을 때 ’아, 해냈다!’ 싶었는데 국내에서의 반응은 '이게 뭐가 대단 하냐’ 혹은 ‘그래, 대단한데 일렉트로닉 차트는 힙합차트에 비해서는 쉽게 들어갈 수 있는 차트다. 유명한 사람들이 그만큼 없으니까' 라는 이야기들을 하더라고요. 솔직히 말해서 그 차트에 다프트 펑크(Daft Funk)도 있었고, 저스티스(Justice)도 있었는데 (웃음). 또, 어떤 사람들은 ‘힙합차트는 뚫기 불가능할거다’라고 이야기를 했죠. 장르는 아이튠스에서 정해주거든요. 앨범을 보내면 그 사람들이 다 듣고 분석해서, 아이튠스에 올릴만한 앨범인가 아닌가를 일단 결정을 하고...



힙플: 듣고, 분석까지 한다고요?

M: 네. 그냥 보낸다고 막 아무나 올려주질 않아요.

T: 장르는 아이튠스에서 구분을 해요. 아무튼. 그러다 [e]앨범이 힙합 앨범차트 top100에 들어갔어요. 그땐 또 '100위안에 드는 게 그리 대단하냐?" 라고 하는 사람들이 많았어요! (웃음) 그래도 이런 성과의 의미를 아는 사람들은 인정해줬죠. 아, 1년 동안 했던 노력들이 서서히 빛을 보는구나... 그러다 갑자기 CNN에서 연락이 온 거죠. ‘와우... 우리가 일 저질렀구나.’

M: 아이튠스가 얼마나 중요한 차트인지 아는 사람들은 알거에요. 우리나라엔 아이튠스라는 차트가 없고, 빌보드에 대한 환상이 굉장히 크기 때문에 그런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참고로 저희가 미국에 왔다 갔다 하면서 알아 본 바에 의하면 이미 미국 내에서도 빌보드 보다는 아이튠스 차트가 더 인정받기 시작했어요.

T: 빌보드에 도전을 하려면 미국에서 앨범을 내야 돼요. 근데 우리는 미국에서 앨범을 낼 생각이 아니었고, 일단 한국어로 국내에서 낸 앨범으로 전 세계에서 인정받고 싶었어요. Jay-Z나 Coldplay가 한국어 앨범을 내진 않잖아요? 똑같죠, 뭐. 어쨌든, 이번엔 '1위'를 해버리니까 다 인정해주고 박수쳐주네요 (웃음). 역시 1등 아니면……. (하하하하, 모두 웃음)



힙플: 정말 스스로 해내셨네요. 완전 가내수공업으로?

T: 이 '해프닝'의 가장 아름다운 점은 누구나 할 수 있다는 거예요. 처음에 해외에 우리를 알리고 있을 때 알게 된 건데, 국외에서는 우리가 한국에서 유명한 사람들이라는 것에 대해서 관심 없어요. 어떤 이력이 있든, 콘텐츠만으로 평가해요. 오히려 유명세를 앞 세우면 놀림당해요. ‘우리는 한국에서 이 정도로 대단한 사람들이니까, 우리 사이트에 와서 음악 한 번 들어봐라’ 라고 해외 블로그에 올리면, 사람들이 ‘거기서 유명하든 말든 뭔 상관이야’ 라는 생각을 하면서 반감을 가지는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신인으로 바닥부터 다시 시작한 거예요. 옛날에도 그랬듯이, 프리스타일 랩을 하면서. 다만 이번엔 유튜브를 통해 전 세계로 보여주면서. 누구나 인터넷은 갖고 있고, 국내에서도 알려지지 않은 굉장히 뛰어 난 뮤지션들이 많단 말이에요. 특별히 힙합 쪽은 수준급이라고 생각해요. 아시아에서 최고라고 생각 될 정도로요. 뮤지션들이 국내에 자신의 음악을 알리면서 동시에 인터넷을 통해 세계에 자신의 존재를 알리면, 그러니까 번역만 좀 해서 올리고 귀찮은 노동을 스스로 하다 보면... 누구나 해낼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지구 반대쪽에 있는 사람들과도 이메일 주고받으면서 작업할 수 있는 세상이잖아요. 이번에 우리도 DJ HONDA 랑 Dilated Peoples의 라카(Rakka)랑 한곡을 했는데, 일본 한국 미국에서 이메일 주고받으면서 작업 했어요. 이젠 모든 게 가능해요. 다 오픈 하고 싶어요. 정확히 어떻게 하는지 알려주고 싶어요... 동료들한테. 그래서 만나는 사람들이 물어보면 전부 다 말씀 드리는데, 막상 우리가 했던 방식을 들어보면 너무 뭐가 없으니까 사람들이 좀 당황해요. 오히려 (웃음).



힙플: 아이튠즈 힙합/알엔비 앨범 차트 1위도 했고, CNN과의 인터뷰 등, 앞서 말씀해 주신 것처럼 국외에서도 에픽하이의 인기를 실감케 하는데, 맵 더 소울 설립 당시부터 꾸준히 진행 해온 국외 활동에 대한 계획은 앞으로는 어떻게 진행 될 예정인가요?

T: 일이 많이 들어와요. 프로듀싱 요청, 영국투어도 들어왔었고, 누구랑 작업하고 싶냐하는 이런 하이프로파일 한 것들도 들어오고, 이런 저런 제안 들이 천천히 들어오고 있어요. 아마도 CNN 방송이 나간 후로는 그게 더 급증할 것 같아요. 근데 일단 이번 앨범을 냈고, 국내활동을 오랜만에 제대로 하는 거라서 영국투어도 시간이 겹쳐서 못하게 됐어요. 여기 활동을 포기하면서까지 국외활동을 우선시 하지는 않아요.

M: 좋은 기회들이 들어올 때마다 잘 판단해서 천천히 똑똑하게 진행할겁니다. 절대로 급하지 않게. 아마 에픽하이 셋이 다시 뭉쳤을 때는 처음부터 여행으로 잠깐 가서 지평을 한 번 넓혀보고 싶어요. 다행히도 거기서는 우리가 어린 편이거든요. 거기서는 마흔 이하면 어린 거예요... 애들 취급해요. 여기서는 완전 큰 형들 혹은 심지어 아저씨라는 말도 듣고 그런데, 거기서는 완전 아이들 취급해요. 그래서 아직 시간이 많아요.(웃음)

T: CNN 인터뷰할 대 패럴(Pharrell Williams)한테 같이 작업하자고 러브콜 던졌는데, 보겠죠? (웃음)



힙플: 이번 에필로그는 투컷이 빠진 상태에서 만든 앨범 첫 번째 앨범인데요. 투컷의 공백이 크게 다가왔던 때는 언제인가요? 음악 내/외적으로.

T: 저는 turntable을 되게 좋아해요... 하나의 악기로써. 근데도 이번 앨범에는 스크래치가 아예 배제됐죠. 프리즈(dj friz of Planet Shiver)나 이런 훌륭한 친구들이 해도 되는데, 투컷이 아니니까.

M: 투컷이 없기 때문에 전형적인 힙합 트랙도 많이 줄었고, 타블로가 만드는 감성 위주의 곡들이 많죠. 근데 저희가 워낙에 앨범을 많이 내는 팀 중에 하나이고, 그 중에 하나의 앨범이니까, 항상 똑같은 패턴으로 가기보다는 이런 앨범이 있는 것도 나쁘지 않는 것 같아요.

T; 없으니까 사람들이 공백을 더 느끼는 것 같기도 해요. 있을 때는 사람들이 뭐, 존재감 없다는 식의 이런 이야기들을 하다가, 없으니까 갑자기 애써 존재감을 찾아요. 있을 때 잘해주지 (웃음). 애써 그럴 필요까지는 없는 것 같아요.



힙플: 투컷씨는 잘 지내시나요?

T: 어제 전화 왔는데, 아이튠스 때문에 신나서는 자기 나오면 나오는 순간부터 아이튠스 힙합차트 1위 가수냐고... (모두 웃음) 그래서 그냥, 더 열심히 해가지고 뭔가 제대로 자리를 만들어보려고 노력해보겠다고 이야기 했죠.






힙플: 개인적으로 궁금할 수도 있는 건데요, 연예인으로써의 명예나 위치에 욕심이 있으신 편인가요?

T: 없어요.

M: 하면 좋고, 안 하면 말고라는 게 작년에 확 생겼는데요. 아니 뭐, 인간적으로 하면 좋기야 좋겠지만 그거를 굳이 ‘꼭 해야 돼’ 이러면서 그거를 위해서 모든 걸 바치는 그런 패기는 없는 것 같아요. 다른 이야기일 수도 있는데, 제 개인적으로는 이 앨범에 만족감이 벌써 들었어요. 아이튠스 1위 한 것만으로도 이번 앨범은 이제 됐다.(웃음) 소박해요, 저희는. 그냥 여기서 더 욕심이 있다면 국내에서도 우리 음악을 많이 들었으면 좋겠다는 정도.

T: 유명세로만 얻을 수 있는, 혹은 채울 수 있는 만족 같은 게 없어요, 전.


힙플: 힙합을 비롯한 인디 뮤지션들이 음악을 떠나 다른 일을 찾는 경우가 꽤 많은 것으로 알고 있어요. 두 분께서 힘이 되는 메시지를 주신다면?

M: 만약에 저희가 해 줄 수 있는 이야기라면, 작년의 저희 모습을 생각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 'DIY.' 많이들 불평은 하면서 실제로 열심히 안 하려고 하는 것 같아요. 뮤지션이니까, ‘음악으로만 알아줬으면 좋겠다.’ 라는 생각에 화려하지 않은 일은 피해요. 자신을 알리기 위해 이 짓 저 짓 하는 것을 부끄러워하죠. 근데, 원하는 게 있으면 뭐든 해야죠. 세상이 맞춰주기만 기다리는 건 아니죠. 자신을 알려야지 알아주는 거니까, 음악도 열심히 하고, 남는 시간에 그걸 알리기 위한 것들을 했으면 좋겠어요. 왜냐면 지금은 예전에 비해서 너무 좋은 매체들이 널려있으니까요. 트위터를 비롯해서, 마이스페이스(http://www.myspace.com)등등. 그러니까, 찾아서 하기만 하면 되는 것 같아요. 이 피알 부분을 더 하는 것이 아무래도 자기 앞길에 있어서 음악을 더 오래 할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T: 너무 쉽게 포기하지만 않으면 되는 것 같아요. 당장 인스턴트 한 반응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는데, 우리도 음악을 한지 10년 됐지만, 사람들한테 알려져서 좋은 환경에서 음악 한 것은 얼마 안됐어요. 10년의 절반은 완전 개고생이었거든요. 저희가 그런 것처럼, 계속 인내하고 해봐야죠. 그냥 그룹 하나 만들어서 1년 해봤는데 안 되면 찢어져서 다른 그룹 만들고, 이름도 바꿔보고... 계속 그렇게 하면 답이 안 나와요. 꿋꿋이 해봐야죠. JK(Drunken Tiger) 형도 좋은 예인 것 같아요. 한 때는 힙합을 우리나라에 소개했던 사람 중의 한 명으로써 거대한 인기를 끌다가, 엄청나게 힘들었던 시기도 있었잖아요. 심지어 힙합 매니아들 마저도 서포트를 안 하고, 그 사람의 이력과 역사에 대해서 관심을 안 가지는 것도 떠나서 약간 등 돌리던 때가 있었어요. 그 때, JK 형 자주 봤는데요, 겉으로 티는 안 냈는데, 아마 되게 마음고생이 심했을 것 같아요. 근데,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끝까지 하니까, 대한민국 힙합의 정상에 우뚝 서 있잖아요. 이제는 끄떡없다고 봐요. 대부분의 사람들이 jk 형이 겪는 걸 겪었으면 그만 두었을 거예요... JK형이 안 그만둔 건 그게 바로 음악의 힘인 거죠.

M: 그리고 그것도 필요해요. 좀 음악을 한다고 해서, 굳이 막 이렇게 음악가로써 여유 있는 삶을 사는 건 아닌 것 같아요. 진짜로 다른 사람보다 더 열심히 안자고 더 노력해야 되는 것 같아요. 잘 되는 사람들을 보면 대 부분 그렇더라고요. 저도 되게 게으른 편인데, 그렇게 하는게 맞는 것 같아요.



힙플: 마지막으로 하시고 싶은 이야기 부탁드릴게요.

M: 김용준 사장님, 사진 좀 보내주세요. (웃음)



힙플: 아, 정말 마지막으로 올 8월에 힙합플레이야가 10주년을 맞습니다. 한 말씀 해주세요-

M: 힙합플레이야. 거의 시작이 저랑 비슷해요. 제 역사와 함께 가고 있는.(웃음) 저보다 좀 빠른 것 같은데, 그 때부터 제가 힙플을 봐왔는데요, 사실 사이트 하나를 유지하기도 힘든데, 10년이나 해왔다는 건 굉장히 질긴 사람들인 것 같아요.(하하하 모두 웃음) 근데 그만큼 열심히 하는 사람들만이 유지해 갈 수 있는 거니까, 앞으로도 좋은 모습 보여주겠죠. 우리나라에 힙합 들어오고 나서 가장 먼저 시작한 힙합 웹진이면서 아직도 힙합만을 다루고 있는 좋은 곳 같아요.

T: 저는 힙플이 발전을 위해서 좀 더 냉정해 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물론, 모두를 수용하기 위한 것도 이해하고, 거의 유일한 그 역할을 할 수 있는 사람들로써 모두를 받아주고 이런 것도 중요하지만, 힙합플레이야 뉴스에도 올라오기 너무 쉽고, 전체적으로 그 사이트 내에서는 알려지기가 너무 쉬워요... 너무 너그러우니까. 근데 그렇게 되면 뮤지션들이 착각을 할 수도 있어요. 아주 작은 것을 이뤘는데도, 굉장히 큰 것을 이뤘다고 생각 할 수도 있고, 혹은 ‘내가 생각보다 잘 나가는구나.’ 라고 착각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왜냐면 사이트에서 리플 많이 달리고, 글들만 많아도 온 힙합 씬이 나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있구나라는 착각을 할 수 있는데, 현실은 아니거든요. 굉장히 단면적인 거잖아요. 그런 걸로 자뻑이 생길수도 있단 말이에요. 저는 개인적으로 자뻑이 생기면 음악에 해롭다고 생각해요. 자뻑이 생기면서 서로 싸우기 시작하고, 거만해지고, 음악의 질도 떨어지고... 자격 없는 자랑을 하게 되는 이런 일들이 일어나니까, 좀 더 냉정해 질 필요가 있을 것 같아요. 뉴스거리가 아니면 올려주지 말고, 뭔가 성과를 이뤄낼 때 까지는 그냥 아무나 등단시켜주면 안된다고 생각해요... 개인적으로. 제가 이런 말을 하는 것이 절대로 다른 사람들의 기회를 절단시키고, 박탈하고 싶은 것이 아닙니다. 걱정 되어서 그래요. 진짜 농담이 아니고, 어린 친구들이 이럴 것 같아요. 집에서 친구들이랑, ‘힙합 그룹 만들래?’ 한 다음에 일주일 쯤 지나서, 대충 뭐 하나 녹음하고, 그럴싸한 보도자료 써서 힙합플레이야 뉴스에 띄울 수 있거든요. 근데 그렇게 되면 ‘음악하기 되게 쉽다.’를 떠나서 ‘힙합음악하기 되게 쉽다.’ 이렇게 될 것 같아요. 학교에 가서 그러겠죠...‘야 나 힙합 웹진에 뉴스 뜬 것 봤냐? 사진 봤냐? 나 데뷔 했어'. 그럼 딴 애들이 ‘나도 힙합 해야겠다. 힙합은 되게 쉽나보다’ 이렇게 오해 할 것 같아요.

M: 소개해 주는 자체는 되게 좋은데, ‘이게 잘하는 거다’ 라는 걸 소개하는 게 좋은 것 같아요. 정말 이 사람이 잘하는 거다. 이 사람이 이슈다라는 걸 보여주면 대중들도 잘 따라올 것 같아요. 이게 잘 하는 거구나 하면서.



힙플: 뼈와 살이 되는 말씀 감사합니다!!

에픽하이: 감사합니다. 건강하세요.


인터뷰 | 김대형 (HIPHOPPLAYA.COM)
관련 링크 | 맵더소울 (http://www.mapthesoul.com)
이미지 제공 | 울림 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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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oi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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